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별명은 뽄내미였다. 한평생 뜻을 몰랐는데 혹시나 하고, 방금 네이버에 물어보니 1) 멋쟁이의 전라도 방언이며 2) 얌체처럼 좋은 것만 골라 취하는 행위나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이라고 한다. 먹을 것들 중 좋은 것을 '고기'라고 생각하면, 별명은 적당하다. 명절에 큰댁에 모일 때면, 나는 여자상이 아니라(그런 구별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남자상에서 밥을 먹었다. 서열 1위 큰어머니와 큰아버지께서 “**이는 이리로 와!” 하시면 자연스레 남자상 앞에 자리를 잡았고,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하면 역시 큰어머니께서 고기반찬을 내 앞으로 옮겨 주셨다. 아이고, 뽄내미. 이거 뽄내미 앞에 놔 줘야지. 얼른 먹어라. 나는 고기만 먹는 육식 인간이었다.

 


결혼했는데 남편은 채식 인간이었다. 뷔페에 가서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 자리에 마주 앉으면, 네 접시가 내 접시고, 내 접시가 네 접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니, 하는 의문을 우리 둘 다 가졌다. 샐러드에 올리브 절임, 버섯볶음과 가지구이를 담아오는 남편과 소갈비에 육회, 치킨과 깐풍새우를 담아오는 아내였다. 고기를 좋아했지만, 남편이 고기를 즐기지 않으니 아무래도 고기 먹는 횟수는 줄어들었다. 뽄내미는 잡식 인간이 되어 가고 있었다.

 


큰아이는 무엇이든 잘 먹어 쑥쑥 자랐고 사람들은(아이가 키가 작아 걱정이 많은 엄마들은) 쑥쑥 자라는 큰아이에게 무얼 먹이느냐 간절하게 묻곤 했는데, 뭔가를 특별히 먹이지는 않았다. 큰아이는 가까이 사시는 엄마가 해주시는 반찬을 맛있게 잘 먹었다. 가리지 않고 먹다 보니, 내가 해주는 실험정신 가득한 음식들도 맛에 상관없이 잘 먹었다. 그랬던 큰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책을 두 권 정도 읽고 나서 오늘부터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고기와 생선, 우유와 달걀. 나는 엄마니까, 먹여야 하는 사람이니까 어떻게 하든 아이와 타협을 해야 했다. 쉽지 않았다.

 


작은 아이는 나를 쏙 빼닮은 육식 인간이어서 스테이크, 갈비, 장조림, 삼겹살 구이, 치킨, 닭도리탕, 훈제오리, 햄버거, 치킨버거, 치킨너겟, 소시지, , 스팸 그리고 스시를 모두 좋아한다. 나는, 내가 물려준 식성과 매일 싸운다. 다행히(?) 작은 아이가 열네 살이 되자 여드름이라는 지원군이 나타났고, ‘여드름을 핑계로 아이의 육식 섭취를 조정하는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역시나 쉽지 않다.

 


『육식의 성정치』를 읽고 나서, 소고기에 거부감이 생겼다. 아예 못 먹는 건 아니지만, 즐겁지 않다. 스테이크 종류는 더 심하다. 채식을 실천하려고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단번에 육식을 끊는 것인데, 나는 그렇게는 하지 못하고 있다. 치킨을 먹고 햄버거를 먹고 우유도, 달걀도 먹고 있으니까, 실제로는 아직 육식 인간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고기그 자체로는 구입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육식인간 작은아이가 먹을 것만 최소한으로 구입하고 있다. 다른 식구들은 그런 식단에 큰 반항이 있는 건 아니어서,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더 다양한 채식 식단이 가능할 텐데, 그게 또 쉽지가 않다. 더 자주 시장에 가야 하고, 틈틈이 냉장고를 살펴봐야 하고, 냉동식품을 사지 말아야 하고, 더 많은 시간을 요리에 할애해야 한다. 전부, 내가 싫어하는 일들이다. 하지만 채식 실천은 이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그 어떤 일보다 효율성이 높다. 피할 수 없는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다.  

 


사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전통식 식사라면 굳이 채식 위주 식단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고기반찬 한 가지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채식이다. 문제는 우리네 식단이 이미 전통식에서 상당히 벗어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


 

눈이 많이 내렸다. 토요일에 도착한다는육식의 성정치』가 제때 올 수 없을 것 같다. 눈이 많이 내렸으니 어쩔 수 없다. 기다리면 책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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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18: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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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2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1-01-07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놈의 적립금 받아 먹겠다고
눈발을 헤치고 중고서점에 다녀온
닝겡도 있답니다.

말씀 대로 점점 초식에서 육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고 꼬기!가
좋을 걸요~

단발머리 2021-01-07 20:42   좋아요 0 | URL
초식에서 육식으로 진화했다기 보다는
진화 단계에서 육식이 유리한 면이 있었다고, 전 생각합니다.
전 육식 인간에서 잡식 인간을 거쳐 초식 인간으로 변하려고 합니다 ㅠㅠ 고기가 좋기는 하지만요.

2021-01-07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8 0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21-01-07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뽄내미 귀여운 별명이네요. 뽐내기를 즐기는 꼬마시절의 단발님이 상상돼요.

단발머리 2021-01-07 22:16   좋아요 0 | URL
뽐내기도 했지만서도요 ㅋㅋㅋㅋㅋㅋ 뽄내미는 고기만 먹어서 뽄내미입니다.
뽄내미 일단 잡식 인간으로 갔다가 말이지요. 아, 가능할까요? 채식 인간 ㅠㅠ

유부만두 2021-01-07 22:27   좋아요 0 | URL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요. 육식 즐기신 건 식감과 기름의 풍미를 좋아하시는 쪽일지도 몰라요. 버섯과 콩은 조리법에 따라 느낌이 다양해요. 뽄내미의 미각 실험을 시작해 보시는거죠!!!!
전 채식 만두가 되었지만 슬슬 과식, 왕만두로 변이 중입니다;;;

단발머리 2021-01-07 22:35   좋아요 1 | URL
이 얼마나 아름답고 다정한 댓글입니까. 식감은 모르겠지만 제가 기름의 풍미를 좋아하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전 사실 자신이 없어요. 하지만 일단 조금씩 줄여가려고 해요.
미각 실험은, 제가 매일 하는게 미각 실험인데 계속 실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채식 성공하려면 미각 실험이 도와줘야 하는데요. 쩝.

유부만두 2021-01-07 22:39   좋아요 0 | URL
(우리에겐 21세기 최고의 조미료 미원, 연두가 있어요) <— 이거 우리끼리 비밀댓글임

단발머리 2021-01-07 22:51   좋아요 0 | URL
(연두 두 개 중에서도 저는 연두색 연두를 애용합니다) <-- 이게 비댓의 재미 아니겠어요?

유부만두 2021-01-07 22:52   좋아요 0 | URL
(빨간 연두 많이 매울까요? 궁금한데 겁나서 그냥 연두 연두만 써요)

단발머리 2021-01-07 22:53   좋아요 0 | URL
(빨간 연두 처음 들어요. 저는 도전해 볼래요. 매운맛 좋아하는 청소년 있습니다)

유부만두 2021-01-07 22:56   좋아요 0 | URL
(아... 주황색 연두요. 눈이 침침....)

단발머리 2021-01-07 23:00   좋아요 0 | URL
(연두색 연두는 순한 요리, 주황색 연두는 진한 요리에 쓰라고 하네요. 계란찜에는 연두색 연두, 계란말이에는 주황색 연두. 이런 식으로요. 아..... 계란 안 먹기로 했지요. 시무룩)

유부만두 2021-01-07 23:12   좋아요 0 | URL
(계란 대신 전 순두부 많이 먹어요) (딴거도 다 많이 먹어요)

단발머리 2021-01-07 23:14   좋아요 0 | URL
(저희집은 순두부 너무 많이 먹었나봐요. 애들이 슬슬 피하고 있습니다 ㅠㅠ)

수이 2021-01-07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의 채식주의자 가는 길을 응원합니다 📣 냉동식품, 고기 사랑하는 저는 차마 이 책을 어떻게 뚫고 나아가야 할지....... ㅠㅠ

단발머리 2021-01-08 07:30   좋아요 0 | URL
저의 고민은 매일매일 이어지고 매일매일은 선택과 결정, 그리고 후회로 이루어집니다.
우리 같이 가요, 수연님..... 히잉 ㅠㅠㅠㅠㅠ

유부만두 2021-01-18 09:29   좋아요 0 | URL
풀무원 채식라면 ‘정‘이 맛있다는 희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뚜기 채황라면의 쉽게 풀어지는 면이 아니라, 그 순딩순딩 맛도 아니라 적당히 맵싸하고 꼬들한 ‘건면‘ 입니다. 튀기지 않았대요.
채식주의자라고 인스탄트 즐기지 말라는 거 아니랍니다?!!!
고기 대신 버섯과 다양한 두부 콩 요리의 쫄깃을 즐기실 수도 있 ....
(죄송요, 월요일이라 텐셥 업)

단발머리 2021-01-18 10:34   좋아요 1 | URL
당장 마트로 달려가려니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네요. 풀무원 채식라면 도전해 보겠습니다!!
고기 안 먹는데 버섯 싫어하는 사람을 어찌 달랠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rom 밀가루 밀키트 좋아하는 채식주의 식단 추구자

2021-01-09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9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9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0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1-01-11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고기는 거의 국물로만 먹어본 저로서는 ㅋㅋㅋ 비자발 채식인간(?) .. 지금은 인스턴트 인간.. ㅜㅜ
뽄내미 단발님 귀여워요~!! 육식의 성정치 앞의 서문 첫번째만 읽었는데 두렵다..

단발머리 2021-01-11 22:00   좋아요 0 | URL
육식인간이 채식인간으로 가는 사이에 인스턴트 인간 반드시 거쳐갑니다. 제가 잡식인간과 인스턴트 인간의 중간형으로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거엔 뽄내미였으나... 육식의 성정치, 기대됩니다. 두려운데 기대돼...... @@

icaru 2021-01-1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접시가 내 접시고, 내 접시가 네 접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니, ㅋㅋㅋㅋ 언제 읽어도 잼나는 ^^

단발머리 2021-01-18 10:35   좋아요 0 | URL
어디 갔다 이제오셨어요, icaru님!!! 제 유머에 같이 웃어주시는 마음씨 좋은 icaru님!!!
 
‘느슨한 이해’라도 이해를 원한다면


 

올해 2021년에는 책읽기 습관을 좀 바꿔볼까 한다. 대 여섯 권 정도를 동시에 돌려가며 읽는 편인데, 3분의 2 지점에서 책의 존재를 잃어버리거나, 아예 책 자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난감하다. 작년에 시작한 책들을 정리하고 있다. 올해의 새 책은, 올해의 열 번째 책이 될 듯 하다.

 

 














이 책에 대한 리뷰는 필요 없는데 알라딘 똑똑이 친구의 서재에 가면 아주 좋은 리뷰가 있다. (위에 먼댓글 참조) 붙일 말도 없고 뺄 말도 없다. 한국의 우치다 타츠루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134) 가치중립적인 어법 속에 그 사회집단 전원이 무의식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깃들어 있다는 바르트의 생각을 보다 교묘하게 활용한 것이 페미니즘 비평의 언어론입니다. ….. 교묘라는 번역을 정밀이라는 단어 쯤으로 교체했으면 어땠을까.

 

읽는 내내, 줄 친 부분과 친구가 인용한 부분이 완전 일치해서 무척 즐거웠는데, 특히 이 대목에서는 똑똑이 친구의 정밀이라는 제안에 물개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사르트르는 역사를 궁극적인 재판소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사는 미개로부터 문명으로, 정체에서 혁명으로 진행되는 단선적인 과정 위에서 모든 인간적 삶의 영위의 옳고 그름을 판정합니다. 그러나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사르트르가 역사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역사적으로 옳은 결단을 내리는 인간역사적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인간을 구별하는 것은 멜라네시아의 야만인이 그들의 독자적인 잣대로 자기들주변 사람들을 구별하고 있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행위입니다. (163)

 

책을 읽으며 4명의 철학자 중 제일 관심이 생긴 사람은, 실존주의의 살아있는 전설 사르트르를 박살냈다는 레비스트로스이고, 그래서 반 읽고 던져 둔 양자오의 『슬픈 열대를 읽다』를 다시 읽으려고 한다.

 

 














100쪽 읽었다. 한 문장을 읽고 가슴에서 복받쳐 오르는 세 문장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중간에 포기했다. 『김대중 죽이기』로 20여년 전 강준만 교수님께 평생 까방권을 선사해 드렸으니, 더 길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하고 싶기는 하다) 부패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자유일 터이나, 권력은 정치만의 것은 아니기에 그 역시 권력의 한 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아셨으면 좋겠다. 정치권력, 문화권력, 언론권력에서 한참 떨어진 구석에서 그가 신랄하게 비판하는 힘없는 한 시민의 생각이다. 의견은 다르지만, 존경하고 애정하는 마음만은 변함 없다. 변함 없습니다, 선생님!

 















아이를 키워 보았든 혹은 직접 키워보지 않았든, 7-8개월 정도의 아이와 잠깐만 있어보면, 이 아이가 뭔가를 알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놀라운 진화의 산물일지 모르는 초롱초롱한 눈빛의 아기, 아직 말하지 못하되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아이의 눈망울을 마주칠 때면 난 항상 확신한다. 이 아가는 알고 있다. 이미 알고 있다.

 


따로 계산해 드릴까요?”

어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은 어린이에게 책을 받아 아빠와 계산을 마친 다음 다시 어린이에게 따로 담아 드릴까요?”하고 물으셨다. 어린이 손님은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어린이 앞에서만 그러면 연기가 들통나기 쉬우니까 평소에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감사를 자주 표현하고, 사려 깊은 말을 하고, 사회 예절을 지키는 사람. 세상이 혼란하고 떠들썩할 때일수록 더 많이,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45)

 


이 세계의 소중한 일원이자 동료로서 어린이를 대하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저자의 소망 또한 마음 한가득 부럽다. 내 아이들이 이미 자라버린 것이 진심으로 아쉽다. 아니면, 이 책은 더 빨리 나왔어야 했다. 반 정도 읽었는데 줄어드는 책장이 아까울 따름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 책은 이번이 세번째다. 이 작가와 내가 잘 맞는 것 같다는 (나만의) 생각이 든다. 쉬운 말로 쓰고, 적당한 순간에 등장하는 유머 포인트도 나랑 잘 맞는다. 겸사겸사 소설책도 한 권 구매했다. 창조 행위야말로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그녀의 주장에 더해, 그녀가 알고 있는(친한) 전 세계 예술가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10월부터 조금씩 읽어서 12월 말이 되어서야 다 읽었으니 꽤 오래 걸린 셈이지만 꾸준하게에 방점을 찍는다. ‘꾸준하게해도 안 되면. 안 되면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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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1-06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저저 똑똑이 친구 저예요?ㅠㅠ 우와 나 계탔다! 똑똑이 친구라는 칭호를 획득하다니! 정말로 똑똑해져 버려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1-06 20:16   좋아요 2 | URL
혹시 그래도 의심이 생긴다면, 저기 위에 먼댓글 클릭하면 리뷰가 한 편 나와요. 그거를 위에서 아래로 쭈우욱 읽어봐요.
그럼 알게 돼요. 어머나, 이 친구! 진짜 똑똑이 친구네그려!!!!!!

유부만두 2021-01-06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네요, 단발머리 님도 똑똑이 친구분도. 어려운 책들도 막 다 읽어버리시고.

전요, 눈오는 이 밤에 ... 야한 책 읽었다요?

비연 2021-01-06 22:00   좋아요 0 | URL
어떤 책...? (쇼님이 궁금해합니다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1-06 22:10   좋아요 0 | URL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하권이에요.
정확하게 54장이에요.
(쇼님껜 시시할지도 몰라요.)

비연 2021-01-06 22: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쇼님 실망하는 소리가 들려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1-07 20:46   좋아요 0 | URL
야한 이야기가 어울리는 밤입니다.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고 하대요 ㅎㅎ

syo 2021-01-07 20:50   좋아요 0 | URL
궁금해한 적은 없지만 실망은 해버렸어... 😞

단발머리 2021-01-07 20:52   좋아요 0 | URL
정상위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고려할만한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고, 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하권부터 빌려오는 신기술을....
실망치 마소서!

syo 2021-01-06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런 우리 똑똑이!!

단발머리 2021-01-07 20:46   좋아요 0 | URL
자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본인도 알고 있겠죠? ㅎㅎㅎ

비연 2021-01-06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르기 전부터 똑똑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지만, 확인하니 더욱 자랑스러운. 똑똑이 친구.

단발머리 2021-01-07 20:47   좋아요 0 | URL
이 똑똑이 친구는 제 똑똑이 친구이지만 비연님의 똑똑이 친구가 될 수도 있겠네요.
자랑스러운 우리의 똑똑이 친구 ㅎㅎㅎ

수이 2021-01-06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똑똑이가 푸코를 넘어설 거 같은 느낌!!

단발머리 2021-01-07 20:47   좋아요 0 | URL
똑똑이 친구가 푸코 다른 책 읽고 또 페이퍼 써주었으면 해요. 우아, 신난당!!!!!

다락방 2021-01-07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코 마음의 결을 이해하는 그 똑똑이 친구 말씀하시는겁니까?!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1-07 20:48   좋아요 0 | URL
이해하다 이해하다 못 해 푸코 마음의 결을 이해하다니. 진정한 똑똑이 친구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21-01-0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린이라는 세계> 읽으면서 제 아이들이 다 자란 것이 아쉬웠어요. 물론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ㅎㅎ 저도 책장이 줄어드는 걸 아쉬워하며 아껴서 조금씩 읽었네요.

단발머리 2021-01-07 20:49   좋아요 0 | URL
아쉽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전 일년에 두번 정도는 둘째의 막강 귀여운 사진 보면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둘째가 다섯살 때로요. 아....다시 생각해 보니 안 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21-01-07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똑똑이 친구를 두셨군요. 단발님 ^^

단발머리 2021-01-07 20: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겟타님. 이 똑똑이 친구는 저의 자랑이에요^^

icaru 2021-01-15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치다 다츠루 저도 좋아해요! 푸코 바르트~ 쉽게 읽기는 저도 사두긴 했건마는... 딱 저런 판형의 책이 가진 물성을 너무 사랑하여서,,, 근데 완독은 못했네요 ㅠ;; 어린이라는 세계도 사 보려고요! 이 책을 엮은 이진 편집자 님의 다른 책 아이들의 권력투쟁 왕 추천이용!!

단발머리 2021-01-18 10:38   좋아요 0 | URL
전 이 책이 처음이라 다른 책으로도 우치다의 매력을 맛보고 싶네요. 판형은 진짜 완전 딱! 독서를 부르는 각이지요.
<아이들의 권력투쟁> 찾아볼께요. 전 작가님만 알고(실물 영접) 편집자님은 사실 잘 몰랐거든요^^
 
















해마다 설레는 올해의 첫 책으로 정세랑의시선으로부터』(10만부 기념 새해 에디션)을 골랐다. 적립금이 남아 그래24’에서 구매했는데, 결제할 때는 배송일이 1 4일이었는데, 오늘 오후에야 책이 도착했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1월의 책육식의 성정치』는 작은 사전이랑 같이 구매했더니 토요일에 배송된다고 한다. 하여, 올해의 책 1, 2번이 공석인 관계로, 작년에 읽던 책들을 마저 읽어야 하겠으나, 그럴 수 없어서. 올해의 첫 책은 이 책이다.

 

다정한 친구가 영화를 선물해 줘서(친구에게 선물 받기 전에는 영화를 선물한다는 것이 가능한 지도 몰랐다) 아이패드에 넣어두고 가끔씩 꺼내 보는데, 교회에 갈 수 없는 고요한 주일 아침에 갑자기 생각나서 책을 꺼내 들었다. 대본을 샅샅이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구매해 놓고는 한 번도 읽지 않았던 바로 그 책이다. 영화를 볼 때는, 안나가 윌리엄에게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제안하는 장면이 제일 좋았는데, 이번에 읽을 때는 이 대사가 눈에 들어온다.

 


Bella     : I just want to say to Tony, don’t take it personally. The more I think about things, the more I see no rhyme or reason in life – no one knows why some things work out, and some things don’t – why some of us get lucky and some of us… (250)

 


인생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참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그게 더 자연스럽고 다행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기도하는 사람이니까, 만약 하나님께서 내 모든 기도를 들어 주셨다면. 나의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기도가 모두 응답되었다면... 그래서는 안 되고, 결국 그렇게는 안 됐다. 자연스럽고 다행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나도 벨라처럼.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는 알라딘 똑똑친구의 서재에서 보았던 책인데, ‘들어가는 말을 읽고는 당장 우치다 타츠루를 검색해 보았다. 잘난척 하지 않고, 목에 힘 주지 않고, 내가 아는 한도에서 설명하겠다는 자세가 마음에 쏙 들었다.  

 


지성이 스스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해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물음 아래 밑줄을 긋는 일입니다. (9)    

 


지성의 정의나 범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지성이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밑줄을 긋는 일이라면, 그거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답을 내놓는 일은 어차피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물음 아래 밑줄을 긋는 일이라면, !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물음 한 두 가지는 가지고 있지 않던가. 그렇다면 그 물음 앞에, 아니 그 물음 아래에 밑줄을 그으면 된다. 저자의 설명대로라면, 입문서야말로 물음 아래에 밑줄을 그어준다고 하니, 이제 이 입문서에 밑줄을 그으면 되겠다. 마침 스테들러 코끼리 색연필, 보르도 색상에 더해 보라색까지 준비완료다.




 

 












『강으로』는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한 가장 지적인 여행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고, 데뷔작인 이 책의 출간 당시 올리비아 랭은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서 크게 주목받았다고 한다. 『강으로』의 밑줄은 좀 더 낭만적이다.

 


결혼은 사적인 일이다. 스스로 방대한 양의 일기와 편지를 남기고 떠난 데다 제삼자들 사이에서 숱한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이라 해도 예외가 아니다. 결혼 생활의 속사정이 어떠하며 결혼 생활을 유지시키는 끈이 무엇인지는 아무리 오지랖을 떨어대도 당사자가 아닌 남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남겨진 글을 통해 느껴지는 인상은 변치 않는 사랑이다. 애정과 지적 자극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변치 않는 사랑. 버지니아는 레너드를 내 불가침의 중심축이라고 불렀으며 세상을 떠날 때도 그에게만 마지막 글을 남겼다. 이런 사실은 두 사람이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서로 행복했다는 증거이다. (49)

 

 















지인 추천책은 이렇게 두 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일단 목차는 살펴보고, 이진경 책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올해의 할 일은 밑줄을 긋는 일이다. 코끼리 색연필로, 보르도로 밑줄을 그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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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7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1-06 0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시선으로부터>도 <육식의 성정치>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니 시무룩..

2. <육식의 성정치>는 번역본 사셨어요, 원서 사셨어요? 이번에 재독인거죠, 단발머리님?

3. 영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 오만년간 하고 있고, 그래서 저도 <노팅힐>대본집 무려 스프링분철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펼쳐보지 않으며, 단발머리님 이 페이퍼에 영어 나오는순간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패쓰...하고 한글만 읽었어요. 시무룩..

4. 페이퍼를 다 읽고는 안돼, 영어로 돌아가, 영어를 피하지마, 영어로부터 도망가지마, 하고는 다시 영어 인용문으로 가 읽으면서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문장으로 풀이할 순 없지만.. 대략적으로 흐음.. 이런 뜻인가.. 하였으나 맞는지 모르니 집에 가서 대본집하고 비교해봐야 겠어요.

5. 밑줄 그으면서 삽시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1-01-07 20:57   좋아요 0 | URL
1. 육식의 성정치는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눈이 왔네요.

2. 물론 번역본을 샀습니다. 이번에 재독이지만 줄을 치게 됐으니 이번이 진짜죠.

3. <노팅힐>을 한 번 읽고 영어 공부 조금 했다, 하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요. 휴일에 한 번 도전하심도 괜찮습니다.

4. 도망가지 않고 다시 돌아온 다락방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유 아 그레이트.

5. 밑줄 그으면서 살아요, 다락방님!

수이 2021-01-06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노팅힐은 제가 이걸로 영어 리스닝 다 끝내버려야지! 하며 샀다가 딱 다섯 페이지 읽고 듣고 창고에 박아둔 그 노팅힐이 아닙니까!!!!!!!!!!!!!!! 먼지 뽀얗게 얹은 저 유물이 아직도 제 품안에 있는지 일단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올리비아 랭의 강으로_는 어떠한가요? 읽어야 하나 그래야 하나 읽고싶은데 읽어봐야겠지?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푸코 버리셨던 거 아니었습니까?! 정녕 저만 푸코를 버렸던 겁니꽈?!

단발머리 2021-01-07 20:59   좋아요 1 | URL
내용 아는데도 노팅힐 재미있습니다. 안나 라고 생각하면 더 재미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으로>는 버지니아 울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얼마 전 읽은 책이랑 연거푸 읽으니 버지니아 울프의 삶이 흐릿하게라도 그려지네요. 저는 아주 좋게 읽고 있어서 수연님께도 1독을 권합니다.
저도 푸코를 버렸습니다. 안 비밀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1-06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노팅힐 ㅠㅠ 너는 안돼! 성매수범!!했던 휴그랜트에 감겨버렸다는 ㅠㅠ 그리고 다시 정신을 후딱 차리고 흐린눈을 버리기 위해 브리짓 존스를 (다시) 보고 언제나 처럼 콜린퍼스에 스며든 저.. 아, 반성합니다.... (응?)

단발머리 2021-01-07 21:00   좋아요 0 | URL
그랬단 말이에요?!@@ 아, 정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추억이, 우리에겐 얼마나 부족한가.
근사한 영화인데.... 너무너무 아쉽네요. 반성하지 말아요.... 콜린 퍼스도 쫌 멋져 ㅠㅠㅠㅠ

유부만두 2021-01-06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팅힐, .... 영화 하도 봐서 제가 대사를 다 외웁니다. 누가 나랑 대사 맞춰줘바바요.
안나 역할은 양보 못해요.


단발머리 2021-01-07 21:02   좋아요 0 | URL
대사 제가 맞춰드릴까요? 저는 대본집 보면서 할께요.
근데, 저도 양보 못 해요, 저는 스파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