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를 먹는 불가사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
정하섭 지음, 임연기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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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우리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상상의 동물 시리즈로 기획한 책들 중 하나인데, 내용도 그림도 훌륭하다. 전쟁이 잦던 고려 말기, 온갖 쇠를 다 먹어치우고 다니다가 조선이 세워지면서 사라졌다는 '불가사리'에 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몄는데, 감동이 짙다. 전쟁으로 남편과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달래던 시골 마을 어느 아낙. 밥풀떼기로 불가사리를 만들어 자신의 한을 달랜다.

밥풀떼기 불가사리야
너는 너는 자라서
쇠를 먹고 자라서
죽지 말고 자라서
모든 쇠를 먹어라
다 먹어 치워라

이 아낙의 바람이 밥풀떼기 불가사리에게 생명을 불러일으키고 바람대로 불가사리는 아낙의 집에 있던 바늘, 가위, 솥부터 시작해서 저 멀리 전쟁터에 있는 창과 방패까지 모두 먹어 치운다. 전쟁에 대한 한을 상상의 동물을 통해 풀어내는 힘이 놀랍다. 중간중간 리듬감 있는 가락들도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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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 아버지와 함께 읽는 세상 이야기 1
데이비드 스미스 지음, 셸라 암스트롱 그림, 노경실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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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세계화 의식을 갖도록 안내해 주는 책. 60억이 넘는 세계 인구를 100명이라고 가정하고 인구, 나이, 종교, 나이, 식량, 교육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100명 밖에 안 되는 사람들 중에 누구는 부자이고 누구는 가난하고, 또 누구는 교육을 잘 받고, 누구는 못받는 모순적인 사회상도 간략하게 담겨 있다. 출간 후 꽤 큰 주목을 받았는데, 글쎄... 이제까지 없던 책이고, 세계를 한눈에 보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으나 너무 단조롭다. 의도도 시도도 무척 의미있지만, 솔직히 재미를 얻거나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림은 꽤 강한 인상을 풍기지만 모든 컷이 전경을 다루는 식이어서 역시 단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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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 온다 보림 창작 그림책
이상교 지음, 이성표 그림 / 보림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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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산을 선물받은 아이가 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잘 담아냈다. 선물 받은 우산을 쓰려면 비가 와야 하는데, 왜 오지 않지? 이 소린가? 저 소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내 비가 내린다. 똑또닥 똑또닥 후둑 후둑 후두둑 토닥 토닥 탁탁탁 투둑 투둑 투두둑 쪼록 쪼록 쪼로록 톡 톡 톡 토독. 소리만 들어도 비가 내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만큼 소리말과 몸짓말을 잘 나타냈다. 조카에게 이 책과 함께 우산을 선물해 주고 싶다. 조카도 동화 속 '단이'처럼 비를 기다리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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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번이나 산 고양이
요코사노 / 종이나라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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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의 <고양이>, 에릭 바튀의 <빨간 고양이 마투>에 이어 요코 사노의 고양이 그림책을 읽었다. 우리 삶과 친숙한 고양이를 끌어들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 동서양이 모두 비슷한 것 같다. 오늘 읽은 요코 사노의 그림책은 음... 잘 모르겠다. 전쟁을 좋아하는 왕이든, 서커스단 마술사에게, 그냥 여자아이든, 도둑이든 언제나 누군가에게 속해 있으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고양이. 처음엔 고양이를 소유한 사람들의 죽음을 예견하는가 싶었는데, 아니다. 각기 다른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전쟁을 좋아하는 왕과 함께 있던 고양이는 화살에 맞아 죽고, 마술사와 함께 있던 고양이는 마술사의 실수로 죽는다. 도둑과 함께 있을 땐 털러 간 집을 지키고 있던 개에게 물려 죽고.... 100만 번이나 죽어 죽음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또 다시 태어난 고양이는 누군가에게 속해 있는 고양이가 아니라 그냥 스스로의 주인인 멋진 도둑 고양이로 태어나고 제 짝을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나이가 들어 제짝의 죽음을 처음으로 대하면서 슬픔을 느끼고 결국 자신도 진정한 죽음에 이르게 되는데... 흐음...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여전히 아리송하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보다, 누군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존재가 더 아름답다는 건가? 아니면 세상에는 다양한 죽음이 있고, 누군가 그의 죽음을 슬퍼해 줄 때 행복하다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역시나 잘 모르겠다. 요코 사노의 명성은 꽤나 높고 이 책도 일본 전국학교 도서관 선정 도서라고 나와 있는데, 어려운 것인지 작가의 의도가 불명확한 것인지...
아무튼 죽는 방식은 다양하고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슬프게 받아들인다는 것만 확인하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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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배선숙 원더우먼 2024-02-12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자기로 사는건 나답게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고 사는것의 중요성을 말하는고 있는것이 아닐까요?
 
빨간 고양이 마투
에릭 바튀 글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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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친구가 된 빨강 고양이 마투
얼마전 자료실 책장에서 현덕의 <고양이>를 꺼내들며, 고양이 관련 그림책을 몇 권 더 뽑아 두었다. 오늘 읽은 책은 <빨간 고양이 마투>. 너무나 평화로운 일상에서 새알과 마주친 마투가 처음에는 그 새알을 먹을거리로 보다가 나중에 새알이 부화되어 생명이 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소중한 친구로 거듭나는 모습을 담았다. 지금 내 나이에 보기에는 꽤 평범한 이야기 같은데, 왜 알퐁스 도데 어린이 문학상까지 받았을까 곰곰 생각했다. 그림도 고양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투박하고.... 아마도 이 책에 담긴 철학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와 내 시간을 나누기 이전에는 모두 하나의 의미없는 물질이었다가 무언가를 나눈 이후 소중한 무엇이 되는 그 과정. 그래서 이 책은 <어린왕자>를 닮았다. 그래서 빨간이 중요한 색깔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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