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을 탄핵한다 - 정통파 순수법치주의자 김평우 변호사의 ‘나는 왜 탄핵을 반대하는가?’
김평우 지음 / 조갑제닷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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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을 탄핵한다>는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중 일원인 김평우 변호사가 저술한 책이다.


책은 2016년 1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저자가 조갑제닷컴에 기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글의 주된 내용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반론과 '탄핵 집회(촛불 집회)'에 대한 저자의 생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은 일반 국민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진행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이번 리뷰는 모두 궁금해하는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분석과 저자의 반론(反論)


'박대통령의 탄핵사유의 내용을 보면, 크게 헌법행위 위반과 법률행위 위반 행위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 헌법위반 행위는 최순실의 정책개입, 인사개입, 이권(利權)개입과 대통령의 언론개입, 세월호 사건 당시 대통령의 행방 등 다섯 개 사항이다. 법률위반 행위는 형법 및 특가법상의 직권남용죄, 강요죄, 뇌물죄, 문서유출 및 공무상 비밀누설죄인데 구체적으로는 재단법인 미르와 재단법인 K스포츠의 설립, 모금, 롯데그룹 출연금, 최순실 등이 기업체로부터 받은 특혜 다섯 가지, 최순실의 국가정보 취득과정 등 8개 사항으로 총 13개에 달한다.'(p76)


<탄핵을 탄핵한다>의 내용에는 13개에 해당하는 탄핵 소추 사안에 대해 헌법 행위 위반과 법률 행위 위반으로 구분하여 탄핵 소추 사안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그 중에서 헌법 행위 위반에 대한 저자의 반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법률을 위반한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도 헌법 행위 위반과 같은 수준의 논거가 제시된다.  


'그런데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기밀문서를 누설했다.', '세월호 사건 때 7시간 행방에 대해 국민에게 밝히지 않았다'는 것등은 그 자체가 국민주권주의나, 법치주의 원칙, 생명권 보장 등 헌법제도나 원칙을 공격하거나 부정하는 행위가 아니다.'(p77)


'박대통령의 경우엔, 대한민국 헌법의 제도나 원칙을 단 하나도 부정하거나, 공격하는 언행(言行)을 한 적이 없다. 탄핵소추장에 있는 다섯 개 위반 사항은 법률위반 행위가 될지는 몰라도 헌법위반 행위에는 처음부터 해당 가능성이 없다. (p78) 개별 사항별로 보자. 대통령이 기밀문서를 외부에 보낸 행위(최순실의 정책개입)는 법률위반이나 규정위반이 될지는 몰라도 국민주권주의나 대의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부정이나 공격행위, 즉 헌법위반행위는 아니다.'(p78)


'두 번째 사항(인사개입)은 대통령은 직업공무원 제도나 평등원칙을 부정하거나 공격한 적이 없다. 따라서 헌법위반은 되지 아니한다. 더 나아가, 대통령이 인사에서 측근을 기용한 것은 편파인사가 될지는 몰라도 그것이 법률위반이나 규정위반의 범법(犯法)행위가 될 수는 없다.'(p79)


'세 번째 사항(이권 개입)은 박 대통령이 기업의 재산권이나 시장경제 질서, 기본적 인권 보장 제도 등을 부정하거나 공격한 적이 없다고 전술(前述)한 바 있다. 따라서 헌법위반 행위는 아니다.(?) 국회도 같은 내용을 법률위반 행위로 탄핵사유에 넣었다. 법률위반 행위로 심판하면 될 사항이다.'(p79)


'네 번째 사항(대통령의 언론 개입)은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요지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요지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공격하여 흔드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 따라서 헌법위반 행위는 될 수 없다.(?) 더욱이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공격하여 흔드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p80)


'다섯 번째 사항(세월호 사건 당시 대통령의 행방)은 앞서 보듯이 대통령이 생명권 보장을 부정하거나 공격한 적이 없으므로 헌법위반 행위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사건 당일 7시간 행적은 대통령의 사생활을 문제 삼는 것이므로, 직무상의 위법을 대상으로 하는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의 행방이 세월호 피해자의 사망과는 아무 인과(因果)관계를 찾을 수 없으므로 생명권 경시가 될 수 없다.'(p80)


저자는 법률 위반이 될 수는 있어도, 헌법 위반 사항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논리를 펼치며, 그 근거로 대통령의 진술과 자신의 생각을 그 논거(論據)로 제시한다. 개별 행위를 통해 헌법 위반을 판단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저자의 생각은 맞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헌법은 법의 정신을 명시한 법으로  '법의 정신'을 다루고 있는 상위법(上位法)이며, 법률은 개별 사안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상대적으로 하위법(下位法)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개별 행위에 대해 적법여부를 다투는 것은 그 행위에 대한 평결뿐 아니라 상위 법 여부 위반을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법률 위반이 헌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논리는 성립되기 어렵다. 특히, 세 번째 사항의 '이권 개입' 내용은 명확한 증거가 최근에도 드러나고 있음에도 '박 대통령 진술이 아니라고 하니 성립되지 않는다.'라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 탄핵이 이루어지면 안되는 이유 : '억지 탄핵 소추'를 통탄(通歎)한다!


책의 전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글의 초반부에 요약되어 있다. 나머지는 이의 내용에 대한 서술(敍述)에 해당한다고 생각되기에, 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첫째, 원래 대통령 탄핵은 선거에 뽑힌 대통령을 국회가 쫓아내는 비(非)민주적 제도이다.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치적 이변(異變)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또다시 대통령을 탄핵하는 진기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p17)


'둘째, 한국은 1948년 건국 이래 총 11명의 대통령 중 2명이 되어 미국과 동등한 최다(最多) 대통령 탄핵국(彈劾國)이 된다.'(p17)


'셋째, 이번 탄핵소추가 추가되면 한국은 건국 이래 총 11명의 대통령 중 하야 3명(이승만, 윤보선, 최규하), 암살 1명(박근혜), 자살 1명(노무현), 구속 2명(전두환, 노태우), 탄핵소추 2명(노무현, 박근혜)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통령 사고율 국가라는 종전 기록을 갱신하는 셈이다.'(p18)


'넷째, 이번 탄핵은 탄핵사유를 밝히기 위해 국회가 특검(特檢)을 설치한 지 며칠도 안 되어 특검의 조사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탄핵소추를 하는 그야말로 순서가 완전히 거꾸로 된 괴이한 탄핵이다.'(p18)


'다섯째, 이번 탄핵은 국회의 탄핵논의 과정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고 극비로 추진, 진행되었다. 일반 형사사건으로 말하면 비밀 수사이다.'(p18)


'여섯째, 대통령의 부패나 실정(失政)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국민들이 거리에 나서 시위로 대통령의 축출을 요구하는 것은 통상 후진(後進)독재국가에서 있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87년 이래 대통령 단임제가 시행되어 대통령의 독재는 있을 수 없다... 레임덕 대통령을 겨냥해 거대 야당은, 특검을 추진하고 시위대를 선동하고 종국엔 탄핵까지 한다니.... 세계 역사에 없는 해괴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p19)


'일곱째, 통상 대통령과 십 수 년간 당을 같이한 사람들은 대통령이 탄핵 공격을 받으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탄핵공세를 막는 데 앞장선다. 그런데, 이번 탄핵은 여당의원 중 상당수가 야당의 탄핵 주장에 동조, 연합한 상태에서 탄핵소추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정치인들의 이런 파렴치한 배신 행위는 한국 정치인의 한심한 정치 도덕 수준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것이다.'(p19)


저자의 내용을 정리하면, 탄핵은 세계 정치사(政治史)에 불명예 기록을 세우기 때문에 피해야 하는 것이며, 시위는 후진국에서나 발생하는 후진적인 정치행위이고, 비밀 수사와 국민들의 시위 그리고 같은 당 정치인들의 배신으로 이루어진 이번 탄핵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퇴보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가 박근혜의 위법에 대한 판결의 부당함을 알리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자. 아마도 국민 각자의 판단이 탄핵에 대한 찬반(贊反) 논거가 될 것이다.


3. 저자가 생각하는 국민 인식의 문제점과 저자의 당부


저자는 탄핵을 주장하는 탄핵 논리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 "박 대통령은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이다. 소통이 안 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 고로 박 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이 삼단논법은 누가, 언제, 어디서 만든 논리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소전제, 대전제가 모두 맞지 않다고 나는 본다.'(p189)


그렇지만, 국민들 중 대부분이 위와 같이 생각하지 않는다. 말이 통하지 않아 국민들이 탄핵을 요구한다는 저자의 삼단논법일 뿐이다. 만약, 위와 같은 논리가 탄핵사유라면 박대통령은 탄핵대상이 될 수 없다. 나도 그러한 이유에서의 탄핵은 반대한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탄핵되는 이유는 위와 같이 거창한 이유가 아니다. 법을 위반한 위법(違法)을 했고, 그 위법의 정도가 대통령 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기에 탄핵을 당한 것이다. 굳이 탄핵 논리를 세운다면 다음으로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 


'박 대통령은 위법을 했다. 따라서, 대통령은 법에 따라 심판을 받고 처분에 승복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탄핵을 탄핵한다>의 글 초반과 마지막을 살펴보자. 글 초반에는 저자가 글을 쓰게 된 배경을, 마지막에는 그가 요구하는 행동이 담겨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우리나라가 지난 29년간 지켜온 자랑스러운 1987년 헌정체제(憲政體制)를 뒤집고 50년 전 중국이 실험하여 실패한 언론 대중민주주의 체제로 후퇴하려 하는지. 제발, 차분히 돌아가 숙연한 마음으로 1987년 헌법 제70조를 다시 읽어보자. "대통령의 임기(任期)는 5年으로 하며 중임(重任)할 수 없다." 그리고, 이 5년 단임제(單任制)가 지난 29년간 한국의 정치 안정(安定)과 민주주의를 지켜온 보루(堡壘)였음을 상기하자.'(p16)


5년 단임의 대통령제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탄핵할 수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이 탄핵사안은 임기말의 여자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발생한 권력공백을 이용해 다수의 국민이 이용된 사건이 아니라, 4년의 임기동안 저지른 부정에 대한 심판이라는 사실을 '순수법치(純粹法治)'주의자 저자에게 헌법 제65조의 조항을 통해 다시 말하고 싶다.


'1항.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행정각부의 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관,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위원, 감사원장, 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집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4항. 탄핵 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 그러나, 이에 의하여 민사상이나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저자는 국민의 탄핵주장에 대해 '혁명놀이'라고 비판함에도, 반(反)탄핵 투쟁을 선동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과연 이 글 전반에서 순수법치주의자이며, 탄핵촉구집회를 국민선동, 민중혁명으로 치부하는 저자가 쓴 글인지 의구심이 든다.


'이 나라  지도층에게는 더 이상 기대가 없다. 이제는 나라 사랑하는 진정한 애국자들이 모두 나와서 행동할 때이다. 모두들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궐기하자. 나이 들은 나도 조국에 돌아가 투쟁하려 한다. 칠십이 넘어 더 이상 바랄 것도, 잃을 것도, 무서울 것도 없다. 조국이 망하는데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국자 여러분! 法治, 愛國의 反탄핵 투쟁현장에서 만납시다!'(p188)


<탄핵을 탄핵한다>를 통해서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비록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와 다른 이들의 생각을 살펴보면서 같은 사안에 대해 얼마나 다른 생각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다양성이 제기될 수 있고, 주장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면서, 오늘 제17차 촛불집회에 반드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밤늦게 하게 된다.


PS. 비록 비논리적이기는 하지만, 다른 이들의 생각을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별2개를 주었다. 

 별점 2개를 준 보다 더 중요한 이유. 별점이 너무 낮으면 오늘 촛불집회 전 중고서점에 팔 때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ㅜㅜ 저자의 최근 언행(言行)이 화제가 되고 있는 요즘 관련 동영상을 올리며, 저자에 대한 판단은 독자 각자의 몫으로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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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5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5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2-25 1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증거는 많습니다.,,업무수첩..이런건 사실 증거의 효력 유무와 관계없이 빼박의 정황의 물증이죠..수석이 뭐 할일 없어서 낙서했겠어요..ㅎㅎㅎㅎ의식이 경도된 사람은 아무리 어떤 근거나 증거를 들이대더라도 부인하죠. 박그네는 논리가 아니라 신앙이거든요. 그러니 그들에겐 법률적 논리가 사실 의미가 없죠.... 법정에서 법관에게 삿대질하는 못된 버릇도 자기들에게는 별일 아닌게 되거든요.

겨울호랑이 2017-02-25 10:36   좋아요 2 | URL
네 그렇습니다..그래도 변호사이며 대통령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저자의 책을 읽으면 그 전에 알지못했던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해되지 않는 논리에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컨디션 2017-02-25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김평우였군요! 이 분 어제 기자한테 막말하는 거 보니 아주 기가 차더라구요. 답이 없다는 생각이 확 들더라구요..ㅠ

겨울호랑이 2017-02-25 10:37   좋아요 2 | URL
^^: 네 컨디션님, 저자의 다른 행동이 담긴 동영상도 첨부합니다. 답이 없다는 생각을 확신하히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프리쿠키 2017-02-25 1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마음을 열고 들어도
인간이 짖는 개소리는 법문이 될수 없지요?ㅎㅎ고생하셨습니다.
저희를 대신하여 개소리 독박으로 들어주셔서^^;

2017-02-25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7-02-25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호랑이님 참을성 대단하시네요.
그 아비에 그 아들인 듯합니다. 전두환 독재를 옹호(?)한 김동리 아들 답게.

겨울호랑이 2017-02-25 11:22   좋아요 2 | URL
samadhi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님과 약속도 있고, 제 나름으로 책의 내용을 다른 분들께 있는 그대로 제시해야 이웃분들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읽고 작성했습니다..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책주부 클로이 책방 2017-02-25 11: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와 다른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인내심이 존경스럽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2-25 11:44   좋아요 1 | URL
^^: 에고 kkjj525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존경은 좀 부끄럽습니다...그저 kkjj525님과 다른 이웃분들 판단에 부족하나마 작은 도움이 된 것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좋은주말 되세요^^:

cyrus 2017-02-25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나름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쳤어도, 마음에 안 드는 이유가 자신과 다른 입장이 틀렸다고 보고, ‘선동’임을 몰아세우는 태도입니다.

189쪽 삼단논법을 반박하는 글이 좀 웃긴 게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가 대통령이 되면, ‘소통 안 되는 대통령은 자격 없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할 수 있습니다. 야당 출신 정치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가정 하에 ‘박 대통령’ 자리에 넣어보세요. 보수 세력의 여당 정치인들도 이런 삼단논법으로 공격할 겁니다.

겨울호랑이 2017-02-25 12:26   좋아요 0 | URL
cyrus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권위있는 법조인이라는 위치에 있는 저자가 말하는 내용 자체가 상당히 실망스럽고, 논리 자체도 일반 국민들의 분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한계라 생각됩니다.^^:

우민(愚民)ngs01 2017-02-25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평우의 괘변에 역겨움을 느끼며 진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2-25 12:34   좋아요 1 | URL
^^: 한 번에 다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바꿔 나가야겠지요? ngs01님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02-25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겨울호랑이 님. ^^

저자는 바보 아니고 학식과 연륜이 대단할텐데, 저런 말 안 되는 주장하는 거 보면 분명 뭔가에 씌운 듯 합니다. ㅠㅠ
그래서 그 사람을 지배하는 사상이 무섭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2-25 13:47   좋아요 1 | URL
^^: 북다이제스터님과 약속 덕분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ㅋㅋ 생각보다 논리가 빈약해서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이 어두운 시간이 지나고 이분들과도 함께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bookholic 2017-02-25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은이에게 갈 인세가 아깝습니다..ㅠㅠ
중고서점에 책 파신 후에 별점 수정 부탁해요.^^

겨울호랑이 2017-02-25 18:42   좋아요 0 | URL
탄핵에 찬성하는 이들의 생각을 알려준다는 면에서는 약간의 가치도 있는듯합니다...인세가 아깝기는 하지만, 다른 이웃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는데 의의를 가질까 합니다..

2017-02-25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5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클라라 2017-02-26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체 뭔 생각일까나 싶어서 읽어봐야할까 싶다가도.. 돈 주고는 못보겠어서 그냥 말았다죠;; 어떤 내용인지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읽으시느라 완전 고생 많으셨겠어요 ㅠㅠ;;;

겨울호랑이 2017-02-26 21:54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해피클라라님 다소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만, 다른 이웃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다면 저도 기쁘게 생각되네요^^:

Asagi 2017-02-27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셨군요, 대단한 인내심입니다
책값이 아깝네요

겨울호랑이 2017-02-27 16:10   좋아요 1 | URL
^^: 그저 조그마한 선행을 이번 기회에 하게 되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ㅋ

보리숲 2017-03-04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무슨 생각인지 궁금했는데 별게 없군요. 역대 대통령들을 망명시키기도, 탄핵하기도 하는 우리 국민들이 오히려 자랑스러운데요. 미국 국민도 우릴 보고 힘내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7-03-04 15:39   좋아요 1 | URL
네^^: 보리숲님.. 저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우리 나라 정치문제는 시스템의 문제이지 국민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霹智佛 2017-03-05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세도 아까워요!.. 라고 욕할라고 들어옴..ㅎㅎ

겨울호랑이 2017-03-05 18:53   좋아요 0 | URL
네.. 밍키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한편으론 다른 생각도 자유롭게 표현되어야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노랑모란 2017-03-10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은 것도 아니고 책의 요점정리와 겨울호랑이님의 생각을 정리해놓은 글을 읽은 것 뿐인데도 너무 어이없고 답답하고 화가나서 몇 번을 도중에 그만두려다 다시 읽을 정도였습니다.
이걸 책으로 읽으셨다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크셨을까요...
논리가 비틀린 이의 괴변을 읽는 건 그 사람이 속한 그룹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유익하긴 하지만 비틀린 논리에 대한 거부반응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논외네요 ㅠㅜ 잘 읽고 갑니다...

겨울호랑이 2017-03-10 11:36   좋아요 0 | URL
^^: 박근혜가 방금 탄핵되어 이젠 노랑모란님께서 스트레스 받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박근혜의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의 발언과 함께 그의 반전 과거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변호인>의 판사가 바로 서석구 변호사라는 것이다.


관련기사 :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89530


서석구 변호사처럼 '사상전환'한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적지 않다. 인명진 새누리 비대위원장, 김지하 시인 등 많은 이들이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반대편에 섰다. 뉴라이트 지식인 명단을 살펴보면서 연상되는 존재들이 있었다. 바로 '예니체리'들이다. 오스만 투르크의 정예부대인 예니체리를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니체리(오스만 터키어: يڭيچرى, yeniçeri)는 오스만 제국의 유명한 보병 군단의 이름이다. 황제의 직속경호대, 친위대역할을 하는 정예 상비군단으로 전투에 임하면 용맹성으로 유명했다. 14세기에 처음 조직되어 1826년에 마무드 2세가 해산할 때까지 존재하였다. 예니체리는 튀르크어 예니센 에서 유래한 말로 "새로운 병사"라는 뜻이다.

 

역사[편집]

1364년 무라드 1세가 처음 세웠다. 초기는 전쟁포로들이나 비이슬람교도, 특히 발칸지방 기독교 소년들로 강제 징집한 병사들로 구성되었다. 일단 징집당하면 이슬람과 튀르크 전통을 익힌 뒤 이슬람으로 개종해야했고 엄격한 신체훈련과 각종무기를 다루는 기술을 익힌후에 부대로 편성됐다. 일종의 개인경호대로 알라와 황제 이외에는 그 어느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황제가 머무는 수도 경비를 맡아 일종의 경찰관이나 소방관 같은 역할을 하다 전쟁나면 최정예부대로 참전하여 무용을 떨쳤다. 특별한 군복을 지급받았고 상비군으로서 급여를 지급받았으며 다른 이슬람교도와 달리 콧수염 외 수염을 기르지 않았다. 초기에 결혼 및 병영밖에서 사는 것이 금지되었을 정도로 엄격한 규율하에 생활했는데 16세기에 금혼규정을 비롯한 일부 규정이 완화되었다. 제정 로마 근위대가 본래 목적보다는 황제의 최대위협이 된 것처럼 예니체리도 영향력이 막강해지자 점차 탐욕스러워지고 권력집단화 돼 정치에 관여하며 타락했다. 18세기에 이르며 막강한 특권과 영향력으로 정부를 장악하고 군대 구조 현대화를 위한 시도들을 방해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정책들을 강요하며 빈번히 반란을 일으켰고 심지어 황제조차 갈아 치울 수 있을 정도였다. 1622년에는 예니체리를 해제하여 군대를 재조직하려고 시도한 오스만 2세를 암살했다. (출처 : 위키피디아)


[그림] 예니체리


자신의 출생성분이 '기독교' 였기에 이교도로서 자신의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더 잔인하고 용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들을 보면, 자신의 사상적 기반과 현재 발을 딛고 있는 곳이 다르기에 더 '종북', '좌익', '빨갱이'라는 말을 달고 다니며 열심히 사는 그들의 모습이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PS. 예니체리 군단의 용맹이 잘 나타난 문학 작품으로는 시오노 나나미의 전쟁 3부작 중 특히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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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7-01-07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때 제가 장르소설을 즐겨읽었는데, 그때 읽은 ‘환관탐정 미스터 야심‘이라는 소설,
예니체리 부대의 위용이 잘 드러나는 것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7 12:23   좋아요 0 | URL
^^: 그렇군요. 언젠가 기회되면 읽고 싶네요. 양철나무꾼님 행복한 오후 되세요^^:

samadhi(眞我) 2017-01-07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알게 된 집단이네요. 이슬람문화권에 대한 제 무지가 드러나네요. 재미있고 흥미가 생깁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7 20:10   좋아요 1 | URL
^^: 이슬람에 대해서 저도 잘 모릅니다. 아는 이야기만 적으니 있어 보이긴 하네요 ㅋ samadhi님께서 재밌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즐거운 토요일 오후 되세요 ^^:

2017-01-07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7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1-07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서재에서 새로운 사실을 또 배우고 가네요. 기반이 약한 사람들이 오버해서 충성하기는 하죠. 우리의 현실에 겹쳐져서 더 씁쓸하네요.

겨울호랑이 2017-01-07 13:34   좋아요 1 | URL
네.. 친박보다 더한 뉴라이트 지식인들을 보면 더 큰 분노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7-01-07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오노나나미 여사님의 전쟁3부작 은근 명작입니다. 특히 콘스탄티노플의함락은 거대한 역사전환의 한축이라 무척 재미있고 실용적인 (?) 책이었어요.
참 서석구씨도 박수쳐드리고 싶네요
정보공개청구할 수고로움을 대신하여
국민들에게 자발적으로 정체를 드러내주니
어찌나 고마운지요.
이런 분들이 자꾸자꾸 나오면 좋겠어요.^^;

2017-01-07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07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사모, 어버이연합 못지않게 경계해야 할 사람이 권력에 아부하는 종교인들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7 17:57   좋아요 0 | URL
네 cyrus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요즘은 과학, 종교 등 정치와 유착되지 않은 분야가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서니데이 2017-01-08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날씨가 따뜻하고 좋습니다.
겨울호랑이님 편안한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8 13: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후애(厚愛) 2017-01-09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9 09:24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주의 시작 되세요

서니데이 2017-01-09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금방금방 월요일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기분좋은 한주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하루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01-09 14:28   좋아요 1 | URL
네^^: 2주 후에는 ‘설‘이네요. 올해는 시작부터 빠른 것 같아요. 오늘부터는 제법 바람도 세고 추워진다니 서니데이님 건강하게 한 주 시작하세요. 감사합니다^^:

2017-01-10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1 0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고발한다 - 해제ㅣ드레퓌스 사건과 지식인의 양심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7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고발한다>는 1894년부터 1906년까지 진행된 '드레퓌스 사건' 관련 에밀 졸라의 편지를 묶은 글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10월 31일 유태계 프랑스 장교의 간첩사건이다. 당시 프랑스는 보불전쟁(1870년) 패배 이후 사회에 만연한 대독(對獨) 적대감과 반(反)유태주의가 팽배했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드레퓌스 사건은 군대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문제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그림1] 드레퓌스의 군적박탈식(출처: 위키피디아)



드레퓌스의 복권으로 해결되는 '드레퓌스 사건'의 역사적 의의를 책 해제의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p223)


첫째,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벌어진 봉건 보수 세력과 공화 진보 세력의 마지막 대혈투라고 할 수 있으며, 둘째, 드레퓌스 사건은 유태인의 정체성 확립과 이스라엘 건국의 계기를 마련했고, 셋째,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한 여론 조작이라는 현대적 양상을 보여주었으며, 넷째, 드레퓌스 사건이 보여준 또 하나의 현대적 양상은 지식인의 정체성 확립과 사회 참여 전통의 마련되었다는 것에서 역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를 통해 나타난 20세기 초반 프랑스를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1. 반(反)유태주의 : 종북몰이, 빨갱이


독일에게 패배한 프랑스는 독일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게 되고 결국 1914년 제1차 세계대전(世界大戰)으로 실현된다. 이미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勃發) 20년 전 프랑스에 몰아치고 있던 극심한 극우(極右)주의는 '반유태주의'로 표출되었다. 


'프랑스여, 그대는 아직도 그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는가? 그대는 바로 '교회'로 가고 있다. 그대는 과거, 가장 총명한 그대의 자식들이 피와 지성으로 물리친 바 있는 배척주의와 신정정치의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오늘날 반유태주의의 책략은 간단하기 짝이 없다. 가톨릭 교회는 민중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노동자들을 묶어내고 성지 순례를 활성화하려 했지만 허사였고, 민중의 마음을 다시 얻고 민중을 제단 앞에 무릎 꿇리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그런데 상황이 민중에게 반유태주의적 광기를 불러일으켰고, 광신주의에 중독되게 했으며, 거리로 뛰쳐나가 이렇게 외치게 했다. "유태인을 타도하자! 유태인을 죽이자!"(p79) - 프랑스에게 보내는 편지 中 -'


2. 정신착란의 공범자 : 친일 기득권 세력(친군부, 유신 세력)


19세기말~ 20세기 초에 프랑스에 만연한 반유대주의에 대해 당시 기득권들은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드레퓌스 사건'은 이러한 배경하에서 발생한 일종의 마녀 재판이었던 셈이다. 에밀 졸라는 사건 뒤에 숨어있는 이들을 지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프랑스여, 어떻게 그대의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지, 그대의 해방된 민중이 이 위기 속에서 자신을 휘감는 정신 착란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그들이 공범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만당했을 뿐인데, 왜냐하면 그들은 배후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편 군사독재이며, 다른 한편 성직자들의 반동이다.(p84) - 프랑스에게 보내는 편지 中 -'


3. 언론의 여론 조작 : 종합편성채널(종편)


'당시 언론은 이미 여론의 전달자가 아니라 여론의 제조자가 되어 있었다.... 여기서 꼭 짚어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반드레퓌스파 신문은 드레퓌스파 신문과는 달리 여론 조작을 위해 사실의 왜곡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 말이다. 그들에게서 군국주의와 반유태주의에 기반을 둔 파시즘적 선동 정치의 원형을 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p224) - 역자 해제 中 -'



[그림2] 로로드지 1면에 실린 에밀졸라의 격문 '나는 고발한다'(출처: 위키피디아)


4. 드레퓌스 사건의 결말과 에밀 졸라의 죽음


드레퓌스 사건과 현대 우리는1894년과 2016년이라는 100여년의 시간차이와 유럽-아시아라는 공간적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드레퓌스 사건'은 현 시점의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1894년 사건 발생 후 1906년 드레퓌스의 복권이 이루어지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에밀 졸라는 이 사건으로 생전에 재판 비용, 작품 판매 부수의 격감, 망명 생활, 집필 시간 등으로 고통받다가, 결국 의문의 가스사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기에 이러한 사건의 결말을 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그가 생전에 남긴 글을 통해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찾아 볼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역사의 과업은 완수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증오의 결실이 아니라 우리가 씨를 뿌린 선의와 정의와 무한한 희망의 결실일 수밖에 없다. 그 결실은 계속 풍요로워져야 한다. 물론 오늘 우리는 그 결실의 풍요로움을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p141).... 이전에 프랑스가 세계에 자유를 주었듯, 이후에 프랑스가 세계에 정의를 주는 날, 철권을 휘두르는 절대 권력은 반드시 절대 몰락의 길을 걸으리라.(p142) - 정의 中 -'


'인간이란 요술처럼 하루 만에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워 신성하게 만들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 눈부신 승리는 단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숱한 노력과 고통을 통해서만 달성되는 모양입니다.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 걸음 전진할 때마다 하나의 고통이 따를 것입니다.(p191) - 공화국 대통령 에밀 루베씨에게 보내는 편지 中 -'


최근 프랑스가 2015년 1월 IS에 의해 샤를리 에브도 테러(Attentat contre Charlie Hebdo)가 발생하여 프랑스의 톨레랑스(tolerance)정신이 예전만 못해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자유, 평등, 박애를 추구하는 가치마저 빛을 잃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얻기 위해 대혁명(大革命)과' '드레퓌스 사건' 과 같은 크고 작은 대가를 지불한 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된다. 


드레퓌스 사건은 발생부터 드레퓌스 복권까지 12여년의 시간동안 일어난 일련의 대사건이었다. 그동안 프랑스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국가 폭력, 언론을 통한 여론 조작 등의 문제로 인해 극심한 좌우 대결이라는 혼란의 시기를 보냈다. 당시 이 시기를 보낸 이들은 잘 몰랐겠지만,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현재 프랑스를 만든 것은 아닐까.



[그림3] 프랑스 (출처 : http://m.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9076)



1898년 3월 <르 시에클 Le Siecle>이 에밀 졸라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 만든 금메달에 새겨진 메달의 글귀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친다.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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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1-07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음만 먹고 읽지 못 한 책이네요. 읽고 싶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겨울호랑이 2017-01-07 12:43   좋아요 1 | URL
^^: 저도 1권 읽는 동안 5권을 사니 읽을 책만 쌓이네요 ㅜㅜ

2017-01-07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7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Dora 2017-01-07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는 누가 죽인 거죠? 요즘은 반정부주의가 종북빨갱이...

겨울호랑이 2017-01-07 18:40   좋아요 0 | URL
에밀졸라가 의문의 가스질식사로 세상을 떠났는데,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하네요..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는 도올 김용옥 교수가 저술한 중국과 관련한 책이다. 

책의 제목에 언급된 시진핑이 중심이 되어 책이 서술되지만, 시진핑 개인에 대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진핑으로 대표되는 현대 중국의 변모와 가능성의 제시,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이 책의 핵심이라 생각된다.


책은 크게 중국정치체제(中國政治體制)와 정치지도가 시진핑에 대한 인물에 대한 내용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두 내용은 책 전반에서 21세기 '대국굴기(大國?起)'를 꿈꾸는 중국문명의 출발점으로 '시진핑'체제를 바라본다는 점으로 연결된다.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에서 저자는 21세기를 이끌어 갈 문명으로 '중국문명(中國文明)'을 지목한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본문에서 먼저 중국 정치체제에 대해 살펴본다. '공산주의국가 중국의 체제가 과연 민주적이며, 합리적인 체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김용옥 교수는 과거 마오저뚱- 덩 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로 이어져왔던  구(舊)지도체제와 현재 시진핑이라는 인물이 권력의 중심으로 성장한 배경과  당위성에 대해 답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과거 '20세기 미국'이 유럽인들에게 희망에 찬 신세계(新世界)였던 것처럼 '21세기 중국'은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이 책 전반부에 흐르는 질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면서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먼저, 저자의 전공인 철학적인 면에서 현대문명이 맞닥뜨린 한계상황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편으로 '중국철학'을 제시한다. 그리고, 중국철학이 스며있는 중국 정치체제(政治體制)를 제시하면서 '중국 공산주의체제=후진체제'라는 우리의 인식을 깨뜨린다. 예를 들면, 마오저뚱 이후 중국 정치 체제는 비록 민주(民主)체제는 아니지만, 엄격한 선발 방식을 통해 오히려 더 민본(民本)적일 수 있다는 내용을 들 수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공산주의 체제를 통해 선출된 '시진핑'이라는 인물을 통해 중국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라는 격변기를 통해, 평범한 고위간부집의 도련님에서 지도자로 변모한 시진핑의 인생역경을 왕꾸어웨이(王國維)의 <인간사화>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후반부의 대부분 내용이 이에 대한 내용과 연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시진핑의 삶을 개략적으로 알 수 있다. <인간사화>의 내용은 본문해설로 대신한다.


<인간사화>권1, 제26칙


고금의 위대한 사업을 일으킨 자, 거대한 학문을 달성한 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인생의 3종 경지(境界)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다.(p196)


제1경계의 키워드를 '망진천애(望盡天涯 : 자기가 살아갈 길을 바른 비젼을 가지고 바라본다)', 제2경계의 키워드를 '의대점관(衣帶漸寬) : 환란 속에서 환란을 피하지 않고 감내한다), '제3경계의 키워드를 '맥연회수(驀然回首: 그러한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던 바를 갑작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p224)


이처럼 비전을 가지고 어려움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새로운 시대를 나가는 시진핑의 모습을 통해 과거 부정부패와 고리를 끊고 일어나는 중국을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에서 서술한다. 저자의 중국인식은 '세계공장=중국'이 아니라, '세계리더국=중국'인 것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저자의 생각이 막연한 사대주의(事大主義)처럼 비춰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자세가 중국에 편향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가슴에 새겨야할 것은 우리 민족은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4대 강국에 대하여 항상 등거리외교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밸런싱 속에서만 우리 민족은 생존이 가능하다.(p10)'


이렇게 봤을 때, 저자는 <대굴굴기>2편에 등장한 17세기 네덜란드를 우리의 미래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종교적 탄압을 피해 온 위그노, 유태인 등을 포용해 17세기 강소국으로 지위를 유지했던 17세기의 네덜란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를 통해서 저자가 꿈꾸는 우리의 미래를 짐작해본다.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바는 우리가 17세기 네덜란드처럼 강대국에 둘러쌓인 속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주변 강대국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아닐까. 미국과 일본에 편향된 현재 우리의 여건을 생각한다면,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는 독자별로 호불호(好不好)가 갈릴 수 있지만 중국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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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2-29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중국의 행보가 마치 자기들도 미국, 러시아처럼 강대국 대접 받으려는 듯한 모양새라서 좋게 보려고 해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아요. ^^;;

겨울호랑이 2016-12-29 12:12   좋아요 2 | URL
^^: 중국이 경제적, 군사적으로 강대국인 것은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cyrus님 말씀처럼 안하무인격인 면도 있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yureka01 2016-12-29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국가란 강대국이 되어져 갈수록, 약소국에게 가하는 압력은 높아가는 것이 역사이죠.....이걸 좋은 말로 영향력일 테고,,나쁘게 표현하자면, 인하무인이고... 아마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처럼 강대국이 된다면 다를 바 없을듯할 겁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9 12:27   좋아요 2 | URL
^^: 유레카님 말씀처럼 아마 인간의 본성은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다만 얼마만큼 도덕적일 수 있는가는. 그 사회의 윤리성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더 많은 성찰이 필요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12-30 1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중국주석은 5년 연임제라고 들었어요. 아마도 2013년부터 시작했으니까 앞으로 한동안은 시진핑주석의 체제가 이어지겠지요.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변화가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그 빠른 속도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해요. 중국은 옆나라지만, 워낙 넓고 인구가 많은 나라라서 우리가 알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님 좋은 저녁시간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30 19:27   좋아요 2 | URL
네 서니데이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줄국은 시진핑에 의한 개혁추진, 일본 아베정부의 우경화, 미국의 트럼프 리스크 등 2017년은 많은 위험이 있네요.. 우리나라의 빠른 현상황 마무리와 대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캐모마일 2016-12-31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jtbc 채널에서 방영한 ‘차이나는 도올‘을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시청한 기억이 나네요. 중국 공산당 정치체제에서부터 장학량, 시진핑 등 중국 리더들을 다뤘어요. 단순히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12-31 19:51   좋아요 1 | URL
「차이나는 도올」을 재밌게 보셨다면 「도올의 중국일기 」4, 5권과 함께 이 책을 보시면 즐겁게 복습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캐모마일님 감사합니다.

캐모마일 2016-12-31 19:54   좋아요 1 | URL
정보 감사드립니다.^^ 도올의 중국일기 4,5권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 메모했습니다.^^

캐모마일 2016-12-31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만 김용옥 교수님 특유의 수사법 때문에 종종 찬양조로 느껴지기도 했지만요... 그 후에 책에 관심이 있었는데 덕분에 서평을 읽게 되어 어떤 책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겨울호랑이 2016-12-31 19:56   좋아요 1 | URL
캐모마일님께 도움이 되서 저도 기쁘네요. 행복한 2016년 마지막 날 밤 되세요^^:
 
사법부 - 법을 지배한 자들의 역사
한홍구 지음 / 돌베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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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권이 입법권과 집행권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을 때에도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재판권이 입법권에 결합되어 있다면 시민의 생명과 자유에 대한 권력은 자의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재판관이 곧 입법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권이 집행권과 결합되어 있다면 재판관은 압제자의 힘을 갖제 될 것이다.'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문예출판사, 2015, p133)- 


한홍구 교수의 <사법부>는 재판권이 권력(집행권, 행정권)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한국 현대사를 통해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법부>가 배경으로 하는 시대는 1945년 해방 이후 1997년까지다. 이 시기에 해당하는 미군정, 이승만 정부, 박정희 정권과 군사정권 시기에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 중심으로 주요 사건과 판결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사법부>는 시대를 거치면서 사법부가 신뢰받지 못하는 과정을 국정원 자료를 기초로 그리고 있다. <사법부> 전반에 흐르는 질문은 저자의 프롤로그에 잘 나타난다.


' 1981년 4월 15일 열린 이영섭 대법원장의 퇴임사에서 "취임 초에는 포부와 이상이 컸으나 과거를 돌아보면 모든 것이 회한과 오욕으로 얼룩진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라고 술회했다. 그는 퇴임사에서 사법부를 司法府라고 쓰지 않고 司法部라고 적어 사법부의 위상이 행정부의 일개 부처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자조적으로 표현했다.(p19)'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사법부의 역사가 독립기관이 아닌 행정부의 수하로 전락하는 굴욕의 역사라고 요약한다. 그렇다면, 사법부에는 어떤 위해가 가해졌기에 이토록 권력에 순종을 해야했을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사법부에 대한 "중정(중앙정보부)-안기부"의 부당한 압력과 개입 문제를 조사하면서 조금 당혹스러웠던 부분은 중정- 안기부가 그 험한 시절에도 시국 사건과 관련해 현직 법관을 잡아가거나 고문을 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이다... 차라리 중정-안기부가 법관들을 잡아다 협박하고 고문해서 사법부가 저 지경이 되었다는 덜 슬펐을 것이다.(p21)'


'사법부의 불행했던 과거는 결코 외압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p382)'


<사법부>에는 사법부의 자발적인 굴종의 역사와 함께 법과 양심에 따라 저항한 판사들의 이야기도 함께 다루어진다. 다만, 이러한 저항은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점차 줄어들게 된다. 


'회한과 오욕의 암흑시대에도 아주 드물게 좋은 판결이 여럿 있었다. 유신과 5공 시절 사법부에 벼락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그래도 사법부에서 가끔씩은 정말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p245)'


그리고, 지금 사법부는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듯이 분명히 무너지게 되었다.  왜 사법부는 무너질 수 밖에 없었을까? <사법부>에서 이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는다. 다만, 개별 사건의 전말을 보여줄 뿐이다. 이 문제의 답을 찾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 리뷰를 쓰는  2016년 12월 현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농단사건은 현행 6공화국 헌법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삼권분립'이라는 명목 속에서 대통령이 위법을 했을 때, 입법기관과 사법기관이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은 '개헌'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금은 개헌을 해야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는듯 보이지만, 개헌의 시기와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異見)이 많은 시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판단 기준이 필요한 때라는 사실 또한 분명해 보인다. <사법부>는 지금 이러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판단기준과 관련한 좋은 자료를 제공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책의 의의 또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법부>에서는 마지막으로 개혁 대상으로서의 검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군사독재 시절 "권력의 시녀"였던 검찰은 민주화 이후에는 시녀가 아니라 '권력 그 자체'로 등장했다. 민주화로 안기부와 군이 정치의 전면에서 물러나고 청와대의 군력은 임기라는 덫에 걸려 힘이 약해진 반면, 검찰은 '삼성'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통제받지 않는 막강한 권력으로 부상했다.... 과거 안기부가 기세등등하던 시절에 아무리 검찰이 보기 흉하게 찌그러졌었다 해도 이렇게까지 썩은 것은 아니었다. 외부의 견제와 감시가 일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민주화로 큰 권한을 누리게 된 뒤 검찰은 자정기능을 수립하지 못했고, 민주정권은 검찰개혁에도 문민통제에도 모두 실패했다.(p398)'


87년 민주화 항쟁으로 권력의 주인이 된 것은 국민이 아니라 검찰이었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 검찰의 개혁은 필수적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의 이러한 설명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연상시킨다. 바스티유 감옥을 파괴하면서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이었지만, 그의 열매는 대은행가와 대상인을 중심으로한 거대 자본에게 주어졌다. 그 뒤 프랑스는 빈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커다란 혁명(1848년 2월 혁명)을 겪어야 했다. 시대의 모순은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극복되었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2016년 촛불집회까지 약 3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앙시앙 레짐(ancien regime)의 모순을 극복하고 올바른 질서(사법질서 뿐만 아니라)가 바로서기를 <사법부>를 덮으며 다시 한 번 소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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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6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6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6-12-26 17: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맛있는 저녁 드시고 편안한 저녁 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12-26 19:0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그장소] 2016-12-26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촛불집회 ㅡ였나..김제동이 정리한 대한민국 헌법 ㅡ이야기를 듣고 , 많이 달달 공부했네 ㅡ이양반 , 그랬는데 .. 사법부 ㅡ 읽을만한모양이네요. 전 이삼년 전에 한번 쭉 살펴본 헌법 ㅡ 사법과 는 다를까 ㅡ모르겠네요. ^^

겨울호랑이 2016-12-26 22:08   좋아요 2 | URL
「사법부」에는 헌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상식에 벗어나는 월권과 편법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다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헌을 한다면 이런 행위가 불가능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점을 제기한 책이란 생각도 들었구요... ^^: 시사성이 강한 책이라 두 번까지 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긴 했지만, 사법현실을 돌아보기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12-27 08:20   좋아요 1 | URL
사법부 체계에 가장 많을것 같은데 ㅡ그 틈을 머릴굴려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죄가 안되는 방법을 쓰는 사람들은 ㅡ요 . 적은 늘 먼데 있지 않다...라니..ㅎㅎㅎ쓰임이나 용도를 아는 사람이 가장 많이 오.남용 할거 같아서요.
ebook 나오면 한번 들어봐야징!^^ 정리.애쓰셨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7 10:3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그장소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그장소] 2016-12-27 15:04   좋아요 1 | URL
아핫~ 겨울 호랑이 님도 굿굿하~데이!^^

cyrus 2016-12-27 1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겨울호랑이 2016-12-27 19:50   좋아요 3 | URL
cyrus님 감사합니다^^: 저 역시 cyrus님께 축하드립니다.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2017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2016-12-29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2-30 19:43   좋아요 1 | URL
아직 낫지 않으셨군요.. 편한 마음으로 푹 쉬시고 새해 맞이 하셨으면 합니다. 김영성님 지난 한 해 격려와 관심에 깊이 감사합니다. 빨리 완쾌하시기 바라며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