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송지혜 북디자이너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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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 되었으면 하고 읽는 내내 간절히 바랬을 정도로 판타지한 분위기가 너무나 매력적이였던 작품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두 번째 이야기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가 출간되었다.

 

지은이 우연한 기회에 부모님과 헤어져 오랜 시간 삶을 거듭하며 자신의 부모님에게 돌아가길 바라는 동안 메리골드라는 곳에 정착해 사람들의 얼룩진 마음을 세탁해주며 상처를 낫게 하고 다시 행복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선사했던 이야기,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으면서 마음이 뭉클해졌고 이야기 후반 즈음 해인을 만나 지은 역시 행복해지길 바랐는데 이번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에서는 그 마음이 결말을 맞게 됨으로써 새로운 이야기가 진행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행복을 선사했던 지은 역시 행복하길 바랐던 마음이 “나… 그동안 행복했네.”(p.12)라는 글귀로 마무리 되는 걸 보면 그래 잘 된 일이다 싶으면서도 이제 또 홀로 남겨지는 해인이 안쓰러워지는 건 참 사람 욕심이라 어쩔 수 없나 보다. 

 

해인은 자신이 가진 특별한 마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행복했던 순간, 괴로웠던 순간, 그리고 미래의 어느 시점의 순간까지. 역시나 이곳에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삶의 무게란 감히 타인이 측정할 수 없다. 얼마나 무거운지, 아니면 얼마나 아픈지.

 

마음 세탁소를 찾았던 사람들만큼이나 슬픈 사연들, 어떻게 보면 마음 사진관을 찾은 손님들이 더 슬퍼보이는 것은 왜인지... 그건 아마도 첫 번째로 등장하는 봉수와 영미, 그리고 윤이 가족의 이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차마 주변에 도움조차 요청하지 못한 채 힘든 시간을 홀로 견뎌낸 사람들이 메리골드라는 도시를 찾아 마음 사진관에 와서 사진을 찍고 마음 속 아픔과 상처를 내려두고 홀가분함,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각자의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1편보다 더 현실감있게 그려지기도 하고 반대로 더욱 동화 같은 판타지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은이 노을이 지는 시간 사람들의 아픔을 날려보냈다면 해인은 이른 새벽 사람들의 아픔을 날려보낸다. 그들이 희망 가득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이다. 두 사람의 궁극적인 목적은 같지만 그 미묘한 시간의 차이가 흥미롭게 다가오고 각자가 가진 마법으로 굉장히 이타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도 감동적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각자의 방식으로 없애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서, 누구라도 한번 오게 되면 그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는 메리골드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이렇게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서, 누군가의 아픔과 상처에 드러내놓고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묵묵히 상대가 무안하지 않게 배려하며 보듬어주는 사람들이 가득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사람들은 메리골드에 와서 삶을 치유하고 아픔을 떨쳐내고 새로운 희망과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들을 의식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도 아닌, 오롯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제야말로 진짜 행복한 삶을 살겠다고 말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보다 더욱 따뜻해진 감동으로 우리 곁을 찾아 온 힐링 판타지 소설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강력하게 추천해주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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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혼합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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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60살을 바라보는 나이인 58세의 스미코. 결혼전에는 직장에 다니기도 했지만 결혼과 함께 직장은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어 남편과 두 딸들을 돌보며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현재는 딸 둘은 독립을 하고 집에 남편과 둘이 남았지만 여전히 삶은 어딘가 모르게 남편에 맞춰있다.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보다 남편이 먹고 싶은 걸로 하는 그녀. 만들어 먹자면 못할건 없지만 남편은 잘 먹지 않는 음식을 나 먹자고 조금만 따로 만들자니 그건 또 귀찮다. 뭔가 답답한듯 하면서도 또 상당히 이해가 되기도 하는 장면이다. 

 

그런 스미코가 저녁 장거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우편함에서 상중엽서를 발견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상을 당한 경우 연하장을 보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때 11월 즈음에 '올해 상을 당해 연하장을 보내지 못한다'는 엽서를 보내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뭔가 이런 걸 미리 엽서로까지 알려서 자신이 연하장을 보내지 못하는 이유를 알리는 것이 일본 특유의 문화인가 싶어 참 묘하다. 

 

 

아무튼 나이가 나이다 보니 이젠 부모님이 돌아가신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싶다고 생각하며 엽서를 들고 집으로 와서 확인한 스미코는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낼 정도로 놀라게 된다. 그곳에는 지레짐작으로 친구 마사요의 친정 부모님이나 시부모님 중 한 분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놀랍게도 마사요의 남편 신이치가 58세의 나이로 영면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그리고 든 감정이란.... 

 

'…… 부럽다.(p.8)'

 

난데없이 솟은 감정에 스스로도 놀라게 되는 스미코다. 시대가 변했고 여성의 지위도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출산과 육아에서 여성이 희생해야 할 부분을 무시할 순 없다. 이는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우리 어머니 세대는 더 했을 것이고 그럼에도 여러 이유로 이혼을 한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순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일본도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황혼 이혼이 유행하다시피 했을까? 자식들의 결혼까지 함께 살던 부부가 그 이후 이혼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부모로서의 마지막 책임은 다하고 그 이후에는 본인의 삶을 살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스미코는 왜 혼자가 된 친구가 부러웠을까?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지도 빚을 지게 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혼이 하고 싶어진 스미코. 남들이 보면 그게 이혼 사유가 되나 싶을수도 있는 스미코만의 이유. 하지만 평생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를 따라, 그리고 보통의 남자가 여성을 대하는 삶을 살아 온 스미코가 느꼈을 결혼이라는 속박이 참 미묘하다. 

 

그래서 어찌보면 더 솔직하고 현실적인 이유일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스미코의 주변을 둘러싼 이야기들 또한 지극히 현실적이라 과연 스미코가 꿈꾸는 자신만의 자유를 향한 목적을 위한 방법으로써의 이혼을 스미코는 이뤄낼 수 있을지와 함께 그녀의 삶에 더욱 몰입하며 읽게 되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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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분식집
이준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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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이라는 말이 참 정겹게 느껴진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학교 근처에 분식집이 있었고 그곳은 당시 아이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라 약속 장소로도 유명했고 이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가봤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지금은 없어졌을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가본지도 오래다. 

 

지금도 집 근처에 각종 분식을 파는 가게가 있긴 하지만 왠지 분식집이라는 이름은 오래 전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 같은 공간으로 여겨지는데 이번에 만나 본 소설 『여우별 분식집』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두 사람의 바뀐거 아닌가 싶은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이 등장한다. 

 

보통 사장님의 경우에는 자신의 업장이다보니 장사가 잘 되게끔 하고 일 잘하는 알바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여우별 분식집은 그 반대로 사장인 제호는 무기력하고 아르바이트생인 세아는 활기차다. 

 

확실히 묘한 구도인데 그렇다면 사장님 제호는 왜 그렇게 무기력한 모습일까?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 있을리 없다. 세상에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꺾이고 꺾여서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중꺽마'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도 어쩌면 끝까지 좌절하지 말기를, 그럼에도 나아가기를 바라는 의지 같은, 주문 같은 말 때문이였을거란 생각이 드는데 사장님 제호를 보면서 문득 나의 꿈은 무엇이였고 지금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제호는 오래 전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고 이후 진짜 소설가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 작가는 분명 아니다. 분명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했으나 세간의 관심은 이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1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의욕도 희망도 꿈도 없어진 상태로 하루하루를 분식점에서 일하며 사는데 그런 제호를 변화시킨 이가 등장하니 바로 세아라는 아르바이트생이다. 

 

세아를 보면 딱 에너지가 넘친다, 싹싹하다, 빠릿빠릿하다 싶고 제호와는 달리 의욕도 넘친다. 그러니 어찌보면 제호와 세아는 정반대로 세아의 등장은 분식집의 분위기마저 바꾸는 느낌이다.  그런 가운데 세아가 만든 떡볶이 소스가 변화의 바람을 불어온다. 

 

문득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주변에 세아같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과 함께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세아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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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크리스마스 캐럴 (초호화 금장 에디션) - 1843년 오리지널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찰스 디킨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더스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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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찰스 디킨스라는 위대한 작가의 이름은 모른다 해도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작품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어릴 때는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보았고 이후에는 동화가 아닌 작품으로도 본 바 있기 때문인데 크리스마스 즈음에라면 필수라 할만큼 보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작품은 184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금장 에디션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너무나 멋지다. 빨간색의 양장본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오래된 삽화까지 더해져서 작품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나라에 자린고비가 있다면 영국에는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있다. 놀라우리만치 아낀다. 아낌을 넘어 너무 짜다. 자린고비는 아끼는 이미지라도 있지 스크루지 영감은 지나쳐서 수전노, 내지는 악독해보이기까지 하다. 이는 혈육이라고 해도 별반 다드지 않다.

 

 

이런 스크루지 영감의 행태는 그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에서도 여과없이 나타나는데 요즘 같으면 주변에 사람 하나 없이 고독사해도 할말이 없을것 같은, 지나치게 독하디 독한 수전노 그 자체다. 그런 스크루지 영감에게 있어서 크리스마스라고 별 다른 날이 아니다. 오히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라는 조카의 말에 헛소리하지 말라고 표현할 정도이니 그의 인식이 어떤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대목이다. 크리스마스는 돈이 더 나가는 날이며 그걸 즐기는 사람들은 바보라고 생각하는 스크루지 영감이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이브의 전날에도 여전히 인색하기 그지없고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벽창호 같은 스크루지 영감 앞에 7년 전 죽은 동업자 말리의 유령이 나타난다. 그리곤 스크루지 영감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게 되는데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적나라하게 들여다보게 된 스크루지 영감은 만감이 교차한다.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되돌아보게 되는 스크루지 영감은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지금까지 맞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삶에 무엇이 잘못되는가를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크리스마스하면 이젠 다른 것들이 더 많이 떠오르겠지만 그래도 고전 중의 고전, 크리스마스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동시에 삶을 어떠한 자세로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크리스마스 캐럴』만한 작품을 없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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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사전 - 그 맛있는 디저트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가이 후미에 지음, 이노우에 아야 그림,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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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있고 그중에는 디저트도 포함되고 그 유명세가 자국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인기 디저트로 사랑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초콜릿이나 와플 등이 그러하고 각종 빵 종류들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이런 세계의 여러 디저트들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나 지금처럼 대중화를 넘어 세계화가 되었을지 궁금해지는 분들은 윌스타일에서 출간된 『디저트 사전』을 통해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무려 130여 개의 디저트가 소개된다. 게다가 사진 이미지가 아니라 일러스트로 표현되어 있는데 차이는 있겠지만 뭔가 좀더 색감이나 디테일한 부분에서 고화질의 사진이 아니라면 담아내기 힘든 맛있음이 느껴지는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일러스트로가 마음에 든다. 

 


좋아하는 디저트도 있었고 먹어보고 싶은 디저트도 많았는데 대체적으로 그와 관련한 역사를 명확하게 알지 못했기에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디저트의 기원이자 역사를 시대별로 나눠서 소개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고대의 디저트는 일러스트 없이 설명만 나오며 이후 중세부터 본격적으로 디저트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참 맛있는 것들을 아주 오래 전부터 먹었구나 싶기도 했다.

 

하나의 디저트는 왼쪽 페이지에는 일러스트와 비슷한 종류의 디저트가 글로써 정리되어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서는 한 줄평의 맛 표현이 나온 뒤에 이 디저트를 먹었던 구체적인 시대와 기원과 역사, 관련 이야기들이 정리되어 있다. 또 그 디저트와 관련한 세계의 디저트 역사도 박스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의외로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많은 책이다. 

 

몇몇 디저트의 경우에는 좀더 세부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프랑스의 디저트인 마카롱의 경우 여러 지방에 걸쳐서 어떤 마카롱이 있고 기원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책이 너무 예쁘고 한 장 한 장 펼칠 때마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디저트의 경우에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책이기도 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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