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청소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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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는 나카야마 시리치의 작품 『특수청소부』는 연작소설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각 단편들이 개별적 사건이 아니라 각기 연결되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총 4작의 연작소설이 담겨져 있는데 「기도와 저주」, 「부식과 환원」, 「절망과 희망」, 「긍정적인 유산과 부정적인 유산」이 그것이다. 또 이 작품의 내용들이 누군가의 죽음 이후 그 사람이 떠나고 난 이후 사망자의 흔적을 정리하는 특수청소 분야를 다루고 있고 그 일을 하는 특수청소업체인 엔드클리너에 의뢰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휴먼 미스터리와 함께 어떤 감동 스토리가 펼쳐질까 싶은 궁금증도 생긴다.

먼저 「기도와 저주」는 얼핏 보면 뇌경색으로 인해 사망한 평범한 회사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지만 애초에 왜 그 사람이 집 안으로 자신을 숨기듯 들어가버렸는가를 알아가는 이야기가 관건이며  「부식과 환원」은 한 벤처 기업의 대표가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을 담고 있고 「절망과 희망」은 한때 함께 밴드부원으로 활동했던 친구의 죽음을 그리고 있고 마지막 「긍정적인 유산과 부정적인 유산」은 한 부유한 자산가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4개의 이야기 속 죽은 이들의 나이, 성별, 경제적 상황이나 그들이 지닌 사연들을 모두 다르지만 유일한 공통점은 모두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다. 현재를 즐기며 사는 것 같았던 인물도, 마치 자신을 홀로 남기고자 했던 것 같은 사람도, 또 경제적 상당히 부유해서 대저택을 소유한 인물도 결국 죽음에 이르는 순간은 마치 혼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아니면 오히려 그들이 홀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주목하게 만들려는 장치이든... 어찌됐든 그들의 죽음은 때로는 기이하고 그 뒤에 감춰진 진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도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경제적인 이유나 다른 심리적인 이유 등으로 또 고령화 사회 등으로 인해, 내지는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난 경우 등의 다양한 이유로 고독사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종종 접하게 되는데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이들의 경우 보통 죽음 이후 곧장 발견되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외부적 징후로 인해 타인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사연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와 동시에 이런 이들의 죽음을 청소해야 하는 사람들,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죽은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홀로 떠나야 했던 이들의 이생에서의 마지막 순간 그리고 남겨진 육체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남긴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이야기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여러 의미에서 이 작품은 ‘특수’한 청소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웰다잉’이 화제였던 한 때가 있었다. 자신의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잘 살다가는 것의 유종의 미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르겠기에 그런 사람들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는 이들이 그 마무리를 잘 정리해주는 이야기인것도 같아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특수청소부 #나카야마시치리 #블루홀식스 #휴먼미스터리 #신간미스터리 #추리소설추천 #반전소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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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좋은 사람
이다 치아키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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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좋은 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래서 왠지 눈길이 갔던 책이 바로 『집이 좋은 사람』 이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무려 10쇄에 달할 정도로 인기로 이다 치아키라는 작가는 이전에 『꿈꾸는 방』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을 본 적이 없어서인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만나 본 책은 참 좋다. 전체적으로 색감이 좋고 포근한 느낌이 들며 내용도 제목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펼쳐보면 글보다는 그림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림에서 이미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총 5명의 집이 소개되는데 각기 다른 스타일의 집이지만 각 집들은 집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그곳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일본 특유의 크지 않은 공간이 나온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원룸 크기 정도로 어떻게 보면 뭔가가 상당히 많아 보이기도 하는데 이건 크지 않은 공간에 있어야 할 것들과 원하는 것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집주인들만의 스타일만큼이나 질서가 있을 것이다. 


각 집의 구조도 함께 소개되는데 그걸 보면 대략적으로 일러스트로 그려진 각 공간의 위치(배치)나 구조 등을 함께 알 수 있어서 이런 공간으로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분들에겐 조금이나마 팁이 될 것도 같다. 

화려하거나 비싼 물건들로 잘 꾸며진 집들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꾸며진 공간을 자신이 원하는 목적이나 방식대로 활용하기에 책 속의 인물들은 더욱 집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프렌치 스타일도 있고 때로는 러블리한 경우도 있고 또 노르딕한 분위기도 있다. 크지는 않지만 작은 발코니 같은 곳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그조차도 집이 좋은 이유가 될 수 있고 벽장을 이불장이나 정리/수납 공간이 아닌 마치 2층 침대처럼 사용하는 것도 오롯이 집주인의 스타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편안함과 만족감이 주는 나만의 공간이기에 그런 집이라면 각자의 집주인들은 집이 좋은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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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몫의 밤 1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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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호러 소설이라는 점이 눈길이 끈다. 무엇보다도 영상화 하기에 딱 좋을것 같은 소재가 흥미롭게 느껴지는데 남미 출신의 작가 쓴 작품을 읽어볼 기회가 흔치 않았다는 점에서도 궁금하게 했던 소설이 바로 『우리 몫의 밤』이다.

작품 속 후안은 독특한(어떻게 보면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로 그려지는데 메디움이라고 하여 신을 불러오는, 그중에서도 어둠의 신을 불러오는 힘을 가진 존재이다. 이런 능력이 있다면 누구라도 이용하려고 하지 않을까?

역시나 후안도 자신의 능력을 이용당한다. 그리고 아내의 죽음 이후 아들인 가스파르가 메디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인데 그런 이유로 두 사람은 평범한 부자처럼 여행을 다니는 것 같지만 사실 후안에게 있어 이것은 아들을 숨기고자 하는 도망과도 같은 시간들이다. 

후안이 그토록 아들만큼은 메디움이 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애초에 유전을 통해 가스파르 역시 메디움으로서의 능력이 있었고 어둠의 기사단은 후안에게 그랬던 것처럼 가스파르를 통해 영생을 얻으려고 하기에 후안의 바람과는 달리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영원한 삶을 인간에게 있어서 영원히 풀리지 않는, 그리고 누군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갖고픈 것일테니 가스파르의 삶이 과연 순탄할 것인가하는 생각을 내내 지울수가 없는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후안에서 그의 아들 가스파르로의 세대교체나 다름없는 시간의 흐름을 보면서 과연 가스파르가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함과 동시에 자신을 이용하려고 하는 어둠의 기사단에 대적하게 되는 삶은 마치 숙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품은 후안과 로사리오 부부가 가스파르를 지키고자 했던 모습에서 부부의 친구들이 보여주는 우정, 나아가 가스파르에게 옮겨진 숙명 같은 굴레인 메디움이라는 능력으로 인해 가스파르가 다시금 위험해지는 순간 그를 위한 친구들의 우정이 그려지는데 오컬트 호러 소설이라고 해서 온전히 그런 쪽으로만 기대하기엔 좀더 심오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마리아나 엔리케스라는 작가가 단순히 오락적 소재와 재미에만 치중한 스토리를 그려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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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 - 나를 살리러 떠난 곳에서 환자를 살리며 깨달은 것들
김준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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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맞닿아 있는 직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응급구조사. 타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다양한 현장에 출동하고 애쓰시는걸 알기에 과연 우리나라가 아닌 캐나다의 응급구조사라는 직업의 환경이나 처우는 어떨지, 그곳에서의 응급구조사로서의 활동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궁금했던 책이 바로 『나는 캐나다의 한국인 응급구조사』이다. 

이 책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6년차 응급구조사(파라메딕)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인데 놀랍게도 저자는 12년간 사무직 회사원으로 일했고 이후 한국을 떠나 캐나다로 간 후 무려 마흔 셋의 나이에 한국인 응급구조사가 되었다고 한다. 

사실 늦은 나이에 이주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인데 평소 하던 직업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선택은 그 이상으로 대단한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새로운 삶과 기회에 대한 도전, 그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더욱 대단해 보인다.


총 3부에 걸쳐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는 캐나다 시골마을의 유일한 한국인 응급구조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되고 나서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 그 과정에선 응급구조사라는 직업에서도 느껴지듯이 저자가 마주하는 상황들이 단순한 상황의 출동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들이 아님을 보여주는데 마약과 총기 사고를 그저 뉴스를 통해서만 보는 입장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사건과 관련한 이의 모습을 직업의 현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충격적일것 같다. 

저자 역시 그러했고 그러면서도 조금씩 직업적 소명과 전문성을 갖추며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알아가는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가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하기까지 참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동시에 누군가의 고통과 아픔에 함께 무너져서도 안되겠지만 무뎌지거나 외면해서도 안되는 직업이기에 그런 현장과 마주해야 하는 순간들이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던 이야기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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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사랑한 풍경
캐서린 리드 지음, 정현진 옮김 / 터치아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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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빨강머리 앤을 만난 건 TV 만화영화였다.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재방송도 보기 힘들었던 시절 본방 사수가 필수였던 시절에 방송 시간이 되면 TV 앞에 앉아 앤을 시청하며 앤의 성장기를 고스란히 지켜봤던 한 사람으로서, 앤은 정말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존감이 강하며 단순히 몽상가에 지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현실화시킨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시엔 원작이 따로 있다는 생각도 못했다. 워낙에 만화영화가 유명했던탓이기도 한데 이후 크면서 앤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였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그러다보니 조금씩 관련 이야기들이 궁금했고 찾아보니 캐나다 작가의 작품으로 심지어 앤이 살았던 초록지붕이 그대로 재현된 집이 프린스 에드워드에 있으며 앤의 시대를 재연해 마을 주민들이 연극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화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초록 지붕의 집을 사진으로 본 순간 마치 앤의 이야기 역시 진짜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을 정도인데 실제로 작가인 L. M. 몽고메리의 자전적 이야기도 조금 섞여 있다고 한다. 

 

이번에 만나 본 『빨강머리 앤이 사랑한 풍경』은 작가 L. M. 몽고메리의 고향이기도 하면서 전 세계 많은 팬들을 탄생시킨 빨강머리 앤의 작품 속 배경이기도 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잘 담아내고 있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현재와 과거 몽고메리 시절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데 제목에 쓰여진 ‘풍경’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에서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곳곳들, 특히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보면 볼수록 참 멋진 곳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앤의 이야기가 있어서 멋지게 느껴지는 것만큼이나 말이다.

 


마치 작품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 풍경들을 실제로 본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빨간머리 앤의 팬이라면 이 책은 그 자체로 귀한 선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상상 속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빨간머리 앤, 그런 앤을 탄생시킨 작가 L. M. 몽고메리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만나볼 수 있고 지금은 또 어떤 부분에서 변화를 겪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기본적으로 이 책 속의 풍경처럼 남아 있을것 같은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양장으로 제본되어 있고 전체적인 책의 디자인도 빨간머리 앤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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