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존 그린.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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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존 그린/자음과모음]십대들의 성 정체성을 다룬 성장소설~

 

 

영화 <안녕, 헤이즐?>을 보면서 존 그린을 처음 알게 되었다. 죽음을 앞둔 십대들의 남은 삶에 대처하는 자세를 감동적으로 그렸기에 굉장히 먹먹했던 영화다.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인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읽으면서 존 그린의 십대들에 대한 이해, 수학에 대한 관심, 죽음의 철학에 대한 통찰, 재치 있는 문체에 끌렸다.

 

이번에는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의 공동 작품인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을 만났다.

십대들의 성 정체성과 동성애를 다룬 성장소설이다. 십대 남자아이들의 동성애, 십대들의 우정을 다루고 있기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기에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던 작품이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를 읽을 때와는 달라도 많이 다른 느낌이다. 단지 존 그린이 십대들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수확이랄까.

 

주인공인 윌 그레이슨은 타이니 쿠퍼와 베스트 프렌드다. 이들은 학교에서 동성-이성애자 연합(GSA)에 가입해서 같이 활동 중인 17세 고교생들이다. 윌의 절친인 타이니 쿠퍼는 남자 친구들을 좋아하는 게이다. 하지만 윌은 단지 타이니의 절친일 뿐이지 게이가 아니라며 늘 강조한다.

윌은 친구들과 함께 십대의 호기심으로 신분증을 위조해 무명 인디밴드 재공연 결성에 가기도 한다. 왕성한 궁금증으로 위조된 신분증을 갖고 포르노 가게에 가기도 한다.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은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엄마와의 갈등 관계에 있다. 윌은 여자 친구인 마우라의 지속적인 애정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다. 윌의 유일한 친구는 컴퓨터 채팅으로 알게 된 아이작일 정도로 친구가 없는 아이다.

어느 날 윌 그레이슨은 아이작을 만나러 간 포르노 가게에서 또 다른 윌 그레이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타이니의 애정공세를 받게 되는데…….

 

넓은 세상에서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많겠지만 한적한 포르노 가게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미성년자가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같은 이름을 가진 타인을 만난다면 어느 정도의 동질감을 느끼게 될까.

만약에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타인을 만나다면 동질감을 굉장히 느껴지지 않을까. 같은 이름을 가지고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애착과 동류의식을 느끼지 않을까. 또 다른 곳에 사는 또 다른 나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이 책은 십대들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동성애에 대한 고민, 부모와의 사랑과 갈등, 우정과 사랑 사이의 고민, 커밍아웃, 미래에 대한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520쪽에 걸쳐서 펼쳐진다. 존 그린과 데이비드 리바이선이 한 장씩 나누어 집필했다는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내용은 비록 취향이 아니지만 톡톡 튀는 문체는 존 그린다운 소설이다. 미국 사회 십대들의 문화, 성적 취향, 학교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십대의 성 정체성 혼란, 게이, 커밍아웃 등의 단어들이 이질감을 주지만 분명 어느 곳에선가 이런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십대들도 있지 않을까. 그런 십대들을 위한 위로의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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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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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누군가가 엿보고 있다는 기담집

 

일본 호러 미스터리로는 <검은 집>을 처음으로 접했다. 섬뜩함, 기이함, 오싹함이라는 무섬증 3종을 선물 받으면서 그 이후로는 호러를 가까이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번에는 일본 호러 미스터리의 거장이라는 미쓰다 신조의 <노조히메>. 표지부터 오싹한 기분이 들기에 밤늦은 시간에 펼쳤다가 다시 접었다. 그리고 주말을 틈타 밝고 화창한 기운이 드는 낮에 읽었다. 그래야 덜 무서우니까.

   

 

 소설의 내용은 소름끼치는 괴기스런 기담이야기다.

괴담을 수집하기 좋아하는 민속학 연구자의 비밀노트에는 50년 전 실제 체험이 담겨 있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실제로도 일어날 것 같은 괴담이고 기담이기에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다. 그 노트에는 노조키메와 관련된 엿보는 저택의 괴이종말저택의 흉사가 담겨 있다.

 

산의 나무 중에는 산신님이 깃들어 있다는 나무가 있다고 한다. 절대 베면 안 되는 나무를 노조키네라고 한다. 그런데 고의든 무지에서든 그 나무를 베어버리면 노조키네(엿보는 나무의 아이)가 찾아온다고 한다. 절대 베어서는 안 될 나무를 벤다면 엿보는 노조키네가 찾아오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이 나가버린다고 한다. 아니면 죽든가. 노조키네에서 파생된 단어가 노조키메다.

 

엿보는 저택의 괴이는 어느 산간의 대여 별장지인 리조트에 4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겪은 기담이다.

산간 지방이지만 리조트 주변에는 주변에 볼만한 것이 없고 오히려 적막감이 감도는 별장지다. 이렇다 할 관심거리도 없는 지역의 으스스한 별장은 쇠락한 느낌마저 든다. 별장뿐만 아니라 인근에 있는 마을, 산 속도 마찬가지로 쇠락한 풍경이다.

 

어느 날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금지된 산길에서 순례자 아주머니를 따라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갔다 오게 된다. 그 이후로 모든 아르바이트생들도 호기심에 함께 다녀오게 되면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누군가 엿보고 있다는 생각에 시달리면서 결국 2명이 죽게 되는데…….

 

어린 소녀의 방울 소리를 따라간 리조트 아르바이트생 카즈요의 기이한 경험과 죽음, 산 속 깊이 존재하는 폐촌의 정체, 순례자, 기도사 등의 존재가 오들오들 떨리게 한다.

    

누군가가 나를 엿보고 있다면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데. 더구나 그 존재가 귀신같은 존재라면 더욱 소름 돋는 상상이라서 사절이다.

오싹한 괴담집, 상상하기 싫은 기담집이지만 술술 읽히는 맛은 있다. 평소에 누군가 엿보고 있다는 생각은 심신이 허해서 생기는 강박증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런 기담집이 일본에는 많은가 보다. <도쿄기담집>도 있는 것 보면......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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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G를 찾아서
김경현 지음 / 서울셀렉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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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G를 찾아서/김경현/서울셀렉션]어느 조기 유학생의 삶을 통해 본 성장소설

 

디아스포라(Diaspora)는 원래 이산 유대인, 이산의 땅이라는 뜻이다.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분산(分散), 이산(離散)을 뜻한다. 역사적으로는 헬레니즘시대, 초기 기독교 시대를 통해 그리스 로마 전역에 흩어진 유대인의 이산을 의미한다.

 

지금은 離散의 시대가 아닐까. 교통 통신의 발달은 디아스포라를 부추기고 있을 텐데. 과거 한민족의 유민 본능이 지금 우리에게 흐르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만주와 시베리아, 유라시아 내륙으로 떠돌던 민족의 DNA가 우리의 조기 유학, 미국이나 유럽으로의 유학으로 내모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한국에서 나고 자라 미국으로 건너간 조기유학생들에 대한 디아스포라다. 어린 유학생들이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충격을 받고 깨져버리는 이야기다. 방황과 혼돈의 긴 여정 끝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주는 성장소설이다. 때로는 문화전달자로서의 역할도 하겠지만 미국 문화의 중심에서 벗어나 겉돌 수밖에 없는 유학생들이 느끼고 경험하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보여주는 유학드라마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다. 저자 역시 한 곳에서 오래 정착한 기억이 없을 정도로 삶의 터전을 자주 옮겼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건설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등을 떠돌았다. 그 이후로는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고교 시절을 보냈고 오하이오 주에서 대학을 다녔다. 지금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의 동아시아 어문학과 교수 있다고 한다.

 

과거 명문여대 영어과를 나와 지금 50대의 매력적인 이혼녀인 된 영미는 아들 열일곱 살인 지훈(G)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미국에 온다. 아이들과 싸워 3일 정학 처분을 받은 G는 지금은 정학 상태지만, G의 행방불명은 정학 기간 지켜야 할 수칙에 대한 불복종이므로 기한 내에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퇴학 처분될 수 있다고 한다.

 

아들을 명문고에 진학시키고 아이비리그에 입학시키는 것이 자신의 꿈이고 희망이었는데, 열일곱 살인 지훈이 아이비리그 입성을 앞두고 사고를 치다니. 게다가 아들이 임신한 여자 친구와 함께 학교가 아닌 산파를 찾아 애리조나로 떠나다니.

 

행방불명된 아들 G를 찾아 미국으로 온 엄마 영미는 미국에 사는 사촌 동생인 켱킴의 도움으로 G를 찾아 나선다. G의 행방을 찾다가 G의 여자 친구 페이지의 할아버지인 토머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지훈의 엄마 영미와 페이지의 할아버지 토마스는 지훈과 페이지를 찾아 애리조나로 떠나게 된다.

 

친구 윌리의 집이 있는 나바호로 인디언 산파를 찾아 나선 아이들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어른들은 자신들의 성장과 삶을 나누게 된다. 그리곤 법적으로 결혼 가능한 17세이기에 아이들에 대한 집착에서 점차 자유로워진다. 점차 편견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비견할만한 성장소설이다. 영화와 문학, 팝음악과 스포츠에 걸친 작가의 풍부한 문화사적 지식과 통찰이 사실적인 문체에 잘 녹아 있으며 문득문득 출현하는 날카로운 지성이 세련된 유머 속에서 빛을 발한다. -소설가 천명관

 

책을 읽고 있으면 미국 십대들의 성 경험과 독립심, 이혼, 낙태, 백화점 붕괴, 베트남 파병, 조기 유학생들의 애환, 부모들의 편견과 자존심에 독립하지 못하는 아이들, 한국과 많이 다른 미국의 십대들의 학교풍경 등이 펼쳐진다.

 

어느 조기 유학생의 삶을 통해 본 성장소설이지만 G의 엄마, 삼촌인 켱킴, 페이지 할아버지의 성장 이야기도 거대한 강물처럼 흘러나온다. 결국 아이들을 찾아 나선 여행길이 각자의 아픔과 슬픔을 드러내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된 셈이다.

 

깨달음과 성장은 여행이 주는 선물이겠지. 이젠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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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청소년 모던 클래식 2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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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빅토르 위고/구름서재]소설로 읽는 레 미제라블, 너 참 불상타

 

구름서재의 청소년 모던 클래식시리즈를 연속으로 읽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 <삼총사>에 이어서 이번엔 <레미제라블>이다.

    

 

<레미제라블>은 어릴 적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만났던 동화였지만 그땐 고전명작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얼마 전 뮤지컬 영화로 상영되기도 했던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노래에 끌리고, 연기에 끌리고, 내용에 끌렸다. 세 번이나 봤을 정도다. 이제야 원작 소설로 만나게 되다니. <노트르담 드 파리>를 읽으면서 빅토르 위고의 문장력과 상상력에 빠져 들었는데, 이번에는 아마 헤어나지 못할 것 같다.

 

완역본이 5~10권의 분량이기에 이 책은 편역본이다. 줄거리를 요약한 것이 아닌 일부분을 발췌 번역한 책이다.

 

레 미제라블은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육당 최남선이 1914년에 <레미제라블><너 참 불상타>라는 번안 작품으로 내놓았다고 한다. <너 참 불상타>가 이 작품의 제목으로 더 적절해 보이는데. 그렇지 않나.

   

                                                                    (팡테옹)

 

빅토르 위고는 29세의 나이인 1831<노트르담 드 파리>를 발표했고, 벨기에 망명 중 60세이던 1862<레미제라블>을 발표했다. 66세에 부인과 사별하고 68세가 되던 1870년에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파리로 돌아왔다. 그는 1885522, 83세의 나이에, 그의 예언처럼, ‘장미가 만발하는 계절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해는 위인들을 위한 팡테옹에 안치되어 있다.

 

일곱 명의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개를 훔친 죄로 도형수가 된 장발장은 수차례의 탈옥을 시도한 대가로 가중 처벌이 된다. 처음에 5년으로 선고 받았다가 결국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은 감옥을 나오지만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와 천대를 받게 된다. 장발장에게 미리엘 주교와의 만남이 없었더라면 장발장의 마음을 변화시켰을까. 그의 인생이 달라졌을까.

   

자신을 파멸로 이끈 이 사건 속에서 잘못은 오직 그에게만 있는가? 우선, 일하는 자에게 일거리가 없고 노력하는 자에게 빵이 없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닌가? 또한 잘못을 시인했음에도 너무 가혹하고 지나친 처벌이 내려졌던 게 아닌가? 탈주 시도들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얽혀지는 형벌은 가장 약한 자에 대해 가장 강한 자가 저지르는 폭력이요, 개인에 대해 저지르는 사회의 범죄행위가 아닌가? (32~33)

   

가중된 도형수 생활을 마친 장발장의 넋두리는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일 것이다.

잘못은 했지만 뉘우치는 자에게 용서 없는 세상은 얼마나 삭막한가. 법과 제도 앞에 인간의 존엄성이 밀리는 세상은 얼마나 매몰찬가. 원인은 보지 않고 결과만을 보는 세상은 얼마나 가혹한가. 소수의 기득권자들이 외치는 법과 대다수의 비참한 사람들의 숨죽이며 외치는 자유와 빵은 가까이 하기엔 얼마나 멀까. 소설을 읽는 내내 이런저런 생각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하지만 자신만이 유일하게 잘못을 저지른 것인가?’ 라는 장발장의 절규 앞에 해답을 주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미리엘 주교였다.

자신이 아끼던 은 식기를 훔쳐갔던 장 발장을 용서하고 남아 있던 은촛대마저 주어버리는 주교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미리엘 신부의 선량한 손길과 따뜻한 이해가 없었다면 새 사람이 된 장발장은 존재하지 않았을 테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시장으로서의 마들렌(장발장)도 없었을 것이다.

   

법과 제도를 과신하는 자베르 경감의 공무에 대한 충성와 성실함을 누가 탓할까. 양심이나 도덕, 인정보다 법이 우선인 세상에서 아직도 법은 미완성품이다. 하지만 충직한 법의 시녀인 자베르 경감마저 돌려놓게 하는 힘은 결국 따뜻한 사랑이었으니.

 

운명의 여인 팡틴과 장발장의 만남, 팡틴의 딸 코제트를 구해 훌륭하게 키우는 과정들, 코제트와 학생 혁명가 마리우스의 사랑, 혁명 도중에 부상을 당한 마리우스를 구하러 하수도로 뛰어들어 구하는 장발장,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결혼식 후 자신의 과거를 밝히는 이야기 등이 거대한 프랑스 역사와 함께 장엄하게 흐른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후의 상황, 노동자와 농민의 저항정신, 비참한 사람들에 대한 법과 제도의 잣대 등이 날카롭게 파헤쳐지고 있다. 나폴레옹 집정기의 암울했던 사회 속에서 혁명이 발발하는 과정들이 잘 나타나 있다.

 

빵을 훔친 죄를 지은 죄수의 일생을 통해 프랑스혁명의 의미와 삶의 의미를 깨치게 된다. 자유와 평등, 박애와 인간존중을 위한 법과 제도는 왜 아직도 미완성일까. 무소불위의 미완성체인 법과 제도에 어떻게 운영해야 최선일까. 아직도 레 미제라블(너 참 불상타)은 지구 곳곳에서 신음하는데...... 언제쯤 불쌍한 사람이 없는 세상이 될까. 이런저런 생각에 착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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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청소년 모던 클래식 1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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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빅토르 위고/구름서재]원작으로 읽는 노틀담의 곱추, 더욱 매력 있다!

 

예전에 TV에서 <노틀담의 곱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었던 앤소니 퀸의 열연으로 그가 진짜로 흉측하고 못생긴 곱추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후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뮤지컬을 보았다. 어릴 적 본 영화가 워낙 강렬하기도 했지만 무대장치가 프랑스 파리에서 가져와 어마어마하다는 광고 때문이었다. 외국인 배우에다가 파리 원조의 무대장치까지 된 뮤지컬은 노래와 춤, 무대장치까지 분명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본 영화만큼은 아니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 책으로는 처음이다.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원작은 600쪽이 넘는 내용에 중세 시대의 방언과 곁말, 호흡이 긴 문장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읽는 이들을 기진맥진하게 할 정도지만 독자들의 영혼을 사로잡을 정도의 매력을 체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은 1831316일 초판본에도 줄거리의 긴장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고슬랭에 의해 생략된 것처럼, 생살을 도려내듯 거의 완전히 생략된 부분이 있다고 한다.

 유럽의 고딕 예술을 대표하는 노트르담 대성당 자체에 대한 방대한 고찰, 그 성당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조경, 중세의 교회 건축술에 대한 옹호론은 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250쪽의 내용에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질투, 상처와 환희, 운명과 죽음 등을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낼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기도소로 몰려가 광대 교황을 끌어냈을 때, 감탄과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그 일그러진 얼굴이 본래 그대로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얼굴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일그러져 있었다. 엄청나게 큰 머리통에는 붉은 머리칼이 이리저리 곤두섰고, 두 어깨 사이에는 커다란 곱사등이 자리를 잡았으며, 이상야릇하게 뒤틀린 두 다리는 마치 반원의 낫 두 개를 이어놓은 것 같았다. 거기에 커다란 발과 괴물 같은 손까지! (28)

   

주인공인 콰지모도가 광대제가 펼쳐진 축제일에 광대 교황으로 뽑히는 순간에 대한 묘사다. 양아버지이자 주인인 프롤로 부주교의 명에 무조건 순종하는 콰지모도는 곱추에 애꾸눈을 가진 귀머거리다. 콰지모도((대충 생기다 만 것, 부활절 다음의 첫 일요일이란 뜻)는 노트르담대성당의 종지기가 되면서 귀머거리가 되었고, 기묘하게 생긴 모습으로 인해 늘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고 조롱거리가 되었다. 상처가 많아서 심술궂은 성격으로 보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타인의 상처에 마음 아파하는 순박한 청년이었다.

    

축제일에 광장 한가운데에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는 그녀의 염소와 함께 매혹적인 춤을 추게 된다. 콰지모도 역시 다른 남자들처럼 그녀의 춤을 보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괴한에게 납치되려하자 콰지모도가 구해준다. 하지만 근위대장이 나타나 그녀를 데려간다. 잘생긴 용모의 페뷔스 대장을 보며 그녀는 반하게 된다. 사람들은 콰지모도가 그녀를 해치려는 괴한인 줄 알고 그를 결박해서 재판을 받게 한다.

    

한편 교수형의 위기에 처한 시인을 위해 에스메랄다는 그의 색시가 되고자 한다. 관례에 따라 시인과의 4년의 동거를 조건으로 시인을 교수형에서 구해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인을 사랑한 게 아니라 인정이었다, 그녀가 사랑이 아니라 동정으로 시인을 구해준 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친구로 지내기로 한다. 그렇게 그녀는 잠깐의 거짓말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해준 것이다. 에스메랄다는 형벌을 받고 있는 콰지모도에게 물을 주기도 하는 등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그녀는 마음까지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집시 여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늘 천시 당한다.

 

그녀는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모하게 되면서 그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그녀가 페뷔스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페뷔스는 괴한의 칼에 찔리게 된다.

   

한편 대성당 난간에서 에스메랄다의 춤에 반한 프롤로 부주교는 그녀를 가슴에 품게 된다. 하지만 그녀와 근위대장과의 만남을 알게 되면서 그를 질투하고 죽이려고 한다. 그리고 에스메랄다를 페뷔스를 죽인 마녀로 찍어 교수대에 세우게 되는데....

 

집시 처녀를 향한 콰지모도의 순수한 사랑, 양아버지 프롤로 주교의 이기적인 질투, 상냥하고 아름다운 에스메랄다의 순수한 사랑, 근위대장의 깨어남, 콰지모도에 대한 에스메랄다의 마음 열기, 프롤로 주교의 죽음, 에스메랄다의 어머니와의 만남과 그녀의 죽음 등 안타깝고 슬픈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의 본질이 엇갈림이기에 설레는 걸까. 엇갈리는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더욱 애절하게 흐른다.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의 빛깔이 각각 다르기에 가슴이 절절해진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걷잡을 수없이 휘몰아치기에 격류 같은 소설이다. 영화에서 본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세세한 감정 묘사가 더욱 매력적이랄까. 역시 빅토르 위고다.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다. 그가 29세의 나이에 쓴 이 작품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벽에 새겨진 글자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아나키아(숙명)라는 중세 시대 글자의 발견으로 그의 상상 본능은 꿈틀대며 위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무심코 스칠 수도 있는 하나의 단어에서 거대한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다니, 대단한 작가다. 예전에 본 영화를 다시보고 싶다. 앤소니 퀸의 열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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