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부자들 - 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빌딩부자가 되었나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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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부동산 시장의 두 가지 흐름을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매매 시장(대표적으로 아파트 시장)이 축소되고 임대 시장(상가, 오피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둘째는 전세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 (전세 시장은 매매 시장의 활성화를 전제로 하고 있으니, 두 가지 흐름은 사실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임대 시장의 가치가 사용가치라면, 매매 시장의 가치는 교환가치.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상황은 긍정적이다.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세차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더 나은 대가를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빌딩부자'들이 시종일관 임차인 유치와 공실 관리를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합리화를 가로막는 요인들은 오히려, 금융이나 세금과 같이 시장 바깥에 있다. 시장은 이제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을 위한 조건을 갖추었는데, 세제와 금융은 여전히 공급 위주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이 거창하게 부동산 패러다임의 변화를 말하면서도, 결국 부동산 서적이 아닌 재테크 서적으로 귀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제와 금융이 변하지 않는한,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투기(시세차익) 시장이다.

"그들 중에 아파트나 주택, 정기예금, 채권 등에 응답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단 한 명만이 주식과 펀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시세차익을 노린 일반 아파트의 수익률은 2% 안팎이다. 이 정도면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은행에 넣어두는 것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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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경제학 - 당신의 경제를 살리는 부동산의 모든 것
장박원 지음 / 행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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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의 부동산 '통'인, 장박원 기자의 책.
구성도 산만하고 깊이도 떨어지지만, 부동산 시장을 대상별(아파트/오피스/대형 상가/중소형 상가), 목적별로(매매/경매) 분류해서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학술서가 하기엔 다소 멋쩍은, 대중서만 취할 수 있는 이점을 충분히 살렸다.
목적별 시장에서 담보와 보상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그건 전문영역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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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흐름 읽는 법
김광수경제연구소 부동산경제팀 지음 / 더팩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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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통계 지표에 대해서, 산정 방식과 한계점, 출처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지표가 수치화하려는 여러 가격형성요인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나, 다소 나열식인 것이 단점.
지표의 올바른 이해와 해석을 통해서, 시장에서의 실패, 정책의 실패, 시장의 실패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논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기초자료의 해석 능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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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본색, 뿔 난 한국인 - 김열규 교수의 도깨비 읽기, 한국인 읽기
김열규 지음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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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는 한국인의 감정과 의식, 무의식, 생활의 총체가 담긴 자서전이자 백과사전이다."
서문에 나와 있듯, 도깨비는 너무 많은 것들을 포괄하고 있어서, 외려 아무 것도 담아내지 못한다. 나무, 장승, 솟대와 같은 다른 상징물에 비해, 이름, 형체, 특징, 어느 것 하나 구분하고 규정 짓기가 어려웠다. 백과사전을 읽고나서 감상을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도깨비는 그 시대의 의식과 욕망을 총체적으로 대변하고, 그것을 놀이와 장난으로 표현했다. 보편성은 그저 거기에 따르는 것. 그러니까, 도깨비는 일종의 대중매체였던 셈이다. 가요가 되고 드라마, 영화가 되어, 사람들의 의식을 대변하고 욕망을 만족 시켜준 것. 내가 아닌 도깨비가 한 거니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가 도깨비의 르네상스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대에 사람들의 의식이 확연히 확장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욕망은 시대를 불문하고 불변하지만, 의식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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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청산가자 - 진회숙의 국악 오딧세이
진회숙 지음 / 청아출판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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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조의 '느림', 가곡성 우조의 '슬픔', 고법의 '호흡', 육자배기의 '처절함', 창부타령의 '산뜻함'에 대해서.
역시, 평론을 읽는 맛은 '경험의 해석'에 있다. 경험이 없다면, 평론은 따분하거나 교훈적으로 느껴질 수 밖에.

국악 평론은 있는데 속악 평론이 없는 이유는 뭘까. 더 이상 연재되지 않는, <굿>에 실렸던 굿판 평론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소설가 장정일은 평론의 영향력이 해당 장르의 대중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대중적 장르에 대한 평론 보다, 그렇지 못한 장르의 평론이 더 영향력 있다는 것.
결국, 평론은 예술의 구매, 예술의 소비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 '속악 평론'은 있을 수 있어도, '속악 평론가'는 있을 수 없다. 속악 평론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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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과 가곡성 우조. 만약 <사랑가>가 진양보다 빠른 장단에 계면조로 되어 있었다면, 사랑은 속된 관능의 늪으로 빠졌을지도 모른다."

"만약 <추월만정>을 피를 토하듯 통곡하는 진계면으로 부른다면 추월의 격조 높은 쓸쓸함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할 것이다."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그만큼 감각적으로 충분히 음을 수식할 여지가 많다는 뜻이 된다. 보다 정교하고 섬세하게 부르는 이의 감정을 실어낼 수 있는 장단이 바로 진양조이다. 그래서인지, 판소리에서 음악적으로 이름난 대목들은 대부분 진양조 장단으로 되어 있다."

"민요 중에 <육자배기>만큼 처절함의 극한에까지 가 있는 민요도 드물 것이다. 정제니 승화니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을 때나 생각하는 것이다. 고통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그것을 토해내는 것 밖에 달리 할 일이 없는 법이다. 그래서, 그들은 토해냈다."

"<육자배기>를 슬픈 소리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슬픔이라는 퇴영적인 단어로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의 무게를 새 희망의 에너지로 옮겨놓은, 그렇게 <육자배기>는 슬픔 그 너머에 존재한다."

"경기 소리의 신명은 다른 지방의 그것과는 빛깔이 다르다. 그것은 계면의 그늘이 전혀 없는 순도 높은 신명이며, 그래서 우리는 그 속에서 이 땅의 사람들이 겪었던 삶의 고통과 그것이 힘겨워 내쉬는 한숨의 편린조차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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