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이들이 통합이 아닌 네트워크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조를 통째로 바꾸는 통합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유발하고,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아픈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통합이 가져다줄 단기적 편의와 편익보다 지역 고유의 정체성과 자기결정권을 지키는 것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의 근간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 선진국들은 큰 정보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의 정부는 유지하되 여러 정부가 협력해서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5-26)

서울시장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는 일이다. 현재 우리가 오세훈 시장에게서 발견하는 수많은 문제점의 원인은 민주주의의 부족이거나 반민주주의다. 예를 들어 한강버스나 노들 예술섬, 세운4구역 재개발, 광화문 6.25 참전국 기념물 조성에 시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그 사업 과정에 민주주의가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민주주의 절차를 밟아 추진했다면 오 시작이 다른 결정을 했거나, 시민들이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사회에서 최선의 결정이다.


(30)

종묘 일대의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사회의 가장 큰 구조적 모순이자 부정의라고 할 수 있는 서울중심주의의 일면이다. 1395년에 세워진 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망칠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지방자치단체가 서울 말고는 있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서울 정도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면 그런 필요성 자체가 제기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전 국민의 절반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아가는 나라는 없다. 면적이 서울보다 넓은 군() 단위에 인구 3~4만 명이 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수두룩하지만, 서울 내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인구가 50만 명이 넘는 곳도 많다.


(65)

새해를 맞아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이다. 산은 헐벗고, 나뭇가지의 잎새는 떨어져 앙상한 자태만 남은 지 오래다. 그래도 우리는 산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봄을 지나 여름이 오면 산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찰 것임을 알기에, 겨울 산의 황량함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유독 강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산과 다르게 혹독하기만 하다. 당장 눈으로 보기에 강에 물이 말라 없다면 그건 망가진 강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 강은 우리의 산처럼 계절에 따라 그 모양새를 달리한다. 여름철 장마 때 많은 비는 강물을 넘쳐나게 하지만, 겨울철에는 비가 없어 강물을 마르게 한다.


(87)

보통 네메시스를 복수의 신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 단어의 원래 의미는 분배하다이다. 그리스 비극에서 네메시스란 과한 것을 덜어내어 다시 균형을 회복하려는 원리로, 각자에게 마땅한 자기 몫을 재분배하는 우주적 작용을 말한다. 무엇이든 과잉은 항상 네메시스의 처벌 대상이 된다. 이런 응징을 통해 지켜야 할 선이 사라져 무질서해진 시공간에 다시 질서와 균형이 회복된다. 고대 그리스는 이것을 정의라고 보았다. 정의가 살아있는 한, 과도한 행위는 응징되고, 정당한 자기 몫은 다시 올바르게 분배되어 질서와 균형이 맞춰진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비극의 효과인 카타르시스도 주인공이 고통을 겪거나 죽을 때가 아니라 선을 넘는 행위가 마침내 처벌받고, 과잉 몫의 재분배가 이루어져 균형이 회복될 때 일어난다. 관객들은 연민과 공포 속에서 과잉이 초래한 무질서가 회복되는 것을 보고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고 감정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92)

옛사람들은 인생의 고난의 바다라고 했다. 키츠가 자기 이름을 썼던 물, 오이디푸스왕이 휩쓸려 가라앉아버린 그 물이다. 나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각자 자기 몫의 바다를 항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운명의 몫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각자의 운명에 따라 실의 시작과 끝, 길이와 두께가 저마다 다른 것이 모이라이기 때문이다. 누구는 시작부터 자기 힘으로 배를 만들어야 하고, 누구는 부모가 알아서 좋은 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누구든 배를 모는 기술을 배워서  출발하기도 하고, 누구는 아무 기술 없이 항해하다가 그때그때 깨닫기도 한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 안전하게 평생 항구에 정박해 있으려는 배도 있고, 맨땅에 머리 박는 심정으로 미지의 바다로 떠나는 배도 있다.


(97)

성장의 사회적 생태적 한계를 직시하면, 지속적인 성장과 기술의 관계 연구보다 절박한 물음이 있다. “유한한 세계에서 언제까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성장 자체는 좋은 것이어서 한계를 무릅쓰고라도 성장해야 하나?” 성장의 한계는 아니라고는 답하지만, 성정을 지상명령으로 삼는 자본주의는 성장에 목을 맨다.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많을수록 좋은가?” 자본주의는 이런 물음을 외면한다. 필요 충복이 아닌 욕망 충족에 충분함이란 없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자본주의는 성장의 이름으로 우리 욕망을 제어하던 사회규범이나 관습을 해체했다. 우리 욕망은 기술이라는 신기루를 좇아 기술이라는 신기루를 좇아 확장일로에 있다.


(107)

미국은 페트로달러에 의해 고착된 국제 화폐시스템 덕분에 제국주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군산복합체를 확장해나갈 수 있었다. 다른 나라들은 달러를 보유하는 방법으로 미국 채권을 계속 사들일 수밖에 없으므로, 미국은 적자재정이 지속되어도 파산하지 않고 군사민생에 모두 자금을 댈 수 있다. 특히 중동지역에서 페트로달러는 재활용되어 미국의 무기 수출과 군사원조의 자금원이 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수년간 미국의 무기 구입에 수천억 달러를 쓰면서, 석유 판매로 얻은 수익을 다시 미국(방위산업)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친미 산유국들은 달러시스템에 충성을 바치고, 그 대가로 미국은 그들의 안보를 보장하는 공생관계가 확립돼 있다.


(115-1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자신의 갈증을 감추지 않았다. 2026 1 3,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폭격하고 이 나라 대통령과 영부인을 납치하는 일을 벌이기에 앞서서 이미 트럼프는 2025 12 16, 베네수엘라 자원에 대한 미국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아메리카는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이 우리의 석유, , 그밖의 어떠한 자산도 가져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모두 즉시미국에 반환되어야 한다.” 그는 1기 집권 당시에도 자원에 대한 탐욕으로부터 (베네수엘라의) 정권교체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다. 2023 6월에 트럼프는 이렇게 힐난했다. “내가 대통령 집무실에 떠날 때 베네수엘라는 붕괴하기 직전이었다. (내가 재집권했다면) 우리는 (베네수엘라 정권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모든 석유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껏 확인된 바로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아메리카대륙에서 금이 가장 많이 매장된 곳이다. 보크사이트(알루미늄), 다이아몬드, 철광석, 니켈, 석탄 등도 풍부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보통사람들의) 희망의 근거지이다.


(148)

AI기업 팔란티어가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 기업인데, 팔란티어의 핵심인 피터 틸은, AI기술을 기반으로 지난 세기 냉전 이후 잃어버린 미국의 패권을 회복하고 강력한 미국중심주의를 재건하겠다는 야욕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인물이다. 피터 틸은 극우적 성향으로 트럼프 정권이 탄생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일론 머스크와는 페이팔 마피아로 통하며(핀테크기업 페이팔의 공동창업자로 오랫동안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JD 밴스 부통령, 데이비스 삭스 AI 담당관을 트럼프 정부에 파견하여 팔란디어와 정부의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였다.


(237)

전 세계의 행복지수를 조사할 때 부탄은 늘 1위를 차지하곤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에 가까운 95위가 되었다. 어쩌다가 부탄이 이렇게 변했을까. 부탄이 갑자기 불행 국가가 된 이유는 전쟁도 천재지변/정치적 파탄도 아니라//스마트폰 때문이었다고 한다. 백무산은 바로 이 스마트폰이 국왕도 평범한 민가에서 평민과 결혼하여 살고 있는 나라/평등과 소박함이 행복의 비결이라던 나랄부탄을 미지의 욕망에 눈뜨게 만듦으로써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려버렸기 때문이다. 다양한 근대문명의 공격으로부터 버텨오던 부탄도 스마트폰이라는 새로 출시된 선약과는 당해내지 못했다.


(244)

지구 역사 46억년 동안 우주와 지구의 역동에 따라 여러 생물체가 태어나고 사라졌으나 인류의 종말은 이와 다를 것이다. 지구에서 살다가는 모든 생명체 중 가장 오만한 종족이 인간 아닐까. 인간을 스스로의 탐욕으로 지구에서 멸종하는 최초의 생물체가 될 것이다. 인간은 신이라는 개념을 창조하더니 인공지능(AI)을 만들어냄으로써 그 신의 자리에까지 올라서려고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앞에서 말한 새로 출시된 선악과스마트폰하고는 그 차원이 다르다. 마침내 인류세를 끝내고 기계세 AI류의 시대를 이끌어낼지도 모른다. 인간이 만들어낸 신이 인간을 멸절하는 쪽으로 자신의 권능을 발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이제 우리가 본격적으로 영성을 말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왜 여기에 와 있는가. 우주에서 봤을 때 여기 이 땅, 이 먼지 같은 지구의 삶은 무엇인가. 우주라는 영성과의 교감을 말하지 않고서는 해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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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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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귀신 들린 아이>를 이야기할게.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이제 여덟 번째 이야기하는 것이니, 배경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해도 되겠지? 12세기 영국을 무대로 하고, 스티븐 왕과 모드 왕후 사이 내전 중이라는 것만 알고 이야기를 시작해보자꾸나. 이전 7권의 이야기는 1140년 봄에 있었던 일인데, 이번 8권의 이야기는 1140 9월 중순 시작한다.

슈류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이 위치한 슈루즈베리 두 지역의 영주들이 각각 아들들을 수도원에 견습 수사로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어. 라둘푸스 수도원장은 두 명 중에 한 명만 받았단다. 한 명은 4살로 너무 어려서 자신이 판단하고 수도원에 들어올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서 받아주지 않았단다. 라둘푸스 수도원장은 이전 시리즈에서 알 수 있듯이 이성적인 사고를 지닌 합리적인 사람이야. 수도원에 들어오기로 결정된 아이는 19살로 자산의 의지도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어.

그는 레오릭 애스플리 영주의 아들 메리엣 애스플리였어. 주인공 캐드펠 수사가 보기에, 메리엣이 지나치게 고분고분한 태도가 마음에 좀 걸렸단다. 수도원에서 사과를 수확하는 날, 작은 사고가 있었어. 한 수사가 나무에서 떨어져 낫에 옆구리가 찔리는 사고였어. 피를 흘렸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어. 그런데 메라엣이 그 사고를 보고는 예상 밖에 심한 공포의 표정을 지었단다. 캐드펠이 메리엣을 따로 불러 별 일 아니었다면서 안심시키기까지 했단다.

그 날 밤. 수도원에서 갑작스런 비명소리로 다들 깨는 소동이 일어났단다. 메리엇이 잠든 채 귀신 들린 사람처럼 소리 지르고 몸도 앞뒤로 흔들면서 발작을 일으켰어. 캐드펠이 메리엇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다시 잠이 들었어. 다음날 메리엇은 지난 밤에 있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단다.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에 무슨 나쁜 일을 겪은 것인지...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발작을 일으켰고 수사들은 메리엇을 귀신 들린 아이라고 불렀어.

 

1.

어느 날 윈체스터 성당의 참사회원 엘뤼아르가 찾아왔어. 주교의 심부름을 갔던 피터 클레멘스 수사가 사라져서 찾으러 왔다는 거야. 그런데 피터 클레멘스의 마지막 들른 곳이 다름 아닌 메리엇의 집이었다는구나. 피터 클레멘스의 실종과 메리엇이 수도원에 온 일이 왠지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구나. 행정관이자 캐드펠 수사의 친구 휴 베링어는 피터 클레멘스의 실종 수사를 맡게 되었단다. 휴 베링어는 피터가 탔던 말을 발견해서 수도원으로 데리고 왔어. 그런데 메리엇이 그 말을 보고 깜짝 놀랐단다. ... 점점 그와 피터의 실종이 연관성이 있다는 짙은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

 

한편, 수도원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제롬 수사와 견습 수사들은 메리엇이 부적을 가지고 다닌다면서 허락도 없이 그의 방을 뒤지고서는 금발리본타래를 찾아냈단다. 그러면서 제롬 수사는 그것을 곧바로 불 속에 넣어버렸고 메리엇은 화를 내며 제롬 수사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목을 졸랐단다. 캐드펠이 뒤늦게 그 장면을 보고 메리엇을 제롬 수사로부터 떼어 놓았단다. 부수도원장은 메리엇이 행한 폭력에 대한 처벌로 10일간 독방에서 지내라고 했어. 메리엇의 수도원 생활은 이래저래 평탄치는 않구나.

라둘푸스 수도원장의 지시로 캐드펠 수사는 메리엇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 메리엇의 아버지를 만나러 갔어. 가는 길에 메리엇의 친구이자 이웃인 재닌을 만났어. 재닌은 친절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청년이었어. 메리엇과 메리엇의 형인 나이절, 재닌과 쌍둥이 여동생 로즈위타.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로 친하게 지냈단다. 그들의 아버지들은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나이절과 로즈위타를 결혼시키기로 약속했고 커서 나이절과 로즈위타도 서로 좋아했단다. 그래서 둘은 조만간 결혼을 앞두고 있었어. 재닌이 이야기하기를, 메리엇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다고 했단다. 캐드펠은 메리엇이 갖고 있던 금발 타래의 주인이 로즈위타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메리엇이 남몰래 로즈위타를 짝사랑했나 보구나.

캐드펠은 메리엇의 이버지를 만났는데 메리엇의 아버지와 메리엇의 사이가 안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단다. 수도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이절과 로즈위타를 만났는데 나이절은 진심으로 동생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어. 그리고 오는 길에 또 다른 이웃 소녀 이소다를 만났는데 이소다는 메리엇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어. 메리엇의 이야기를 하면서 로즈위타에 대해서는 좀 안 좋게 이야기했단다. 로즈위타가 모든 남자에게 사근사근 이야기를 하고 금발리본타래도 로즈위타가 메리엇에게 준 것이라고 했어. 피터 클레멘스가 애스플리 집에서 하루 묵고 떠났는데 로즈위차는 피터에게도 친절하게 대했다고 했어. 그렇다면 피터의 실종이 치정에 의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인가? 그리고 피터가 떠난 다음날 매리엇이 수도원에 가겠다고 했다는구나. 타이밍 상 메리엇과 피터의 실종이 연관성이 있음이 확실해졌구나. 설마 메리엇이 피터를 죽이고 수도원으로 도망간 것인가?

...

 

2.

메리엇은 징벌방에서 10일을 채우고 나와서 세인트자일스 나환자 구호소에서 마크 수사와 함께 일하게 되었단다. 캐드펠은 지속적으로 메리엇과 이야기를 나눴어. 메리엇은 구호소 생활에 잘 적응했단다. 어느 날 마크 수사와 메리엇은 구호소 사람들과 함께 뗄감을 구하러 갔어. 그런데 그 장소가 매리엇이 잘 알고 있던 곳이야. 인근에는 숯 만드는 노인의 오두막집이 있는데 그 노인은 1년 전에 돌아가시고 지금은 빈집이라고 했어. 그곳에 뗄감이 있을 테니 함께 가지러 가자고 했단다. 그런데 그곳에서 마크 수사와 메리엇은 불탄 시신을 발견했어. 메리엇은 그 시신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듯 했어. 아마 피터의 시신이 아닐까 싶은데...

마크 수사는 오두막에서의 일을 캐드펠과 휴 베링어에게 이야기했어. 다음날 캐드펠과 휴 베링어는 메리엇과 함께 그 오두막에 가서 시신 조사를 했단다.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예상대로 피터의 시신인 것 같았어. 그라고 얼마 후 떠돌이 도적 헤럴드가 체포되었는데 휴 베링어는 그가 피터를 죽인 살인자라고 소문을 냈단다. 진범이 방심하도록 말이야. 메리엇은 진범이 잡혔다는 소문을 듣고 또 악몽을 꾸었어. 자가다 악몽을 꾸다가 다락에서 떨어져서 머리와 다리에 타박상까지 입었어. 결국 메리엇은 캐드펠 수사와 휴 베링어에게 와서 자백했어. 자신이 피터를 죽였고 그 장면을 본 아버지가 시신을 처리하셨고 자신을 수도원에 넣었다고 말이야. 너무 잘 짜여진 시나리오는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 캐드펠과 휴 베링어도 메리엇을 진범이라 생각하지 않고 계속 조사를 했어.

...

시간은 흘러 나이절과 로즈위타의 결혼식이 다가와 그들의 식구와 이웃들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도원에 왔단다. 캐드펠 수사는 메리엇과 메리엇의 아버지 레오릭의 만남을 그들 몰래 주선했단다. 그리도 캐드펠은 레오릭을 따라 만나 메리엇이 범인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단다. 레오릭은 매리엇이 시신을 옮기는 것을 보고서, 메리엇을 보내고 자신이 시신을 소각했다고 자백했단다. 메리엇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다지만 살인 혐의까지 뒤집어쓰고 말이야.

한편, 전에도 만난 적이 있는 이소다가 캐드펠을 찾아와 메리엇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단다. 이소다는 메리엇을 짝사랑하고 있었지. 이소다도 무엇인가 알고 있는 것 같았어. 이소다는 로즈위타의 보석함에서 죽은 피터 클레멘스의 브로치를 발견하고 그 사실을 캐드펠에게 이야기했단다. 이소다는 캐드펠에게 부탁해서 메리엇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두건을 쓴 채 말이야. 이소다에게 무슨 좋은 계획이 있는 것 같아.

..

결혼식 날.. 신랑과 신부가 행진할 때 이소다는 신부 로즈위타가 모르게 로즈위타에게 피터의 브로치가 달린 망토를 걸쳐 주었어. 신부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으며 행진할 때 스스로 약간 자아도취에 빠져 있어서인지 슬쩍 망토를 걸치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어. 그 브로치는 피터를 찾으러 왔던 엘뤼아르의 눈에 띠었단다. 주교가 피터에게 직접 하사한 브로치... 엘뤼아르와 휴 베링어는 신부에게 브로치를 어디서 났냐고 물었어. 그러자 로즈위타는 이상한 낌새를 채고 메리엇이 주었다고 했어. 그러자 레오릭이 앞으로 나서서 거짓말이라고 했단다. 시간상 메리엇이 그걸 로즈위타에게 줄 시간이 없었다는 거야. 계속 추궁을 하자 그제서야 자신의 쌍둥이 오빠 재닌이 주었다고 했어. 다들 재닌을 찾았지만 이미 도망가고 없었어.

곧이어 전령들이 도착했어. 북쪽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이었어. 이전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스티븐 왕 진영과 모드 왕후 진영 사이에 내전 중이고, 이런 혼란한 틈을 타서 영주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었단다. 전령이 놀라운 소식을 전하고 신부의 오빠 재닌이 사라지는 어수선한 상황에 신랑도 사라졌단다. 알고 보니 신랑 나이절과 재닌도 반란군의 일원이었던 거야. 나이절은 말을 타고 재닌을 따라잡았어. 재닌이 타고 왔던 말이 탈이 나서 그들은 나이절이 타고 온 말에 같이 타고 갔어. 말 한 마리에 사람 둘이 탔으니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어. 재닌은 나이절을 칼로 찌르고 혼자 도망갔단다.

그들을 추격하던 휴 베링어와 부하들은 나이절을 발견하고 수도원으로 데리고 왔고 캐드펠이 나이절을 치료했단다. 다행히 치명적인 상처가 아니라서 나이절은 회복하여 정신을 차렸단다. 그리고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단다. 왕의 전령 피터 클레멘스가 자신의 마을에 왔다가 다음에 북쪽 지역으로 간다는 것을 알았어. 반란을 준비하고 있는 북쪽 지역으로 말이야. 전령이 그 쪽에 가게 되면 반란 도모가 발각될 것이라고 생각했어. 나이절은 전령인 피터보다 더 빨리 북쪽 지역으로 가서 전령이 오고 있다고 알리자고 했는데, 재닌은 더 극단적인 방법을 쓴 것이란다. 그 피터가 북쪽 지역으로 가지 못하게 죽인 거야...

나이절은 그 사실을 알게 되고, 숲길에 놓여 있는 시신을 보고는 옮기려고 했어. 그런데 그 장면을 메리엇이 본 거야. 형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메리엇은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했어. 그리고 메리엇이 시신을 처리하는 것을 아버지 레오릭이 본 것이란다. 나이절, 메리엇, 레오릭 모두 자신이 본 것만으로 추측을 한 것이란다. 가족들 간 대화 부족이 안타까운 장면이구나. 수도원에서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하자, 모든 오해가 풀렸단다. 아버지 레오릭도 메리엇과 화해를 하고, 레오릭은 자신의 죄에 대해서 고해성사를 했단다. 도망간 재닌을 잡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들을 추적하면 쉽게 잡히겠지.

….

여기까지가 캐드펠 수사 시리즈 8권의 이야기란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을 때면 중세 시대 영국을 여행하는 기분도 드는구나. 너무 오바인가?^^ 이제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읽기 전에 설레기까지 하는구나. 잘 짜여진 이야기가 재미를 더하고 중세 영국을 여행가는 기분도 들고

앞으로 좀더 자주 읽어서 올해 안에 21권 마지막까지 읽어보련다.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서기 1140 9월 중순, 슈롭셔의 두 영주, 즉 슈루즈베리 북쪽에 사는 영주와 남쪽에 사는 영주가 같은 날 수도원으로 심부름꾼을 보내왔다.

책의 끝 문장: 우물쭈물하다가는 마지막 기도에 늦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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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안토니오가 떠날 때마다 로소 가족 세 사람은 그가 길을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자유를 부러워하고 자기들도 폰다멘타 데이베트라이를 따라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렸다. 걷다가 캄포산토 스테파노에 들러 굴을 먹고 로모 살바데고에서 술 한잔하고, 산티 마리아 에 도나토에 들어가서 기도를 올리거나 바닥의 모자이크를 감상하고, 북쪽의 정원들을 느긋하게 산책하거나 체리를 따고 은방울꽃 향기를 맡아보고 싶었다. 또 캄포 산 베르나르도에 서서 누가 다투고 누가 결혼했는지, 누가 아이를 가졌는지, 누가 육아로 고생하는지, 어떤 공방이 다른 공방을 앞섰는지, 누가 사업을 그만두었는지, 누구의 와인이 상했는지, 누구의 치즈가 남아도는지, 로소가의 도제가 누구를 만나고 그가 정말로 좋아하는 건 누군지 같은 소문을 얻어듣고 싶었다. 인생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들.


(487)

인생은 다양한 자극 없이는 지루했다. 장소, 소리, 사람들. 오르솔라는 자기 자신에게 싫증이 났고 다른 사람들이 그리웠다. 전화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는 건 그들과 같은 방에 함께 있는 것과 같지 않았다. 이 사실을 인정하면 루치아나가 비웃겠지만, 그래도 오르솔라는 베네치아가 그리웠다. 낯선 사람의 존재, 산 마르코 광장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유리 제품을 집어 들었다 다시 내려놓고, 로셀라가 구슬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던 관광객들이 그리웠다. 오르솔라가 직접 만든 사람이라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무례하게 평하는 짜증스러운 손님들까지도 그리웠다.


(499)

그 여행 후, 라파엘라는 각 카지노가 어떻게 모두 다른 주제, 대개 장소들을 본떠 지어졌는지 설명해주었다. 파리, 로마, 이집트, 그리고 물론 베네치아까지. 라파엘라는 모형 캄파닐레, 두칼레 궁전, 리알토 다리, 수영장처럼 맑고 푸르게 염소 소독한 물이 가득한 운하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곤돌라까지도 있었지만, 어떤 사공들은 노를 틀린 방식으로 젓고 있었다. 심지어 베네치아에서 정통성 있는 곤돌라 사공들을 데리고 간 거라고 하는데도 그랬다. 라파엘레가 그들 베네치아인 중 한 명에게 그것을 지적하자 그는 정통 베네치아식으로 욕을 내뱉더라고 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요.” 라파엘레는 이 베니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떤 미국인이 이러는 거예요. ‘굳이 이탈리아까지 한참 비행기 타고 갈 필요가 있겠어?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란 리조트에 가면 똑 같은 게 다 있는데, 게다가 도박도 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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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 허난설헌 시선집
나태주 옮김, 혜강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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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허균을 좋아해서 예전에 허균에 대한 책들을 꽤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 허균의 누이 허난설헌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그 이후 허난설헌을 소설로 다룬 책도 읽어봤단다. 그리고 역사 관련 책에서도 간간히 허난설헌에 관한 짤막한 글들을 읽을 수 있었단다. 그럴 때마다 허난설헌은 시대를 잘못 태어난 천재 시인이라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을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고, 자신도 스물일곱에 세상을 등지게 되어 너무 슬프고 안타깝게 생각했단다. 그래서 허난설헌이라고 하면 더 애잔한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더 마음에 끌렸단다. 그리고 허난설헌의 시들을 인터넷에서도 찾아보곤 했었어.

최근에 또 어떤 책인지 기억나질 않지만, 책 속에서 허난설헌에 대한 글을 읽어보고, 인터넷 서점에서 허난설헌을 검색해 보다가 허난설헌이 지은 시들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고른 책이 나태주 시인이 편역한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라는 시란다. 책 제목부터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제목이구나. 이 책 제목은 <연밥 따기 노래>라는 시의 일부에서 따온 것인데, 그 다음 문구까지 함께 읽어보면 더욱 좋단다.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순수한 아가씨를 보는 것 같았어. 읽는 아빠조차 설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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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이 부끄러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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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시들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태주 시인이 편역한 것인데, 오늘날 문체로 읽기 쉽게 아주 잘 번역해 주신 것 같구나. 그래서 전혀 조선시대의 시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단다. 본격적으로 허난설헌의 시를 소개하기 전에 허난설헌의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었어. 본명은 허초희였단다. 사실 Jiny 이름을 지을 때, 허초희의 이름에서 딴 를 포함하는 것도 후보군 중에 하나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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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난설헌의 본명은 초희(楚姬)이고 자는 경번(景樊)이며 난설헌(蘭雪軒)은 당호입니다. 초희는 미녀와 재원을 뜻함이고 경번은 중국의 여성시인 번희를 사모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난설헌의 난은 여성의 미덕을 찬미한다는 뜻이며 설은 지혜롭고 문학적 재능을 지닌 여성또는 고결하면서도 뛰어난 문재를 지닌 여성이라는 뜻으로 지은 당호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소망을 마음껏 담은 이름들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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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은 직접 소리 내어 읽어보라는 말이 전부인 것 같구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늘날 말들로 번역을 잘 해주셔서 읽는 즉시 마음을 울리게 되는구나. 그 중에 마음에 들었던 시 몇 편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련다. 아래는 <장간리의 노래>라는 시의 일부인데, 사랑하는 이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에 잘 담겨 있는데, 순수한 여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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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사는 집이 장간리 마을에 있어

장간리 길을 오가며 살았었지요.

꽃가지 꺾어 님에게 묻기도 했었죠.

내가 더 예쁜가요, 꽃이 더 예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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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느낀대로 1

 

창가에 놓아둔 난초 화분

난초꽃 벙글어 향기 그윽했는데

건듯 가을바람 불어와

서리 맞은 듯 그만 시들었어요.

 

어여쁜 모습 비록 시들었지만

여전히 코끝에 맴도는 난초의 향기.

마치도 시든 난초가 나인 듯 싶어

흐르는 눈물 옷소매로 닦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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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이들을 잃고 가슴 아픈 마음도 시를 써서 달랬던 것 같은데, 밤마다 넋들과 정답게 논다고 한 부분은 엄마로써 허난설헌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참 슬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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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아들의 죽음에 울다

 

지난해 귀여운 딸을 잃었고

올해는 또 사랑하는 아들이 떠났네.

슬프고도 슬프다. 광릉의 땅이여

두 무덤이 나란히 마주 보고 있구나.

 

사시나무 가지에는 오슬오슬 바람이 일고

숲속에선 도깨비를 반짝이는데

지전 태우며 너의 넋을 부르며

너의 무덤 앞에 술잔을 붓는다.

 

안다, 안다. 어미가 너희들 넋이나마

밤마다 만나 정답게 논다는 것.

비록 뱃속에 아기가 있다 하지만

어찌 제대로 자라기나 바랄 것이냐.

 

하염없이 슬픈 노래 부르며

피눈물 슬픈 울음 혼자 삼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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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쓸쓸함도 시로 노래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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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07)

한스런 마음을 읊다

 

봄바람 화창하여 온갖 꽃 피어나고

철 따라 만물이 번성하니 감회가 새로워요.

깊은 방에 묻혀서 그리움 끊으려 해도

님 생각 가슴에 머물면 심장이 터질 듯해요.

 

밤 이슥토록 잠을 이룰 수 없음이요!

새벽닭 우는 소리 꼬끼오 들리네요.

빈방에 비단 휘장이 둘러지고

옥돌계단에 푸른 이끼만 돋았어요.

 

깜빡이던 등불도 꺼져 벽에 기대어 있으려니

비단 이불 어설퍼 추위가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요.

베틀 소리 내며 회문금을 짜 보지만

무늬도 시원치 않고 마음만 어지러워요.

 

인생 운명을 타고남이여, 사람마다 치아가 많아

남들은 즐기며 살건만 이 내 몸은 쓸쓸하기만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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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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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꿈에 광상산에 노닐다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를 넘나들고

파란 난새가 채색 난새와 어울렸구나.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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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뒷편에는 허난설헌 시의 원문도 실려 있단다. 한문을 잘 안다면 번역본이 아닌 한문 그대로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아빠는 번역한 글로도 만족한단다. 오랜만에 시를 읽었더니 마음마저 평온해지는 것 같구나. 아빠에게 시 읽기가 쉽지 않지만 가끔씩 시집도 읽어봐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흘러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두었지요.

책의 끝 문장: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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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끝 2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0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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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편지에 이어서 오늘은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 중 마지막 3부작 <영원의 끝> 2권을 이야기할게. 오늘도 할 이야기가 많으니 바로 시작할게. 등장인물이 많고 세계 곳곳을 이야기하다 보니,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을 수 있는데 양해 바라고

미국 대통령이 죽었다. 그것도 갑작스럽게 괴한의 총격으로 죽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최고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죽었다. 존재감 제로였던 부통령 린든 존슨은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되었단다. 백악관에서 일하고 있던 조지조차 린든 존슨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어.

...

영국의 데이브는 돈을 받고 연주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함부르크에 갔잖아. 그곳에서 먼 친척 뻘 되는 레베카와 발리를 만났어. 발리는 음악을 하기 위해 동베를린을 탈출해서 서독으로 왔잖니, 데이브도 음악을 하고, 발리도 음악을 하고…. 데이브와 발리는 함께 음악을 하게 되었고, 데이브가 영국으로 돌아올 때 발리도 함께 왔단다. 영국에서도 데이브와 발리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밴드를 결성하여 함께 음악을 했단다.

한편, 발리는 동독에 남기로 한 카롤린이 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건너 들었단다. 데이브는 학교 점수는 낙제점으로 아버지 로이드한테 계속 혼났지만 데이브는 음악에 자질이 있었어. 데이브와 발리가 속한 밴드가 음악사 오디션에 합격했단다. 음반사 측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갈 기회도 준다고 했어. 다만, 그룹의 리더였던 래니는 자격미달이라는 통보를 받았지. 래니는 팀원들이 자신과 함께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데이브에게 이건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 결국 래니 없이 다른 멤버들만 출연하기로 하고 래니는 화를 내면서 그룹을 탈퇴했어 냉정한 선택이었지만 결과로 봤을 때 엄청난 선택이었단다. 그들은 방송을 타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어. 소설 속이긴 하지만, 전설적인 그룹 플럼넬리의 시작이었단다. 1960년대 비틀즈 등 전설적인 밴드들이 많이 활동했는데, 그런 것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구나.

 

1.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민주당은 케네디 대신 대통령이 된 린든 존슨이 다시 나오고, 상대 공화당은 강경 보수파의 인종차별주의자 골드워터가 나왔는데, 린든 존슨의 승리는 낙관적이라고 했어. 케네디 대통령이 죽은 후 법무부장관이자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보비 케네디는 뉴욕 상원의원에 출마하기로 했단다. 조지는 계속해서 보니 케네디의 보좌관 일을 했단다.

1964년 소련에서 반란이 일어나면서 흐루쇼프가 서기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흐루쇼프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딤카도 좌천되어 우크라이나에 가게 되었단다. 1권에서 이야기했듯이 딤카는 니나가 임신을 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했는데, 니나는 알고 보니 돈을 엄청 밝히는 사람이었어. 그 돈 때문에 딤카 몰래 고위층 인사와 바람을 피기도 했어. 그리고 사실, 딤카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나탈리아였지. 나탈리아가 인맥을 통해 힘써줘서 딤카의 좌천을 막을 수 있었고 모스크바에 남아 있을 수 있었어. 고시긴이라는 사람 밑에서 일하게 되었단다. 딤카도 나탈리아와 은밀한 관계를 계속 이어갔단다.

....

영국인 재스퍼 머리는 미국에서 언론인으로 성공하고자 미국으로 건너와 활동했어. 여러 언론사의 문을 두들겼지만 소득이 없었어. 그 와중에 데이브와 발리의 그룹 플럼넬리의 미국 순회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어. 재스퍼는 영국에서부터 데이브와 친분이 있었어. 그래서 재스퍼는 그들을 인터뷰하고 발리의 사생활, 즉 동독에서 탈출하고 동독에 아이가 있다는 기사를 독점으로 취재할 수 있었어. 남의 약점으로 기사를 쓰다니재스퍼는 성공을 위해서라면서 무엇이든 할 기세였단다. 재스퍼도 그 기사로 잠깐 인정을 받았지만 자리를 잡지는 못했어. 몇 개 더 특종을 잡으면 자리를 잡을 것 같은데, 뜬금없이 징역통지서가 날라왔어.

재스퍼는 자신이 영국인이라서 자격이 없다고 항변했어. 그런데 재스퍼가 직업을 위해 영주권을 신청해서 자격이 있다고 했어. 영주권을 포기하고 영국으로 돌아가면 되지만 그러면 다시는 미국에서 직업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단다. 아빠 같으면 영국으로 갔을 텐데 재스퍼는 성공을 위해 고민 끝에 군대 가기로 했단다. 재스퍼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며 미군의 만행을 목격했어... 2년 간 베트남 근무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 다시 미국에서 일하게 되었단다.

데이브와 발리의 밴드 플럼넬리의 미국 순회 공연은 성공적이었어. 그들은 이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어. 데이브의 가정사를 잠깐 살펴보자. 데이브의 엄마 데이지이고, 데이지의 아빠는 미국에서 성공한 러시아 사업가 레프란다. 레프는 불법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업을 불린 사람인데, 그에 대해서는 1부와 2부에서 이야기했으니 생략할게. 그도 이는 많이 늙었겠구나. 데이지는 이번 미국 순회 공연할 때 시간을 내어 외할아버지 레프와 처음 만나기도 했단다. 데이지는 외할아버지뿐만 아니라 친할아버지와 관계도 평범하지 않단다. 데이지의 아빠는 로이드이고,

로이드의 법적 부모는 에설과 퍼니잖니. 하지만 로이드의 친아빠는 피츠였던 거 기억나지? 그러니까 데이브의 친할아버지는 피츠가 되는 거야. 데이브가 미국순회공연을 마치고 영국에 돌아왔을 때 할머니 에설은 친할아버지 피츠에게 데이브를 소개해 주었단다. 그렇게 데이브는 진짜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를 다 만났구나. 그리고 얼마 후 에셀은 뇌종양으로 돌아가셨어.

...

발리는 동독에 남은 카롤린과 딸 알리스에 미안함이 있어서인지 마음속에 늘 그들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카롤린이 어느 목사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 소식을 들어서인지 발리도 이후 방탕한 생활과 자유 연애를 즐겼단다.

.....

결국 린든 존슨은 미국대통령에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어. 하지만 공민권의 진행상황은 지지부진하고 베트남 전쟁은 더욱 격렬해지면서 많은 미군들이 희생되었단다. 그러면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지지도는 추락했어. 다음 대선 1968년의 민주당 예상 후보로는 유진 매카시 후보가 앞서 나갔지만 보비 케네디 상원의원이 친근함을 앞세워 지지율을 높이며 맹추격하고 있고, 린든 존슨 대통령은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으로 결국 불출마 선언을 했단다.

...

데이브와 발리의 플럼넬리 밴드는 인기 상한가 중이었으나 내부 균열의 움직임이 있었어.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데이브가 영국에 간 사이, 발리와 데이브의 여친 비프가 약 먹고 사랑을 나누었어. 그런데 데이브가 돌아와서도 비프는 그 일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단다. 그건 당시 유행하던 히피문화와 연관이 있는데, 약물을 복용하고 자유 연애하는 것을 당연한 일상이라고 생각했어. 비프는 그런 자유 연애자라서 발리와 사랑을 나누었지만 여전히 데이브를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했어. 하지만 데이브의 생각은 달랐어. 비프와 발리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모든 것은 끝났다고 생각했어. 솔로 활동을 하기로 하고 얼마 전 제안 들어왔는데 밴드를 배신하는 것 같아서 거절했던 방송토크쇼도 진행하기로 했단다.

 

2.

1968년 어느 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베란다에서 측근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인종 평등을 위해 운동하던 모든 이들의 희망이었던 마틴 루터 킴 목사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단다. 그를 따랐던 많은 사람들이 좌절했단다.

캐머런 듀이는 대학생부터 닉슨 선거 운동에 참여하는 등 공화당을 지지했단다. 아버지, 할아버지 등 가족들 모두 민주당을 위해 일하고 지지했는데 말이야.

조지는 보비 케네디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었잖아. 보비 케네디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해지면서 조지도 선거 운동에 열심이었어. 킹 목사가 암살당한 이후 흑인들은 보비 케네디에 희망을 걸고 있었단다. 지지도도 높아서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높았어. 하지만, 유세 중에 피격 당해 죽고 말았단다. 형인 존 F. 케네디에 이어서 암살당하다니, 정말 비극이구나. 이때도 총기 사용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는데, 여전히 총기 사용이 가능하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구나. 민주당 후보로 험프리라는 사람이 되었고 결국 공화당 닉슨이 1968년 대선에서 승리했단다.

...

모스크바의 이야기를 해보자. 딤카는 결국 니나와 이혼을 하고 나탈리아에게 청혼을 했단다. 이 사실을 안 남편 니크는 딤카의 아들을 납치하여 지하실에 가두는 등 협박을 했어. 하지만 니크는 딤카의 뒤에 막강한 권력이 있는 것을 몰랐지. 당시 니크는 불법 tv도매상을 하고 있었는데 딤카는 니크의 이런 불법 사업을 못하게 할 정도의 힘은 있었어. 그러자 니크가 찾아와서 나탈리아와 이혼 할 테니 사업을 할 수 있게 도움을 달라고 했단다.

....

1968년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난 해인 것 같구나. 체코 프라하에서는 ‘프라하의 봄으로 유명한 자유화 바람이 불고 있었어. 딤카도 그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어. 저런 자유화가 소련에도 들어오게 되면 공산주의가 옳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소련 수뇌부는 생각이 달랐어. 탱크를 앞세워 체코를 침공했단다. 이런 상황을 보고 딤카는 공산주의 개혁에 좌절했단다.

...

20세기 3부작 1부부터 중요 인물이었던 모드가 동독에서 사망했단다. 모드의 오빠 피츠는 친손자 데이브와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어. 데이브는 그곳에서 발리의 아들과 전여친 카롤린을 만날 수 있었어..

...

시간이 지나 1972년이 되었어. 닉슨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가고 재선을 준비하고 있었어. 캐머런 듀이는 닉슨 정부에서 일하고 있었지. 닉슨 정부는 FBI와 국가정부기관을 이용하여 이곳 저곳을 도청하면서도 합법적인 것이라 주장했단다.

한편 데이브의 전여친 비프는 데이브를 찾아와 4년 전 일에 대해 용서를 빌었어. 발리는 약물중독으로 힘들어 있다면서 발리와 그룹 재결합을 제안했어. 데이브도 사실 솔로 활동이 그리 재미있지 않고 인기도 예전만 못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밴드를 할 때의 행복이 그리웠지. 그래서 데이브도 좋다고 했고 그들의 그룹 재결합은 성공을 거두었단다. 하지만 발리는 여전히 약물 중독에 시달렸어. 데이브는 서독 함부르크에 사는 발리의 누나 레베카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청했어. 레베카는 당시 정계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발리의 소식을 듣고 정계진출까지 미루고 발리를 돕겠다고 했어. 그래서 발리는 함부르크에 와서 치료를 시작했단다.

 

3.

닉슨은 낮은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 모택동과 정상회담, 소련 브레즈네프와 정상회담을 연이어 가졌어. 이 정상 회담으로 모스크바에도 잠시 훈풍이 불었고 이를 이용하여 타냐는 시베리아에 유배기간보다 더 오랫동안 유배중인 바슬리를 풀려나게 여기저기 청원서를 넣었고, 결국 바슬리는 풀려나게 되었단다. 사실 그 동안 타냐는 바슬리의 원고를 독일로 빼돌려 영국인 애나 머리(재스퍼의 누나)에게 전달하였고 애나 머리는 그 원고를 필명으로 출판하여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져 있었단다. 바슬리의 책으로 소련의 수용소의 실체가 전세계에 드러났단다.. 아마 솔제니친을 모델로 한 것 같더구나. 소련에서는 그 책의 지은이의 정체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어.

닉슨은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결국 재선에 성공했단다. 그러나 얼마 안가 워터게이트 호텔에서의 도청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죄를 입증하는 실수까지 하면서 결국 스스로 사임하게 되었단다.

모스크바에서는

20세기 1부와 2부의 주요인물 중 한 명인 그레고리가 사망했단다. 그의 동생 레프가 이 소식을 듣고 가족들을 데리고 소련을 방문했어. 그리고 자신의 친아들 볼로댜를 처음으로 만났단다. 그들의 복잡한 가족관계는 1 <거인들의 몰락>에서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생략.

..

헝가리에 자유화 바람이 불면서, 서독에서도 헝가리 방문을 할 수 있었어. 그래서 서독에 살고 있는 레베카는 발리와 함께 헝가리에 가서 동독에 살고 있는 가족들을 만났단다. 발리는 7년째 약물을 안하고 있었어. 카를라, 릴리뿐만 아니라 발리의 여자친구였던 카롤린과 카롤린의 남편 오도, 발리와 카롤린 사이의 딸 알리스도 만났어. 이 소설에서 가족관계 이야기할 때보다 복잡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무튼 그들은 18년만에 다시 만났단다.

….

1979. 소련은 여전히 브레즈네프가 서기장을 맡고 있었어. 이미 오래 전 공산주의 개혁에 희망을 버렸던 딤카는, 최근 농업국 수장인 고르바초프의 개혁안을 보고 다시 희망을 가졌어. 브레즈네프 서기장 이후 안드로포프 서기장이 되었는데, 그도 개혁적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딤카와 나탈리아는 그에게 희망을 걸었단다. 하지만 그는 1년 남짓 서기장을 하다가 병으로 죽고 말았어. 그 다음 서기장으로 딤카와 나탈리아는 고르바초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보수파 체르넨코가 서기장이 되었단다. 다시 소련은 침체의 시대가 되는 듯 했어. 하지만 체르넨코는 13개월만에 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드디어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이 되었단다.

고르바초프는 나중에 너희도 학교에서 배울 거야. 고르바초프는 개발과 개혁을 추진하면서 동구권의 위성국가에 간섭하지 않는 정책을 펼쳤단다. 그렇게 되자 헝가리에서는 선거를 통해 공산주의가 붕괴되었단다. 헝가리가 공산주의가 무너지자, 동구권의 공산주의 국가의 사람들이 헝가리로 왔다가 그 이후 오스트리아를 통해 국외로 탈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단다.

….

소련과 동구권이 이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1980년대 미국을 보자. 레이건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 외국인 용병들을 모아서 레바논 베이루트를 공격하여 많은 민간인이 죽으면서 논란이 되었어. 이제 유명한 기자가 된 재스퍼 머리는 이 사실을 폭로했지만 당시 레이건의 지지율이 높아서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오히려 재스퍼는 이 일로 언론계에서 미움을 받아 일자리를 잃었다고 하는구나. 처음 재스퍼가 기자 일을 시작할 때는 기레기처럼 보였는데, 이제 정의의 기자로 성장한 것 같구나. 그는 간신히 유럽 특파원 자리를 얻어 서독으로 향했단다. 그때만 해도 얼마 후에 독일이 통일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을 텐데 말이야. 레이건 이후 반공주의자 부시 대통령이 취임했고, 동구권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을 믿지 않고 소련의 속임수라고 생각했대. 아빠도 부시 대통령 하면 전쟁만 좋아하던 사람으로 기억하는구나.

동구권에서 보는 변화의 바람은 동독에도 거세게 몰아쳤어. 동독의 시위는 점점 거세지고, 결국 정부는 여행 자유 선포를 하게 되었는데, 언제부터 실시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 담당자가 당황했는지 실수로 지금부터라고 이야기를 해버렸어. 그 이야기를 들은 동독의 시민들은 곧바로 서독으로 통하는 바리게이트를 치우고 벽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단다. 그렇게 한 세기의 막바지에 해피 엔딩을 준비했단다. 아빠가 1권 독서편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 변화의 바람이 북한까지 오기에는 너무 멀었지만 말이야. 그때 변화의 흐름을 타고 우리나라의 휴전선도 무너졌다면 어땠을까? 여러 번 생각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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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에필로그는 2008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 당선으로 마무리 했단다. 오랜 인종 평등을 위해 힘써왔던 이들의 눈물과 함께

나중에 누군가 21세기 3부작에 대한 소설을 쓴다면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아마 점점 황폐화되는 지구와 싸우는 인류에 대한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까 걱정이구나. 이미 21세기의 4분의 1이 지났는데, 지금이라도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살릴 수 있도록 힘을 모으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아 보이는구나. 그런데 최근에 국제 정세를 보면 트럼트의 뻘짓이 추가될 것 같구나. 지금이라도 무고한 사람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고 전쟁이 끝나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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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3부작은 재미있는 소설을 통해 20세기 굵직한 세계사를 공부할 수 있어서도 좋았단다. 나중에 너희들도 커서 좀 여유가 생기면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마리아는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책의 끝 문장: “그건 긴 이야기란다.”


한창 냉소적인 딤카에게는 뭔가 경멸받아 마땅한 일로 보였다. 자본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나라에서는 인민의 뜻에 따라 귀족적인 수상을 해고하고 사회민주주의자를 앉히는 마당에, 세계를 선도하는 공산주의국가에서는 같은 일이 비밀리에 소규모 지배 엘리트층의 음모로 진행되고 며칠이 지나서야 무력하고 다루기 쉬운 인민들에게 발표되는 것이다. - P98

시베리아에 다녀온 뒤 그녀는 변했다. 이전에는 공산주의를 좋은 의도의 실험이지만 실패했으니 폐기해야 할 대상으로 보았다. 이제는 사악한 지도자들의 잔혹한 압제 행위로 보았다. 바실리를 떠올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은 그에게 그런 짓을 저지른 사람들을 향한 증오로 가득찼다. 심지어 쌍둥이 오빠에게도 말하기 어려웠다. 딤카는 아직도 공산주의의 폐지되기보다는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딤카를 사랑했지만 그는 현실에 눈감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어디든 잔인한 억압이 있는 곳에는-이를 테면 미국의 최남동부, 영국의 북아일랜드, 그리고 동독-그녀의 가족처럼 소름끼치는 진실을 외면하는 착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타냐는 그 가운데 하나가 되지 않을 터였다. 끝까지 싸울 작정이었다. - P158

"정치에서는 거짓말이 많잖아요." 조지가 말했다.
"사회의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그렇지. 하지만 닉슨처럼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그는 사기꾼에다 간교한 자야. 지금까지는 안 걸리고 빠져나왔어. 사람들은 그렇게들 하지. 하지만 대통령이 되면 달라. 기자들은 그들이 베트남에 대해 속았다는 걸 알아. 그리고 정부의 말을 점점 더 면밀하게 살피고 있어. 딕은 덜미를 잡힐 거고 그래서 무너질 거야. 뭐가 더 있는 줄 알아? 그는 왜 그렇게 됐는지 절대 이해 못할걸. 언론이 내내 자신을 망치려 들었다고 말할 거다."
- P420

의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헝가리 문제’였다. 딤카는 그 안건을 포함시킨 사람이 에리히 호네커라는 것을 알았다. 헝가리의 자유화는 개혁을 진행하지 않는 정권의 억압적인 태도에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다른 모든 바르샤바조약기구 국가를 위협했는데, 그중 동독이 최악의 의기를 맞고 있었다. 헝가리에서 휴가를 보내던 수백 명의 동독인이 텐트를 벗어나 숲속으로 가서 낡은 울타리에 난 구멍을 통해 오스트리아로 넘어가 자유를 찾았다. 벌러촌 호수에서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는 그들이 후회 없이 버린 싸구려 트라반트, 바르트부르크 자동차로 어지러웠다. 대부분은 여권이 없었지만 문제되지 않았다. 그들은 서독으로 이송되어 그곳에서 자동으로 시민권을 받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낡은 차는 곧 더 믿음직스럽고 편안한 폭스바겐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 P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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