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친구와 잠깐이라도 만나기로 했다. 약속 전날 밤에 카톡이 왔는데, 친구 딸아이 학교 1학년 학생 중에 확진자가 나와서 학교가 비상상태라는 거다. 만남을 취소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이번주에는 아롱이 학교 2학년 학생 중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이번에는 둘째 학교가 난리가 났다. 그 주에 등교했던 2학년 학생 전체와 전 교직원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큰아이의 학교는 작은 아이 학교와 좀 떨어져 있는데도, 동생들 학교 조사가 있어서 큰아이도 동생이 그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하지만 2학년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한다. 작은아이 학교는 이알리미로 코로나 검사 상황을 안내하면서, 학교에 전화하지 말 것과 학부모님들 사적인 모임을 하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큰아이 친구 한 명이 자가격리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날, 다른 친구 한 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됐다고 이야기한다. 어린이집 교사인 어머니가 원생이 확진되어 검사를 받게 되었고, 검사 결과가 음성이었지만 밀접접촉자이기에 자가격리를 2, 그리고 밀접접촉자인 아들과 딸도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다는 것. 늙으신 어머니(큰애는 외할머니로 추정했다) 2주간 딸과 손자와 손녀의 밥을 챙겨 주셨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을까. 그 엄마는 직장 생활을 하던 중에 전염된 것이라서 대부분의 사람이 어쩔 수 없는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작은 아이의 학교 안내문 사적 모임을 하지 말아 달라’와 묘하게 겹친다.

 


내가 하는 모임은 모두 사적인 모임이다. 계약관계에 의한 사회적 노동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참석하는 모든 모임은 사적인모임이다. 사적인 만남, 사적인 모임.

 


시장의 승리로 인해 구질서를 규정한 기존의 삶의 양식은 돌이킬 수 없게 산산이 부서졌다. 생산과 가족생활, 일과 가정의 오랜 단일성은 어쩔 수 없이 무참히 깨졌다. 이제 가구는 더 이상 가족 구성원들을 공동 노동으로 함께 묶어 주던 자급자족 단위가 아니었다. 생산이 공장으로 들어가 버리자 가구에는 가장 사적인 생물학적 활동만이 남았다. 먹고, 섹스하고, 잠자고, 어린아이를 돌보고, (제도적 의료가 등장할 때까지) 출산과 죽음을 관장하고, 환자와 노인을 보살피는 등등. 삶은 이제 두 개의 다른 영역으로 나누어져 경험된다. 궁극적으로 시장이 지배하는 노고의 공적영역, 그리고 친밀한 관계와 개별적인 생물학적 존재의 사적영역이다. (42)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가족은 소중하지만, 가족만큼 친구도 소중하다. 이건 가족과의 관계가 돈독하거나 돈독하지 않거나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가족이 주는 사랑이 있고, 친구가 주는 기쁨이 있다. 가족에게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친구에게만 털어놓고 싶은 비밀이 있다. 가족, 친구, 인사만 나누는 이웃, 반 친구 엄마들, 독서모임 언니들, 교회 식구들. 하지만 이 모든 모임과 만남은 사적영역이 되어 가뜩이나 겁이 많은 전업주부는 한없이 움츠러들고 또 움츠러든다. 내 아이의 괴로움이 다른 아이에 대한 피해로 번진다면. 그 시작점이 나라면. 상상하기도 싫은 장면이다.

 

 

작은아이 학교 검사는 100% 음성이 나왔다. 이틀간 학교를 폐쇄하고, 방역 당국에서 소독작업을 마쳤으니, 내일부터 예정된 등교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소식에, 작은 아이는 어떻게 100% 음성이 나올 수 있느냐며 검사 결과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기쁜 소식이라고, Good News라고 말해줬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4-04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작하셨군요! 저도 곧 따라가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1-04-04 18:04   좋아요 1 | URL
사회주의 페미니즘보다 잘 읽히는군요. 푸코보다도 잘 읽히고요 ㅎㅎㅎ

다락방 2021-04-04 19:29   좋아요 1 | URL
정말 다행이지 뭡니까!! ㅠㅠ

단발머리 2021-04-04 20:15   좋아요 0 | URL
게다가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비하면 쪽수도 약소합니다. 희소식이라 하겠지요 ㅎㅎㅎ

han22598 2021-04-04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진짜 귿 뉴스네요!! He is Risen!!!! 단발머리님! Happy Easter!😊

단발머리 2021-04-04 19:17   좋아요 0 | URL
han님의 귿 뉴스는 저의 굿 뉴스이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활하신 주님은 저의 주님이십니다. han님! Happy Easter!! 🤗

수이 2021-04-0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이렇게 빨리 나가신 겁니까?! 대체!!!!

단발머리 2021-04-08 09:39   좋아요 0 | URL
지금은 아닌 것으로 ㅎㅎㅎㅎㅎ 그렇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바람돌이 2021-04-04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부활절 달걀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골드골드합니까? 아까워서 먹을 수나 있나요?
내용 다 읽었는데 마지막 달걀 사진에서 모든 내용이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1-04-08 09:38   좋아요 0 | URL
골드의 진정한 면모는 골드골드 달걀이 맥반석이라는데 있습니다 ㅎㅎㅎㅎ
내용은 뭐, 중요한 게 없으니까요. 골드 달걀만 기억해 주셔도^^
 
사회주의 페미니즘 - 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
낸시 홈스트롬 엮음, 유강은 옮김 / 따비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대에 놓지도 못하고 손을 벌벌 떨며 책을 읽을 수도 있겠고, 한 발짝이 아니라 두 발짝 혹은 세 발짝 멀찍이 떨어진 채로 읽을 수도 있다. 일단 이 책은 그냥 들고 읽기에는 너무 무겁고 (832), 읽다 보면 가끔 이 책에서 멀리 멀어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다른 세상 이야기 같은 난해한 주제들). ‘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라는 부제로 낸시 홈스트롬이 여러 작가의 글을 묶은 책이다. 관심 있는 주제만 찾아 읽어도 좋겠고,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도 좋겠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데 약속한 시간을 넘겨서 다 읽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먼저 읽은 사람들은 공통으로 1 <, 섹슈얼리티, 재생산>이 좋았다고 하는데, 나도 1부가 제일 좋았다. 그리고 리스 멀링스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정치 전략에서 젠더의 지도를 그리다가 기억에 남는다.

 


1991 7, 조지 H. W. 부시가 공화당의 흑인 보수주의자 클래런스 토머스를 연방대법원의 판사로 지명했을 때, 그와 함께 일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변호사 애니타 힐은 토머스가 자신을 성희롱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생중계된 인사청문회에서 토머스는 부정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면서 청문회를 건방진 흑인들을 때려잡는 하이테크 린치라고 규정했다(612). 전통적인 흑인 민권단체, 교회 연합체, 민족주의자들은 토머스 임명에 찬성했다. 애니타 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토머스 임명은 인준되었다. 흑인이었으되 백인이었던 토머스의 활약(?)으로 민원운동의 성과들은 크게 저지되었다.

 

 

토머스는 대법관에 오른 지 4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여성, 빈민과 노동자, 모든 미국인의 민주적 권리와 기회를 약화시키는 조치를 지지했다. 그것도 캐스팅보트를 쥔 인물로서 말이다. (615)

 


노예 해방운동의 동지였던 백인 남성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 자리에는 백인 여성들이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백인의 인종차별주의에 함께 저항했던 흑인 남성들도 흑인 공동체의 지도력을 흑인 여성들과 나누려 하지 않았다. 성차별주의에 함께 저항했던 백인 여성들은 항상 운동의 중심에는 자신들이 있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가장 큰 절망은 언제나처럼, 흑인 여성들에게 있다. 그녀들은 그 시간을, 그 고통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속 마야의 친할머니, 미세스 핸더슨. 시내에서 백인 여성에 대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을 감자 바구니에 숨기는 사람. 백인들의 비웃음 속에 둥둥 떠내려온 흑인의 시체를 옮긴 후 충격에 휩싸여, 백인들은 왜 이렇게 우리를 미워하죠? 라고 묻는 십 대의 손자에게 아무런 답도 줄 수 없는 사람. 그녀가 견뎠던 시간이 한없이 무겁다. 나의 남자들. 남편과 아들, 조카와 사위가 흑인 남자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이고 비이성적인 폭력의 희생자가 될 때 느끼는 절망. 토머스의 인준에 찬성한 흑인들의 심정을 아주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잘못된 결정이었지만, 그런 결정을 해야만 했던 흑인들의 절망을 혹은 희망을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역사적 투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해방을 추구하는 과정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 가진 잠재력의 완전한 실현과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계급 착취, 인종차별, 젠더 종속에 맞선 투쟁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실현되려면 이론과 실천 속에서 이 셋이 통일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으로서 우리 투쟁에 완전하고 평등하게 참여하는 데서 여성들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아프리카계 형제가 가나의 속담을 인용해서 내게 말한 것처럼, “우리는 모두의 손을 보태야 한다.” (619)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멈출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페미니즘이 여성 해방에서 시작되었지만, 거기에 머무를 수 없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계급 착취와 인종 차별, 젠더 종속에 대한 투쟁은 함께 가야 한다. 모두의 손을 보태야 한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4-01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1-04-01 19:17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다락방님! 수고가 많았습니다, 제가 🙄

다락방 2021-04-01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어진 책 보는 거 너무 좋아요! 😍

단발머리 2021-04-01 19:23   좋아요 1 | URL
책을 구입한 사람만 누리는 기쁨이랄까요 ㅎㅎㅎㅎ 저 이 책 네번을 대출하고 이번에 줄치면서 읽으니 넘 좋더라구요.
역시 책은 사야 제맛입니다! 😍

청아 2021-04-01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완독 수고하셨어요!😉👍👍

단발머리 2021-04-01 21:15   좋아요 1 | URL
우아아앙!! 감사합니다! 미미님도 수고 많으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2021-04-0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독이다 💕🌟🔥 우리 함께 손을 보탭시다~~!! 고생하셨어요 단발님!

단발머리 2021-04-02 07:22   좋아요 1 | URL
쟝쟝님처럼 꼼꼼하게는 못 읽었 ㅠㅠㅠㅠ그래도 완독에 방점을 찍습니다.
고마워요, 쟝쟝님!!! 😘

수이 2021-04-0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고생하셨어요 단발머리님!! 강조하신 문장 넘 좋아요. 가슴 속 깊이 새겨 넣습니다. 마야 안젤루 책 얼른 읽으러 가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4-02 11:52   좋아요 0 | URL
우앗!! 전 진짜 고생 많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보람이 있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고생만 남을 뻔 했습니다. 수연님 진작에 4월책으로 이동하셨다는 소문 돌던데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애를 좋아했으면서도 많이 하진 못했다. 대시는 남자가 먼저 하는 거라고 믿었던 고루한 여학생이 매력 부족 및 기타의 이유로 대시 받지 못할 경우 상황은 한 가지뿐이다. 나는 독야청청하였다. 친한 친구 1이 스물에, 친한 친구 2가 스물넷에 결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남자친구도 없으면서 절친의 부케를 얌전히 받아 들면서. 연애가 하고 싶었다. 하지 말라는 이 하나도 없었으나 할 수 없었다. 노력해보지 않은 바 아니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면, 방법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닐 텐데. 그렇게나 연애를 안 했다는 건 연애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변명 같은 말이 아니라 그냥 변명이지만. 대시할 수 있었고, 맘에 차지 않아도 모양이라도 비슷하게 할 수는 있었을 텐데. 나이 들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가뜩이나 더 게을러지는 요즘, 연애는 생각도 못 할 일이다.

 

 


짧지 않은 시간을 이야기하고 듣고 또 이야기했는데도 자리를 마무리하고 일어서는 순간이 아쉬웠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할 말이 있었고, 들을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었다. 함께 했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헤어짐이 아쉬워 발을 동동거리고, 그리고 머릿속으로 부지런히 다시 만날 시간을 가늠하고 있을 때, 알았다. 내게 이런 증세가 나타났던 과거의 순간들을. 길지 않았던 내 연애의 찰나들을 말이다.

 


도란도란 말을 주고받는 중에 우리 사이에 오가는 감정을 우정이라 부를 수 있겠고, 페미니스트는 어떠해야 한다는 말 너머에 삶의 조각을 어떻게 맞추어갈지에 대한 우리의 논의를 연대라고 부를 수 있겠으나, 그 사람만 생각하며 엽서를 고르고, 조심스레 초콜릿을 흰 봉투에 담고, 두 손과 팔을 움직여 빵을 반죽하고, 발효 시간을 내내 기다리고, 시간에 늦지 않았는데도 발걸음을 서두르는 우리의 마음은, 연애 중일 때의 바로 그것과 같다는 걸 알았다. 더 알고 싶고, 더 보여주고 싶으니까. 나는 여전히 뜨겁고 달떠 있으니까. 연애심이 발동한다. 진짜 연애가 시작됐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21-03-28 15: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달콤하네요! 제 맘까지 달달해져요!

단발머리 2021-03-29 08:40   좋아요 0 | URL
달콤한 빵과 함께 달콤한 연애가 시작되었습니다. 하하하!!!

2021-03-2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9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3-29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빵 직접 만드신 거라구요? 세상에 넘나 맛나 보여요!! 단발머리님의 연애를 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21-03-29 08:43   좋아요 0 | URL
저 빵을 제가 직접 만들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아요.ㅎㅎㅎㅎ 이 빵은 연애심 뿜뿜하는 친구의 선물이랍니다.
붕붕님 연애 응원은 제가 소중히 간직할거에요.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1-03-29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같은 빵을 여러곳에서 보네요. 빵을 만든 신의 손이 단발머리님이었군요. 우와 감탄 감탄...
연애심의 발동은 빵과함께! 제가 저 모임에 참석했더라면 빵을 보는 순간 단발머리님과 사랑에 빠졌음이 분명할겁니다. ^^

단발머리 2021-03-29 08:48   좋아요 0 | URL
빵을 만든 신의 손이 저였다면 참 좋았을 테지만 저는 레고손이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의 빵들은 제빵에 특화된 황금손, 만능손의 친구가 만든 빵이랍니다. 빵을 맛보셨다면 바람돌이님의 감탄이 세제곱 되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참 신기한게 저희 식구들은 건강한 맛 치아바타가 맛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는 시나몬 롤이 좋았거든요. 애들은 스콘 먹으면서 우아를 연발하고요. 사랑에 빠지는 빵이라 바람돌이님도 함께 하셨다면 예상하신대로 사랑이 진행되었을거라 예상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사랑은 빵을 타고 오는 거랍니다!!!!

psyche 2021-03-29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같이 연애하고 싶어요 !!

단발머리 2021-03-29 08:48   좋아요 1 | URL
저의 연애에 동참하시렵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 프시케님이라면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다락방 2021-03-29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샐리 루니 저 책 번역본 있었네요? 저는 없다고 생각해서 초조했거든요. 어머. 우리나라 출판사들 되게 부지런하구나. 아아, 샐리 루니는 끝장이다, 번역본 없어서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잔뜩 겁먹었는데, 번역본이 있다니, 만세입니다!! 꺅 >.<

단발머리 2021-03-29 09:1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가끔 번역이 별로인 책들 만나면 좀 짜증나고 하기도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샐리 루니 책은 벌써나 번역이 됐네요. 오늘만은 우리나라 출판사들 칭찬해주고 싶네요. 맛난 빵들 때문일까요? 맘이 엄청 여유로워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3-29 17:23   좋아요 2 | URL
그럼 전 한글로 읽을래요...... ㅋㅋㅋㅋㅋㅋ (원서 읽을 자신은 없고 살포시 얹어가기)

2021-03-29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9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9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31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봄을 타는 사람은 아니라서 봄이라고 신숭생숭하지는 않는데 아무튼 집중이 안 되기는 하다. 책을 펴도 졸리기만 하고 읽어도 진도가 안 나간다. 차분히 따져보니 저번주에 아롱이 등교 주간이라 외출을 많이 했더니 그 여파가 아닌가 싶다. 가을쯤부터 학교를 안 가다가 일주일을 풀로 간다고 하니 기쁜 마음에 나도 일주일 동안 매일 외출을 했다. 가 봤자 도서관이고 따롱이 시계 수리 맡기고 엄마 선글라스 수리 맡기는 일인데 왠일인지 신났다. <독보적>이라는 북플 서비스는 발걸음을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데 나는 소박하게 3,000걸음이다. 일주일 클리어. 






빌려다 놓고 읽지도 않으면서 또 도서관에 다녀왔다. 알라딘서재에도 프루스트 열풍이라 책을 집어왔다. 






읽으려고 빌린 책은 아니지만, 책을 펴보니 반은 못 읽을 것 같다. 이런 모습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21-03-25 15: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저도 졸고 왔습니다 ☺️

단발머리 2021-03-28 14:52   좋아요 0 | URL
오늘도 왠지 좀 졸린 날이에요. 아닌가요? @@

청아 2021-03-25 16: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빵도 노랑과 핑크예요ㅋㅋ 😆

붕붕툐툐 2021-03-25 22:52   좋아요 2 | URL
ㅋㅋㅋ저도 이말 할랬는데~ 책표지랑 빵을 맞춰 드시는 센스 무엇?👍

단발머리 2021-03-28 14:53   좋아요 1 | URL
저 빵이 저희집에 먼저 도착했지요. 저 책을 보는 순간 바로 저 빵이 생각났구요.
전 이렇게 깔맞춤을 좋아한답니다. 푸하핫!!

그레이스 2021-03-25 16: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만 졸리고 집중안되는게 아니군요^^

단발머리 2021-03-28 14:54   좋아요 2 | URL
저는 커피 두 잔째인데 아직도 졸리군요. 오늘은 좀 날씨 탓을 하고 싶군요^^

유부만두 2021-03-26 0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주가 등교였는데도 외출과 걷기는 게을렀어요. 다음주 다시 줌입니다;;;; 벌써 숨이 막혀요.

단발머리 2021-03-28 14:55   좋아요 1 | URL
줌의 시작을 안타까워합니다. 저는 다시 등교주가 되어야만 걷기 시작할 수 있을거 같아요. 에궁 ㅠㅠ

감은빛 2021-03-26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봄이었군요. 왜 저는 여전히 겨울일까요? 저도 빨리 봄으로 옮겨가야 할텐데, 몸과 마음이 아직 추워요.

북플 독보적 서비스 발걸음 수를 맘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걸 몰랐네요. 딱 100걸음 모자라서 일부러 골목길을 두세번 왔다갔다 하기도 했는데. ㅎㅎ

단발머리 2021-03-28 14:57   좋아요 1 | URL
봄이 왔다기 보다는 봄이 오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제비는 봄비 아니고 장마 같더라구요.

북플 독보적 서비스는 기본 설정이 5,000인데 전 3,000으로 조정했거든요. 저도 100걸음 부족해서 집 안을 하염없이 헤멘적도 많답니다. ㅎㅎㅎ 감은빛님께도 따뜻하고 상쾌한 봄이 어서 찾아오기를 바래요.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있다. 같이 읽기 하는 친구들에게 나는 220쪽부터 읽을 것이다, 광고도 야무지게 했건만. 서론만 다시 읽어볼까, 하고 앞쪽을 펼쳤는데, 어쩔까나. 너무나 새 책 같고, 기억나지 않는 구절들이 속속들이 등장한다. 찬찬히 다시 읽자. 결심은 가상하나, 내가 꼴찌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말하는 부인공유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만 생산수단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부르주아지의 공포에 대해서는 아주 조금 이해할 것 같다. 공식적, 비공식적 매춘이라는 남녀관계에 대한 그들의 통찰에 동의하는 지점도 있다. 다만,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이 그렇게 정확히 나누어질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사회는 사랑의 감정에 다양한 형태와 기능이 존재함을 사실상 용인할 것이며, 실제로는 평생 지속되는 동료애(어쩌면 성적인 요소는 극히 작을 수도 있다)가 가장 만족스러운 형태라고 믿겠지만, 융통성 없는 혼인 관습 그 자체가 항구적인 혼동과 오해의 원천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관습은 오늘날처럼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영원히 살면서 식탁에 마주 앉지 않으면 아예 서로 남남이라고 여기며, 두 종류의 친밀한 관계만을 인정한다. 전통이 아니면 범죄이며 결혼이 아니면 간통일 뿐이다. (60, <에드워드 카펜터, 『사랑의 성년기』, 1911>)

 


단 하나의 사랑, 인생의 특정한 시기에 완수된 사랑, 관계가 지속되는 사랑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나만의 사랑으로 구속하는 것 혹은 구속하고자 하는 것이 어쩌면 인간 본성에 더 가깝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한다.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엄마’, ‘아빠다음으로 배우는 표현이 내 꺼이다. 심지어 그렇게 발음하지 못하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움켜쥐고는 몸쪽으로 힘껏 끌어당기며 그 작은 몸으로 그것이 자신의 소유임을, 자신만의 것임을 만방에 알리고자 한다. 인간의 그런 감정이 온당하다거나 자랑스러워할 만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힘의 작용으로 한껏 끌어당겨지고, 그 사람을 원하고, 그의 응답을 갈구할 때, 그 사람의 사랑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을까. 그 사람의 손길을 공유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눈빛을 다른 이와 나눌 수 있을까. 그 사람이 내게 주는, 주어야만 하는 사랑을 다른 사람과 나눠 가질 수 있을까.

 

 

난 괴로워

네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또 그렇게 싫어해 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3-2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등장하는 이소라 노래에 가슴이 아픕니다, 님....

단발머리 2021-03-22 09:49   좋아요 0 | URL
하.... 그 강을 건너지 마오 ㅠㅠㅠ

2021-03-22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2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2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2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