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준이라는 이름은 그간 과도한 플랫폼 노동 구조 속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인물 정도로 기억됐다. 그러나 새로운 폭로와 자료를 통해, 장씨의 죽음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쿠팡이라는 기업은 산재를 ‘어떻게‘ ‘얼마나 열심히‘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는가. - P9

다수의 직원들이 일일이 기록한 장씨의 ‘행동 데이터‘는 항목별로 합산되었다. 고발장에 첨부된 또 다른 사진 자료에 따르면, 쿠팡 직원들은 당시 장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총 8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 분 단위로 기록했다. 일하는 도중 화장실을 몇 분 동안 갔는지, 업무 중간 중간 동료와 대화를 나누거나 잠시 서 있는 시간은 몇 분이었는지, 업무 중에 물을 마신시간은 몇 분이었는지도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 P11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인구 300만명이 넘는 부산이 왜 소멸위험지역등으로 분류됐는지 말이다. 과거 개발 시대,
중앙정부가 설계한 국가전략에 따라 몸집을 불려온 부산은 정작 그 거대한 덩치를 유지할 ‘스스로의 결정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지역의 미래를 지역이 직접 결정하지 못한 채 국가가 정해준 경로만을 뒤따랐던 자치 공백이 결국 오늘날의 쇠락을 불러왔다는 뼈아픈 진단이다. - P16

보수 출신 인사들의 민주당행은 분명하나의 ‘현상‘이다. 이는 국민의힘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판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상과 판세가 인물의 됨됨이를 드러내진 못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옷을 갈아입는다고 사람이 달라지는가. 서부 경남 유권자들 앞에 놓인 선택지는 역설적이다. 보수 독식 체제를 개르고 싶어도, 그 대안으로 나선 이들은 저마를 다 과거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 - P18

이 문제는 ‘기후정의‘와도 맞닿아 있다.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닥치지 않고 그 부담은 더 취약한 곳으로흘러간다. 농촌은 도시보다 쓰레기를 적게 만들지만, 처리는 훨씬 어렵다. 집중호우는 농로와 하천변에 쌓인 쓰레기를 유실시키고, 폭염은 악취와 위생 문제를 키운다. 특히 소각은 산불로 번질 위험이 크다. - P20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은, 이 판결과 무관하게,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위법·위헌의 재판절차 관행을 깨기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 대법원장이나 법원장은 재판에 개입해도 직권남용죄 무죄라는 부끄러운 전원합의체판결은 재판소원의 정당성을 높여주는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 P27

워시가 새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다면 그는 앞으로 4년 동안 두 가지의 곡예를 부려야 한다. 우선, 양적긴축과 동시에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을 막아야 한다. 술마시고 운전대에 올랐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는 수준의 난이도다. 그러나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경제 데이터가 ‘기준금리인하 불가‘로 나오더라도 워시는 트럼프의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트럼프를 거스른다면?트럼프는 ‘배신자‘를 그냥 두는 사람이 아니다. - P33

재생에너지는 민주주의를 양분 삼아 자란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된다는 것은 정부로부터 독점된 에너지 권력을 다양한 시민들이 나눠 갖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도, 노인도 모두 에너지의 주인이 될 수 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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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영 지음 / 책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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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백승영 지음 / 책세상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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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는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주체로 위버멘쉬를, 위버멘쉬라는 존재 양태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영원회귀 사유를 제시한다. 이렇듯 디오니소스적 긍정은 오로지 영원회귀 사유에 의한 인간의 위버멘쉬적 존재로의 변화에 의해서만 가능하게 된다. 위버멘쉬적 존재로의 변화는 곧 인간의 자기 긍정의 표현이며, 인간의 운명에 대한 사랑이다. 니체가 운명애 Amor fati를 디오니소스적 긍정에 대한 최고의 표현으로 제시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_ 백승영,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p.111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을 통해 힘에의 의지, 위버멘쉬, 영원회귀의 주요 개념을 바탕으로 형이상학, 윤리학, 예술생리학, 인식론 등 여러 부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외부에서 우리를 억압하는 낡은 가치, 도덕 등의 힘에 저항하여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힘에의 의지를 갖고, 영원 대신 순간을 살아가는 위버멘쉬(초인). 과거를 극복하는 순간 바로 다음에 주어지는 가치의 도전을 웃으며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나선형 상승의 궤적을 그리며 나아가는 방향성.


 인간이 스스로를 가치의 설정자이며 창조자로, 해석 주체로 긍정하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관점적 인식 상황이 단순한 허무적 위험으로서의 데카당스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적극적 기회의 역할을 하는지가 결정된다. _ 백승영,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p.213


 알 수 없는 이데아를 향한 막연한 기대를 품고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부딪히고 현실에서 이상향을 만들려는 처절한 삶의 투쟁. 그 과정에서 주어지는 운명적 패배마저도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초인의 모습. 그의 발 아래 서양 전통의 진(眞), 선(善), 미(美)는 파괴된다. 마치 눈 먼 삼손이 건물 기둥을 무너뜨리며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최후를 맞이하듯, 니체 또한 그의 철학을 통해 서양 철학의 토대를 무너뜨리며 그의 죽음과 함께 20세기를 연 것은 아니었을까. 


 여기에 더해 니체 초기 <비극의 탄생>에서 보였던 예술적 구원에 대한 갈망이 힘에의 의지를 통해 스스로의 구원이 되었는가를 담아둔다. 이를 바탕으로 니체의 저작들을 차례로 읽어보자. 낡은 관습이 누르는 중력을 거부하고, 자신 스스로의 의지를 갖고 순간을 살아가는 위버멘쉬의 발자취를 따라서...


 다수로 존재하고 관계적으로 존재하는 힘에의 의지를 니체는 생기Geschehen라고 부른다. 더불어 이런 힘에의 의지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생기라는 이름을 부여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에 내재하는 "내적 생기 innerliches Geschehen"이기도 하다. _ 백승영,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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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닻을 올린 한국의 해상풍력이 타이완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단순히 ‘어떻게 빨리 지을 것인가‘라는 방법론만이 아니다. 거대한 바람개비가 바다에 뿌리내릴 때, 평생을 바다에서 살아온 어민들과 어떻게 함께 살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해온 경험이 한국에 더 소중하다. - P13

타이완 정부는 왜 이렇게 재생에너지에
‘진심‘인가? ‘에너지 안보‘ 때문이다. 타이완섬인근에 소위 화석연료, 석유나 천연가스가 없다. 타이완은 현재 에너지의 약 96%를 외부에서 수입하고 있다. 에너지 자급자족이 절실하다. 그래서 이른바 ‘녹색 전기‘ 즉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 P15

권력이 비호한 각종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결론이 나고, 남은 것은 권력을쥐고 있던 시기에 전달받은 금품 수수 일부에 불과했다. 그래서 재판부의 ‘질타‘는 대통령 부인이 청렴하지 못한 것에 대한 공허한 꾸짖음에 그치고 만다. " - P17

그런데 대의원제를 폐지하겠다는 정당의 변화 앞에서 던져야 할 질문이 누군가의 유불리뿐일까? 대의원이 가지고 있던 권한을 허물어 권리당원에게 더 힘을 실어주거나, 아예 동일하게 만드는 이 같은 변화는 정당이 운영되는 방식을 본질적으로 뒤바꾸어 놓는다. - P21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은 스스로 대의원이기도 하고, 해당 지역의 대의원들에게 영향력을끼친다. 이들은 각자의 노선을 가지고 정치를 하며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을 설득해서 움직인다는 것은한층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다."  - P23

쿠팡으로 빚어진 최근 기류의 핵심은
‘한국의 디지털 주권 대 미국 플랫폼 자본‘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이어지고있다. 쿠팡은 단지 하나의 전장(戰場)일뿐이다.
- P27

하노이 노딜은 북한뿐 아니라 트럼프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만약 당시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마쳤다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P29

그는 칠십 평생 안일하지 않고 안주하지 않은 뜨거운 투사였다. 고문 후유증으로 평생 고통받았던 김근태처럼, 수전증을 비롯한 고문의 흔적을 그대로 지닌 몸으로 해외 출장길에 나섰던 그는 객사(死)가 아니라 전사(戰死)했는지도 모른다. 미칠 것같이 뜨거웠던 한국 현대사를 데운 커다란 불쏘시개 중 하나, 이해찬 전 총리의 명복을 빈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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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18년 차 특수교사가 안내하는 편견을 넘어 우정 쌓는 법 교양이 더 십대 12
권용덕 지음 / 다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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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는 상대와의 올바른 상호작용을 위해 다음 사항을 기억해야 해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며 존중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장애를 차별이 아닌 개인적 차이로 봐야 한다.
장애인은 나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_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p.25

도움과 불편.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관통하는, 그리고 연결되는 두 개의 키워드라 생각한다. 장애가 있어 불편을 겪는 이를 보면서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느끼고 그를 당연히 도와야 한다는 생각. 그렇지만, 이 도움은 눈에 보이는 그의 불편함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내 마음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함일까.

경우를 달리해서 만일 내가 어려운 수학 방정식을 풀지 못하고 끙끙대며 고민하고 있을 때, 아인슈타인이나 뉴턴과 같은 천재 수학자가 나타나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하는 나에게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느끼고 내 문제를 다 풀어 주었다면, 나는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느껴야 할까, 아니면 나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방해했다고 화를 내야 할까.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vs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말라

우리는 타인을 대할 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해야 할까, 아니면 원치 않는 것을 행하지 말아야 할까. 얼핏 전자의 방식이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한 가지 전제 위에서 가능하다. 나와 남이 원하는 바가 같을 때만. 만일, 원하는 바가 같지 않다면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이제 우리가 다른 이를 돕는다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내가 그에게 베풀고 싶어 하는 것을 그는 원할까. 진정으로 그의 처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결정은 또 다른 폭력의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면에서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행동이 얼핏 차갑게 보이지만, 실은 그에 대한 최대한 존중을 보이는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고 불완전하며 저마다의 짐을 지고 각자의 길을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시혜적인 위치에 어느 누구도 서 있지 않다. 어쩌면 우리의 도움은 불편함으로 인해 생겨나는 기다림이라는 우리의 불편을 치우기 위한 자신을 위한 배려는 아닐까. 우리 모두 장단점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각자의 길을 가다가 도중에 들려오는 작은 부탁에 귀를 닫지 않는 작은 여유가 있다면,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이제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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