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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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안녕, 헤이즐> 원작소설, 다시 느끼는 감동~

 

영화 <안녕, 헤이즐>을 보면서 오랜만에 영화가 주는 감동을 느꼈다. 로맨스 영화이지만 식상하지 않고, 시한부 인생을 다룬 이야기지만 어둡고 칙칙하지 않았다. 아직은 어린 주인공들이 예정된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들이 고통스럽고 안쓰러웠지만, 웰다잉의 모습을 보여준 듯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순간순간 찰나 속에서 무한을 느끼며 서로의 사랑을 키워온 어린 연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드물게 주인공 검색까지 해 본 영화였다. 영화 <다이버전트>에서 남매로 나왔는데, 거스 역의 안셀 엘고트는 전혀 다른 이미지여서 이미지 변신에 대 성공한 영화다. 엘고트의 약간 껄렁껄렁한 장난기와 순수한 사랑 연기, 훈훈한 외모까지 진짜 제격이었으니까.

 

영화를 보고 원작 소설을 읽는다면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진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말이다. 영화의 줄거리, 멘트 하나하나가 기억나기에 소설로 읽게 되면 신선한 맛은 떨어지는 법이니까. 하지만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소설인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는 예상을 벗어난다. 단언컨대 소설이 더 재밌다. 영화의 거스 역의 안셀 엘고트와 헤이즐 역의 쉐일린 우들리의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대화가 주는 맛은 영화 이상이니까.

 

 

갑상선 암에 걸린 16세 소녀 헤이즐은 암이 폐까지 전이되면서 암세포 위성 병변으로 호흡이 곤란하다. 그래서 작은 산소탱크 가방을 끌고 다닌다. 그녀는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처방전의 하나로 서포트 그룹 집회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17세 어거스터스 워터스(거스)17세의 아이작을 만나게 된다. 아이작은 곧 수술하게 되고 장님이 된다고 한다. 거스는 한쪽 다리가 의족인 골육종 환자다.

 

잊히는 게 두렵다는 거스는 수류탄이 되어 남의 인생에 끼어드는 것이 싫다는 헤이즐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왜 그런 식으로 날 쳐다보는데?

-왜냐하면 네가 예쁘니까. 난 예쁜 사람들을 보는 게 취미인데, 얼마 전부터 삶의 단순한 기쁨을 부정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거든.

 

상징을 신봉하는 거스는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습관적으로 물고 있다. 그게 그의 상징이니까. 죽음의 상징인 암 환자지만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상징이니까.

 

-불을 붙이지 않으면 담배는 사람을 죽이지 못해.

-그리고 난 한 번도 불을 붙인 적이 없어. 이건 그냥 상징이라고. 잇새에 죽음의 물건을 물고 있으면서도 그 죽음을 행할 수 있는 힘은 주지 않는 거지.

 

헤이즐이 거스의 집을 방문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집안 곳곳에 걸어 놓은 격려의 말들은 저자가 남긴 결말에 대한 상징이자 암시 같다. 좋은 친구는 찾기 어렵고 잊기는 불가능하다, 진정한 사랑은 어려운 시기에 탄생한다, 집은 마음이 있는 곳, 가족이 전부다, 고통이 없이 어찌 기쁨을 알 수 있으리오? .

 

책임져야 할 죽음을 줄이고 싶어서 채식을 한다는 헤이즐, 그런 그녀를 배려하는 거스의 사랑. 소설 곳곳에는 헤이즐에 대한 거스의 절절한 사랑과 그런 거스에 대해 거리를 두다가 서서히 받아들이는 헤이즐의 애틋한 사랑이 있다.

 

헤이즐은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인 피터 반 호텐의 <장엄한 고뇌>, 거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만화 <새벽의 대가>를 서로 교환해 읽으면서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교환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헤이즐은 <장엄한 고뇌>를 쓴 피터 반 호텐에게 소설의 결말과 궁금했던 것들을 메일로 보내지만 작가에게선 응답이 없다. 주인공 안나가 혈액암에 걸린 것이 자신의 처지와 너무나 닮았고, ‘그런하고 책이 문장 중간에 끝나 버리는 것도 인생 같아서 좋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불문율이란 게 있다고. 난 책을 끝맺지 않는 건 그 불문율을 어기는 거라고 생각해.

-어떤 면에서는 내가 그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거기도 해. 그 책은 죽음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거든. 인생을 살던 와중에, 문장을 이야기하던 와중에 죽는 거야.

 

책 출간 후 네델란드에서 은둔생활을 하는 작가를 직접 만나서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던 헤이즐, 결국 거스의 도움으로 작가를 만나게 되는데……. 거스는 피터 반 호텐의 비서에게 메일을 보내고 피터 반 호텐과의 만남이 추진된다.

 

-지극히 셰익스피어적인 복잡함을 안은 군의 비극에 감탄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모든 사람들은 확고한 비극적 결함을 갖고 있더군요. (중략) 소녀가 나아지거나 군이 아프게 된다면 별들이 끔찍하게 교차하지 않는 셈이 되겠지만, 별의 본질이라는 것이 서로 교차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고, 셰익스피어가 카시루스의 편지에 쓴 친애하는 브루투스여, 잘못은 우리별에 잇는 것이 아닐세./ 우리 자신에게 있다네.”라는 말은 틀려도 이보다 더 틀릴수 없는 말입니다. 로마의 귀족이라면(혹은 셰익스피어라면!) 쉽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별에는 잘못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건강한 며칠을 위해 아픈 날들을 기꺼이 내놓고 싶어서 떠난 네덜란드 암스텔담 여행. 반 호텐과의 만남은 엉망이 되지만 이 소설의 압권이 발생하게 된다. 호흡이 힘든 헤이즐이 무거운 산소탱크를 끌며 안네의 다락방에 올라서서 드디어 거스와 키스를 나누게 되는데.

수류탄이 되어 사상자를 내고 싶지 않다던 헤이즐이 거스에게 완전히 빠지는 순간이었다. 거스와 거리를 두려고 노력해도 거스의 사랑은 줄어들지 않았음을 알고 감동하는 순간이었다.

 

-무한대의 헤이즐, 어떤 무한대는 다른 무한대보다 더 크대.

 

 

죽음의 부작용인 암을 안고 서로의 고통을 느끼며 세상의 많은 상징에 대해 나누는 어린 연인들의 대화가 상당히 문학적이고 철학적이다. 자신의 암 치료를 포기하고 헤이즐을 따라 네덜란드 여행을 단행한 거스의 사랑. 상징을 신봉하는 거스와 죽음의 부작용을 이겨내는 헤이즐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에서 웰다잉을 생각하게 된다.

 

삶은 언제나 중간에 끝난다. 인사를 채 못할 수도 있고, 대화 중간에 막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런……이라고 말하다가 중간에 하직할 수도 있는 게 인생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의 순간을 즐기며 진정으로 사랑하고 살다간 어린 연인들의 이야기에서 진정한 사랑은 구원임을 생각하게 된다.

 

* 한우리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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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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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의 바다 위에서/이창래/RHK]노벨상 유력 후보, 이창래의 미래 모험소설~

 

 

대화체가 많으면 아무래도 술술 읽힌다. 흥미 위주의 소설이면 순식간에 읽게 된다. 하지만 대화체가 아주 적거나 내용에 의미와 상징이 많이 담긴다면 곱씹으며 읽어야 하기에 아무래도 천천히 읽게 된다. 더구나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자의 소설이라면, 깊은 속내를 파헤쳐야 소설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하게 되기에 더욱 차분하게 읽게 된다. 이 소설이 그런 소설이다. 주제 사마라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는 느낌이다.

    

 

중국의 어느 강기슭에 있는 자갈 색깔의 마을에서 왔던 소녀 판은 B-모어 지역의 수조에서 일하는 잠수부다. 작은 키의 호리호리한 그녀는 사람을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소녀다. 덜 수다스럽고 더 총명해서 지혜롭게 보이기까지 하는 그녀다.

수조 속에서 하는 잠수부 일이란 수조 내부를 청소하는 일이다. 수조에서는 최상의 물고기를 길러 차터 지역에 공급하게 된다.

 

바야흐로 세상은 차터 지역과 B-모어 지역, 자치주로 구분되는 시대다. 차터 지역은 B-모어 지역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완벽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하며 B-모어 지역을 통제하며 살아간다. 차터 지역은 귀족스러운 생활을 누리며 위험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온갖 의료시설이 되어 있다. B-모어 지역은 차터 사람들에 의해 스크린과 조종 장치로 관리되는 노동자 집단이다. 이들은 차터 사람들에게 물품을 공급하며 살아가지만 생활에 불편이 없기에 가시적인 불평은 없는 사람이다. 자치주는 마음대로 살아가는 불법천지의 구역, 무정부 상태의 혼란뿐인 구역이다.

이 세 구역은 각기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정문이 있다지만 서로 간의 소통은 없는 세상이다. 서로의 생활에 대한 정보도 없지만 관심조차도 없다. 습관이 되면 관성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이들 지역들은 적어도 겉으로는 큰 불만이 없이 제각각 살고 있다.

서로의 구역을 높다란 담이 구분하고 있기에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무심하다. 습관화되고 세뇌가 제법된 사람처럼, 정형화된 계급대로 구분된 지역에서만 살아가고 있다. 무뇌의 시민들, 통제된 기계인간처럼 하루하루를 살 뿐이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무심함이 공고화된 세상이다.

 

어느 날 작업장에서의 실수로 관리자가 레그를 호출한다.

레그는 판의 남자친구이며 수조 위에 있는 채소 선반에서 자라는 채소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꿈을 꾸는 듯 여기저기 쏘다니는 버릇을 지닌, 변덕과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소년 레그의 행방불명은 판을 움직이게 하는데.

묘연해진 레그의 행방에 대해 모두들 무관심하지만 판은 그의 아이를 임신했기에 레그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차터 지역으로 이유 없이 잡혀간 남자친구를 찾아 어린 소녀로서는 처음으로 B- 모어 지역을 벗어나는 판. 하지만 남몰래 정문을 벗어나 걷던 중 폭우가 내리면서 자치주의 광적인 운전자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우연이 운명이 도는 순간이다.

운전자는 자치주의 수의사 퀴그다. 한때 차터에서 살았던 퀴그는 불법거래로 차터를 쫓겨나 자치주로 온 것이다. 판은 자치주에 머물면서 일부 무너진 차터 사람들이 자치주에 오게 된 사실, 자치주와 차터 지역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그리고 퀴그의 차를 타고 차터로 떠나게 된다.

 

고급스럽고 활력이 넘치는 차터에 온 판. 판은 차터 가정에서 일을 하며 잘 지낼 수 있도록 교육을 받게 되고, 차터에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레그를 쏙~ 빼닮은 의사 비크를 만나게 된다.

한편, 레그가 사라지고 판이 떠난 후 B-모어 지역도 조금씩 변화한다.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B-모어 지역을 떠난 것이다.

 

C-질환에 걸리지 않는 체질인 레그, C-질환에 대한 두려움으로 온갖 약품개발에 몰두하는 차터 사람들, 자신의 틀을 깨고 껍질 밖으로 나오는 판의 모험담이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리고 있기에 우울함마저 들게 되는 소설이다.

   

일개미와도 같은 공동체인 B-모어 지역이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철두철미하게 관리되고 있는 현실, 스크린과 조종 장치들이 가득한 관리자의 방을 통해 스케줄이나 절차상의 사소한 변경도 호출로 이뤄지고 관리된다는 현실이 기계가 스마트해진 이후의 세상을 보는 듯해서 씁쓸해진다.

 

세상은 잘 먹고 잘 살게 돌아가고 있다면 비록 경제적인 차이나 계급의 차이가 나더라도 대체로 불만을 터뜨리지 않을 것이다. 몸이 편안해진 세상에서 사회적 이슈나 정의라는 가치에 무심해져 가는 현실을 비유한 듯 보인다.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이창래다. 그는 노벨 문학상 수상 유력 후보 작가라고 한다.

이 소설은 가상의 미래 사회에 살고 있는 중국계 잠수부 소녀 판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자유보다 안정감, 개성보다 고착화를 중요시하는 계급 사회를 묘사한 디스토피아적인 소설이다.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자의 소설이기에 분명 읽기가 쉽지 않은 글이다. 많은 생각과 많은 행간의 의미, 비유들을 파악해야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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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연인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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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연인/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북로드]참신한 북유럽 스릴러~

 

아무도 믿지 마라! 모두를 경계하고 의심하라!

이는 스릴러의 참인 명제다.

 

북유럽 스릴러인 소피 브링크만 시리즈 제1! <악명 높은 연인>

이전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등 타우누스시리즈를 발표해왔던 북로드의 야심작!

2011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고의 화제작이기도 했던 작품이다. 영화로도 만들어 진다고 한다.

    

시작은 언제나 우연을 가장한 운명적인 만남에서 비롯된다. 더구나 인생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평범한 미망인 소피 브링크만은 중학생 아들 알베르트와 스톡홀름 교외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간호사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에 회오리 같은 바람이 몰아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맡은 환자 엑토르의 당당하고도 솔직한 태도, 관찰력 있는 눈매와 그녀를 향한 관심에 마음이 끌리게 된다. 거친 외모에 사색적인 깊이까지 있는 엑토르를 볼수록 매력을 느끼게 된다. 물론 엑토르 역시 소피에게 끌리게 된다.

 

퇴원한 엑토르와 몇 번의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일상은 예전의 평범한 삶으로 되돌릴 수가 없게 된다. 엑토르는 겉으로는 출판사 안달루시아의 개의 사장이지만 불법무기거래와 마약밀수를 하는 구스만 파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엑토르의 아버지는 선한 구스만이라고 불리는 지역의 유지이자 자선 사업가였다. 하지만 그는 마약과 불법무기 거래의 보스였다.

 

독일인 랄프 한케가 구스만 일당의 물건을 훔쳐가면서 구스만 파에게 정면승부를 걸어오게 된다. 그래서 소피는 의도치 않게 코카인 밀수 루트를 둘러싼 스페인과 독일 범죄 조직 간의 전쟁에 끼어들게 된 것이다.

 

한편, 엑토르와 그의 수족인 아론을 미행하던 구닐라는 노련한 경찰의 촉을 발휘하며 소피가 수사의 초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미행을 붙이게 된다. 소피의 집에 몰래 감청장치를 하게 된 경찰 라르스는 남몰래 소피를 좋아하게 된다. 경찰 구닐라는 소피를 폭력과 협박으로 조종하려고 하는데.

 

소피는 엑토르를 만나면서 무기 밀매상이 된 첫사랑 옌스까지 만나게 된다. 엑토르가 한케에게 잡히자 소피도 엑토르를 구하려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경찰에게 맞은 소피의 아들 알베르티는 전신 마비 증상을 갖게 된다. 그리고 엑토르마저 의식을 잃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뜻이 아니지만 구스만 조직의 중심에 서게 된다. 경찰에 맞아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아들의 원한마저 깊아야 했고, 의식을 잃은 엑토르의 대리권자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주 잠시만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리라 예상했던 그녀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소설 속에서는 경찰의 기만과 폭력, 서민의 발이 되어야 할 경찰의 배신, 선함을 가장한 기업가들의 불법적인 모습을 보며 경찰과 폭력조직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는 상황들이 전개된다. 배신과 음모가 엎치락뒤치락하기에 결과를 전혀 예측하기 힘들다.

 

소피에 대한 엑토르의 관심은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엑토르를 향한 소피의 관심은 무엇일까.

경찰과 범죄 집단과의 싸움에서 서로 얽히고설키는 과정, 평범한 삶에서 특수한 삶을 살게 되는 소피의 선택 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북유럽 스릴러는 처음 접하지만, 영화로 나올 정도의 긴박감이 흐르기에 재미가 있다. 독특하고 시원시원한 스릴러라는 평판답게 후반부로 갈수록 읽히는 맛이 있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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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잡이 1
KBS 조선총잡이 제작팀 지음 / 이답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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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잡이1/이답]소설로 읽으니 더욱 애틋한 조선총잡이~

 

 

KBS 드라마 <조선총잡이>를 보면서 참신하다고 느꼈다. 개화의 물결과 함께 조선에 총이 들어오던 초기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다.

서부의 총잡이가 아니라 조선시대의 총잡이라니. 화끈한 액션물이 조선에도 있었다니. 검이나 조총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조선의 총잡이 액션물이 정말 신선했다고 할까. 더구나 액션에 로맨스, 미스터리까지 가미된 시대극이었기에, <기황후>이후 오랜만에 TV 앞에 앉아서 본 작품이다.

   

 

 

 

 

 

그런 작품을 소설로 읽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감에 하룻밤에 읽은 소설이다.

평생을 함께했던 익숙한 검 대신 낯선 총을 선택한 사나이의 이야기에 당파싸움, 그 시절의 혼란스런 정세, 시대풍속, 애절한 사랑까지 버무려진 꿀맛 같은 비빔밥을 먹은 느낌이다. 아쉬워서 자꾸 들춰보게 된다.

 

1874년 개화파와 수구파의 대립 속에서도 조선의 개방은 이뤄지고 있었다. 고종은 개방을 추진하고 싶어 했지만 기득권을 가진 지배층들은 수구파였다. 현암을 위시한 개화파들은 고종을 중심으로 개국을 위해 노력하지만 수구파들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된다. 여태 보지 못한 총으로 주요 측근들이 한 방에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하면서 고종은 자신의 친위부장 박진한에게 총잡이의 실체를 파악해서 해결하라고 한다. 왕명이 천명이던 시절이었기에 조선 검객이자 무사인 박진한은 총잡이 수색에 나서게 된다.

 

한편 박진한의 아들 박윤강은 선비로 분장한 수인을 만나면서 수구파 총잡이의 목표물이 된다. 그리고 선비라던 수인이 남장 여자임을 알게 되면서 알 수 없는 매력에 끌려들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잔인한 걸까. 이들의 사랑이 채 여물기도 전에 윤강의 아버지 박진한은 수구파 총잡이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더구나 아버지의 무참한 죽음 뒤에는 대원군에 대한 역모를 꾸몄다는 모함으로 자식들마저 노비로 끌려가게 된다. 그리고 박윤강은 위기를 피해 의도치 않게 일본에서 일본인으로 살아간다.

 

3년이 지난 후, 윤강은 야마모토 상단의 대리인이 되어 다시 조선을 찾는다. 윤강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누이동생을 찾아야 했기에 철저히 일본상인 하세가와 한조로 행세하면 살아간다.

 

하지만 경기보상의 여접장인 혜원과 자매처럼 지내던 수인이 경기보상의 화약기술자로 둔갑하면서 한조와 마주치게 된다. 시건방지고 못된 일본인 한조가 윤강이라고 믿는 수인과 윤강의 또 다른 속내에 반하는 혜원의 짝사랑이 펼쳐지는데......

   

<조선총잡이>1편에서는 재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보부상단의 여접장 최혜원. 그녀의 아버지 경기보상 도접장인 최원신, 혁명을 꿈꾸는 영의정의 서자 김호경, 한량에서 총잡이로 거듭나는 윤강, 남장여인에서 사랑스런 여인으로 변신하는 역관의 딸 수인의 이야기가 얽히고설킨다.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정세, 탐욕과 이기심, 의리와 용기, 한 남자를 향한 끝없는 사랑과 한 여인에 대한 사나이의 사랑, 가문의 명예를 지키고자하는 사나이의 자존심 등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칼은 조선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는데. 칼을 잘 쏘고 활을 잘 쏜다는 것은 조선 무인의 자존심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총은 새로운 세계에서 온 도발이었고 용기를 필요로 한 무기였다.

 

평생을 함께하던 검을 버리고 총으로 맞서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그 복수를 위해 총잡이가 되어 나타난 사나이의 분노에 찬 시대활극이다. 물론 2부에서는 그의 활약으로 정의가 실현되는 통쾌함을 선사하겠지.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육군을 조총으로 무장시킨다. 화승총은 한 번 쏘고 나면 다시 장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19세기에 들어 서양의 후장전식 격발 총이 들어오게 된다. 개화기의 신문물 유입과 함께 조선으로 들어 온 신식 총 한 자루가 무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이야기다. 개화파와 수구파의 정쟁, 기득권을 지키려는 양반과 개화를 주장하는 양반들 사이의 암투. 그 사이에 싹트는 사랑이야기가 드라마만큼이나 재미있다.

 

http://tvcast.naver.com/v/187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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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 장편소설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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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이순신/이재운/책이있는마을]소설로 만나는 이순신 장군!~

 

 

나라를 구한 명장, 살신성인의 애국정신을 보여준 군인, 백척간두에 있던 조선을 위기에서 구해낸 영웅, 지금도 백성들의 가슴에 살아있는 역사적인 인물이라면 단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일 것이다.

요즘 영화로, 드라마로, 난중일기로 다시 만나는 이순신 장군이지만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가 않다. 지금처럼 혼란의 시대에 이순신 같은 지도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금의 지도자들도 성웅 이순신의 용기와 헌신, 그 당당함과 충정을 본받을 수는 없는 걸까.

    

 

소설은 삼도수군통제사인 이순신 장군이 어명으로 금부도사의 손에 붙잡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죄가 없는, 오히려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려는 이순신 장군을 체포하다니. 그 시절의 정치·경제·사회 분위기를 단적으로 알 수 있기에 가장 속상하고 답답한 대목, 어이없어 실소를 내뱉는 부분이다.

 

관복을 벗고 양민의 옷으로 갈아입고 두 손은 포승에 묶인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본 백성들은 성난 얼굴로 체포를 막아선다. 왜군에 의해 망해가는 나라를 이순신 장군이 구한 사실을 백성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순신은 자신을 체포하라는 어명에 의해 순순히 의금부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서인출신 윤근수에게 고문을 받게 된다. 서인이 아니면 동인이었고, 동인 유성룡이 친구였기에 이순신도 동인이 되어 있었다.

   

당파싸움이 정점이던 시절이었으니 없는 죄도 만들어내고 우기며 죄인을 만들던 시절이었다.

없는 죄를 만들어 내려는 윤근수와 고문에도 거침없이 말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이었기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 어떠한 고난에도 당당하게 살겠다는 대장부의 의연한 모습에서 이순신의 곧은 심지가 돋보인다.

 

나는 진중에 여자를 둔 적이 없소. 재산이 있다면 나라를 위해서 만든 무기와 배가 있을 뿐이오. 또 굶어죽는 백성들을 도와준 것이 무슨 죄라는 말이오. 나는 백성들에게 농사를 짓게 하고 소금을 굽게 학 고기를 잡게 하여 먹여 살린 죄밖에 없소. 또 왜적을 무찌를 생각은 했어도 내통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소. 요시라 같은 첩자와 내통하는 자가 대체 누구요!(본문 중에서)

 

자신을 협박하는 윤근수의 고문에도 할 말을 당당히 하던 이순신은 갖은 고초 끝에 정탁의 상소로 풀려나게 된다. 하지만 건장하던 체격은 고문을 버티지 못해서 수차례 실신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 노쇠해졌다. 그리고 다시 어명에 의해 백의종군하게 된다.

    

동인과 서인의 당파싸움이 극에 달해 있던 시절, 애꿎은 인재만 희생을 당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경쟁자 원균의 시기와 서인들의 음모는 절정에 달했으니. 더구나 일본이 조선을 따돌리고 명과 강화회담을 하고 있었다.

밖으로는 일본군의 침입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안으로는 시기하는 사람들의 모함으로 마음이 괴로운 이순신. 쉰을 넘긴 나이에 백의종군이라니. 그래도 그는 나라에 대한 걱정으로 충성을 다하려고 한다. 사면초가의 입장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싸우려는 이순신의 충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시기와 모함으로 가득한 삶, 고초와 고문으로 일그러질 수도 있는 인생이었지만 이순신을 일으켜 세운 것은 부모에 대한 효, 가족사랑, 나라에 대한 군인으로서의 충성이었다.

 

부모님의 죽음도 지키지 못해 애타하는 모습은 읽을 때마다 속이 타고 애가 타는 심정이다. 인재를 몰라주는 임금이나 인재를 시기하는 관리들이나 매 한가지로 어리석게 여겨진다. 더구나 이순신이 왜군과 내통하고 뇌물을 받았다는 모함으로 결국 옥에 가두고 고초를 겪게 했으며 53세의 나이에 백의종군까지 하게 했다니. 평생을 강직한 군인정신으로 살면서 음모와 고초로 가득한 삶이 있을까. 평생을 나라를 구하려는 마음으로 살면서 그런 충정마저 오해하고 시기하는 이들로 가득한 인생이 있을까.

   

소설에서는 여진족을 무찌른 일, 건원보 전투, 유성룡이 징비록에 남긴 이순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무과시험에 합격해서 삼수 고을에서 권관을 지내며 감사 이후백과의 조우, 2323승의 이야기 등 평생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흐른다. 결말을 이미 알기에 억울한 장면에서는 더욱 답답하고 속상하기까지 한 소설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시기와 모함은 사라지지 않는 걸까. 이순신 같은 지도자가 각 조직마다 있다면......

사리사욕이 가득한 세상에 이순신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책이있는마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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