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위대한 클래식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선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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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알렉상드르 뒤마/크레용하우스]영화로 봤던 삼총사’, 소설로 읽어도 활기차고 긴박감 넘치네...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가미한 역사소설을 좋아한다. 시대극이나 역사 소설은 경험하지 못한 낯선 과거로의 시간여행이기에 설렘과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기에 좋아한다. 프랑스 시대극 <삼총사>TV에서 영화로 만났던 고전 명작이다. 유독 달타냥이라는 이름이 강렬하게 기억되는 고전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17세기 프랑스 역사와 함께 한다. 당대의 프랑스의 루이 13세와 안 도트리슈 왕비, 영국의 버킹엄 공작 등 실존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역사적인 사실에 허구를 입힌 프랑스 역사소설이다. 17세기 인물들의 전형을 잘 그려냈다는 평판처럼 인물의 성격과 기질, 외모와 취향, 사랑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다. 마치 인물이 생생하게 되살아난 느낌이 들고, 17세기 프랑스를 거니는 듯 했다. 만약 프랑스인이라면 이 소설을 읽을 때의 몰입감이 더하지 않을까. 자신의 선조들 이야기니까. 마치 우리가 <명량>이나 <홍길동전>을 읽을 때 남다른 느낌이 들 듯 말이다.

 

배경은 1625년 경의 프랑스다. 프랑스 서남부 지방 가스코뉴 복장의, 다소 촌스런 모습의 다르타냥은 아버지의 친구인 총사대장 트레빌을 만나러 파리로 가게 된다. 하지만 다르타냥은 잠시 머문 여관에서 키가 크고 빰에 흉터가 있는 귀족에게 아버지의 추천장과 함께 가진 돈을 도난 당하게 된다. 재미있는 건, 정의감에 불타는 시골 청년 다르타냥과 사악한 흉터 귀족이 마지막까지 운명 같은 만남을 반복하며 사건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루이 13세의 경호대인 총사대에 들어가고 싶었던 다르타냥은 자격 미달로 근위대 추천장을 받게 된다. 이 소설에선 과연 다르타냥이 총사로서의 자격조건을 갖추느냐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트레빌 대장 자택에서 다르타냥은 흉터 귀족을 잡으려다 삼총사와 부딪치면서 각각의 삼총사로부터 결투를 신청받게 된다. 다르타냥이 그 유명한 삼총사 포르포스, 아토스, 아라미스를 결투장에서 만나는 순간, 리슐리외 추기경의 친위대의 공격을 받게 된다. 삼총사와 다르타냥은 결투금지법을 들먹이며 달려드는 친위대를 이기게 된다. 큰 승리를 거둔 네 사람은 결투 대신에 언제나 네 사람이 함께 할 것을 도원결의하게 된다.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다르타냥은 아버지의 소개장 없이 자신의 용기만으로 삼총사와 우정을 나누게 되고, 트레빌 대장의 칭찬과 그의 추천으로 에사르의 근위대에 들어가게 되고, 국왕의 금화 사례로 하인 플랑셰를 고용하게 되고, 비록 총사대엔 들지 못했지만 삼총사와 함께하는 멋진 파리 생활을 하게 된다.

 

무인들에게 평화로운 나날은 사치인가 보다. 다르타냥과 삼총사는 큰 사건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 왕비와 영국 버킹엄 공작의 연애 사건으로 아토스가 잡혀가게 되자, 이들은 정의를 위해 충성을 맹세하며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그 과정에서 리슐리외 추기경과 그 주변인들의 흉계를 알게 된다. 왕에게 받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왕비가 버킹엄 공작에게 준 사실을 안 추기경은 음모를 성공 시키기 위해 사람들을 포섭하게 되고, 왕에게 무도회를 열도록 부추키게 되고...... 이 소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다르타냥과 삼총사가 과연 프랑스 왕비와 버킹엄 공작을 위기에 몰아 넣으려는 리슐리외 추기경의 음모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지를 보는 것이리라.

 

다르타냥과 삼총사의 활약 중에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역시 성질 급한 다르타냥이다. 좌충우돌 하면서도 왕에 대한 충성을 다하는 모습에서 열혈전사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한때 다르타냥이 짝사랑했던 밀레디의 대반전이다. 사악함의 전형이랄까.

 

책으로는 처음 만나는 <삼총사>. 뒤마의 문장으로 만나는 이야기엔 프랑스 왕비와 영국 버킹엄 공작의 사랑, 왕비와 공작에게 판 추기경의 함정들, 버킹엄 공작의 슬픈 결말 등이 어우러진. 신난 활극과 아슬아슬한 로맨스, 짜릿한 서스펜스, 긴박감이 도는 추리물의 재미를 종합적으로 선물하는 소설이다. 시대극 로맨스 액션 추리물이 종합된 역사소설이랄까.

 

역사적 주제, 그 당시의 전형적인 인물들 묘사, 지역적 기질, 성미 급한 청년들을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기에 인물이 살아잇는 느낌이다. 중세 기사나 총사들의 충성심, 내기와 결투에 자존심을 건 무인들, 혈기 왕성하고 성미 급한 청년들, 사랑 때문에 일을 그르칠 뻔한 이야기도 재미잇지만 역시 다르타냥의 활약이 가장 돋보이는 흥미진진한 시대물이다. 이전에 영화로 봤던 삼총사. 역시 뒤마의 문장으로 읽어도 활기차고 긴박감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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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5-1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타냥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예요 ㅋㅂㅋ, 저두 역사소설 참 좋아하는데 상상력이 덧데여진 소설들 재밌더라구요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도 그렇구요 ㅋ

봄덕 2015-05-15 05:18   좋아요 0 | URL
저도 김진명 작가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최근엔 <싸드>도 의미 있는 소설이었고요... ㅎㅎ
 
조선패설, 밀애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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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패설  밀애 1/월우/아름다운날]로맨스 스릴러, 조선판 책 읽어 주는 남자, 쫄깃하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 읽어주는 남자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마도 매력적인 책 읽는 소리에 반해 상상의 세계로 쉽게 몰입한다는 점이 아닐까. 책 읽어주는 라디오, 라디오 소설처럼 멋진 성우의 목소리로 듣게 되는 소설은 단언컨대 몰입이 쉬우니까.

 

 

 

조선패설 밀애 1.

책을 읽어주는 남자 조선 버전이다. 매력적인 외모에 감성적인 목소리를 지닌 전기수 홍 생원, 병조참판의 철없는 막내딸 동희, 동희의 친구이자 죽은 아버지의 원한을 갚고자 목숨을 건 계략을 펼치는 혜방 아씨, 혜방을 그림자가 되어 혜방을 지켜주는 듯하지만 미스터리한 남자 쾌 등 4명의 젊은 청춘들이 나온다. 이들의 밀고 당기는 사랑과 우정, 원한과 복수에 대한 이야기가 쫄깃하면서 스릴 있다.

 

낮 시간에 활동하는 전기수가 귀신이나 도깨비놀음, 장수들의 영웅담 등의 패설(민간소설)을 읽었다면, 밤 시간에 활동하는 전기수는 젊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밤마다 명문가의 여인들을 모아 남녀 간의 정을 다룬 애정 패설로 이야기한다는 설정이 묘한 상상을 자극하며 재미를 더한다. 규방 규칙이 엄격하던 시절에 양반가 내방에서 일어나는 야독연이라니, 흥미롭지 않은가.

 

책에선 야독연에서 만난 혜방은 전기수 지언에게 병판대감 댁 막내 딸 동희의 마음을 훔쳐 달아나 달라고 부탁한다. 병판대감의 사위가 된다면 출세를 할 수 있을 거라면서 부추 키지만 정작 지언은 혜방에게 매력을 느낀다. 풍지박산된 집안의 원한을 풀고 싶었던 혜방 아씨의 복수극엔 세책방 황영감과 그림자 같은 남자 쾌가 늘 동행한다. 하지만 이들의 복수극을 눈치 챈 병조참판 역시 자신의 야심찬 음모를 밀고 나가는데…….

 

병조참판과 혜방의 집안 사이엔 어떤 원한 관계가 있는 걸까. 전기수 홍 생원과 혜방 아씨는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아버지의 심복인 일경에게 잡힌 동희의 미래는 어찌 될까.

 

세책방과 패설, 전기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로맨스 스릴러다. 무엇보다 패설을 읽어주는 조선남자 홍 생원의 매력이 돋보였던 책이다. 홍생원을 더 까칠하고 나쁜 남자로 그렸어도 좋을, 혜방 아씨를 더욱 팜므파탈로 그렸어도 좋을 쫄깃한 패설이다. 조선판 책 읽어 주는 남자,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조선패설 밀애 2>에선 더욱 흥미진진 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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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
단 T. 셀베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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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현대문학]스웨덴 스릴러, 컴퓨터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다니....

 

이젠 스웨덴 스릴러다. 현실 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스릴러다. 인터넷 공간과 현 공간을 연결하는 체험도중에 열병을 앓게 되는 스릴러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생체내로 들어와 인체를 감염시킨다는 이야기에 섬뜩해지고 오싹해진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기야 하겠어? 혹시 앞으로 가능하지는 않을까, 별별 생각을 하며 읽은 책이다.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미르와 성격이 급한 나딤 사이에 태어난 모나는 유탄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 유탄의 폭발로 죽게 된다. 이스라엘에서 발사한 유탄이라 생각한 사미르는 딸 모나의 원수를 갚고자 컴퓨터 바이러스 개발에 착수한다.

 

스웨덴 뇌과학자인 에리크는 마인드 서프연구 프로젝트를 완성한 뒤 아내 한나와 친구 맛스에게 마인드 서프 테스트를 하게 된다. 마인드서프란 뇌의 활동을 해석해서 디지털 신호로 번역할 수 있다는I 프로그램인데, 두개골 외부에 젤 형태의 나노젤을 바르고 센서 헬멧을 쓴 후 생각만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마인드서프 테스트에 참여했던 에리크의 아내 한나와 동료 맛스가 의식을 잃고 열병 증세를 보이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마침 한나가 다니던 이스라엘 금융회사를 비롯해 전 이스라엘 은행들이 강력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된다. 한나와 맛스의 공통된 증상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은행 프로그램에 접속하면서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내를 살리기 위해 안티 바이러스를 찾아 나선다. 에리크는 컴퓨터 바이러스인 모나 개발자를 찾아가게 되는데…….

 

이스라엘과 이웃 이슬람 나라들과의 끝나지 않는 전쟁, 이스라엘 은행과 금융 시스템을 마비시켜 이스라엘을 위기로 몰려는 이슬람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의 전술, 이스라엘을 1967년 이전의 국경선으로 돌아가게 하려는 이들의 계략, 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보복을 하고 싶었던 어긋난 부성애 등이 촘촘하게 얽히고설켜 읽는 재미를 선물한다. 혼동을 주는 아랍계 이름으로 인해 초반엔 애를 먹은 소설이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걸린 사이트에 접속하면 인체도 바이러스에 걸려 열병을 앓는다니,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점점 무너지고 있기에 어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넷의 바이러스가 네티즌들을 자극하기도 하니까.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세계의 대립, 이스라엘과 아랍 세계의 마찰, 모사드와 헤즈볼라의 성전, 컴퓨터 바이러스와 부성애의 결합, 로맨스와 국제 첩보전까지 담은 거대한 스케일의 스웨덴 스릴러다.

 

책을 읽고 나니, 과학적 상상력과 지능형 스릴러의 결합, 게다가 SF적인 요소까지 가미된 국제 첩보물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할리우드 영화로 나올 예정이라니 기대가 된다.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정말 궁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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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소녀 우리같이 청소년문고 14
이정옥 지음 / 우리같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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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소녀/이정옥] 머릿속이 복잡했던 가위소녀에게 무슨 일이…….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는 법이다. 남에게 보이기 싫어 잘라버리고 싶은 삶이 있는 법이다. 차마 그때는 깨닫지 못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도려내고 싶은 상처나 잘라내 버리고 싶은 삶이 아물게 되고 흔적을 남기다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법이다.

 

 

정서적으로 예민한 십대 시절, 친구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가족의 비밀을 안고 있다면, 그런 비밀을 들키고 놀림감이 된다면 얼마나 고통이고 상처가 될까. 하지만 지금의 상처가 견디기 힘들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머리카락을 잘라야 할까.

 

소설의 주인공은 서울대 나온 할아버지, 교육열이 대단한 할머니, 자폐증을 앓는 삼촌, 장애를 가진 엄마와 함께 사는 가위 소녀다. 줄여서 위소로 불리는 소녀다. 할머니는 위소를 위해 교육열이 높은 강남으로 이사 오지만 위소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친구들과 거리감도 느끼지만 늘 위소라며 놀림을 당한다. 그러니 위소 스스로도 투명인간처럼 행동하며 친구들과 무신경하게 지낸다.

 

학교에서는 최서현을 중심으로 한 귀족세력과 유민주를 중심으로 한 신흥 세력의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과외 없이 공부하는 유민주의 수학실력이 과외와 선행의 힘으로 성적을 유지하던 최서현을 누르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내곡동에서 벤츠를 타는 아이로 알려진 유민주가 위소에게 고백을 하면서 위소의 생각에 변화가 오게 된다.

민주는 부잣집 딸이 아니라 자신의 엄마가 가정관리사이고 엄마가 일하는 부잣집에 얹혀산다는 것이다. 그리고 위소의 이모할머니인 큰샘의 황토방에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전에 가위를 들고 선배들에게 대들던 위소의 모습, 엄마의 벌거벗은 모습 때문에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는 위소의 처지까지 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큰샘을 통해 자존감도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에 민주는 학교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처지를 고백하면서 당당해져 간다.

 

위소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가위를 가지고 다니며 자르던 소녀로 유명했다. 친한 친구들마저 거침없이 위소라며 은근히 무시하는 모습에 위소는 상처를 받곤 했는데……. 민주가 자존감을 찾는 모습, 세월호 사건을 보고, 이모 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위소도 심리적인 안정을 찾게 된다. 이후 위소는 머릿속이 복잡해질 일이 없게 되자 머리에 가위를 대지 않게 되는데......

 

 

자폐증 삼촌과 자기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장애 엄마를 소녀가 강박증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자신을 무시하는 아이들을 잘라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던 소녀의 작은 일탈에 대한 이야기다.

위소의 말처럼 차별과 무시는 무지에서 생기는 것이다. 배려와 이해가 없는 데서 생기는 것이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서로의 차이를 존중해야 함을, 누구도 함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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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친구들 1
줄리언 반스 지음, 한유주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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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친구들 1/줄리언 반스/다산책방]줄리언 반스의 매혹적인 문장으로 만나는 아서 코난 도일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했다는 건 행복이다. 독자로서 좋아하는 작가를 간접적이나마 만날 수 있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해서 이 책은 내게 행복이자 축복 같은 책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이미 만났던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 그의 신작 용감한 친구들 1을 읽으며 행복한 전율을 즐겼다고 할까. 문장의 매력에 빠지고, 서사의 스릴감을 즐기고, 무엇보다 셜록 홈스를 창조한 아서 코난 도일의 일생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어릴 적, 읽은 <셜록 홈스>시리즈는 너무나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 있다. 독서의 재미를 알려 준 책이었다. 한동안 셜록 홈스가 실존 인물이고 작가로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고 축복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책에서는 아서와 조지, 전혀 다른 두 남자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서술하고 있다. 두 남자는 자라는 환경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기에 마치 평행선을 달리듯 만남이 없는 관계다. 평행선이 그렇지 않은가. 잘못 되지 않고서는 만날 수 없는 삶이다. 하지만 제목에서 암시 하듯 누군가의 삶이 비틀리고 찌그러지면서 평행선 상태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죽을 때까지 만날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두 남자의 만남이 물론 1편에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단지 마지막 문장으로 암시를 줄 뿐이다. 그러니 2편이 무척이나 기대되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 셜록 홈즈와 동일시했던 아서 코난 도일의 어린 시절 이야기, 어머니에게서 들은 숱한 기사도 이야기를 통해 키운 상상력들, 작가로서의 기질이 어렸을 때부터 드러났다는 점, 사회의 편견과 부조리에 맞설 정도로 정의감에 불탄 청년이었다는 점, 안과 의사로서의 성실한 생활, 작가로 데뷔하고 셜록 홈스를 창조하는 과정, 스위스에서 죽음을 맞는 셜록 홈스 이야기를 다시 부활시키라는 영국인들의 열광 등을 볼 수 있어서 즐겁게 읽은 축복 같은 책이다.

 

또 다른 소년인 인도계 혼혈인으로 자란 조지 에들러는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선량한 소년으로 자란다. 상상력은 부족하지만 부모나 타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성실한 소년은 법학을 전공한 뒤에는 이름 없는 사무변호사가 된다. 하지만 동양인 혈통에 대한 편견 등으로 악의적인 편지와 평판에 시달리게 된다. 편지와 거짓 장난질이 계속된다. 이상한 광고가 게재되거나 이상한 물건이 배달되거나, 경찰의 조롱거리마저 된다.

 

하인리히 법칙처럼 사고는 예고가 있는 법이다. 결국 어릴 적부터 악의를 가졌던 이들로부터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너무나 선량했던 한 청년이 흉악한 범인으로 만들어지고, 거짓말조차 하지 않던 청년이 한 순간에 짐승 같은 인간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 결과에 이르기까지 경찰과 법정, 사회 구성원들의 인종 차별과 편견, 악의가 깔려 있었다는 이야기에 기가 막힐 정도다. 조지의 이야기는 짜릿한 스릴과 끔찍한 전율을 선물한다.

 

 

제목처럼 2편에서는 인종적 차별과 악의적인 편지, 사회적 편견에 맞서 조지를 돕는 아서가 등장할 것 같은데……. 아서와 조지가 어떻게 힘을 합칠까. 몹시 궁금해진다. 영적인 인생으로 다시 태어나는 아서의 삶도 궁금해진다.

 

줄리언 반스의 매혹적인 문장으로 만나는 아서 코난 도일 이야기다. 19세기말 20세기 초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실존 인물인 아서 코난 도일과 조지 에들러의 평행선 같은 삶이 비틀리면서 만나는 이야기, 무척 통쾌하고 스릴 있다. 실화를 소설화 했고, 무엇보다 아서 코난 도일의 일대기를 어린 시절부터 생생하게 살려냈다는 점에서 셜록 홈스의 팬들이 가장 열광하지 않을까. 줄리언 반스 작품 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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