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4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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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지만 본질은 색골 변태에 가까운 슈트레제만이었지만, 실제는 정말 거장이었다는 게 계속해서 밝혀진다. 그에게 '훈육'당하는 치아키는 고생이 심하지만, 힘들게 뒷바라지 하고 이용도 당하는 와중에 치아키는 슈트레제만의 제자로서 점점 실력을 쌓아간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치아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원천이었을 것이다.

 

비행기뿐 아니라 바다에 대한 공포도 큰 치아키는 이번에도 노다메와 미네, 그리고 마스미 덕분에 지옥의 바다를 경험하고 만다. 그래도 무사히 살아서 음악제에도 다녀왔고, 그곳에서 아버지나 스승의 후광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큰 주목을 끈다. 이렇게 멀찌감치 앞서가는 치아키를 보면서 미네도 프로에 대해서 보다 깊이 생각하게 되고 노다메도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등장한 노다메의 어릴 적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즐기게 하고 싶어 했던 젊은 피아노 선생님의 풋풋한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선생님이 있었으니 노다메같은 개성 넘치는 연주자도 살아남았을 것이다.

 

첫사랑 앞에서 잘 보이느라 모처럼 지휘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진 슈트레제만은 치아키에게 피아노과 학생으로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습하라고 한다. 어려운 연주로 유명한 곡이라서 나도 들은 기억만 난다. 그래서 좀처럼 듣지 않는 클래식을 지금 듣고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도 좋았고, 피아노만 연주하는 것도 좋다. 오, 이런 일이...!!

 

슈트레제만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들 무렵 강력한 뮤즈를 만나 다시 태어났다. 이승환은 음악하는 친구, 후배들과 이야기해 보면 모두들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했다고 말들 했다던데, 그게 정말일 거라는 강력한 믿음이 생기려고 한다. 단지 잘 보이고 싶은 마음만으로 천재적인 연주자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분명 강한 동기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치아키같은 용사(응?)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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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3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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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슈트레제만의 's'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스페셜의 's'다. 밖에서는 '떨거지들'이 모여서 만든 오합지졸 오케스트라라고 웃음이 자자했지만, 부지휘자를 맡게 된 치아키는 열심이었다. 게다가 거장이라 불리는 슈트레제만은 날마다 음주가무에 신경을 쓰느라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만 놓고 통 나타나질 않는다. 완벽주의자 치아키에게 노다메만큼이나 각자 개성 넘치는 이들의 모임인 이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소음에 가까웠다. 날마다 다그치고 혼내키면서 스파르타식 교육을 하지만 그럴수록 오케스트라는 더 삐걱거리고 만다. 심지어 그 음악에 멀미가 날 만큼. 좋은 음악이란 악보 그대로를 옮기는 게 아니라는 것을, 치아키는 몇 번이나 좌절하고 넘어지고 나서야 깨달았다. 바로 연주회 하루 전날. 그리하여 대대적으로 공사에 들어간 S오케스트라의 연주. 베토벤 3악장을 연주하는데, 콘서트 마스터를 맡은 미네의 아이디어로 S오케스트라는 'S'로고가 새겨진 면티를 입고, 나름의 퍼포먼스까지 준비하면서 연주를 했다. 관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재밌기도 했고, 나름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떨거지라고 부르면서 제자들을 험담하던 교수들까지도 이 아이들의 실력을 재평가했다. 어쩌면 스스로를 반성했을 지도. 그리고 이 S오케스트라를 더 빛나게 한 것은 수재들의 집합인 A오케스트라였다. 타도 치아키를 외치며 치아키는 안중에도 없는데 치아키를 우습게 여기던 오오코우치가 제대로 말아먹은 것이다. 역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운전자랄까. 아무리 엔진이 좋고 바퀴가 튼튼해도 제대로 방향을 잡아주지 못하면 도랑에 빠질 수도 있는 법! 잠깐씩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재미 있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가난 타령은 니노미야 토모코 식의 유머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저주받은 바이올린이 어떤 것인지 궁금할 지경...

 

등장하는 음식들도 엄청 맛있어 보인다. 하다 못해 주먹밥까지도. 우라켄 사장님이 우리집 근처에 계셨으면 좋겠다. 뭐든 다 만들어줄 것 같은 그런 음식점. 미네를 응석받이로 키우신 아버지지만 그것조차도 무척 잘 어울리는 궁합이다. 아주 뒤에야 나오지만 그에 비해서 미네의 엄마는 엄청난 카리스마의 주인공... 여러모로 조합이 재밌고 예쁜 작품이다. 계속해서 읽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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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2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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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앞에서 말해도 뒤에서 말해도, 옆에서 말해도 아름답다.

자기보다 못하다 여긴 학생도 유학을 가서 존경하는 비에라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있는데, 일본 땅을 떠날 수조차 없다는 사실에 치아키는 다시 좌절 모드로 돌아갔다. 그러나 노다메와 마네와 마스미가 협주하는 것을 듣더니 모자란 베이스의 자리를 채우며 다시 음악으로 치유의 길을 걷는다. 그렇지만 완벽주의자 치아키의 성에 찰 수가 없는 멤버들 덕분에 크리스마는 호러 분위기로 저물어야 했다.

 

그리고 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지휘자 슈트레제만! 미르히 홀스타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명으로 일본에 온 이 거장은 변태 영감이지만, 음악계에서는 누가 봐도 우뚝 서 있는 거목이었다. 그 덕분에 지휘과로 전과도 하지 못하게 된 치아키지만, 바로 그 바람에 오케스트라의 지휘라는 것도 한번 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첫번째 지휘는 그야말로 실격점이었다. 누구보다 귀도 밝고 정확한 음을 중요시하지만, 사람의 심리는 잘 잡아내지 못하는 치아키. 그런 성격이 위화감을 조성하고, 연주자들을 위축시키고, 그 바람에 조화를 중시하는 오케스트라는 어그러지게 마련이었다. 그런 엉망진창 오케스트라를 몇마디 말로 아름다운 음악으로 바꿔버린 슈트레제만은 역시 거장 중의 거장이었다. 드라마판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는 일본 배우가 슈트레제만 역할을 맡았는데 그게 좀 아쉬웠다. 워낙 개그가 되는 배우이긴 했지만 진짜 외국 배우를 썼어도 좋았을 것 같다. 그랬으면 좀 더 진지하게 보였을 듯. 노다메 칸타빌레는 원작이 아주 좋으니까 국내에서도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많이 보았는데, 음악이 주가 되는 방송은 언제나 좋았다. 이런 음악 드라마도 언제든 환영이다. 베토벤 바이러스도 완소 작품이었다.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가 나온다면 각각의 캐릭터들은 누가 맡을 수 있을까? 요새 7급 공무원 때문에 이 사랑스럽고 엽기적인 캐릭터 노다메 역에 최강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치아키는 김수현이나 이종석... 아, 여자배우가 나이 차이가 좀 벌어지나? 하여간... 상상만으로도 즐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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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1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1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1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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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사서 모으게 되는 만화책들은 완간되면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그 재미를 만끽하는 게 목표였지만, 한번 읽은 책을 좀처럼 두번 읽지 않는 나는 그 결심을 지킨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 책을 다시 읽고 정리할까 한다.

 

까칠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치아키가 노다메와 어떻게 연을 맺게 되었는지가 소개된 1권이었다. 어려서 비행기 사고와 배 사고를 당했던 기억으로 섬나라 일본을 빠져나갈 수 없는 치아키는 좌절 가득이다. 비에라 선생님 같은 훌륭한 지휘자가 되는 게 소원이지만, 작은 나라 안에만 갇혀 있으니 더 크게 비상할 수가 없다. 클래식이라면 아무래도 유럽 쪽 유학은 필수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모든 게 다 불만인 그에게 노다메가 나타났다. 알고 봤더니 같은 학교 1년 후배에 옆집 살고 있는 이 아가씨는 대책이 없는 캐릭터다. 집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머리는 5일에 한번 감아서 냄새 나기 일쑤고, 먹는 것은 엄청 밝히고, 게다가 치아키에게 꽂혀서 열심히 구애 중이다. 깔끔한 치아키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노다메. 그래서 치아키가 두팔 걷어붙였다. 청소도 해주고, 머리도 감겨 주고, 밥도 해먹였다. 어찌 보면 거의 '사육'의 수준이다. 스트레스 받으면 이렇게 뜻하지 않은 자원봉사를 하고 마는 치아키이지만, 그걸 가능하게 해준 건 노다메의 피아노다. 악보도 제대로 읽지 않고 제멋대로 연주해버리는 노다메지만, 그 안에는 아주 매력적이고 개성 넘치는 힘이 있다. 안 그래도 음악에 올인하고, 또 음악에 좌절하고 있던 치아키를 제대로 각성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우라켄 집 미네까지 합류하면서 이 음악학교 학생들의 독특한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시 읽는 것인데도 처음 읽는 것마냥 신선한 재미가 여전하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서 무릎이 시큰거리고 종아리가 지나치게 아픈데, 그 와중에 이삿짐까지 나르고 왔더니 피곤해 죽겠다. 다리 맛사지기를 돌려놓고 만화책을 읽는다. 삼일절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지만, 휴일과는 어울리는 시간이다. 2권 읽자. 그리고 짐 정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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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1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1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이지 않는 국경선 스퀴텐 & 페테르스 어둠의 도시들 2
프랑수아 스퀴텐.보누아 페테르스 지음, 정재곤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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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첫 시작의 날짜가 761년 6월 30일이다. 주인공 롤랑은 새로이 지도제작사에 부임하게 되었다. 지도 만드는 사람이지만 심각한 방향치였던 롤랑은 엄청나게 헤맨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명문가 자제인 롤랑은 새로 만난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모두들 그의 종조부 이름 앞에서 표정이 변했다. 그의 상사는 미스터 폴이라 불리는 할아버지였는데, 그 역시 롤랑의 종조부와 일했던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폴은 롤랑의 실력을 테스트 하겠다며 판화 그림을 보여주었다. 이 그림 안에서 무엇을 읽어내야 할지 몰라서 땀을 삐질 흘리는 롤랑. 폴은 이 그림에서 수로를 지적했다. 파괴된 수로의 흔적은 분쟁의 증거였다. 끊임 없는 전쟁은 국경선을 수시로 바꾸었던 것이다.

 

 

방향치 롤랑은 미스터 폴 없이 혼자 돌아가다가 뜻밖의 장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기계로 지도를 제작하는 곳이었는데, 그건 마치 원하는 방향으로 지도를 만들어 내고, 그 지도에 따라 국경선을 멋대로 정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이곳에서 만난 드주노프는 내친 김에 클럽 구경까지 시켜주었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옷을 벗지 않는 여자를 만났고, 묘한 분위기에 끌려 롤랑은 이 여자에게 접근했다. 그녀의 이름은 스코드라. 그녀가 옷을 벗지 않았던 까닭은 몸에 그려진 얼룩 때문이었다. 남들은 문신이나 얼룩 정도로 파악했지만 지도 제작사인 롤랑은 단숨에 그것이 '지도'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여자의 몸에 있는 지도의 비밀은 대체 무엇일까.

 

 

지도 제작국에 국가 원수가 도착하게 되었다. 놀이공원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이 있는가 하면 하늘을 나는 비행선도 있는 공간이 바로 이 작품 속의 배경이다. 작품속 시간인 761년이 서기력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가 원수는 이 나라 소드로브니의 무한한 국경선 확장과 그를 통해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그렇게 다시 군사력을 키우는 원동력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리고 롤랑은 스코드라의 모메 있는 지도가 이 나라의 '국경선'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라디직 원수는 그 국경선이 아닌 더 확장된, 더 커다란 국경선을 원했다. 롤랑은 스코드라가 위험해질 거라는 불길한 기분에 싸인다.

 

 

3주 동안의 휴가를 지내고 왔더니 미스터 폴은 해임되었고, 지도 제작국은 모든 게 변해 있었다. 옛 지도는 모두 사라졌고 기계에 의한 지도 제작이 이뤄졌다. 그리고 그렇게 배출된 지도는 현실의 지도가 아니었다. 롤랑은 모든 게 엉망으로 느껴졌고 점점 더 불길한 기분에 시달렸다. 마침내 스코드라와 함께 탈출을 감행하는 롤랑. 그리고 마침내 확인한 국경의 마을. 심지어 마을 이름조차도 '스코드라'다. 당연했다. 그곳 출신들은 지명을 따서 이름을 짓곤 했으니까.

 

 

탈출은 실패했다. 롤랑은 이 나라의 거대한 톱니바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 서툰 순정으로 덤비다가 오히려 스코드라에게 수치와 치욕을 안겨 주었다. 명문가의 자제란 타이틀로 목숨은 건졌지만 미래를 잃고 사랑도 잃어버린 롤랑. 정처 없이 길을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먼 배경에서 바라보는데, 뻗어 있는 길이 여자의 몸을 형상화했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의 곳곳에서 펼쳐진 길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았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시 앞으로 돌려서 그림만 찬찬히 보니 그렇게 숨어 있는 그림들이 깜짝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거대한 우주, 광활한 자연 안에 하나의 개인은 얼마나 작고도 소소하던가. 이 한 편으로는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큰 흐름을 다 찾아내지 못하겠다. 조금은 어렵고,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다.

 

 

속표지와 겉표지를 같이 담아봤다. 보이지 않는 국경선. 끊임없이 확장하고자 하는 국경선. 끝이 보이지 않는 욕망과 탐욕의 결말은 아닌지......

 

시리즈는 1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외 시리즈는 18권인 모양이다. 그러나 국내 출간작은 단지 4권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시작은 했지만 완성은 보지 못하는 시리즈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책들은 아무리 훌륭하고 좋더라도 대중성과는 거리가 좀 있고, 좀처럼 수익을 내기 어려우니 말이다. 안전하게 출간될 수 있게 보조해주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유독 만화 시리즈는 시작은 했어도 쫑내기가 어렵다. 예전에 고전을 만화로 옮기는 시리즈도 한창 진행되어서 황미나, 강경옥, 신일숙 같은 작가님들의 이름이 심심찮게 보였는데, 그 책들도 어느새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서글픈 일이다.

 

덧글) 127쪽에 오타가 있다. 지도제작국를 >>> 지도제작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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