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여행 - 내가 꿈꾸는 강인함
정여울 글.사진, 이승원 사진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에세이를 제법 읽었다. 에세이 정의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초등 국어에는 일상 생활에서 얻는 생각과 느낌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글이라 한다. 좀 어렵게 표현하면 개인의 상념을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한두가지 주제를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논하는 비허구적 산문이라 한다. 에세이 정의가 궁금해 진 이유는 에세이의 범위가 어떻게 되고 어떤 이야기까지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다. <그림자 여행>을 읽으며 든 생각이다.


나에게 에세이는 편하게 일상을 주절주절 독백하거나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여겼다. 실제 에세이가 그런 경우도 많지만 읽었던 에세이를 되돌아 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상당히 어렵고 철학적인 에세이도 많았다. 주제와 형식이 없다는 의미가 부합되었다. 내가 너무 에세이를 편하게만 느꼈던 듯 하다. 어떤 것도 쓸 수 있다는 뜻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작가가 쓰고 싶은대로 마음것 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아주 편한 자세로 부담없이 <그림자 여행>을 읽으려 했다. 에세이라고 하니 작가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커피 숍에 마주 앉아 담소를 즐기듯이 할 줄 알았다. 생각과 달리 편하게만 읽을 수는 없었다.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상상을 펼쳐 쓰고 싶은 에세이 의미답게 어디로 튈지 모를 글이었다. 연결이 되지 않을 내용들이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것을 읽으며 어느 순간 내가 에세이를 읽고 있다는 자의식을 버리게 되었다.


매 챕터 전반은 작가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에세이처럼 부담없이 이야기 한 후에 후반에는 보다 심층적인 내용으로 연결한다. 중반 이후에는 독서 리뷰같다는 판단도 들었다. 전반에 이야기하는 내용 자체가 후반에 소개하는 책을 본격적으로 말하기 위한 밑밥처럼 보였다. 독서 에세이가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들었다. 여행 한 이야기도 있고 식구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사회 전반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책과 결부되어 이야기하니 독서 리뷰처럼 읽혔다.


그 덕분에 책 자체의 가벼움은 없다. 에세이를 읽을 때 무엇인가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어 어딘지 발랄하게 읽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는데 <그림자 여행>은 그런 발랄함은 없다. 오히려 조금은 무겁고 진중해서 책의 두께와 글자 간격만큼이나 심각하게 읽게 된다. 그나마 매 챕터마다 사진과 간단한 문구는 무거운 어깨를 잠시 가볍게 한다. 흑백의 표지 사진처럼 글도 칼라가 아닌 흑백으로 읽힌다.  

"그리하여 요새 유행하는 대중적 글쓰기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장삿속이 아닌 '누구나, 글을 쓴다면 제대로 써야 한다'는 책임감의 문제를 제기한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고, 누구나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쓴다면 그 글의 무게만큼 엄연히 세상살이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을, 글의 무게만큼 삶의 무게도 등에 져야 함을 깨달을 때, 그저 직업이나 이벤트로서의 글쓰기가 아닌 삶으로서의 글쓰기가 시작된다."


글쓰기와 책쓰기가 또 하나의 자기계발처럼 유행하고 있다. '글을 쓰고 책을 써서 유명해져라'는 말이 예전부터 내려오던 비밀 아닌 비밀이였지만 최소한 글을 쓴 사람이 나라는 사람을 만나는 글을 써가며 하나씩 도달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없이 곧장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펴 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민하고 삶아 글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SNS처럼 여기저기서 발췌해서 짜집기하며 타인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이 부분에 대해 정여울 작가의 이야기는 새겨 들을만 하다.


"나는 대중적 글쓰기가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략) 대중적 글쓰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는 그것이 누구를 향한 것이든, 누가 쓰는 것이든, 어렵고 힘들고 진지하고 아픈 것이다. 그 짙은 어둠을 뚫고 나온 글쓰기에 우리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문제는 대중적 글쓰기가 아니라 '너무 쉽게 쓰인 글'이 된다. (중략) 글쓰기의 잣대는 어디까지나 '우리 마음을 얼마나 진실하게 움직이는가'여야만 한다. 좋은 글쓰기의 최고 비결은 좋은 독자가 되는 것이다.(중략)"


글쓰기로 힘을 얻고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더 성공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너무 쉽게 글을 써서 책이 나오는 세태를 반영하지만, 나 자신도 고백하자면 겨우(??) 2~3달만에 책 한 권을 다 써서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나는 정여울 작가가 다음과 같이 한 말로 인해 글을 썼고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중략) 내가 글을 잘 쓴다는 확신조차 없는데 어떻게 그런 글쓰기의 비법을 알려줄 수 있단 말인가. (중략) 내가 읽어보거나 만나본 모든 좋은 작가들은 하나같이 '좋은 독자들'이었다고, 어떤 특별한 비결은 아닌 것 같지만 그 사람이 무엇을 읽었느냐가 그 사람이 무엇을 쓸 것인가를 상당 부분 결정한다고 말이다. 그러니까 어떤 책을 보면서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긍정적인 질투심을 가지는 것, 작가의 생각과 공감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글쓰기를 해보겠다며 꿈을 가져보는 것, 나아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읽은 글의 정신세계에 매혹되고 영향받는 것은 글쓰기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중략) 알게 모르게 독서가 내게 끼친 영향은 지금도 '매일 글 쓰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치열하게 글 쓴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읽은 모든 책에 대해 리뷰를 쓴다. 나처럼 리뷰를 쓰는 인간은 솔직히 직접 본 적은 없고 인터넷 상에서는 한 두명 봤다. 최근에 쓰는 리뷰가 나도 모르게 지지부진하고 좀 더 발전적인 리뷰가 되어야 할 것 같은 벽에 부딪친 느낌이 든다. 그렇게 독서에 대한 타성에 젖은 것은 아닌가하는 판단도 드는 요즘이다. 독서로 지식의 확장과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보다 습관적으로 읽고만 있다는 자각. 읽는 책의 수준 탓인지 내 독서습관과 리뷰습관이 평소 반복되는 걸 지겨워하는 내 못된 성격이 이제서야 돌출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림자 여행>에서 말한 다음 말은 나에게 진리다.


"나는 나를 지탱해주는 습관이 독서와 글쓰기임을 얼마 전에 알았다. 아무리 힘들 때도, 아무리 아플 때도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습관이 몸에 젖어버렸다. 예전에는 그것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 글 읽기와 글쓰기가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림자 여행>의 전체 내용은 책 내용과 내 생각을 함께 곁들인 이번 글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이런 종류의 리뷰도 한 번 적어 본다는 의의를 둔다. 역시 다양한 책을 읽고 다양한 리뷰를 쓰는 것이 정답인 듯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에세이가 너무 길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진중한 에세이를 읽을 수 있다.



함께 읽을 진중한 에세이

http://blog.naver.com/ljb1202/220066955669

루시와 레몽의 집 - 알자스
루시와 레몽의 집 작가 신이현 출판 이야기가있는집 발매 2014.07.14 리뷰보기 프랑스하면 제...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http://blog.naver.com/ljb1202/208096550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 지식인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작가 도정일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4.02.28 리뷰보기 지식인은 무엇을 ...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http://blog.naver.com/ljb1202/197456143

와일드 - 나를 찾기
와일드 작가 셰릴 스트레이드 출판 나무의철학 발매 2012.10.20 리뷰보기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아직도 그 진실은 사...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힐을 벗겨져도 달리는 아내 - 삶은 아픔이 아니라 살아야 할 희망입니다
이대영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하이힐은 여성의 상징이다. 단순히 예쁘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여성만 갖고 있는 매력을 뽑내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도 쓰이지만 여성의 또 다른 정체성인 엄마와 아내 의미도 포함한다. 하이힐을 신는 순간 직업을 가진 여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능력을 중시하지만 하이힐을 벗는 순간 아내로써 엄마로써 또 다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남자도 구두를 신어 직업인으로 구두를 벗고 남편이자 아빠로 역할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여성에게 좀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한다.


동등하게 남자나 여자나 같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역할이 다르고 할 일이 다르다. 문제는 가족이 생기면서 해야 하는 역할 분담에 있어 미묘하지만 확실한 구분이 생긴다. 남자는 여전히 바깥양반으로 좀 더 중요한 지위를 갖고 있지만 여성은 그럼에도 아내이자 엄마로 역할을 좀 더 중요시하고 강요한다. 결론은 남편이 얼마나 아내와 함께 역할 구분을 하고 엄마의 짐을 아빠로 덜어주느냐가 핵심이다.


맞벌이가 대세가 되며 여성은 슈퍼우먼이라는 표현처럼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아직도 수입의 대부분을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인 의무와 책임이 더 강요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여성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하기위해서는 결국에는 반대편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혼자 서는 사람은 없다. 어느 누구도 나 혼자 잘 나 승승장구하지 않는다. 결혼을 한 부부의 경우에는 특히 더하다. 


<하이힐이 벗겨져도 달리는 아내>는 단순히 여성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아내로 살아가는 여성에게 전달하는 에세이다. 그만큼 아내뿐만 아니라 남편의 역할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살아가며 함께 서로 존중하고 상대방의 발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아내와 남편을 함께 언급했지만 이 책은 아내에 대한 이야기다.

아내에 대해 쓴 남편의 이야기다. 그러다보니 아내입장에서 쓴 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글이다. 아내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글이다. 아내가 직접 자신의 입장에 대해 고민하고 각오를 다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남자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다. 이런 책을 읽게 되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글로 써서 이렇게 하자는 이야기를 하기 난 힘들다.


언젠가 그런 날도 오겠지만 아직까지는 내 스스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쓴다고 꼭 그대로 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하라고 지시하기는 힘들다. <하이힐이 벗겨져도 달리는 아내>는 자신은 이렇게 한다는 내용은 아니다. 자신도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아내를 위해 좋은 것이 어떤지 알려주고 있다. 남편으로 자신의 입장도 있지만 아내를 더 배려하고 이해하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꼭 아내에 한정되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전체적으로 아내라는 단어와 개념을 빼고 읽어도 큰 지장은 없다. 전체적으로 자기계발류로 이뤄져 있어 꼭 아내가 아니라도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여러 책과 인물들의 좋은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고 있어 그런 부분을 읽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아내의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만이 아니라 본인 자신의 힘을 얻는 측면도 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좀 뜨끔하는 측면이 강하다. 책처럼 못한다는 자책도 있고 이런 책을 읽으면 좀 변해서 실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또 한 번의 자책을 한다. 그런 이유로 읽기 주저하지만 읽었다. 그래도 읽었으니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여러가지로 힘들어하는 아내이자 엄마이자 딸이자 사회인이 내 옆에 있는 여성에게 잘 보여야 내가 또 편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꼭 아내가 아니라도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딱히 여성만의 이야기라 하기에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고 아내에게 힘을 주자!


좋은 이야기로 구성된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079403440

행복하라 아이처럼 - 읽으면 좋아요!
행복하라 아이처럼 작가 알렉스 김 출판 블루펀트 발매 2014.07.23 리뷰보기 ...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http://blog.naver.com/ljb1202/220076154402

익숙해지지 마라 행복이 멀어진다 - 아이처럼
익숙해지지 마라 행복이 멀어진다 작가 김이율 출판 지식너머 발매 2014.07.10 리뷰보기 김이율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여...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http://blog.naver.com/ljb1202/186523505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 듣는 것 만으로도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작가 조우성 출판 리더스북 발매 2013.04.10 리뷰보기 사람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한...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스 트래블 - 쿨한 그녀의 세계여행 베스트 플랜 30
구보 사키코 지음, 최다함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터인가 여행이 대세가 되었다. 갈수록 여행에 대한 니즈가 강렬하다. 외국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직접 외국에 나가 여행하고 싶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아주 오래전부터 외국 여행할 때 참고할 서적들이 서점에 나왔다. 꽤 많은 책들이 나오더니 어느 순간 서점에서도 한 섹터를 차지할 정도로 외국 여행에 대한 책이 많아졌다. TV에서도 이와 관련된 프로가 무척 많다. 우리가 직접 가보기 힘든 오지부터 유명한 관광도시까지 소개를 한다.


그런 프로를 보면서 외국 여행에 대한 꿈을 꾼다. 한국의 경제력이 올라가며 점차적으로 외국으로 여행으로 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명절이 되면 늘 공항이 제일 붐빈다고 할 정도로 휴가를 얻어 외국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다. 이와 더불어 관련 산업도 늘어났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중에는 사진과 여행을 접목해서 올리기도 한다. 직접 여행사와 조인트를 해서 새로운 패키지를 만든다.


이미 알려진 나라라도 해도 색다른 코스를 개발한다. 블로그를 통해 사람을 모으고 함께 돌아다니며 맛집도 돌아다니고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이에 대한 평가도 한다. 이를 근거로 여행사는 새로운 코스를 만들어 여행상품으로 고객들에게 제안한다. 이런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자신의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인기도 얻고 여행도 다니고 돈도 벌며 생활하니 어떻게 보면 참 꿈과 같은 일이다.


실제로 최근에 여행서적이 참 많이 나왔다. 수필과 결합되어 세계를 돌아다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한 것을 갖고 책으로 펴 내고 싶은 사람도 엄청나게 많다. 2014년에 베스트셀러중에 여행과 관련되어 있는 책도 있을 정도로 이제 외국 여행은 특별한 사람만 가는 특별한 경험이 아니고 누구나 마음을 먹는다면 할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꼭 누구와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갈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었다. 여전히 두렵기는 해도.


우리보다 더 앞서있는 일본에서는 이런 사람이 더욱 많을 것이란건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런 인물중에 한 명이 <걸스 트래블>의 저자인 구보 시카코이다. 더 늦기 전에 세계여행을 떠나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2011년 봄에 세계여행을 출발했고 무려 1년 8개월 동안 총 50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여행을 했다. 이를 블로그에 올렸다. 그의 블로그는 '세계일주 블로그 랭킹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책은 다이제스트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나라에 간 에피소드를 자세하게 풀어낸 것이 아니라 간략하게 핵심 사항만 알려준다. 유럽, 아시아, 북미, 남미, 아프리카등등. 이들 대륙중에 몇몇 나라를 소개하고 있다. 그 나라를 전부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을 소개한다. 그 지역의 페스티벌이나 특색을 설명한다. 한 나라당 길지 않게 갔다 올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대부분 7일 이내에 갔다 올 수 있게 방법을 알려준다.


가장 궁금한 비용도 알려주는데 대체적으로 가까운 지역은 100~150만원 사이고 먼 지역은 200~250만 원 사이다. 저자는 주로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했기에 자신이 비행기값으로 지출한 돈은 세금 포함해서 총 520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아울러 여행동안 쓴 돈은 1년에 1,800만 원이고 1년 8개월에는 2,800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많다고 하면 많은 돈이다. 한 편으로는 이 덕분에 저자는 관련 일을 할 수 있었다.


사업의 관점으로 보자면 - 여행에서 이렇게 자본주의 관점으로 본다 - 2년 동안 3,000만 원 정도를 투자하고 남은 기간동안 이를 토대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이렇게 괜찮은 사업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사업이고 수지맞는 장사이고 두고 두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업인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세계여행을 가보자는 지극히 소박한(?) 소망에서 출발한 여행이다.


사진이 아주 많다. 간략하게 자신이 간 나라에 대한 소개와 특색에 대해 알려준다. 그 나라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달이 언제인지도 알려준다. 각 나라를 갔을 때 꼭 하면 좋은 것이 무엇인지도 알려준다. 가장 궁금해 하는 치안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살만한 기념품도 알려주고 그래도 여행가서 맛보면 좋을 만한 음식은 무엇인지도 추천한다. 한 나라당 6페이지 정도로 알려주고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심층적으로 몇몇 나라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여러 나라를 설명하고 있어 책을 읽으며 가보고 싶은 나라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도 있고 막상 해외여행을 가려면 어느 곳에 가야할지 막막한데 이 책을 읽으면서 끌리는 나라를 선택할 수 있게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여자이고 귀엽게 생겼고 좀 가냘픈데도 혼자서 여행을 다녔다. 참 대단하다. 세계 여행을 고려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서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을 찾은 꾸빼 씨의 다이어리
용혜원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은지 꽤 오래되었다. <행복을 찾은 꾸빼씨의 다이어리>는 365일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읽어야 하는 책이다. 그러다보니 하루나 며칠만에 다 읽는다는 것이 의미없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매일같이 하루에 한 장씩 읽기는 또 그래서 틈틈이 읽다보니 이제서야 다 읽게 되었다. 좋은 글로 가득한 책이라 따로 언급을 한다는 것은 의미없다. 이미 좋은 말을 했는데 거기에 또 마을 한다는 것은 사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의미로 이번 <행복을 찾은 꾸빼씨의 다이어리>는 내가 주절 주절 떠드는 것보다는 책에 나온 문장 중에 괜찮은 문장을 한 달에 딱 하나만 사진으로 찍어 올린다. 한 번씩 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될 듯 하다.

 

1월 - Begin Again

 

2월 - Heart Fluttering 

 

3월 - First Love

 

4월 - Flower

 

5월 - Gratitude 

 

6월 - one's Youth

 

7월 - Temptation

 

8월 - Star

 

8월 - Star

 

10월 - Understanding

 

11월 - Loneliness

 

12월 - Rumination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제가 쓴 좋은 글(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남는 말 한마디
유선경 지음 / 동아일보사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구스탐프 클림트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른 남자들처럼 아주 아주 예쁜 꽃을 선물하고 싶었다. 현실은 꽃 한송이도 선물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모든 정성을 다 쏟아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꽃을 그렸다. 그는 하트 나무를 그렸다. 엽서에 그린 그림을 그는 평생의 연인 에밀리 플뢰게에게 보낸다. 엽서 밑에 이런 문구와 함께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꽃이 탄생한 배경이다. 연인 에밀리 플뢰게의 마음속에는 평생 지지 않을 꽃을 받았다. 플뢰게는 클림트로부터 평생 400통의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클림트의 사후에 모든 편지를 전부 태워버렸다. 딱 한 통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라고 쓴 우편 엽서만 제외하고. 그렇게 가장 가난 할 때 받은 우편엽서는 이둘에게는 서로를 이어주는 끈으로 작용했고 상대방과 평생을 함께하도록 만들어줬다.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책 제목은 이 배경으로 정해졌다. 저자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라디오 작가로 활동을 했다. 라디오는 청각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시사 장르부터 음악 프로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작가답게 청취자들이 어떤 내용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작가다. 라디오의 특성상 짧은 시간동안 기승전결로 이뤄진 내용을 다뤄야 한다. 청취자들이 오로지 귀로만 들을 때 집중하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라디오 프로에서 나오는 사연을 듣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음악을 들으며 이 책을 읽었다면 나도 모르게 라디오 청취자가 되었을 것이다. 거창한 담론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자기 계발을 위해 읽고 각오를 다져야 하는 책도 아니다. 편안하게 흔들의자에 앉아 읽다 잠이 오면 잠을 자고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잠시 책을 읽다 내려놓고 온 몸으로 햇빛을 받아도 좋을 책이다. 아니, 어울리는 책이다. 

흔히 말하는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떤 방법으로 이 내용을 잘 풀어내느냐가 작가의 역량이라 느낀다. 에세이를 읽을때면 주절 주절 내가 떠드는 것보다는 그저 책의 내용중에 괜찮은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본다. 어지간한 소재와 주제에 대해서 흔한 것은 자주 보게 되지만 색다른 이야기는 참신하게 보여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런 것 중에 몇 가지를 적는 것이 리뷰로써 좀 더 가치있지 않을까한다.


어떤 물체를 보고 크다 작다 하는 것은 잘못이며 

가깝다 멀다 해야 옳다.

-장 콕토(프랑스 영화감독)


늘 같은 생각만 가지고 한 가지만 바라보면서 살면 

그 일을 너무나 원하는 나머지

그 바람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육체의 악마>중 레몽 라디게가 쓴


보세요. 이건 훌륭한 책이에요. 한쪽 끝부터 다른 쪽 끝까지 전부 붙어 있어요. 

이 책은 위로 들어 올리고 세게 흔들어도 한 장씩 안 떨어져요.

이 책을 쓴 사람은 굉장히 똑똑한 거에요.

하지만 음사부가 쓰는 책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요.

사람들이 깜빡 잊고 문을 안 닫으면 바람에 날려서 바닥에 떨어지고 그러면 화를 내시잖아요.

그러니 훌륭한 책이 될 수 없어요.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중 주인공이 책을 쓸 수 없다고 믿는 한 소년의 말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게 되면

당신의 눈동자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연인 잔 에뷔테른 질문에 모딜리아니의 대답



그림자를 보라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당시 무대장치에 대한 비평에 대꾸한 자코메티의 말


나는 무용수들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보다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피나 바위쉬(연극과 무용을 결합시킨 무용가)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