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 낳고 첫 번째 주일, 친정 식구들은 다 교회에 가고, 자다가 눈을 뜨니 옆에 아기가 누워있었다. 엄마가 말씀하시길, 입체 초음파로 보았던 바로 그 콧대. 그 콧대의 주인공이 정말 그림처럼 누워 자고 있었다. 만난 지 삼일 만이었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 나는 사랑이 느껴졌다. 모성이 부족한 사람인 내게조차 그 두근거림은 너무 선명해서, 자는 아이를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남편에 대한 사랑과는 좀 다른 것 같고 혹은 더 큰 것 같은 사랑, 그런 마음이 존재한다는 걸 확신하게 된 순간이랄까. 마음을 주었어도 또 다른 마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마음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내 손으로 처음 뽑은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이지만, 그분은 워낙 산 같은 분이시라 그냥 존경하고 우러러볼 뿐이었고, 내 마음속 대통령이라면 언제나 노무현 대통령님이었다. 파란만장했던 경선 과정도 그랬고, 가슴을 울리는 연설도 그랬다. 선거 전날 멀리서 뵈었을 때의 기쁨, 그리고 당선의 환희가 전부일 줄 알았는데, 퇴임 후의 비극은 결국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노무현 대통령님을 내 마음속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런 마지막 대통령이 되실 줄 알았는데, 오늘 퇴임하시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뵈니 온갖 감회가 몰려와 감정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다. 웃으면서 조금 울었고, 울면서 또 웃었다.

 


대통령님, 지난 5년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통령님이 우리나라 대통령이어서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어깨의 무거운 짐 이제 모두 내려놓으시고, 그토록 원하시던 일상으로 돌아가셔서

하고 싶은 거 다하세요.

우리 이니님, 이제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하고 많은 날 중에 하필 오늘이 작은 아이 학교 재량휴업일이라 대통령님 퇴근길을 함께 하지 못했다. 꼭 가고 싶었는데. 그래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마중 나온 모습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 내일부터 새 시대가 열린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우리 모두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 좀 슬프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던가.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몇몇 친구들에게 울적한 마음에 나 지금 울고 있다ㅠㅠ카톡을 보내고, 오늘 같이 갈 걸 그랬지? 대통령님의 퇴근길을 아쉬워하고, 조국 장관 따님의 일기장은 중학교 때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때 것이므로, 중학교 일기장을 압수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비열하고 악랄한 한동훈이 욕을 나누고 있다. 결론은 한 방향으로 향한다. 이제 5년 동안 시사 방송 모두 끊고, 뉴스 끊고, 네이버 끊고, 어디 조용한데 칩거해서 연구에 매진하자.




 



























일단 도나 해러웨이. 신간이 오고 있다. 내가 함 읽어보겠다는 정신으로 읽어보겠다. 친구가 추진 중인 <서양 철학 제대로 파보기 전국 협의회> 선정 도서도 쓱 훑어본다. 고급스럽고 우아하지만 포스가 어마무시하다. 원서는 새로 사지 말고 집에 수납장 속에 대기 중인 것 중에 몇 권 골라보고, 무엇보다 엄중한 시절에는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님 만나주셔야 한다. 1월에 구입한 세트 도서 3권 중에 다 읽은 책이 한 권도 없다. 시절이 하 수상하다. 읽어야겠다. 읽어보겠다. 읽는 수밖에. 허어, 읽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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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5-09 22: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인 분이 현장을 담은 릴스
를 인☆에 올린 것을 보고는
기냥 울컥했습니다.

항상 소중한 것은 지나간 다
음에야 알게 되는 닝겡이의
깊은 회한이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미디어는 끊고 책이
나 더 읽어야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0 11:24   좋아요 3 | URL
네, 울컥하죠. 저도 그래서 어제 눈물바람.....
소중한 순간들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미디어 끊고 책 더 읽으신다는 말씀에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꼬마요정 2022-05-09 2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상만 봤는데 울컥 했네요.
너무 고생 많으셔서 이젠 편하시면 좋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5-10 11:24   좋아요 3 | URL
네, 꼬마요정님!
너무 고생 많으셔서 이제는 편안한 일상을 사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yche 2022-05-10 0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국 뉴스 볼 때마다 너무 화가 나서 내 다시는 안 보리라 해놓고 또 보면서 화나고.... 앞으로 5년이 두려워요. ㅜㅜ

단발머리 2022-05-10 11:28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서 뉴스 끊고 있어요. 전 한참은 안 보려고 해요. 프시케님도 정신 건강을 위해 당분간은.... 뉴스를 끊으심이 어떨까요.

수이 2022-05-10 0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친구들이랑 좋아하는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동영상 올려줘서 보았는데 뭉클했지요. 고생하셨으니 이제 평화로운 시간 보내시면 좋겠어요. 더불어 이제 5년은 영불철의 나날들인 겁니다. 절망해서 바닥에 엎드리지 말고 두 주먹 불끈 👊

단발머리 2022-05-10 11:30   좋아요 1 | URL
새로운 5년을 새롭게 만들어갑시다, 비타님! 비타님의 커리큘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두 주먹 불끈!!!

거리의화가 2022-05-10 0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대통령님 마음으로 항상 응원하고 지지를 했던 사람으로서 어느덧 마지막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더라구요. 5년중 거의 3년간을 코로나로 더욱 힘드셨을 것 같은데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저 중에 ‘세계철학사‘만 갖고 있네요^^; 읽어야 하는데 소장만.. 아렌트 책도 찜해놓았다가 품절되서 재입고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간 도전을 해봐야겠어요~ㅎㅎ

단발머리 2022-05-10 11:33   좋아요 3 | URL
많은 분들이 그러셨을거 같아요.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가지셨던 분들이 많으시니까 당선 때보다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퇴임하시는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을 이렇게 접습니다.
저도 소장만 하고 있는 책들이 많아서요. 이제 때가 되었으니 소장만 했던 책들, 좀 자세히 살펴보려고요.
한나 아렌트가 시작입니다^^

mini74 2022-05-10 1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마운 분. 꼭 지켜드려야 할 분 단발머리님 사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단발머리 2022-05-10 13:10   좋아요 2 | URL
고마운 분, 저희가 지켜드리지 않아도 되었으면, 그런 갈등 속으로 불려오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미니님 맘이 전해지네요....

얄라알라 2022-05-10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렇게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실수로라도 목소리 들을 까봐 뉴스 끊고 삽니다..
이렇게 단발머리님께서 글 올려주신 덕분에 북플 친구분들 따스한 감사 댓글 서로 읽고 지지하는 마음 나눌 수 있고, 좋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2-05-10 21:43   좋아요 2 | URL
뉴스 끊으신 분 많으시네요….
답답하고 걱정스러운 맘이지만 저처럼 속상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운 중에도 위로가 되네요. 감사해요, 얄라알라님!

라로 2022-05-10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뒷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떠나는 뒷모습이 평화롭고 아름다웠어요.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제 마음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다시 시궁창으로 빠진 것 같은 국민들을 생각하면 그러기 힘드시겠지만..ㅠㅠ

단발머리 2022-05-10 21:4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아름다운 뒷모습이요. 이제 여사님과 반려견들과 이웃분들과 평화로운 농촌 생활 이어 가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5-15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짐정리 하면서 라이브로 뒤늦게 영상 보면서 ˝다시 출마할까요?˝의 한 마디에 울컥했다가, 또 한편으론 다음 날 사저에서의 모습 사진 몇 컷 보고, 갑자기 정겨워지는 거에요^^
대통령님댁에 놀러가고 싶더라는~ㅋㅋㅋ
고생하신만큼 동네 사람들이 잘 챙겨드렸음 좋겠는데, 어르신들이 보수텃밭이라 불안불안 합니다. 그래도 지지자들도 많으니까^^

단발머리 2022-05-16 16:03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우리 많이 울컥하네요 ㅠㅠㅠ 이제 맘껏 쉬시고 하고 싶은 일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여사님이랑 놀기, 강아지랑 놀기, 꽃 가꾸기 기타 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네 사람들은 괜찮은거 같은데 보수 쪽의 외부사람들이 확성기 틀어놓고 그러나 봐요. 경찰에 신고해도 안 된다 하니.. 참, 안타까워요.

책나무님, 정리 대충 하시고 짬짬이 쉬세요. 갑자기 정리하면 몸살나더라구요. 사이사이 알라딘 놀러오시구요^^

ÊTRE 2022-05-15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즘 폭풍책읽고있네요.콜린후버 필독서? 지르고있던중 우연히 발견하고 위로받는중

단발머리 2022-05-16 08:03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Être님! 전 일단 콜린 후버 한 권 샀어요. 장르만 알고 예전에 사뒀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전혀 모르네요 ㅎㅎㅎ 일단 한 권 읽어보고 또 사려고요^^

ÊTRE 2022-05-15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특별한날 아니면 너무자주들 우르르가서 사진찍고 번거롭게는 안해드렸으면 하네요.우리야한번이고 기념이지만 얼마나 피곤하실까요

단발머리 2022-05-16 08:03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저도 노대통령님 계실 때 못 가봐서 문대통령님께는 꼭 가보고 싶은데... 맞아요, 우리만 생각하면 안 되겠죠.
조용한 동네라서요...
 


















을 읽고 쓴다.

 



1. 사이보그

 

사이보그는 에테르이며 정수다(21). 포스트모던 집합체의 일종인 동시에 개인적 자아이다(49). 나는, 사이보그를 현대인으로 읽었다. 유기체와 기계의 결합. 가장 쉬운 예로서, 나처럼 안경 쓴 사람을 상상해 보았다. 이건 내가 생각해 낸 것이 아니고, 일전에 알쓸신잡에서 김상욱 교수가 말했던 것인데, 기계인 안경이 인간의 일부가 되어버린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우리 몸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곧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게 될 작은 컴퓨터는 우리의 확장된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인간이되 기계를 차용했던 존재에서 기계가 유기체의 구조 속으로들어가, 인간이며 기계로 새롭게 탄생하게 될 사이보그

 



2. 가사 경제

 


노동은 남성이 하든 여성이 하든, 말 그대로 여성적이며 여성화된 것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여성화된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취약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 해체되고 재조립되며 예비 노동력으로 착취될 수 있다는 것, 노동자보다는 서비스 제공자로 여겨진다는 것, 노동일 제한을 비웃기라도 하듯 급여가 지급되다 말았다 하는 노동 시간 배치에 종속되다는 것, 언제나 외설적이고 부적절한, 성으로 환원되는 실존의 경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54)


 

육아와 유아교육, 노인 케어 등의 돌봄 노동은 여성화된 노동으로 여겨져 가치가 폄하되고 저임금이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노동의 여성화는 노동자의 불안한 위치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존재로서의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는 것은 개인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3. 이원론

 


요약하자면 서구 전통에서는 특정 이원론들이 유지되어왔다. 이 이원론 모두는 여성, 유색인, 자연, 노동자, 동물 간단히 말해 자아를 비추는 거울 노릇을 하라고 동원된 타자로 이루어진 모든 이들을 지배하는 논리 및 실천 체계를 제공해왔다. 이 골치 아픈 이원론에서는 자아/타자, 정신/육체, 문화/자연, 남성/여성, 문명/원시, 실재/외양, 전체/부분, 행위자/자원, 제작자/생산물, 능동/수동, 옳음/그름, 진실/환상, 총체/부분, /인간과 같은 것이 중요하다. 지배되지 않는 주체the One이며, 타자의 섬김에 의해 그 사실을 아는 것이 자아다. 미래를 쥐고 있으며 지배의 경험을 통해 자아의 자율성이 거짓임을 알려주는 이가 타자다. 주체가 된다는 것은 자율성을 확보하고 막강해지며 신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주체됨은 환상이며 그 때문에 타자와 함께 종말의 변증법에 들어가게 된다. 반면 타자됨은 다양해지는 것, 분명한 경계가 없는 것, 너덜너덜해지는 것, 실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하나는 너무 적지만 둘은 너무 많다. (77)

 
















이원론의 한계를 넘어서 여성 범주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피해자됨(victimhood)에 대한 비판도 눈에 띈다. 심오한 역사적 폭과 깊이를 지녔어도, 결국에는 보편적인 정체성이 아닐 수 있다는 젠더’(84)에 대한 이해가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다. <피해자 정체성의 정치와 페미니즘>에서 정희진이 말했던 정체성을 피해자로 본질화할 때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고찰 역시 필요하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217) 가부장제가 원하는 피해자다움의 성 역할을 거부하고(224), ‘정체성의 신화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모색해야만 하는 페미니즘의 앞날(?)에 주목하게 된다. 변신하고 변이해야만 하는 페미니즘의 미래


 



4. 어린이날

 


북플에는 페이스북과 비슷하게 작년의 기록을 보여주는 기능이 있는데, 오늘 어린이날을 맞이해서 지난 어린이날의 기록이 보였다. 나는 지난 어린이날에 파주 지혜의 숲에 갔고, 아이들이 늦잠 잘 때 도서관에 연체한 책을 반납하러 갔고, 『흑인 페미니즘 사상』을 읽었더랜다. 오늘은 어린이들 없이 어버이날 행사 1건을 마쳤고, 집에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공짜 커피 쿠폰 쓴다는 핑계로 외출했다. 책 읽을 시간이 없을 게 뻔한데도 굳이 책을 챙겨가는 자세.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에 대한 진지한 마음. 어제 조나단 글에 대한 댓글에서, moonnight님이 조나단을 선물로 주셔서 더욱 뜻깊은 어린이날이 되었다. 5 5일에 올리고 싶어 급하게 썼다. 이렇게 또 한 번의 어린이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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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5-06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두번째 부분 보니 읽을 만 하겠다는 건방진 생각이..!! 그 부분 빼고 다 어려운 건 아니..겠죠? ㅎㅎ 어린이날이라고 엄청난 교통체증이 있었다는데 비교적 평온히 보내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푹 쉬세요^^

단발머리 2022-05-06 00:30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어린이날이라서 많이 고단하셨을텐데 아직도 안 주무시고 계시네요. 그 부분이 유독 평이합니다 ㅋㅋㅋㅋ 전 앞쪽이 특히 어려웠구요. 뒤쪽도 어렵 ㅠㅠㅠㅠ
얼른 쉬세요, 독서괭님! 남은 부분은 내일 읽기로 해요^^

바람돌이 2022-05-06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글을 읽으니 주장하는바가 뭔지 감은 잡히는데 이정도로 감을 잡기도 무지하게 어렵다는거겠지요? ㅠㅠ

단발머리 2022-05-09 12:19   좋아요 0 | URL
그나마 제일 쉬운 부분, 그래도 알만한 부분을 인용했구요. 더 어려운 부분도 많ㅠㅠㅠㅠ
<반려종 선언> 마치면 앞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싶습니다.

2022-05-06 0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9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5-06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이거 철학자들 그 팟캐스트 들으니까 앞부분이 더 어렵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 도나 해러웨이 두 권 샀어요. 에라이 모르겠다 다 사버림요 ㅋㅋㅋ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대한 진지한 마음 ♡

단발머리 2022-05-09 12:16   좋아요 0 | URL
전 제 힘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힘으로 파보겠다고 아직 팟캐스트 안 들었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오늘 밤에는 도나 신간 도착한다 해서요. 제가 벼르고 있습니다. 도나에게 전해 주세요. 제가 벼르고 있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5-06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이렇게 많이 읽었어요?! 조금 읽은 줄 알았더니만!!!

단발머리 2022-05-09 12:15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반려종 선언>을 읽고 있지요. 헤헤.
 





 














로버트 펙이 주장했던 중년 성인기의 4가지 주요 과제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두 번째 과제가 이거였다. “인간관계에서 있어서는 성적인 관계에서 사회적인 관계로 전환된다.” 중년 성인기는 35세에서 54세까지니, 나는 중년 성년기에 속한다고 하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즌 2를 보았다. 원작은 쥴리아 퀸의 『The viscount who loved me 』인데 원작과 드라마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 암튼 즐거운 정주행의 시간을 마친 후에, 아니나 다를까 주인공 조나단 베일리(앤소니 브리저튼 역)에게 흠뻑 빠지고 말았다. 기사도 찾아보고 인터뷰 영상도 여러 편 보았는데,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에 헤어날 길이 없던 그즈음, 친구들과 만나 맛난 치킨을 뜯으며, 조나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부족한 영어 실력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조나단 때문에라도 영어를 더 잘하고 싶다, 뭐 이런 말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였다. 친구 1이 물었다. “그래서요, 단발님! 만약에 진짜 영국에 가서 조나단을 만났는데, 조나단이 단발님 좋다고 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가정을 위해서 20년 살았으면 이제 자기 삶 살아야죠. 괜찮지 않아요? 애들도 많이 컸고요.” ‘, 조나단을 만날 수 있다고요? 조나단이조나단이, 저를 좋아한다고요? 에이, 설마 그럴 리가요.’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는데,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제가 애들을 거진 () 키워놓기는 했죠.” 한바탕 자지러지게 웃고 나서, 나는 흩어진 정신을 간신히 수습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 성적 지향(조나단은 2018년에 커밍아웃했다)이라는 것도 있고, 시몬 애슐리(상대역)가 그렇게 이쁜데도 스캔들 안 나고 그렇게 끝나잖아요. 조나단이 아시아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고요.” 친구 1과 친구 2가 양쪽에서 같은 말을 다른 표현으로 쏟아낸다. “그건 모르죠. 그건 모르는 거에요.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거, 그건 딱 정해진 게 아니잖아요. 진짜 모르는 일이죠.” 여러분!!! ? 뭐라구요?

 

내가 아는 어떤 사람들보다 책을 많이 읽고, 내가 아는 어떤 사람들보다 똑똑하며, 내가 아는 어떤 사람들보다 스마트한 두 사람의 확신에 찬 이 단언의 말씀. 사람 일은 모르는 것입니다. 그 순간, 내 인생 최대의 고민은 조나단이 나를 좋아하면, 나는 어쩌란 말이냐?’로 바뀌게 된다. 조나단이 내게 선사한 심미적 즐거움과 쾌락을, 내가 조나단에게 줄 수 있을 거라는 아무런 확신이 없는 채로, 나는 가정의 존립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 것이었다. 애들은 많이 컸다. 둘 다 나보다 크니까 다 키웠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남편인데. 까탈스럽고(엄마 표현), 까시렁스러운(시어머니 표현) 두 애들에 더해, 총 네 명의 가족 구성원 중에 남편은 나 빼고 내 말을 제일 잘 듣는 사람이다. 20년을 살았다. 그래, 20년을 살았지. 나 같은 사람을 만나 남편은 20년을 한결같이 유쾌하고 재미있게 보냈을 것이다. , 나 같은 사람을 만나 동서양을 아우르는 각종 실험적인 요리의 희생양이 되었지. , 이건 너무나 실존적인 고민이다. 너무 어렵다.

 



조나단을 생각한다. 조나단은, 내가 조나단에게 줄 수 없는 것을 나에게 주었다. 웃음과 기쁨과 즐거움을. 하지만 나는 조나단에게 웃음과 기쁨과 즐거움을 줄 수 없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하기에, 나로서는 조나단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은데, 주지 못하고 받기만 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딸아이가 내 MBTI의 특징을 읊어주었는데, 나는 몰입을 잘하고 금방 싫증을 내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친구 2는 조나단 사랑은 오래갈 거라 전망했다. 친구의 말은 항상 옳다.



 

내일은 어린이날. 아직도 어린이날 선물을 고대하는 나는, 오늘 아침 진공청소기로 거실 바닥을 박박 밀면서 올해는 무슨 선물이 좋을까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 올해는, 조나단. 올해의 선물은 조나단이 좋겠다. 나는 정했다. 조나단으로.

 

 

조나단.

조나단을 제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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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04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 꼰대 앤소니를 여기서 보는군요 ㅎㅎㅎ 나름 귀여운 조나단 ~~

단발머리 2022-05-04 17:13   좋아요 1 | URL
시즌 1의 꼰대 안소니가 시즌 2에선 사랑 찾느라 바쁘거든요. 꼰대끼는 여전하지만요. 조나단 럽💕

수이 2022-05-04 18: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옆지기도 그러하고 조나단 아니 안소니도 그러하고 좀 까탈스러운 스타일을 단발님은 사랑하는 거 아닐까요. 사랑은 알 수 없습니다, 어느 자리에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될지 장담할 수 없죠. 하지만 어쩐지 조나단도 그러하고 단발님과 20년을 함께 하신 그분도 그러하고 문득 우리는 어느 지점에서 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건지 저 역시 실존적인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만나기도 전부터 나는 저 사람을 만나면 사랑에 빠질 거 같은데 라는 말은 이미 저 사람에게 매혹당했다는 것이고 실제로 만나면 뭐 거의 동전을 뒤집을 것도 없이 사랑에 빠지게 되고 맙니다. 문제는 서로의 사랑, 불꽃 같은 연애 여기에서 생기지 않아요. 문제는 그러니까 조나단은 단발님과 사랑에 빠지고 조나단을 극렬하게 원하는 단발님 역시 조나단과 멋진 연애를 할 터인데 문제는 단발님과 20년을 함께 한 그분이 과연 단발님을 놔줄까 입니다. 쏘쿨하게 놔주신다면 더할나위 없지만 과연 놔줄까? 정말 힘들 텐데.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건 두렵지 않으나 분명히 멋진 연애를 할 것이나 언제나처럼 사랑과 사랑 사이 그 징검다리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싶습니다. 전 조나단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조나단 저 턱수염은 쪼금 귀엽군요.

단발머리 2022-05-04 19:40   좋아요 1 | URL
일단 비타님은 제가 1) 조나단과 만나고 2) 저와 조나단이 사랑에 빠지고 3) 조나단이 저를 극렬하게 원할거라 예상하시는군요.
저의 그 다음 고민은 그 다음에 하면 되겠어요. 1)번부터 겁나 저에게 먼 일인데 말이지요. 영국으로 가는 항공권을 준비한다 해도 어디에 가야 조니를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소속사에 연락해봐야 하나요? 한국에서 날아온 팬에게 무엇이든 알려주지 않을 성 싶은데요 ㅎㅎㅎ
진지한 성찰과 조언 감사드립니다. 사랑과 사랑 사이의 징검다리 문제에 대한 고민도 감사하구요.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다락방 2022-05-04 18: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진짜 너무 잘나왔네요! ㅋㅋㅋㅋㅋ 너무 잘나왔다 진짜.

사람일 모르는 겁니다, 단발님.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어떤 격정에 휘말릴지 몰라요. 아니 제가 뭐 조나단한테 가시라고 등 떠미는 건 아니고요, 뭐, 예, 어떤 가능성이든 열려있는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흠흠 어쩐지 부끄럽네요? 🤭

단발머리 2022-05-04 19:43   좋아요 1 | URL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고, 제 친구 1이 다락방님과 똑같이, 정말 그렇게 말했습니다. 제 친구의 말을 저는 철썩같이 믿고 있고요.
어떤 가능성이든 열어 놓으려 합니다. 제가 문 활짝 열어 놓은 거, 영국까지 소문나야 할텐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은 생긴대로 나온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사진 너무 잘 나왔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의집 2022-05-04 1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의리로 살아야죠 단발님 말 잘 듣는 남자는 남편이라면… 여전히 최고의 남자죠!!!

단발머리 2022-05-04 23:06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말씀 백번 온당합니다. 제 말 잘 듣는 남자는 아무 것도 모른채 야구 보고 있네요.
최고의 남자 맞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5-05 0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막상 가지면 남편이 둘이 되는거잖아요. 왜 하나를 버려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냥 둘 다 가지면 되지말이죠. ㅎㅎ 그런데 남편이 둘인건 좀 많이 많이 귀찮을듯하긴 하군요. 저 조나단이 내 말을 잘 들을때까지 키우려면.... 단발님 우리 힘딸려서 안돼요. 너무 힘들어요. ㅎㅎ

단발머리 2022-05-05 08:27   좋아요 1 | URL
저, 아침에 일어나서 댓글 읽다가 얼마나 웃었는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너무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남편이 둘이 되는 상황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역시 말씀하신대로 둘은 좀 많이 많이 귀찮을 것 같습니다.
조나단은 현재 33세로서 한참 말 안 듣는 나이인데 제 말 잘 듣게끔 하려면 또 시간이 많이 필요할듯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조나단과는 아쉬운대로 더 이상의 관계 발전은 없는 걸로 하겠습니다. 사실 요즘에 힘도 많이 딸리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댓글이 저의 어린이날 선물입니다. 앞으로도 귀한 지혜의 말씀 많이 많이 나눠주세요!!! 좋은 휴일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2-05-05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나단 잔소리하는 오빠 맞나요? 시즌1의 1편 반밖에 안본 사람이라...^^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오빠가 서글서글하게 생겼던 기억은 남아 있네요^^
조나단이 앤 헤서웨이 같은 형을 좋아한다면 단발머리님을 뵙고...아!! 정말 사람일은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란 생각 저도 동의합니다^^
아침에 잠깐 드라마 한 편을 봤는데 거기서 사랑이 시작되는 첫 단계가 이미 남녀 눈빛이 마주치는 그 첫 순간이던데 어쩌면 그게 진리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얼핏 했었거든요.
본인들은 알 수 없지만 두 번, 세 번 만나다 보면 정 들고, 그래서 결국 우리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낌이 왔었어!! 인정하게 되는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단발머리님 글을 읽으니까 더욱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네요ㅋㅋㅋ
비행기를 타고 날아 갔는데!!!!!!....
상상의 나래를 막 펼치는 중였는데, 아니 조나단이 33 세였어요??
넘 애기잖아요????
언제 키운대요?? ㅜㅜ
에휴~~단발머리님! 어쩔 수 없지만 이 남자, 저 남자~ 다 똑같다!! 이 말을 명심할 수밖에 없어요. 넘 찬물을 끼얹었네요ㅋㅋㅋ
화면에서 계속 멋진 남자 조나단!! 해야 더 멋진 조나단!!^^
조나단 43 세만 되었어도...비행기 티켓 끊어드렸을텐데 말이죠^^
지금 남편분을 조나단으로 만들어 보심이??^^

단발머리 2022-05-09 12:15   좋아요 1 | URL
조나단은 잔소리하는 오빠 맞구요. 시즌 1보다 시즌 2가 훨씬 재미있습니다.
한눈에 반하는 사랑이 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만, 여러분들이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진지하고 생활밀착형 조언을 많이해 주셔서 제가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야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요, 만난 후의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어 놓고만 있으려고요.
조난단이 나이가 좀 어리기는 하지요. 하지만 애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멋진 애기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2-05-05 14: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이 브리저튼 2에 관한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는데^^ 이 양반이 요즘 핫하다는 조나단씨로군요. (커밍아웃한 건 몰랐네요@_@;)
어린이날 선물로 조나단을 단발머리님께^^

단발머리 2022-05-09 12:12   좋아요 0 | URL
보내주신 어린이날 선물 아주 잘 도착했습니다. 문나잇님이 제 꺼라고 하셔서 조나단은 제꺼가 되었네요. 매우 감사드립니다^^

에이바 2022-06-01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너무 유쾌하네요 단발머리님!! 오랜만에 단발님 서재에 왔는데 연속 3편을 웃으면서 봤어요. 심지어 저 의문의 2패(이름도 몰랐던 배우 조나단의 커밍아웃 단발머리님의 남자 확정).... 저 개인적으로 브리저튼 시리즈를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앤서니 얘기를 좋아해서 드라마도 재밌게 봤거든요 ㅎㅎ 전 시즌1보다 시즌2가 더 좋았어요! 뭔가 오랜만에 뵙지마는 제인에어로 하나 되었던 단발머리님과의 취향 확인에 행복한 새벽이네용 ㅋㅋ

단발머리 2022-06-01 09:45   좋아요 0 | URL
아침에 에이바님 댓글 보고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에이바님 잘 지내시죠? ㅎㅎㅎㅎ
브리저튼 시리즈도 앤서니도 좋아하신다니 저는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조나단 베일리의 발견과 조나단 베일리의 커밍아웃 소식은 저를 기쁨과 슬픔으로 몰아넣었지만 전 아직도 환상 속의 그대를 포기하지 못하고 마음 깊이 ㅋㅋㅋㅋ 사랑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도 시즌 1보다 시즌 2가 더 좋았거든요. 제인에어를 사랑하는 에이바님, 이제 우리 조나단 사랑도 함께해요. 저랑 함께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5월은 가족의 달. 줄줄이 가족 행사 대기 중.  


5월은 도나의 달. 도전할 때마다 나를 절망케 했던 도나 해러웨이. 이번에는 이웃님들과 같이 읽으니 완독하겠지.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 고르다 보니, 새로 나온 책도 보인다. 다 구입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일단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목차랑 미리보기를 살펴본다. 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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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02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시작하시는 겁니까! 저도 곧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어제부터 생각만 하는 중..)!!

단발머리 2022-05-02 16:41   좋아요 0 | URL
이번달에 좀 일찍 시작할까 싶습니다. 부릉부릉 하고 있죠. 페미니즘의 최전선에 같이 서시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5-0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서문 좀 읽다가 머리에 쥐나는줄^^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ㅜㅜ 아무래도 다른 책 읽으면서 좀 쉬었다 시작해야겠어요~ 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22-05-02 17:50   좋아요 0 | URL
오래 쉬지 마시고 ㅋㅋㅋㅋ 얼른 돌아오세요, 거리의화가님!!

건수하 2022-05-02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준비 많이 하셨네요! 저는 <해러웨이, 공-산의 사유>만 준비해뒀어요.

단발머리 2022-05-02 17:56   좋아요 1 | URL
집에는 한 권 뿐입니다 ㅋㅋㅋㅋ 그러니까 이 페이퍼 제목은… <준비>(하고 싶다) 네요 ㅋㅋㅋㅋㅋㅋㅋ참… 그 책 많이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수하님, 화이팅!!

건수하 2022-05-02 17:56   좋아요 1 | URL
사실 저도 준비한 건 아니고.. 그냥 갖고 있었다… ㅎㅎㅎ

저는 <레이디 크레딧>부터 읽어야해요 휴;;

단발머리 2022-05-02 20:49   좋아요 1 | URL
아… 일단 <레이디 크레딧> 화이팅!!! 🥳🥳🥳

건수하 2022-05-02 21:19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많이 어렵다는게 공-산의 사유인가요? 전 좀 쉽게 해설해주신 건 줄 알았는데 @.@??

단발머리 2022-05-02 21:29   좋아요 0 | URL
저는 <공-산의 사유> 안 읽어봤는데 해러웨이 책은 다 어렵다고 들었어요 ㅠㅠ 글고 저도 해러웨이 도전한 책 중에 성공한 책이 하나도 없고요 ㅠㅠㅠㅠ 근데 그 때는 몰랐는데 저자가 한국 사람이네요. 그럼 좀 쉬울 수도 있겠어요.
수하님, 화이팅 하나 더 드립니다^^

건수하 2022-05-02 21:41   좋아요 0 | URL
저희 함께 화이팅해요! 레이디 크레딧 다 읽고 나타나겠습니다~

수이 2022-05-0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희망도서 저도 빌릴래요 :)

단발머리 2022-05-02 17:57   좋아요 0 | URL
일단 저 다음인데 ㅋㅋㅋㅋㅋ 제가 3주 읽고 그 담에 이야기 나누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5-02 17:58   좋아요 0 | URL
아악 😫 그렇다면 저는 우리 동네 도서관에 있는지 검색 먼저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5-03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필 5 월이 가장 바쁜 달이라 지금 몸과 마음이 혼미한데 가장 어려운 책이 이번 달 책인가요? 전 책을 보기만 하고 감히 넘겨보질 못하고 있네요. 어떡하나???쩝~😥😞

단발머리 2022-05-03 16:53   좋아요 1 | URL
지금 어렵다고 난리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두 쪽 읽은 처지라 아직 할 말이 없습니다만.... 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5-03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받았는데요, 걱정이 많이 되네요 ㅎㅎ

단발머리 2022-05-03 16:53   좋아요 1 | URL
우리 같이 읽으면 읽을 수 있을 거에요. 저 두 번 실패한 책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만 믿고 갑니다!!
 
Pachinko : The New York Times Bestseller (Paperback, 영국판) -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원작
이민진 / Head of Zeus / 202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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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를 읽었다. 전체적인 줄거리 말고 제3권의 챕터 8에 대해서만 쓰고 싶다.

 


노아는 대학을 마치지 않은 채, 가족을 떠나 다른 도시로 잠적한다. 어디에 사는지 알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을 꾸준히 선자에게 보낸다. 자신만의 삶을 일궈가는 노아를 마침내 한수가 찾아낸다. 한수는 노아를 찾았다고 선자에게 알리면서, 멀리서만 그를 보라고 말한다. 그가 선택한 삶 속에서 살게 하자고, 그걸 존중해 주자고 말한다. 선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차문을 박차고 나가며 선자가 외친다. “노아야!”

 

노아의 불행을 선자의 탓이라고 할 수 없다. 선자는 최선을 다했다. 지옥에서 자신을 구해준 남편에게 신의를 지켰고, 투옥된 남편을 위해 생활을 책임졌고, 늦은 밤 고된 일을 마치고서도 노아의 옷을 깨끗하게 세탁하고 다림질해 입혀 보냈다. 선자는 자신의 모든 삶을 걸고 두 아들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녀의 지극한 사랑이, 그녀의 선의가 항상 그에 맞는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해 골몰할 때면, ‘선녀와 나무꾼이야기가 떠오른다. 앞부분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뒷부분은 동화책에 따라 약간씩 다른 내용이다. 나무꾼이 하늘나라에서 선녀와 세 아이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 집 아이들과 함께 읽었던 판본에서 결말의 나무꾼은 인간이 아닌 수탉이다. 하늘나라에서의 행복한 시간 속에서도 효심이 지극한 나무꾼은 땅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선녀는 천마에 나무꾼을 태워 보내며 절대 땅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간곡히 당부한다. 반가운 아들의 목소리에 달려 나온 어머니는 아들과 손을 맞잡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아들은 천마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이제 곧 하늘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뭐라도 먹이고 싶은 어머니(어머니는 먹이는 사람이다)는 아들에게 팥죽을 권한다. 그러나 팥죽이 너무 뜨거운 나머지, 팥죽이 든 그릇을 손에서 놓치고, 깜짝 놀란 천마는 나무꾼을 떨어뜨리고 그대로 하늘로 올라가 버린다. 어머니는 나무꾼에게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을 먹이고 싶었을 뿐이다. 그녀의 의도는 아들을 붙잡아 두려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나무꾼은 하늘로 돌아가지 못했고, 하늘을 바라보며 구슬피 홰를 치는 수탉이 되고 말았다. 괴로워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그녀는 아들의 불행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일은 그렇게 되고야 말았다. 나무꾼은 어머니와 함께 머물고 있으나 그의 마음은 자신이 속하지 못한 머나먼 세계를 끝없이 떠돌고, 탄식과 아쉬움, 슬픔과 원망이 그의 마음을, 아니 수탉의 마음을 가득 채웠을 것이다.

 

 


노아를 대하는 한수와 선자의 태도에는 차이점이 분명하다. 한수는 노아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렇게 살기로 한 노아의 결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물론, 한수에 대한 노아의 증오심이 훨씬 더 컸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한수는 자신이 노아에게 요구할 수 있는 작은 권리마저 포기했다. 노아를 더 기다리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선자는 달랐다. 대학을 그만두고 가족을 떠난 이유를 이미 오래전에 설명했음에도, 그렇게 긴 시간 동안 가족에게 돌아오지 않았음에도, 선자는 노아의 심정이 어떠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의 절망이 그에게 얼마나 큰 짐인지를 감히 예상하지 못했다. 그를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그를 그렇게 아끼면서도, 선자는 몰랐다. 알지 못했다. 우리 집으로 가자. 선자가 말한다. 여기가 제 집이에요. 노아가 답한다.

 


“Noa and Mozasu. They’re my life”, “I’ve lived only for them.” (421)이라고 말할 때의 선자를 이해한다. 내가 그런 엄마여서가 아니라, 그런 삶을 사는 엄마들을, 여성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해 사는 어머니들, 자식만이 삶의 이유인 어머니들,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 혹은 많은 것을 희생한 어머니들. 그런 어머니 앞에서 자식은 ‘a good boy’일 수밖에 없다. 선자를 사무실로 안내하고 차를 내주고 다음 주에 찾아가겠다는 다정한 말을 건네는 소년 노아. 그런 어머니 앞에서 자식은, 그 아들은 a good boy일 수밖에 없다. 어머니는 자식의 어떠함을, a good boy의 절망을 끝내 알아채지 못한다.

 

한수는 무책임했고, 사람 좋은 옆집 아저씨 같았지만, 그는 노아를 알았다. 노아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 한 발짝 물러설 줄 알았다. 노아를 만나고 돌아와 기분이 좋은 선자에게 “You should not have seen him.” 이라고 말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자는 노아를 사랑했고, 노아를 위해 살았고, 노아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다 바쳤지만, 선자는 노아를 몰랐다. 노아가 어떤 사람인지를 몰랐다. 노아를 더 사랑한 선자보다 노아를 덜 사랑한 한수가 오히려 노아를 더 깊이 이해했다는 데 생각이 닿으면 슬퍼진다. 그렇게 보인다. 더한 사랑이, 더 진한 사랑이 결국 노아를 밀쳐버렸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가장 큰 고통이 선자의 몫으로 남겨졌다. 너무나 가슴 아픈 대목이다.

 



호의와 선의와 사랑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꼼꼼히 생각하고 사는 건 너무나 피곤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일을 한다. 사랑하고 사랑받는다.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는다. 지나친 사랑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이 결론이 자식에게도 해당된다는 데 인생의 숨은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노아를 그냥 그대로 살게 하는 것, 나와 멀리 떨어진 도시에 살게 하는 것, 그리운 마음에 찾아가더라도 몰래 숨어서 노아를 훔쳐보는 것에 만족하는 것. 그런 게 사랑이라는 나만의 결론에 또다시 마음이 쓸쓸해진다. 하지만 어린 자녀를 사랑으로 품어주는 것이 사랑인 것처럼, 장성한 자녀를 떠나보내는 것도 사랑일 테니. 출생 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여전히. 모성이 부족한 채로 살아왔던 이 매정한 엄마는 한 번 더 생각한다. 과유불급. 넘치지 않도록, 넘치지 않도록 하자. 내 사랑이 넘치지 않게 하자. 보내주자. 놓아주자. 기다려주자. 멀리 가게 하자. 그래서 날아가게 하자. 저 혼자의 힘으로 날아가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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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로에게 져주는 것도 사랑이라는 건 좀 어려운 문제지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9-29 12:24 
    밥 먹기를 명심하며 토스트를 우물거리면서 마감을 마친 자의 자유를 만끽하면서 쓴다. 오늘은 <디지털…>만 다 읽으면 되는 널럴한 날이다. 원래는 운동 다녀와서 페란테로 *알파수컷* 쓸려고 했는 데, 파친코 2권 어제 다 들었고 운동가기 싫으니까 이거 써야지. 근데 쓰기도 전 부터 너무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마음아픔 주의다. 아, 내 마음 아픔이지 나 빼고 다른 사람은 안 아플 것 같다. 그리고 이 글을 읽기 전에 꼭 단발머리님의 파친코 리뷰
  2. To 쟝쟝님 (부제 : 노아의 선택, 그 불가항력과 결정론의 함정 또는 변명의 문제)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10-03 07:38 
    이 글(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969259)에 대한 댓글을 쓰다가 길어져서 먼댓글로 씁니다. 댓글이어서 댓글처럼 씁니다^^ 제가 쟝쟝님의 글을 오독했을 가능성을 전제하고, 제 나름으로 다시 한번 써봅니다. 노아가 자신이 받은 최고 최대의 사랑이 엇나갓음을 알고, 보답할 수 없음을 알고 나서 그가 했던 선택에 대해, 쟝쟝님은 필연적이라고 썼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역시, 노아는 자살할 수밖에 없
 
 
얄라알라 2022-05-01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친고 한글판은 중고가가 4만원대더라고요. 영문판을 데려오긴 했는데 아직 엄두가 안 나서, 단발머리님의 리뷰로 중간 내용을 짐작해봅니다.

˝그냥 그대로 살게 하는 것˝

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혹시 제가 8장까지 이르게 된다면 단발머리님 말씀 새기면서 천천히 넘겨야겠어요

단발머리 2022-05-01 20:46   좋아요 2 | URL
한글판 인세 관련 협의가 마무리 되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아요. 책이 다시 나올것 같기는한데, 우아~~ 4만원이라니 놀랍네요.

저도 내용을 하나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중간 중간 놀란 부분이 많았어요. 얄라알라님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래요^^

다락방 2022-05-01 19: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은 글입니다, 단발머리님. 저희가 잠깐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단발님은 모자관계 얘기를 하고 저는 자아에 대한 얘기를 했죠. 그건 우리의 접근 관점이나 성향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원서로 읽는 것과 번역본으로 읽는 것의 차이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는 이 책을 사러 교보문고로 가는 버스 안이라는 겁니다. 지금 시간은 일요일 저녁 19:37 이고요.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2-05-01 19:42   좋아요 3 | URL
지지지지지….. 지금이요?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락방님? 🙄🙄🙄

그레이스 2022-05-01 2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문판 난이도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단발머리 2022-05-01 22:26   좋아요 3 | URL
짧은 문장으로 쓰고요. 사건을 시간순으로 서술하는 방식이어서 쉽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다락방 2022-05-02 08: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어제 저녁에 교보까지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단발머리 님께 땡투하고 이 책 알라딘에서 샀습니다. ㅋㅋㅋ 부자 되시길 바랍니다. 제가 드리는 땡투로 책 더 많이 사시고 글 더 많이 쓰세요.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2-05-03 16:55   좋아요 2 | URL
입금하신 100원은 잘 적립되었으며 앞으로도 양질의 페이퍼와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변함없는 사랑과 후원과 관심과 애정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수이 2022-05-02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아를 선자의 남편으로 착각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고 말았네요 -_-;;;; 좀 알려주시지! 전 한글판 읽는 동안에 정신없이 읽어버리는 바람에 이렇게 세세하게 바탕을 보지 못했던 거 같아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그런데 손꾸락은 왜 그래요 ㅠㅠ 왜 다쳤어요! 뭐 하다가!

단발머리 2022-05-03 16:56   좋아요 1 | URL
그 때쯤 저도 딴 생각하고 있어서 말을 못했나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꾸락은 ㅋㅋㅋㅋㅋ 원래 요리 잘 안 하는 사람이 칼에 손 잘 베인다고 해요. 다 나았어요. 헤헤

독서괭 2022-05-03 1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래서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거군요.. 이 책 읽고 싶은데 품절이라 못 읽는구나, 하고 말았는데 원서로 읽으면 되는 거였다니.. 흑흑 ㅠㅠ 독해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내 사랑이 넘치지 않게 하자˝라는 말씀 멋져요. 아이 키우면서 정말 명심해야 할 말 같습니다. 희생한 만큼, 사랑한 만큼 놓아주기는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희생을 최소화 하려고 합니다..쿨럭.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2-05-03 16:59   좋아요 2 | URL
많이 꼬인 문장이 없어서 비교적 잘 읽히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미리보기 함 읽어보시고 결정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또 영화랑 같이 봐도 되니까요. 배경 알고 읽으면 더 잘 읽힐 것 같아요.
희생을 최소화하겠다는 다짐.... 넘 멋져요. 저도 한결같이 그 다짐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면 더 쿨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식들한테..... 내가 그들을 사랑한다는 건 충분히 알려줄 테지만 많이 앵기지는 않으려고 해요. 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6-05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친코 드라마가.아닌.원문.읽으며 다시.읽으니.단발머리님 이글 절절히 와닿아요. 더욱

- 2022-09-29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굿 보이… 아ㅜ영어로 읽었어야 했구나… 팥죽 ㅠㅠㅠ 단발님은 천재다 ㅠㅠㅠㅠㅠㅠ

- 2022-09-29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이 글이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아서 다시 왔어요… 한수는 노아를 이해하지만 선자는 노아를 이해못한다는 지점이 무슨 말인지 너무 알 것 같아요. 아… 찐 좋은 글이다 진짜… 먼댓글 한 독후감에도 썼지만, 저는 정말 저희들 다 키우려고 부모님이 너무 고생 많이 하셨기 때문에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자신을 상처내는 아키코-하나 는 알듯 말듯 모르겠더라고요.

다만 부모님을 저도 사랑했기 때문에, 정말 ‘잘’ 살아야 한다는 욕망(?)이 있었는 데, 그건 일본인이 되고 싶다나 자수성가하고 싶다가 아니라, 제게 그건 어떤 양심껏 헌신하면서 사는 삶였던 거 같아요. 근데 내가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것 혹은 내가 그렇게 살려고 할 수록 양심에서 멀어진다는 걸 견딜 수가 없이 괴로웠던 적이 있었거든요?… 뭔가 내 삶뿐만 아니라 내 부모의 삶까지도 다 부정 당한 것 같은 세계의 상실이 있었어요. 아.. 이건 뭐라고 설명이잘 안되는데… 어쨌든 노아를 너무 제 방식으로 읽어가지고ㅋㅋㅋ 무튼 헌신하는 사랑이라는 게 너무 아파요. 저는 아직도. 엄마가 ‘너 자신을 살아’라고 한번이라도 말해줬다면 어땠을까요?… 마지막에 노아가 엄마한테 책 주는 것도… 저는 거의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는 데…

독후감이 혼란의 도가니탕이지만… 동시에 단발님이 이렇게 선자의 마음과 한수가 본 것에 대해서 쓴 글을 읽지 못했다면, 저는 노아만 내 방식대로 이해하고 말았을 것 같아요 ㅎㅎ 다시 한번 읽고 쓰고 감상을 나누는 힘을 느낍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