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부끄럽지만, 사실이 그렇고 지어낸 이야기는 아니니까. 요즘에도 요가를 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체육이 싫었다. 산책도 조깅도 별로인 걸로 봐서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일주일에 겨우 2-3번 체육 시간인데도 하라는 실기 연습 안 하고 나무 밑에서 놀다가 선생님께 여러 번 걸리기도 했다. 5-6년 전쯤에 동네에서 주민 대상 무료 요가 강좌가 있었는데, 그 수업도 독서모임 언니가 접수해줘서 다녔다. 언니는 이미 인터넷으로 접수하셨는데, 접수 안 한 나를 데리고 가려고, 순수하게 나를 데리고 가려고, 언니가 대신 줄 서서 현장 접수를 해주셨다. 그렇게 2년을 다녔다. 처음에는 무료였고, 1년 후쯤 유료로 바뀌었는데 그것도 3달에 만원이니까, 거의 무료 수준. 근처에 사는 친한 전업주부 중에 운동을 좋아해서 회원제로 운영되는 수영, 요가, 필라테스, 줌바댄스 클래스에 다니는 분들도 많은데, 농담 반 진담 반, 나는 누가 돈을 주면다니겠다고 말한다. 누가 대신 회비를 내어 주면이 아니고, 운동 다니는 내게 누가 돈을 준다면' 운동 다닐 의향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

 


암튼 그런 나도 3월부터 요가를 하고 있다. 집에서 한다. 아무도 돈을 안 내줘서 어쩔 수 없이. 정확히는 요가도 아니고 요가 스트레칭이지만, 아무튼 월수금 식구들이 모두 집을 나서면 거실에 매트를 깔고 요가를 한다. <요가소년 421>,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개운한 스트레칭 (기초요가, 힐링 요가, 전신 스트레칭 / 러닝타임 34 30). 겸사겸사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세 소개해본다. 이 자세의 명칭은 따로 없는 것 같은데, 내가 지어줬다. 꽃받침 자세. 사실 이 자세 때문에 <요가소년 409>에서 이리로 옮겨온 거다.

 




 


그저께 잠깐 숙였다 일어서는데 왼쪽 허리가 삐끗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원래 유연성이 한참 떨어지는 사람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허리를 돌릴 때마다 살살 아파오는 거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무척 바쁜 주일 아침인데, 어쩔 수 없이 요가 매트를 꺼내서 요가소년 421, 전신 스트레칭을 했다. 그 쉬운 <고양이 자세>에서 들이마시는 쉼에 가슴을 활짝 열고 등허리 살짝 오목하게가 안 된다는 걸, 몸이 알려줬다. , 이런. 당연히 내쉬는 숨에 등허리 둥그렇게 마는것도 불가능했다. 살살 몸을 달래가며 요가 스트레칭을 이어간다. <잠자는 백조 자세>에서 오른쪽은 괜찮은데 삐끗한 왼쪽으로는 자세를 따라 하는 게 불가능했다. 아무튼 그렇게 요가를 했다. 요가 중에 호흡을 조절하면서 다음 동작에 가기 전에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을 때, 요가소년은 여러 말을 해 주는데, 보통은 그런 때 기도를 한다. 손 뒤로 올릴 때도, 태양경배자세할 때도, 사바사나 할 때도 기도를 한다. 내 기도는 짧고 단순하다. 주님, 도와주세요. 주님, 함께해 주세요.

 

 


오늘 아침에도 이렇게 기도를 하려는데, 어젯밤에 읽었던 책의 한 문장이 자꾸 떠올랐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가 이제 나온다.

 

 













얼마 전 나는 20여 년간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배웠던 이들과 말을 섞지 못하게 되었다. 영원히 헤어졌다. 온몸이 흔들리도록 아팠다. 내 인생 최대의 쾌락과 의미의 공동체를 잃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오래가지 못할 관계임을 모르지 않았다. 그 시간에 감사할 뿐이다. 이후 인생 전체가 사라졌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35)

 


20여 년간 함께 해온 친구와 공동체를 잃은 아픔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 상실감과 슬픔, 외로움과 고통에 대해서. 나를 울린 단어는 이렇게 네 개.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아픔을 이겨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네 인생사야 언제나 고난과 고통의 연속이지만 가끔은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이 있기는 하다. 어떤 사람은 환경을 탓한다. 보통의 경우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을 원망한다. 나는 이 방법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한 번은 욕을 해야, 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욕이라도 해야 풀리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어떤 사람은 자신을 탓한다. 나는 이것이 고통과 슬픔을 견디는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겠지만 어느 때든 그게 그 고통과 슬픔의 전부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 속으로, 내면으로만 침잠하는 사람에게는 위로조차 닿지 않을 수 있어서 더욱 그렇다. 선생님의 방법,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가 얼마나 훌륭한 방법인지에 대해 혼자 생각한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을 사람이 없고, 지금 나는 혼자이고, 내 인생이 무너지는 것 같은 아픔과 슬픔 속에 있지만, 그러한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쓴다는 것. 감히 혼자 상상해본다.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에서 융합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양파를 예로 들었다.

 


내가 양파를 자주 애용하다 보니 아이들이 다른 야채는 잘 안 먹어도 양파는 잘 먹는 편이다. 싸고 보관이 편하고 어느 음식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제일 중요한 점은 흔하다에 있다고 생각한다. 비싸지 않고, 어디에서든 쉽게 구할 수 야채. 하지만 양파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면 이건 뭐 단순한 식품 정도가 아니라 슈퍼 푸드의 반열에 오를 정도라는 걸 알게 된다. 이 귀한 음식이, 흔하다.

 

 

누가 나한테 돈을 줘서 유명한 요가 센터에서 득도하신 선생님에게 요가를 배우면 좋겠지만 <요가소년>도 내게는 참 좋은 선생님이다. 맛있는 거를 많이 먹고 싶고, 또 그러면서도 건강하면 좋겠지만, 올리브유에 양파만 먼저 오래 볶은 후, 미리 만들어둔 떡볶이와 잘 섞어 먹으면, 떡볶이와 어우러진 양파의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고통을 이겨내고 슬픔을 뿌리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테고 또 가능하겠지만, 그냥 노트와 펜만 있어도 어느 때는, 그 상황에서의 점프가 가능하다. 노트북일 수도 있고, 스마트폰의 메모 기능일 수도 있겠다. 모든 아픔을 이렇게 이겨낼 수 있다고, 혹은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나는 인생사 고락을 모르고 산 사람이다. 나는, 내가 그렇게 곱게자랐다는 걸 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인생의 어느 순간에 이 세상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과 그 일의 어떠함에 대해 쓸 수 있다는 것, 쓸 수 있다는 걸 아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이 네 개의 단어가 오래오래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울려나왔다.

 


 

영화 감상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아는 영화도 별로 없어서 4권을 미뤄두고 5권을 먼저 읽었다. 같이 읽는 친구는, 5권이 선생님의 독서와 공부가 폭발하는 특이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쩌랴. 4권도 너무나 막막하게 훌륭한 것이다. 5권과 막상막하다. 68쪽까지 읽어본 바로는 그렇다. 두 책 사이에 우열을 가리는 게 불가능하거니와 우열을 가릴 필요도 없다.

 



진정한 공부에의 참 길. 공부의 왕도, 정희진. 한번 와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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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14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참 외롭고 간절하고 말입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20년을 같이한 공동체와 절연한다는 것 얼마나 아플까요.
그래도가 그래서 더 혼자서 쓸것같기도 하네요. 읽고 쓰는 것의 힘을 부쩍 으끼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단발머리님 허리 쉽게 생각하지 마시고요. 병원 가서 사진은 한번 찍어보세요. 병원은 쬐끔 아플 때 가는게 몸아끼고 돈 아끼고 시간 아끼는 길이라는 걸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얄라알라 2022-08-15 00:56   좋아요 3 | URL
제 지인은 허리 강화(?)를 위해 필라테즈 수업을 듣던 중에 동작 실수로 허리를 다쳤다고 했었는데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혹시라도 확인 해보시는 것도 마음 놓이시겠네요. 어서 쾌유하시기 바랍니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2-08-18 20:39   좋아요 2 | URL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는 아직도 제 마음에 울리는 아픈 문장입니다. 상상하면 할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넘 맘이 아프구요.

저의 허리 문제는... 계속 아파서 병원가야지 했는데 15일이고 해서 파스 붙였더니 낫는 거에요. 그래서, 아, 그래! 나 아직 젊어! 그랬거든요. 다시 또 아프네요. 병원에 가보겠습니다, 끄응!

난티나무 2022-08-14 22: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양이자세가 안 되는 허리 아픔 ㅠㅠ 제 이야기 보는 줄. ㅎㅎㅎ 저 한 달 넘었는데도 안 낫습니다… 또르르… 저는 삐끗한 것도 모른 채 아파왔어요.^^;;;
요가소년, 괜히 반갑고요.ㅎㅎㅎ

정희진선생님의 책은 4권도 좋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

단발머리 2022-08-18 20:40   좋아요 1 | URL
요가소년 목소리 좋지 않나요? 전 다락방님이 알려줘서 알게됐는데요. 저의 진정한 요가선생님이 ㅋㅋㅋㅋㅋㅋ 요가소년입니다.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흐미 ㅠㅠㅠ

그레이스 2022-08-14 22: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신념을 지키는 일은 이런 고독을 가져오기도 하나봅니다. 허리 빨리 치료하시길요.

단발머리 2022-08-18 20:41   좋아요 2 | URL
생각하면 자꾸 맘이 아프더라구요. 오래 함께한 친구들일텐데... 하면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요.
그레이스님,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 (눈물그렁그렁)

수이 2022-08-14 23: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허리 삐끗하면 오래 가요, 자주 아프고. 그러니까 얼른 치료해요. 전 이제 슬슬 시작합니다. 읽기. 정희진 쌤 글 읽으면 폰에서 정말 필요한 어플만 깔아놓고 다 삭제하고 싶은 마음 들더라구요. 하지만 오늘도 온종일 폰을 들여다보았다는;;; 잘 가늠할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 같이 한 사람들이 망에서 사라진다면 정말 인생이 허전해질 거 같아요. 그럼에도 매일 혼자서 쓰셨다는 문장은 더 저릿거리고.

단발머리 2022-08-18 20:42   좋아요 2 | URL
새로운 친구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래된 친구에게서 느끼는 편안함이라는게 있으니까요.
그래도 매일 혼자서 썼다.
저도 맘이 저릿저릿하고 그랬어요 ㅠㅠ 히잉....

얄라알라 2022-08-15 0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글 읽고, 댓글 달기 전에 ‘고양이자세‘ 해보고 다시 책상으로 올까, 댓글 먼저 달고 해보러 책상에서 내려갈까 잠시 고민..

감사한 마음으로 기록을 이어오신 단발머리님...
그리고 ˝매일 혼자서 썼˝던 정희진 선생님.

꾸준함을 이길 길이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분들이 빛나고, 또 그 빛을 알아주는 세상이기를

단발머리 2022-08-18 20:43   좋아요 2 | URL
고양이자세는 이제 되더라구요. 근데 허리 구부릴 때 아직은 ...... ㅜㅜ

정희진 선생님이 ˝그래도 매일 혼자서 쓰셨˝기에 우리가 이 귀한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어요.

책읽는나무 2022-08-15 0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허리 중요한데...계속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 함 가보세요^^ 우리 나이엔 관절이...ㅜㅜ
꽃받침 자세 요가...가장 쉬워 보이는 동작인데도 저 책 읽을 때 저 자세 많이 하거든요. 근데 허리가 아파서 오래 못하겠더라구요.ㅜㅜ
눈도 눈이지만 허리가 꼿꼿해야 책도 오래 읽을 수 있겠더라는~
그래야 오래 쓸 수도 있겠죠^^
4 권도 좋나요? 전 영화 이야기가 있나 보다~ 싶어서 5 권 먼저 읽고 1 권을 읽으려고 했었는데 4 권으로 바로 넘어가도 되겠군요.
꿀팁 고마워요^^

단발머리 2022-08-18 20:44   좋아요 3 | URL
허리 아픈게 왔다갔다 하는데 제가 또 병원을 가기 싫 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도 중요하고 허리도 중요하고 ㅋㅋㅋㅋㅋ 모두 책을 오래오래 읽기 위함입니다.
4권도 좋아요, 5권도 좋지만요. 전 4권이 더 좋아요. 5권도 좋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lummii 2022-08-15 10: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하는 요가 🧘‍♀️저랑똑같 ...공감갑니다 ^^ 꽃받침자세 저도 한번 해보고 싶군요 ^^ 요가와 함께하는 기도와 명상은 확실히 하루를 행복하게 열어주는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2-08-18 20:46   좋아요 3 | URL
꽃받침자세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세요? 그 자세가 끝나면 요가소년이 이렇게 말합니다.
˝자세에서 빠져나옵니다.˝ 이건 어려운 자세 끝날 때 하는 멘트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alummii님도 요가 하시는군요. 요가, 기도, 명상 모두 좋지요^^

mini74 2022-08-15 1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 이야기인줄 ㅠㅠ 100미터 21초, 전교 꼴등, 버스도 놓치고 다음 거 타고 말지 하는 ㅎㅎㅎ 그래서 고등학교까지 무조건 걸어다녔어요. 버스 타기위해 뛰는 게 싫어서, 다행히 학교가 30분에서 40분 사이라 ㅠㅠ 저도 이 책 구입했어요. 아직 펼쳐보진 않았습니다.~

단발머리 2022-08-18 20:47   좋아요 2 | URL
죄송합니다, 미니님! 제가 뛰는 거 안 좋아하고, 운동 못 하고, 운동 안 좋아하지만 ㅋㅋㅋㅋ 100미터 17.4에 반랭킹 3위였습니다.
다 못 해도 달리기는 잘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서어서 펼쳐보세요. 리뷰 기다릴게요!!!

꼬마요정 2022-08-15 1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남편도 운동 하다가 목 디스크 와서 열심히 병원 다니다가 이제 다시 조금씩 운동을 합니다. 몸을 많이 아끼고 사랑해야겠어요. 저랑 남편은 우스개소리로 이제 뼈 부러지면 안 붙어 이럽니다 ㅎㅎㅎ 전 허리가 과신전이라 고양이 자세 하면 허리가 평평해서 안 올라와요 ㅎㅎ

이 책 저도 담아놨어요. 공동체랑 절연하는 거 정말 아플텐데 어떻게 견딜까요.

단발머리 2022-08-18 20:48   좋아요 2 | URL
저는 고양이자세는 정말 잘했거든요. 그게 비교적 쉬운 자세라고(저는 생각했습니다) 아프고 보니 이 세상 쉬운 자세란 없는 것이었습니다.

꼬마요정님의 리뷰도 기대됩니다. 우리 각자 서로 다른,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나올거 같아요^^

2022-08-15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8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8-16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운동하면서 삐끗하는 경우 생각보다 많더군요. 저도 허리가 요 근래 안 좋아지는 걸 느껴서 걷기를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다른 운동은 제 몸에 잘 붙지를 않아서인지 지속하기 어렵더군요. 여러 플친님들이 말씀히시니 병원에 가보세요~ 하루 하루가 다르고 한해 한해가 다른 것 같습니다ㅜㅜ

그리고 저 문장 저도 소름끼치게 좋아요. 매일은 아니지만 펜, 노트북을 놓지 않고 꾸준히 나의 글을 쓰는 것은 정신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아요. 또 그것이 쌓이면 나의 역사가 되니까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 단발머리님 허리 좋아지시기길 기원합니다!

단발머리 2022-08-18 20:54   좋아요 1 | URL
저는 자세가 안 좋지만 ㅋㅋㅋㅋㅋ 그래도 허리가 괜찮았는데 이번에 좀 고생 중입니다. 모두 병원가라 하시는데.... 아, 병원은 무서버요. 그래도 가봐야겠지요? ㅠㅠㅠ

매일 아니더라도 매일의 기록을 쓰는 건 정말 좋은 거 같아요. 돈도 거의 안 들고 다른 사람한테 피해도 안 주고요.
특히 나에게 제일 좋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리 얼른 나을게요. 감사해요, 거리의화가님!!
 




<파리아로서 한나 아렌트>          론 펠드만




"유대인은 150년 동안 서유럽 민족들의 이웃에 속하지는 않지만이들 가운데에서 삶을 영위했다. 이 기간 동안 유대인은 항상 사회적 영광을 위해 정치적 고통으로 대가를 지불하고 정치적 성공을 위해 사회적 모욕으로 대가를 지불해야만 했다." - P139

아렌트에 따르면, 의식적인 파리아는 숨겨진 전통이다. ‘숨겨진‘이란 말은 파리아의 지위를 인정하는, 위대하면서도 고립된 개개인-하인리히 하이네, 라헬파른하겐, 베르나르 라자르, 프란츠 카프카, 발터 베냐민 - 사이에 약간의 연계는 있지만 유대인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과는 관계가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전통이란 말은 동일한 기본적 조건이 동일한 기본적 반응을 100년 이상 획득하고 환기시켰다"는 의미다. - P140

아렌트는 자신의 유대인 유산과 유럽인 유산을 모두 수용하면서도 이를 비판한 의식적인 파리아다. 그의 지적 계획은 전반적으로 현대 세계의 유대인성이란 문제 틀에서 형성됐다. 유대주의의 특성은 점점 더 세속화되는 세계에서 유대인성으로 바뀌었다. - P141

가장 많은 찬사를 받는 아렌트의 저서인 『전체주의의 기원』은 분명히 유대인과 유럽인의 관심사와 역사를 의도적으로 엮은, 정교하고 아름다운 본보기다. 의식적인 파리아로서의 결실인 이 저서에 필적할 만한 것은 없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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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8-11 2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1004쪽 / 45,600원
2. 구입 전에 이 책은 어떠한가.... 맛보기 독서 중
3. 괜찮으면 구입 예정
4. 도서관 안내 스티커에 ‘<고가 도서>(빨간 글씨)니 대출, 반납시 상태 확인 바란다‘는 메모가 있어 조심스레 펼쳐보고 있음
5. 서론격인 글에서 론 펠드만은 <전체주의의 기원>이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말함

책읽는나무 2022-08-11 22:28   좋아요 2 | URL
장점이 6 개, 단점이 2 개??
그럼 사야G 사야G 각이네요?ㅋㅋㅋ

어제 김은주 작가님의 책을 읽고 어려워도 아렌트 철학가의 책도 꼭 읽어보리라...생각했었어요.
근데 아마도 이런 분들의 책들은 빨리 못 읽으니 구입해야 할 책이겠지? 그런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는데, 오늘 딱 단발님이 이렇게 그 중 한 권을 그것도 가격까지 친절하게 올려 주셨네요.
일단 읽어 보시고, 구입해야 할 것인지 심의를 해 주세요^^

단발머리 2022-08-11 22:59   좋아요 2 | URL
제가 아직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시리즈가 3권이라서요. 한 권은 마치고 사야지 싶은데 이 책도 참 근사하니 괜찮네요. 몇 편만 더 읽어보고 결정할게요.
근데 아무래도 사야G 각입니다. 하하하.

- 2022-08-12 08:33   좋아요 0 | URL
흑 너무 비싸죠 ㅠㅠㅠㅠ 좋은 책이다 ㅜㅜㅜ 저도 혁명론이랑 전체주의의 기원. … 정신의 삶 은 더 어마어마 ㅠㅠ 아렌트 파려면 부자여야함 ㅠㅠㅠ 아… 일단 아우구스티누스 먼저 읽고 생각해봐야지 ㅠㅠㅠㅠ 히힝 ㅜㅜㅜㅜ

단발머리 2022-08-12 08:36   좋아요 1 | URL
아직 결정한 건 아니구요ㅋㅋㅋㅋㅋㅋㅋ근데 잘 정리된 책이고 잘 만들어진 책인거는 확실합니다.
아렌트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사야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1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6. 행간이 넓어서 읽기에 편함
7. 무거워서 들고 읽기에 불편함

책읽는나무 2022-08-11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8. 벽돌책은 반납 재대출을 몇 번을 각오해야 할텐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님.
9. 독서대는 필수.
10. 가격은 좀 쎄니까 할부로??ㅋㅋ

단발머리 2022-08-11 22:03   좋아요 1 | URL
8-1. 도서관책은 줄을 칠 수 없으니 줄을 쳐야 할 정도로 사고 싶은 책인지 확인해야 함
9-1. 독서대도 힘들어함
10-1. 할부는 3개월이 적당함
 





 













종일 비가 내렸다. 월요일에는 강남 인근 지역의 집중 호우로 퇴근길이 재난 영화급이었는데, 우리 동네는 비가 많이 안 와서 그 정도인 줄 몰랐다.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보고 듣는데, 비상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때도 모른 척 할 수 없는 서울 중심주의’. 다른 곳에서도 그 정도의 호우라면 큰 문제가 되었겠지만, 무엇보다 서울이어서, 정확히는 강남이어서. 게다가 정부의 대응이라는 게 참. 욕하면 입만 아프다. 말을 말아야지.

 

화요일 오전에도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도로 곳곳은 침수되었고, 국지성 집중 호우 예보가 있었는데. 바쁜 일이 없는 나는 굳이 준비를 하고 롱원피스를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도서관 말고 시내 나가야지. 멀리, 더 멀리 가야지.  

 

아이들 낳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비수기 방학에 내심 즐거웠는데, 이번 주부터 휴가 쓴다 하고, 다음 주에는 학교 안 가는 날도 있어서 조용한일상은 화요일이 마지막이었다. 나는 굳이, 비를 뚫고 나갔다. 책들을 구경하고 책들 배치가 바뀌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그게 오늘이야? 그럼 오늘, 오시는 거야? 라는 말소리. 누가 오시나. 서점이니까 작가님이겠지. 유명한 사람이 오는 걸까, 하고 앞의 플랜카드를 쳐다본 순간. 『파친코』 출간 기념 이민진 작가 사인회. 2022 8 9일 화요일 오후 2. 일부러 맞춰 온 건 아닌데, 시간과 장소를 맞춰 왔구나.

 

싸인은 그날 책을 구입한 사람 중 선착순일 테니 나는 작가님 얼굴이나 보고 가야지.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10분 전에 사인회 장소에 도착해 어슬렁거린다. 작가님은 저쪽에서 나오신다고.

 





30. 자료조사하고 집필하는 데 30년이 걸렸다는 걸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다하지 못한 이야기, 한이 서린 이야기, 역사 속에서 사실로 존재했던 이야기들을 작가는 소설로 풀어냈다. 예일대 대학 강의실에서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듣게 된 재일 한국인 소년의 자살과 그에 대한 이야기가 어제 들은’ 것처럼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느낄 때. 하나의 이야기에 매여서 등장인물들을 창조하고, 사랑하게 하고, 헤어지게 하고, 죽게 만들었던 그 30년의 시간. 상상조차 쉽지 않다. 글자로 쓰인 것 중에는 시를 최고로 여긴다고 하지만, 현대인은 트위터 할 시간은 있어도 시를 읽을 시간은 없기에 시인은 거의 멸종 상태에 이르고. 그나마 이야기의 힘이 소설, 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을 지배하고 있다. 이야기의 힘, 소설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작가님을 마주 보고 책장 앞에 섰는데, 작가님이 이 정도 거리에 계셨다. 생각보다 아름다우시고 생각보다 젊으셔서 놀랐다.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맞추시고 환히 웃어 주셨는데 눈웃음이 이효리급이어서 한 번 더 놀라고. 진짜 놀라운 건 그다음인데, 싸인을 받기 전에 이름을 말하면서 사람들이 작가님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이 사람들이 다 영어로. 그래, 작가님은 7살에 이민 가셨으니 당연히 영어가 편하시지요. , 그런데 원어민 앞에서 영어로 이야기하는 여러분은누구세요?

 

그렇게 잠깐 서 있는데, 작가님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이 뭐라뭐라 이야기하자 작가님과 그 사람, 그리고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이 와하하하고 다 같이 웃는다. 잠깐만요. 저는 못 들었단 말입니다. 잠깐만요. 뭐라고요? 그제야 내 주위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영어라는 걸 알아챈 나. 책을 들고 연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작가님을 애정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젊은이들도 다 영어로 말하고 있다. , 여기는 미국인가. 한국인가. 그리고 여러분은 대체.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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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8-11 1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작가에 대한 고려의 차원이었을까요? 독자들도 영어로 이야기하는 광경이 낯설기도 합니다. 제가 그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 진짜 그분들은 누구?ㅎㅎㅎ
그나저나 인생은 타이밍이 맞나봅니다! 그 비를 뚫고 가신 보람이 있으셨네요^^ㅎㅎㅎ

단발머리 2022-08-11 13:12   좋아요 1 | URL
작가에 대한 고려 차원이었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책은 거의 <파친코> 들고 있었는데 말은 다 영어로 하더라고요. 주위의 젊은이들(20대)와 외국인들까지 해서 완전 글로벌한 분위기였습니다.

저도 이 책 좋게 읽었고요. 주제와 소재, 인물도 그렇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작가님 직접 만나니 더욱 좋았습니다. 인생은 타이밍 맞는 것 같아요. 의도치 않은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물론 저만 기억하는 만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8-11 13:15   좋아요 1 | URL
ㅎㅎㅎ 교보문고가 아니었다면 뒤의 타이틀이 한글로 써져 있는 것만 아니면 외국으로 봐도 무방했을 현장이었겠네요. 말씀하신대로 작가님의 미소가 참 좋습니다.
어쨌든 새로운 경험이셨듯해요^^

단발머리 2022-08-11 13:18   좋아요 0 | URL
네, 그 시간 그 장소는 외국이었죠 ㅋㅋㅋㅋㅋㅋ 아, 안내말씀은 한국어로 하시던데요.
저는 맨 첫번째 사진의 스팟 1과 왼쪽과 오른쪽 측면에서 작가님을 샅샅이 구경하고요. 비 쏟아지니 얼른 집으로 귀가하라는 친구의 문자 지시에 따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보람찬 하루였죠^^

저희 동네는 지금 비가 그쳤어요. 화창하지는 않은데 비만 안 와도 괜찮네요. 거리의화가님도 오늘 좋은 날 되세요!

청아 2022-08-11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단발머리님! 상황이 너무 웃기고 (왜 눈물이 나려 하는가ㅋㅋㅋㅋㅋ)공감되고 아...사진까지 올려주셔서 잠시 단발머리님께 제가 빙의?된 듯한 착각까지 했습니다. 저 얼마전 극장에서 나올때 남자고등학생 3명이 옆에 있었는데 영어로 이야길 하더라구요? 발음이 원어민에 가까워서 요즘 참 잘가르치나보다 생각했어요ㅋ

단발머리 2022-08-11 18:03   좋아요 1 | URL
눈물 닦아주시고요, 미미님! 저는 제 주위의 젊은이들, 교포라고 생각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복장도 자유로웠고요. 영어도 자연스러워서요. 그렇게 생각하면 눈물 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음은 요즘 애들이 그렇게 좋다고 그러대요. 신기한 세상입니다^^

다락방 2022-08-11 14: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몇해전에 리베카 솔닛 의 작가와의 만남에 갔었거든요. 거기가 무슨 대학이었더라. 대학 강연장을 빌려서 할만큼 사람들이 많이 왔었는데요, 솔닛이 얘기하면 통역분이 그걸 저희에게 전달해주셨는데, 그 강의실 안의 많은 사람들이 솔닛이 얘기를 하면 같은 타이밍에 웃더라고요. 왜웃어? 어리둥절 하다가 통역해주시는 분의 얘길 듣고 ‘아 이 지점에서 웃었구나‘ 하게 되는데, 그 때 참 기분이.... 한국에 영어 잘 하는 사람, 정말 많은것 같아요, 단발머리 님.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학교를 나오면서 친구랑 ‘우리 빼고 솔닛이 하는 말 다 알아들은거 같지?‘ 하고 씁쓸해하며 갈빗집에 들어가 소주를 마셨습니다. 물론 안주는 갈비...


단발머리 님, 저는 다락방 입니다. 그냥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2-08-11 18:07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에 영어 잘 하는 사람 많은 거 같아요. 다락방님의 에피소드 읽다보니 그 때가 생각나네요.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이던가요. 리차드 도킨스 강연 갔는데 입구에서 통역기 주는데 저랑 동행한 사람이 필요없다 해서 얼떨결에 ˝괜찮아요.˝ 이러고 들어가서 1시간 반 동안 후회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요.

그런 밤에, 소주와 갈비는 잘 어울립니다. 물론 소주와 삼겹살도, 파전도 잘 어울리겠지만요.
다락방님의 그냥 전해주신 말씀, 매우 심히 감사드립니다.

비로그인 2022-08-1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ㅏㅏㅏㅏ단발머리님 진촤 웃겨효

사랑스러운 단발머리님, 저는 한국말도 잘 못하는 아른입니다. 저도 다락방님을 따라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2-08-11 18:08   좋아요 0 | URL
아른님에게 큰 기쁨을 드렸다면 저로서는 매우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다.

저도 한국말에 능숙해지는게 소원이기는 합니다. 한국말 잘하면 영어도 잘한다고 하던데요 ㅋㅋㅋㅋㅋ 두 분 같이 어디 가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2-08-11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영어(포함 외국어)를 못하는 이유가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 인 건가요오 @@ 급 슬퍼집니다….. ㅎㅎㅎ
작가님 웃는 모습 정말 환하네요! 저도 저렇게 웃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봅니다.^^

단발머리 2022-08-11 20:32   좋아요 0 | URL
슬픔은 모두 저의 것이라서요, 난티나무님에게 돌아갈 슬픔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ㅎㅎㅎ
작가님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저런 환한 눈웃음 발사하셨고요! 싸인할 때는 안경 쓰시고, 셀카 요청하면 안경 벗으시고 그랬습니다. 하하하.

수이 2022-08-11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님 웃는 모습 아름다워요. 꽃바구니보다 더 환하고 밝아요! 영어 너무 잘하는 이들 많아서 저는 영어를 포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단발머리 2022-08-11 21:18   좋아요 0 | URL
작가님 정말 넘나 환한 미소... 전 완전 팬!! 이러지는 않았는데 한 사람, 한 사람 얼마나 진중하게 대하시는지 팬 되어도 좋겠더라구요. 꽃바구니가 필요하더라구요. 작가 사인회는요, 명심할게요!! (충성!!)
영어를 포기하지 말..... 말아요. 말아요. 말아요.

책읽는나무 2022-08-11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효리급 미소라는 게 참말이네요?^^
어떻게 저렇게 웃으실 수 있죠?
나도 거울 보고 연습해 보고 싶어지는군요ㅋㅋㅋ
독자들이 영어로....에는 갑자기 웃음이 멈춰졌어요ㅜㅜ
아뉘......그런 건가요???
아....한국에 살아도 갑툭튀 영어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군요??
그럼 단발님도 줄 서서 작가님 앞에 서셨을 때, 멋지게???? %:._~/-^♡♡♡

단발머리 2022-08-12 08:41   좋아요 2 | URL
작가님 사진 잘 안 나오는 스탈이에요. 실제로는 훨씬 더 아름다우십니다. 글고 저 웃음은 평생 동안의 경험이 어우러진 사랑의 눈웃음 아닐까 싶어요. 무엇보다 진심으로 한 명, 한 명 대해주시는게 참 좋았어요.
한국인데도 가끔 그런 상황이 발생하더라구요. 저는 그래서 책을 안 사고 줄도 안 섰던 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 멀리서만 작가님 만나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웃으면서 울고 있음)
 
































어젯밤에 아멘하고 왔더니(통역: 어젯밤에 금요기도회 참석하고 집에 돌아왔더니) 정희진쌤 책 두 권이 도착해 있었다. 보자마자 봉투를 뜯어 김치 냉장고 위에 올려두었는데, 너무 피곤해 읽지 못하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첫 페이지를 넘긴다. 4권이 더 예쁘지만 5권 먼저 읽고 싶다.

 















『삶을 바꾼 페미니즘 강의실』 정희진쌤 부분을 읽으며 발췌해 두었던 고 장춘익 교수의 문장이 첫 번째 페이지에서 보여 반가웠다. 다시 한 번 기억하는, 지적으로 욕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

 


페미니즘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지식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주어야 해. 페미니즘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9, 장춘익)

 

 


나는 워낙 마구잡이로 읽고 또 실제로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어서 나의 읽기에 공부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민망하기는 하다. 하지만 알고 싶고, 아는 것을 넘어 이해하고 싶고, 그리고 그것들을 나의 말로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베껴쓰기와 인용, 필사의 수준이지만 또 다른 앎과 삶에 대해 배우고 싶다. 읽고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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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8-06 0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중 먼저 나온 두 권을 읽었고 신간 중에는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사고 싶은데...이미 너무 많은 책을 사서 흑, 절약해야겠지요? 부럽습니다.

단발머리 2022-08-06 09:31   좋아요 3 | URL
에공ㅠㅠ 저는 다른 책은 생각하면서 고민하면서 구입하는데 정희진쌤 책만은 고민없이 사고 있네요. 책이 집에 많이 있지만 계속 사고 싶은 이런 마음…. 뭘까요 ( “)

독서괭 2022-08-06 09: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악 시리즈 쫙 두고 보니 소장욕구가 마구…! 특히 4,5권 넘 아름답네요 ㅜㅜ

독서괭 2022-08-06 09:39   좋아요 3 | URL
어제 이시리즈 3권이 알라딘직접배송중고로 있기에(그것도 최상!) 담아놨는데 그새 팔렸네요 ㅜㅜ

단발머리 2022-08-06 18:02   좋아요 2 | URL
에고야 어째요ㅠㅠ 최상이면 겟하셔야했는데… 원래 알라딘중고는 빛의 속도로 없어지더라구요. 쩜쩜.

청아 2022-08-06 09: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침 정희진언니 책 읽다가 글 올렸는데 단발머리님 찌찌뽕입니다.(>.<) 이번책도 마음에 쏙 들어요!

단발머리 2022-08-06 18:03   좋아요 2 | URL
미미님 찌찌뽕 반가워요! 우리 <정희진 같이 읽기>인가요? 근데 저 앞에 쪼금 읽어봤는데 어렵더라구요. 아.. 슬프다… 쩜쩜.

수이 2022-08-06 10: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시간의 제한 없이, 주부라는 정체성 없이 읽고 쓰는 시간은 언제나 고통스럽고 달콤해요. 그대는 아직 출판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저의 읽고 쓰는 동지들 중에서 가장 탑이고 언제나 본받고 싶은 분입니다. 시간의 그물망 없이 누군가를 보살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우리가 이미 가졌으나 더 완벽하게 갖고싶어하는 정체성이 어느 순간 모든 것들을 완성하게 해줄 거예요.

단발머리 2022-08-06 18:09   좋아요 2 | URL
누군가를 보살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에서 제 맘이 쿵… 하고 떨어지네요.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불평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가꾸어가면서 한걸음 더 내딛는 자세를, 전 비타님에게서 배웠어요. 귀한 격려의 말씀 감사해요, 비타님! 😘

거리의화가 2022-08-06 1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리즈 한 곳에 모아놓으니 진짜 근사하네요^^ 저는 3권까지는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를 못해서 다 읽고 나서 5권을 마저 사려고 합니다.

단발머리 2022-08-06 18:25   좋아요 1 | URL
이번에 4, 5권 나온김에 서둘러 읽으시면 좋겠네요. 선택, 독서, 구매 중에 제일은 역시 구매니까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8-07 0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발님의 욕망은 늘 빛이 났던 거 아시죠?
한 번씩 단발님의 글을 읽을 때, 그런 생각을 하곤 했어요. 맞아, 그런 사람이었어! 끄덕끄덕!!!
단발님의 첫 인상을 떠올리곤 합니다.
아마도 다락방님 서재에서 처음 뵌 듯 한데... 두 분의 주고 받는 댓글에서 지적인 아우라가 팍!!!! 무척 친구하고픈 분이셨어요.ㅋㅋㅋ
단발님의 말로 풀어내는 글을 읽으면 늘 공부하려는 자세가 느껴지는 지성미에 맞아! 이런 사람이었어~늘 배우고픈 사람~ 친구하길 잘했어!! 속으로 생각합니다^^
계속 읽고 쓰신다면, 저도 단발님의 글을 신나서 읽을게요. 더 많이 공부해 주세요. 부담 팍팍 드립니다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1 18:15   좋아요 1 | URL
저의 빛나는 욕망을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책나무님!! 제가 오늘 페이퍼에 영어 관련 이야기 썼는데요. 지금 이 댓글을 읽으니 지적인 아우라는 한없이 쪼그라들고 ㅋㅋㅋㅋㅋ 엄청 부끄럽네요. 하지만, 책나무님과 좋은 알라딘 이웃, 알라딘 친구가 되어서 너무너무 기쁩니다.
오래오래 책나무님의 읽기 친구, 독서 친구, 수다 친구가 되려 합니다.
부담 팍팍 안고서 열심히 읽을게요. 앞으로도 사랑과 관심 오래오래 부탁드려요!!!

바람돌이 2022-08-07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표지는 4권이 더 예쁘지만 제목과 목차는 5권이 더 끌리더라구요.
항상 단발머리님의 읽기도 글도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많이 보여서 늘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잘 안되긴 하지만요.
정희진샘의 글 리뷰도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

단발머리 2022-08-11 18:13   좋아요 0 | URL
전 5권 먼저 읽고 있는데 너무 좋네요. 물론 어렵기는 하지만요.
공부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님께 이런 칭찬을 들으니 더욱 으쓱해지네요.
열심히 읽고 있을게요. 기다림에 적당한 리뷰여야 할 텐데요. 걱정입니다^^

다락방 2022-08-07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을 바꾼 페미니즘 강의실은 사실 관심 없었는데 단발님의 이 글을 보니 이것도 사야하는것인가 싶네요.
언제나 말씀 드리지만 읽고 씁시다. 저는 우리가 읽고 쓰는 것이 우리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거라고 확신합니다.

단발머리 2022-08-11 18:11   좋아요 0 | URL
저는 정희진쌤 부분만 읽었습니다. 여러 분들이 모여서 같이 쓰신 책이라서요. 장춘익 교수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좋겠지만 저도 그 분을 잘 모르고 있어서요.
읽고 씁시다! 다락방님 그 말, 항상 귓가에 맴돌아요. 고마워요, 다락방님!!

- 2022-08-07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ㅠㅠ 저 이거 시리즈 다 살것입니다

단발머리 2022-08-07 23:25   좋아요 1 | URL
아무렴요 ㅋㅋㅋ지금 암스테르담 오후 4시 24분이네요. 1분 1초 아껴서 재밌게 놀다와요^^

- 2022-08-07 23:39   좋아요 1 | URL
나 서울시ㅜ양천구

건수하 2022-09-13 0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머리말에 기억에 남아서 밑줄 쳤는데 :)

장춘익 선생님 책 찾다가 지난번에 하트 누르고 간 단발머리님 글 두개를 다시 읽고 좋아서 댓글 남기고 가요 :)

단발머리 2022-09-13 09:34   좋아요 2 | URL
이 책이 장춘익 선생님 제자분들 글모음이라서 저도 함 읽어야지 했는데요. 다 못 읽고 반납했어요. 수하님은 성공하시길요^^

건수하 2022-09-14 14:08   좋아요 1 | URL
아 제자들 글 모음이군요, 그러면 그 인용문은 또 머리말 같은 곳에 있으려나.. 여러분 글 모임은 좀 지칠 때가 있어서 ㅎㅎ 저도 도서관에 있나 찾아봐야겠어요.

단발머리 2022-09-13 10:21   좋아요 2 | URL
정희진쌤이 인용하신 그 부분은 저 책 <삶을 바꾼 페미니즘 강의실> 속 정희진쌤 글 끝부분에 있어요. 신간에 옮겨쓰시면서 표현 조금 바꾸셨더라구요. 헤헤헤.
 


















아니 에르노의단순한 열정』을 읽었다. 『탐닉』이 워낙 강한 느낌이라 이 책은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다. 굳이 비유하자면, 『탐닉』이 고소한 향의 진한 에스프레소라면단순한 열정』은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다고 할까. 두 책을 읽는 순서가 바뀌었다면 좋았을걸.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너무나 뜨겁고 절절하게 애달프다. 그녀의 열정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무엇 때문인지 생각해 본다. 본래적으로, 태생적으로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지만 나는 사랑 없이도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내겐 왜 이런 마음이 없는 걸까. 그녀의 사랑이 일시적이었다는 건 중요하다. 와해에 가까운 이런 정신 상태로 그녀는 거의 2년의 세월을 보냈지만 이렇게 5, 10년을 사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 그녀의 열정이 계속해서 타오를 수 있었던 건, 그가 끝까지 그녀의 완벽한 소유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측. 완전히 가지지 못했기에 가지고 싶어 하는 욕망이 사그라지지 않았던 건 아닐까.  

 

더 많이 주고 계속 주면서도 그에게서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그녀, 그를 왕자님으로 대우하는 그녀의 모습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멈추지 않는 시간을, 영원히 기억될 순간을 선물해줬으니. 그녀는 그의 이런 사랑에 만족해한다. 까칠한 나와는 다르다.

 

 


<해설 :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에는 그녀의 작품과 관련해 그녀의 인생이 소개되는데, ‘자서전’, ‘자전적 소설’, ‘혈통소설나아가 오토픽션으로 불리는 자아의 글쓰기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자신이 속했던 계급에서의 탈출에 성공한 지식인이 자기 부모와 계급을 되돌아볼 수밖에 상황에 대해서는 『랭스로 되돌아가다』의 디디에 에리봉이 떠오른다.

 

 

그 사람과 사귀는 동안에는 클래식 음악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다. 오히려 대중가요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예전 같으면 관심도 갖지 않았을 감상적인 곡조와 가사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런 노래들은 솔직하고 거리감 없이 열정의 절대성과 보편성을 말해주었다. 실비 바르탕이 노래한 <사람아, 그건 운명이야>를 들으면서 사랑의 열정은 나만이 겪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중가요는 그 당시 내 생활의 일부였고, 내가 사는 방식을 정당화시켜주었다. (23)

 


위의 본문과 관련해서, 해설 중에 이런 문단이 있다.

 


단순한 열정에 빠진 문학교수는 예전처럼 바흐를 듣거나 사르트르를 읽지 않고 유행가와 영화에 공감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다. 부르디외의 견해에 따른다면 문화소외계층이 도무지 진입할 수 없는 취향 영역이 음악이다. 다시 말해 신분상승과 더불어 취미, 의상, 입맛 등이 바뀌지만 음악에 대한 감수성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작가는 전남편의 권유로 가까스로 바흐를 듣게 되었지만 연인에게 버림받자 <마태수난곡> 보다는 실비 바르탕의 노래에 절감하게 된다. (해설; 86)

 


어제저녁에 소파에 반쯤 누워 이 부분을 읽다가 화들짝 놀라 일어나 자리에 앉았다. , 부르디외. 부르디외의 말이 옳았어.


 

10여 년 전 일이다. 평생교육원에서 유아 피아노 수업을 듣게 되었다. 수업해주시는 교수님은 유아 페다고지 쪽으로 일가를 이루신 분이어서, 수강생 중 몇 명은 지방에서, 한 명은 제주도에서 매주 서울까지 올라올 정도였다. 활달하고 에너자이저와 같은 교수님께서 어느 날엔가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 이야기를 하시는 거다. 그때는 멸콩 논란한참 전이니까,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그냥 고현정의 전남편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때였다. 교수님께서 그의 트위터를 인용하시며 그가 클래식을 얼마나 골고루 넓고 깊게 듣는지, 전공자인 자기도 모르는 곡을 좋아하고 강추하더라, 이런 말씀을 하셨다. , 나는 클래식 들으면 졸리던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더란다. 교수님도 이야기 말미에 어렸을 때 듣는 음악의 중요성, 클래식을 어려서부터 듣는 환경에 대해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어떤 문화가 더 고급이다, 혹은 저급이다, 라고 나누는 것 자체가 우습기는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런 구분과 구별을 기본으로 하는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김동률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왠지 더 우아해 보이고, 뭔가 있어 보이고. (나만 그렇습니까?)

 

말로는, 꼭 그런 건 아니라고 하지만, 순간순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은 나보다 더 클래식을 좋아하고 더 많이 들었으면 하는데 그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교육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취해보지만, 실제 효과는 매우 미비하다. 손열음 연주회, 실황 공연에 데리고 가고, 나 혼자라도 김선욱 피아노 독주회 다니고, 한국의 자랑 조성진이 쇼팽 콩쿨 1위했을 때 쇼팽 악보집 사서는 연주 플레이시키면서 악보 읽는 모습 보여주고, 라흐마니노프 아무리 크게 틀어놓아도.

 


눈치 100, 사회생활 만랩의 귀염둥이 아롱이는 실컷 놀다가, 슬슬 발동 걸린 내가 이제 (공부하러 방에) 들어가야지?”, “(공부) 할 거 시작해야지?”라고 말하기 정확히 1분 전에. 김광석, 이문세, 박효신, 성시경, 잔나비, 아이유, 에일리 노래를 플레이한다. 그렇게 지혜롭게 4분을 번다. 엄마가 말로는, 김선욱의 베토벤 해석이 제일 맘에 든다고, 김선욱 진짜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 좋아하는 사람은 잔나비인 걸 아롱이는 아니까.

 




 


짝궁의 공부. 오른쪽의 아이는 32 나누기 52 하다가 집에 갔고, 왼쪽 아이는 턱 jaw 외우고 있다. 맞은편 아이는 <Unit. 3. 일반 동사의 과거형> 보고 있고 그 옆의 아이는 노트정리 하다가 지금은 종이 접고 있다. 책 읽는 아이는 대각선에 딱 한 명. 그 옆에, 또 그 옆에 중학생들도 다 문제집 풀고 있다. , 문제집이 문제가 아닌데 말이지요.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따위를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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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8-04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아롱이 너무 깜찍하네요ㅋㅋㅋㅋㅋ
부르디외의 말에 공감합니다.
저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기분이 꿀꿀할때 손이가는건 역시 김동률이더라구요. 잔나비좋죠!
설렘과함께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 찜해갑니다.^^

단발머리 2022-08-04 15:21   좋아요 1 | URL
아롱이가 그렇게 깜찍합니다. 실제로는 거뭇거뭇한 ㅋㅋㅋㅋㅋ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저도 라흐마니노프 좋아하지만 라흐마니노프는 다른 거 안 하고 음악만 들어야 돼요. 그죠? 그리고 너무 하늘의 언어인지라 꿀꿀할 때, 울적할 때는 역시 김동률이죠. 요즘엔 잔나비도 큰 사랑을 ㅋㅋㅋㅋㅋㅋ 저한테 받고 있고요.
미미님과 제가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이 비슷하네요. 라-김-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8-04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좋다 이 모든 것들이

단발머리 2022-08-04 16:13   좋아요 0 | URL
크흐 그렇단 말입니까 진정 😘😘😘

독서괭 2022-08-04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롱이 정말 똑똑하군요.. 엄마의 찐마음을 알아챈다 ㅋㅋ 전 얼마전 아이 데리고 공연 보러 갔는데 차이콥스키 음악이 참 좋더라구요. 하지만 퇴근길 차에서 튼 건 비욘세였다.. ㅋㅋ 사실 최근 젤 반복해서 많이 들었던 건 다이너마이트 같습니다 ㅋㅋ 방탄 몇명인지도 모르는데 그노래는 참 좋더라구요😊

단발머리 2022-08-04 15:33   좋아요 0 | URL
엄마의 말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채 버린거죠. 이런 자세여서 살아남는 것 같습니다. 차이콥스키 넘나 좋죠, 그러나 비욘세가 더 좋은 것이고요. 저도 다이너마이트 좋아합니다. 방탄은 7명이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한 명, 한 명 이름 댈 수 있는 ㅋㅋㅋㅋㅋ 그런 사람인 것입니다. 참, 제가 좋아하는 방탄 노래는 <airplane pt. 2>에요. 함, 들어봐주세요!!

다락방 2022-08-04 15: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이 페이퍼 진짜 너무 좋아서 제가 암스테르담 호텔방 침대에서 읽다가 벌떡 일어나 암스테르담 호텔방에서 맥북을 켰습니다. (강조)

1. 저는 아주 오래전에 <단순한 열정>을 처음 읽고 되게 불편했어요. 이렇게 쓸데없이 솔직할 일인가? 그래서 아니 에르노를 밀어두었었거든요. 그러다 2016년인가, 다시 읽어보고 싶어져서 다시 읽었는데, 와 그 때는 진짜 내 마음같은 소설인거예요.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지? 저는 그 책을 읽는 내내 ‘맞아, 내가 그랬어!‘ 하고 공감하면서 좋아했어요. 사랑에 빠진 저의 상태가 바로 그 상태였었거든요. 사랑에 열렬하게 빠진 순간 제가 미친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 에르노 글이 딱 그걸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아니 에르노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시간이 흐르니 아 내가 그랬네!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지만 <집착> 이었나 <탐닉> 이었나, 뭔가 읽다가 포기하긴 했습니다.

2. 아니 에르노가 <아버지의 자리> 에서 그런 얘기 하거든요. (노동자, 계급 낮은) 아버지는 자신을 멸시하는 그 그룹으로 딸(아니 에르노)를 밀어 넣기 위해 애를 썼다고. 그 말이 그렇게나 치명적이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인용하신 글 중에서 문화소외계층을 언급하신 부분에 진짜 무릎을 탁 치게 되네요. 저는 라디오를 듣다가 좋다고 막 게시판에 물어가며 알게 되고 사게 된 클래식 시디가 하나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클래식을 듣지 않고 듣게 되어도 저한테 감흥을 주지 않거든요. 저야말로 유행가 가사에 눈물 흘리는 사람인데, 그런데 제가 자랄 때 제 주변에 클래식을 듣는 사람은 정말이지 하나도, 아무도 없었어요. 제가 자랄 때는 제 주변에 전시회나 미술관을 가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조카는 어릴 때부터 뮤지컬, 발레공연을 가고 전시회를 가요. 저는 그리고 제 동생은 자라는 시절 문화소외계층(어쩌면 이것은 과장된 표현일런지도 모르지만) 이었지만 우리의 다음 세대를 그렇게 만들지 않으려고 시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간극의 최고봉이 클래식이 아닌가 생각해요. 저는 클래식을 듣는 사람이 저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확신하는 건 아니고 그런식으로 판단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클래식을 듣는 귀는 제가 가진 귀와는 다르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실 클래식이 아니어도 간혹 느끼지 않나요.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내가 살아온 것과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구나, 하는 것을요.

올려주신 해설을 보니 탐닉을 다시 읽어야하나 싶어져요.
해설이 궁금해서요.


단발머리 2022-08-04 23:13   좋아요 3 | URL
제가 여러 댓글을 받아보았지만 암스테르담 호텔방에서 날아온 댓글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영광이며,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포에버!

1. 저는 오래전 이 책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뭐랄까 ‘뒤늦게 사랑에 빠진 여인의 무모한 사랑‘ 쯤으로 여겼거든요. 그건 다락방님의 첫번째 감상과 비슷할 거 같아요. 근데, 전 <탐닉> 읽고 이 소설 읽는데, 막 마음이... 참 복잡한 거에요. 전 <탐닉> 읽으면서 그런 생각 많이 했거든요. 아니 뭘 이렇게 사랑을.... 이렇게 애절하게.... 근데 제가 불편해 하는 바로 그 지점에 사실은 제가 있는 거에요. 제가 그랬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그 애한테 그렇게 (마음 속으로) 매달리고 매일 전화를 기다리고... 이렇게 에르노처럼 일기를 썼단 말입니다. 혹여나 그 애가 사는 동네 근처에 가게 되면, 운명처럼 만날 수 있을까. 한 번이라도, 먼 발치서라도 볼 수 있을까. 그런 나를, 에르노가 그려낸 거에요. <단순한 열정>은 순한 맛이고요, <탐닉>은 매운 맛입니다. 전, 탐닉이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맘 알겠고요. 제가 페이퍼에서 쓰고 싶었는데 못 쓴 거를 여기에 씁니다 ㅎㅎ 계급 탈출에 성공하고 결혼하고 중산층 시부모 틈에서 문화적 충격, 18년 결혼 생활, 아이 둘 그리고 이혼. 사회적 성공과 작가라는 멋진 직업이 있었지만.... 마흔 여덟의 에르노는 너무 예쁘고 섹시해서 쓱 지나가면 20살 어린 남자들이 추파를 던지고 아직도 그녀를 원하는 숱한 남자들 사이에서... 그 틈에서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를 사랑한 거에요. 이 사랑.... 넘나 대단하고요. 용기 있다고 전, 생각해요.

2. 부르디외 이야기는 좀 짜증나기는 하는데, 그게 맞는 것 같고요. 전, 아니라고 하고 ㅋㅋㅋㅋ 아니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제가 문화소외계층이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근데 그건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자랄 때 우리 주변에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전시회 가고 미술관 가는 사람 별로 없었잖아요. 근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미술관, 전시회가 박물관처럼 흔한 거니까요.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잘 살게 되어서라고... 전 그렇게 생각해요. 어느 교육 전문가가 그랬다죠. 이 아이들은 여러분과 달라요. 이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이미 이 나라는 선진국이었습니다. 우리 태어났을 때, 우리나라 후진국이었단 말이죠. 제 말은...... 한두 사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전반적으로 우리들의 삶의 수준, 질 자체가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들은 보통의 우리와는 다른 삶, 더 고급스런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고요. (하지만 아이들은 이게 당연한 걸로 알죠 ㅋㅋㅋㅋㅋㅋㅋ )

즐거운 여행 되소서! 하이, 암스테르담!!

바람돌이 2022-08-04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르디외의 말에 극공감하다보니 음 나는 문화소외계층이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저에게 클래식은 너무 어려워요. 요즘은 윤미래와 볼빨간 사춘기 무한 리플레이중입니다.
방탄은 원조 아미였던 딸이 탈덕하고 난 이후 저도 시들... ㅎㅎ

단발머리 2022-08-04 16:15   좋아요 3 | URL
저도 문화소외계층입니다. 저는 윤미래를 좋아하고요. 근데 볼빨간 사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원조 아미였던 따님이 왜 탈덕하게 됐는지... 전 그게 엄청 궁금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 2022-08-04 16:25   좋아요 4 | URL
저는 대중문화 향유계층입니다. 영탁의 막걸리 한잔을 좋아하며 영탁이 좋다고했다가 단발머리님한테 웃음을 산 적이... 네? 라흐마니노프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04 23:14   좋아요 3 | URL
아니 ㅋㅋㅋㅋ 암스테르담에서 알라딘 웬말이냐? ㅋㅋㅋㅋㅋ 얼른 나가서 놀아요!! 영상 찍고 사진 찍고!!

바람돌이 2022-08-04 17:01   좋아요 1 | URL
구체적으로 얘기를 안해서 정확하지는 않으나 스치듯 한말로 보건대 방탄이 세계화되면서 국내 원조아미들이 섭섭한게 좀 있었나보더라구요. ㅎㅎ
딸이 탈덕하면서 남긴 말.
지들이 누구때문에 컸는데.... 였습니다. ㅎㅎ
그리고는 그간의 온갖 굿즈를 팔아먹더니 그 돈으로ㅠ미모를 가꾸더군요. 굿즈는 살 때는 엄마 돈, 팔 때는 지돈이었습니다. 엄마는 늘 빡칩니다. ㅠㅠ

얄라알라 2022-08-04 21:22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ㅋㅋㅋ˝아니 ㅋㅋㅋㅋ 암스테르담에서 알라딘 왠 말이냐? ㅋㅋㅋㅋㅋ˝ 빵 터집니다

그러게말입니다. 아무리 다락방님께서 문자를 젓가락 조정하듯 가볍게 다루시는 분이여도
이렇게 긴 댓글을 앰스테르담에서 쓰시는 건, 컴 앞에 오래 앉아 계셨다는 .
ㅋㅋ다락방님의 휴가를 진정 아끼고 응원하시는 단발머리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충고입니다 ㅎ
아 부러부러 우정이 부러 여행이 부러워

책읽는나무 2022-08-05 00:0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암스테르담에서 알라딘 서재 댓글!!
그저 귀한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8-05 13:54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 따님의 그 마음 이해합니다. 저는 아미는 아니지만 큰아이 친구들이 비티에스 탈덕하면서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저도 기억이 나네요. 게다가 그 돈이 그 돈이라니요. 두 번이나 빡치신 어머님께 심심한 위로와 사랑을 전합니다^^

쟝쟝님 / 좋아하는 거는 취향이고 그걸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영탁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줄 수가 없네요. 미안합니다 ㅋㅋㅋㅋㅋ

얄라알라님 / 이분들의 우정 여행 정확히는 <부장님 모시고 떠나는 유럽 여행>은 1분 1초가 얼마나 소중한지요. 이 시간에.... 댓글 달 시간에 영상 제작에 매진하시기를 바래 마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책나무님 /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 알라딘 댓글을 캡처하고 프린트하고 박제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맨 위에 <암스테르담 호텔에서> 이렇게 써가지고는 ㅋㅋㅋㅋㅋㅋ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05 0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화소외계층!! 맞는 말 같기도 하구요.
우리는 태어났더니...흑백 티비에서 칼라 티비로 겨우 바뀌는 과정을 직접 볼 정도였으니 클래식에서 소외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대신 우린 대중가요를 넘나 절절하게 사랑하며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웠어요.
그래서 김동률을 끝까지 사랑하면서 또 라흐마니노프를 들어보려고 노력도 할 수 있어요. 왜냐면 우린 음악을 가슴으로 애닳아 하며 들었던 연습이 너무나도 철저하게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죠.ㅋㅋㅋ
그래서 똑바로 앉아서 열심히 들을 수 있고, 느껴보려고 노력도 할 수 있죠.
그리고 휴식 차원에서 다시 김동률로!!!^^
이문세, 김동률은 영원한 안식처!!!ㅋㅋㅋ

이러한 단발머리님의 사유를 끌어 내주는 책이라니...또 담아갑니다^^
그리고 짝꿍들의 이야기ㅋㅋㅋㅋ
넘 재미나잖아욧!!!ㅋㅋㅋㅋ
저는 넘 더우면 아파트 독서실에 뛰어 내려가는데 거기서 맨날 애들 공부 뭐하는지? 졸고 있는지? 몇 시에 와서 몇 시에 나갔는지? 며칠을 결석했는지 혼자서 체크하고 있다는...ㅋㅋㅋ

단발머리 2022-08-05 14:00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말씀이 100번 옳습니다. 우리는 문화소외계층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대중가요를 넘나 절절하게 들으며 성장한 거는 그거 나름대로 혜택인거 같아요. 제가 사랑하는 이문세와 김동률이 책나무님에게도 안식이 된다니 너무 행복한 소식입니다.
저는 지금도 이문세 들으면 중학생 된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니까 저의 그 시절과 이문세가 연결된 것 같고요. 김동률은 틀기만 하면, 제 마음 저 아래아래 심연으로 내려가는 거 같아요. 그것도 참 좋고요.

오늘은 짝궁이야기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아, 오른쪽에 한 명 있네요. 오늘은 아이들이 다 학원에 갔나봐요. 도서관에 자리가 텅텅 비어서 전 원래의 제 자리를 사수하고 있고요. 오른쪽 아이는 <Bricks 중학 Grammar 1>하고 있어요. 사전 찾아가며 열심히 하네요.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저도 열공!! 해야 하는데 하기 싫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