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사라졌어요
이정희 글 그림 / 문학동네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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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의 낯익은 주제, 미아 소동을 주제로 한 그림책이다. 엄마와 함께 은행에 간 남매가 엄마를 잃어버리고 집까지 무사히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는데, 너무 낯익는 주제인 데다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아 재미없다. 엄마를 잃어버리고도 지들끼리 집에 가보고자 하는 결심에서는 겁먹은 아이들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고, 이후 별탈없이 돌아온 아이들을 야단치는 엄마의 모습에서도 아이들을 잃어버리고 애타게 찾아헤맨 흔적이 베어나오지 않으니 역시 동일시하기 힘들다. 글 말미에서는 엄마를 잃어버리면 그 곳에 계속 서 있으라고 하지만, 남매가 집에 돌아오는 과정은 나름대로 재밌어 보인다(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무엇을 위한 동화일까 생각했다. 리얼리티를 강조했다고 하기엔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살아 있지 않고, 교훈적인 이야기라고 하기엔 말과 이야기가 따로 논다. 아이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별루인 책. 그림은 제3회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 대상 수상작으로 꼽혔다. 표지가 참 마음에 든다. 그러나 현실과 동화의 세계를 잘 조화시켰다는 심사위원들의 평은 과장인 것 같다. 심사위원들이 남자들이어서 엄마의 시각, 아이를 키워본 사람의 시각을 너무 높이 산 게 게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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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만났어요 - 가을 계절 그림책
한수임 그림, 이미애 글 / 보림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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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과 따사로운 햇볕, 아침 저녁으로 코끝을 스치는 바람, 그 속에 여유로움을 담은 가을을 상상했다. 가을을 담은 동화책 한권을 들고 조카를 만나야지, 했다. 그런데 책 속의 가을은 너무 답답했다. 무거웠다. 가을을 너무 꾸며낸 탓이다. 말들은 시와 산문의 딱 중간에 있었고, 내용은 너무나 피상적이고 단조로웠으며, 몸짓을 흉내낸 말도, 소리짓을 나타낸 말도 모두 너무 어설펐다. 그림은 파스텔톤으로 한 편 한 편 참 잘 그린 그림인데, 답답하다. 가을을 갈색만으로 나타냈기 때문이다. 어느 해질 무렵 저녁놀이 진 때처럼, 낮에도 밤에도 모두 모두 갈색이었다. 가을은 눈부시게 푸르른 청명한 하늘색과 크게들 뭉쳤지만 아무리 봐도 무거움을 느낄 수 없는 구름색, 짙푸른 녹음에서 형형색깔의 잎파리로 변해가는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그런 색이 아닐까?  이 가을 나는 가을을 담은 동화책 한권을 들고 조카를 만나야지, 했다. 다른 책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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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블라디미르 스쿠티나 글, 마리 호세 사크레 그림, 유혜자 옮김 / 분도출판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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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나라를 그린다면 딱 이런 느낌의 그림이겠다 싶은, 부드러운 유채화가 참 이쁜 책.
얼마전 시계를 선물받고 5분마다 시간을 체크하던 일곱 살 짜리 아이가 생각나 집어들었다. 혹시 선물할 만한 책일까 싶어서.
언제나 "바쁘다, 바빠~"를 연발하며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다는 어른들. 그들을 보며 시간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너무 조금밖에 주지 않아 나쁘다고 생각하게 된 아이는 시간을 찾아 나선다. 결국 시계를 고치는 한 할아버지를 시간 괴물로 착각하지만 할아버지는 지그시 미소를 보이며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시간은 사람에 따라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는 것, 시간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이 가능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등에 대해서. 시간 할아버지를 만나 시간에 대해 어렴풋하게 나마 알게 된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 엄마아빠와 오늘 겪은 이야기를 즐겁게 해 준다. 자신에게 조금만 시간을 내 주면 자신이 오늘 겪은 동화 나라 이야기를 해 주겠다면서.
바쁜 어른들 때문에 언제나 심심한 아이들 모습을 참 잘 담았고, 아이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해볼만도 했겠다 싶게 공감가는 책. 어른이라면 시간이 없다고, 바빠 죽겠다고 습관처럼 내뱉는 지금 자신의 모습을 잠시라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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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1 - 어린이를 위한 경제 만화 만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보도 섀퍼 원작, 그림나무 글.그림 / 을파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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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경제 동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를 각색해 3권의 만화로 엮은 책. 원작을 읽지 않아 얼마나 원작에 충실한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은 많이 사라졌다.
허황된 이야기보다는 돈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 그리고 필요하다면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거나 펀드 등으로 투자를 해 보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꾸준히 '성공일기'를 쓰며 자신의 바람을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한발 한발 꿈을 이루기 위해 다가가는 것, 어떤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겁먹지 말 것 등을 이야기하고 있어 좋았다. 이런 이야기들은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것들이고 어려서부터 배운다고 해서 나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여러 위험이 있다.
처음 책 장을 넘기면 키라가 하인들이 줄줄이 딸린 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개들과 함께 행복한 꿈에 젖어 있다 현실로 돌아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단 거부감이 인다. 이유는 누군가의 고됨 위에서만 나의 편안한 생활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데, 돈으로 누군가를 부리는 일을 너무도 당연한 바람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돈만 있으면 다른 사람의 수고로움에 대해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 없이 너무 당연하게 누길 권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말이다.
또 키라가 개를 돌보는 일을 하며 돈을 벌다가 일손이 부족하여 친구를 고용하고, 이익 배분을 하는 장면에서는, 이익의 50% 이상을 로열티로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일하는 사람보다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일하게 만들어 준 사람이 더 중요하며 반 이상의 권리를 지닌다는 이야기인데, 이 역시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 때문에 가난한 사람은 끝도 없이 가난해지는 원인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밖에도 소소하게 키라에게 일한 대가로 제공되는 너무 많은 돈의 액수도 문제시하자면 할 수 있겠고, 돈을 버는 방법이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보다 주식투자 등을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점, 열심히 일하는 키라 부모를 무능한 사람들로 묘사하고 있는 점 등이 못마땅하다.
그간 이런 어린이용 경제서는 없었던  어린이 책 시장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돈에 관해, 경제 관념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어떻게 실천해 가야 할지를 다루고 있어 베스트셀러로서의 충분한 재미와 내용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부자와 가난한 사람에 대한 편견, 노동에 대한 편견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딱 좋은 책이라고 권하기는 어렵다. 다만 돈에 대해 어느 정도 '분배'의 측면에서, 공동체적인 시각을 가진 어른과 함께 읽는다면, "책에 나온 것과 현실은 꼭 같지 않지만, 이런 건 좋은 것 같구나~"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따로 또 같이 읽어낼 수 있다면, 이 책은 참 괜찮은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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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졸려!
크리스틴 다브니에 글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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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혹해서 읽은 책. 너 졸려? 나도 졸려~!
잠자리를 찾아 헤매는 쥐과의 '마못' 이야기. 가는 곳마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통에 결국 잘 곳을 못 찾고 끝이 나는데.... 음.... 이야기성이 무지 빈약하다. 주제나 소제는 꽤 신선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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