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미워질 때 - 이미 아이의 사춘기는 시작되었다
조앤 페들러 지음, 김정우 옮김 / 다온북스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자녀가 성장하는 만큼 부모는 함께 성장하고 세상을 바라본다. 아이가 아직 아기일 때는 그저 보살피기 바쁘다. 어느 정도 성장해서 걷기 시작하고 호기심을 보이면 그에 맞게 세상을 보여주며 보호하기 바쁘다. 이제 서서히 친구들을 사귀면서 좀 더 넓은 세상을 나갔을 때 올바른 지도를 해 주려 노력한다. 여전히 내 아이고 길을 밝혀주려한다. 서서히 아이가 자라며 어느 덧 키가 훌쩍 크면서 서로 눈높이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잘 알아듣고 서로 대화도 된다고 느낀 순간은 눈 깜짝할사이에 지나고 분명히 내가 한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블랙홀처럼 사라진다. 분명히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신기하게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그렇게 사춘기 자녀와 만난다. 우리는 서로 대화를 하는데도 대화가 안 통한다. 대화라는 것 자체가 놀랍고 대단한 일이라 할 정도로 주로 일방적인 지껄임이 될 경우가 더 많다. 조변석개처럼 수시로 변하는 감정에 대처가 힘들다.


사춘기는 자아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부모는 고마운 존재가 맞지만 부모와 나는 다른 존재라는 걸 자각하고 나만의 세계를 가지려 노력하며 부모에게서 오히려 멀어지는 나날이다.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며 스스로 말을 하거나 행동한 후에 '아~차!'하는 시기다. 부모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더 멋져보이고 친구들처럼 비슷해야 만족감이 드는 시기고. 이럴 때 부모는 혼란스럽다. 내 것은 아니지만 내 것이라 여겼던 자녀가 내가 알던 그 아이가 아니다.


제일 서운한 것은 내가 이 모든 것을 해 주는데 그건 전혀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면서 자신에게 오지 말라고 한다. 준비할 시간도 주지않고 변한 자녀에게 부모는 당황하고 당혹스럽다. 부모로써 포기할 수는 없지만 뻔히 잘못된 길이라 - 철저히 부모입장에서 - 는 걸 알면서 마냥 지켜보기만 할 수도 없다. 이런 부모에게 <자녀가 미워질 때>는 저자의 두 자녀와 함께 경험했던 다양한 사례를 알려주며 이에 대해 설명한다.


호주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다. 예일대학을 나오며 여성 권리도 주장하고 무척이나 지적인 엄마다. 우아하고 지적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아이들은 스스로 엄마를 잘 따르며 예의바른 자녀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책에서 나오는 자녀는 지극히 평범한 사춘기 자녀다. 더구나 한국과 달리 서양이라 더 과감하고 적극적이고 강도가 좀 더 쎄다. 자녀들에게 엄마는 전혀 지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저 엄마로써 '엄마가 뭘 알아~~'와 같은 존재로 취급된다.


지극히 정상적인 아빠처럼 나도 자녀에게는 대부분 아빠와 똑같다. 대부분 엄마는 계속 함께 하지만 아빠는 어느 순간 나타나 사춘기 자녀에게 간섭을 한다. 자녀들의 반응은 갑자기 내 인생에 나타나 왜 이러냐고 강변한다. 아빠로서는 억울하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미리부터 자녀들과 간단하게라도 뭐라도 해야한다. 엄마는 워낙 밀착되어 있었기에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다. 갑자기 내 품에 있던 자녀가 다짜고짜 무조건 품을 떠나려고 하니 말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자녀에 대해서는 '내가 잘 되자'는 입장이다. 부모로서 이러쿵 저러쿵 따지고 지시하고 길을 가르쳐주기보다는 내가 아이들 볼 때 좋은 사람이 - 아빠가 아닌 - 되려고 한다. 내걸 하기도 바쁜데 아이까지 일일히 간섭하고 지시하나..라는 생각도 한다. 그저 말없이 지켜보며 든든히 존재하는 아빠.라고 쓰고 말도 안된다고 읽는다. 그래도 최소한 아이들에게 짐이 되는 아빠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에게는.


<내 아이가 미워질 때>에서 한 가지 의아한 것은 아빠 역할의 제거였다. 저자가 엄마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아빠가 집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거의 안 나온다. 특히 포르노와 성관련 문제는 아들인 경우에 아빠가 있는데 왜 그걸 엄마가..라고 생각되었다. 책 중간정도까지 읽으면서 아빠가 없는 줄 알았는데 중간 정도에 아빠가 아주 살짝 언급되고 끝이다. 책은 에세이에 가까워 부모의 역할이나 자녀와의 관계설정등에 대한 대안이나 모범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이상했다.


어차피 모든 아이는 다르다. 내 자녀라고 남들과 똑같을 수도 없다. 이왕이면 알아서 척척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고 늘 예의바르게 행동해서 부모로 뿌듯한 자녀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평소에 드라마를 보며 판타지라 생각하며 현실에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아주 잘 안다. 자녀들도 똑같지 않을까. 그런 자녀가 과연 있을까. 내 자녀는 환상속에서 살아가지 않는다. 나와 똑같이 지극히 평범하고 실수도 하고 찌질할 때도 있고 잘날 때도 있다.


자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자녀는 자녀의 삶이 있다. 부모는 부모의  삶이 아닌 각자 자신의  삶이 있다. 부모의 삶보다 자신의 삶을 우선해야 자녀와의 관계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정답이 없는 걸 고민하지 말자. 자녀가 100명이라도 다 다르다. 분명히 내 자녀인데도 말이다. 내 아이가 미워져도 별 수 없이 꾹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부모가 좋은 부모가 아닐까 한다. 나는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그건 지나봐야 알겠지.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아빠는 어디 갔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역시 엄마 역할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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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엄마의 힘 -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안민정 지음 / 황소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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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몰랐는데 저자가 기자로 활동한 <제이피뉴스>는 내가 거의 매일같이 들리는 홈페이지다. 예전에 일본에 대해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이 기자로 활동하고 있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읽었다. 지금은 기사도 거의 올라오지 않지만. 책은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 엄마가 중국 남자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살아가는 이야기다. 특이하게도 한국, 중국, 일본이 다 모여있다. 자녀는 출산때문에 한국에서 낳았다.


일본은 참 가깝고도 먼 나라다. 정작 일본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 단순히 겉으로만 전달되는 소식이외에는 모른다. 우리와 비슷하다는 사실때문에 생활도 비슷할 것이라 판단하며 안 된다. 다른 점이 너무 많다. 겉모습만 똑같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일본 미취학 아이들은 양말을 신지 않고 반바지를 입고 다닌다. 유치원에서도 그렇게 교육을 시킨다. 양말을 신고 유치원에 가도 - 이미 반바지 상태 - 양말을 벗는다. 겨울에도. 계절에 적응하는 연습이라고 한다.


집에서도 일본은 대체적으로 한국처럼 따뜻하게 보다는 - 물론 한국보다 따뜻하기에, 저자가 산 곳은 도쿄 근처인 듯한 이유도 있을 것 같고 - 두텁게 옷을 입는 쪽을 택한다. 일본이 온천으로 유명한 것처럼 대부분 집에서 욕실을 중요하게 여긴다. 매일 저녁마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 씻으며 하루의 피로를 씻는다고 한다. 온 가족이 그런 생활습관이 어릴때부터 잡혀 있어 연장자 순으로 목욕을 하고 그 물을 다시 쓰기 위해 세탁기에 빨아들이는 호스도 있다고 한다.


약간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늘 남을 배려한다고 느끼는 일본의 문화는 어릴 때 부터 그렇게 교육받는다. 어릴 때 아이가 울면 무조건 울지 않도록 안아주며 노력한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무조건 지양하며 그런 상황이 생기면 '미안하다'는 말을 반드시 하도록 교육받는다. 식사에서도 이런 문화는 이뤄진다. 인내와 절제라고 할 수 있는 문화는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 우리처럼 풍성하게 음식을 주지 않고 먹을만큼만 준다. 부페음식을 가도 대부분 남기지 않고 먹은 그릇등을 용도별로 구분해서 정리까지 할 정도다. 임산부도 기껏해야 살이 1~2kg정도 찌는 걸 당연시한다.

우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출산시에도 절대로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고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 기껏해야 신음소리를 내는 것이 전부다. 대부분 회사원들은 점심 도시락을 싸 다닌다. 전 날 먹다 남은 음식을 도시락에 싸기도 하고 한 번 만든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2~3일이라도 계속 먹는다. 만약 감기라도 걸리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 결근이나 결석을 한다. 유치원에서도 감기에 걸리면 등원을 하지 않는다.


감기 정도로는 약처방도 해 주지 않고 어지간한 질병은 자가치유를 유도하며 참으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의사가 허락을 해야만 등원할 수 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에 하는 것이다. 강사마저도 마스크를 쓰고 강의를 할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이런 점을 강조하며 회초리를 들어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써 강조하고 또 강조하며 거의 세뇌를 시킨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주입시킨다는 느낌이 읽으면서 들 정도다.


좋게 보면 질서정연하고 모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생활이고 삶이지만 한편으로는 심리적으로 억압받지 않을까 싶었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좀 과도하게 꺼리낌없이 감정을 드러내고 전철에서도 전화하고 아이가 뛰어놀아도 냅두는 잘 못된 사람도 있지만 . 이런 이유로 일본은 어떤 억압된 감정이 무엇인가 계기가 되면 집단으로 터지는 것이 아닐까한다. 우리는 늘 흐지부지하고.


저자는 이런 저런 검토끝에 아이에게 일본이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결정했다. 배타적이지 않고 타인을 존중한다. 외국인이라고 차별을 두지 않아 외국인으로 살기에 불편함이 없는. 이런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정반대다. 무척이나 배타적이라 생각했는데 한국이나 중국보다 외국인이 살기에 더 좋다고 하니. 뭐, 한국이야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고 일본은 표현하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다싶지만 실제로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며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하니.


우리와 참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일본에 대해서 사회, 문화적으로 알게 되는 책이 아니라 현재 일본에서 살면서 아이까지 키우는 생활인으로 내용이라 오히려 더 도움이 되었다. 막연히 일본인에 대한 특징이 아닌 일본인의 문화와 삶을 알게 되었다. 한국인으로 눈에 보이는 일본을 바라보며 오해하는 것보다 이렇게 일본인의 실질적인 생활을 알려주니 향후에 일본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좀 심심할 듯.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살아보고는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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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식당 - 그곳은 우리를 눈 감게 만든다. 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장진우 지음 / 8.0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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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자 식당 이름인 장진우 식당은 처음 듣는다. 유명하다고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안다고 해도 기껏해야 방송이나 언론에 소개되어야만 안다. 다들 죽어라고 방송에 나오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가 진짜로 갖고 있는 것에 비해서 인지도만 높아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진다. 장진우 식당은 책을 읽다보니 얼핏 언론에 소개 된 적이 있었던 기억이 났다. 운영하는 식당이 엄청 많다는 이야기를.


욕심중에 음식에 대한 욕심이 꽤 크다. 다른 분야는 욕심이 크지 않은데 이놈의 식욕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유일하게 짜증낼 때가 배가 고플 때다. 그나마 나이를 먹으면 식욕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여전히 어린 탓인지 식욕이 더 생겼으면 생겼지 줄지 않았다. 여기서 핵심은 식욕이다. 나는 굳이 맛있는 것을 맛난 장소에서 멋있게 먹는 것에 대한 로망도 없고 추구하지도 않는다. 추가적으로 비싸기까지하고 줄 서서 먹어야 한다면 더더욱.


이런 자세는 내가 볼 때 대부분의 평범한 남자들이 갖고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남자들은 먹는 것에 있어 먹는 것에 의의를 둔다. 아무리 맛있어도 줄서서 먹지 않는다. 내 경우에도 마찬가지라서 나는 가게 되면 아예 일찍 가거나 늦게 가서 줄서지 않고 먹는다. <장진우식당>을 읽다보니 이곳은 일반 음식점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식탁은 하나만 있고 거의 대부분 예약으로만 손님을 받는다. 


매일같이 음식 메뉴는 변하는데 이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예약도 그 달 첫날에 받는다. 음식가격은 꽤 비싼 듯 하다. 고급을 지향한다기 보다는 더 좋은 환경과 맛을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다. 식당도 요식업 창업을 한 것이 아니라 사진작가로 작업공간에서 주변분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다 확장되어 음식점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원래 개인 서재였던 공간에서 음식을 주다보니 알음알음 물어 사람들이 오다가 더이상 무료는 힘들어 음식점을 차렸다고 하니 그것도 대단하다.


나에게 식당은 음식을 먹는 공간이라면 책에 나온 장진우 식당은 음식을 나누는 공간이다. 식탁 하나에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음식을 먹는다. 한 밤에는 식당 주인인 장진우까지 술과 함께 음식을 먹는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2차를 찾는 분들을 위해 주변에 식당을 하나씩 확장해서 차렸다고하니 이 또한 대단하다. 책 자체는 수필로서 장진우식당을 운영하며 느낀 점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도 함께 소개한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여러 책에서 나온 내용 중에 여행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한다. 과거에는 여행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제 여행은 꼭 해야만 하는 부채감까지 준다. 특히나 해외여행에 대해서는 어딘지 셀럽이나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은 반드시 해야 하는 걸로 보인다. 이런 부분에 있어 반감이 있다. 여행은 갈 수도 있고 못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다. 여행은 경험을 안겨준다. 경험은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 준다. 이건 맞다. 그렇다고 여행을 가지 않는 사람이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여행을 가지 않는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저자가 책에서 여행을 예로 들며 부자는 문화를 즐기고 여행을 비롯한 경험으로 행복한데 한국 부자들은 그렇지 못해 불행하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 상당한 부자들이나 셀럽들이 찾아오는데 이들은 아니라는 전제로 보인다. 반대로 보면 자신 식당을 찾은 부자들은 문화도 즐기고 경험도 많은 행복한 부자고 그렇지 않은 부자들은 불행하다고도 느껴졌다. 이렇게 쓴 이유는 수많은 부자들을 만난 것도 아닐텐데 무조건 문화와 경험을 협소하게 설정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문화라는 것이 꼭 음악을 듣고 미술을 감상하는 등의 예술영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 것도 문화의 한 부분이다. 경험도 역시나 여행을 비롯한 경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얻는 것도 경험이다. 훌륭한 예술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반드시 여행을 비롯한 경험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돈이 없어 여행은 커녕 자기 주변 지역만 돌아다녔어도 훌륭한 작품을 만든 수많은 위대한 작가들도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방법으로 자신만의 길을 걷는 것인데 최근에 너무 여행을 강요한다는 느낌도 들어 썼다.


내 성격에 장진우 식당은 못 갈 듯 하다. 꼭 예약을 하고 가야 하고 큰 식탁에서 함께 먹어야 하는데 말이다. 내부 사진이 없고 읽은 글에 의하면 그렇다. 하지만 이런 식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식당이 다들 너무 개성없고 프렌차이즈스럽게 만든다. 대부분 맛없고 매출없는 식당이 전부 만들려고 한다. 대박 음식점이 딱 1~2가지만 파는 것에 비하면 말이다. 매일같이 그 날 오전에 어떤 음식인지 공개하니 그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그 맛도 있으리라 본다.


지금 이태원 길이 어떤지는 모른다. 방송에 나오기 전에는 가 본적이 있어도. 거리가 뜨면서 거리에서 터줏대감으로 활동한 분들도 함께 조명을 받는다. 좋은 현상으로 보인다. 이런 분들이 올곧게 자신의 자리에서 있으면서 하는 일도 잘 되는 사회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아닐까한다. 무엇보다 이런 책에는 대부분 자기계발식으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데 반해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음식만들어 함께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가식적이지 않고 친구에게 이야기해 주듯이.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배 고프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뭐 먹을 거 없나.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066955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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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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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을 거의 읽었기에 <빅 퀘스천>이 나왔을 때 깜짝 놀랐다. 분명히 새 작품이 나왔는데 얼마 되지 않아 또 나와서. 알고 봤더니 이번 에세이였다. 그러다보니 관심이 덜 했다. 그래도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거의 다 봤고 에세이에서는 무엇이라 이야기하는 지 괜히 궁금하기도 하고 금방 읽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판단도 들어 읽게 되었다. 읽기 전에 착각 한 것이 더글라스 케네디가 여행작가로도 활동한 걸 알고 있어 여행이야기라 오판했다.


정작 책을 읽으니 여행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큰 줄기를 보면 자신의 가족이야기였다. 총 7가지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이다. 그 질문에 자신이 경험했던 것과 알고 있는 지식을 기반해서 알려준다. 소설가답게 질문을 풀어낸다. 대부분 이런 형식으로 질문하면 조금 거창한 철학적인 접근을 하거나 학문적으로 풀어낸다. 최근에는 이를 실험과 조사를 곁들이며 알려준다. 소설가라 그렇게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과 자신의 상황으로 설명한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우리는 몇 줄로 끝을 맺지만 아주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자세한 세부묘사는 물론이고 만났던 사람과 나눴던 대화까지. 설마하니 몇 년 전이나 몇 십년 전 대화까지 자세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테고 살을 상당히 많이 붙였을 것이다. 그 덕분에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각 목차에 따른 제목은 다소 거창할 수 있지만 책에 나오는 내용은 크게 딱 두가지라고 보면 된다.


하나는 이혼을 한 전처이야기, 또 하나는 부모님 이야기다. 지금까지 나온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이해가는 책이기도 하다. 이혼이 작가의 삶에 얼마나 큰 상실감과 영향을 미쳤는지 두고두고 반복해서 나온다.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살아온 이력을 지닌 사람답게 보다 오픈되어 있기도 하다. 책을 읽어보면 프랑스에서는 결혼을 해도 다른 이성과 만남을 크게 문제삼지 않는 걸로 보인다. 실제로 프랑스 대통령 사례를 보더라도 그런 것 같고.

결혼을 한 상태에서 외국에서 다양한 여자친구를 만들어 사귀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아내와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서로 이야기도 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 더글라스 케네디만 그런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이혼을 하게 되었다. 이혼에 대해 오래도록 고민했지만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변 많은 사람들도 이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이혼을 과감히 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며 계속 살아가는 부부이야기도 나온다. 결혼 생황에 대해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두 아이가 생긴 것을 가장 기뻐한다.


다음으로 부모에 대해 나온다. 어머니는 자신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안 좋아한다. 아버지는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할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이혼하고 싶어하지만 끝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더글라스는 이런 상황에서 집을 떠난다. 그 이후로 몇 번의 화해를 노력했지만 변하지 않는 부모에게 질려버리며 오랜 세월동안 연락도 하지 않는다. 다시 연락오자마자 돈을 줄 수 있냐고 묻는다. 결국에 집으로 찾아갔지만 여전한 부모님을 뒤로 하고 떠나버린다.


<빅 퀘스천>을 읽으면 지금까지 더글라스가 쓴 소설이 그의 삶에서 많이 묻어 나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의 삶이 조금이라도 투영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도 글을 쓴다. 심지어 여행가서 갑작스런 사고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실패한다. 그런 상황을 겪은 후에도 몇 시간동안 글을 쓴 후에 잠을 잔다. 누구와 다투거나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해도 글을 쓴다. 물론 스스로 그럴 때 오히려 글을 써야 자신은 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볼 때 편하게 여행다니며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글을 쓰는 걸 보면 확실히 쉬운 작업이 아니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더잡>도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 당했다고 한다. 이미 전작이 있는데도 전작이 흥행이 안 좋았다는 이유로. 책은 상당히 큰 주제를 갖고 서술하는 내용이지만 그보다 더글라스 케네디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책이다. 확실히 모든 사람은 자신이 경험(직접, 간접)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이를 기반으로 삶과 세상을 바로본다. 이를 위해 더 많이 보고 읽고 대화하고 느끼고 경험해야 할 듯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작가 가족에 대해 잘 알게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더글라스 케네디를 좋아한다면.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09289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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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산티아고
한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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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코엘료가 쓴 책을 읽고나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연금술사>를 쓰게 된 것이 코엘료가 산티아고를 완주한 후 깊은 깨달음을 얻은 후라고 한다. 다른 책을 읽어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산티아고는 순례자의 길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일반인이 아닌 종교인이 고행의 길을 걸으며 성찰을 하는 여행길이라고 여겼다. 그렇게 잊고 있던 산티아고는 어느날부터 갑자기 - 내 입장에서 - 많이 눈에 띄였다.


단순히 종교인의 순례자 길이 아닌 살아가며 한 번은 도전해 볼만한 여행으로 받아들여졌다.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산티아고를 걸으며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며 걷는 길로 받아들였다. 주변 지인 중에 산티아고를 걸었다고 하신 분도 있고 엄마와 함께 산티아고를 2번에 걸쳐 완주한 분의 책도 읽었다. 산티아고는 그렇게 도전해야 할 여행이자 나를 만나는 여행일까하는 궁금증은 있다.


책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초반에 나오는데 산티아고 여행가는 사람을 대변하지 않을까  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내가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하여, 삶의 이유에 대하여,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살아온 삶의 결과에 대하여, 그래서 어덯게 할 거냐고 나에게 던지는 질문 같았다.


꼭 산티아고만 그런 건 아니다. 여행이라는 목적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다. 반드시 산티아고를 걷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인간은 분위기 전환으로 그런 시도를 할 때 좀 더 자신에게 대해,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나도 여행을 몇 번 가봤지만 대부분 레저나 휴식을 위한 여행이라 자아성찰과 같은 여행을 한 적은 없다. 이런 여행은 아무래도 혼자 할 때 갖고 간직할 수 있을 듯 하다.

<지금 여기, 산티아고>저자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한 번 해볼까하는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계기를 갖고 시도를 한 여행이었다. 대체적으로 편견일 수 있지만 한국인은 어떤 계기가 있어야 굳이 이런 여행을 하려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서양인들은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산티아고를 여행하는 것이 거창하지 않고 휴식을 겸한 부담없는 여행으로 보였다. 어쩌면 그게 진정한 여행인지도 모르겠지만.


산티아고를 책으로 쓴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교통수단도 이용하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만 여행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모든 책이 그랬다. 책을 읽어보니 여행객 중에는 중간 중간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해서 구간을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건강과 비롯한 다양한 이유였다. 아마도 내가 산티아고를 여행한다면 나도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어도 도보로 완준할 듯 하다. 이왕 산티아고를 걷기로 했으면 어딘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여러 책을 읽어보니.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산티아고를 걷는 여정이다. 그 과정에 자신을 만나고 자아성찰하는 부분보다는 여행 도중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욱 눈에 들어왔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코스를 걷고 있기에 지속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친해지고 힘든 경험을 함께 하며 더욱 서로에게 애뜻한 감정을 갖는다. 다소 부대끼기도 하지만 의지할 곳도 사람도 없는 저자처럼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특히나 더욱 그렇다.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저자와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여행중에 만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다보니 그들을 만날 때 함께 기뻤고 헤어질 때 슬펐고 여행 마지막이 다가오자 아쉬웠다. 산티아고를 걸어가며 저자가 찾으려고 했고 회복하려고 했던 부분은 어떻게 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산티아고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만으로도 정이 들었다. 실제로 여행 끝난 후 한국으로 찾아온 사람도 있고 그들의 편지도 읽었다.


나름 걷기를 생활속에 실천하지만 이렇게 하루 종일이나 며칠씩 걸어 본 적은 없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은 안 된다. 특히나 목적과 목표가 있는 여행을 할 때 어떨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끝은 다가오지만 우리는 중간에 그걸 잊고 산다. 인생도 죽음이라는 끝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걸 생각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산티아고는 인생의 일부분이다. 그 이후 삶이 더 중요하다. 그래도 이렇게 지금 여기 산티아고를 걸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어딘지 욕망은 생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산티아고 정보가 나오진 않는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산티아고에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걷는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043696681

http://blog.naver.com/ljb1202/220056891349

http://blog.naver.com/ljb1202/197456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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