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부화하는 소리 - 백작 카인 시리즈 2
유키 카오리 지음, 주진언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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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야 내가 알고 있던 카인 시리즈를 읽은 기분이 든다. 본격적으로 카인이 메인 무대로 들어섰다. 

카인의 이름이 왜 '카인'인지부터 설명했다.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살인자 카인! 더구나 그것이 친족이라는 것도!

카인의 아버지가 등장했다.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아들을 학대하고, 세뇌 교육을 시켰던 비정한 아버지.

그러나 카인은 그 아버지를 닮아서 머리도 비상하고 독에도 탁월한 재주를 지녔다. 

결말 부분까지의 내용을 떠올려 본다면 이 이야기는 카인과 아버지의 끝판 대결이 될 것이다. 

카인이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아차리고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은 새가 알에서 나오는 것과 닮아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소제목이 '소년이 부화하는 소리'가 된 것! 

여전히 카인의 가족과 이웃, 친구들 사이에서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걸 해결하는 것은 카인이다. 

카인은 그 살인 사건들의 해결자가 되기도 하고, 원인 제공자가 되기도 하고 방관자가 되기도 한다.

혹은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기도 한다. 그때마다 이유가 있고 나름의 사연이 있었지만...


마더 구스 노래가 여러 차례 나왔다. 도대체 이렇게 잔인한 노래를 왜 아이들이 부르게 두었을까 궁금하다.

사실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전래동화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구두에 발을 맞추려고 칼로 뒤꿈치를 도려냈다는 이야기가 원전이란 소리를 듣고 까무라치게 놀랐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아무튼... 그림도 많이 진정됐다. 내가 기억하는 매력적인 느낌의 카인으로 말이다. 

3권으로 가면 더더더 친숙한 나만의 카인으로 다가올 듯하다. 기대를 갖고서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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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줄리엣 - 백작 카인 시리즈 1
유키 카오리 지음, 주진언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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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읽게 된 백작 카인 시리즈다. 그림체도 익숙하지 않고 내용마저도 낯설어서 당황했다. 그만큼 처음 읽고 오랜 시간이 흘렀나 보다. 

첫번째 권에서는 백작 '카인'이 등장하긴 하지만 리프와 호흡을 맞추는 그 명콤비의 느낌은 아니다. 아마도 처음엔 이 시리즈가 이렇게 길어질 거라곤 예상하지 못하고 단편단편을 이은 게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도 그림체가 많이 다르다. 초반의 카인은 좀 겉늙어 보인다. 후반부의 안정된 그림체에서는 보다 귀엽고 섹시한 느낌의 차가운 카인이 있는데 말이다. 



줄곧 '반전' 코드로 진행하고 있다. 죽은 자가 살아 있고, 살아 있는 자는 알고 보니 죽은 자의 이름을 쓰고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모두가 음모와 배신을 깔고 있고, 결정적으로 반드시 누군가 죽으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유키 카오리는 탐미적인 느낌의 작가이지만, 검은 오로라도 가득 풍기는 작가라는 걸 새삼 상기하게 되었다. 


십여 년 전에는 무척 재밌게 읽었는데 그 사이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님 그림체가 덜 무르익은 초기작이어서인지 흥이 크게 나질 않았다. 본격적으로 카인과 리프 이야기가 나올 때에나 그 감흥이 살아날 듯하다. 


그런데 참 재밌게도 이 구조라는 게 '흑집사'하고도 아주 닮았다. 흑집사가 더 나중 작품이니 야나 토보소 작가가 참고를 했을지도... 뭐, 아주 독창적인 얘기여서 오리지널을 주장할 정도는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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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042 5 - 완결
코테가와 유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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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를 상대로 이름을 부른다는 건 위험했다. 그를 하나의 인간으로 대우해 준다는 건 의미가 있지만, 함께 쌓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헤어질 때 힘들 수밖에 없다.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인들은 교수대의 버튼을 동시에 누른다고 들었다. 사람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으로부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공동 책임을 지는 거라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마음의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게 인간인 거니까.


042호에 이어서 053호가 실험에 투입되었다. 그는 유아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게다가 방화까지 저지른 인물이었다. 밝혀진 게 세건이다. 로보트처럼 움직이고 다른 사람과는 반응하는 것이 달랐다. 소시오패스 같은 게 아닐까 짐작했다. 그랬는데, 그랬던 그 범죄자에게서 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남들과 '다르기' 깨문에 부모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외로운 아이의 모습이 읽혔다. 연민을 느꼈다. 그의 범죄는 무엇으로도 변명이 되지 못하지만 그가 가엾게 느껴졌다. 024호 하고는 또 다른 마음이다. 


시이나 박사는 결혼식 때에도 예뻤다. 그가 보여준 마음의 그릇이 반짝반짝 빛났다. 024호의 유괴된 시절 이야기도 나왔다. 그가 왜 살인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는지, 그 기막힌 사연 한자락을 엿보았다. 역시나 기구한 인생이다. 


실험은 중단되었다. 머리에 박은 칩의 부작용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실험이 중단되었다는 것은 료헤이가 형무소로 돌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사형수가 형무소로 돌아간다면 무엇이 기다리겠는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표정 없고 감정 없던 료헤이의 인생은 많은 것에서 변화를 주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용서받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진 게 가장 뜨거웠다. 그가 자신에게 희생된 일곱 명의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거니까. 스스로를 저주하며 벌을 주며 그렇게 버려버린 제 인생을 그가 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의 도리를 지키면서, 인간의 본연의 마음을 회복해 가면서...

마지막에 사진 한장이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가 인생 마지막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또 사랑받으며 인생을 정리했는지 그 한장의 사진이 말해주었다. 


좋은 작품이다. 그런데도 별로 유명하진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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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042 4
코테가와 유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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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박사의 변화도 눈부시다. 처음의 그는 어쩌면 사형수 042호를 애완견 정도로 봤을 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돌봐주고 보살펴 주는, 그렇게 점점 길들여 가는 데에 보람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음가짐에 사과하는 의미로 그는 료헤이를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해냈다. 고마운 인물이다. 


료헤이 역시 시이나의 애정 전선에 이상 없게 만들어준 공로가 있다. 이 남자, 알고 보니 순정파였어!!


그밖에 실험 팀들의 팀웍도 훌륭하다. 관료 출신의 사사즈카가 매번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이를 무마시키느라고 애를 많이 썼다. 적절히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말이다. 여러모로 캐릭터들의 특징이 잘 살아 있다. 볼수록 매력적이다. 


전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작품이 '영화'로 옮겨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재도 좋거니와 폭 넓은 연기 변신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어떤 배우가 하면 좋을 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이제 한권 남았다. 그의 마지막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끝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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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042 2
코테가와 유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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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애초부터 인권 문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그가 사형수이긴 하지만 이런 실험에 얼마든지 노출되어도 되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가 사형수이기 때문에 그 자신은 이렇게 해서라도 바깥으로 나오고 싶을 것이다. 그러니 이 실험은 서로에게 윈윈이 되고 만다. 


그러나. 유족들 입장은 다르다. 희생자의 가족들은 그가 어떤 사연을 갖고서 살인자가 되었는지 알고 싶지 않다. 내 가족을 죽게 한 그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그 사람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데 유족도 아니면서 엄한 영웅 심리에 사로잡혀 일을 만드는 모자란 녀석들이 꼭 있다. 료헤이를 헤칠 마음으로 그와 대화를 나눈 할아버지를 유괴해서는 교환하자고 요구한 놈이 있었다. 애석하게도 그가 유괴한 할아버지는 료헤이에게 손자를 잃은 유가족이었다.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사형수 료헤이도 흥미롭지만, 이 실험을 주도하고 있는 시이나 박사가 유난히 눈길이 간다. 개인적으로 사형제도에는 찬성한다고 하면서 료헤이가 인간적인 면모를 보일 때는 가장 기뻐하는 사람이다. 또 기꺼이 그의 친구가 되어주고, 그의 인권이 침해 받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에게도 어떤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만 봤다. 예전에 봤었지만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나름의 로맨스도 있었고, 긴장감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언제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그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 살아있음을 맘껏 느끼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본인도 그렇게 감화되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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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8-2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사형제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아이들에 대한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사형시켜 마땅하다고 생각하다가도
과연 죽여버리면 다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 사형수는 죽기전에 회개하고 하느님께 용서 받았다는 둥 그러면서 편안히 죽을지 몰라도
그 상처받은 어린아이들의 그보다 더 상처 깊을 미래를 생각하면,
그냥 죽여...라고 생각 들다가도. ..하아....

아무튼 안락사와 사형제는 생각을 정리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내가 피의자라면 내가 피해자라면 또는 내가 환자 보호자라면 , 내가 환자라면 .....
이렇게 가정하고 생각해보는데 답을 찾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


마노아 2013-08-23 12:51   좋아요 0 | URL
저는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이성적으로는 생가해요. 그게 정치적으로 옳다고 여기는데, 그렇지만 피해자와 유가족을 생각하면 심정적으로는 사형제에 찬성하게 됩니다. 이게 참 모순이에요. ㅜ.ㅜ

그런데 또 동시에,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이렇게 가차없이 사형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더 많은 피해를 양산해내는 경제사범에 대해서는 이 나라가 지나치게 후하거든요.

저는 혹시라도 잘못 판단을 내려서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종신형으로 갔으면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또 건너야 할 다리가 많을 거예요.

'밀양'같은 경우는 우리 사회의 기독교가 이상하게 뿌리를 내려서 나타난 부작용 같아요. 유대인들도 본인이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고 그 다음에 하나님의 용서가 있다고 믿거든요. 근데 이 나라는...;;;;;

사형제도 안락사 혹은 존엄사 문제는 보다 넓고 깊게 사회적 합의가 따라와줘야 할 것 같아요. 더 표면화되어야 할 것 같고요. 참 어려워요. 이문제...

아무개 2013-08-23 15:32   좋아요 0 | URL
질문을 하긴 했는데 몇마디 말로 정리될 문제가 아니죠 이건 참.....

우야둥 이렇게 저는 또 하루를 마치네요. 오늘은 4시에 퇴근 하는 날이라
벌써 컴 로그아웃 할 태세입니다요.
주말 잘 보내시구요^^

마노아 2013-08-23 21:45   좋아요 0 | URL
우왕, 불금을 제대로 보낼 기세였군요! 오늘 하루 즐거우셨나요?
모처럼 날도 조금 덜 더웠구요, 바람도 부네요. 우리 주말 시간 즐겁게, 신나게 보내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