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2. 10

에고에고, 안되겠다.
일단 한 줄이라도 써 보자.
새해가 시작된지 어언 두달이 다되어 가도록 글을 올리지 못했다.
누군들 바쁘지 않고, 누군들 분주하지 않을까.
그래도 그 누군가들의 누군가는 끊임없이 자신을 기록하고 또 짖꺼리고 있다.
바쁨을 핑계삼지 말지어다.
한줄한줄 쓰다보면 이것 또한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되겠지...
다시, 요이땅~!

올해는 이것저것 그냥 눈가는 대로 읽고 있다.
최근 읽고 있는 건 <기생수>
인간의 몸에 침투해 기생하며 인간의 두뇌를 장악하고 인간을 잡아먹는 외계 기생생물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책 서두에서 그동안 인간이 저질러 왔던 생태 파괴, 환경 오염 등의 문제를 저질러온 인간의 수가 100분의 1로(10분의 1이었나? 가물가물) 줄어든다면, 이라는 물음 통해 인간의 대체 모냐는 질문에 다가간다. 3권까지밖에 아직 읽지 못했지만, 허엄.. 이상하게도 끌린다. 자신의 뇌를 점령하려다 실패한 기생생물을 오른손에 넣고 사는(?) 주인공의 변화 때문이려나. 점점 강해지면서, 우리가 보통 인간적이라고 했던 본성들을 조금씩 잃어가는 주인공이 앞으로 어찌 될지 몹시 궁금타.

또 <딥스>라는 책도 읽었다.
자폐증을 보이는 한 아이를 놀이치료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고 타인과 자신을 인지하며 소통하고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세세히 관찰해 쓴 책이다. <한 아이> 만큼의 감동은 덜하지만, 여전히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책이다. 한부로 아이에게 맞장구를 쳐 주거나 칭찬을 통해 어떤 행동을 강화시키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행동도 그 아이에게 꼭 맞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아이의 가능성을 제약할 수 있는 행동들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 어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민케 만들어서 이레저레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 <간디학교의 행복 찾기>
조한혜정 교수가 추천 글을 잘 써서 계속 읽다보니 어느새 다 읽어 버렸다. 대안학교, 하면 무조건 좋은 교육이거나 중산층을 위한, 돈많은 사람들을 위한 교육 쯤으로 신비화되거나 부정적으로 다가왔던 측면들을 저자가 오랜시간 지켜본 것을 토대로 기술해 내고 있어 신뢰가 간다.
공교육의 비판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가는 과정으로서의 대안학교, 쓰리고 안타까운 현실 때문에 다시 또 우리 사회를, 그중에서도 교육 관료들을 욕하게 되지만, 여전히 한땀한땀 일구어 가는 애씀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여전히 우리 교육의, 우리 사회의 희망을 말할 수 있게 한다.
우리 아이들을 어떤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가, 우리는 다음 세대들에게 무엇을 전해 주어야 하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통해 1%의 엘리트, 잘난 사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정말 자신을 존중할 줄 알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아이들, 그 속에서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케 만든다.

또 <성공한 괴짜, 천재, 리더들의 유쾌한 역발상 73가지>
누드 양장이라는 컨셉의 책 모양이 특이해 무조건 샀다. 북아트의 개념으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참 재밌겠단 생각도 잠시 했는데, 내용이 너무 후저서, 전시용으로 갖고나 있어야 겠다. 어느 일본인이 쓴 짧은 글들의 모음인데,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시대에 잘 알려진 사람들을 수박겉핥기 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더욱이 신문 등지에서 한두 줄 인터뷰했던 내용 정도가 다여서리 이런 내용으로도 책을 만들 수 있구나 싶었다. 돈은 좀 아까웠지만, 이쁜 책이니까 봐준다.. 에헴.

또 몰 읽었지.. 엄.. 기억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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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2-1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찬타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잠시 서재를 비워두었던 서재 주인들이 돌아오는 날인가봐요...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서재들이 오늘 약속이나 한듯이 글들을 올려주시네요.. ^^
점심 먹기전에.. 찬타님 서재 들어와서 코멘트 적다가... 점심 먹고와서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

찬타 2004-02-1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진짜 지켜보고 계시는 분들이 있었네요.. 쥔장도 방치해 놓은 공간을 이리 글 올리자마자 짠~하고 답글을 달아주시다니.. 감계무량입니다요.. 다시 필받아서리.. 열라리 적어내려가야겠어요.. 신난당~ 실론티님 캄솨해여~

카르페디엠k 2004-02-1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드 양장은 모꼬? 크허허 기생수 지금쯤은 다 읽었겠쥐? 고맙쥐

찬타 2004-02-19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드 양장은 책등을 커버로 씌우지 않고 그냥 접지 상태에서 실로 꿰매놓은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표지를 이야기 한대.. 북공방이었나, 하는 데서 특허도 냈다네.. 함 와서 보구려.. 북 아트란 개념에서 보믄 디자인 감각면에서는 꽤 뛰어난 듯혀.. 내용은 구리지만..ㅠ.ㅠ. 기생수는 다 읽었음.. 재밌었음.. 물론 땡큐함..ㅋㅋ
 

2003. 12. 20

우앙~ 얼마만에 쓰는 독서일기냐..
3주는 지났네..
그동안 여유가 별로 없었는지, 생각을 가다듬을 시간이 없었던지 암튼간 이레저레 분주했다.
우리 나이로 내년이면 서른.
사회인으로 나선지 다섯 해 쯤 됐는데도 모아 둔 돈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재테크와 관련된 것들에 눈 돌아간 시간이었다.
늦게나마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2]를 읽고 나서 80세까지의 나의 머니 스케줄을 세웠고,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들이 쓴 [돈버는 투자 방법]인지 모시껭이지에 관한 책도 사 봤다.
읽고 나니 분명 돈 버는 사람들은 정말 따로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하여.
앞으로 딱 7년 동안만 직장을 다닌 후에도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가능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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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2-2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샐러리맨으로 돈 모으기 참 힘든 세상이죠?
세금도 정말 제대로 꼬박꼬박 많이두 내고.
은행금리는 낮고, 주식도 영 그렇고... 부동산 투기할 돈도 없지만... 어쩌다 집 사고 파는 것도 남는 것 없게 되버린 세상이네요.
여튼... 안쓰고 모으는게 그나마 최선인듯 하네요.. ^^

오래만에 찬타님 독서일기 반갑습니다.. ^^

찬타 2003-12-2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쓰자 마자 반가워해 주는 이가 있으니 힘이 불끈불끈 솟사옵니다..^^

카르페디엠k 2004-02-1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근데 그 리스트 보고 있자니 왠지 더 처량맞은 느낌이든다.
일은 하고 또 하는데..어째 하나도 안한거 같이..느껴지니 말이다..
 

2003. 12. 1

새로운 달,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요즘은 이상시리 책으로 손길이 잘 가지 않는다. 피곤해서 그러려나. 아니 아침에 집어 드는 <am7>이라는 무가지가 출근길에 따라 붙기 때문인 듯하다. 읽어야 하거나 읽고 싶은 책이 주루륵 쌓여 있는데, 거참 곤란하다. <am7>은 문화일보에서 수도권 도시들을 비롯한 지하철역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겨냥해서 만든 타블로이드 판 신문(?)인데, 언론이라고 하기엔 좀 뭣하긴 하지만, 문화나 연예계 소식, 짤막한 정치,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도 종종 즐겨 읽고 있다. <metro> 보다는 보수적인 성향이 덜하고 아는 이가 쓰고 있는 문화 기사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늘은 월요일. 포천에서 홍대로 출근을 하면서 <am7>을 다 읽고는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들어다 놨다 했다. 지금은 꽤 재미없는 이야기들이 있는 부분이어서 그런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책을 바꿀까 끝까지 읽을까 고민중이다. 이 책을 읽어야 이이의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 있을 텐데, 거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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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1. 30

11월의 마지막 리뷰를 허접하게 마구 써서 올렸다. 이게 오늘 날짜로 올라가야할텐데, 걱정이군.. 10개 이상의 리뷰를 올려야 5천원 짜리 상품권을 받을 수 있기에 열라게 올렸는데.. 정말이지 좀 허접하다... 것두 읽기 가장 부담없는 세모책 <심심해서 그랬어>를 썼다.. 이러면 안되는데... 12월엔 이런 짓 하지 말아야겠다.

어제는 <쏠온더스킨 soul on the skin>이란 공연을 봤다. 얼마전 병역 회피를 위한 전신문신 파문 이후, 웃끼게도 문신을 해 준 사람, tatooist를 잡아간 사건이 발단이 되어 만들어진 공연인데, 나의 사랑 신해철이 사회를 맡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갔다 왔다. 관련 법 조항도 없는 상황에서 병역 회피 문제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자 일단 관련자를 잡아 들여놓고 의료법 위반이라는 말도 안되는 조항을 걸고 넘어지고 있단다. 정말 젖같은 대한민국이다..

덕분에 나야 모, 공연 잘 보고 잘 놀고 사회적인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입장인지 모르겠으나, 암튼간. 마왕은 대단한 사람이다. 집회와 시위로 획일화된 사회 저항의 표현을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으니..

이날 모인 사람들이 과연 집회에 갈까나.. 절대 아니쥐.. 이런 사람들에게까지 사회적 문제를 함께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날 공연은 충분히 훌륭했다.

해철이와 관련된 책을 좀 봐야겠다. 마왕 만세~(근데 내가 왜 독서일기에 이런 걸 쓰고 있나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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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1-30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갑자기 마련된 찌리릿님 닭한마리 번개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저는 그 모임 갈 수 없는??? 상황이었었는데.. 가게 되어서...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찬타님도 꼬셔서 같이 가자고 할 것 그랬다고 생각했었는데.. 찬타님은 찬타님 나름대로 좋은 시간을 보내셨군요...

찬타 2003-11-3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번개 모임이 있었구나.. 재밌었겠네요,.. 담에 그런 모임 있음 즉각 불러 주시옵소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꼭 알라딘 폐인들은 보고 싶네요..

ceylontea 2003-12-0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 말씀하시니... 더더욱 아쉬운 생각이...
찬타님 다음 번개땐 꼭 만나보아요~~~.
 

2003. 11. 26
 
1.
어제는 월급날. 30대를 준비하며 재테크와 관련된 생각을 모아 봤다.
모 특별한 게 있을까 만은 얼마전 교보문고에서 잠시 읽었던 <나의 꿈 10억 만들기>에서 일설한 나만의 자금계획을 세워본 것이다. 얼마나 직장 생활을 오래해야 할까.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가 받게 될 돈과 지출하게 될 돈, 저축할 수 있는 돈 따위를 따져 보았다. 이미 오래 전에 했어야 했던 일인데, 이제사 부랴부랴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긴 하지만, 하고 나니 맘이 편해졌다. 30대에는 좀더 짜임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돈 뿐만 아니라 책읽기나 일하기 등의 계획도 좀더 촘촘히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가는 길에 지하철역에서 <까사리빙> 12월호를 샀다. 이 잡지사에서는 매년 12월 매우 고급스러운 가계부를 준다. 3년째 샀는데, 두 달 이상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내년에는 꼭 계획적으로 꼼꼼히 써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젯밥에 혹해서 사게 되는 잡지라서 그런지, 음... 읽을거리가 별로 없다. 혹은 관심밖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2.
오늘 아침에 비몽사몽하면서 출근했다. 눈떠보니 8시 반. 이구 또 지각이다. 부랴부랴 씻고 나왔는데 신영복 선생의 글이 머리로 들어오다가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고 했다. 잠시 읽기를 멈추고 안경 안 낀 눈으로 지하철 역사의 사람들을 바라봤는데... 물론 뵈는 게 없었다..ㅠ.ㅠ.
출퇴근 시간에 간간히 읽게 되는 책들. 비몽사몽이든 맑은 머리든 삶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좋은 책은 정신이 맑지 않아도 좋은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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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1-27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흐흐.. 저도 까사리빙 가계부에 더 관심이 있어서...살까 생각중입니다. 근데 그 귀찮은 것을 쓸까나? 또.. 가계부가 좋으면 아까워서 쓸 수 있을까요? -,-

찬타 2003-11-27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구찮은 것을 쓸 수 있을른지는... 엄... 2년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2년 이상의 실패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 같숨니다.. & 가계부가 아까워서 못 쓸 일은 없답니다. 왠지 좋은 게 생기면 막 써보고 싶지 않나요? ㅋㅋ

ceylontea 2003-11-28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음.. 좋은게 생기면 아끼다가....예쁜 포스트잇도 결국은 접착력이 떨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쿨럭...
찬타님.. 서재제목이 '게으른 피'....... 피하니까... 붉은 색이 떠올라... 요즘 <색의 유혹>을 보고 있는 관계로... ^^

찬타 2003-11-30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색의 유혹> 소제목을 참 잘 정한 책이죠? 필요함직한 것들을 모다 들어 있는 듯한. 필요할 때 봐야지, 하면서 아직 본격적으로 읽진 않았는데, 꽤 괜찮겠다 싶은 책이지요.. 게으른피는 노동판에서 노래 부르는 연영석이란 사람의 이름인데, 언제 함 그 사이트 소개해 드릴께요..

ceylontea 2003-11-30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명록에 남기신 글 보고 그 사이트 가봤습니다..찬타님이 하신 ''자신이 치열하게 살아 갈 수 없다면,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계속 그렇게 힘내서 살아 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도
참 아름다운 일이겠지요..''라는 말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