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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하우오파는 태평양 세계의 주민들은 작은 세상에 갇혀 사는 게 아니라 서로 왕래하고 교역하는 대양 공동체(oceanic community)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세계는 바다 때문에 고립된 게 아니라 바다를 통해 연결되었다... 이 세계는 '광대한 바다에 둘러싸인 섬들(islands in a far sea)'이 아니라 '섬들로 구성된 바다(a sea of islands)'다. 실제 과거에 태평양 주민들은 광대한 바다를 이용하며 살았다. _ 주경철, <바다 인류> , p24/717
주경철(朱京哲, 1960 ~ )의 <바다 인류>는 바다에 대한 문명사다. 수 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부터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 걸친 바다 이야기가 책 속에서 펼쳐진다. 인류는 어떻게 바다를 건넜고, 무엇으로 서로 연결되었으며, 어디까지 연결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서 전개된다. <바다 인류>는 독자들에게 최신 해양고고학의 성과와 함께 최신 이론도 함께 소개하며, 새로운 정보를 알려준다.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리뷰에서 보다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바다 인류>는 지식의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교양서적이지만, 바다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전환시킨다는 점이 더 의미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첫머리에 언급한 '바다에 의해 고립된 섬'이 아닌 '섬들로 연결된 바다'를 말하는 하우오파의 말은 바다 문명사를 읽기 전 관점의 전환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마치 과거 원태연의 시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를 연상시키는 이러한 관점의 전환과 함께 이분법적인 사고로 바라봤던 뱃사람과 이들이 이룬 문명에 대한 인식을 바꿨을 때에야 비로소 바다의 문명사가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는 점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단적으로 말해서 로마 해군 병사와 해적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다. 당대 기록은 마치 해적이 별도로 존재하는 엄청난 집단인 듯 묘사하지만, 실제로 이들 중 다수는 농사짓다가 흉년이 들면 바다로 나가 도적질을 하는 사람들이다. 지역 상인들도 기회가 생기면 해적질에 동참했다. 결국 로마제국이 따로 있고 해적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 해안 지역을 압박하고 통제해서 제국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고 순치하여 해적의 발호를 억제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_ 주경철, <바다 인류> , p104/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