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1. 25

1.
어제는 외근 나갔다가 곧바로 퇴근을 해서 한 시간을 벌었다.
외근 나간 곳이 집근처는 아니지만 거기서 회사로 돌아오면 6시가 조금 넘을 시간.
읽을 거리가 없어 어제 퇴근길은 무진장 심심하고 무료했다.
여차저차하여 그냥 집으로 갔다. 얼마만의 6시대 퇴근이냐. 흑.. 감계가 무량할 틈도 없이 대장금할 시간을 기다리며 꿈뻑꿈뻑 잠의 세계를 오락가락했다.

2.
그리고 오늘. 지각대장 찬타는 오늘도 느즈막히 일어나 읽을거리거리를 찾다가 또 지각을 했다.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손안에 쥐고.
9월 양천구민회관에서 신영복 선생의 강연을 듣고 싸인을 받은 그 책. 책 겉표지에는 언젠가 내가 겨울보다 여름이 싫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던 내용과 꼭 닮은, 그 내용이 적혀 있었다.
씁쓸했다. 단지 생각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곧은 사람을 만나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몇 장 읽지 않았는데, 삶이 다시 따스해져 온다.
낮은 곳으로의 연대를 이야기하던 그때 그 강연의 신영복 선생이 떠올라, 여러모로 쪼개져 나만 생각하려는 지금의 내 모습을 반성케 한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3.
참, 어제 마친 <파페포포 투게더>에서 적어 온 글.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p. 41 에피소드 06 내 어린 날은 그렇게
 
포레스트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요점은 글을 쓰는 거야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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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2003-11-2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무지 좋지 않나요? 신영복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웬지 나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게끔 하는 따뜻함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삶의 연륜이라기 보다는 내 삶에 함께 동참해 주는듯한 그 따스함. 싸인까지 받으셨다니 무지 기쁘시겠네요. 전 아직 작가 싸인이 담긴 책은 하나도 없는데 ^^

_ 2003-11-2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그렇고 하루가 지날수록 읽으시는 책도 바뀌시네요. 이야, 대략 대단함을 느끼고 있다는..;; 전 홍세화의 <악역을...>이 3일 걸렸고(것도 반만 읽는데-_-) 산도르 마라이 <사랑>이 대략 4일 걸렸고, 지금 읽고 있는 신경숙의 <기차는..>이 2일째입니다. 대략 3일째 그 말미를 볼듯 하나, 요즘 뭐 하는것도 없이 시간만 이렇게 툴툴 말아내고 있으니..;;

찬타 2003-11-2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음... 성격이 워낙 괴팍스러운지라.. 읽다가 잼없다 싶으면 읽다마는 책들도 꽤 된답니다. 이것저것 기분 내키는대로 읽어 대놔서.. 그냥 휘릭 보기에는 다독하는 듯 보일 수도 있겠네요...ㅠ.ㅠ. 대단함.. 그런거 느낄 필요 없숨돠~ 그냥 똥개마냥 이책저책 기웃거리면서 내 취향을 찾을 따름이지여..
 

2003. 11. 24

1.
오늘은 들고 다니던 <파페포포 투게더>를 다 읽었다.
책 디자인하는 친구가 괜찮다며 빌려줬는데, 참 따뜻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출근하자마자 부랴부랴 리뷰 올렸다.
내일이면 뜨겠지.

2.
지난주 금요일엔 책 디자인하는 친구와 일러스트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주문하면서 또 몇 권의 책을 같이 신청해서 받았다. 선물할 책은 무라까미 류의 <69> - 삶이 우울한 아그들에겐 최고라고 자족하며 맨날 선물하는 책이다. 예문 출판사에서는 나한테 상줘야 한다. 싫으면 말구. 그래도 서른 권도 넘게 사재꼈는데.. 흐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참 발랄하게 하는 소설책이다.(강추 별표 다섯갠데, 언젠가 썼던 리뷰를 날리면서 절대로 리뷰를 쓸 수 없게 된 책이다..ㅠ.ㅠ.)

3.
그래서 지난주에 새로 들어온 책들 중에 조카들 책을 또 후르륵 훑었다. <심심해서 그랬어>라는 제목만 봐도 땅기는 책. 언니네 집에 가서 잠만 자구 오니라 아그들에게 못 읽혔서, 어떨진 모르겠지만, 난 재밌게 읽었다.

4.
또.. 예전에 사다가만 놓구 어제 읽어 준 책. <도서관> 재미없었다. '엘리자메스 브라운'이라는 자그마치 여덟글자나 되는 주인공 이름 땜에 아그들은 내용이 뭣인지 모르는 눈치다. 손가락 여덟개로 엘.리.자.베.스..브.라.운 하면서 읽었는데, 이름이 졸라 많이 나와서 환장할 뻔 했다. 책 내용은 책 좋아하는 어떤 애가 책 사재기 하다가 집에 놓 데가 없어서 결국 지역에 기증했다가 도서관 관장이 되었다는, 잼없는 이야기. 괜히 샀다.

5.
거저 얻은 책. <창 밖의 사람들> 꽤 특이한 구성인데, 흐음... 애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별루인 책이다. 읽힐까 말까, 고민된다. 어디 데이빗 같은 책 또 없나.. 이게 최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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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1-2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지난 독서일기 17 이 두개다아~~~!

찬타 2003-11-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어제 고칠려구 구랬는데.. 그거시... 컴터 오류나는 바람에.. 짱나서.. 딴거하다가.. 잊었다네요..ㅠ.ㅠ.

_ 2003-11-25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파페포포 책 보다는 인터넷으로 본게 더 여운이 남았던것 같네요. 인터넷으로 보고 그 여운이 참 마음에 들어 책으로 보면 더욱 좋겠지라며 샀었는데, 웬지 넷상에서 보는 깔끔함이 더해야 할 책이, 덜하다는 느낌을...;;

찬타 2003-11-2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인터넷으로 못 봐서리, 책을 본 것만으로 만족해야겠어요.. 가끔 플래쉬로 작업된 것들 가운데 내용도 그림도 훌륭한 것들이 많던데.. 한동안 <파페포포>와 비슷한 컨셉의 책들이 붐을 이루겠어요..

ceylontea 2003-11-26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다르지만 <언제나 우는 소녀>... 리뷰 쓸라다가 도저히 글로 표현 못하겠어서 포기..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나 함 써볼까요? 흐흐
 

2003. 11. 20

1.
어제 언니를 만나기 전 교보문고에도 들렀는데, 대입원서교부기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평소에도 이렇게나 많을까 싶었다.
언니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나의 꿈 10억 만들기>란 책을 훑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별 도움이 안 되는 책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월급장이의 평균 월급을 너무 높이 잡아 놓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퇴직 평균 연령이 35세로 낮아지고 있다는데, 이 책에서는 30대는 월 3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고, 40대는 400~500까지 받는 걸 기준으로 삼았다. 별천지의 세계를 다룬 내용 같았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 모. 근데 결정적으루 부동산이나 증권에 손대지 않으면 10억 만들기는 불가능하단다. 나는 10년 동안 1억이나 모을 수 있으려나 생각하는데, 10억은 무슨~ 싶은 것이 전혀 와 닿지 않는 내용들이었다.
단지 자신의 지출 설계를 세우자는 말에는 공감이 갔다. 30대, 40대, 50대, 60대 등 자신의 인생 스케줄을 짜듯 지출 계획을 세우고 그 속에서 자신의 소비와 지출, 저축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는데, 나도 한 번 해 볼까 한다. 재테크에 대한 공부도 일상적으로 하라는 말도 괜찮았다. 근데 뭔가 알맹이가 빠진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2.
새로운 만화책을 예쁜 도야지 님한테 얻었다.
<그대 고민하지 말지어다> 5권짜리 만화책인데 재밌을까?
<빈자의 식탁>을 제외하면 예쁜 도야지 님의 추천 만화들을 꽤 괜찮았으니 다시 한번 믿으면 읽기 모드로 전환한다. 재밌는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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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1-2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 하셔라... 독서일기를 마이 페이퍼로 옮겨오셨네요...

찬타 2003-11-2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이 훨 바지런하셔요.. 만든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리 벌서 답글을 올려 놓으시다니.. ^^

_ 2003-11-21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전, 나의 꿈10억만들기 같은 책은 좀 별로인것 같아요. 그리고 증권과 부동산은 항상 투자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모험을 걸만한 '투자'라고 하지만 정작 실패하는 대다수에게는 웬일인지 '투기'로 보이더군요. 으, 그리고 보니 오랜만이네요 에궁 ^^:;

찬타 2003-11-2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호빈 님.. 버드나무 님 맞지요? 일상에 찌즌듯하면서도 뭔가에 몰입해 있는 캐리커처가 굉장히 인상적이랍니다. <나의 꿈 10억 만들기>를 훑기 전 저는 그런 생각을 했씁죠.. 이 책을 보면서 1억만이라도 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사람마다 바람의 수위가 참 다르죠? 안 사길 잘했다고 안도의 숨을 팍팍 쉬었던 책이었담다.. 오늘은 지하철을 타며 문화일보에서 새롭게 만든 <am7>이란 타블로이드 판 무가지를 받아들고 출근을 했는데요.. 또 읽어보고 싶은 게 생겼어요.. <합법적으로 세금 안내는 방법 110가지>.. 요즘은 어찌하면 새는 돈을 좀 줄여볼까 싶은 맘에 이런 책들만 눈에 들어 오네요.. 훑어 보고 또 소식 전할 게요..
 

2003. 11. 18

1.
얼마전 읽다 던지 <삼십세>가 사실은 오래 전에 훑었던 책이란 걸 알았다..ㅠ.ㅠ.
68년생인 언냐가 서른 되던 해 <삼십세>란 책을 읽고 나를 줬단다.
어째 책 표지가 낯설지 않다, 했더니만.. 역쉬나 그랬군..
그때도 던져 버렸는지 기억엔 없지만,
암튼간 익숙하고도 답답한 20대의 방황이 담긴(책에선 그게 마치 30대의 고민인 것처럼 했지만, 어쨌든간 나에겐 20대에 끝낸 고민들이당..) 이 책은, 더이상 내게 고민거리가 되지 못하고, 되어서도 안된다..

2. <삼십세>를 쳐박아 두고, 하루끼의 책을 꺼냈다.
<우울한 오후의 화려한 예감>
'도서출판 백암'이란 곳에서 나왔는데, 교정을 보긴 봤는지... 에휴..
오차에 꽤 너그러운 나 조차도 종종 눈에 거슬릴 정도다..
하루끼 단편 소설을 엮어 놨는데.. 저작료를 지불했는지, 암튼 좀 수상쩍은 책이다..
여섯 개의 단편이 들어 있는데 아직 두 편 밖에 읽지 못했지만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가 꽤 재밌다.
근데 하루끼는 장편 소설보다 단편이,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맛있다.. 다시 읽어 봐야겠다..(근데 왜 책 제목이 생각이 안 나냐..) <상실의 시대>를 지금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싶은데, 만만치 않은 분량이어서 얘는 좀 느긋할 때 다시 잡아야겠다..

3.
주말에 조카들에게 4권의 책을 사 들고 갔는데, 게으른 탓에 한 권 밖에 못 읽어 줬다. 아그들은 더 읽어 달라구 마구마구 떼를 썼건만..ㅠ.ㅠ.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책은 꽤 재밌다. 동물 그림이 별로 예쁘진 않지만, 모.. 괜찮다.. 동물마다 똥 모양이나 색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언니가 "그래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게 모냐?"라고 물었을 때, 솔직히 별루 할 말이 없었다. 어린이책 베스트에 각종 리스트마다 올라가 있었던 것 같은데... 흐음..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 그저그런 책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조카들은 즐거워 했다. '똥'에 어감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으니, 역시나 책에 대한 판단은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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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3-11-2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내머리에는 잘 선택 하셨습니다..아이들이 각동물의 똥에대해서 공부도 되고^^관찰력 추리력도 길러지고...마지막 반전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답니다..한스머리에 떨어지는...검은물체는 뭘까요?? 그리고 이렇게 똥이란 소재를 맛스럽게 요리했다는게 존경스럽더군요..'똥벼락"도 읽어주세요..아주 재미있어요
 

2003. 11. 14

러셀의 <행복론>을 내려 놓고
재밌을 것 같아 집어든 <삼십세>
나보다 한두 살 위인 어떤 이가 추천해 주길래 덮썩 집어 들었는데
내 취향이 아닌 갑다.
삶을 떠돌며 자신의 한계를 즉시하게 되는 삼십이라는 나이.
그 언저리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회의하는 그런 산문인데..
이미 20대 초반에 끝내버린 고민들이어서인지
이제 이런 글은 지겹다, 라고 생각했다.
서른을 몇 달 앞둔 나이.
그래서 왠지 꼭 읽어 두어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집어 들었는데, 썩 좋지 않다. 문장 하나하나는 꽤 괜찮은데, <밥먹이의 지겨움>을 읽었을 때처럼, 화려한 문장 아래에 뭍어 있는 무거움이 모랄까... 사치스럽다고나 할까..
사유 속에서만 삶을 고단하게 사는 이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잠시 짱박아 놔야겠다..
언젠간 필이 꼽혀 다시 집어 들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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