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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최성일 지음 / 책동무 논장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따끈따끈한 책을 만난 건가? 오뉴월에 나온 책을 읽게 될 줄이야.. 암튼간 '해외 사상가 70명과의 즐거운 만남'이란 부제가 붙은 약간은 작고, 약간은 두텁고, 또 약간은 가볍게 느껴지는 이 책을 들고 지하철을 오르내리며, 약간의 맛을 본 첫 느낌은 이렇다. '약간의 실망.' & '또하나의 긍정!'
그러니까 이책은.. 민음사에서 나온 <103인의 현대사상가> 류의 책인데, 그것보단 뭔가 덜 무거운 냄새가 나고, 자료도 충분한 느낌이 들진 않는다. 때때로 여기 나열되어 있는 사람들의 책을 저자가 정말 제대로 읽고 쓴 걸까 의심가는 대목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아직 몇 채텁 읽어 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이이는 데리다는 잘 모르되(물론 나보단 잘 알겠지만..) 그람시의 열렬한 팬인 듯하다..
그래도 이 책에 정이 가는 건 아마도 '어설픈 강준만'이란 닉네임을 가졌다는 최성일이란 작자의 진솔함 때문인 것 같다. 최성일은 책 머리말에서 이 책의 한계(?), 단점(?), 아니면.. 이 책에 가해지게 될 비판이나 비난지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듯하다. 그리하여 이런 말을 한다.. '처음 연재할 때의 기획 의도는 출판의 관점으로 20세기 사상가들을 조망한다는 자못 거창한 것이었으나 실은 서지정보만이라도 정확하게 전달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책 속에서 저자의 이런 진솔한 말을 듣고 나면 무작정 너그러워지는 이 요상한 독자도 좀 그렇긴 하지만.. 어찌하랴.. 귀여운 것을... 암튼 오늘 읽은 분량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어 기록해 둔다..
p.19
버트란드 러셀을 소개하며 인용된 문구 하나가 마음에 든다.. 저자는 러셀의 저서 <행복론>을 이야기 하며 러셀에 대한 첫인상을 본질과 다르게 각인시킨 결과를 낳았다고 하지만, 어찌됐건 난 이 책에 나왔다는 그 문구 때문에 러셀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됐다.
<행복론>의 원제 <행복의 획득(The Conquest of Happiness)>에서 러셀은 행복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능한 한 광범위한 관심을 갖는 것, 가능한 한 당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사물이나 인간에 대해 적대적이기보다 오히려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라고.
그래서 dczume는 오늘부터 가능한 광범위한 관심을 가져보도록 노력해 보기로 했다..
2002. 08. 26
최성일,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논장,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