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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구 돔을 구하라 - 공존을 위한 생태 과학 소설 ㅣ 사계절 지식소설 9
이한음 지음 / 사계절 / 2015년 4월
평점 :
[위기의 지구 돔을 구하라]화성 거주를 염두에 둔 실험, 지구 돔이 가능한가.
지구의 인구는 늘고 있는 데 반해 인간이 살 땅과 자원은 부족해지고 있기에 걱정된다. 이러다가 화산 폭발하듯 지구도 폭발하지 않을까. 공룡들이 전멸한 다섯 번째 대멸종의 시기가 가고 이젠 인간이 최고 포식자로 등극한 여섯 번째 대멸종의 시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빙하가 녹고, 섬이 물속으로 사라지고, 식물의 생육 환경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의 열을 식힐 뾰족한 대책은 없다. 이래도 괜찮은가.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만한 쾌적한 행성만 있어도 이런 걱정이 줄어 들 텐데. 어디 그런 행성이 없을까. 실제로 과학자들과 기업가들이 힘을 합쳐 화성에 지구인이 살 만한 돔 건설을 계획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인간이 살 수 있는 폐쇄적인 자급자족형 지구 돔을 만들어 실험했다던 ‘바이오스피어2’를 바탕으로 한 가상소설이다.
호기심이 많은 남윤은 세계적인 곤충연구가인 아빠와 독서광인 누나 자윤과 함께 ‘뉴 바이오스피어’ 실험을 위해 만들어진 지구 돔에 따라가게 된다. 하지만 호기심 대장 남윤이 스위치를 잘못 누르는 바람에 돔은 정전이 되면서 자동 폐쇄돼 버린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게 되자, 본부에서는 3개월 간 임시 실험을 하기로 결정한다. 자급자족형 생태계를 목적으로 한 돔이기에 모두들 생계를 위해 역할 분담을 하면서 연구도 하게 된다.
지구돔은 화성 거주를 염두에 둔 실험용 시설이다. 이런 폐쇄된 공간 속에서 주어진 조건만으로 동식물과 인간이 지구처럼 살 수 있느냐를 실험하는 곳이다. 지구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특수 유리를 씌운 거대한 돔 안에는 열대 우림, 사바나, 사막, 바다, 호수, 아프리카 우림과 초원 등이 옮겨져 있다. 초원을 달리던 얼룩말, 열대 우림과 사바나의 균형에 한 몫 하는 코끼리, 최고 포식자인 늑대, 사바나의 강자인 사자, 열대 우림의 표범, 습지의 악어 등 모든 동물과 식물들이 들어와 있다.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말이다.
하지만 돔 안의 생태계 균형이 깨지면서 위기가 닥치게 된다. 풀무치의 증식과 돔 위를 덮은 두꺼운 먼지로 인해 태양광선이 차단된 것이다. 태양의 힘으로 살던 식물이 죽어가면서 동물마저 위기에 처한다. 자족적인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돔에서 자족은커녕, 인간의 생명마저 위협 받기에 이르고...... 결국 돔의 위기를 남윤과 자윤 남매가 해결하게 되고......
인류의 미래를 향한 지구돔 연구가 실제로 있었다니, 놀랍다. 실제로 화성 등에서 인간이 자급자족적인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실험인 ‘바이오스피어2’가 진행되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1984년에 구상되었고 1991년 9월 실험을 했지만 이산화농도의 증가로 실패했다고 한다. 지금은 환경 교육과 지구 온난화 연구 등에 쓰이고 있다.
자족적인 생태계 생활을 위해 소젖을 짜고 농사를 짓고, 자동화의 한계와 가능성, 지구의 산성화, 아마존 등 열대 우림의 파괴, 섭식, 경쟁, 공생 등으로 생물들이 서로 관계 맺는 이야기, 멸종하는 생물, 사라지는 섬들, 거미로봇의 오작동, 흰개미탑의 지혜와 풀무치의 위협, 자동화의 한계 등이 노아의 방주 같은 거대 지구 돔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영화 <헝거게임>에 나오는 거대 돔 같은 것을 실제로 구상했다니, 그런 돔 이야기를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니, 신기하고 재미있다. 화성 거주를 염두에 둔 실험인 지구 돔이 가능한가.
만약 지구 돔이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 달이나 화성으로 이주하려 하지 않을까. 문득, 가상의 미니 지구 돔이라도 체험하고 싶어진다.
책에서는 지구의 위기를 담은 이야기와 함께 생태학적인 지식도 소개하고 있다.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종, 생태계를 보호하고자 할 때 삼는 깃대종, 그 지역에 사는 종까지 덩달아 보호받게 하는 보호종인 우산종, 질병, 오염, 기후 변화의 지표로 사용되는 지표종 등 생태학 공부까지 할 수 있기에 색다른 생태 과학 소설이다. 만화 영화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