FOCUS 과학

제 1619 호/2012-06-04

서울서 부산까지 90분…‘해무’가 온다!

“자, 이제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가 등장합니다!”

2012년 5월 16일 경남 창원중앙역에 날렵한 모양을 한 열차가 등장했다.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50여 기관의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해무(HEMU-430X)다. 최고 시속 430km까지 달릴 수 있는 이 열차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1시간 30분 만에 갈 수 있다. 현재 KTX보다 1시간 정도 단축된 시간이다.

이 날 해무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 20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창원중앙역 근처 28km를 달렸다. 좌석 사이의 간격을 넓혀 KTX에 비해 눈에 띄게 넓어진 공간과 무엇보다 안락하고 편리한 승차감이 승객들을 사로잡았다.

해무는 KTX 일반좌석에 비해 좌석 앞에 공간이 많아 발을 앞으로 뻗을 수 있고, 비행기처럼 좌석마다 액정표시장치(LCD) 화면도 설치됐다. 덕분에 영화와 뉴스를 보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가령, LCD 화면에 있는 ‘호출’ 버튼을 누르면 승무원을 부를 수 있고, 전자태그(RFID)에 열차표를 인식시키면 도착역이 근처에서 “도착 5분 남았습니다” 하는 알람도 가능하다.

지능형 스마트 센서를 달아 객실공기나 화장실 긴급 상황 등도 자동으로 감시해줘 여행을 더 편리하게 돕는다. 이런 서비스 덕분에 해무를 ‘선로 위의 항공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항공기 기내 서비스처럼 편하고 만족스럽다는 뜻이다.

해무를 선로 위의 항공기로 부르는 진짜 이유는 빠른 속도에 있다. 겉으로 보면 조금 더 날렵하고 세련된 정도인 이 열차는 KTX보다 무려 시속 100km 이상 빨리 달린다. 덕분에 해무가 상용화되는 2015년 이후에는 전국 어느 곳이든 1시간 3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승객 입장에선 항공기만큼 빠른 교통수단을 타는 셈이다.


[그림 1]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 시제차량. 사진 제공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KTX보다 세련된 모습이기는 해도 똑같은 기차 모양인데 시속 100km나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 번째 비결은 바로 해무의 영어 이름인 HEMU-430X에 숨어 있다. HEMU-430X는 ‘동력분산식 차량(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km/h eXperiment)에서 한 글자씩 따 온 것인데, 이는 열차를 이루는 개별 차량마다 엔진을 달아 힘을 내는 방식이다. 기차의 모든 차량이 함께 앞으로 달리니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기차 속도에도 적용된 셈이다.

우리가 주로 봤던 고속열차 KTX와 KTX-산천은 열차 맨 앞과 뒤에 있는 기관차가 전체 차량을 끌어가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동력집중식’이라고 하는데, 시속 300km 이상 빠른 속도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비롯한 연구진은 각 차량마다 엔진을 붙이기로 했다. 기존 KTX-산천은 1100kW짜리 엔진 8대(8800kW)가 열차 앞뒤에서 힘을 내지만, 해무는 410kW짜리 엔진 20대(8400kW)가 각 차량에서 제각각 힘을 낸다. 전체 힘의 크기는 비슷하지만 힘을 모으느냐 나누느냐만 달라진 것이다.

방식만 조금 달라졌을 뿐이지만 속도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났다. 해무의 최고 속도는 시속 430km로 KTX-산천보다 시속 130km나 빠르다. 속도를 높이거나 낮추기도 쉬워졌다. 기존 고속열차가 시속 300km까지 속도를 내는 데 걸린 시간은 4분 정도였지만 해무는 233초(약 2분)면 이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역과 역 사이의 거리가 짧아 자주 서야 하는 우리나라 철도 시스템에는 가속과 감속이 유리한 해무가 훨씬 더 잘 맞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앞뒤에 기관차 대신 일반 차량을 붙여도 돼 승객이 탈 수 있는 공간도 많아졌다. 동력분산식 열차의 경우 엔진을 작게 만들어 아래쪽에 배치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무의 전체 좌석 수도 KTX-산천보다 16% 정도 많아졌다.

열차 고장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기관차 한 대나 두 대로 운행하는 동력집중식 열차들은 기관차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열차가 꼼짝 없이 멈춰야 한다. 하지만 동력분산식의 경우는 한 두 대의 차량이 고장 나도 전체가 움직이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다음 비결은 날렵한 열차 머리 모양에 있다. 해무의 머리는 열차가 빠르게 달릴 때 받을 수 있는 공기 저항 등을 계산해 만들었다. 덕분에 시속 300km로 달릴 때 공기 저항을 약 10% 정도 줄일 수 있다. 이는 곧 연료를 적게 쓰는 것으로도 이어져 에너지 효율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림 2] 해무의 머리 모양은 열차가 빠르게 달릴 때 받을 수 있는 공기 저항 등을 계산해 만들어졌다. 사진 제공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열차를 가볍게 만든 것도 속도에 영향을 주었다. 해무는 단단하지만 두께가 얇은 ‘알루미늄 압출재’로 만들었다. 덕분에 KTX-산천보다 5% 정도 가벼워졌다. 이렇게 가벼워진 열차는 철도 노선에도 무리를 덜 주어 노선수리비를 줄이는 데도 한 몫 할 수 있다.

하지만 동력분산식 열차도 몇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각 차량마다 엔진을 붙이다보니 그만큼 제작비가 많이 든다. 또 부품 수가 늘어나고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유지 보수가 까다롭고, 각 차량마다 들어가 있는 엔진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심할 수 있다.

해무는 오는 하반기까지 최고 시속 430km까지 높이는 시험을 계속하며 소음과 진동을 더 줄이는 등 기술을 보완할 예정이다. 10만km 주행시험이 완료되는 2015년 이후에는 일반인도 해무를 타고 여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속 430km로 달릴 수 있는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의 개발로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의 약 83.7%를 국산화했다. 우리만의 독특한 기술을 활용해 싸게 만들 수 있고 에너지 효율도 높은 시속 500km급 ‘바퀴식 고속열차’ 개발도 눈앞으로 다고오고 있다.

이미 1988년에 시속 407km로 달리는 열차를 개발한 독일과 1996년 시속 443km급 열차를 만든 일본, 2007년 시속 575km까지 속도를 내는 열차를 가진 프랑스, 2010년 시속 486km로 주행하는 데 성공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빠른 열차 해무를 개발한 한국. 우리나라가 세계 고속철도 시장에 당당히 서는 날을 기대해 본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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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하는 성질, 증조할아버지 때문이라고?

 

제 1615 호 / 2012-05-28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큰 일도 대범하게 넘기거나 사소한 일에도 크게 반응하는 등 사람마다 반응이 다른 까닭은 성격과 스트레스를 견디는 정도(역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작은 일에 화를 내며 참을성 없는 태도를 드러내는 성격이 증조할아버지 대에서 무심코 사용한 농약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데이비드 크류 박사와 워싱턴주립대 마이클 스키너 박사 공동연구팀은 농약에 노출된 쥐들의 3세대 뒤인 증손자 쥐들의 행동과 성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잘 받고 화를 잘 내는 이상 성격이 발현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이 사용한 농약은 딸기와 오이 같은 과일 및 채소에 생기는 잿빛곰팡이병을 방제하기 위해 흔하게 사용되는 ‘빈클로졸린’이라는 방제약. 이 농약은 특히 호르몬과 관련한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킨다고 해서 환경호르몬 농약으로 분류돼 있다.

연구진은 빈클로졸린 성분이 후대의 성격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새끼를 밴 암컷 쥐들에게 빈클로졸린을 노출시킨 뒤, 이 쥐들의 3세대 뒤 증손자 쥐들을 대상으로 행동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빈클로졸린에 노출된 쥐들의 증손자 쥐들이 일반 쥐보다 스트레스에 약하고 화를 잘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뇌 영상을 통해 빈클로졸린이 유입된 쥐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반응하는 뇌 영역이 일반 쥐보다 활발하게 반응한다는 것도 추가 확인했다. 증손자 쥐들이 스트레스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물리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데이비드 크류 박사는 “쥐 실험을 통해 인류가 지난 세대에 사용한 환경호르몬 농약이 현재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며 “이전 세대보다 현대인들에게서 조울증이나 자폐 같은 정신 질환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선대에서 유입된 화학적 합성물질이 일으킨 영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12년 5월 21일자에 발표됐다.

 

출처 : 과학향기

 

술 마신 사람은 모기의 표적?  

제 1617 호/2012-05-28

모기는 사람의 땀 냄새와 호흡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그런데 술 마신 사람을 유독 좋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술이나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요산과 암모니아가 생기는데, 이 냄새도 모기를 끌어들인다.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과 이동규 교수는 “술을 마신 뒤 입이나 피부에서 나오는 요산 등의 대사물질이 표적이 되기 쉽다”며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잘 물리는 것도 대사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기를 되도록 피하기 위해선 술냄새, 땀냄새를 없애기 위해 잠들기 전 씻는 것이 좋다. 그렇더라도 입 안에 남아 있는 유인 성분을 모기가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모기 퇴치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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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바다는 쿠스(KOOS)가 지킨다!   FOCUS 과학

제 1614 호/2012-05-28

우리 바다는 쿠스(KOOS)가 지킨다!

2012년 5월 21일 아침, ‘해를 품은 달’을 볼 수 있었다. 달이 태양의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이 일어났던 것이다. 옛날에는 한낮에 태양이 느닷없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주변이 어두컴컴해지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천재지변이 난 듯 큰 소동이 벌어지곤 했다. 조선시대에는 일식이 일어나면 왕이 부덕한 소치이며,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은 언제 태양이 달에 의해 가장 많이 가려지고 언제 다시 완전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지 분 단위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관측 가능한 다음 부분일식은 약 4년 뒤인 2016년 3월 9일에 일어난다는 것조차 이미 알고 있다. 이는 모두 천문학의 발전 덕분이다.

현대인들은 기상예보에 민감하다. 예전에는 농사를 지을 때 ‘비가 언제 오려나’ 하는 정도의 관심사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일상의 모든 활동이 날씨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야외 행사 일정을 잡으면 그날 혹시 비가 오지나 않을까 해 노심초사 일기예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옛날에는 며칠 후의 날씨는 고사하고 바로 코앞의 날씨도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지금은 장소별, 시간대별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첨단 관측 장비와 발전한 기상학 덕분이다.

우주에서 대기를 거쳐, 이제 바다로 눈을 돌려보자. 옛날에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언제 풍랑이 거세질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다. 지금은 바다 어디에 있든지 주변 해황을 손금 들여다보듯 훤히 알 수 있고, 앞으로 해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있다. 첨단 해양과학기술 덕분이다. 육지에서 생활하던 인류는 활동영역을 바다로 넓혀 나가고 있다. 어로작업이나 항해뿐만 아니라 여가활동의 장으로서 바다에서의 활동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첨단 해양과학기술을 우리 실생활에 활용할 시대가 다가왔다.

한국해양연구원에서는 2009년 8월부터 국토해양부 연구 사업으로 ‘운용해양예측시스템(KOOS: Korea Operational Oceanographic System)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3년 6월이면 해양예측시스템 ‘쿠스(KOOS)’가 가동돼 우리나라 주변해역에서 일어나는 자연 재해와 해양 오염사고에 대비하고, 해양환경을 관리하고, 안전한 항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안경비업체의 구호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앞으로 우리 바다는 쿠스가 지키게 된다. 우리바다 지킴이 쿠스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의 해양베스트관에서 8월까지 미리 만나볼 수 있다.


[그림] 쿠스(KOOS)의 해양예보 개념도. 자료 제공 : 한국해양연구원

쿠스가 어떻게 우리 바다를 지킬 수 있는지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우리는 2007년 12월 태안에서 있었던 허베이스피리트호의 대규모 기름유출사고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름답던 바닷가에 죽음의 그림자처럼 밀려오던 시꺼먼 파도와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삼고 살던 어민들의 근심에 싸인 얼굴을. 그리고 백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손에 걸레를 들고 기름 묻은 바닷가 바위를 일일이 닦던 모습을.

이렇게 바다에서 기름을 싣고 가던 배가 좌초돼 기름이 흘러나온다고 가정해보자.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바닷물의 흐름을 따라 퍼져 나갈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사고 해역의 해류와 조류에 대한 정보, 바람에 대한 정보 등을 알고 있었다면 기름확산모델을 사용해 유출된 기름이 어디로 흘러가고, 얼마나 넓게 퍼져갈 것인지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출된 기름이 도달할 곳에 오일펜스를 치는 등 미리 손을 써 검은 파도가 바닷가를 덮치는 것을 막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바닷물의 온도, 염분과 같은 기본적인 물리 성질은 물론 파도, 해류, 조류 등 바닷물의 움직임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 또한 기름유출사고, 선박 사고 등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사고에 대한 정보까지 획득해야 한다. 이런 자료와 정보는 다양한 첨단 해양관측 장비들로부터 얻는다.

하늘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바다 표면에서는 관측부이나 종합해양과학기지, 조사선 등에서, 그리고 바다 속에서는 계류장비나 수중글라이더를 통해 자료를 입체적으로 얻을 수 있다. 동해, 서해, 남해에서 얻은 해양관측 자료는 거의 실시간으로 수요자들에게 전달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수요자들은 해양자료를 받아서 우리나라 주변 연안과 먼 바다의 해상 상태를 정확하게 예측해 현업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해양에서 시작된 자연재해도 빈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태풍의 세기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강력 슈퍼태풍이 만들어져, 그로 인한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다보니 연안지역 침수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됐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태풍이나 해저지진 등으로 인한 해일이 발생해 피해는 더 커진다. 우리는 2011년 3월 일본 센다이 인근 태평양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지진해일의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에 어떠한 피해가 생겼는지 생생히 목격했다.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해양에서의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선박은 점차 대형화되고 있어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로 번진다. 선박의 숫자도 늘어나다 보니 사고가 날 확률도 높아지고, 육지와 달리 바다에서 사고가 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진다. 바다라는 환경 때문에 방재활동이 어려운 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쿠스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쿠스는 구스(GOOS)라 불리는 전지구해양관측시스템(Global Ocean Observing System)을 모태로 하고 있다. 구스는 바다에 대한 이해와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 때문에 1991년 유네스코(UNESCO) 산하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에서 만들어졌다. 바다를 알기 위해서는 바다를 맞대고 있는 주변국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구스에는 많은 지역해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 주변에는 북동아시아지역 해양관측시스템(NEAR-GOOS)이 있으며,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와 중국은 황해해양관측시스템(YOOS)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양관측시스템을 통해 더 안전한 바다, 더 풍요로운 바다, 더 깨끗한 바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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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흘리지 않고 걸어갈 순 없을까?  

 

제 1611 호/2012-05-21

커피 잔을 들고 걷다 보면 커피가 잔 밖으로 흘러나와 손을 데거나 옷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걸으려 해도 커피를 흘리지 않고 걷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기계공학과의 로우슬린 크레체니코브 교수팀은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걷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평균 7~10발자국 걸으면 커피를 흘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커피를 흘리지 않고 끝까지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크기의 컵에 담긴 액체의 고유 진동수를 계산했다. 그 결과 사람의 걸음걸이와 머그컵 속에서 찰랑대는 커피의 고유 진동수가 딱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유 진동수가 같다는 것은 사람이 걷는 박자와 컵 속 커피가 출렁거리는 박자가 똑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걸을수록 공명 현상에 의해 커피의 출렁거림은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컵의 반지름이 7cm, 높이가 10cm인 일반 머그컵에서 이런 현상이 가장 심하게 일어났다. 문제는 갑자기 걷는 속도에 변화를 준다거나 방향을 바꾸면 일정하게 출렁거리던 커피에 카오스가 생겨 커피가 컵 밖으로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피지컬 리뷰 레터 E’ 2012년 5월에 발표됐다.

 

 

 잦은 짜증․불면증, 우울증 아닌 저혈당증?  

 

제 1612 호/2012-05-21

요즘 들어 갑자기 짜증이 늘고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우울증보다는 저혈당증일 가능성이 있다.

우울증과 저혈당증의 증상은 비슷한데, 그 이유는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 때문이다. 사람은 혈당치를 적절히 유지해 뇌에 충분한 포도당을 공급해야 마음도 안정된다. 혈당치 조절은 호르몬의 역할로, 인슐린은 혈당치를 낮추고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등은 혈당치를 높인다. 이때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혈당치를 유지하지 못해 감정기복이 생기거나 졸음, 손발 저림, 가슴 두근거림, 두통 등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당치 안정이 중요하다. 혈당치는 호르몬 분비에 따라 조절되고, 호르몬 분비는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조절된다. 혈당치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려면 인슐린이 조금씩 분비될 수 있도록 음식을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이고 백미보다는 현미, 식빵보다 통밀빵 등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치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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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과학

제 1608 호/2012-05-16

발명가의 자질은 실수?

태연, 입을 씰룩거리며 한참동안 집안을 돌아다니더니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나무젓가락을 꺼내 칼로 날카롭게 깎기 시작한다.

“엄마는 도대체 쇠고기를 구우신거예요, 아님 삼 만년 묵은 고래심줄을 구우신 거예욧! 고기 한번 먹었다가 24개의 이 사이사이마다 빠짐없이 고기가 끼어서 빠지질 않는단 말이에요. 이쑤시개도 아무 소용없고, 제가 오죽 답답하면 나무젓가락 창을 만들어서 이를 쑤시겠냐고욧!”

“아이고, 그러다 다치면 어떡하려고 그래! 그나저나 너의 무척이나 무식한 두꺼운 젓가락 이쑤시개를 보니, 네가 혹시 발명에 엄청난 소질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많은 학자들이 인류 최초의 발명품을 이쑤시개라고 주장하고 있거든. 그런데 지금 네가 4~5만 년 전 원시 인류가 하던 행동을 똑같이 하고 있으니 말이야.”

“혹시, 지금 저를 원시인 같다고 놀리시는 건 아니겠죠? 제가 원시인이면 아빠도 원시인 아빠라는 걸 잊지 마시라고요. 그리고 뭐, 발명이 별건가요? 아무거나 새로 만들면 되지. 그딴 거 저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맞아. 발명은 어렵지 않아. 더 편하고 유익한 도구를 새로 만드는 것일 뿐이지. 하지만 발명이 바꿔놓은 인류의 문명과 역사는 엄청난 것이란다. 지렛대와 바퀴의 발명 덕분에 물건을 운반하기 쉬워져 지금과 같은 건축물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문자와 인쇄술의 발명으로 지식 전달이 매우 쉬워져 세상은 점점 더 빨리 발전할 수 있게 됐지. 또 18세기에 발명된 증기기관 덕분에 산업혁명이 시작됐고 그 덕분에 현대문명이 존재할 수 있게 됐단다. 또 전기, 자동차, 컴퓨터, 인터넷 등의 발명이 없었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아이고…, 상상도 하기 싫구나.”

“와, 발명이 그렇게 대단한 거였어요? 그런데 제가 어디서 들은 건데요, 발명을 해서 특허를 따면 돈을 그렇게 많이 번다면서요? 발명 하나로 세계적인 재벌도 될 수 있다던데, 정말이에요?”

“그럼! 대표적인 사람이 발명왕 에디슨이야. 1878년 백열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에디슨 전기회사(Edison Electric Light Company) 창설했는데, 이때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어냈고 이것이 아직까지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모태가 됐지 않냐. 이렇게 발명을 통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단다.”

“와~!! 드디어 저의 미래 직업을 결정했어요. 저 발명가 될래요!! 그럼 이제 뭐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발명 방법을 좀 가르쳐 주세요. 빨리 빨리요!”

“그래? 그렇담 매년 5월 19일이 ‘발명의 날’로 정해져서 각종 행사가 열리는데, 여기에 출품할 작품을 생각해 보려무나. 발명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관찰’이야. 일단 지금 네 주변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아주 유심히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이 발견되면 그것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곰곰이 고민해보렴. 당장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기존의 물건에 뭔가를 더하거나, 빼보거나, 아니면 모양이나 크기, 재료, 용도 같은 걸 바꾸는 식으로 수많은 상상을 해보는 거야.

“에이, 그건 발명이 아니잖아요. 그냥 좀 업그레이드 하는 거지.”

“그렇지 않아. 일반적으로 기존 기술의 20% 이상을 개량할 수 있으면 발명으로 인정한단다. 어쩌면 너처럼 하루 종일 온갖 쓸데없는 상상의 나래를 펴느라 바쁜 사람이 발명에는 더 맞는 사람일지도 몰라. 또 넌 실수도 많이 하잖아.”

“자꾸만 놀리실 거예요? 제가 무슨 실수를 해요! 전 흠이 없는 여자라고욧!”

“고~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구나. 실수가 나쁜 게 아니에요. 역사적으로 보면 실수와 우연을 통해 이뤄진 발명이 진짜 많거든. 대표적인 합성소재인 나일론의 경우를 보자꾸나. 20세기 초, 하버드 대학 강사였던 캐러더스는 연구팀원들과 함께 고분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어. 그런데 실험이 끝나고 팀원 한 명이 실험 찌꺼기를 불에 쬐여 떼어내려고 하자, 찌꺼기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실처럼 늘어나는 거야. 이것을 본 캐러더스는 인공 화학섬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결국 나일론을 발명하게 됐단다. 또 1839년 찰스 굿이어라는 청년이 황을 끓이다가 실수로 고무 위에 엎질러 합성고무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고무 타이어의 시작이기도 했지. 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는 전투기 부품을 만들기 위해 레이더 실험을 하다가, 그리고 치클 껌은 고무를 만들다 실패해서 만들어졌단다.”

“우와, 대단해요! 아빠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저는 발명가로서의 자질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 것 같아요. 아까 일상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건데, 이런 건 어떨까요? 컴퓨터 게임 하면서 과자를 먹으려면 엄청 불편하잖아요. 폭풍 클릭을 해야 하는데 과자는 먹어야겠고, 과자 부스러기는 손에 자꾸 묻고. 그럴 때 과자를 대신 먹여주는 로봇을 발명하는 거예요. 또 목욕을 하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방수 게임기를 만드는 것도 좋겠어요. 어때요, 끝내주죠?”

“에고… 내가 못 산다 못 살아~. 오늘부터 게임 일주일 금지!!”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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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05-2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4컷 만화의 마지막에서 빵!터졌습니다.

마노아 2012-05-26 15:01   좋아요 0 | URL
표정도 압권이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