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새로운 작품 <언더 더 돔>은 체스터밀스라는 어느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돔에 갇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킹의 장기인 SF와 스릴러와 환상문학이 결합되어 있다.
100여 명이 넘는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홍보문구처럼, 정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도 놀라운 건 한명 한명 모두 의지를 갖고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생하다는 점이다.
인구 천여 명의 작은 마을인데도 '고립'이라는 상황에서 악당들은 더 미친 악당이 되어 '악의 무리'를 형성하고 착한 편은 그들대로 똘똘 뭉쳐 악당들과 대립구도를 이룬다.
악당의 대표인 빅 짐(짐 레니) 부자의 캐릭터는 '과하지만 딱 있을 법한' 또라이들이라서 흥미를 더한다. 그들은 돈도 권력도 경찰력도 모두 장악하고 있는데, 착한 편은 우리의 주인공 바비(요리사이자 군인)를 제외하고 대부분 여자와 아이들로 구성되어 "어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조마조마한 스릴감은 시종일관 안겨준다.
3권 중반부터 착한 편의 승리가 예상되면서(당연한 결과지만) 약간 힘이 딸리는 듯하다가 마지막 돔의 제거 과정에 이르면, 역시 킹밖에 쓸 수 없는 장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악의 근원은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의 마음 속에 있다. 스티븐 킹의 모든 소설에서 되풀이되는 메시지!
첫 문장을 읽고 나서 1634P를 후딱 이틀만에, 하룻밤을 거의 꼬박 새가며 읽어치웠다.
대단한 엔터테인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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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주니어는 시체를 옮겼다. 이로써 공범이 된 셈이었다. 이는 다행스러운 일이자, 실은 작은 마을에서 일구어 가는 삶의 본질이기도 했다. 작은 마을에서는 모든 이가 모든 것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법이었다. 그 바보 같은 가수가 뭐라고 노래했더라? '우리 모두 같은 팀을 응원하지.'
"아들아, 너 괜찮으냐?"
"괜찮아."
-2권 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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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에 처음 <언더 더 돔>을 쓰려고 했던 나는 2주에 걸쳐 75쪽 정도 쓰고 나서 꼬랑지를 말고 달아났다. 그 원고는 다시 쓰기로 마음먹은 2007년까지 오랫동안 버려졌지만, 첫 장면(비행기와 마멋)만큼은 나중에 거의 정확히 재현할 만큼 내 기억 속에 똑똑히 남아 있었다. (중략)
그리고 당신, 애독자 여러분. 이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즐거웠던 만큼 여러분도 즐거웠다면, 우리 모두 수지 맞은 셈입니다.
S.K.
-3권 582p, 지은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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