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다니는 고등학교 학부모독서회 이름은 '더불어 숲'이다.

작년부터 참여했는데, 더불어 숲이란 제목으로 페이퍼도 하나도 안 써서 미안함에 기록을 남겨본다.^^

 

2011년 첫모임은 4월에 했지만 사진은 6월 모임과 여름 단합대회, 그리고 겨울 송년 모임 모습이다.

 

 

 

2011년 토론도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학교 홈페이지에 가보니, 이런 책들을 읽고 토론했다.

5월 자존감 / 이무석 / 비전과 리더십

6월 사람 사이에 삶의 길이 있고 / 도종환 외  / 사계절

7월 원동력 / 강영우 / 두란노

8월은 방학이라 모이지 않은 거 같고

9월 열하일기 / 박지원 / 보리

10월 누비처네 / 목성균 / 연암서가

11월 혼불 / 최명희 / 매암

12월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 쌤앤파커스

 

 

 

 

 

 

 


 

 

 

 

 

 

 

 

 

 

 

작년 11월 혼불 문학관 기행을 앞두고 장만했는데 일정이 바뀌어 문학기행엔 동참하지 못했다.

10년이 넘는 독서회 활동 중 최명희 문학관에 갈 두 번의 기회가 번번히 일정이 바뀌어 못갔으니 아직은 인연이 먼 듯... 그래도 책이라도 장만했으니 언젠가 읽게 되겠지. TV가 고장나서 퇴근 후 TV를 볼 수 없게 된 남편이라도 열심히 <혼불>을 읽었으니 책값은 했고...^^

 

 

 

 

 

작년엔 마을독서회와 아들 고등학교 독서회장을 맡다보니 막내 학교 독서회는 참여만 했지 비중을 덜 두었던 듯...

그래도 회원들이 많이 안오면 낙심할 회장님 생각해서 문학기행 외에는 빠짐없이 참석했다.

도서선정엔 내 주장보다 대세를 따르다보니, 썩 마음에 드는 토론도서는 별로 없었지만

<사람 사이에 삶의 길이 있고>와 <열하일기>는 마음에 들었고, <자존감>과 <원동력>도 나쁘지 않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2011년 베스트셀러였으니 진즉에 읽은 책이 토론도서로 선정되었고,

<누비처네>는 토론도서가 아닌 회장님 부탁으로 중고를 사 주었는데, 토론도서로 둔갑해서 나는 책도 안 사고 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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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학교의 바쁜 일정에 자꾸 미뤄져 5월에야 첫 독서모임을 가졌고,

평일에 모일 수 없는 회원들을 위해 토요모임이 신설됐다. 나는 토욜엔 가지 않고 수욜 모임만 참여한다.

6월 토론도서는 지난해 독서회원들이 모두 선물받았던 <엄마 수업>과 내가 추천한<마더쇼크>를 취향대로 읽기로 했다.

 

 이 책을 추천한 엄마는 굉장히 감동받고 자극받아 반성하며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어렵다는 걸 깨달았단다. 지난해에 몇 꼭지 읽었는데 엄마로서만 존재가치가 있다는 것처럼 들리고, 모든 책임이 엄마에게 있다고 세뇌하는 것 같아 살짝 거부감이 들었더랬다. 토돈도서라 다시 집어들고 끝까지 읽었는데 굳이 이 책을 보지 않아도 자녀를 키운 엄마라면 이 정도는 알지 않을까 싶어 큰 감동을 받지 못했다. 더구나 스님은 아이를 낳아 키우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크게 공감하지도 못했고. 불교신자들과의 상담을 책으로 낸 것이라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기도 하고, 문제 해결을 108배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을 낮추면 된다는 종교적이며 원론적인 얘기가 썩 다가오진 않았다. 다만 좋은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면 나쁠 거야 없지. 구구절절한 감동보다는 좋은 말씀 정도로 받아들인 나는 불량한 독자.^^

 

 

엄마 수업에서 큰 감동을 받지 못한 나는, 오히려 마더쇼크에서 위로를 받았다.

어쩌면 내 취향에 더 맞는 책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든 엄마가 본능적으로 모성을 갖고 태어나지만 모성애가 있다고 양육까지 저절로 잘하게 되는 건 아니기에 경험과 학습으로 습득되는 것이라는 말에 위로가 되었다. 엄마의 머릿속에는 자신과 자녀를 동일시하는 게 뇌활성화 부위 촬영으로 확인되었다. 생물학적으로 종족보존의 본능으로 남편보다는 자녀를 더 사랑하게 된다는 말씀도 숲해설가 과정에서 배웠는데, 과학적으로 증명한 자료를 보니 신기했다. 또한 성장기 트라우마가 자녀의 양육에 미치는 영향에 놀랐다. 문제는 성장기의 상처를 곱씹으며 부모를 원망하고 미워하기 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건 자신의 선택이라는 말에 공감이 됐다. 잘못된 양육태도를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엄마의 노력이 요구되는 건,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고 가정이 평화롭다는 지당한 말씀이다.

엄마는 자녀의 성장단계에 따라 보호자, 양육자, 훈육자, 격려자, 상담자여야 하며, 너무 높은 기대치를 내려놓아야 자녀와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첫 아이는 초보엄마의 시행착오 작품이라는 걸,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았기에 이의는 없다. 엄마는 만능이 아니고 아이와 더불어 엄마도 같이 성장할 뿐이다. 엄마도 잘 못하고 힘들다는 걸 인정하자. 엄마노릇의 버거움에서 벗어나면, 훨씬 더 행복한 엄마가 되고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에 심하게 동조하는 나는, 요즘 엄마보다는 내 삶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엄마노릇 아내노릇을 거의 작파한 지경이다. 날도 더운데 주부 노릇은 더 어렵고...ㅋㅋ

 

 

7월은 다산탄생 250주년을 맞아 월곡2동 어머니독서회가 주관하는 <다산 특강>과 맞물려 다산 관련도서를 선정했다.

모임에 참석한 회원 모두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가져왔는데, 알고보니 다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더라는.^^

다산 관련도서를 여러 권 읽어보니, 어떤 책을 읽어도 결국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로 돌아오더라.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다산은 일찌기 나무 심기와 채소밭을 가꾸는 일에도 일가견이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아마도 내가 숲해설가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씀, ^^

이 책을 읽은 독서 회원들은 모두  '다산의 아들노릇이나 제자노릇이 쉽지 않았겠다'는데 이구동성 합의가 됐다. 다산은 아는 게 많은 만큼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쳤고, 심하게 꼼꼼해서 아들이나 제자에게도 일일히 지적하고 훈계하고 자신의 뜻대로 하기 바랐다. 물론 곁에서 훈육하지 못해서 편지로 가르치려다보니 그랬겠구나 이해는 되지만... 엄마들이라 다산의 학문적인 깊이나 식견보다는 사랑이 넘치는 잔소리쟁이 아버지로 받아들이는 면이 컸다.^^


 

이번에 다시 읽은 어린이가 볼만한 다산 관련 책들~ ^^

 

다산 탄생 250주년을 맞아 많이 읽을 줄 알았는데, 공사다망하여 책읽기가 지지부진하다. 그래서 아직도 읽고 있는 <삶을 바꾼 만남>과 <한밤중에 잠깨어>...

 

 

 

 

 

 

 

 

 

 

루소, 헤르만 헤세, 드비쉬와 함께 유네스코 선정 올해의 인물

다산 탄생 250주년 기념의 해에 선보이는 정찬주 신작 장편소설

이런 정보와 함께 눈에 반짝 띈 <다산의 사랑>도 궁금하다.

 

 작품은 정약용에 대한 새롭고 신선한 하나의 '연구'다. 정약용의 주변 인물들, 홍임 모녀나 읍중제자와 초당제자, 홍씨 부인 등이 다산과 어떤 인간관계를 맺었는지 허구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이끌어 나간 것은 소설가만의 연구라 할 수 있다. 작가 정찬주는 소설적 상상 요소를 더욱 가미하여 인간 정약용의 삶을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바라본다. (알라딘 책소개)

 

 

8월엔 고구려에 관한 책을 읽기로 했는데, 총무 엄마가 강력 추천한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를 읽거나 우리집에 있는 김진명의 <고구려>를 읽을 생각이다. 어제 작은도서관에서 <고구려> 1.2권을 빌려간 어머니독서회원에게 3.4권은 우리집에 없고 송정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다고 했더니, 3.4권을 사서 읽고 기증하겠단다. 이 책은 아마 굉장히 몰입하게 만드나 보다. 우리 남편도 이 책을 읽을 때 3.4권을 꼭 봐야한대서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다 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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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29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숲, 신영복 선생님 생각나는 이름인가요.
좋아요정말. 참 알차고 믿음직해보여요, 언니.
선정도서도 그렇구요. 오기언니가 꾸려가는 모임이니 오죽 잘 하겠나 생각해요.^^

순오기 2012-07-30 22:30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런 의미로 지은 이름인 듯해요.
내가 회장 아니어요.^^
하지만 회장님이 내가 하는 일에 호응하니까 도서선정도 비슷하게 나가네요.^^

2012-08-02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2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르게 바빴다.

몸보다는 머릿 속이 더 바빴을지도 모르지만.^^

 

나한테 화장품이래야

스킨과 로션을 바른 얼굴에 투웨이케익으로 뽀얗게 보이도록 하는 정도라

클렌징크림으로 닦아내고 세수하는 게 다인데

지난 주에 클렌징크림도 떨어져서 편백나무 수제비누로만 세안하고 끝낸다.

일반 세수비누를 쓸 때는 클렌징크림으로 닦아내지 않으면 얼굴에 뭐가 났는데

클렌징크림을 쓰지 않고 편백나무 수제비누로만 세안해도 뭐가 나지 않는다.

역시 편백나무 수제비누가 좋긴 좋은가 보다.

 

여튼 클렌징크림과 스킨도 떨어져서 기초화장품을 구입해야 되는데

23일 하루만 특가라고 광고가 떠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촉촉탱탱 수분가득 콜라겐 기초2종세트 -스테디셀러 스킨로션

 

수분가득 알로에 기초2종 세트(스킨+로션)

 

이 둘 중에서 어떤 걸 사야 하나?

값은 2,000원 차이구만...

 

 

 

 

투웨이케익은 잘 쓰지만, 썬크림과 비비크림은 제대로 쓰지 않아서 기한 지나 버리기 일쑤고,

향수도 오로지 하나 갖고 있는데 요건 양이 적어서 장만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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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7-24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 님, 썬크림은 외출시 꼭 발라야 해요. 저도 몰랐는데, 장마철에도 바르라고 신문에서 봤어요.
이런 저도 안 바르고 다닐 때 있지만요.

요렇게 재밌고 여성스러운 페이퍼는 처음 보아요. ㅋㅋ

순오기 2012-07-24 16:57   좋아요 0 | URL
씻는 거 귀찮아서 썬크림 안 발라요.ㅜㅜ
여성스럽지 못한 제가 페이퍼는 여성스런 페이퍼를 썼군요.ㅋㅋ

글샘 2012-07-24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떨어지면 주으면 되죠~ ^^ (더워서 썰렁 개그 중~)

페크pek0501 2012-07-24 11:44   좋아요 0 | URL
글샘 님, 썰렁 개그 아니고 재밌어요. 앞으로도 부탁 드려요. ㅋㅋ

순오기 2012-07-24 16:57   좋아요 0 | URL
하하~ 떨어진 거 주우려면 바닥만 보고 다녀야겠군요.ㅋㅋ

하늘바람 2012-07-2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처럼 사는 분 또 있었네요 전 요즘 게으름과 이것저것 합쳐서 세수하고 스킨로션도 안바르다보니 화장품 남은게 먼지도 모르겠어요. 하나씩 장만해서 다시 여자로 돌아가야할텐데~
우리 함께 꼭꼭 챙겨 발라 젊어져요 언니

순오기 2012-07-24 16:59   좋아요 0 | URL
화장하는 것도 부지런해야 되는데 난 게으르고 귀찮아서 화장 잘 안해요.
나갈 때 허연 분칠하고 눈썹과 입술만 칠하면 화장 끝입니다.ㅋㅋ
여름엔 세수하고 스킨 바르는 것도 귀찮아요.^^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영화할인 쿠폰 안 쓰면 저에게 좀 주실 수 없나요?

내일 오전에 유일한 사적 모임인 '띠앗' 멤버들과 다크 나이트를 보기로 했는데

할인쿠폰이 몇 장 더 있으면 좋을 거 같아 부탁드립니다.

 

 

 

페이퍼 올리는 게 좀 늦었지만,

월욜 아침 9시 50분에 시작되는 영화라서, 한 시간 전에 예매해야 할인쿠폰을 쓸 수 있지요.

이참에 못 쓰면 다음 번에 써도 되니까, 안쓰면 저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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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0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3 0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3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3 0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7-23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다섯 명이 영화를 보는데, 알라디너들이 주신 할인쿠폰으로 3장 예메샜네요.
쿠폰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
7월 28일에도 초등 아이들과 영화보기로 했는데,
7월 할인쿠폰 안 쓰시면 더 주셔도 됩니다. 잘 활용하겠습니다~~~ ^^

2012-07-23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3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2-07-2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드릴께용~~~ ㅋㅋ
전 습관이 되지 않아 그냥 보게 됩니다.

순오기 2012-07-23 23:39   좋아요 0 | URL
예에~ 고맙습니다!^^

2012-07-23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3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3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3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년 고2가 된 막내는 제7회 빛고을 독서마라톤은 3킬로(3000쪽) 읽기에 도전했다.

작년에는 5킬로(5000쪽) 읽기에 도전하고 격주로 집에 와서 책을 읽고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책을 읽고도 차일피일 미루다 기숙사로 가기 전 엄마의 잔소리에 부랴부랴 기록하기 일쑤였고,

후반엔 당연히 다 됐을거라 생각했는지 도가니를 읽고 기록하지 않아서 결국 완주하지 못했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5088898

 

우리는 잘 된 일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보다 때로는 잘못된 일에서 크게 깨우침을 받는다.

막내는 '태만'이 결국 다 된 일을 그르친다는 걸 깨달았다며, 겨우 5천쪽을 완주하지 못한 것에 자존심 상해 했었다. 

그래서 올해는 목표를 더 낮춰서 3킬로 (3000쪽)에 도전해 목표는 이미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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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에 도달하곤 더 이상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책을 안 읽는 것도 아닌데...

논술대회에 나가느라 읽은 책들도 기록하지 않아서 요것만 옮긴다.

 

4/14 나는 코끼리였다

 

미안한 말이지만, 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왠지 모르게 징그러웠다. 뚱뚱한 비만아에다가 틱장애가 있어 괴상한 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오는 우성이. 소리를 지르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머릿속에 사는 '바오밥'이라며 대화까지 나눌 때 그냥 좀 무서웠다.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왕따 취급 받는 모습을 보는게 불쌍하고 불편해서 그런 것 같다. 게다가 친형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아빠였다니.... 아이들 동화치고는(청소년 소설인데...^^) 불편한 소재가 많았다. 전생에 코끼리, 대나무, 엉겅퀴, 쥐 등으로 태어나면서 공통적으로 바랬던 한가지 소원이 있었다. 바로 인간이 되고 싶다는 것! 코끼리였던 전생을 체험하며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 우성이는 미워하던 아빠도 용서하고, 자전거를 타며 새롭게 바뀔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4/15 노서아 가비

 

그 동안 대륙을 돌아다니며 스케일 큰 모험을 하는 풍운아 이야기가 있었다면, 노서아 가비는 그 풍운아가 '여자'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고 천재적인 사기꾼이 있었을까? 누명을 쓰고 죽은 역관의 딸인 '따냐'는 러시아로 가서 거짓말을 잘하는 재능을 살려 가짜로 숲을 파는 '얼음여우단'의 일원이 된다. 또 그곳에서 아버지가 즐겨마셨던 러시아 커피, '노서아 가비'에도 빠진다. 이후 그녀의 삶에 중요한 순간에 가비가 빠지지 않는다. 따냐가 멋있는게 어떠한 상황에서도 조용히 몸을 숨기고 살펴보다가, 기가막힌 방법으로 빠져나오거나 역전시킨다.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인 이반도 뼛속부터 사기꾼이라 이 두 커플은 서로 사랑하지만 웃는 얼굴로 거짓말을 한다. 마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조선시대 버전으로 보는 것 같았다. 구한 말, 정치적 격변기이자 우리 민족의 수난시대. 외로운 임금이었던 고종의 고뇌가 가비를 통해 느껴졌다.

 

 

 

4/15 별이 된 소년

 

영화 '일 포스티노'를 감명깊게 봐서 파블로 네루다의 어린시절을 다룬 책이 흥미로웠다. 책을 펴자 보이는 초록색 잉크. 진정한 네루다의 책인 것 같아서 좋았다. 아직 네루다가 되기 전, '네프탈리'는 작고 여리고 순수한, 소년다운 상상력이 살아있는 아이였다. 그러나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에게 눌려 점점 기가 죽어간다. 아버지를 무서워했다가, 그래도 믿었다가, 다시 실망하고, 결국에는 분노하는 네프탈리. 어린 동생 로리타와 네프탈리를 매일 바다에 밀어놓고 헤엄을 강요하는 아버지가 나라도 정말 미웠을 것 같다. 매일 힘든 수영 연습을 하고 백조 두 쌍을 보는 게 낙이었지만, 어느 날 백조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여동생과 함께 정성껏 백조를 보살피지만 결국 백조는 네프탈리의 품에서 죽는다. 백조가 죽은 순간, 오열하는 네프탈리 안의 무언가도 같이 사라진 것 같았다. 그것이 순수성이든, 아니면 아버지를 향한 일말의 애정이든. 소수자인 원주민에 대한 애정도 잃지 않으면서 그렇게 점점 어린 소년은 '파블로 네루다'로 커 간다. 위대한 시인의 남다르고 순수한, 자연을 닮은 아이적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뒤에는 새어머니의 이해심 많은 포용력과 보살핌이 컸다. 이런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시를 쓰고,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칠 수 있었을 것이다. 네루다의 시집을 읽고싶어졌다.

 

 

4/22 류시화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아침 자습시간에 심심해서 잠시 들춰봤는데, 예상외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에 자리에 가져가서 정독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후에는 나 혼자 감동에 겨워서 책을 덮지 못 하고 있었다.  류시화 시인이 인도에 가서 만난 사람들과 겪은 깨달음, 자세한 인도의 생활상을 진솔하게 볼 수 있었다. 인도에 대해 막연하게 아무데서나 똥 싸고, 길바닥에 온갖 가축과 오물이 널려있고, 왼손으로 배변 뒷처리를 하는 더러운 나라라고 생각했다.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가릴 곳 없는 벌판에서 버스 승객들의 시선을 받으며 큰 일을 본 류시화씨가 부끄러움을 감추려 불평하자 승객들이 왜 당신들은 부끄러워 하냐, 많이 가리고 걸칠수록 문명인인 것이 아니다, 탁 트인 벌판에서 상쾌한 공기를 느끼며 일을 보는 것이 자신들의 명상법 중 하나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런 내용이었다. 이걸 보고 '아, 맞아. 그렇지.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하는 놀라움이 섞인 수긍을 하게 됐다. 또한 밉상이라고 여겼던 쑤닐의 'No problem!'은 물론이고, 류시화씨가 만난 수많은 놀랍고 경이로운 스승들.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깨달음을 추구하는 인도 사람들을 보자 내 영혼마저 조금 맑아지는 것 같았다.  신이 살아있는 나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인도에서만은 그 시곗바늘이 잠깐 멈추고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신에 대한 경외감, 존재에 대한 탐구, 가장 자연스러운 사고방식이 살아있는 마지막 나라. 공부하는데 지치고, 갈등이 생길 때 No problem을 외치던 쑤닐을 생각하면 마음의 짐이 조금 가벼워진다. 그동안 내가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는 영국이나 유럽 쪽 국가였는데 이 책을 읽고 인도로 바뀌었다. 나도 20대, 혹은 30대에 꼭 인도를 가보고 싶다. 가서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깨끗이 닦고 싶다.

 

 

5/5 정글북

 

야생동물들에 대한 키플링의 뛰어난 관찰력과 실제 그들의 이야기를 옮긴 것처럼 생생하고 개성적인 동물들 하나하나는 오랜만에 신선하고 흥미를 끄는 이야기였다. 왜 정글 북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지 알 것 같았다.
 정글 북의 간판스타라 할 수 있는 모글리 이야기에서 가장 좋았던 동물은 처음 모글리가 늑대 무리에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도와준 흑표범 바기라와 모글리에게 정글의 법칙에 대해 알려준 늙은 곰 발루다. 모글리의 늑대가족들도 그렇지만, 인간의 아이인 모글리를 가장 사랑하고, 항상 아끼고 지켜주며 친구처럼 대해준 동물들. 모든 정글 동물들에게 경외와 무서움의 대상이지만 모글리에게만은 따뜻한 바기라를 보면서 마치 현대의 '차도남'을 보는 것 같아서 더 정이 갔다. 모글리가 원숭이들에게 잡혀갔을 때 그 고고하던 바기라가 비단구렁이 카에게 도움을 청하다니. 바기라가 얼마나 모글리를 생각하는지 다가와 감동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자존심 때문에 그 일을 부인하는 모습이 웃겼다. 그리고 모글리가 인간 세상으로 간 뒤 바기라와 발루가 나오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어릴 때부터 운명의 숙적이었던 절름발이 호랑이 시어 칸을 잡은 뒤 인간 세상에서 쫓겨나 다시 정글로 돌아온 모글리. 정글에서는 인간이라고 쫓겨나고, 마을에서는 늑대의 새끼라고 쫓겨 난 모글리가 참 안쓰러웠다. 숙적을 잡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난 어디에 속하는 걸까?' 고민하는 모글리의 노래 속에 담긴 슬픔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다시 늑대 가족들과 함께 사냥을 하고, 후에는 결혼까지 한 모글리가 한평생 정글의 법칙에 따라 당당하게, 행복했을거라고 믿고 싶다.
 그밖에도 인간에게 살육당하지 않는 평화로운 섬을 찾아 물개들을 인도한 코틱, 몽구스의 운명에 따라 코브라 부부와 대결을 펼쳐 이긴 리키티키타비, 코끼리들의 투마이가 된 작은 소년, 마치 인간들처럼 군대에서의 자신의 직분과 임무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노새, 말, 낙타, 물소, 코끼리들까지. 진짜 동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어린아이가 되어 정말로 동물들과 이야기하고 지켜보는 것처럼 상상할 수 있는 즐겁고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5/3 은교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적요와, 서지우와, 한은교를. 그들의 사이를. 스승과 제자사이의 갈등과 불신의 시발점인 은교는 오히려 이적요와 서지우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고, 자신이 소외된 느낌을 받았다고 소리쳤다. 은교의 젊음과 생명 넘치는 싱싱함과 정결함을 찬미하고, 그녀를 '육체적으로'사랑할 수 있는 젊은 제자를 향한 애증을 가진 시인과, 문학적 재능이 없어 괴로워하고, 순박히 스승을 존경하다 점점 변해가고, 멍청했지만, 끝까지 멍청하지는 않았던 제자.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누구를 질투한 것인지. 은교를 품에 안는 모습을 보고 결국 죽이려고 실행까지 하는 이적요가 서지우를 사랑했다고? 그게 과연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에게 깊이 잠식되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은교를 향한 집착과 갈망도 오히려 서로에 대한 관심, 견제에 대한 반동쯤으로 된 것 같은.
두 사람의 노트를 모두 읽고 난 은교는 마지막에 그것들을 불태운다. 그냥,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 같다. 세 사람의 그 시간들을 그대로 흘러가게 보존할 수 있는. 그 셋은 그들만이 가장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마치 한몸처럼. 언젠가 좀 더 성숙해진 후에 다시 읽고, 그들을 이해하고 싶다.

 

 

5/20 내 이름은 눈물입니다

 

친구 책상에 있던 걸 잠깐 훑어보던건데 생각보다 심각한 이야기에 다시 제대로 읽었다. 콩고 내전의 군인들이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성무기'로 이용하는 강간. 그 피해자들의 사진과 절절한 이야기가 너무 사실적이고, 한편으론 이 시대에 아직도 이런 일이 있다는게 믿을 수 없어서 충격적이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어째서 여자들은 이렇게 항상 이용되고, 당하는건가. 전쟁이라는 건 광기의 소용돌이 같다. 사람이 사람에게 아무렇지 않게 폭력을 휘두르고, 사람 취급하지 않고, 죽인다. 성폭력을 한것으로도 모자라 더러운 막대기나 나뭇가지, 심지어 신발짝등을 찔러 넣는 미친 군인들. 그 여자들의 상처는 어느 누가,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전쟁이라는 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전쟁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 결국은 아예 일어나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도 미약하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6/10 오만과 편견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옛날책이라 번역도 매끄럽지 못하고, '다아시'는 졸지에 '다르시'가 되었다. 다아시가 왜 그렇게 갑작스럽게 엘리자베스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지도 잘 모르겠고, 보고 싶었던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커플의 이야기는 오히려 별로 나오지도 않았다. 그냥 베넷가족의 주책과 말썽이 나오고 그걸 뒤치다꺼리하는 엘리자베스와 제인의 이야기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별로 마음에 드는 인물이 없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에게는 감정 이입이 안 되고, 다아시는 많이 나오지도 않아서 잘 모르겠고, 제인은 착해빠지기만 했고, 빙리씨도 마찬가지다. 번역의 문제인건지 아니면 정말 책이 이런건지. 나중에 다른 책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6/24 천 개의 찬란한 태양

 

그동안 왠지 제목이 안끌려서 안 읽었는데, 그걸 후회한다. 마리암과 라일라, 단순히 그 둘뿐이 아닌 전쟁에 휩싸인 아프간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날 울렸다. 오랫동안 자신이 사생아인게 잘못인 줄 알고 주눅들고, 애정을 받지 못한채 몇십년동안 가정폭력을 견뎌온 마리암. 그런 마리암이 순수하게 자신을 좋아해주는 라일라와 그녀의 딸 아지자를 만나며 점점 마음을 열고 사람을 믿게되고, 마침내 한사람의 어머니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을 미워하는줄만 알았던 어머니의 사랑과, 너무나 크게 받은 상처로 인해 거부했던 아버지 잘릴 또한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다.  뭐라 해야할까, 아프간 전쟁이 끝나서 다행이다. 이제 복구와 재건의 시간이 이어지겠지. 그 과정에서 다시 다치고 상처받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 또한 여성의 인권이 상승해서 이 책에 나온것처럼 여자라고 부당한 대접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인간을 성에 따라서 그렇게 차별하고 미워하는게 올바른 종교같지는 않다.

 


읽었는데 기록하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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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06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경이 대단해요^^
은교, 중 마치 한몸처럼 이란 구절이 들어옵니다. 서지우, 이적요, 은교는
한몸이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어쩌면 영혼도요.

순오기 2012-07-08 19:51   좋아요 0 | URL
음~ 18금인 영화를 불법으로 보고 나서 책을 읽었는데, 정말 괜찮은 책이었는데 영화로는 잘 나타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어요. 친구들도 책을 보고 싶어한다며 가져가서 지금도 대출중이고요. 여고생들이 영화를 봤다면 엄청 궁금하겠죠.^^
나는 늙음에 대한 이적요의 진술이 맘에 들었는데, 역시 어린 아이들이라 그런 부분은 무심하게 지난듯...

희망찬샘 2012-07-07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댓글보고 저도 주욱 읽어 봤어요.
정말 대단하군요.
제가 읽었더라도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니와의 대화가 아주 깊을 것 같아요. 우리 딸이 이렇게 자랐을 때 저도 꿀리지 않게 대화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는걸요. 꼬맹이 아이를 데리고 이렇게 잘 자라 있을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우리 딸도 이렇게 자라 주기를...(생각하면서 자라주기를...) 순오기님. 즐거운 토요일. 상큼하게 여세요.

순오기 2012-07-08 19:54   좋아요 0 | URL
우린 책 이야기를 길게 하지는 않지만, 같은 책을 읽었을 때는 감상이 거의 비슷해요.^^
책읽는 아이들은 다 예쁘고 고운 마음결을 잃지 않으리라 믿어요.
희망이는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도요.^^
토욜 아침부터 출타해서 1박 2일 지리산에서 푹 쉬고 왔어요, 아주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지요!!

2012-07-07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8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2-07-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고2때도 이렇게 열심히 독서를? 간결하면서도 느낌이 살아있는 독후감 참 좋아요.
논술대회도 화이팅!!

순오기 2012-07-08 19:57   좋아요 0 | URL
2주에 한번 집에 오면 그냥 뒹굴모드로 책이나 읽지요.^^
이번 마라톤 기록은 성의없이 대충 썼다고 안 올렸으면 하는데, 그냥 올렸어요.

블루데이지 2012-07-0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이 책들 읽고 난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글들!
어쩜 너무 멋져요!
글들이 다 너무 긍정의 의미가 보여서..예쁜 마음도 보이는듯해요!

순오기 2012-07-08 19:58   좋아요 0 | URL
같은 책도 독자의 나이에 따라 보는 관점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겠지요.
이렇게 감상을 기록하지 않으면 잊어버리니까 대충이라도 끼적여놔야죠.^^

라로 2012-07-09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민경이의 팬이에요!!
빛고을 마라톤 기록 기대했는데~~~.^^
민경이는 정말 기자나 글을 쓰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부럽다~~~~.^^
이 페이퍼는 어제 읽었는데 스맛폰으로 읽은거라,,,오늘 댓글 달아요~~~. 추천은 먼저 했지만~~~.ㅋㅋ

순오기 2012-07-09 20:58   좋아요 0 | URL
무조건 고마워요~ ^^
심야에 시간되면 전화 통화해요!

마노아 2012-07-09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회 시간에 마을 이야기가 나와서 빛고을 마라톤 대회를 소개했어요. 올해도 시작했군요. 순오기님은 올해 도전하지 않으세요?

순오기 2012-07-09 20:59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만오천쪽 도전했어요. 절반이 지났는데 목표는 절반도 훨씬 못 미치지만...
여튼 열심히 읽어 완주는 해야지요.^^

마녀고양이 2012-07-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했군요! 정말 대단하네요!
멋진 가족이예요!

순오기 2012-07-10 18:36   좋아요 0 | URL
도전 목표가 3천쪽인데 대단할 것도 없지요.^^
 

 

   

 

 

 

 

 

 

 

 

     

 

 

 

 

'영빈은 현금의 집을 알고 있었다. 이층집이었다. 여름이면 이층 베란다를 받치고 있는 기둥을 타고 능소화가 극성맞게 기어올라가 난간을 온통 노을 빛깔의 꽃으로 뒤덮었다. 그 꽃은 지나치게 대담하고, 눈부시게 요염하여 쨍쨍한 여름날에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괜히 슬퍼지려고 했다. 처음 느껴본 어렴풋한 허무의 예감이었다. 이층집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현란한 능소화 때문에 그 집이 그 동네서 특별나 보인 것이지, 그 안에 누가 사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박완서<아주 오래된 농담>에서

 

 

                

 

 

 

 

 

             

 

             

 

             

 

             

 

             

 

우리집에도 능소화가 활짝 피어나면 좋을 텐데... 그럼 먼저 능소화를 심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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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7-02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왜 하나도 안보일까요?

순오기 2012-07-02 12:05   좋아요 0 | URL
다시 올렸어요.^^
카페에 올렸던 걸 복사해서 붙였더니 안 보였군요.
내 컴에서는 다 보이는데 말이죠.ㅠ

2012-07-02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7-02 12:07   좋아요 0 | URL
숲해설가 교육은 6월 16일에 수료했어요.
이젠 현장실습 자원봉사 30시간 채워야 해요.
7월 12일 우리동네 어등산 지구별 시연 준비중이에요.^^

2012-07-02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7-02 12:07   좋아요 0 | URL
사진은 이제 잘 보이죠?^^
고마워요!

프레이야 2012-07-0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금의 집 능소화, 저 대목 저도 참 좋더라구요.

순오기 2012-07-02 12:07   좋아요 0 | URL
하하~ 현금이네 2층에서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능소화!!^^

라로 2012-07-0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다 완성 하신거에요?? 사진 안 보이고,,,언니 페이퍼 답지 않게 너무 짧아요!!^^;

순오기 2012-07-02 12:08   좋아요 0 | URL
페이퍼 너무 길면 읽기 어렵잖아요.ㅋㅋ
이건 꽃을 감사하라는 페이퍼니까요.^^

blanca 2012-07-0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능소화 넘 이뻐요. 저도 가정주택이라면 심고 싶어요. 옛날에는 양반들만 심을 수 있었다면서요. 박완서샘의 <아주 오래된 농담>에 저런 묘사가 있었군요!

순오기 2012-07-02 12:15   좋아요 0 | URL
아주 오래된 농담을 읽을 땐, 능소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어요.
그리고 외도에 갔는데 겨울이라 <능소화> 이름표만 있고 줄기만 덩그러니 남아서 정말 미친듯이 궁금했어요. 그더다 능소화를 알고 보니, 우리 시댁에 있는 거였는데 이름을 몰랐던....
그래서 6.7월만 되면 만나는 능소화를 꼭 카메라에 담아요.ㅋㅋ

2012-07-02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7-03 00:24   좋아요 0 | URL
주택가 담장으로 늘어진 능소화는 정말 불꽃 같아요.^^
그 길을 걷는 것도 황홀한 거 같은... 늘 고맙습니다!

수퍼남매맘 2012-07-0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 이름 팻말에 <등소화>로 되어 있어서 그런 줄 알고 있었어요. <능소화>였군요. 이 꽃 요즘 우리 동네 아파트에도 자주 보이더라고요. 탐스러운게 참 이쁘다 생각했었는데 순오기님 아니였으면 끝까지 등소화로 알고 있을 뻔했어요.

순오기 2012-07-03 00:24   좋아요 0 | URL
어째서 능소화가 등소화가 붙었을까요?
비슷하지만 좀 다른 계등화라는 것도 있지만요.

봄나무 2012-07-0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된 농담 읽을 때 능소화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능소화라는 꽃을 책을 읽을 때는 몰랐었는데 어느 날 어느집 앞에 핀 꽃을 보구 저게 분명 책에서 묘사된 능소화일거야, 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맞더라구요. 박완서 선생님의 능소화에 대한 묘사가 참 인상적인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꽃보구 금방 느낌이 올 수 있었겠죠~~

순오기 2012-07-03 00:26   좋아요 0 | URL
오래된 농담에 묘사된 능소화를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걸 보면 작가의 묘사가 강렬했지요.^^
박완서 선생님 작품엔 이렇게 꽃을 묘사하는 게 뛰어나다 느껴요.
친절한 복희씨에서는 '박태기나무'가 콕 박히더군요.^^

세실 2012-07-0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능소화 볼때마다 느끼지만 참 우아해요~~ 화려하기도 하고^*^
언니 도서관에 능소화 심어도 예쁠듯~~

순오기 2012-07-04 09:07   좋아요 0 | URL
우아하고 화려하고~~~~ 딱 세실님이네!^^
오랜만이어요~~~ 댄스는 잘 돼가고 있어요?^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