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rrogate Mother』를 읽었다. 읽는 시간은 참 즐거웠는데,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들고. 아무튼 그랬다. 이때쯤 한 번 만나주는 맥파든 랭킹.

쉽게 싫증을 내는 편이라 한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지는 않는데, 프리다 책은 연거푸 읽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어서인데, 안 좋은 점이라면 이어서 읽다 보니 각 작품의 주인공들이 서로 섞여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 각각 다른 캐릭터지만, 성격, 행동, 특히 외모가 비슷해서 한 사람으로 수렴된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이 리스트는 어디까지나 내가 좋았던 작품 순이기는 한데, 살짝 돌아보니 첫 번째 책을 제외하고는 최근에 읽었던 책들이 앞쪽으로 배치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란 건 단순히 '최근에 읽은' 책이란 말인가.











1. The Housemaid

"Who has the time?"

I bite back any kind of judgemental response. Nina Winchester doesn't work, she only has one child who's in school all day, and she's hiring somebody to do all her cleaning for her. (5p)

프리다 맥파든 월드의 시작을 알리는 책이다. 표지를 특히 칭찬하고 싶은데, 작품 전체의 느낌을 잘 살려내었다. 콩쥐처럼 니나에게 당하는 작품 속 화자가 아니라, 팥쥐처럼 못된 니나에게 감정이입하는 나를 지켜보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2. The Surrogate Mother

프리다 맥파든의 9번째 책이다. 표지 선호도는 하우스메이드 1권에 버금갈 정도였는데, 읽으면서 제일 힘들었다. 구약성경 <창세기>의 '사라/아브라함/하갈'의 구조가 그대로 차용되었다. 이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다락방님의 보석 같은 페이퍼 '하갈이 오만하다는 말입니까?'(https://blog.aladin.co.kr/fallen77/16509349)를 참고하시면 되겠다.

이 책은 이 기본 구조 속에서 '사라'의 입장에서 쓰여졌다. 아이를 그렇게나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었지만 어렴픗이 알 것도 같아, 그러니까 정확히는 알 것도 모를 것도 같아 괴로웠다. 남편의 아이를 가진 여자, 자신과 비슷한 용모이지만 자신보다 열 살이 어린, 젊고 아름다운 임신한 여성을 바라보는 화자의 심정 역시 알 것도 모를 것도 같아 심기가 불편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맴도는 질문은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의 물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어떻게, 사랑이.... 사랑은 변한다. 사랑은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마음도 변하고 외모도 변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장내 세포들도 한 달 반에서 두 달 사이에 새로운 세포로 변한다. 변한다. 결국에는 변한다.

그의 마음이 변할 것인가에 대해 화자가 가진 두려움과 걱정. 사랑도 변하고, 우정도 변하고, 신뢰가 사그라들고, 그리고 나 자신도. 막을 수 없는 엄연한 사실과 겹겹이 쌓여가는 진실들, 그리고 우주적 법칙 앞의 나. 답은 역시나 '받아들임'이던가.











3. The Locked Door

읽는 중에 마음이 제일 간절해졌던 작품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람마다 부족함이 있고, 말할 수 없는 각각의 비밀을 가지고 있지만, 노라가 의지하고 비밀을 털어놓을만한 딱 한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고 여러 번 생각했다. 이 소설의 끝이 해피엔딩이길 간절히 바랬다.











4. Never Lie

좋아한다고 고백하면서, "You don't have to say it back."이라고 남주가 말해서 좋았다. 실상은 과도한 열정과 집착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되 강요하지 말 것. 고백하되, 강제하지 말 것.











5. The Wife Upstairs

자신의 몸을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어떤 사람이 그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말을 빼앗긴 사람은 자신의 언어를 어떻게 되찾아야 할까. 말하기를 부정당한 사람은 어떻게 그 권리를 찾아올 수 있을까. 이 소설의 다른 한 축은 현재 언어를 빼앗긴 사람의 기록이다. 일기는 강하다. 일기는 힘이 쎄다.














6. The Housemaid's secret

미래를 함께 하고 싶은 사람, 함께 살고 싶은 사람에게 고백할 수 없는 내 비밀. 말할 수 없고, 고백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7. The Coworker

Caleb believes I'm a better person than I am. He can never know the truth. (<The Coworker>, 353/361)

나를 믿어주는 그 사람을 위해, 나를 더 나은 나로 믿고 있는 그를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8. The Housemaid is watching

이웃집 여성의 과감한 플러팅이 과한 면이 적지 않다. 핫한 남편과 사는 여성의 괴로움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9. The Housemaid's wedding


결혼한다. 하우스메이드가 결혼한다. 저기 저 멀리 수상한 사람이 보이고... 하우스메이드는 결혼한다.


책장을 한참 뒤지고 나서 샐리 루니의 『Beautiful World, Where Are You』가 집에 없다는 걸 발견했고, 알라딘과 교보 구매 내역을 확인해 보니, 없는 게 아니라, 구매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백 년 뒤를 약속한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가는 길에 광화문 교보에 잠시 들렸는데, 아하하. 그 책 없는 거 실화인가요. 국내 최대 규모의 서점에서 샐리 루니 책이 없다니요. 샐리 루니 자리에 다른 책만 있고, 내가 찾는 책 없다니요. 터덜터덜 돌아서기 직전에 한 바퀴 돌아보는데, 사이좋게 모여있는 프리다 맥파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프리다 맥파든 이어서 읽는 사람 나밖에 없는데. 아, 프리다 책이 이렇게 전시된 거는 광화문 교보에서 처음 본단 말이지요. 나를 위한 것입니까. 진정, 이건 나를 위한 것이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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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5-08-20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정도면 사랑 아닙니까?!

단발머리 2025-08-20 10:54   좋아요 1 | URL
참사랑 ㅋㅋㅋㅋㅋ😘😍🥰💕💙

수이 2025-08-20 11:03   좋아요 0 | URL
반사 😝

단발머리 2025-08-20 11:18   좋아요 0 | URL
😳😨😢🥺😤

수이 2025-08-20 11:26   좋아요 1 | URL
귀여운 반응이군요 흠 그렇다면 어디 한번?!

단발머리 2025-08-20 11:27   좋아요 0 | URL
성공이다! 😆🤩😎

수이 2025-08-20 14:07   좋아요 0 | URL
교보 달랑 1권 방금 없어졌네 🥵 인기가 어마무시

단발머리 2025-08-20 14:35   좋아요 0 | URL
알라딘 페이퍼백 글씨가 작다고 독서괭님이 알려주셔서 하드커버 주문하려니 9월 1일에 온대요. 혹시나 하고 아마존 갔더니 1.91달러라고 해서 일단 킨들에 넣어두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샐리 루니 이야기하는거 맞죠? ㅋㅋㅋㅋㅋㅋ

수이 2025-08-20 15:37   좋아요 1 | URL
샐리 루니는 아예 없음 ㅋㅋㅋ

바람돌이 2025-08-20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우스 메이드 결혼한다구요. 설마 결혼이 호러인건 아니죠? 표지의 저 핑크빛 심상찮아요. 요즘 맥파든 인기 좋으니까 오늘부터 빌어봅니다. 빨리 번역 돼라
ㅎㅎ 저는 맾차은 책 번역된 건 다 읽었어요. 그래서 원서 보는 단발머리님 막 부럽지만 그게 또 영어 공부하고싶을 정도로 부럽지는 않습니다. ㅎㅎ
우리나라 교보문고에 원서가 저렇게 쫙 깔린것도 이채롭네요.

단발머리 2025-08-21 15:41   좋아요 1 | URL
결혼은 호러가 아닌데, 식장 가는 길에 ㅋㅋㅋㅋㅋㅋ 이런 저런 일들이 있더라구요.
영어 공부하고 싶을 정도로 부럽지 않다고 하시니 무척 분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바람돌이님의 다종다양한 도서 선택과 고퀄 페이퍼가 많이 부럽단 말입니다!!!

책읽는나무 2025-08-20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교보에 원서가 저렇게나 많이 있나요?
번역서만 세 권 읽은 저로선 아직 순위를 매기기 힘드네요. 그래도 1위는 저도 역시 저 파란색 표지 책이에요. 근데 제가 첨 읽었을 당시 별 네 개를 줬더라구요. 다섯 개로 고치고 싶은데 지난 일이라 수정하는 게 구차하여 놔뒀네요.ㅋㅋㅋ
이상하게 읽을수록 별점이 자꾸 높아지는 맥파든의 소설들이에요. 그래도 마음 속 1위는 파란색 하우스 메이드.ㅋㅋㅋ
근데 저 핸디맨이 3위까지 올라가 있어 놀랍네요? 아직 저 책은 안 읽었는데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하우스메이드가 결혼을 한다구요?
정말요? 와…축하한다고 전해 주….근데 표지를 보니 축하할 일이 아닌 것도 같고?🙀
결혼한다는 저 책이 제일 궁금합니다. 번역해 주세요. 단발 님.^^

단발머리 2025-08-21 15:49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1위도 파란색 표지군요. 반갑습니다! 읽을수록 별점이 높아지는 신기하고 놀라운 맥파든 월드! <핸디맨>은 읽으면서 저는 그 여주가 너무 안 됐더라구요. 쓸쓸한 외톨이.... 그래서 3위의 위업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의 저 자리가 원서 자리입니다. 제가 교보 갈 때마다 한 번씩 훑어보는데 제가 마지막으로 갔던 게 6월이거든요. 그 때 맥파든 소설 매대에 깔린게 한 권도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 이렇게나 많더라구요. 맥파든 대풍년입니다!

다락방 2025-08-21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이 하우스 메이드 읽으실 때만 해도 프리다 맥파든 전작.. 하실 줄 몰랐는데요. 그나저나, 아니 교보에 프리다 맥파든 무슨일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프리다 맥파든 난리났네요. 제가 몇해전에 외국에 있는 서점 갔을 때 딱 저렇게 콜린 후버가 있었는데요. 아, 저 싱가폴에서 큰 서점 갔는데 거기에도 프리다 맥파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앤드류한테 프리다 맥파든 사줄까, 하다가 아니야 잭 리처 사주자 하고 잭 리처 사줬습니다. 아, 맞다 싱가폴 서점에 리 차일드도 많아요!!

그나저나 하갈과 사라 이야기라니, The Surrogate Mother 겁나 읽고 싶네요!! (사버려?)
저도 어제 싱가폴 아마존으로 샐리 루니 주문했습니다, 단발머리 님!! 이제 열심히 책 일겠어요!! 라고 다짐하지만, 오늘 하루종일 수업 들었더니 에너지 고갈입니다. 저는, 괜찮은걸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5-08-21 17:30   좋아요 0 | URL
저는 맥파든 전작을 할 생각을 없었는데 말이지요.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맥파든 전작 하게 되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보에 프리다 맥파든 대풍년입니다. 한국에서도 콜린 후버 많았잖아요. 그제 보니 두세권 밖에 안 보이더라구요.
앤드류에게 잭 리처는 참 좋은 선택일거 같아요. 많이 먹고 운동 안 해도 건강하고 튼튼한 잭 리처!

The Surrogate Mother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샐리 루니도 이북으로 샀어요 ㅎㅎ
내내 수업 듣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어제는 제육볶음이었고, 오늘은 뭘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어공주>를 검색했다. 내가 찾는 건 '인어공주'를 각색한 책 아니고, 안데르센판 '인어공주'. 제일 판매가 많이 된 책이 있어 책 소개를 따라 내려가는데, 헐. 여기에서 만나는 <시크릿가든>.












재벌 총각과 가난한 집(혹은 평범한 집) 처자의 만남은 '신데렐라 스토리'의 변용이 일반적이었던 때에, 김은숙 작가는 인어공주 서사를 가지고 온다. 백화점 재벌(현빈)은 가난한 스턴트우먼(하지원)에게 네가 마음에 든다고, 사귀자고 말한다. 그렇게 신나게(?) 사귀고 난 뒤에는 인어공주가 그랬듯 거품처럼 사라져 달라는 조건을 앞세우면서 말이다. 하지원이 그렇게 못하겠다고 하자, 현빈은 그럼 자기가 인어공주가 되겠다고 말한다. 네 곁에 머물다가 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겠다고, 인어공주처럼.

갑자기 인어공주를 찾아보게 된 건, 그 밤에 보았던 발레 <인어공주>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사람, 왕자를 만나기 위해 인어공주는 다른 세계로 넘어온다. 물이 아닌 땅의 세계, 물고기가 아닌 인간의 세계, 지느러미가 아닌 다리의 세계. 걸을 때마다 칼로 베이는 듯한 고통을 겪게 되지만, 인간 세상에 동화되기 위해 그들 중 일부가 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하지만, 인어공주의 어색함은 어린아이의 행동으로 이해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된다. 그 모든 것은 왕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인데, 왕자 역시 인어공주를 그런 식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언어 없이' 표정, 몸짓 그리고 음악으로 전달되는 인어공주의 애달픔. 왕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처절한 노력. 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 그를 구해준 사람이라 짐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

인어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져 물거품이 된다. 인어로 돌아가기 위해 왕자를 죽이느니, 차라리 자신이 죽기로 선택한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사람마다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고통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는다. 생명의 은인인 인어공주를 알아보지 못하는 눈썰미 없는 왕자를 원망하거나, 왕자를 구하지 않았음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이웃나라 공주를 원망하는 것이다. 외부에 대한 미움이 강고해질 때, 이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발현될 수 있다. 반대로 그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을 수도 있다. 왕자를 구해 주었던 그 순간에 자리를 비웠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거나, 바닷속 마녀와 잘못된 계약을 맺은 자기 자신을 원망할 수도 있다. 내부로 향하는 원망과 후회는 우울로 수렴될 수 있다.

희생 말고 다른 답은 없을까. 자기희생 말고 다른 방식은 없을까. 나 자신을 다 불태우지 않고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내가 없어지지 않으면서, 그에 대한 내 사랑을 완성할 수는 없을까. 무위의 삶 이면에 사랑을 품고 있을 수는 없을까.


우리 동네, 우리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가 난리라는 <KPop Demon Hunters>(케데헌)의 마지막 장면도 그렇다. 진우는 루미에게 '미안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서, 마지막의 그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은 뭐라 말할까. 그 말은 '사랑해'가 아니라, '미안해'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은 '사랑해' 혹은 '고마워'가 아니라 '미안해'일 거라고.

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귀마의 공격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내고, 자신의 영혼을 희생해 루미의 꿈을 완성한 진우의 최후는 희생일 수밖에 없는가. 완벽한 소멸 이외에 이 사랑을 완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정말,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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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7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어 공주도 슬픈데 단발머리님 글도 슬퍼요. 저는 죽을 때 제가 먼저 죽는다면 남편한테 미안해 말고 고마워 하고 죽을래요.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남편이 저한테 잘하게 채찍질을 야물딱지게 막 해야겠어요
ㅎㅎ

단발머리 2025-08-19 20:36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고마워~~ 하고 싶거든요. 하지만, 더 오래사는 거 어떠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우리 오래오래 살아요! 천세만세 만만세!!!

다락방 2025-08-17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유명한 애니메이션을 제가 아직 보지 않았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그런데 끝장면이 저렇다고요? 반드시 봐야겠어요! 그러나 싱가폴에서 저의 넷플릭스가 재생되지 않는다는 슬픈 사실.. 저거 보러 한국 좀 다녀와야겠습니다.

때로 어떤 선택은 딱 두 가지에서 주어지잖아요. 이거 할래, 저거 할래? 인어공주의 선택도 그래요. 왕자를 죽거나 내가 죽이거나. 꼭 그 방법 밖에 없는 걸까요? 왕자도 안죽이고 나도 살아가는 그런 방법은 없는걸까요? 저는 왕자를 죽이기도 싫지만 저도 죽기 싫거든요. 다른 방법은 정말 없는걸까요? 그걸 좀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찾아보면, 열심히 찾아보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단발머리 2025-08-19 20:57   좋아요 0 | URL
저도 일부러 찾아봤어요. 외국에서 하도 난리라고 해서요. 저는 재미있게 잘 보기는 했는데 외국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지점에서 ㅋㅋㅋㅋㅋㅋㅋ 이 현상이 참 신기하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저도 왕자도 안 죽이고 저도 안 죽고 싶기는 한데... 만약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인어공주가 왕자를 안 사랑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왕자를 구해줬다 해도 안 사랑했으면 되는데..... 그를 만나기 위해 인간 세계로 오지 않았으면 되잖아요. 바닷속 마녀와 다리와 목소리 교환하는 비합리적 계약을 맺을 필요도 없구요. 그러니깐 이 모든 괴로움의 시작은 사랑인 것입니다.

아...... 사랑.... 러브...

망고 2025-08-17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우는 오백살 넘게 살았으니 호상. 루미는 잘생긴 또래 만나서 다시 예쁜 사랑하길...ㅋㅋㅋㅋㅋ
죄송해요 이 아름다운 글에서 이런 몹쓸 댓글만 달아서요🤣

단발머리 2025-08-19 20:5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님의 귀한 말씀 참으로 옳습니다!
그럼요. 갈 사람은 가야하죠. 진우씨 잘 가~~ 인사하고, 루미는 새로운 인생 시작하는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5-08-18 0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최근에 초등학생들이 캐더헌에 나오는 노래를 떼창하는 장면(그것도 영어로) 을 보고 허걱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에 페이퍼로 적을 예정입니다.
시크릿 가든, 내용은 좀 그랬지만 재미는 있었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절대 미안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미안한 일이 없어요 ㅎㅎ
아마 고마워라고 할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5-08-19 20:59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동영상 본 거 같아요. 시카고 버스 동영상 보셨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난리입니다. 흡사 분위기가 엘사 열풍과 비슷해요. 4세에서 8세까지의 모든 여자 아이들이 엘사였던 때가 있었잖아요.

미안한 일이 없어서 고마워~~ 라고 하실거라니 페넬로페님 너무 근사합니다. 저도 더 노력(?)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 파로 가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18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데헌 봤었는데 ‘미안해‘라고 말 했었는지 전혀 기억에 없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ㅋㅋ
안데르센 동화집 저 책 가지고 있는데 시크릿 가든에 저렇게 인용됐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구요. 고백 대사를 읽으니 기억 날 듯, 말 듯 하긴 합니다만…ㅋㅋㅋ
헌데 단발 님 마지막 두 문단을 읽으며 잊고 있었던 기억은 정확히 떠오릅니다.
마지막 말 ‘미안해‘ 말 맞는 것 같아요.
저는 부모님 두 분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직접 듣진 못했지만 엄마가 아빠한테 그동안 섭섭하게 했던 일들 있었다면 다 잊어달라고 미안했다고…그리고 고맙다고 말을 남기셨다고 아빠한테 전해들었어요.
아빠는 저한테 고맙다고 한 번씩 말씀을 하셨어서 그게 마지막 말이라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마도 사랑해라는 말은 떠나보내는 사람이 하게 되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떠올려 보건대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은 고맙다, 미안하다 그 말이 맞아요. 단발 님의 통찰에 존경심이 이네요.^^

단발머리 2025-08-19 21:17   좋아요 1 | URL
예전에 제가 어디선가(출처가 기억이 안 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 들었던 말인데요. 식물에게 좋은 말, 나쁜 말 하는 실험을 했는데 ‘사랑해‘라는 말보다 ‘고마워‘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식물의 긍정적인 반응이 더 확연하게 나타났다...... 라고 그랬던 거 같아요.
사랑해‘보다는 ‘고마워‘가 나은 것 같고요. ‘미안해‘ 보다는 ‘사랑해‘가 나을 것 같습니다. 미안해 / 사랑해 / 고마워

책나무님, 미안해요. 책나무님, 사랑해요. 책나무님~~~~~~ 고마워요!!!

책읽는나무 2025-08-19 22:18   좋아요 0 | URL
미툽니다.^^🤭😍

단발머리 2025-08-19 22:22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
 
작은 일기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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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수험생에게 냉동밥 먹인 엄마니, 말 다 했다. 엄마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눅 드는 건 1인분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면에서가 아니라, 엄마를 기능하는 나를 돌아볼 때, 나는 1인분이 못 된다. 중간치에도 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툭하면 미안한 일들이 생기고, 가슴 철렁한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12월 3일 계엄의 밤에서부터 이어진 일기장에서 나는 여기 황정은의 문장이 너무 애달팠다.

'한강진 대첩'과 '키세스단'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아침뉴스를 통해 그들을 보았다. 서울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날 사람들 몸을 덮은 은박 담요 위로 눈이 쌓여 있었다. 전날처럼 또 누군가는 남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많은 이들이 그런 모습으로 밤을 보낼 줄은 몰랐다. 그렇게 다시 서로를 돕고 살피며 밤을 보낼 줄은.

남태령 이후로도 이런 사건을 목격했다는 것은 이 나라 구성원으로서 내가 누리는 복일까.

도대체 이 마음을 어떻게 글이나 말로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미안하고.

놀랍고.

고맙고.

그리고 미안하고.

고맙고. (87쪽)

나 역시 남태령의 소식을 그다음 날이 되어서야 들었다. 체념과 탄식을 넘어서서 눈앞의 벽과 같은 장애물에 강인하게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놀랐다. 대단한 사람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계엄의 밤이 지나고 그다음 날 아침, 전날처럼 출근을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마다 종이 울리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평소와 똑같았다. 종이접기와 오리기를 도와주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랬다. 일상은 조용하고 편안했다.

계엄 이후 식구들이 모여 앉아 그 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황당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제일 심각한 사람은 학교에 자주 가지 않는 큰애였다.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학교를 다니지 못했을 거라고 큰애가 말했다. 당연히, 당연히 그렇게 되었을 거라 말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높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불법적인 계엄에 저항할 것이고, 국민에 대한 통제와 억압의 시작점은 대학이 될 게 분명하니까. 대학에 다니던 아이는 학교를 마치지 못할 것이 뻔했고, 대학에 가려고 공부하고 있는 아이는 어느 대학에든 갈 수 없을 수도 있었다. 예상하고 계획했던 모든 일들이 멈춰버리는 상황. 그런 상황이 몇 년이나 지속될 수도 있었다. 어쩌면 몇십 년을.

비상계엄 뉴스를 듣고 집에서 입던 옷에 슬리퍼를 신고 패딩을 걸치고 여의도로 달려 나간 사람들이 대략 오천 명에서 만 명 정도라고 들었다. 그 사람들이 역행하려는 이 나라의 운명을 돌려세웠다고 생각한다. 남태령의 바람을 몸으로 막아낸 사람들이야말로 이 나라가 가진 혁명의 기운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은박지로 어깨를 두르고서도 활짝 웃는 그 사람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출근을 하고, 아이들 밥을 먹이고, 아픈 친구를 만나 위로하는 이 모든 일상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자신의 일상을 넘어 기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일했기 때문이다.

1인분이 넘는 사람들.

3인분을 감당한 사람들.

50인분을 어깨에 맨 사람들.

100인분에도 불평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나라를 지켜냈다.

황정은의 일기에는 원고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내가 해야 할 일, 해야만 하는 일을 어떻게든 이루려 애쓰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자세이다. 그 와중에 표현되는 미안함과 고마움. 미안한 마음 그리고 고마운 마음.

그러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충분히 표현될 때, 오래오래 기억될 때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 지상주의자의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세상은 이렇게 자신의 몫에 더해 조금 더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져 간다고 생각한다. 춥고, 불편하고, 아프고, 괴롭지만. 그 일을 감당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 일상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희망이라는 걸 다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단어를 쓰고, 문장을 다듬는 소설가 황정은의 이 일기 역시 그런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다시 고마워하는 순간들의 기록. 이 순간을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기록한 작가 황정은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식구들 아침을 간단히 차려주며 어제 있었던 '광복 80주년 전야제'를 듣고 보았다.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가사나 그 장중함 때문에도 놀랐지만 멜로디가 특히 놀라웠다. 단어로, 문장으로, 투쟁으로, 긴 밤의 고뇌로 기록하는 순간들. 가사로, 멜로디로, 오케스트라로, 그리고 목소리로 모아지는 한 가지.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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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5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은 일기 읽으면서 수많은 고마움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지만 이렇게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또한 아직인것들을 살피는 작가도 고마웠구요. 전 어젰밤에 광복절 전야제를 tv생중계로 봤는데요. 드론이 독립운동가들 얼굴을 만들어낼 때 좀 울컥했어요.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성독립군인 남자현님이 나올 때는 조금 더 감격했고요.
얼마 안되는 시간에 이 정도 준비를 한 사람들의 노고와 광복절이 진짜 국민의 축제에 장이 될수 있게 해준 지난 시간에도 감사했습니다

단발머리 2025-08-15 15:56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저는 황정은 작가의 고맙고, 그리고 미안하고, 고맙고..... 이 부분 읽는데 딱 제 마음이랑 같은 거에요. 이 순간을 기록한 작가가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매일 우리를 경악하게 했던 뉴스들이 일기에 나올 때, 와... 우리가 이런 시간을 겪어왔구나. 체포 영장 가지고 가서도 범인을 잡아오지 못할 정도록 법치가 무너졌구나... 그런 순간들이 기억나더라구요.
저는 아침에 다 보지는 못하고(중간에 광복절 경축식 보느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야제 돌아보는데 참 좋더라구요. 카메라에 잡히는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그것도 좋았구요.

책읽는나무 2025-08-15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샀답니다.
며칠 전에 받았어요.
띠지 문구를 읽고서 그날 내가 뭐하고 있었나. 를 떠올리며 조금 부끄러웠었어요.
다음 날 뒤늦게 알고서 며칠 잠을 못 잤었던 기억도 났었구요.
지금 이 시간. 그때 그 사람들 덕분에 내가 편하게 앉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단발머리 2025-08-15 15:58   좋아요 2 | URL
저는 그 밤에 계엄이 해제되고 나서 바로 잠들었는데, 나중에서야.....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제가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 알게 됐어요. 그 날 밤의 수많은 우연과 도움, 하늘의 도움에 대해서, 저는 요즘도 자주 생각합니다.
그 날의 기록을 책으로 쓰는 것만큼 그 기록을 읽는 것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읽어야 기억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우리 같이 읽어요, 책나무님^^

감은빛 2025-08-17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밤에 수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거리에서 또 각자의 집에서 이게 착오나 거짓이기를 바랐었죠.

당시 국회가 일터였던 한 지인은 공교롭게도 그날 밤에 술에 취해 저에게 연락을 했었는데, 제가 피곤하다고 나가지 않았었고, 그는 다른 사람들과 술을 더 마셨는데, 계엄 소식에 그 취한 상태로도 택시를 타고 국회로 가서 담을 넘었다고 무용담을 들려주더군요. 특공대원들이 건물로 진입하는 장면들이 뉴스에 반복해서 나오면, 저기 뒤쪽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하면서요.

누군가는 국회로 바로 달려갔지만, 또 누군가는 위험하니 나가지 말라고 말리는 가족 때문에 차마 뿌리치고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다른 사람들의 소식을 보느라 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와 마음이 계엄을 무너뜨린 것이겠죠.

단발머리 2025-08-19 21:21   좋아요 0 | URL
네, 감은빛님! 그 밤에 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걱정하고 염려했죠.

저는 ‘에휴~~‘하면서 잠이 들었는데, 나중에 뉴스를 통해 그 밤이 얼마나 위험했던지 듣게 되었습니다. 비상 계엄이 해제된 뒤에도 군에서는 여전히 비상 경계 근무를 서면서 계엄 관련 인사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얼마나 큰 위기를 우리가 지나쳐 왔는지 생각할 때마다 다시 가슴을 휴.... 쓸어내리게 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다행히 그 위기를 지나온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Never Lie (Paperback)
Anonymous / Poisoned Pen Press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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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맥파든의 8번째 책이다. 한글책은 원서와 같은 제목 『네버 라이』이고, 소개와 줄거리는 <알라딘 책소개>에 자세히 나와 있다. 줄거리와 그 전개, 범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이 이야기를 써 보자.

기본 구성은 과거와 현재,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서술된다. 화자는 트리샤와 에이드리엔, 두 사람이다. 트리샤와 이선이 커플이고, 에이드리엔과 루크가 다른 커플이다.

화자 중 한 명인 에이드리엔은 현직 의사인 작가의 생각과 감정이 깊이 투영된 인물처럼 보인다. 특별히 정신과 상담과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이해와 교감, 갈등과 감정의 대립이 대화 속에서 실감 나게 표현된다. 응, 맞아~ 응, 그랬구나~ 정도의 적당한 응대와 이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추적, 그에 대한 판단과 이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수련된 사람이어야겠구나 싶다.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말하는 사람의 슬픔과 절망, 분노와 후회의 감정이 일정 정도 해소될 수 있겠지만, 심각한 성격 장애와 트라우마에 대해서라면 전문적인 치료와 처치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을 읽다가 중간 중간 멈춰서 '범인이 누구일까' 생각한다. 나는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무서운 책, 무서운 영화를 '무조건적으로' 꺼리는 사람이다. 범인이 누구일까. 여러 번 멈춰서 생각해 봤지만, 내가 예상한 사람(들)은 범인이 아니었다. 지난 책에서도 범인을 맞추지 못했던 나는 이번에도 예상이 '틀렸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차근히 찾아보려 했다. 추리 능력의 부족함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고정적인 '피해자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여성에게 잠재적인 가장 큰 위협은 남성이다. (정확히는 '가까운' 남성). 남성에게 잠재적인 가장 큰 위협 역시 남성이다.("강도, 방화, 폭행 등으로 사망한 사건을 제외하고 살인 사건 피해자만 따지면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또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이른다" - <한겨레 21>, 1393호) 단순한 통계조차 믿지 않는 특정 성별(남성), 특정 연령대(2, 30대)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테지만, 프리단의 문장은 사실이다. 남자 친구를 갖게 된다는 건 인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과 동시에 삶의 위협 요소일 수도 있다.

동시에 젠더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야만 한다. 젠더가 인간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자원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젠더는 전부가 아니고, 전부일 수도 없다. 여성을 피해자의 자리에만 위치시킨다면, 지난 3년간 이 나라를 실제적으로 지배했던 김건희를 어떻게 비판할 수 있겠는가. 그간의 과정에서 김건희가 보여줬던 적극성, 능동성, 그 폭발적인 활동성조차 무능력한 윤석열 때문이라 말해야 하는가. 여성은 항상 피해자인가. 약자는 항상 선한 존재인가. 범인을 맞추지 못한 스릴러 입문자의 머릿속에는 질문이 계속 맴돈다.

여성 집단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압박과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 외모에 대한 통제, 출산 강요, 엄마의 역할에 대한 강제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되는 이 불합리함은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신념'의 실천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성별'의 문제로만 이해하면 그 본위(?)을 벗어난 여성과 남성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을 놓쳐버리게 된다. 개별적 존재를 집단의 일부로만 치환하지 않으면서도 개별적 존재의 특별함을 구분하는 섬세함과 정밀함이 필요하다.

이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도착했다. 에이드리엔의 말이다.


사랑을 생각할 때 내가 자주 떠올리는 지점은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무력감'에 대한 부분이다. '사랑에 빠졌다'라거나 '마법 같은 사랑' 혹은 '열병 같은 사랑'이라는 문구가 쉽게 허용되는 이유가, 나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밀당'은 '사랑'이라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감정의 변화와 의지의 변환, 행동의 추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본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그 격동의 진폭을 스스로 조정하거나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유일한 구원은, 그녀가, 그가,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나의 사랑에 응답해 주는 것이다. 이건 강제할 수 없다. 강요할 수 없고, 청원할 수 없다. 혹 어떤 사람이 그러한 방식으로 사랑을, 마음을, 열정을 획득했다면 그는 계속해서 그 진실성을 의심할 것이다. 원하는 건, 자발적 사랑이다. 그녀의 선택, 그의 확언. 그것만이 필요하다.

환자들에게 '아이 러브 유'라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는 에이드리엔에게 루크가 말한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울음을 터뜨린 에이드리엔에게 루크가 말한다. 내게 똑같이 말해주지 않아도 돼.

나는 이 장면이 좋았다. 루크가 에이드리엔에게 'I love you.'라고 말해줘서가 아니라, 'You don't have to say it back.'이라고 말해줘서 좋았다. 그녀 앞에 자신이 무력한 존재임을 인정해서 좋았다. 사랑으로 보답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겠다고 해서 좋았다. 부담 갖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느껴져서 좋았다. 진지한 사랑을 부담감 없이 표현하려고 해서 좋았다. 심장을 내놓고서 내 사랑은 죽을 때까지 너밖에 없어,의 사랑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렇다고, 내 마음이 그래, 그렇게 말해서 좋았다.

어제는 말복이라 시어머니랑 오리 백숙을 먹고, 백화점에 가서 엄마 양산을 사고, 딸롱이가 신청한 왕김말이 어묵과 악어 떡볶이를 샀다. 휴가 가지 않는 여름이 오히려 더 시원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팥빙수를 먹으며 1초간 했다.

(잭 리처, 귀 막아주세요.)

프리다 맥파든이 내겐 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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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8-11 0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리다 맥파든의 책을 이렇게 멋지게 분석하여 글을 써주셔 감사하네요. 잠시 출타 중이신 그 분을? 대신하여 제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ㅋㅋㅋ
프리다 책 세 권을 읽고 듣고 했는데요. 그 중 유일하게 범인을 못 맞춘 책이 이 책이었네요.
단발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저도 너무 젠더에 빠져 있었구나. 깨달았답니다. 그래서 범인을 확인한 순간 정말 깜짝놀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프리다 맥파든 이 작가 뭐야?!가 되어가지구선…ㅋㅋㅋ
여름엔 프리다 맥파든을 읽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ㅋㅋㅋ (잭 리처 님 표정.🥺ㅋㅋ)
오리 백숙도 신의 한 수네요.
그리고 악어 떡볶이는 뭘까? 생각하다가…
빙수 사진 보고 헙! 했네요.
속이 시원해집니다.
휴가를 몇 년째 가지 않은 제가 공감 많이 하고 있어요.ㅋㅋㅋ

단발머리 2025-08-11 10:32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감사의 말씀에 심오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책나무님 범인 너무 잘 맞추시는 거 아니에요? 저는 딱 한 권 맞췄단 말입니다! 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이면 진짜 저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의심해볼 예정입니다 ㅋㅋㅋ 오리 백숙은 아이들은 같이 안 먹으려고 해서요. 어른들만 먹게 되네요. 전 커피와 쿠키만으로도 만족하는데 아… 팥빙수는 참을 수가 없네요. 리처한테 미안하지만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이번 여름은 맥파든과 함께! 😍

바람돌이 2025-08-1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맥파든 책 중에서도 결이 좀 다른 책인거 같아요. 사건의 전개야 식상할정도로 클리세 투성이인데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완전히 반대로 비틀어버리니까 어 이거 뭐야 이러게 된다죠. 너무 생뚱맞아서 저는 좀 별로였는데 앞으로 프리다 맥파든이 이런 캐릭터도 좀 더 다듬으면 완전 다른 추리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하게 됐어요. 뭐 지금 나오고 있는 소설도 신선하긴 했지만요. ㅎㅎ
원서로 읽는데 속도가 장난 아니신데요. 얼마전에 핸디맨 읽으셨잖아요. 와 이건 한국어 속도랑 비슷한 거 같은데 능력자셨군요. ^^

단발머리 2025-08-11 10:24   좋아요 1 | URL
저는 범인을 잘 못 맞추거든요. <하우스 메이드> 한 번, 그 때 딱 한 번 맞췄습니다. 이번에는 혹시 이 사람, 혹시 저 남자? 이러면서 머리 굴려 봤는데 틀렸구요. 저는 프리다가 너무 과하지 않아서 좋거든요. 많이 폭력적이지도 않구요. 킨들 연장해서 더 읽어볼 용의가 ㅋㅋㅋ용의가 있습니다.

핸디맨은 조금 전에 읽었던 내용을 정리해서 올린 거라서요. 속도가 빠르지도 않을 뿐더러 전자책이라 휙휙 넘겨버리네요 ㅋㅋㅋ자세한 내용 토크 금지입니다🫣

헬가 2025-08-11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멋져요 집중한 포인트가 콱 들어오네요 인사한번 안드렸지만 님의 글이 올라오면 늘 눈 빤짝이며 읽기시작하는 1인 애독자예요 글 너무 가끔말고 자주 써주셔요~~~~

단발머리 2025-08-11 21:51   좋아요 0 | URL
헬가님! 반갑습니다^^
눈 빤짝이며 읽는다고 해주시니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기특한 결심을 하게 되네요ㅎㅎ 저도 자주 쓸테니 앞으로 자주 뵈어요!

건수하 2025-08-11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리다 맥파든이 점점 궁금해지는 중입니다.

얼마 전 제가 재미있게 읽은 <Love Hypothesis> 에는 이런 문장이 나오더군요.
You don’t owe me anything :)

팥빙수가 맛있어보입니다-

단발머리 2025-08-11 21:58   좋아요 1 | URL
프리다 맥파든이, 제게는 전혀 새로운 세계라 신나게 읽고 있습니다.

같은 책을 읽는다는게 이런 걸까요? 건수하님? 저 문장은 챕터 17에 나온 문장인데 ㅋㅋㅋㅋㅋㅋㅋ이런 이야기를 건수하님과 나눌 수 있어서 마냥 즐겁구요. 제가 예전에 이 책의 보너스 챕터 이야기 페이퍼로 썼는데 기억나실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 책 사서 읽었을 때는 없었구요, 최근에 발간된 책에는 보너스 챕터가 들어가 있는데, 그건 애덤 버전에서 쓴 에피소드잖아요. 거기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위의 문장과 어울린다고 생각해 한 번 적어 보겠습니다.

He doesn‘t want anything in return.
She doesn‘t need to fall for him, because he loves her enough for the both of them.

올해 저의 발견과도 같은 폴바셋 팥빙수, 맛있습니다^^

건수하 2025-08-11 23:14   좋아요 1 | URL
앗 제가 읽은 책에는 그 보너스 챕터가 없던데… 궁금해집니다. 한국어 번역본에도 그 보너스 챕터는 없겠죠? 전 보답이 없는 사랑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애덤은 그래서 오래 표현하지 않고도 잘 버틸 수 있었나봐요.

단발머리 2025-08-12 07:39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굿모닝! 아, 건수하님과 이 책 토크 계속 하고 싶네요..... 자중하려 했으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오른쪽 분홍색 동그라미 속에 ‘Now with Bonus Chapter‘라고 쓰인 책에 들어 있더라구요. 저도 예전에 산 거라 보너스 챕터가 없습니다. 한국어 번역본도 제가 읽었을 때는 없었고요. 근데 지금쯤은 들어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이 책을 반복해서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오디오북이에요. 오더블의 그 성우, 특히 올리브를 맡은 여성분의 목소리와 그 톤이 저는 참 좋더라구요. 운전할 때랑, 수건 접을 때 틀어놓기도 하구요.
제가 요기 이 페이퍼,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6407979 에 자세히 적었는데요. 이 책의 오디오북을 사고 이북을 사고 킨들앱에서 플레이를 누르면, 두 가지가 연동되어서, ‘집중듣기‘ 방식으로 영어 텍스트를 들을 수 있더라구요.
오더블은 예전에 한 달 무료가 있었거든요. 혹 저처럼 애덤을 좋아하신다면 이런 방법으로 애덤을 가까이 하실 수 있습니다^^

건수하 2025-08-12 08:18   좋아요 1 | URL
전 애덤보다 올리브가 좋더라고요. 집중듣기… 리스닝에 무척 약하지만 올리브 목소리가 좋다니 시도해보고 싶네요 ^^

icaru 2025-08-28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톰 크루즈가 나오는 잭 리처 시리즈 영화들도 단발머리님 페이퍼에서 슬쩍 보고 골랐더랬는데 ㅋㅋ 저 단발머리님 발자국 찾기 하는 중

단발머리 2025-08-28 17:20   좋아요 0 | URL
저 여기 있어요 ㅋㅋㅋ발자국 찾지 마시고 ㅋㅋㅋㅋㅋ어디 가지 마세요 ㅋㅋㅋ
 












프리다 맥파든의 일곱 번째 책이다. 원제는 『The Locked Door』이고, 한글책은 『핸디맨』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제목과 깔마춤으로 원서는 빨간 문이 표지이고, 『핸디맨』은 조금 자극적인 손 모양, 손의 모습을 정중앙에 배치했다.

희대의 살인마 애런 니어링의 딸, 노라 니어링은 이름을 노라 데이비스로 바꾸고 과거를 감추고 살아간다. 실력을 인정받는 의사가 되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극도로 경계하며 혼자 살아간다. 단출하고 반복적인 생활에서 노라가 기쁨을 얻는 장소는 퇴근길에 들리는 작은 바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Old Fashined'를 그녀의 취향에 딱 맞게 만들어내는 바텐더가 있는데, 몇 번의 마주침이 있고 나서야 노라는 그가 대학 때 잠깐 사귀었던 브래디라는 걸 알게 된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외톨이로 살아가는 노라. 그녀의 작은 즐거움인 Old Fashined. 그 음료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오가는 길에 그녀의 삶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이 다가온다. 그 위험은 전혀 다른 두 명의 남자로부터 온다.

프리다 소설 속 남자들은 완벽하다. 대다수가 그렇다. '완벽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함을 밀어내고 밀어내도, 다시 끌어안고 싶을 정도로 '완벽하다'. 사회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남자, 다정한 남자, 압도적인 외모의 어떤 남자가 다른 여성들의 무수한 플러팅을 뒤로하고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녀들에게 접근한다. 그녀들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노라의 차가 정체를 모르는 사람의 공격으로 타이어가 펑크 난 상황에서 브래디는 자신이 노라를 대신해 차를 수리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정신적으로도 혼란했던 시기에 시간마저 부족했던 노라는 그 일을 브래디에게 부탁한다. 브래디가 노라의 차를 수리한 이후에 그녀를 찾아온다. 바로 이 장면.




나는 브래디가 좋았다.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노라를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나는 브래디가 범인이 아니기를 바랐다.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기를 바랐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노라에게 접근한 게 아니기를 바랐다. 복수를 위해 노라를 노린 게 아니기를 바랐다. 나는 그가 좋은 사람이었으면 했다. 외롭고 쓸쓸한 노라의 삶의 단 하나의 가능성으로서의 그가 부디, 성공하기를 바랐다. 노라가 한 사람을, 그를 이해하는 한 사람을 찾아내길 바랐다.

하지만, 노라의 비밀을 알게 된 이후 뒤로 한 걸음 아니 두 걸음 물러서는 그의 모습에 나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없다 하더라도, 어깨를 토닥여주는 한 사람이 되어주길 바랐는데. 괜찮을 거야,라는 틀에 박힌 말이라도 그녀의 편에 서서 해주는 사람이길 바랐는데....

반전과 그다음의 반전에 대해서라면 여기에 쓰지 않는 게 좋겠다. 무해한 듯 보이는 사람의 내면에 자리 잡은 악마성과 허울 좋은 웃음이 사실은 진심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 이 책에는 있다.


킨들을 구매하니 킨들 언리미티드가 한 달간 무료라고 해서 프리다 책을 계속해서 읽고 있다. 책의 물성을 사랑하는 1인으로서 손에 책을 탁! 잡아보는 그 순간이 한없이 그립기도 하지만, 그래도 굳이 꾸준히 사진은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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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08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리다의 책 중에서도 이책은 반전의 반전이랄까? 인물에 대한 기대를 여러번 뒤집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우스 메이드가 처음이라 깜놀한 효과가 아니었다면 핸디맨이 제일 좋았을거 같아요. 표지는 영문판이 훨씬 좋네요. 한국어판 약간 싸구려스럽지 않나요? ㅠㅠ
킨들과 쿠키와 커피 사진으로 힐링합니다

단발머리 2025-08-08 19:05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저도 여러 권 중에 이 책이 조금 더 좋았던 거 같아요. 그래도 저는 하우스 메이드에 1등을 ㅋㅋㅋㅋㅋ 주고요. 둘이 경합이 심하군요.
저는 한국어판 표지가 언뜻 보아도 자세히 보아도 별로인지라 왜 이렇게 표지를 만들었는지 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시선을 끌었다는 점에서는 성공한 것 같고요.
쿠키와 커피는 다 먹고, 이제 킨들만 남았습니다. 또 먹고 싶네요^^

망고 2025-08-08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은 모르지만 미드 매드맨에서 주인공이 즐겨 먹는 칵테일이 올드 패션드라 저건 무슨 맛일까 궁금하긴 했어요 분명 쓰겠지만😆
프리다 맥파든 소설을 계속 쭈욱 읽어 나가시는 군요 저는 한권도 읽은게 없어 궁금하긴해요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읽을까 했는데 대출중이더라고요 인기소설이란걸 실감했어요
커피랑 쿠키 사진 따스하고 좋아요

단발머리 2025-08-09 21:30   좋아요 1 | URL
아~~ 그렇다면 올드 패션드라는 건....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이라면 잘 알만한, 널리 알려진 그런 맛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그 세계는 잘 몰라서 추측할 뿐이지만요.
맥파든 소설은 영어책 같이 읽는 모임에서 <하우스 메이드>로 시작했는데,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스타일이라서 여러 권 읽게 되었어요. 설정이 비슷한 면이 많은데도 작품마다 조금씩 달라서 아직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읽어가고 있습니다.
커피랑 쿠키 사진 찍을 때 협조적인 사람과 비협조적인 사람이 있거든요ㅋㅋㅋㅋㅋㅋ망고님이 좋게 봐주시니 협조적인 사람과 함께 기뻐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10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리다 맥파든을 킨들로 읽는 여자!
그리고 멋진 디저트와 함께 카페에서 읽으니 제가 저 군중 속에 있었다면 몰래 훔쳐 보며 하트 뿅뿅을 날렸을 것 같아요.ㅋㅋㅋ
맥파든 이 작가는 도대체 어떤 작가일까요? 늘 핸섬가이가 등장하고 멋진 여성도 등장시키는 걸 보면 외모 지상주의인가? 싶지만 그 인물들에게 반전을 취하게 만들어 버리니 또 그건 아닌 것 같고…책을 읽을 수록 묘한 느낌을 받아요. 인물들의 심리전은 페이지 훅훅 넘어가구요. 아. 물론 전 번역서를 읽고 있기에..ㅋㅋ
더코워커를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는데 지금 후반부 막바지거든요. 근데 낭독 목소리 속도가 넘 느리게 들려 뒷내용들이 궁금해 죽겠는 거에요. 내털리가…돈이…갈수록 헉! 했네요. 뒤에 또 반전이 더 있을까봐 계속 듣는 중입니다.
네버라이는 답답해서 글로 읽는 중이구요.ㅋㅋ
다음엔 핸디맨을 읽던가 듣던가 해야겠습니다.
책 표지를 보구선 건너띄려고 했었는데 그러면 안되겠군요.ㅋㅋㅋ

단발머리 2025-08-11 19:24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의 하트뿅뿅은 거기서 보내셔도 제가 여기에서 샤사삭 잘 받을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날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외모에 대한 묘사가 좋기는 합니다ㅋㅋ 사람에 대한 호감에서 시각적 부분이 차지하는 걸 모른척 할 수 없고요 ㅋㅋㅋㅋ그런 극호감의 외모 뒤에 숨겨진 그 무엇을 찾아가는 과정이 제게는 재미있습니다.
<네버 라이> 다 읽으시면 어떠셨는지 페이퍼를 꼬옥~~ 부탁드립니다. 범인 못 맞추는 사람 저 뿐인가 하노라^^
<핸디맨>이 저의 맥파든 랭킹 2위입니다. 1위는 역시나 파란책이구요. 표지를 살포시 감추시고 1독 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다락방 2025-08-17 22:53   좋아요 1 | URL
오 핸디맨은 제가 프리다 맥파든의 소설 중 가장 먼저 읽은 책이었는데, 단발머리 님께 그 책이 랭킹 2위란 말입니까? 저는 사실 지금 아주 굵직한 줄거리 말고는 잘 기억나지 않아서 하우스메이드 바로 다음이다! 하지는 못하겠거든요. 그러면 다음은 무엇이냐, 하면 그것도 사실 잘...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