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와 레몽의 집 - 알자스 작은 마을에서 맛본 조금 더 특별한 프랑스
신이현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프랑스하면 제일 처음 떠오르는 것은 파리이다. 프랑스에 대해 소개하는 거의 대부분의 장소들은 파리와 관련되어 있는 것들이다. 자연스럽게 프랑스와 파리는 같은 개념이고 저절로 관련되어 있는 이미지들이 함께 떠 오른다. 우리나라도 대한민국은 서울이 떠 오르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다 서울은 아니듯 파리도 프랑스의 모든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서 살고 있지 않은 우리로써는 파리만 아는 것으로도 부족함이 많다.

 

결국에는 프랑스에 대해 파리가 아닌 곳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체험하는 방법뿐이 없는데 가장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책을 읽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알자스'이다. 7년 전에 출간되었던 것을 이번에 다시 출시했다. 솔직히, 그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읽었다. 다 읽고 마지막에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딘지 모르게 아무리 프랑스에서 지방이라 하더라도 너무 문명의 이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다.

 

책 제목인 '루시'와 '레몽'은 작가의 시부모님들이다. 작가는 한국인이지만 프랑스 사람과 결혼 - 했는지 여부는 나오지 않지만 책을 읽을 때면 분명하다 - 했는데 그 분들이 사는 곳이 바로 알자스이다. 아마도,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 정도 되는 것이 아닐까 유추된다. 바로 옆에는 독일이 있는데 옆에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웃 친구라고 할 정도로 가까워서 프랑스 방송보다 독일 방송이 더 잘 잡히고 많이 나올 정도로 가깝다.

 

저자가 소설을 쓴 이력이 있어 그런지 수필임에도 글은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이 디테일한 묘사가 가득하다. 단순히 수필이라고 하기에는 글빨이 과하다 싶을 정도이다. 그만큼 알자스라는 곳의 이야기가 잘 나와있다. 특이하게도 책은 겨울부터 시작한다. 봄부터 시작해야 어딘지 자연스러운 데 저자의 입장에서는 겨울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니 그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였을 것이다.

 

알자스의 겨울은 한 여름에 읽는 부분이라 오히려 감이 잘 오지 않지만 음식에 대한 부분만큼은 확실하고 자세하게 묘사가 된다. 무엇보다 겨울을 지나 봄과 여름 후 마지막 가을까지 계속해서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고 만드는 방법과 얼마나 맛있게 식구들이 함께 모여 먹는 묘사는 상당하다. 그토록, 많은 음식종류가 있는지도 대단하게 보였고 우리나라 못지 않게 온 가족들이 함께 모여 파티처럼 식사를 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루시와 레몽이 누군지 몰라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읽으면서 점점 루시와 레몽은 시부모님이라는 것을 깨닫자 나도 모르게 루시어머니와 레몽 아버님이라는 표현없이 항상 루시와 레몽이라 호칭으로 설명을 하니 한국적인 정서로는 다소 어색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상대로 펴 낸 책이니 말이다. 그만큼 친하게 지내고 허물없이 지낸다는 표현도 되지만 늘 며느리보다는 아들 사랑이라는 언급이 있는 것을 보면 꼭 고부간의 문제는 전세계 공통인듯 하다. 책에서는 고부간의 문제까지는 아니고 그저 재미있는 에피소드이긴 해도.

 

열심히 읽다보니 저자는 아예 알자스에서 살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읽어보니 파리에 살고 있던 듯 한데 책을 쓸 정도로 알자스에 자주 갔다는 뜻이 되고 그만큼 가족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했다는 뜻이 되어 최소 이주일에 한 번은 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책이다 보니 2~3년에 걸쳐 간 것을 계절별로 묶어 그렇게 읽힐 수 있는 측면도 분명히 있어 보였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 어떤 식으로 지내는지 우리들은 궁금해 한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서로 공유하는 점이 있지만 외국 사람들인 경우에는 큰 틀에서는 어느 사람이나 사는 것은 거기서 거기라고 해도 각자 자신의 문화와 환경과 언어등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먹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궁금한데 이 책은 그런 점에 대해서 해소를 해 준다. 나와는 다른 프랑스에 그것도 파리라는 도시도 아닌 알자스라는 시골에서 어떤 식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지를 알려준다.

 

괜히 우리의 시골은 촌 스럽고 외국의 시골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낸다는 착각을 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확실히 우리네와는 다른 그들의 삶과 인생이 나오는 재미를 읽게 된다. 한편으로는 그들이나 우리나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프랑스 사람이라고하면 합리적으로 남녀평등에 있어 우리보다 앞서있다고 생각되지만 루시와 레몽이 하는 이야기나 행동을 보고 있자만 우리네 어르신들과 다를 바가 없다. 주로 여자가 집 안 일을 남자가 바깐 일을 하며 식당이나 음식등에 대해서도 우리가 사는 것과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책을 보면 사진이 가득한데 음식 사진과 풍경사진으로 나눌 수 있다. 풍경은 우리나라가 아니기에 이국적인 전원의 느낌이 나고 음식은 평소에 우리가 먹지 못하는 것이라 신기하게 느껴진다. 그들이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에게도 음식이 될 수도 못 먹는 음식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내용도 책에는 언급된다. 각자 고유의 문화에 따라 음식이 되고 흉물이 되는 차이가 어찌보면 참 재미있지만 얼토당토않게도 느껴진다.

 

재미있지만 약간은 이 이야기 저 이야기가 계속 나오면서 매번 새롭게 적응하며 읽어야 하는 어려움은 조금 있었는데 마지막에 이 책이 7년 만에 다시 재출간되었다는 글과 함께 책 제목중의 한 사람인 루시가 7년이라는 기간동안 세상을 떠났고 저자는 지금 한국에서 생활하고 레몽은 평생을 루시가 주는 밥과 디저트만 먹다가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해서 살아간다는 에필로그에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부담없이 가볍게 '루시와 레몽의 집'에 대해 소개하고 설명하고 함께 모여 음식먹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 함께 동참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 중국.중동.아프리카 편 - 이름만 들어도 숨 가쁜 트레킹 & 트레블 명소 무작정 체험기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1
김동우 지음 / 지식공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들이 해외 여행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그저, 해외라는 곳에 나가 한국과는 다른 느낌을 가져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도 있고 늘 보는 건물과 사람과 분위기와 다른 곳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기대에 찬 열망으로 해외 여행을 가기도 한다. 해외 여행에 대한 로망을 푸는 것은 대체적으로 특급 리조트나 호텔에서 머물고 그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곳에 방문하고 사진찍는 것으로 여행을 갔다 왔다는 모든 의식이 끝난다.

 

어떻게 보면, 해외에 나가 그 정도의 금액을 쓰고 즐기고 노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백만원의 지출을 하면서 논다면 어쩌면 해외에서 노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여행이 될 수도 있다. 각자 집이 있어 호텔에서 머물지 않고 굳이 쇼핑을 하지도 않고 부담없이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서 늘어지는 삶을 이곳에서는 하지 않으니 말이다.

 

제대로 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다 아는 편안한 호텔이나 관광명소에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본인 힘으로 해 내는 사람들! 스스로 비행기도 예약하고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면서 특정한 스케쥴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알아서 간다. 꼭, 오늘 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정한 스케쥴에 따라 움직이는 여행가들이 있다. 외국 사람들과 부대끼는 여행을 한다. 꼭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몸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며 여행을 한다.

 

의외로 다양한 여행이 참 많다. 그 중에 트레킹을 주제로 세계여행을 한 기록이 '트레킹으로 지구 한바퀴'다. 저자가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 회사에서 휴가도 보장하고 연봉도 보장하는 좋은 조건 - 과감하게 세계여행을 계획한 것이다. 책에서는 딱히 언제까지 이 여행을 끝내겠다는 생각이 있던 것도 아니고 갖고 있는 돈에 볼 때 어느 정도까지 여행을 하면 되겠다는 딱히 특별한 계획도 없었던 듯 하다. 그저, 대략적으로 큰 틀만 갖고 출발을 했다.

 

이러다 보니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저, 관광객으로 각 나라에서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느끼고 오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의 속살까지 빠짐없이 전부 보면서 돌아다니는 것이다. 너무 피곤하면 며칠동안 머물고 떠날 때가 되었다고 느끼면 그 다음 장소로 가는 여행이라 촉박함보다는 여유가 있고 좀 더 편안하게 각 나라의 이곳 저곳을 자연스럽게 보면서 다닐 수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다 내던지고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부럽다는 것보다는 - 꼭 그러고 싶지는 않으니 - 대단하다는 감정이 앞 섰다. 쉽지 않은 결정이였을 테고 - 실제로 꽤 많은 고민하는 모습이 책 초반에 나온다 - 실행이였을텐데 말이다. 더구나, 코스가 편안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나마, 선진국들은 어느정도 안전하다는 안도감이 있는데 동남아시아쪽이나 아랍쪽이나 아프리카쪽은 혼자 그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그 나라들을 가면 어김없이 문자로 위험 지역이라는 문구가 날라오고 그 나라에서 납치되었다는 뉴스와 사회가 불안하다는 기사를 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나라를 가는 것이 움추려들어 피하게 될텐데 과감히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여행이 트레킹이라 트레킹으로 유명한 지역들이라면 전부 가는 것을 보면 그 또한 대단한 용기라 할 수 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여타의 책들은 읽으면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그들과 만나 우정을 나누고 도움을 받고 도와주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사람들은 비슷하고 서로 서로가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책은 그런 쪽보다는 각 나라에서 만나는 현지인들마다 바가지를 씌우려고 하고 나는 속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돈을 깎으려고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심지어 대 놓고 현지인들에 비해서 외국인은 몇 배식이나 돈을 뻐젓히 요구하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읽다보면 가뜩이나 많은 돈을 갖고 여유돈으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여유가 있는 입장에서 웃으면서 그들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으니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중국, 파키스탄을 넘어 이집트에서는 참으로 속이고 깍는 모습이 적나라한데 저렇게까지 한다니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도와주고 연결시킨 후에 호객행위로 이어지니 멍하면 당하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우리나라도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모습이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 아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여하튼 무조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호텔이 아니라 누구나 다 가는 좋은 장소들이 아니다보니 늘 호객행위가 존재하고 무조건 깎고 봐야 한다는 사실이 약간 재미있으면서 저자 스스로도 이야기하지만 책 후반으로 갈수록 협상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늘어나서 아예 상대방의 요구 조건을 일단 후려치고 보는 스킬이 생긴다.

 

여행에 대한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은 여행책들이 대부분 자아성찰을 기반으로 한 책들이였는데 반해 이 책은 그보다는 저자가 돌아다니면서 겪는 에피소드와 그 지역에 대한 소개와 책에 언급된 지역을 여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팁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특히, 트레킹이라는 목적을 갖고 돌아다닌 지역들이라 이 쪽으로 관심이 있고 여행결심을 한 사람들이라면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나같은 경우에는 언제가는 할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전혀 계획이 없다보니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같은 팁은 별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가는 곳마다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 엄청 많다는 사실은 깜짝놀랐다. 결국에는 외국을 가도 늘 한국과는 계속 연결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참 예쁘다. 기존과는 다른 형식으로 책이 만들어져서 더욱 예뻤다. 다만,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하니 책이 좀 흐늘해서 기존 책과는 다른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읽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소개하는 지역과 나라들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다른 나라에 대한 저자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현지인이 아닌 외국인이라 그 나라 사람들이 다르게 대접한 측면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래도 잘 모르던 나라를 직접 현지에서 부딪치며 경험한 이야기들이라 혹시 나중에 그 나라를 가거나 그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 책은 저자가 돌아다닌 지역 전부가 아닌 일부이다. 또, 후의 여정은 나중에 출판이 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편이 북미와 남미편이라 더 기대가 된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산티아고 - 소녀 같은 엄마와 다 큰 아들의 산티아고 순례기
원대한 글.그림 / 황금시간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티아고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게 걷는 코스이다. 단순히 걷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충만한 길이라는 이미지까지 덧입혀져있다. 언제부터 그런 이미지가 생겼고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 그 유래까지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파올로 코엘료가 산티아고를 걸으며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연금술사'를 펴 냈고 그 후에는 자신이 직접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환상을 책으로 펴 내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를 걸은 후에 책으로 펴 냈는데 그토록 산티아고에는 무엇인가 모를 특별함이 있는가 보다. 한편으로는 산티아고가 아니라 걷는 것에는 그런 신비함이 있다. 꼭, 산티아고까지 가지 않더라도 걸으면서 자신을 만나고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고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 된다. 오롯이 나라는 사람을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건강이나 추억을 위해서 걷기도 한다.

 

사람들이 최근에 올레길이라 하여 여러 길을 걷고 산행을 하는 이유도 결국에는 그것이다. 주변에 지리산 종단같은 것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보다는 자신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는 꼭 그런 방법으로 자신을 만나야 하나하는 생각은 있지만 각자 자신을 만나는 방법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 좋아보인다. 그런데도, 산티아고가 유명한 것은 그토록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개발하지 않고 옛것을 그대로 갖고 있는 멋이 있어 사람들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산티아고를 간다는 것이 여행을 의미한다. 여행은 무조건 좋은 것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행에는 로망을 간직한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도 여행의 종류에 따라 호불호가 있는 것이지 여행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여행중에 몇 달 동안 걸어다니고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다니며 느긋히 다니는 꿈을 꾼다. 우리나라도 2~3달 동안 국토종단이 아닌 여기 저기 다니면서 구경하는 것과 유럽을 몇 달동안 유러패스로 돌아다니며 가 보고 싶은 곳을 가보는 것도 하게 될지 몰라도 간직하고 있다.

 

여행은 혼자 가도 좋지만 역시나 가족과 함께 한다면 가족에게도 커다란 추억이 되고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게 두고 두고 서로 이야기 꽃이 만발할 수 있고 여행중에 여러 이야기를 나눠 좋은 시간일 것이다. 그러한 여행에서 며칠동안 함께 걸어가는 여행이라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가족일지라도 그동안 몰랐던 상대방에 대해 알게 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가족과 함께 그런 시간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 걸으면서 딱히 할 것도 없지 않는가?

 

어떤 이유로 산티아고 여행을 결심하고 실행하는지는 사람마다 전부 천차만별일 것이다. 다만, 다른 곳과 달리 산티아고를 걸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전부 각자의 사연이 있다. 막연히 산티아고를 걷고 싶다고 걷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금까지 산티아고를 걸었다는 사람들의 글이나 이 책인 '엄마는 산티아고'에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봐도 마찬가지이다.

 

책 제목을 보고서는 책을 쓴 사람은 엄마이고 미취학이나 초등학생 정도의 아들과 함께 산티아고를 걸었던 여행기라 생각했다. 어느 분인지 몰라도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며 책을 펴내는 분이 있어 나도 모르게 고정관념이 생겼던 듯 하다. 책을 저술한 사람은 아들이였고 군대까지 갔다 왔으니 이제는 아저씨(??)대열에 들어갔고 엄마는 잔병치례를 하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50대 아줌마다.

 

둘은 산티아고 여행을 계획하고 출발한다. 사실 이거 대단한거다.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쉽지 않고 여행을 가도 몇 주일씩이나 가는 것도 어려운데 걷기만 하는 산티아고를 계획하고 실행한다니 무엇인가 거창한 사연이 있을 것인가하면 딱히 그것은 아니다. 그저, 엄마가 산티아고를 걸어보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고 이를 아들과 함께 의기투합해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가게 된 거창한 계기는 없지만 여행을 통해 만나 사람들과 감정과 풍경은 거창하다. 인생은 여행이라 할 수 있는데 산티아고 여행에서 벌어지는 많은 것들이 그 자체로 인생이다. 팔팔한 젊은 남자와 무릎까지 아파 더욱 빨리 걸을 수 없는 엄마는 서로 보조를 맞춰가며 걸을 수 없다. 그런데도 둘은 함께 걷는다. 팔팔한 아들이 자신의 혈기를 억누르고 걷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때문에 속도가 늦어 미안해하며 엄마는 걸었을 것이다.

 

완주가 목표도 아니고 걸으면서 성찰에 대한 거장한 마음가짐이 있었던 것이 아니였던 듯 한데 걸으면서 만나는 풍경에 동화되고 걸으면서 엄마와 아들은 서로가 상대방을 조금 더 알게 되고 함께 걷거나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걷는 사람들도 있고 가족들이 걷는 사람들도 있는데 같이 오고 싶었으나 먼저 사망한 사람을 마음에 품고 온 사람, 가족중에 한 명이 죽어 남은 식구들이 산티아고를 여행하는 가족들, 부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산소통을 걸머쥐고 여행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여행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그 자체로 인생이고 경험이다. 산티아고 여행객들이 머무는 알베르게에서 만나는 사람이 함께 하루를 정리하며 각자의 나라와 가족에 대해 하는 이야기. 서두르지 않으면 한정되어 있는 방을 잡을 수 없어 다른 여행객보다 먼저 걸어야 해서 서두르는 이야기등은 여행에서만 느껴지고 알 수 있는 재미 - 당시에는 고통이였을지 몰라도 - 로 읽혔다. 

 

봄에 산티아고를 걷다가 포기 - 처음부터 완주가 목적이 아니였는지라 -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그 해 가을에 다시 포기 지점으로 돌아가 완주를 하는 이야기가 '엄마는 산티아고'의 내용이다. 대부분의 여행기가 그러하듯이 여행에서 느끼는 감정과 함께 한 사람과 부대끼는 에피소드와 길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작고 사소한 인연과 그들의 엄청난 사연에 책을 통해 함께 공유하고 머리로 그려볼 수 있다.

 

얼마전에 온 가족이 여행을 갔다온 직후에 읽게된 여행기라 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한편으로는 나도 꼭 산티아고는 아니지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몇 달이나 몇 주동안 정처없이 하는 여행을 한 번 해야겠다. 언제가 될련지도 모르고 하게 될련지도 모르겠지만.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 살 행복한 부자 아빠의 특별한 편지 - "텐인텐"은 왜 젊은부자의 편지에 열광했을까?
아파테이아 지음 / 진서원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에게나 자식은 소중하다. 손 가락 물어 아프지 않은 건 없다. 여러 명이 자식이 있으면 그 중에 조금 더 관심을 줘야하는 아이는 있을 지라도 다 똑같다. 아이에게는 최고의 부모가 되고 싶고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해주고 싶고 아이가 자라면서 세상에 나가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하며 자라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인지상정이다. 다른 아이에 비해 못하는 것보다는 잘 하는 것이 더 좋은 것도 부모로써의 당연한 욕심이다.

 

과거와 달리 부자가 더 자식 교육이 엄격하고 제대로된 예의범절을 가르친다. 부자의 개념에서도 예전의 왕족과 다를바 없을 정도의 부자라면 너무 큰 선민사상이 머리속에 들어와 있어 가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어도 대부분 부자들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오히려 자식 교육에 더 힘을 쏟는다. 자신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고 사회에 제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식만 옳다고 끼고 돌고 모든 지 다 내 자식이라는 생각으로 감싸안는 것은 자녀를 파멸시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혼자 성공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에 따른 교육도 철저하게 가르치고 돈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에 경제 교육도 직접 몸으로 알려준다. 부익부 빈익빈이 시스템적인 문제로 고착화 되는 것도 분명히 있지만 이처럼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느냐와 경험을 주느냐의 차이로 나이가 들수록 벌어지는 것이다.

 

단순히 색다른(??) 투자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와 인생 철학까지 함께 언급하며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라는 책으로 다가구(다세대) 주택 건축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개념을 심어준 아파테이아는 이번에는 투자가 아닌 자신의 자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펴 냈다. 아빠로서 자식에게 해 줄수 있는 물질적인 면이 아니라 교육적인 부분에서 해 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자신이 먼저 걸어왔고 경험하며 시행착오를 거치며 느꼈던 인간관계, 투자 방법, 공부 방법,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등에 대해 제대로 걸어가기를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 책에는 담겨있다. 부자 아빠로서 - 자신의 책 제목이 부자아빠라고 하고 있으니 - 돈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들도 많겠지만 이 세상은 돈으로 할 수 없는 것들도 너무 많다. 대부분의 것들은 돈을 분명히 해결할 수 있다. 핵심은 돈으로 해결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닌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돈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그대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돈이 분명히 큰 도움이 된다. 돈이 없다면 만날 수 없는 인간관계가 유지되거나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진다. 돈이 있어도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해결 될 수 없다. 돈이 있어도 스스로 돈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하면 돈은 부모에게 물려받을 수 있어도 내 것이 아닌 잠시 머물렀던 돈이 되어버린다. 이러니, 부모로써 자식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교육을 한다는 것이 돈을 더 벌기위한 것이면 흔히 말하는 철학이 없는 가르침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기에 돈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세상을 살면서 생기는 것들에 대한 지혜를 알려주려 노력한다. 저자의 자녀가 살아가며 제일 중요한 성취감을 키워주기 위한 방법에 대해 언급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지만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분명히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자녀가 3명이나 있어 그런 면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방임형이다. 좌절도 겪고 남의 눈치도 보고 성취감도 맛 보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공부를 죽어라고 싫어하고 - 책의 자녀는 공부를 공부가 아닌 놀이로 느끼도록 노력했다 - 밖에 나가면 노느라 들어오지 않는 등 될 수 있는 한 내가 간섭을 하기 보다는 알아서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 문제가 있을 때 간섭을 한다. 답답하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너무 많지만 내 인생이 아닌 자신의 인생이라 여기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인생에 녹아들어갈 것이라 본다.

 

책의 자녀는 부모가 전략(??)적으로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얻게 만들어 준다. 스스로 세상의 주인공이 되도록 부모가 드러나지 않게 노력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텐데 해내고 있다. 나로써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놀아달라고 할 때도 '싫어!'하면서 안 해주는 걸 보면 말이다. 큰 틀에서 어떤 경험이라도 다하면서 자라기를 바란다. 나같은 경우에는 그저, 중심이 잃지 않고 건강하게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 중심에서 내가 아이들이 바라볼 사람이 있다는 정도가 되었으면 한다. 

 

상당히 여러가지 경험을 했고 직접 투자를 통해 돈을 벌어 인간의 속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저자는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자녀에게 전부 알려주도록 노력한다. 심지어, 현재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도 문제가 생겼을 때 자녀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관련 사람들에게 다 이야기를 한 듯 하다. 단순히 돈이 아닌 그 방법에 대해 가르침을 받을 수 있게 말이다. 현재 자녀의 마음과 나중에 커서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는 몰라도 분명히 이런 부모를 만나 - 자신의 의지로 만난 것이 아닌 - 교육을 받은 사실에 대해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지 않을까 한다.

 

단순히, 자녀가 올바로 나아가야 할 방향만 제시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 살며서 겪게 될 금전적인 자본적인 것들도 어떤 식으로 풀어내야 할 지에 대해 후반부에는 언급하고 있는데 아마도 아직까지는 이해할 나이는 아닐 듯 하고 오히려 이 책을 읽고 있는 어른들에게 해 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훌륭한 투자서적으로 읽어도 무방할 듯 하다.

 

최근에 만난 출판사 사장이 이 책을 언급하며 이런 책을 써 볼 생각이 없느냐는 비슷한 이야기를 했을 때 솔직히 나는 부정적이였다. 나는 그렇게 훌륭한 아빠가 아니고 이런 말을 자녀에게 하고 지킬 수 없는 부모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 지 알겠는데 내 자신이 내 자녀에게 하고서는 그대로 실천할 자신이 없다. 쓰는 글 중에 자녀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없는 이유가 실천하지 못할 말이나 글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구나, 바로 옆에서 늘 지켜보고 있는 가족인데 내가 너무 힘들다.

 

하지만,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의 특별한 편지'의 저자는 분명히 자신이 자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고 한 이야기를 실천하고 있고 또한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보이기에 무엇이라 할 수 없다. 다만, 나는 이렇게 자녀를 키우지는 못한다. 능력도 부족하고 솔직히 좀 귀찮기도 하고 말이다. 아마도, 3명이나 되어 그럴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우리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의 갈 길과 방향을 제대로 갔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부모로써 버팀목과 등이 되고 안아줄 수 있는.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어별아이 료마의 시간
신보 히로시 지음, 노인향 옮김 / 지식너머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처음 아이를 갖게 되면 병원에서 하는 검사중에 아이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검사를 한다. 그 검사를 하는 이유를 솔직히 모르겠다. 문제가 있다면 아이를 없애라는 의미인지 말이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건 말건 간에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병원에서는 미리 조심하고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검사겠지만 그 검사결과를 기다릴 때 괜히 별의별 생각이 든다. 정말,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하는.

 

다행히도 3명의 아이가 세상에 나왔지만 전부 다 아직까지 아무런 탈없이 잘 자라고 있다. 둘째 녀석이 아토피로 여전히 고생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건강문제로 걱정하지도 않고 말이다. 이 정도만 되어도 엄청난 행운이고 축복인데 늘 당연한 것에 전혀 감사하지 않는 삶을 산다. 오히려, 아이를 닥달하고 힘들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한다. 아이는 아이답게 크는 것이 가장 최고일텐데 아이를 어른의 입장에서 보고 키우려고 한다.

 

잘 자라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이상하더니 자폐증 진단을 받는다면 부모로써 어떤 감정일까? 아이는 모른다. 자신의 상태를. 부모는 모든 것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살아야한다. 게다가 주변의 시선은 동정내지 냉대이다. 아무리, 친근감을 표시해도 그들은 내 아이를 잠시 볼 뿐 늘 옆에서 함께 있어주는 것은 아니다. 부모인 나만이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평생 옆에서 돌봐야 한다.

 

'문어별 아이 료마의 시간'은 어느 날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의 아빠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모아 책으로 펴낸 내용이다. 뜻하지 않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를 받은 료마는 단순히 자폐증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폐증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동반되는 자해행동뿐만 아니라 패닉에 빠지면 자신만의 세계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부모로써 최대한 노력하면 료마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조사했지만 자폐증은 평생 안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체념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힘들다. 단순히 케어할 수 있는 단계나 상황이 아니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같다. 더구나, 밑 층에서는 아이가 폭발할 때마다 뛰고 쿵쿵 거리는 소리에 불만까지 이야기하다보니 더더욱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아이를 돌보게 된다. 너무 큰 스트레스로 아이 엄마는 모든 것을 포기한다. 오롯이 아빠 혼자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한다. 

 

부모님이 계시는 본가로 이사를 한다. 두 분 다 나이가 있어 제대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게 된다. 자폐를 갖고 있는 아이지만 늘 옆에서 돌볼 수 없다. 돈을 벌어야 한다. 아이를 시설에 맡기기로 한다. 평일에는 시설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데리고 와 함께 생활한다. 주말에는 아이와의 시간을 위해 산책도 하고 공원도 가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어느 곳에 가든 아이가 지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어떤 행동을 하든 모든 것은 감탄이고 감사이다. 아이가 패닉에 빠지고 자해행동을 하지 않는 것만 해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자라는 전 과정을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댓글에 위안을 받지만 가끔은 지적을 하는 사람의 글에 상처를 받아도 아이에게 자폐 판정을 받은 것에 비하면 얼마든지 웃어 넘길 수 있다.

 

겉으로 볼 때는 멀쩡한 아이라 사람들은 자폐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전철에서 갑자기 이상한 증상을 보이면 사람들은 눈총을 준다. 어떤 사람은 아이교육을 잘 하라고 이야기한다. 어지간하면 죄송하다는 말로 넘어가지만 자신이 아니라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가하는 위해스러운 것은 참지 못한다. 원해서 된 것이 아니다. 아이는 자신이 하는 행동을 어렴풋이 알 뿐이지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다.

 

다행히도 무사히 고등학교까지 잘 마친다. 남들보다 많이 늦지만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행동이나 말에서 깜짝 놀라며 뒤 늦게라도 할 수 있는 행동이나 말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한다. 느린 듯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생각을 하고 정상적인 행동을 한다. 여전히 아이라 생각했지만 세월이 가며 몸이 성장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도 생긴다. 그럴 때 마다 자란 아이에게 깜짝놀라며 아빠도 성장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정확하게 책에서는 표현되지 않지만 특수학교와 일반 학교의 중간 정도의 학교를 다닌 것이 아닐까 한다. 그 곳에서는 의사들과 선생들이 늘 관찰하며 지속적으로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료마를 케어한다. 덕분에 패닉이나 자해행동은 많이 사라졌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은 없게 된다. 그렇게 드디어 고등학교까지 졸업을 하며 책은 끝이 난다. 그 이유는 책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편집해서 펴 낸 것인데 블로그 자체를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폐쇄하기로 결정한다.

 

그동안,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글로 적으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위로 받고 위로 해 주는 장소가 되었지만 아마도 이제는 성인이 된 료마에게는 아버지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보다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여겨진다. 자신이 아닌 료마가 직접 말이다. 준비과정은 나오지 않지만 료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아빠도 회사를 그만두고 자폐증을 앓는 아이들을 위한 사단법인을 만든다. 료마도 아빠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책 말미에는 블로그에 글을 달아준 사람들의 글이 실려있는데 어떤 엄마는 쌍둥이 아이가 있는데 둘 다 자폐라는 것이다. 그 외에도 현재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료마의 성장기를 지켜보며 글을 달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역시나 울림으로 다가온다. 책을 읽으면서 세 아이의 아빠로서 '과연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하며 읽었다. 료마의 아빠처럼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못하지 않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그런 자신만 있는 것이겠지만 늘 웃는 모습으로 료마와 함께 있는 사진과 글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은 단순히 아빠로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넘어 일본 대지진때에 자원봉사를 갈 정도로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훌륭한 인간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먹먹해지는 느낌보다는 솔직히 안 쓰런 마음도 있지만 -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렸고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이제 - 두 사람의 앞 날이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