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미워하는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수잔 포워드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명상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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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이런 생각에 시달렸다. 내가 과연 여성 혐오자인가. 이 책의 저자는 이 남편들이 매저키스트는 아니라고 한다. 아내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아내를 무시하지만, 그것으로 아내를 괴롭히는 행위자체를 즐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내들을 괴롭히는 남편들의 유형은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능력있는 남자로서 아내를 무시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의존형 백수 남편이다. 두 경우 다 남편은 여성혐오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아내들은 스스로 합리화 시키기도 하고, 스스로 소외되면서 자기가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비하의 고통에 시달린다.

1부에서는 여성 혐오자와의 만남에서부터 혼란과 고통의 상황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실제 사례를 통해 생생히 전달한다. 그 속에서 여성 혐오자의 실체가 드러나고 여자들이 왜 그런 남자들에게 당하고 사는지에 대해 분석한다. 2부에서는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구체적인 기법과 실제 과정을 소개한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고 각각의 순간에 바꾸어야 할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살펴본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도 이혼이 공식적 통로라기 보다는 파탄의 한 종류이다. 그러나 조만간 우리나라도 남성들의 가부장적 의식이 상당한 보상을 지불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서로 고통을 안겨 주는 부부관계를 심리적으로 분석하는 사례는 너무 반복되어 지겨운 느낌도 주지만, 문제의 핵심을 요약해서 보여준 제목은 좋은 글이라는 느낌을 준다. 글의 흐름을 쉽게 따라갈 수 있게 해 주니까. 심리를 공부해야, 서로 피해를 주지도 않고,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거다. 누구나 서로에게 뭔가 조금은 피해 의식을 갖고 있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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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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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두께와 제목과 서문을 읽고 꽤나 딱딱한 책일줄 알았다. 그런데 첫번째 장부터 이 책의 말랑말랑한 예화들이 눈에 쏙쏙들어와서 잠을 못 자면서 읽은 보기드문 인문 서적이 되었다. 이 책은 '치즈'류의 값싼 처세술도 아니고, 심리학의 논점들을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당하는 상황에 비추어 잘 파악하고 있다고 읽었다. 작가는 우리가 설득당하는 상황의 법칙을 여섯가지 이야기하면서 사례를 적는다. 상호성,일관성,사회적 증거,호감,권위,희소성 등이 그런 법칙들이다.

내가 얼마나 공짜 술 먹으면서 마음이 불편했던가. 술값낸 사람이 다음에 작은 부탁이라도 하면, 들어줄 수 밖에 없었던 상호성의 경험. 그리고 내가 결정한 일이 조금 나쁘게 돌아가더라도, 변경의 귀찮음 때문에 밀고 나가버린 일관성의 추억. 내가 잘 모르는 것은 남들의 눈치를 봐 가면서 사회적 증거를 따른 경험들. 특히 대학 신입생 시절, 나도 누구 못지 않게 사회적 안목을 가진 척하던 치기어린 기억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호감을 갖도록 해야 수업이 이뤄질거라면서 이런 저런 것들 배우러 다니는 내 모습. 그나마 이건 내 발전에 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권위 - 이건 내가 너무 짓눌린 것이라, 우리 사회 전체가 권위주의 잇셀프지만. 노 코멘트.
희소성 - 오는 여자 싫어하고, 가는 여자 잡고 싶은 마음이 인지 상정 아니던가.

우리의 심리를 잘도 꼬집어 주었던 재미난 책이었다. 아래 독자는 유익할 것 같았는데, 실 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는데, 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데서 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좀 더 '생각'을 깨워가며 산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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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16
막스 뮐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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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은 앞 부분만 몇 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읽어야지 하다가 무위로 그친 기억들... 대학 시절 붓글씨 써클에 나가면서 늘 한 시간 정도 먹을 그득히 갈아 놓고 강건너 술집으로 가 버렸던 기억처럼, 읽다 만 책을 요즘은 읽어보고 싶어진다. 마리아라는 여인과의 이야기.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속에 나오는 시들과 소네트들(한 행이 10음절이고 14행으로 이루어 진 정형시)의 아름다움을 한껏 누리려면 이 작품을 독일어로 읽어야 할 것 처럼 느껴져서 독일어로 조용히 낭송해 보려 했지만, 실력이 짧아서 부드럽게 운율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이 이야기는 소설의 강렬한 줄거리와 갈등이 없지만, 잔잔한 언어들의 조직이 생동감 있다는 '시적 산문'에 가까운 작품이다. 이제 다 읽고 나서는 좀 허망하다. 그의 어린 시절 초창기의 추억들을 읽을 때는 해피엔딩을 기대했었는데, 역시 낭만주의 영향인지 죽어 버리고, 상심의 아픔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가지려는 결말은 왠지 삶에 대한 덧없음을 보여주는 듯해서 아쉽다. 작품이 아쉽다는 게 아니라, 우리 사는 게 아쉬움의 반복인 듯 해서 하는 소리다. 중간 중간 만나게 되면서 자기의 사랑을 키워가는 주인공과 마리아는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뮐러의 어휘들의 편린들이라도 우리 말로 느낄 수 있어 행복하였노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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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에서 살아남기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6
정준규 그림, 코믹컴 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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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생태를 알기 쉽게 잘 보여준 학습만화이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책을 잡기 무섭게 빠져들게 된다. 공부란 것이 책상 머리에 앉아서 글자로 된 책만을 읽어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대형할인점에서 부모가 장볼 때 아이들은 책방 코너에서 만화책을 통해서 공부를 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다. 계속 시리즈물이 나와서 아이들에게 유익한 도움을 주기바란다. 앞으로는 좀 더 깊이있는 과학에 접근하면 좋겠다. 수학이 수근수근 시리즈처럼, 앗, 이렇게... 처럼 쉽고도 전문적인 과학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손쉽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만화인만큼, 좋은 내용을 정선하여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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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지키는 10분 명상 배우기
쓰다 스구루 지음, 신금순 옮김 / 넥서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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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으로서 명상이란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요가나 좌선의 전문적 자세와 오랜 시간의 수양을 단점으로 여겨 손쉬운 명상의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작가가 잘 깨닫고 있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피상적인 명상은 상당히 전문적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섵불리 정신 분석을 할 수 없듯이, 무의식의 세계를 찾아나서는 명상이란 여행을 말처럼 쉽게 이룰 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작가처럼, 호흡을 통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삶의 윤기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 아니다.

전에 틱낫한 스님의 '힘'이라는 글을 읽고, 호흡법을 익힌 적이 있다. 들이쉬고, 내 쉬고
깊게, 천천히 조용히, 편안히, 웃으면서, 놓아버리고, 지금 이순간, 최고의순간..] 이것이 바로 명상이 아닐까. 편안하게 심호흡하면서 빙긋이 웃을 수 있는 여유. 사람은 즐거워서 웃기도 하지만, 웃음으로써 즐거운 마음을 만들 수도 있는 것.

명상을 통해서 무의식의 희열을 느낄 경지까지 다다르도록 하려면, 전문적인 좌선이나 요가같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적어도 서너시간 이상의 여유를 갖고 전문적 수양을 하지 않고서는 무의식을 섵불리 다룬 다는 건 좀 두려운 일이다. 편안한 자세와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명상이든, 호흡이든, 요가든, 중요한 것은 각자의 수준에 맞게 실행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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