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슬럼버
최종훈 글 그림 / 걸리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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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슬럼버'다. 수면, 잠, 파자마... 뭐 이런 뜻이 있던데, 왜 '슬럼버'라는 제목을 붙였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 작품은 본편의 번외편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주인공 원류환을 아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저 꼬마 조장 리해진!
본편에서 원류환이 꼬마 해진에게 상처를 입히는 장면이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번에 그 속내를 보여주었는데 이제야 납득이 가고 이해가 간다.
그때 남겼던 상처를 이겨내지 못한다면 애초에 갈 수 없는 길이었다.

동무를 밟고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야수의 세계에서, 동무를 위해 흘리는 눈물이 사치처럼 느껴지던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굶주린 배는 닭고기 한덩어리에 좀전에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희석시켜 버린다.
바로 그걸 지적해버리는, 이미 그 길을 걸어간 선배의 조언이 애처롭다.
배고픔 앞에서 무엇이든 이유가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핑계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공간이 있을 것이다.

리해랑의 기억도 엿볼 수 있었다.
밝고 명랑하며 오버하는 스타일로 보이지만 누구보다 외로움을 타고 정에 굶주려 했던 친구다.
그에게 원류환은 역시 특별했을 것이다. 해진과는 다른 의미로.
친구지만 친구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전사의 우정이 뜨겁고 아프다.
마지막이라면 꼭 배웅하고 싶은 상대, 기회만 있다면 꼭 보고 싶은 상대가 류환이었다.
친구지만 친구라고 부르지 못하는 하나뿐인 친구

해랑이 기타에 붙이고 다녔던 두장의 사진이 아프다.
어머니 사진 한장, 친구 사진 한장.
마음 기댈 거라곤 그렇게 두장의 사진 뿐이었다.
아버지는 마음에서 버렸다.
아니, 그가 먼저 버림받았다.
죽기 적전 그가 끌어안았던 기타의 깊은 의미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후회 없이 눈을 감았다.
살리고 싶은 목숨이 있었고, 데리고 가야 했던 목숨이 있었다.
그래서 제 몸을 던졌다.
온몸이 찢겨졌지만 마지막에 담고 싶은 것들을 마음에 담았다.
그렇게 짧은 생을 마감하면서 잘 놀았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한 삶이었다. 애석하게도...

동네 이웃들에게 그는 동구였다.
바보 동구. 모자라도 성실하고, 궂은 일 마다않고 해주던 우리 동네 동구,
내 작은 아들 동구.
그 아이가 간첩이라고 한다. 남파 간첩.
믿을 수 없는 진실 앞에 당연히 망연자실한다.
국정원에서 뭐라고 떠들건 그들에게 동구는 해맑고 순박한 청년일 뿐이다.

동구도 그랬다.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어머니에게만 쓴 게 아니었다.
그가 처음으로 마음을 주고 정착하고 싶어했던 그곳에,
마음으로 새긴 고향 땅에,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어진 그 땅의 이웃들에게 그가 남긴 마음이 애잔하다.

자신이 떠난 뒤 그들에게 남을 자신의 모습을 걱정했다.
그의 정체를 알고 난 뒤 그들이 가질 감정이 두려움은 아니길 원했다.
야수로 태어나서 괴물로 자란 그가, 인간 병기로 길러진 그가 바란 마지막 소망이었다.
그것도 적국 대상 요원에게 부탁한...
그들도 이렇게 인간인 것을... 사람답게 살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가진 인간인 것을....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드는 조각난 조국이 안타깝고 가엾다.

원작 만화를 재밌게 읽고 영화도 즐겁게 보고 왔다. 이 외전 성격의 책은 영화가 개봉되기 직전에 출간되었는데, 본편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무척 짧아서 아쉬움이 큰데 사이사이의 여백을 잘 메꿔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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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2013-07-21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지 모르게 모든면에서 조금씩 당위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이야기였는데 빈칸메우기 같은 책이네요.

마노아 2013-07-21 23:45   좋아요 0 | URL
그렇게 빈칸을 메우고도 완벽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조금 달래주었죠. 그게 어디에요. ㅎㅎ
 
키친 Kitchien 5
조주희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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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고 완료 버튼만 누르면 되는 리뷰가 날아갔다. 어제 컴퓨터 새로 깔면서 바이러스를 먹은 듯한데 모든 백신 프로그램이 안 깔린다. 깔아도 열리지 않는다. 강력한 놈이다. 며칠 사이에 컴퓨터를 4차례 다시 깔았다. 새로 포맷해 달라고 형부한테 말하기도 아주 민망한 상황.. 하아... 포토리뷰라 저장도 안 되어 있다. 흑흑....ㅠㅜ 그래서 일반 리뷰로 다시 쓴다. 불끈!

 

 

첫번째 이야기는 오래 전에 끊어진 인연을 찾은 노년의 사랑에 대해서 다뤘다. 이때 등장한 매생이 굴국밥.

끊어졌던 인연을 다시 이을지, 먼 길 돌아 다시 본 것만으로 자족할 지 알 수 없지만, 뜨거운 매생이 굴국밥과 3월의 눈은 가장 아릿한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남고와 여고는 수능 전날 옛날식 엿을 바꿔 먹는 전통이 있다. 이때 각 반의 엿상자를 들고 담을 넘는 배달맨의 미모가 중요했는데,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는 꽃미남 김욱을 끌어내리고 담을 넘은 용감한 학생이 있다. 수험생이니 잠시 사귀는 것을 중단하자고 했던 그 못난 놈이 뒤늦게 용기를 내어 고백하러 온 것이다. 물론, 그건 자기 사정이고.... 김욱을 기다리던 다른 여학생들은 어쩌라고... 몰매도 좀 맞고, 욕도 많이 얻어먹었지만, 저리 용기를 낸 게 참으로 가상하지 않은가. 뭐... 쫌 부럽네. 아주 쪼오끔...;;;

 

 

이혼해서 따로 살고 계신 엄마를 불쑥 찾아온 아이의 이야기이다. 반갑지 않은 건 아니지만 놀라버린 엄마에게서 방문의 이유를 선뜻 말하지 못한 아이. 엄마는 아이가 7살 적에도 이렇게 찾아왔을 때 수프를 끓여주자 잘 먹었던 것을 기억해서 다시 수프를 끓인다. 엄마가 끓여주었기 때문에 최고였던 거라는 걸 엄마는 알고 계실까.

 

쓸쓸해진 아이의 마음을 잘 대변하는 근사한 배경이다. 결국 찬바람 잔뜩 쐬고 눈밭을 걸었던 아이는 감기에 걸려 엄마가 준비해준 특제 저녁을 먹지 못한다.

 

 

지금 오뉴월 감기에 걸려 후두가 심하게 부은 나로서도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수프가 간절하다. 물론, 나는 햄버거라도 잘 넘길 사람이지만...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패러디 한 팥죽 아가씨와 남자 친구 이야기다. 아가씨의 팥죽을 먹고 힘이 되기로 한 집안의 친구들이 두 사람의 인연을 단단히 묶어주는 재밌고 귀엽고, 따뜻한 이야기이다. 아, 팥죽 먹고 싶다. 팥죽, 팥죽!!!

 

 

모던 보이도 빠지지 않는다. 현직 국어 선생님이신 작가님의 특성을 십분 살려 각종 문학 작품이 맛깔스럽게 녹아 있다.

이번 이야기의 소재는 설렁탕! 아아아아, 목구멍이 아픈 나는 이렇게 뜨거운 국물로 목을 지지고 싶은 마음 뿐!!!

 

 

채식을 선포한 네 여인이 채식 식단으로 풀코스를 서빙해 주는 곳에서 그동안 섭렵해온 온갖 배우와 가수, 아이돌 등등 훈남들을 모조리 식탁 위에 올리는 재미난 이야기였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체로 나도 좋아하는 이들. ㅎㅎ

그런데 서빙하러 온 총각이 훈남 중의 훈남이 아닌가! 입으로는 채식을 하며, 눈으로는 육식을 즐기는 여인네들의 아주 기름기 흐르는 이야기였다. ^^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마지막 이야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인생을 정리하는 모습이 담겼다. 가족들은 아버지께 알리지 않았지만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직감한 아버지는 재산을 모두 딸의 통장으로 입금해 주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본다.

 

자신을 기다리는 정성 어린 식탁의 고마움을 이제사 깨달았다. 그 고마움의 주체가 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까지 모두 더해서.

 

 

그리고 이제 사랑하는 아내가 정성을 다해 끓였을 동태탕을 먹으러 집으로 돌아간다. 뜨거우면서 시원한 국물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갈 때, 더 뜨거운 것이 가슴을 치밀고 올라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꾹 참고 국물을 넘기셨으면... 이날의 따뜻한 밥상이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서로의 시간을 위해서 말이다.

 

 

마지막 편은 거의 부록 같은 느낌이었다. 작가님이 추억하는 가장 이상하고도 괴상한 음식 베스트 5였는데, 대미를 장식한 것은 단무지 도시락이었다. 평범하게는 먹을 일이 없을 저 식단은 새내기 시절 선배들 따라 시위에 참가했다가 유치장 신세를 지면서 먹게 된 것이다. 심각할 수도 있는 내용을 유머 있게 잘 넘겼고, 재미와 감동도 매번 잘 버무려 주신다.

 

날로날로 그림도 좋아지고 있고, 여러모로 키친은 즐거워지는 책이다. 좋은 음식만화, 감동만화로 장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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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6-1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반으로 줄었다. 그치만 날려먹은 걸 다시 불러올 재주가 읎다...;;;;

2013-06-11 0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1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1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1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1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1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2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2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3-06-12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왜 '키친'을 '치킨'으로 읽었을까요... ㅡ.,ㅡ
책이 재밌어 보입니다. 하지만 배고플 때는 금서가 되겠죠? (웃음)

마노아 2013-06-12 13:52   좋아요 0 | URL
제가 예전에 그렇게 알아먹어서 결혼식 마치고 피로연장을 못 찾아서 헤맸던 적이 있답니다. 약 반년 전 일이네요. 네비에 잘못 입력해 놓고 빙긍빙글...^^ㅎㅎㅎ
 
어쿠스틱 라이프 4 어쿠스틱 라이프 4
난다 글 그림 / 애니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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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이란 말을 의도적으로 쓰지 않고 꼬박꼬박 '우리집'이라고 부르던 난다.

향수병으로 눈물을 보이자 사정 모르는 친정 엄니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엄마한테 숨기면 안 된다고 말하는 부분이 뭉클했다.
그래 저렇게 무조건적으로 일단 내 편부터 들어주는 내 가족이 있지.
바로 서울 사는 남동생 투입되지만, 그렇게 얼굴 보면 또 멋쩍어지기 마련.
이럴 땐 자매가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메밀~묵, 찹싸알~떡!
금세 지나쳐가는 아저씨를 잡기 위해 돈을 담아 바구니를 내리고, 물건을 받으려고 했건만,
아저씨 손수 빌라 윗층까지 올라오셨다는 이야기.
둘은 어처구니 없었겠지만 귀엽기만 하다. 천생연분!

새로 출시된 게임 멋보려 게임방 갔다가 취재 나온 기자에게 붙잡힌 남편!
게임 개발자라는 신분을 숨기고 그냥 게임 매니아인 척 했다는 후일담!
명함 달라는 고도의 함정도 무사히 넘겼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번번이 붙잡히는 것은 겉모습에서 이미 오덕의 아우라가 내보이는 탓일까?

게임기에 음료수 엎어서 난리난리 친 이후 조심조심하는 난다.
발로 안 끄고 손으로 껐다는 대답에 공손히 두손으로 껐냐는 반응이 재밌다.
나였어도 닥쵸! 했을 거다.^^

서로 취향이 아주 다른 부부. 한 방에 컴퓨터 두 대를 놓고 서로 다른 사이트를 기웃거리며 취미 생활을 할 만큼 발전했다.
그래도 상대방이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조금씩은 관심을 가진다.
오, 이것도 꽤 근사하다.
사실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면 더 잘 살 것 같아 보이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과 반대 성향의 사람들과 맞춰가며 사는 듯하다. 많이 다른 와중에 뭔가 통하는 게 있어 인연이 된 게 아닐까?

털털2에 조신1의 비율, 가끔 양념처럼 등장하는 애교 0.5라니.
그야말로 귀여운 난다다. 책 속에서 표현되는 것보다 실물은 더 사랑스럽고 재밌을 것 같다.

실질적인 도움은 아무 것도 되지 않아도 기분 나빠 힘들 때 힘이 되어줄 절대적 원군으로서의 남편! 이것도 근사하다. 실질적인 도움까지 된다면야 금상첨화지만, 뭐라도 되어주는 존재란 고마운 거지. 난다도 필시 남편에게 그런 존재겠지. ㅎㅎ

부동산 계약을 잘못해서 계약금으로 두달치 월급을 날렸을 때, 멘붕 상태 온 아내를 중국 요리 시켜가며 네 마음의 평화가 더 중요하다는 남편!
아아, 근사하고 바람직하구나. 물론 날려버린 돈은 눈물나게 아깝지만.
그걸로 싸우지 않고, 그걸로 구박하지 않고 이렇게 울타리가 되어준다.
이러니 난다가 얼마나 남편이 고마울까. 역시 궁합이 잘 맞는 부부다. 아후, 완전 부러워!

집 구하러 다니면서 된통 당한 난다가 알려주는 집구하기 충고!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돈을 가진 건 나니까 당당하게 묻고 요구하라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
부동산 가서 얼마 가지고 있냐고 물으면 괜히 주눅들잖아. 그러지 말자.
네쪽에 걸쳐서 팁을 실어주었는데 사진이 하나네. 두장 찍은 줄 알았는데....;;;;


하여튼! 이번 편에도 깨알같은 재미가 잔뜩 숨어 있었다.
5권 예약판매 받던데, 연재는 끝이 났고 아마 5권이 완결편이지 싶다.
1,2권 재밌께 보고 3권을 아직 못 봤는데 어쩌다 보니 4권부터 보게 되었다.
크게 문제될 일 없으니 이런 역진행도 괜찮다. 3권 잊지나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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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6-1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혹시 마노아님.....?? 으흠..??

마노아 2013-06-10 15:07   좋아요 0 | URL
응? 혹시 뭐요? 으흠????

아무개 2013-06-10 15:20   좋아요 0 | URL
어 혹시 마노아님....?? 으흠...?? 뭐요??? @..@

마노아 2013-06-10 20:55   좋아요 0 | URL
신혼이야기가 내 이야기였음 좋겠어요.(>_<)

L.SHIN 2013-06-10 22:20   좋아요 0 | URL
확실히 마노님은 아니에요. 마노님은 절대로 상대방에게 '닥쳐'라고 살벌한 말은 못할 분이니까..
그러고보니.. 난 이 말을 언제 해봤더라..?

마노아 2013-06-10 22:47   좋아요 0 | URL
아, 그게 저 말이죠. 거친 중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니 최근 입이 좀 거칠어졌습니다.
아해들이 거칠게 말하면 오히려 통한다고 여기는지 덜 대들더라구요.
물론 이때의 거친 화법은 유머와 적절히 조화를 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6-11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혼이야기가 내 이야기였음 좋겠어요" 제가 듣고 싶은 댓글이었어요...ㅋㅋㅋ

어여 늑대 허리띠 하나 장만하시길..

마노아 2013-06-11 10:33   좋아요 0 | URL
내 이럴 줄 알았어요. 흥, 칫, 핏!

재는재로 2013-06-1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웹툰 보고 있으면 문제점이 바로 결혼하고 싶어진다는 사실 솔로한테는 염장지르는 그래도 보게 되는 매력의 한군이 너무 귀여워서 진짜~

마노아 2013-06-11 10:34   좋아요 0 | URL
요거랑 마조 앤 새디 읽으면 정말 알콩달콩 신혼부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져요. 아아아, 온 세상이 염장질을 해요.(>_<)
 
은밀하게 위대하게 2
최종훈 지음 / 발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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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무척 재밌게 읽었다. 소재도 흥미로웠고, 결말도 뭉클하니 감동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멋있는 만큼 구멍도 꽤 보인다. 뭐랄까. 처음부터 차곡차곡 밑밥을 깔았다기 보다, 역으로 결말을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필요한 내용을 메꾸면서 진행한 느낌?

 

앞에서 지적했듯이 이렇게 빼어난 자질을 가진 전사들을 지나치게 쉽게 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김일성 대학의 교수 캐릭터도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접어넣은 인물은 아닌지... 아무튼 뭔가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물론, 영화보다는 원작이 훨씬 훌륭하다. 마지막의 통장 씬도 자연스럽게 보게 만들었어야지, 그 긴급한 와중에 직접 펴드는 게 말이 되나! 또 통장에 찍힌 액수도 황당하다.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달동네 구멍 가게에서 내줄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단 말이지...

 

무엇보다 영화에서는 서수혁 캐릭터가 지나치게 말이 되지 않는다. 원작과 달리 남한 국정원 요원으로 설정해 놨는데 그가 왜 이 세인물에게 그토록 집착하는지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정겨운 달동네 이웃들은 가족보다도 더 친근한 사람들로 나오는데, 이것도 좀... 대한민국에 아직도 그런 동네가 있나요? ㅠ.ㅠ 김태원의 마지막 대사도 영화는 삭제해 버렸다.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진심에 가까울 그 대사가...

 

어쨌거나 저쨌거나, 초반에 실컷 웃다가 마지막에 마음이 짠해지는 작품이다. 분단 현실을 살면서, 그 분단과 전쟁 때문에 비극을 품고 사는 이 나라 사람으로서 어찌 그런 기분을 안 느끼겠는가. 작품 첫머리에서 김태원은 살아 돌아오지 못하겠거든 전설이 되라고 했다. 그야말로 은밀하게, 그리고 위대하게. 그러나 나는 살아남는 게 더 위대한 거라고, 그것이야말로 전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1권만 구매했던지라 2권이 없어서 당황했다. 당일 배송으로 책을 구매하려고 해도 영화 보기 전에 보고 나갈 수는 없을 터였다. 해서 다음 웹툰으로 보았다. 마지막 완결까지 10회 분량만 유료 결제를 해야 했는데 편당 500원인가 싶어 잠시 긴장했지만 10회 모두 합해서 500원이었다. 핸드폰 소액 결제했는데 부가세도 안 붙었다. 절정의 엔딩을 보는데 500원이면 많이 싼 거지. 다들 기꺼이 결제하고 궁금한 결말을 확인하시라. 책을 보다 웹툰으로 보니 화면이 시원시원한 것은 좋았다. 그럼에도 나는 책이 더 좋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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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집사 16
야나 토보소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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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들이 여럿 있다.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과 타무라 유미의 '세븐 시즈', 그밖에 이키가미도 즐겁게 기다리고 있고, 국내 작품 중에선 완결편 하나 남은 에뷔오네도 열심히 기다리고 있다. 더 꼽으면 더 많이 나올테지만, 하여간에 그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매번 흑집사였다. 작품의 재미와 예술성을 모두 동원하면 흑집사가 최고의 작품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게 흑집사는 꼭 아이돌스런 느낌으로 다가와서 스타를 동경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작품이다. 그렇게 기다리던 흑집사 16권이 내손에 들어왔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흉내낸 대사가 재밌다.

이번에도 표지를 벗겼을 때 속 그림과 겉 그림과의 조화를 기대했다. 인도 왕자가 표지를 장식했다. 속표지의 이름은 '흑퀴즈'다.

책속 컬러 표지다. 사진이 흔들렸다. 좀 많이...;;;;
이 속표지에는 컬러가 두 개 정도만 들어가는데 네가지 색깔을 대표하는 기숙사 중에서 그린과 퍼흘이 함께 했다. 레드와 블루가 빠졌다. 넷 다 모이면 엄청 화려해 보일 듯!
색을 적게 쓰는 건 아무래도 인쇄 단가 때문이겠지?
블랙은 언제나 그 자체로 완성된 색이지만.

크리켓 대회를 앞두고 나온 대식당의 모습이다.
그야말로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기숙사 같다.
똑같이 영국 기숙 학교이니 비슷해도 문제는 없겠다.
네 가지 색깔의 기숙사 대표 선수들이 입장하는 장면도 호그와트의 그 경기... 뭐더라? 뭐지???? 하여간 그 경기 직전에 입장할 때 모습과 아주 닮아 있었다.
애니로 본다면 무척 비슷한 분위기이리라.

이번 이야기에서 눈이 호강한 것은 시엘의 아버지가 나온 장면이다.
시엘이 좀 더 어른이 되면 이런 모습으로 자랄테지만, 그런 날이 오려나?
안 올 것 같다. 그러니 어른 모습은 아버지로 즐기자.
나중엔 엄마 이야기는 안 나오나 몰라.

크리켓 경기 룰에 대한 설명이 짧게 나왔다. 미리 보았더라면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도 좀 더 이해를 했을 텐데... 당시 크리켓 경기 룰을 전혀 몰라서 경기 장면은 잘 상상이 가질 않았다. 그거 몰라도 작품을 즐기는 데는 아무 문제 없지만...

앞부분에 코끼리가 등장한 장면도 아주 근사했는데 일부러 사진은 찍지 않았다. 다음 독자를 위해~


경기를 응원하느라 엘리자벳의 가족과 팬텀하이브가 저택 고용인들이 모두 기숙사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북적북적... 웃기는 캐릭터가 많은지라 그들이 한 몫씩만 해주어도 아주 재밌다.
엘리자벳의 오빠 캐릭터는 무척 단순한 편인데 모처럼 진지하게 나온 게 보기 좋았다. 이 집안은 남매가 모두 능력이 출중하다. 겉으로는 어리광 캐릭터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좀 더 진중해 보인다. 후작 부인의 엄한 교육 덕분인가? 나름의 외유내강 형이다.

즐겁게 읽기는 했는데 기대치에 비해서 이번 편은 효과가 좀 약했다. 꺄아~ 소리가 나올 만한 부분이 그닥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 번에는 이 문제 많고 수상하고 요상하기까지 한 기숙 학교의 교장이 등장할 것 같으니 기대를 또 해보겠다. 사신이나 천사.... 중 누가 나오지 않을까? 악마와 대적하려면 어쩐지 천사가 나을 지도...

흑집사는 시미즈 레이코나 모리 카오루의 책에 비해선 단행본 값이 보다 저렴한데 그래서인지 쪽수가 좀 부족하다. 아니, 비슷한가? 확인한 것은 아니니 확실히는 모르겠다. 아무튼 좀 더 빨리, 많이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세바스찬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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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3-06-09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 정도면 빨리 나와주는 편이죠~~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은 결국 원서로 결말을 읽어버렸는걸요. 번외편은 언제 나와줄려나요?

흑집사 이번 권, 정말 즐거웠고, 다음 권에서는 미스테리가 더 깊어질까요? 조금 풀릴까요? 완전 기대되는 이번 에피소드입니다.

마노아 2013-06-09 01:32   좋아요 0 | URL
토보소 작가님도 손이 엄청 빨라 보여요. 이쪽도 모리 작가님처럼 무척 즐기면서 그리는 느낌이랄까요.
세바스찬의 활약이 적어서 아쉬웠어요. 다음 번의 대활약을 기대하고 있답니다.
비밀은 지금 2권 사두고 아직 비닐도 못 뜯었어요. 조만간 읽을 거예요. 가슴이 왈랑거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