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나는 술 마시는 느낌을 사랑했고, 세상을 일그러뜨리는 그 특별한 힘을 사랑했고, 정신의 초점을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의식에서 덜 고통스러운 어떤 것들로 옮겨놓는 그 능력을 사랑했다. 나는 술이 내는 소리도 사랑했다. 와인 병에서 코르크가 뽑히는 소리, 술을 따를 때 찰랑거리는 소리, 유리잔 속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술 마시는 분위기도 좋아했다. 술잔을 부딪치며 나누는 우정과 온기, 편안하게 한데 녹아드는 기분, 마음에 솟아나는 용기.

(34-35)

다른 사람이 진정한 버전의 나를 눈치채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파티장이나 술집에서 다섯 잔째 와인을 기울이는 나를 본 사람들도 그지 조심스러운 사람이 어쩌다 긴장을 풀고 조금 흐트러지는 정도로 여겼을 뿐이다. 친한 친구들은 내 눈을 보면 술에 취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눈빛이 흐릿해지는 것이 보이면, 내가 내 속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걸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약간 비틀거리거나 평소마다 목소리가 조금 커져도 사람들에게 취했다는 말을 듣는 적은 거의 없었다. 나는 조용하고 얌전하게 술에 취했다. 어수선해지는 건 내 머릿속일 뿐이었다.

(85-86)

충분하다니? 알코올 중독자에게 그것은 생경한 미지의 언어다. 충분히 마시는 일이란 없다. 우리는 언제나 술이라는 보험을 찾고 또 찾는다. 첫 잔을 마시고 따뜻한 취기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다음에는 그 느낌을 지속시키는 것, 그걸 강화하고 증대하는 것, 그걸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아는 리즈라는 여자는 알코올 중독을 탐욕의 병이라고 불렀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술에 느끼는 허기, 집착, 불안, 끝없는 결핍감을 일컬은 말이었다. 알코올 중독자에게 술이란 많을수록 좋고 많아야 한다. 석 잔을 마실 수 있다면 왜 두 잔만 마시는가? 네 잔을 마실 수 있는데 왜 석 잔만 마시는가? 도대체 왜 멈추는가? 그리고 어떻게 멈추는가?

(101)

술을 마시면 내 마음 가득한 더러운 기분이 사라졌어요.”

(107)

술을 마시면 내가 원하는 성숙한 모습의 내가 되어 메를로의 섬세한 맛을 논하고, 그것이 구이 요리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떠들 수 있었다. 나는 자리에 잘 어울렸고, 삼촌들, 숙모들, 부모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는 것도, 술잔을 입에 댄 채 다른 사람들이 술 따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다 편안했다. 나는 술을 통해서 상태를 변화시킨 것 같았고, 그런 느낌은 내게 안도감을 주었다. 여기에서 두려움+=용기라는 또 하나의 방정식이 생겨난다.

(114)

비극은 그 보호막이 작용을 멈추면서 시작한다. 변신의 수학은 바뀐다. 이것은 불가피한 결말이다. 장기간에 걸친 과음은 우리 인생을 망가뜨린다. 다른 사람들, 그리고 자신과 맺은 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업무에 장애가 발생한다. 재정 문제, 법적 문제에 부딪히거나 경찰과 부딪힐 수도 있다. 고통이 커지면 어느 순간 옛 수학(불편+=불편 없음)은 전처럼 들어맞지 않게 된다. 편안함을 느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소심함이나 두려움, 분노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좀 더 깊고 근원적인 것을 찾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방정식은 더욱 강력하고 완전한 내용으로 바뀐다. ‘고통+=자기 망각이라는.

(138)

알코올은 우리를 그런 어처구니없는 불능의 방정식으로 몰아간다. 자신의 힘을 느끼고자 상대를 성적으로 유혹하고, 성적 매력을 발휘하려고 술을 마시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그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고 있다. 그렇게 느끼는 힘은 작위적이고, 자기 내면의 것이 아님을 안다. 그러므로 나는 차 안에서 그렇게 로저의 입김과 손길에 몸을 맡긴 채 멍청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움쭉달싹할 수 없었다. 반발의 거품이(그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끓어올랐지만, 그것은 아주 미미했다.

술은 거짓된 미혹이다. 알코올은 힘을 주지만, 준 만큼 그대로 앗아간다.

(139-140)

알코올 중독자들은 책임 회피의 귀재들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늘 타인이나 사물 탓으로 돌리는 것, 이것은 알코올 중독자를 가려내는 징후기도 하다. 이들은 관계가 꼬이는 엉켰을 때 자신이 잘못한 부분을 좀처럼 인정하지 못한다. 그해 여름 나는 데이비드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언제나 그에게 의문에 찬 눈길을 던졌다. 그에게는 뭔가 부족했다. 뭔가 마땅치 않았다. 나한테 문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다. 내가 다른 사람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내가 가진 거대한 결핍감의 크기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내 소망의 부조리함도 감지하지 못했다.

(164)

술이 없으면 나는 우리에 갇힌 동물 같았다. 그러니 늘 술을 끼고 살 수밖에 없었다. 술이 없으면 나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내 생각과 팔다리가 내 것이 아닌 듯했고, 그것들을 사용할 방법도 나를 멀리 비켜가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일요일 아침이면 늘 그런 느낌을 받았다. 홀로 부스스 잠에서 깨어나면 텅 빈 하루의 시간밖에는 아무것도 나를 기다리는 것이 없었다.

(166-167)

혼술이 역설은(그러면서 정말로 위험한 것은) 우리가 정서적으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만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혼자 술 마시던 시절, 술이야말로 내 진정한 감정의 문을 열어주는 유일한 도구라고 느꼈다. 술을 마시고 녹아내린다. 술을 마시고 녹아내린다. 술을 마시고 흐느낀다. 술을 마시고 다른 사람에게 전화 걸어 고통을 호소한다.

(185-186)

몇 가지 규칙도 세운다. 혼자서는 마시지 않는다. 아침에는 마시지 않는다. 직장에서는 마시지 않는다. 주말에만 마신다. 오후 5시 이후에만 마신다. 술 마시러 가기 전에 우유나 올리브유를 한잔 마셔서 위벽을 보호하고 지나치게 취하는 일을 막는다. 술 한잔 마실 때마다 물 한 잔을 같이 마신다. 이렇게 자신에게 음주를 조절할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어떤 일이든, 그야말로 어떤 일이든 시도한다.

(226)

술 깬 아침의 막막한 걱정. 내가 아는 알코올 중독자들은 모두 그런 경험이 있고, 그냥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다. 파티 다음날 잠에서 깨어 전날 과연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짓을 했는지, 오전 내내 걱정에 잠겨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참다 못하면 파티 주최자에게 전화를 걸어 그 반응을 살핌으로써 우리 행동의 단서를 찾아내려 하기도 한다.

(235)

술은 망상을 낳는다. 술과 함께 하는 인생은 모험 가득한 낭만의 행로로 여겨지고, 밝은 햇살 아래 출렁이는 눈부시고 역동적인 바다처럼 느껴진다. 단 한 잔의 술로도 우리 가슴은 에너지와 열정에 부풀어 오르고, 조금 전까지 가슴을 짓누르던 문제를 몽땅 해결할 수 있을 듯 자신만만해진다. 하지만 진실은 그 반대다. 술은 우리 인생을 정체시키고, 바위처럼 그 자리에 붙박아둔다.

(260)

술을 끊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런 느낌을 말한다. 인생이 움직임을 잃고 색깔을 잃고 마침내 덜컥 멈춰서는 듯한 느낌. 우리가 도달한 곳은 전혀 원하지 않던 곳(마음에 안 드는 직장, 건강하지 않은 관계_이고, 탈출구는 짐작되지 않으며, 상황을 변화시킬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

(270-271)

알코올 중독에 오래도록 빠져 있다 보면 비디오 속에 사는 듯, 남이 써준 대본을 읽는 듯, 인생의 사건에 무력한 느낌을 받는다. 인생은 수많은 장면이 뒤엉킨 꼴사나운 연극이 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맡은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다. 왼쪽으로 입장, 오른쪽으로 퇴장, 대사를 읊고, 평론가들이 이 공연에서 오지 않았기만을 기도한다. 알코올 중독자들의 인생 대본에 핵심을 이루는 요소는 바로 기만이다.

(330)

그 순간 나에 대한 오기가 솟았다. 처참한 내 인생이 한눈에 들어왔다. 술 마시고 싸우고 이 남자 저 남아에게 뛰어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민망한 인생, 지루한 인생, 게다가 극도로 피곤한 인생이었다. 결국 남는 게 무엇인가? 이 모든 소동이 도대체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우리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피하고자 술을 마시지만, 다음날 아침 깨어나면 그 선택은 그대로 남아 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개의 목에 걸린 줄처럼 우리를 끌어 내리고 우리의 전진을 방해한다. 모멸감, 이 모든 일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아찔함. 마이클, 줄리안, 우울증, 불안, 거짓말, , , …… 내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고 또 흘러갈 것이다. 아버지의 인생이 그랬듯이.

(334-335)

내가 마지막 술을 마신 장소는 마이클의 집 거실이었고, 시간은 자정 직전이었다. 재활센터 입원 사실을 아는 몇몇 사람 중 필라델피아의 친구 샌디가 보스턴까지 와서, 입원 전 마지막 저녁을 함께 했다. 식전에 맥주와 와인을 마셨고, 식사 중에는 와인을 마셨으며, 식후에는 바에 가서 코냑을 마셨다. 샌디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그녀의 잔에 담긴 술도 훔쳐 마셨다. 마이클의 집에 돌아오자 적포도주 한 병을 땄다. 마이클의 말에 따르면, 나는 거실에 우뚝 서서 이제 자러 간다고 말하고는, 적포도주 한 잔을 쭉 들이켜고서 비틀비틀 거실을 나갔다.

(355)

개선이라는 말은 허약한 느낌이 들며, 심지어 기만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술을 끊는 것은 단선적 의미의 개선에서 한 발짝 나아가,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에 관련이 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파도와 두려움, 감정, 성공과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 삶은 개선된다(적어도 개선될 가능성은 생긴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인생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깨어 있는 정신으로 우리가 만든 유대관계를 존중하며 행동한다면 삶의 개선이란 거의 저절로 이루어진다.

(362)

술을 끊고 나서의 첫날 아침 느낌을 이야기하고 싶다. 마치 나의 옛 인생에서 쑥 뽑혀 나와 맑고 깨끗하고 독립적인, 꽃과 빛이 가득한 새 들판에 내려진 느낌이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런 느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 몇 주가 지나는 동안 내게는 자신감과 안도감, 드디어 내 인생의 개선에 나섰다는 인식에서 나온 희망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366-367)

나는 알코올 중독자다. 그러니까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자시 인정은 밀물과 썰물처럼 한순간 차올랐다가 다음 순간 빠져버린다. 술 마시던 시절의 일을 돌이켜보면, 내가 올코올 중독자라는 증거는 많고도 많았다. 알코올을 들이켜면 내게는 강박 충동과 자제력 상실이라는,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는 일련의 생리적 반응이 일어났다. 그래도 나는 아직 알코올 중독이 영구적인 진해성 질병이라는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술을 마시고 자제력을 잃지 않았던 적도 있지 않은가? 어쨌든 알코올에는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순기능도 있지 않은가? 그냥 꼭 한 잔만 하면 안 될까? 이런 질문은 수많은 알코올 중독자에게 같은 두려움과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의 겨울 2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8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 시리즈 2 <세계의 겨울> 2권을 이야기할게. <세계의 겨울> 2권도 두께가 만만치 않아 할 말이 많으니 곧바로 시작할게. <세계의 겨울> 1권의 마지막이 1941년 이야기였는데, <세계의 겨울> 2권도 1941년부터 시작한단다.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랭클린 미국 대통령은 영국 처칠 수상과 정상 회동을 준비하고 있었어. 그들은 일본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대책도 세웠어. 당시 일본은 아시아 전 영역을 침략하면서 영역을 넓혀갔단다. 그래서 프랭클린과 처칠은 일본으로 공급되는 석유를 차단하고, 은행 자금 유출 금지하면서 일본을 압박했단다. 그리고 둘은 대서양 선언을 발표했는데, 양국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국제연맹보다 더 강한 국제 기구를 연합하기로 협의했단다. 이것은 후에 국제연합으로 탄생하게 된단다.

우디 듀어는 백악관에서 일을 하면서 우연히 조앤을 다시 만났어. 파티에서 뛰쳐나온 후 처음인데, 알고 보니 조앤의 약혼남이라고 이야기했던 남자가 거짓말을 했던 거야. 우디와 조앤은 사랑에 빠졌단다. 우디와 조앤은 약혼을 했어. 조앤은 결혼을 하더라도 경력을 이어가길 바랬고, 외교관으로 외국에서 일하고 싶어했어. 반면 우디는 결혼 후 집에서 내조하길 바랬기에 그들은 갈등이 있었어. 우디와 조앤은 우디의 부모님인 거스, 로사와 함께 하와이에 업무 차 갔단다. 하와이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디의 동생 척도 만났단다.

1941년 하와이좀 불안하구나. 일본의 진주만 폭격이 있던 시기잖니.. 역시나, 그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갖고 있을 때 일본의 진주만 공습이 있었단다. 전쟁을 하더라도 사전에 선전포고하겠다고 적국에 알려주는 것이 관례인데 일본을 아무런 조짐 없이 하와이 진주만을 폭격했단다. 이 폭격으로 하와이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우디의 가족들도 피해를 입었어. 그들이 타고 있던 차가 폭격을 당해 조앤이 죽고 말았단다.

러시아로 가보자. 볼로댜는 영국에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미국과 영국이 핵분열을 이용한 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어. 핵분열을 이용한 무기 개발은 이미 얼마 전 스탈린에게 이야기했다가 거절당했던 내용인데, 미국과 영국은 실행에 옮긴 거야. 그러니 볼로댜는 얼마나 답답했겠니, 그렇지 않아도 스탈린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독일의 에리크는 러시아와 전쟁에 투입되었단다. 에리크는 현장에서 아군이 유대인들과 공산주의자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아버지 발터가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하지만 이미 발터는 나치에 의해 목숨을 잃었으니 안타깝구나.


1.

1942년이 되었다. 일본의 진주만 공급이 1941 12 7일에 있었거든. 그 이후 일본을 계속 미국을 공격하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미국은 고전을 했어. 다행히 미국은 일본의 허술한 암호체계를 해석하게 되었고, 일본이 이번에는 미드웨이를 공격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어. 그런데 그 암호가 너무 허술해서, 위장술이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그 암호는 진짜였어. 대비를 제대로 한 미군은 미드웨이 전투에서 큰 승리를 했단다. 일본의 항공모함 4대를 모두 침몰시켰어. 진주만 공습과 미드웨이 해전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번 봐도 좋을 것 같구나. 아빠는 영화 진주만은 봤지만, 미드웨이는 보지 못했어.

모드의 딸 카를라는 차별 때문에 의사 시험에서 떨어지고, 간호사로 일했어. 카를라는 이웃인 유대인 의사 로트만을 위해 약을 훔쳐서 갖다 주었단다. 남편 발터가 나치에 의해 죽고 나서 엄마 모드는 피아노 교습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갔어. 그런데 학생 중에 요하임 코흐라는 나치의 젊은 장교가 있었단다. 모드는 요하임으로부터 군사비밀을 알아냈단다. 그렇게 알아낸 군사 비밀을 프리다에게 알려주었고, 프리다는 베르너에게, 베르너는 볼로댜에게, 볼로댜는 정보부에 있는 아버지 그레고리에게 전달해 주었단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것 같지만 모두 <세계의 겨울> 1권에서 소개한 인물들이니 오늘은 따로 소개하지 않을게.) 하지만 그 정보가 부족할 때가 있었어. 독일이 러시아를 공격하는 작전 계획을 빼내달라는 요청이 모드에게 전달되었어. 이 정보는 요하임 가방 깊숙이 있는 것으로 쉽지 않았어. 프리다는 카를라와 모드를 찾아와서 소형 카메라까지 전달하면서 부탁했어. 모드는 요하임을 유혹하여 침실로 데리고 갔고, 그 사이 카를라가 요하임의 가방을 뒤져서 소형 카메라로 찍기로 했어. 하지만 요하임은 자신의 서류가방을 소중히 여기고 침실까지 가지고 갔어. 모드와 카를라는 위험을 감수하고 서류 가방을 훔치려다가 그만 요하임에게 발각되고 말았어. 요하임은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모드를 구타하고 게슈타포에게 데리고 가겠다고 했어. 요하임이 방심한 틈을 타서 카를라와 유모 아다가 냄비로 요하임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어. 정신을 잃은 요하임을 아다가 냄비로 계속 내려쳐서 결국 요하임은 죽고 말았어.

사실 모드는 아다를 말렸단다. 모드는 요하임에게 사랑이라는 감정도 있었던 것 같아. 이제 그들은 이제 시체 처리를 해야 했어. 밤이 되어 그들은 시체를 가까운 운하에 버리기로 하고 길을 나섰는데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이 방심한 틈에 바퀴 아래에 시체를 버리고 돌아왔단다. 그렇게 교통사고 희생자가 자연스럽게 한 명 더 늘어났단다.

다시 미국. 그레그는 아빠 레프와 달리 성실했나보구나. 하버드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을 했어. 그것도 최우등으로이 설정은 맨하튼 프로젝트 멤버로 들어간다는 밑밥이라고 생각했어. 역시나, 그레그는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어. 맨하튼 프로젝트는 예전에 여러 번 이야기했듯이 오펜하이머를 중심으로 핵폭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란다. 그레그는 보안에 위반되는 과학 자료들을 걸러내는 일을 했단다. 그레그는 6년 전 아버지 때문에 헤어지게 된 재키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재키는 6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어. 자신의 아들임을 직감했지.

….

1943. 이번에는 영국. 보이는 데이지가 로이드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보이와 데이지가 완전히 갈라선 줄 알았는데, 아직 명목상 부부 사이였나 보구나. 보이는 데이지가 바람 핀 것에 대해 화를 냈지만, 보이 자신은 더 심하게 바람 피웠잖니.. 데이지는 부인하지 않고 보이에게 이혼을 통보하고 뛰쳐나왔단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어. 데이지는 에설을 찾아가 로이드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했고, 며칠 후 로이드가 휴가 나왔을 때 데이지는 로이드에게 청혼하고 로이드도 받아들였어. 하지만 보이가 이혼을 해주지 않으려고 했어. 커다란 걸림돌이 나타났구나. 로이드도 보이를 찾아갔어. 로이드는 자신의 친아버지가 피츠라고 이야기를 했어. 보이는 충격을 받고 놀라면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단다. 속으로 아버지의 성향을 알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보이는 데이지와 이혼을 해주지 않았단다.

독일. 카를라는 여전히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어. 부상당해 온 독일군 대령으로부터 군사작전계획 문서를 빼돌렸어. 그 정보를 프리다에게 전해주러 갔다가 베르너를 만났단다. 어린 시절 마음 속에 짝사랑했던 베르너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어. 베르너는 자신이 스파이 조직의 책임자라고 했어. 사실 카를라는 예전에 베르너를 짝사랑했지만 2년 전부터는 그를 마음에서 접었었단다. 왜냐하면 2년전에도 정보를 입수하는 일이 있었는데, 베르너가 그 일에서 빠져서 카를라는 베르너가 겁쟁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사실은 더 중요한 일을 맡고 있었던 것을 이제서야 알았어. 카를라는 베르너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다시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어. 카를라는 독일군 대령으로부터 빼돌린 성채 공격 계획 자료를 베르너에게 건네주었단다. 이 정보는 소련에 전달대어 독일군의 공격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어. 독일군으로 이 전투에서 대패하고 소련의 반격을 받았어. 그런데 미케라는 경찰이 베르너를 의심하고 있었어. 베르너는 마케가 파 놓은 덫에 그만 걸려서 도망을 갔단다. 도망을 가다가 엉덩이에 총상을 입었어. 그런데 연합국의 공습이 있었고 이 일로 건물들이 모두 무너지고 마케의 수하들이 그 자리에 죽고 마케는 죽지는 않았지만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후송되었어. 마케는 베르너가 입원한 병원으로 왔단다. 베르너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겠니. 베르너는 마케의 병실을 찾아가 그를 죽였단다.

소련. 우디 듀어는 몰래 소련에 와 있었단다. 우디는 볼로댜를 만나 국제 정세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았고, 앞서 미국과 영국의 정상들이 만나 발표한 대서양 선언의 연장선상으로 새로운 국제 기구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4개국 회담을 준비했어.


2.

시간이 흘러 1944년이 되었어. 맨하튼 프로젝트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어. 그레그는 맨하튼 프로젝트 내에 잠입한 스파이 맥휴를 찾아내는데 공을 세웠단다. 소련에서 돌아온 우디는 군대에 소집되어 장교로 런던을 거쳐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공수부대로 투입되었단다.

로이드는 파리에서 독일 군용열차를 폭파하는 임무에 투입하여 성공했단다. 이 작전에는 영국의 전투기도 지원을 받았는데, 어떤 전투기가 독일군에 의해서 격추당해 비상착륙을 했어. 로이드는 조종사를 살리겠다고 격추된 비행기에 가서 조종사를 구출했는데 얼굴을 보니 자신의 이복형 보이였단다. 하지만 보이는 오래가지 못하고 죽고 말았단다. 죽기 전 이복형제간 화해를 했으리라. 1권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연한 만남이 너무 높은 확률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소설의 재미를 위한 것이니까 우리 같이 이해해주자꾸나.

….

1945. 전쟁도 점점 막바지로 가고 있었는데, 변수가 생겼단다. 프랭클린 대통령이 지병으로 죽고 말았어. 그리고 후임으로 부통령이었던 트루먼이 대통령이 되었어. 우디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단다. 다리에 총을 받고 의가사 제대를 했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단다. 소련군은 베를린을 진격하기 시작했어. 에리크는 소련군에 포로로 잡히고 말았단다.

카를라는 유대인 이웃 로트만 박사의 부인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구출하려고 무작정 수용소로 갔단다. 카를라는 독일군을 설득했어. 이제 전쟁이 끝나가고 있고, 전쟁이 끝난 후에 유대인을 살려주었다고 자신과 유대인들이 탄원서를 써주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면서 설득을 했단다. 그 독일군은 심적 갈등을 느끼는 것 같았어. 결국 카를라는 그렇게 해서 로트만 박사 부인을 비롯한 유대인들을 살려낼 수 있었단다. 독일군은 패배하여 물러나고 승리군인 소련군들이 밀려들어왔어. 승리한 군인이라고 해서 친절하지는 않았단다. 소련군들은 여자들을 마구 겁탈하기 시작했어. 몹쓸 놈들. 어린 소녀도 예외가 아니었어. 그걸 지켜볼 수 없었던 카를라는 소녀 대신 겁탈을 당하고 말았단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이 생각나는구나.

결국 히틀러는 1945 4 30일 자살하고 독일의 패배로 유럽의 전쟁은 끝이 났어. 영국의 처칠 수상은 전쟁의 승리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했어. 그래서 룰까지 변경해가면서 선거를 빨리 치르려고 했단다. 하지만 처칠의 생각과 달리 노동당이 압승을 했단다. 그래서 노동당의 클레멘트 애틀리가 영국 수상이 되었어.

======================

(451)

불행하게도 모두가 보수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다.

선거 유세에서 노동당에 유리하게 흘러간 상황도 일부 있었다. 처칠의 게슈타포발언은 역풍을 맞았다. 보수당조차 경악했다. 다음날 저녁 노동당을 대표해 방송연설을 한 클레멘트 애틀리는 쌀쌀맞게 비꼬았다. “어젯밤 노동당의 정책을 졸렬하게 희화화한 수상의 연설을 듣자마자 저는 그의 목표가 뭔지 깨달았습니다. 그는 전쟁 앞에서 단결된 국가의 위대한 지도자인 윈스턴 처칠과 보수당 지도자 처칠 씨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존재하는지 유권자들이 이해하기를 바랐던 겁니다. 전쟁중 그의 리더십을 받아들였던 사람들이 고마운 마음에 그를 더 따라가려는 유혹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두려웠던 겁니다. 사람들의 환상을 완전히 깨뜨려준 그에게 감사합니다.”” 애틀리의 위엄 넘치는 경멸은 처칠이 대중을 선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사람들은 핏빛 격정에 질렸다고 데이지는 생각했다. 그들은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차분한 상식을 더 좋아할 것이다.

======================

로이드도 노동당으로 출마해서 당선이 되었고 데이지와 정식 결혼했단다. 보이는 전쟁 중 사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방해가 되지 않았단다. 로이드는 당선 이후 의정 활동도 열심히 하여 인정 받는 의원이 되었어. 엄마인 에설은 이제는 로이드를 친아버지와 만나게 해도 될 것이라 생각하여 피츠를 찾아가 로이드를 소개시켜 주었지만, 피츠는 여전히 로이드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았단다.

….

유럽에서 전쟁은 끝났지만 태평양에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단다. 전세는 완전히 기울어져서 시간이 지나면 일본이 패배 선언을 하겠지만, 일본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었지. 그 와중에 미국에서는 핵폭탄 개발이 완료되어 실험도 성공했단다. 1945 7 16일이었어.

소련도 전쟁 승리에 축하 분위기였어. 스탈린이 승전을 자축하는 행사도 벌였어. 그런데 미국의 핵폭탄이 일본에 투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스탈린은 기겁을 했어. 미국의 핵폭탄 개발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실전에 투입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지. 스탈린은 자신들이 미국보다 핵폭탄 개발이 늦어진 것에 대해 핵물리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그들을 체포했단다. 볼로댜의 아내 조야도 핵물리학자여서 체포 당했단다. 핵폭탄 개발 지연의 책임 지연이 있다면 필요 없다면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스탈린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아랫사람들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최악의 인물이 나라의 리더, 그것도 독재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 대상이구나. 소련 당국은 볼로댜에게 협박을 했어. 아내를 석방시키고 싶으면 미국에 가서 핵폭탄 원리를 빼내라는 것이었어. 볼로다는 독일에서 유학한 이력이 있으니 독일에서 건너간 과학자들 중에 친한 사람이 있을 것 아니냐면서 말이야. 결국 볼로댜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미국에 갔단다. 그런데 무엇보다 발전된 미국의 모습에 깜짝 놀라서, 감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미국 시민에 다시 한번 깜짝 놀라면서 부러움을 느끼게 되었어. 소련의 체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야.

======================

(525)

하지만 그때 그는 공산주의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원칙 없는 숙청과 비밀경찰의 지하철 고문이 존재하고, 점령군 병사들에게 과도한 야만 행위를 강요하거나 거대한 나라 전체가 차르보다 더 강력한 독재자의 고집불통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이 공산주의였다. 나는 진정으로 이런 잔혹한 체제가 대륙의 나머지 지역으로 뻗어나가기를 원하는 걸까?

그는 누구에게 허락을 받거나 신분증을 제시하지도 않고 뉴욕의 펜 역으로 걸어들어가 앨버커키로 가는 표를 샀던 일을 기억했다. 그리고 카탈로그는 이미 오래전에 불태웠지만, 그 책자는 누구나 살 수 있는 좋은 물건이 가득한 수백 페이지로 그의 머릿속에 살아 있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서방의 자유와 번영은 그저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볼로댜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의 마음 일부는 공산주의가 패배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

하지만, 지금은 사랑하는 조야를 빼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 볼로댜는 독일 출신 물리학자 프룬체를 만났단다. 프룬체는 예전에 독일 유학 시절 함께 공부했던 사람이야. 볼로댜는 프룬체에게 접근하고 결국은 핵폭탄의 원리를 입수하여 소련으로 돌아왔단다. 그제서야 사랑하는 조야가 풀려나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단다.

..

독일은 또 한번 전쟁에서 패배를 했구나. 다시 회생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소련군인들에게 겁탈을 당한 카를라는 그만 임신을 하고 말았어. 카를라는 엄마인 모드, 유모인 아다 그리고 전쟁 고아 레베카와 함께 지냈단다. 전쟁에 참가했던 오빠 에리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 그들은 비참한 삶을 이어갔단다. 모드는 승전국으로 베를린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군에게 구걸하여 음식을 얻기도 했지만

늘 부족했단다. 얼마 안가 카를라는 아들을 낳았어. 그리고 에리크가 죽기 직전의 모습을 하고 돌아왔단다. 그동안 소련 포로 수용소에 있었다고 했어. 카를라는 아들이 태어났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들었단다. 카를라의 절친 프리다 미군부대에 취직을 해서 프리다가 먹을 것을 갖다 주어 살아갈 수 있었어. 그런데 알고 보니, 프리다가 미군에게 자신의 몸을 팔았던 거야이 사실을 알고 카를라는 프리다와 말다툼을 했지만, 프리다도 친구와 친구의 아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주고 싶었던 거야. 가슴 아프도록 아름다운 우정이구나. 프리다의 오빠 베르너도 돌아왔어. 그런데 카를라가 아들이 있다는 것에 화를 냈단다. 동생 프리다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자, 지옥이 따로 없다면서 화 낸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단다.

1947년에는 모스크바에서 회담이 있었어. 전쟁 후 독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회담이었어. 미국, 영국, 프랑스는 하나의 독일로 유지하자고 했으나, 소련이 강력하게 반대했단다. 독일이 하나의 국가로 남게 되면 공산주의를 확대하려는 자신들의 계획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거든. 결국 회담은 성과 없이 끝이 났단다. 얼마 후 모스크바 회담에 참석했던 미국의 마셜이 유럽에 대규모 비용을 차용해주겠다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마셜 플랜을 발표했어. 미국도 재정이 넉넉하지 않고, 유럽에 돈을 빌려주면 언제 갚을지 모르는 상황임에도 그렇게 돈을 빌려준 이유는 소련의 공산주의 확대 계획이 불안했던 것이야. 그것을 막기 위해 친민 성향의 국가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 지원을 한 것이란다. 소련은 당연히 반발을 했겠지. 미국, 영국, 프랑스가 점령한 독일의 서쪽 지역과 베를린에 경제적 지원이 많아졌고, 화폐 개혁도 이루어졌단다. 소련이 점령한 독일의 동쪽 지역도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고, 서쪽 점령지 출입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하면서, 결국 독일은 서독과 동독과 둘로 나뉘어지게 되었단다. 그들은 그들의 잘못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었단다.

그런데 동아시아 쪽은 왜 일본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고, 피해국이었던 우리나라가 둘로 쪼개져야 했느냐 말이야. 이 일은 아무리 많이 생각해도 억울한 일이란다. 한 번 갈라진 땅이 다시 합쳐지는 것은 정말 쉽지 않고, 그것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란다. 독일은 그 시간이 더 늦어지기 전인 1990년에 다시 하나로 합쳐졌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그 골은 깊어만 가니 안타깝구나. 요즘처럼 우리나라 문화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을 때 한반도 전체가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산을 좋아하는 아빠로서는 북한 지역에 있는 명산들을 오르지 못해 더욱 아쉽구나. 아무튼 <세계의 겨울> 2권은 그렇게 독일이 둘로 갈리면서 끝났단다.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은 1부는 제1차 세계대전, 2부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이야기했는데, 3부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조만간 3부도 읽고 이야기해줄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7월의 어느 더운 아침 그레그 페시코프의 책상 위 전화가 울렸다.

책의 끝 문장: 어린 발리가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입김을 불어 촛불을 껐다.


"나는 결혼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 에설이 생각에 잠겨 말했다. "하나는 편안한 동반자 관계야. 두 사람은 같은 희망과 두려움을 나누고, 팀이 되어 아이들을 키우고 서로에게 편안함과 도움을 주지." 그것이 그녀와 버니 이야기임을 데이지는 알아차렸다. "다른 하나는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광기, 환희와 섹스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 자기가 사랑하지 않거나 심지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도 그렇게 될 수 있어." 그녀가 피츠와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데이지는 느꼈다. 데이지는 숨을 죽였다. 에설은 지금 원초적인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운이 좋았어. 두 가지 모두를 경험했지." 에설이 말했다. "그리고 이제 내 조언을 들려줄게. 만일 미친 사랑을 할 기회가 생기면 양손으로 꽉 붙잡아. 결과가 어찌되든 신경쓰지 말고." - P2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4-55)

엘렌은 기차가 메이컨을 떠나기를 기다리면서 이번 기차 여행 이후로는 믿을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았다. 이곳에 돌아오면 아마 족쇄를 차게 될 것이다. 성공하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영영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늘이 기도를 들어준다면 윌리엄만은 볼 수 있겠지만, 살아남는다면, 엘렌은 어머니를 해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먼저 그녀와 윌리엄이 자유로워져야 했다.

 

(70-71)

노스캐롤라이나주 포시스 카운티의 어느 도표를 보면 이 사업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예속 피해자의 몸값은 출생 이후로 20세까지 점점 높아진다. 한 살짜리 아이의 가격은 100달러였다. 두 살짜리는 125달러였다. 가격은 7세가 될 때까지 25달러씩 증가한 뒤, 그 이후로는 50달러씩 증가했다. 그러나 20세에 90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에는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55세인 예속 피해자의 가격은 100달러였다. 60세는 50달러였다. 그 이후로는 숫자가 기록되지 않았다.

 

(101)

힐리 가족은 서로를 남편과 아내로 불렀을지 몰라도 법은 그들에게 주인과 노예가 아닌 어떤 관계도 맺지 못하게 했다. 조지아주에서 개인에 의한 해방은 금지돼 있었다. 초기에는 조지아주 사람들도 자기 의지에 따라 노예를 해방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주의 조지 워싱턴이 (조건을 붙이긴 했어도) 노예를 해방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시대에 힐리에게는 메리 일라이자나 그들의 자녀를 해방할 힘이 없었다. 아이들의 아버지가 백인이라는 점, 그들의 모습도 백인 같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소위 한방울 법칙이라는, 흑인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그 사람의 몸 전체가 유색인종으로 변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다. 게다가 노예제도는 언제나 어머니의 혈통을 따랐다. 흑인이라는 혈통과 예속은 건드려서도 취소해서도 안 되는 영구적인 조건으로 간주되었다. 힐리 가족이, 그리고 이제는 엘렌도 바로 이런 가정에 반기를 들었다.

 

(256)

크래프트 부부의 특별한 탈출이 신문 1면에 실렸을 때는 미국 정제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멕시코와의 전쟁이 끝나고, 미국은 기존 영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영토를 더 얻었다. 정착민들이 서쪽으로, 특히 캘리포니아로 몰려가고 있었다. 캘리포니아는 모든 신문에서 요란하게 광고되었다. 이런 광고의 헤드라인은 골드러시!”라고 소리쳤다. 신문을 배달하는 소년들은 새 배가 떠납니다!”라고 외쳤다. 이 모든 흥분의 한가운데에는 불안한 질문이 있었고, 크래프트 부부의 도망은 바로 그 질문을 강조했다. 이 땅에서 노예제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 전체에서는?

 

(282)

지금 그 기적이 엘렌을 통해 실현된 것처럼 보였다. 활동가로 전직한 목사 새뮤얼 메이 주니어는 이렇게 감탄했다. “엘렌 크래프트는 (중략) 아름답다고 할 만한 여자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녀의 눈과 두 뺨, 코 머리카락에는 아프리카계 혈통의 흔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 전체가 남부 태생의 백인 여성으로 보였다. 그런 여성이 하나의 재산으로 취급되고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에게 팔려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는 피부가 가장 검은 여성이 그런 일을 당하는 것과 비교해 더 나쁘거나 사악한 일일 리 없지만, 유색인에 대한 편견 속에 자라난 공동체에 천 배는 큰 소요를 일으켰다.”

 

(307)

많은 사람이 엘렌을 백인으로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백인인 이 여성이 흑인 남성을 사랑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인종 간 결혼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금지되었던 주에서는 작은 문제가 아니었다. 엘렌은 청중에게 사회적 질서를 고정해 두는 그 모든 범주의 의미에 질문을 던지라고 요구했다. 그 범주가 북부든, 남부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주인이든, 노예든, 남편이든, 아내든 간에 말이다. 엘렌과 윌리엄은 힘을 합쳐 널리 퍼져 있던 인종차별주의적 주장을 뒤집었다. 흑인은 사회악이거나 최선의 경우에도 자선의 대상이며 구원이 필요하다는 주장, 흑인이 백인이 되고 싶어 한다는 주장을 말이다.

 

(429)

마치 노예 사냥꾼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등에 우리를 체포하세요.”라는 플래카드라도 달려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담배를 피우며 마음을 달래기가 무섭게 거리에서 흡연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썼다(이들의 고향에서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흑인이 저질렀을 경우에만 처벌 가능한 위법 행위였다). 괴로워 소리를 지르면 신성모독적 욕설혐의가 따라왔다. 월요일에 케임브리지까지 쫓겨 갔던 트라우마적 사건은 요금을 내지 않고 과속했다는 더 많은 혐의로 이어졌다. 조지아인들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에 그들은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무기를 숨기고 다닌다는 혐의를 주가로 썼다. 흑인인 그들의 적은, 신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빨까지 무장하고있었는데도 말이다. 최악은 지역 주민들이 이들의 괴로움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어느 신문에서는 놀리듯이 이렇게 표현했다. “정말이지 보스턴 시민의 준법 의식은 대단하다!”

 

(482)

그들은 너무도 긴 거리를 달려왔다. 남부에서 북부로 1,600킬로미터, 뉴잉글랜드 전역을 다니며 다시 1,600킬로미터,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거친 파도를 건너 4,800킬로미터, 그들은 서로를 위해, 서로와 함께 달렸고 이제는 바로 이곳, 이 시간에 서로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곳은 두 사람이 함께, 충분히 강하게, 각자의 정체성을 따로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누구를, 또 무엇을 잃었든 그들은 아무도 깨뜨릴 수 없는 가정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

 

(552-553)

아메리카의 천연자원은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브라운의 말에 따르면, 산처럼 쌓인 햄 더미, 소금과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담긴 통, 때깔 고운 흰색 라드가 있었다. 옥수숫가루와 완두콩, 쌀과 담배, 묵직한 목화 자루도 있었다. 그러나 그 농산물을 기르고 수확하고 도살한 사람들은 언급되지 않았다. 잉글랜드의 눈부신 방직기에서 나오는 알록달록한 사라사 천을 뽑은 이들이 세계 반대편에서 상품이 되어 구매와 판매의 대상이 되는 남자, 여자, 아이들임을 나타내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사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어떤 사람은 건방진 근육질 니거 대여섯 명을 전시회에 데려올까 하다가, 도망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고 한다. 공식 카탈로그에서 노예노동에 대한 유일한 언급한 미국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재배되는 목화에 대한 것뿐이었다.

 

(560)

주인과 노예로서 나란히 선 것도 아니고, 남편과 아내로서 팔짱을 끼지도 않은 채, 친구들 사이에 함께 선 지금의 크래프트 부부는 미국에서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들을 규정했던 역할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세계를 거닐었다. 그들이 순회강연에서 반복적으로 끌어다 쓴 역할, 충격과 눈물, 경이감을 끌어내기 위해 뒤섞어 짜맞춘 역할은 이 마지막 시위에 빠져 있었다. 수정궁은 미국에서든, 그 너머에서든 가능한 삶의 모습이자 하나의 가능성으로, 언젠가는 이루어질 희망으로 나타내는 투명한 국제적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윌리엄과 엘렌, 엘렌과 윌리엄은 모든 방해에서 해방되어 세계 시민으로서 걸었다. 그들은 더 이상 주인과 노예, 남편과 아내가 아니었다.

 

(572-573)

나는 노예 상태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자유보다 노예제도를 선호할 만큼 자유를 부정하는 건 신계서도 금하시는 일입니다. 사실 나는 노예제도로부터 탈출한 이래로 모든 면에서 내가 예상조차 못했을 만큼 나아졌습니다. 만약, 그 반대였다고 해도 이 문제에 관한 내 감정만큼은 똑같았을 것입니다. 나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훌륭한 인간의 노예가 되기보다 잉글랜드에서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597)

크래프트 부부의 가장 확실한 유산은 그들의 자녀와-부부는 바로 이 아이들을 상상하며 모든 것을 걸었었다-그들이 이루어낸 시적 정의 안에서 계속 살아남았다. 아이들이 나름의 이동성을 발휘하며, 엘렌과 윌리엄이 꾼 꿈을 다양한 형태로 실현했기 때문이다. 두 아들은 철도와 우편 분야에 종사하게 되었다. 부부가 낳은 첫 자유인 아이인 찰스 에슬린 필립스 크래프트는 철도 회사의 우편 담당 직원이 되었고, 브로검은 미국 우체국에서 일했다. 셋째 아들 윌리엄은 영국에 정착했다. 딸인 엘렌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전국 연합의 창립 부회장이 되었고(이 단체는 전국 유색인 여성 연합에 통합된다), 아이다 B. 웰스 같은 활동가와 협력했다. 또한 그녀는 미국의 라이베리아 공사인 윌리엄 데모스테네스 크럼의 아내로서 미국인 퍼스트레이디가 되기도 했다. 그녀의 남편은 찰스턴의 세관 징수관이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의 겨울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8
켄 폴릿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세계의 겨울> 1권을 이야기할게. 책 제목을 보거나 책 표지를 보면 어느 시대를 이야기하는지 금방 알아차릴 것 같구나.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소설이란다. 지난 <거인들의 몰락>은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소설이었고, 1차 세계대전은 2018년에 끝났고 소설은 2019년에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단다. <세계의 겨울> 1933년에 시작해. <거인들의 몰락>의 마지막에서 약 14년이 지난 시점이란다. <거인들의 몰락>에 나왔던 이들도 나오지만, 그들의 자녀들이 주요 주인공들로 이야기를 꾸려간단다. 책 두께가 만만치 않고, 나오는 등장인물들도 엄청 많아서 아빠가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1.

이야기는 1933년 베를린에서 시작한단다. 당시 독일은 1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어. 생필품을 구하기도 힘들고, 이동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어. 그런 것을 알고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기 위해 독일에 왔단다. <거인들의 몰락>에서 등장했던 영국 아가씨 모드는 사랑을 찾아 독일로 갔잖니. 1933년이면 세계 대전이 끝난 지 15년이 지난 시점으로, 모드와 발터 사이에는 아들 에리크와 딸 카를라가 있었어. 에리크는 열 세살이고, 카를라는 열한 살이었어. 그들의 집에는 스물아홉 살의 가정부 야다가 있었어. 발터는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단다. 카를라의 친한 친구 프리다가 있었고, 프리다는 열네 살의 오빠 베르너, 일곱 살의 동생 악셀이 있었고, 엄마는 모니카이고, 아빠는 프랭크라는 사람인데 나치를 지지하고 있었어. 이 즈음 독일에서는 나치를 중심으로 유대인 반대 시위를 자주 했는데 그 시위가 점점 폭력까지 더해지기 시작했어. 모드가 일하는 잡지사에 난입하여 난동을 부리기도 했어.

....

모드가 영국에 있을 때 함께 여성 운동을 했던 에셀 레크위드가 아들 로이드와 함께 독일에 찾아왔단다. <거인들의 몰락>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에셀은 버니와 결혼했지만 그 전에 미혼모로 아들 로이드가 있었고, 로이드의 친아빠는 에셀의 오빠인 피츠허버트였단다. 로이드는 자신의 아빠가 버니로 알고 있었지, 피츠허버트인 걸 모르고 있었어. 로이드는 어느덧 열여덟 살이 되어 있었어. 에설은 독일에 오서 모드와 발터, 그리고 발터의 사촌 로베트르를 만났어. 로베르트도 <거인들의 몰락>에 나왔던 인물로 헝가리 외교관으로 일했지만 전쟁에 패배한 이후 재산을 다 빼앗기고 지금은 베를린으로 와서 식당을 하고 있었어.

어느날 독일 의사당에서 불어 났어. 누군가 불을 지른 거야. 히틀러는 방화범이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공산주의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는데 2만 명이나 체포를 했어. 발터가 속해있는 사회민주당은 나치의 폭거를 피해서 극장에 모여서 선거 운동을 하게 되었어. 에설, 로이드도 참석하고 베르너의 친구로 독일로 유학 온 러시아 청년 볼로댜도 참석했어. 볼로댜는 <거인들의 몰락>의 중요 인물인 그리고리의 아들이었단다. 볼로댜의 실제 아버지는 그리고리의 동생 레프였지. 그 사연은 <거인들의 몰락>에서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생략. 그런데 사회민주당 선거 운동에 나치가 잠입해서 방해하고 난동을 부렸단다. 그러다가 주먹 싸움이 벌여졌는데 젊은 혈기로 참지 못한 로이드, 베르너, 볼로댜도 관여를 했단다.

....

모드의 아들 에리크는 친구들 따라 히틀러 유겐트에 가입하고, 히틀러의 지지자를 상징하는 갈색제복도 입고 그랬어. 에리크가 열세 살이라고 했으니 친구들 따라 가입하고 갈색제복도 멋있어 보였겠지. 그럴 나이 아니겠니. 에리크가 동생 카를라와 둘이 집에 있을 때, 가정부 아다가 갑자기 산통이 와서 아이를 낳으려고 했어. 에리크는 동네에 있는 유대인 의사 이자크 로트만을 부르러 갔고, 카를라는 아다 옆에서 도와주었어. 아다는 의사가 도착하기 전에 아이가 낳게 되었는데, 카를라는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침착하게 대응도 잘하고 도와주어 아이를 순산할 수 있었단다. 카를라가 엄마를 닮아서 책임감도 강한 것 같구나. 아다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쿠르트라고 지었어.

....

독일 선거에서는 그동안 세를 키운 나치당이 44%를 차지하였어. 그리고 다른 정당들과 연합하여 공산당을 해체하려는 계획을 꾸몄어. 그렇게 되면 의회의 3분의 2를 차지할 수 있었거든. 이것은 엄연한 불법으로 사회민주당은 반대했단다. 하지만 나치당은 강압과 협박을 해서 다른 정당들을 끌어들여 사회민주당을 제외하고 모두 나치의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 공산당은 해체되고 나치당은 막강한 1당에 되었어. 본격적으로 유대인을 탄압하기 시작했단다. 로베르트 식당도 타겟이 되었어. 어느날 로베르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경찰 마케라는 작자가 있었는데, 로베르트의 식당에 갈색셔츠단을 데리고 와서 난동을 부렸어. 그리고 로베르트 식당이 동성애들이 오는 식당이라면서 폐쇄시켰단다. 돈까지 갈취했고 이에 로베르트와 동업자 외르크는 맞서 싸웠고, 때마침 식당에 있던 로이드도 함께 싸웠다가 모두 체포되었단다. 그들은 감금 당했고, 외르크는 경찰견들한테 물려 죽고 말았어. 결국 로베트르는 식당에 헐값에 넘기고 영국으로 도망가기로 했어. 로이드도 풀려난 이후 엄마 에설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왔단다. 에설은 영국으로 오기 전에 독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모드에게 함께 영국에 가자고 했지만, 모드는 독일에 남겠다고 했단다.

....

 

2.

시간이 흘러 1935년 미국으로 가보자꾸나. <거인들의 몰락>의 주인공 중에 한 명인 러시아 인 레프. 그리고리의 동생이자 볼로댜의 친아버지. 불법과 편법으로 미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했지.. 자신을 고용한 사장의 딸 올가를 꼬셔서 결혼했었잖아. 하지만 그 이후로도 바람을 계속 피웠는데, 10년이 훌쩍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바람을 피우고 있었단다. 아내 올가가 낳은 딸 데이지가 벌써 열아홉 살이고, 정부 마르가가 낳은 아들 그레그가 있었고, 지금은 또 영화배우 글래디스 앤절리스와 당당히 바람을 피우고 있었단다. 데이지는 에바 루트만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에바는 앞서 이야기했던 베를린에 사는 유대인 의사 이자크 로트만의 딸이었단다. 독일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딸을 피신시킬 겸 미국으로 유학 보낸 거야. 데이지는 찰리라는 남자를 좋아했단다.

<거인들의 몰락>에서 중요한 미국인 중에 거스 듀어가 있었는데 그들의 가족 이야기도 할게. 거스 듀어는 로사와 결혼하여 첫째 아들 열다섯 살 우디와 둘째 아들 척이 있었어. 사춘기에 들어선 우디는 조앤 로즈로크라는 여자를 좋아했는데 조앤은 열여덟 살로 우디를 어린애 취급을 했단다. 우디의 취미는 사진 찍기였는데, 조앤에게 잘 보이려고 노동자 시위에 참가하여 사진들을 찍고 그 사진을 신문사에 보냈지. 그런데 그 사진들은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왜곡되어 신문에 실리게 되었단다. 언론이란 곳은 이런 놈들이란다. 이 일로 우디는 신문을 믿지 않기로 했어.

....

레프의 정부가 낳은 아들 그레그는 아버지와 떨어져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를 만나러 갔어. 그런데 아버지 레프가 극장사업을 하는 데이브 로즈로크(앞서 이야기했던 조앤 로즈로트의 아버지)라는 사람을 덫에 빠뜨렸고 데이브는 꼼짝 못하고 극장을 모두 헐값에 레프에게 넘기고 말았어. 이 일에 그레그는 자신도 모르게 관여하여 괴로워했어. 그리고 그레그는 아버지가 소개해준 영화배우 재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재키는 레프에게 돈을 받고 일한 것으로 약속한 시간이 지난 후 사라지고 말았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재키도 그레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레프가 무서워서 그레그를 떠날 수밖에 없었어. 레프가 덫을 놓아 극장을 빼앗았다는 일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았어. 파티장에 참석했던 아내 올가와 딸 데이지를 다른 사람들이 무시를 한 거야. 데이지와 사귀고 있던 찰리도 레프의 일 때문에 데이지에게 이별 선언을 했단다. 데이지는 착한 것 같은데 못된 아버지 때문에 사랑도 잃게 되었어.

....

이번에는 영국의 이야기를 해보자. 시간이 흘러 1936년 런던. 이 시절은 전세계적으로 파시즘이 퍼지고 있던 시기였어. 런던에서 그런 파시즘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있었고, 이들이 시위가 자주 일어났어. 모드의 오빠인 피츠허버트의 아들 보이도 파시즘을 지지하는 사람이었어. 에셀와 남편 버니, 아들 로이드는 노동당이 주최한 집회에 참석을 했는데, 파시스트들이 훼방을 해서 시비가 붙기도 했지만 다행히 무력충돌까지는 가지 않았어.

데이지와 에바는 영국에 유학 와 있었는데, 사교계에 발을 들여 영국 사람들과도 친분을 쌓아갔어. 린디와 리지라는 쌍둥이와도 알게 되었고, 피츠의 아들 보이와 에셀의 아들 로이드도 알게 되었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로이드의 친아버지는 피츠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보이와 로이드는 배다른 형제지간인데 둘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단다. 그런데 보이와 로이드 모두 데이지를 좋아했어.

...

로이드는 웨일즈에 계시는 외할아버지 댁에 갔단다. 외삼촌인 빌리도 만나고 빌리의 친구 톰과 톰의 아들 레니도 만났어. 빌리와 톰은 <거인들의 몰락>에서도 이야기했던 사람들인데 기억나려나? 그들은 국제 정세를 이야기했는데 주요 토픽은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서 에스파냐도 파시즘이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어. 이렇듯 당시 파시즘은 유럽을 뒤흔들고 있었단다. 톰의 아들 레니는 에스파냐 반란에 반군으로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도 파시즘에 저항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했어. 로이드는 그 생각이 괜찮은 생각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님인 에셀과 버니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에설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어. 아들이 전쟁을 나갔다고 하는데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니.

...

데이지와 함께 영국으로 유학 온 에바는 런던에서 만난 지미머리와 결혼을 했어. 하지만 독일에 계신 부모님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오지 못했단다. 독일에서 유대인의 이동 금지령을 내린 거야. 한편 데이지는 보이를 유혹하여 청혼을 받아냈어.

...

당시 런던은 파시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수가 점점 늘어났어. 노동당을 중심으로 파시즘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어. 로이드와 로이드의 이복동생 밀리도 시위에 참가했어. 경찰들이 무력 진압을 하여 부상자들이 속출했는데, 밀리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호송되었어. 로이드는 시위를 하다가 우연히 반대 진영에 있는 데이지를 만났어. 데이지는 자신이 보이와 결혼했다는 소식에 크게 상심했단다. 그래서 로이드는 홧김에 에스파냐에 가기로 결정했단다. 빌리의 아들 데이브, 톰의 아들 레니도 함께 가기로 했단다.

....

1937. 이번에는 러시아의 이야기란다. 볼로댜는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군 정보부에서 일하고 있었어. 볼로댜는 독일에 친분을 쌓은 베르너로부터 독일 정보를 얻곤 했단다. 그런 정보 중에 독일 스파이가 에스파냐에 잠입했다는 정보가 있었어. 볼로댜는 그들을 감시하는 임무로 에스파냐로 가게 된단다. 볼로댜는 에스파냐에서 로이드를 만나게 된단다. 이 소설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등장인물들간의 우연한 만남은 좀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은 들더구나. 그런 만남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거야.. 그래도 재미가 있으니 이해해주자.

로이드는 에스파냐에 온지 10개월이 되었어. 그런데 4년 전인 이 소설의 시작부분에서 로이드가 엄마 에셀을 따라 독일에 갔었잖아. 그때 로이드는 베르너늘 통해 볼로댜를 소개받았었는데 에스파냐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야. 볼로댜는 당국에서 파견된 비밀경찰 일리야와 함께 일했는데, 볼로댜와 일리야는 사이가 좋지 않을 걸 넘어 앙숙에 가까웠어. 볼로댜가 독일스파이를 몰래 잡아 이중스파이로 만들려고 했는데, 일리야가 훼방을 놓아 실패하고 말았단다.

당시 스페인 내전은 파시스트를 상대로 사민주의자들, 공산주의자들, 아나키스트들이 연합하여 맞서고 있었지만 그들 사이에도 갈등을 빚고 있었단다. 공산주의자들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었어. 그래서 러시아에서 파병 온 군인들도 많았어. 로이드의 부대는 최전선에 투입되었는데 로이드의 부대는 무리한 진격 명령을 받았어. 그것에 불만이 있었지만 전쟁 중 명령 불복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격을 했어. 결과는 참패였어. 36명 중 5명만 살아 돌아왔어. 로이드는 돌아오긴 했지만 총상을 입고 말았어. 그들의 상관은 러시아 장교였는데 그 장교는 전쟁 중에 후퇴는 유죄라고 하면서 부상자를 제외한 세 명을 그 자리에서 총으로 죽였단다. 로이드의 사촌인 데이브도 그렇게 죽고 말았어. 로이드와 레니는 부상으로 후방으로 후송되었고, 로이드는 러시아 장교에 횡포에 화도 나고, 실망도 하여 부상이 어느 정도 치료된 다음에 스페인을 탈출했단다. 프랑스를 거쳐서 간신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단다.

.

 

3.

1939. 1939년은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란다.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자꾸나. 볼로댜는 에스파냐에서 돌아온 이후 베를린에 와서 첩보 활동을 했단다. 자신의 고국 러시아의 상황도 실망의 연속이라서 생각했어. 스탈린이 정권을 잡은 이후 1937, 1938년에 스탈린은 대대적인 반대파 숙청이 있었단다. 이 때 억울하게 많은 사람이 죽었어. 국내 사정은 이렇게 공포 정치로 바뀌고, 국외 독일은 나치가 전쟁의 공포를 만들어가고 있었어. 그래서 볼로댜는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베를린에 온 거야. 볼로댜는 10년 만에 베를린에 와서 베르너도 오랜만에 만났어. 베르너는 여전히 나치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일했어. 그런데 볼료댜는 베를린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어. 소련과 독일이 평화협정을 맺었다는 소식이야. 스탈린이 나쁜 짓을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히틀러와 손까지 잡을 줄이야 꿈에도 몰랐어. 독일은 폴란드에 간섭을 하기 시작했고, 폴란드는 영국에 도움을 요청하여 폴란드와 영국은 동맹을 맺었단다.

.

미국에서도 독일과 소련의 평화협정은 커다란 뉴스였어. 이것에 대응하기 위해 프랭클린 대통령은 회의를 소집했어. 거스 듀어도 참석했는데 아들 우디 듀어도 함께 참석시켰단다. 그 회의를 통해 미국은 군사 행동이 가능한 국가간 연합 단체를 계획하게 되었어. 한편 우디 듀어는 그곳에서 우연히 조앤 로즈로크를 4년 만에 만났고 파티까지 초대받았단다. 우디 듀어는 조앤의 초대에 들떠서 찾아갔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 그 중에 어떤 남자가 자신을 조앤의 약혼남이라고 소개를 했어. 그 사실에 우디는 마음이 상처 입고 조앤을 만나지고 않고 돌아왔단다.

.

다시 독일로 가보자. 카를라는 의사가 꿈이었어. 성적도 좋았지만, 불합격했단다. 대놓고 남녀 차별을 당하며 불합격한 거야. 그리고 독일은 결국 폴란드를 침공했단다. 그래서 영국의 체임벌린 총리는 독일과 전쟁을 선포했단다. 한편 데이지와 보이의 결혼 생활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어. 보이가 바람 피는 것을 알게 되어 따지자, 보이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했어. 피가 어디 가겠나, 싶구나.

해가 바뀌어 1940. 로이드는 중위로 독일과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어. 전쟁이 일어나서 민간 주택도 군대에서 사용하게 되었는데, 티귄 저택도 신병훈련소로 쓰였어. 티귄 저택은 <거인들의 몰락>의 주요 무대로 주인장은 피츠허버트였잖아. 그곳에서 로이드의 엄마 에설도 일하고자세한 것은 <거인들의 몰락>에서 이야기했으니 생략.

피츠의 아들 보이와 아내 데이지가 티귄 저택에서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로이드는 데이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어. 데이지를 잊고 살려고 발버둥을 쳤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다시 만나니 로이드는 아직 감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어. 데이지는 임신 중이었는데 어느날 하혈을 하게 되었어. 남편 보이는 멀리 있었어. 연락을 해 보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어. 결국 로이드에게 도움을 청했고, 로이드는 친절하면서 침착하게 응급조치를 해주었고, 의사에게 연락을 해서 데이지가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주었어. 하지만 유산은 막을 수 없었단다. 이 일로 데이지는 로이드와 친해지게 되었어. 쉬는 시간에 함께 티귄 저택도 둘러보았는데, 우연히 보이의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의 사진을 보았는데, 로이드와 너무 닮아있어서 깜짝 놀랬단다. 데이지는 추측을 해 봤어. 피츠의 여동생 모드가 누군가 사랑에 빠져 아기를 낳게 되고, 그 일을 숨기기 위해 하인으로 있던 에셀이 대신 아기를 키우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이야. 그 대가로 집을 받았을 거라고 이야기했어. 그럴 듯한 추측인데, 정답은 아니구나. 정답은 좀 더 심플하지.

데이지와 로이드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었어. 그리고 로이드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고 사랑을 나눌 준비를 했어. 하지만 남편 보이가 예상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서 망쳤단다. 그리고 타이밍도 안 맞게 로이드는 다음날 휴가를 갔어. 본머스에 머물고 있는 식구를 만났어. 보이의 할아버지 사진을 본 이후 머릿속에 차지하고 있던 생각을 부모님들에게 이야기했어. 자신의 친부가 누구냐고 솔직히 알려달라고 했어. 결국 에설은 피츠허버트의 아들이라고 이야기했단다. 로이드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 때문에 담담히 받아들였어. 로이드가 휴가를 나와 있는 중에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어. 영국과 독일이 전면전을 시작한 거야. 결국 로이드는 티귄 저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곧바로 전쟁터로 가게 되었단다. 로이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데이지를 남겨둔 채

모드와 발터의 아들 에리크는 의대생으로 공부하다가 전쟁터에 오게 되어 의무병으로 참전했단다. 에리크는 아르덴 숲에 발령받았는데 많은 부상병들을 치료했단다. 독일의 에르덴 숲 공격은 연합국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었어. 이 작전이 성공하여 독일은 파리를 점령하면서 전쟁 초반에 승기를 잡았어. 휴가를 떠나 전쟁에 참여한 로이드도 프랑스에 참전했다가 전투에서 져서 포로로 잡히게 되었어. 독일 쪽으로 끌려 가다가 적군이 방심한 틈을 타서 도망을 갔단다. 어떤 프랑스 부부가 도와주어 숨어 있다가 에스파냐로 도망가서 영국으로 가기로 했어. 그러나 가는 길에 경찰의 검문을 받고 그들을 따라가야 했어. 그런데 다행히도 그들은 착한 사람이었어. 도주한 병사들을 국외로 빼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어. 그들 중에서는 예전에 스페인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던 테레사라는 여자도 있었어. 그녀의 도움으로 로이드는 안전하게 영국에 도착할 수 있었어. 그리고 에설을 통해서 데이지와 재회해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그런데 어떻게 에설이 데이지를 알고 있었냐고? 작은 사연이 하나 있었어. 데이지는 남편 보이가 바람 피는 것을 확인하려고 차를 타고 그를 쫓아 런던까지 왔어. 그리고 보이가 바람 피는 현장을 목격하고 이별을 선고했단다. 그런데 그때 독일의 런던 공습이 있었어집들이 무너지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이 다쳤어. 엉겁결에 데이지는 자신의 차로 환자들을 병원에 데려다 주었어. 데이지는 이 일이 자신에 맞는다고 생각하여 계속 환자들을 실어오는 일을 하게 되었어. 그곳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던 에셀을 만나게 된 것이란다.

1942. 카를라의 집 유모 아다 기억 나지? 카를라의 도움으로 쿠르트도 낳았잖아. 그 쿠르트가 어느덧 여덟 살이 되었는데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병원에서 특수치료를 위해 아켈베르크라는 곳에서 치료 받는 것을 제안 받았어.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들이 낫는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원했어. 그런데 며칠 뒤 쿠르트가 맹장염이 터져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쿠르트는 이미 맹장수술을 해서 맹장이 없었거든그런데 이렇게 죽은 것은 쿠르트만이 아니었어. 카를라의 친구 프라다의 동생 악셀도 장애가 있었는데, 그 애도 아켈베르크에서 치료받고 있다가 똑같이 맹장염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대. 이거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프라다의 오빠인 베르너, 카를라의 아빠 발터, 그리고 신부님이 이 일을 조사하기로 했어. 그러자 곧바로 게슈타포인 마케가 그들을 찾아와 협각을 했어. 그리고 반항한 발터는 체포되었단다. 이후 발터는 구타와 고문으로 폐인이 되었어. 며칠 뒤 집에 돌아왔지만 구타와 고문으로 망가진 몸은 얼마 못 있어 죽고 말았단다. 뭐 이런 충격전인 일이모드는 남편을 잃고 큰 충격을 받았어. 사랑을 찾아 모국을 버리고 독일까지 왔는데 말이야.

카를라는 프라다와 함께 아빠가 하던 일을 몰래 이어서 했어. 둘은 아켈베르크의 산 속에 있는 병원에 몰래 잠입해서 장애인들을 죽이는 것을 보았단다. 그리고 그곳에 일하는 일제라는 간호사가 양심선언을 했어. 간호가는 카를라가 소개하여 패터 신부를 만나 고해성사를 했어. 아켈베르트에서 있었던 일을 다 이야기하면서 용서를 빌었어. 패터 신부는 이 사건을 교회에서 폭로하게 되어 만천하에 알게 되었어. 하지만 패터 신부도 게슈타포에게 끌려가서 고문 중에 죽고 말았단다. 그러나 여론이 계속 안 좋아지자 나치 당국은 장애인들을 죽이는 T4 작전을 철회하게 되었단다.

소련과 독일의 평화협정은 오래가지 않았어. 서부 전선에서 승리를 거둔 독일은 러시아까지 침공했어. 그러자 스탈린은 잠적했단다. 소련의 고위공직자들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스탈린을 찾아갔어. 그러면서 다시 돌아오라고 읍소했단다. 이것은 스탈린이 더욱 강력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나라를 사랑했던 볼로댜는 나라가 스탈린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엉망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크게 좌절하고 말았어.

여기까지가 1권의 끝이란다.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틀린 부분도 있을 것 같구나. 아빠의 기억력 보존을 대신한다고 자세히 써서 책을 읽지 않은 너희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되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아빠의 기억과 기록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 내용 중에 잘못된 부분도 꽤 있을 거야. 나중에 너희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아빠의 독서편지 중에 잘못된 부분을 찾아보면서 읽는 재미도 있을 것 같구나.^^

아빠가 부지런을 떨어서 조만간 2권도 이야기해줄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카를라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말다툼 직전이라는 걸 눈치챘다.

책의 끝 문장: “러시아.” 하인리히가 말했다.

 


"왜 파시스트는 폭력을 원할까요?" 에설은 수사적 질문을 했다. "바깥 힐스 로드에 있는 저들은 그저 소동꾼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저들을 조종하는 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들의 전략에는 목표가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싸움이 일어날 경우 그들은 공공질서가 무너졌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법률에 의한 지배를 회복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할 겁니다. 그들이 말하는 비상조치에는 노동당 같은 민주적인 정당을 금하고, 노조활동을 금지하고, 재판 없이 사람을 구금하는 내용이 포함합니다. 바로 우리처럼 죄라고는 정부와 뜻을 달리하는 것 말고는 없는 평화적인 남녀를 말입니다. 제 말이 터무니없이, 절대로 벌어질 수 없는 것으로 들리십니까? 자, 독일에서 저들이 사용한 전략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성공했어요." - P223

"어머니는 같은 경로를 통해 여자도 남자와 동등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애썼잖아요." 로이드가 말했다. "그리고 실패했죠." 바로 지난 4월 노동당 여성 의원들은 남성 동료와 동일한 업무를 하는 여성 공무원들에게 동등한 임금을 보장하는 의회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했다. 법안은 남성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하원에서 부결되었다.
"투표에서 질 때마다 민주주의를 포기해선 한 돼." 에설은 단호하게 말했다.
- P285

그들은 영국 국기를 들고 있었다. 로이드는 궁금했다. 조국의 좋은 것을 모조리 파괴하고 싶어하는 자들은 왜 가장 먼저 국기부터 흔들어 대는가. - P2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57-158)

앤은 지금 그가 심지 굳은 성품이 우월하고 행복해진다는 이론을 펼쳤던 자신이 옳았는가를 자문해보고 있을지, 그리고 다른 성격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나름의 균형과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유연한 성품도 때로는 결단력 있는 성품만큼이나 행복에 필요한 것이라고 그 또한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308-309)

아니, 아니에요. 그건 남성의 본성이 아니지요. 지조 없이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것이 여자의 본성이 아니라 남자의 본성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 반대라고 믿어요. 우리의 신체적 구조와 정신적 구조엔 진정한 유사성이 있다고 믿으니까요. 남자의 신체가 더 강하듯이 감정도 더 강하니, 그만큼 고된 일도 견딜 수 있고 거친 풍파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죠.”


(311-312)

!” 앤이 열렬한 목소리로 탄성이 내지르며 말했다. “당신이, 그리고 당신 같은 남자들이 느끼는 모든 것을 온당하게 대접할 수 있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의 따뜻하고 신실한 감정을 하찮게 본다면 벌받을 일이겠지요. 제가 감히 진실한 애정과 절개는 오로지 여자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멸받아 마땅할 겁니다. 아니, 저는 남자들이 결혼해 살면서 온갖 위대하고 선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꼭 필요한 일을 위해 애쓰고, 가정에서 참을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답니다. 다만,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대상이 있는 한 그렇다는 얘기지요. 제 말은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살아 있고, 그 여자가 당신을 위해 사는 동안에 한해서라는 거예요. 제가 여자들을 위해 주장하는 특권이란-별로 시기할 만한 게 아니니 탐내실 필요는 없어요-더 이상 대상이 존재하지 않아도, 희망이 사라져버린 뒤에도, 여자는 남자보다 더 오래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327-328)

세상에!” 그가 소리쳤다. “그리하셨겠군요! 제가 이룬 모든 성공의 정점으로 그것을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소망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 자존심, 지나친 자존심 때문에 다시 청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눈을 질끈 감은 채 당신을 이해하려고도, 제대로 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모든 사람을 다 용서해도 저 자신만의 용서할 수 없게 된답니다. 육 년의 세월을 그렇게 떨어져 힘들게 보내지 않아도 되었겠지요. 그런 고통스러운 감정은 전에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어요. 제가 누렸던 축복은 모두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는 만족감에 익숙해져 있었으니까요. 명예로운 노고와 정당한 보상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왔지요. 인생의 패배를 겪은 다른 위대한 인물들처럼.” 그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저도 제 의지를 누르고 운명을 따르도록 해야겠습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몫 이상의 행복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