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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독- 그들은 어떻게 전 세계 선거판을 장악했는가?
제임스 하딩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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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5월 23일에 저장
절판

알파독. 망보는 개들을 이끄는 대장 개를 뜻함.
정치 컨설팅업체 소여 밀러 그룹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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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컬과 시큰둥, 둘 다 차갑고 부정적인 거 아니냐. 아니다. 다르다. 아니 다른 정도가 아니라 정반대다. 시니컬, 이건 기본적으로 방어기제다. 상처받기 싫은 거다. 해서 항상 세상만사로부터 자신을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려 놓는다. 그 복사에너지가 제 몸에 닿지 않도록. 그렇게 의도적으로 확보한 간격 덕에 비로소 매사를 차갑게 대면할 수가 있게 되는 거다. 그러니까 시니컬한 자들, 냉정한 게 아니고 실은 무서운 거다. 흥분과 기대가 실패와 좌절로 마무리된 경험을 반복하기 두려운 나머지, 아예 긍정적 전망을 스스로 절개해내는 정신적 외과수술로, 그로 인한 통증을 미리 소거하는 자기보호 수단이라고.

그렇게 시니컬이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는 거라면, 시큰둥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는 거다. 자신이라고 그 어떤 운명으로부터도 특별히 더 예외적일 수는 없다는 걸 묵묵히 수용하는 거다. 그 어떤 신에게, 제아무리 기도해도, 자기 하나를 위해 우주의 질서가 역행하는 일 따위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그래서 통증이 없어진단 소리가 아니다. 당연히 그래도 아프다. 아프지 않은 게 아니라 슬프지 않은 거다. 제 운명이. 거기서 좌절과 차이가 난다. 그렇게 자기 자신으로부터 간격을 만들어 스스로를 시큰둥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만이, 자기객관화에 도달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지성은 출발하는 거다.

(한겨레/ 김어준의 '그까이거 아나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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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어느 지회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에 가서 ‘인문학은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지속하는 것이며 그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는 것이다’ ‘인문정신은 적어도 ‘그래도 현실이..’ 따위 말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말을 할 바엔 적어도 당장 책읽기를 중단하라’ 따위 이야기를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교사가 “10년 전 학교에서 강연을 들었다. 그때 질문을 하고 B급좌파를 선물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본 듯한 얼굴이라 어디에서였냐고 불었더니 고대였단다. 10년 전 고대라.. 질문의 요지는 이랬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길을 가고 있다. 그땐 좀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 보니 그때보다 오히려 더 편안해 보인다. 비결이 뭔가.’ 동료 교사들이 자글자글 웃고 나 역시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게 사니까 편해 보이는 거겠죠. 나는 옳은 삶을 선택한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삶을 선택하고 있어요. 물론 불편한 점도 있긴 하죠. 하지만 자기존중을 유지할 수 있고, 내 아이 앞에서 부끄럽지 않을 수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 하지 않고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 만나지 않고 사니 마음 편하고. 삶에서 그런 걸 포기할 만큼 가치 있는 게 따로 있는지 난 모르겠어요.’ (출처: 규항넷/ 김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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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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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다치바나 다카시 류의 실용성을 기대하고 책을 폈다. 기대는 반절 무너졌다.
이 책은 '책을 쟁이는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책쟁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 책쟁이들은 연령도, 직업도, 관심사도 다양했다. 너르게 책 읽는 분들이야 흥미가 있을 것이나, 나처럼 관심사가 편협한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책이다. 그들은 내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임종업 기자도 이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 다독을 하다보면, 이렇게 많이 읽어 무얼 할까.. 한권이라도 제대로 읽어 나만의 텍스트를 만들어야지.. 싶다가도, 금새 또 허기가 져서 폭독을 하게 된다. 다독을 위한 타협은 메모에서 이루어 진다. 텍스트는 못되더라도, 메모라도 남겨두는 것. 그리고, 내 마음대로 다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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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산문에 공감하는 것이, 적어도 내게는 그리 만만찮은 일이다. 산문은 리포트에 비해, 사실은 적고, 느낌이 많다. 사실이 적은 것은 읽는 이로 하여금 상상을 위한 여백을 마련하지만, 문제는 느낌이다. 서술의 양과 질이 조금만 지나치거나 부족해도, 읽는이는 쉬이 지쳐 글쓴이에게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 나도 이병률의 산문이 좋더라. 그의 글이 가진 문학적 성취에 대해서는 논할 깜냥이 못된다. 다만, 글을 물론 편집에까지 묻어나는, 1인칭이 배제된 검박함도 좋더라. 읽는이의 호흡을 배려한 듯, 길고 짧은 글들도 좋았다. 그는 어떤 대목에서는 두 면 가득 사실만을 보도하다가도, 어떤 대목에서는 한면에도 여백 있는 감상을 툭, 하고 놓아두는 것이다.

- 전체적으로 보면, 여타의 여행산문에 비해 극도로 절제되어 있는 감상이, 이 책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신변잡기에 그칠 수 있는 개인의 활자들에도, 타인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의 섬세한 배려 덕분이다. 아 참, 그의 프로급 사진도 분명히 한몫을.

[보탬] 아랍 노인의 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일전에 이 부분을 읽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은희경의 문장배달'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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