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창자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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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부터 표지까지 상당한 임팩트가 있는 작품이 바로 『명탐정의 창자』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명탐정의 제물』의 30년 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사이비 종교 단체 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며 충격을 선사했던 전작도 만만치 않게 화제였던만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마치 세간에 충격을 선사한 사건을 후속 취재하는 다큐마냥 이 작품 역시 그에 못지 않게 기대하게 될 것이다. 

 

80년 전에 주민 30이 살해되는 사건(쓰케야마 사건)이 발생했던 기지타니에서 또다시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결국 이에 명탐정과 조수가 함께 사건의 중심이자 비극의 땅인 기지타니로 향하게 된다.  

 

한 마을에서 이토록 잔혹한 일이 발생하기도 쉽지 않을터, 마치 저주받은 땅인것 마냥 애초에 기지타니에서는 패주 무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고 이 일 이후 마을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자 마을에서는 나름의 자구책으로 마을에 어린 불운을 없애보고자 음양사까지 불러서 액막이 의식을 하게 되고 그 덕분인지 어느 덧 마을에는 이전과는 다른 평화가 찾아오는것 같았지만 그 평화로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일까? 게다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살인사건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데 살인 방법도 잔혹하기 그지없다. 

 

이런 기묘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곳에서 탐정 우라노와 조수 와타루는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나갈 것인지도 흥미롭지만 과연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범인의 동기나 목적도 궁금해져서 더욱 몰입하게 되는 작품이다. 

 

본격적인 사건 추리에 앞서서 <기록>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이 마을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을 간략하게 요약한 내용이 나오는데 짧은 사건 개요에서도 심상찮은 사건임을 직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따라가며 함께 추리하게 만드는데 전작이 하나의 사건을 통으로다룬 장편소설이였다면 이 작품은 여러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단편 내지는 연작 같은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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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강재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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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년 경력을 지닌 나무 사진 작가의 탐목기(探木記)를 담아낸 사진 에세이집이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되었다. 제목부터가 오랜 시간 나무에 깊은 애정을 보여 온 작가의 마음이 엿보이는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이다.

 

자연 속 나무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오랜 시간, 나무 스스로에겐 생겨나면서부터 평생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런 나무에게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배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가운데 이 책은 나무 사진 작가가 선보이는 다양한 나무들의 모습, 나무를 담아낸 자연의 풍경이 한데 어울어지고 그 속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까지 덧입혀져서 한 권의 철학서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나무를 사진으로 남기기 전에는 통폐합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분교를 사진으로 담았었다고 하는데 기회가 닿는다면 그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는 다양한 나무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단순히 우리가 나무라고 생각했을 때 떠올리게 되는 숲이나 산, 그리고 들판 등에 자리잡은 거목 같은 사진 이외에도 숲 전체나 꽃나무, 작은 나무가지를 줌하듯 찍어낸 사진들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무가 아닌 바닥에 다시 활짝 피어나듯 펼쳐져 있는 떨어진 꽃잎들을 담아낸 사진도 있다.

 

어떤 한 구도에 제한되지 않은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져 있어서 마치 자연의 한 부분들을 감상하듯 살펴보는 묘미가 있는 책이다. 아울러 작가만의 회상에 젖듯이 나무들과 관련한 감상이나 일화 등을 담아낸 것도 좋다.

 

여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또 다른 이들의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나무, 꽃, 다양한 생물들, 그리고 자연 나아가 그속에서 어울어져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모든 것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과 깨달음을 잘 담아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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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피난처에 잘 있습니다
이천우 지음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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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피난처에 잘 있습니다』는 제목에서부터 상당한 궁금증을 자아냈던 작품이다. 게다가 타임루프와 미스터리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이 둘을 작품 속에 풀어냈을지도 기대되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게 잘 그려진 작품이라 은근히 영화로 제작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도 작가가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해온 저력이 자신의 첫 번째 장편소설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게 아닐까 싶다.

 

 

각기 다른 상처, 특히나 사랑의 실패에서 오는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삼남매가 아버지의 장례식날 뜻하지 않게 타임루프를 경험하게 되는데 기묘한 점은 그 시기가 17일 전으로 계속해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굳이 17일 전이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되돌아갔다 현재로 오다보니 아버지의 장례식도 반복된다. 이쯤되면 자신들이 평소 가지고 있던 문제들 보다도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지 왜 하필 17일 전인지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고 어떻게 하면 시간이 정상적으로 흘러갈까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된다. 

 

분명 8월 22일을 살았고 당연히 어제인 8월 22일을 지나 오늘이자 어제 기준으론 미래인 8월 23일로 넘어가야 하는게 정상이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은 8월 5일로 되돌아가 있다. 그렇다면 이 일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아버지는 오랫동안 아프셨고 삼남매는 우여곡절 긑에 장례를 치룬 상태이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우연히 턴테이블과 LP판을 발견한 것이 이 모든 문제의 시초다. LP판을 틀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17일 전 아침으로 돌아가버리는 것이다. 
 

 

장남 진태, 차남 진수, 그리고 막내딸 해민까지. 삼남매는 졸지에 17일 전으로의 타임루프를 반복하면서 뭔가 이유가 있을거란 생각을 하고 아버지의 유품 중 일기를 단서로 여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게 된다. 무려 5권에 달하는 아버지의 일기장이다. 그리고 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그동안 몰랐던 아버지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그 시간들을 통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반복되는 기회 속에 삼남매의 삶이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내가 쓴 내 일기를 읽어보면 세상 그렇게 유치할 수가 없다. 그런데 남의 일기는 그렇게 재밌다니... 아버지의 일기 속 아버지는 삼남매가 생각지도 못한 모습들이 있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남겨진 자식들은 아버지의 삶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라는 한 인간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은근한 재미와 감동까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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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NEON SIGN 6
김쿠만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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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음악가들 사이에서 귀신을 본다거나 귀신이 뮤비에 등장하면 소위 대박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가수들이 있기도 했는데 이번에 만나 본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은 특이하게도 게임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네온사인시리즈 여섯 번째 도서이자 SF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게임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고 이후 출시될 호러 게임의 귀신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일을 맡게 된다. 신입이기에 뭔가를 거창하게 할 수 있을리 만무한 가운데 어딘가 모르게 이 회사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곧이어 알게 된다. 

 

귀신을 만드는 회사(정확히는 귀신 캐릭터를 만드는)에 진짜 귀신이 나타난 것이다. 흔히 게임개발 회사라고 하면 IT업계 중 하나로 테크노밸리 속 기업 중 하나로 생각되는데 이런 곳에 귀신이자 망령이 배회한다고 한다면 그 기묘한 괴리감에서 오히려 어떤 귀신들이 나타날까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으로 나오는 대호가 IT 업계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문창과 출신의 소설가 지망생이라는 것. 그런 대호가 게임 회사에서 시나리오 팀에 배정되고 가상 현실 속에서 귀신들을 제거하는 <Project G>라는 게임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게임 속에 등장하는 귀신들을 설정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 <Project G>의 G가 무당이 하는 굿에서 따온 것이라는 점이다. 

 

그 괴리감만큼이나 기묘한 회사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어찌보면 왠지 한편으로는 또 어울릴것 같은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 속에서는 귀신이 두렵거나 공포스럽다는 이미지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점이다. 

 

귀신이라는 기이한 현상, 오컬트 내지는 미스터리 장르를 지극히 현실감있는 무대 속으로 데려와 리얼리즘으로 표현한 작가의 저력이 놀랍도록 돋보이는 작품이라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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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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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라는 제목만 보고선 에세이겠거니 했었다. 그런데 사실은 최은영 작가님의 세 번째 소설집으로 표제작이기도 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2020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 속에는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물론 보토의 단편보다 길이가 좀더 긴 중편도 포함되어 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작품은 표제작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인데 상당히 현실적일 수도 있는 부분들이 작품에 그려져 인상적이다.

 

주인공 희원은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한 학생이지만 은행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학생이 된 경우로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첫 날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담당 교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고 덕분에 그녀에 대해 관심을 가진 뒤 그녀가 이전에 쓴 작품을 찾아 읽게 되며 어떤 공감대가 생긴다고 생각했으나 희원이 대학원 진학과 관련한 대화 속에서 의도치 않게 그녀가 희원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을 하고 희원 역시 이에 그녀에게 어떻게 보면 감정적 대응을 하게 된 이후 시간이 흘러 당시 그녀가 교수였으나 시간 강사였던 것처럼 자신 역시 그 입장이 되어서야 그녀의 말을 이해하게도 되는데 어떤 면에서 볼때 희원에게 있어서 그녀는 어떤 동경 같은 존재가 아니였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몫」은 같은 여성이라고 해서 쉽사리 하나의 무리가 될 수만은 없는 복잡미묘한 여성의 관계성을 그리고 있고 「일 년」은 사원인 지수와 계약직 인턴인 다희가 1년의 시간을 풍력발전소 공사 현장을 오가며 나눈 공감을 그리다가 이윽고 의도치 않은 계기로 사이가 틀어진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재회로 서로간의 오해를 푼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두 사람이 공감을 나눴다고 생각했던 그 1여 년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뻔하지 않은 전개가 꽤나 인상적이였다. 

 

「답신」은 주인공이 언니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주인공 가족, 특히 언니와 자신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어머니의 부재, 아버지의 방치 속 언니는 오롯이 부모가 되어 주었으나 시간이 흘러 점차 변해가는 모습 속에서 그리고 언니의 결혼 이후 언니가 자신을 지켜주었던 것처럼 자신은 언니를 지킬 수 없음에 괴로워하는 이야기 등이 잘 그려지며 과연 그런 때에 주인공은 어떤 행동을 취했는가가 안타깝게 그려진다.

 

「파종」은 엄마의 부재를 대신했던 오빠와의 이야기를 텃밭이라는 매개체로 잘 그려내며 「이모에게」는 주인공이 이모에 대해 생각하며 쓴 이야기로 어느 한 감정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감정이 잘 그려지며 마지막 작품인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은 흔히 애증의 관계라 불리는 모녀 사이를 그리고 있다. 엄마인 기남이 딸 우경을 만나러 홍콩에 가서 겪게 되는 이야기로 그들 사이에는 손자인 마이클이 있다. 단순히 감초 역할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마이클을 통해 서로 간의 이해를 그려내는 작품이라 상당히 인상적이다.

 

작품들은 다양한 인간 관계가 등장하고 그속에는 오해와 갈등, 그리고 후회와 이해가 존재한다.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들이라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매력이 있는 작품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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