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주강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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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볼 과제를 남기는 책이다. 미국과 일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도 읽어야 할 책 같다. 

  1. 제대로 알아야 할 독도 문제.....p.143  독도 문제에는 한.일만이 아니라 한.미.일이라는 변수가 숨어 있는 것이다. 미국은 '독도는 일본령'이라고 일본을 지지하였다. 미국은 '독도는 한국령'이라고 말한 적이 결코 단 한 번도 없다. 그렇다면, 오늘의 미국은 독도 문제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취할까. 오늘날도 당연히 일본 입장을 지지한다. 한일간의 첨예한 문제에서 미국은 전반적으로 일본에 점수를 더 주었다. 불행하게도 한국의 친미파는 이 점은 간과하고 '혈맹론'에 목을 매고 있다. ....(미국의) 속마음은 이런 것이 아닐까. '까짓 독도, 일본에 줘버려! 아니면, 같이 쓰든지!'  .....150.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망언'이 결코 아니며, 계획적이고 중장기적인 역사적 전망 속에서 의도적으로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독도 영유권 주장을 그저 망언, 망언 하면서 '망언을 사과하라'는 방식으로 대응해온 우리 자신부터 반성해야 한다.
  2. 이토 히로부미만 알아서는 부족하다....가쓰라 다로: '일제의 한국강점과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배 맞바꾸기'를 성사시킨 일명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당사자...다우치 마사타케:'한국병합조약'에 이완용과 함께 서명....노기 마레스케: 무력으로 일제의 조선강점을 뒷받침, 수많은 의병장들이 그의 손에 죽었다..하세가와 요시미치....소네 아라스케...그런데 이들의 실제 수령은? 아마가타 아리토모로 1896년 5월 크렘린궁에서 열린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참여하여 러시아에 한반도를 38도선에 분할하자고 제의한 육군 군벌의 수령이다. "조선이 일본의 이익선"이라는 말을 남김.
  3. 아름다운 나라 팔라우가 이렇구나....323 유엔의 마지막 신탁통치령이었던 팔라우는 1994.10.1일 독립국가로 다시 태어난다. 독립은 했지만 1944년 미국 점령으로부터 팔라우는 스페인, 독일, 일본, 미국을 거치는 식민지 4대로 접어든 것이다. 4억 5,000만 달러의 경제지원은 처음 15년간으로 약속했지만 자유협약에 의해 50년간, 즉 1994년부터 50년이 지난 2044년까지 미국이 팔라우 영토의 3분의 1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4.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거문도: 제국주의 열강들이 벌였던 각축의 축소판(417) 
  5. 대마도 제대로 이해하기...이훈의 <대마도, 역사를 따라걷다>를 함께 읽으면 완벽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올 여름의 더위를 식혔다. 작년 여름에는<교토에서 본 한일통사>를 읽고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더위를 이겨내며  일본 관련 역사 서적을 읽노라면 무언가 다짐 같은 게 생긴다. 우선 제대로 알아야겠다.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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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양장) -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혼마 야스코 지음, 이훈 옮김 / 역사공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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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노무현 대통령의 49재가 있는 날이다. 그때의 충격과 슬픔, 분노도 이제는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그래도 살아남은 사람은 살게 마련이다,라고 했던가. 어떻게든 그래도 삶은 살아진다. 조금만 비겁해지려고 마음 먹으면 못살 것도 없는데...그래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종의 고명딸이며 이씨 조선의 마지막 왕녀였던 덕혜옹주에 관한 책을 읽었다. 평소대로라면 나는 이런 류의 책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 더구나 왕조사하면 더욱 질색이다. 그런데 이 책이 그런 나의 편견과 무지를 단박에 깨뜨렸다. 덕혜옹주의 생애를 집중 조명하면서 그를 둘러싼 오해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열정과 솜씨가 독서의 즐거움을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시울을 적시고 위안을 받았다면, 시대의 희생양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한 여자의 쓸쓸하고도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삶을 그래도 한조각 살려내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남편이었던 대마도의 백작인 소 타케유키의 인간됨을 누누이 강조하면서, 한 여자로서 그리고 한남자의 아내로서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 시종일관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읽다보면 그대로 믿고 싶은 심정이 강렬해진다. 묘한 느낌이다.   

덕혜옹주의 정신분열증을 설명하기위해 저자가 어느 책에서 인용한 부분 -' 분열증 환자(여성)들에게서는 "모성"적인 것에 대한 경험이 공통적으로 결여되어 있었다' - 은 나름 탁월한 해석이라고 여겨진다. 결과적으로 덕혜옹주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평생 정신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이를 둘러싼 많은 오해를 풀이하면서, 내내 침묵을 지키며 뭇오해를 감당할 수 밖에 없었던 소 타케유키를 위해서도 많은 장을 할애하고 있다. 그들을 향한 시선이 참 따뜻하다.

덕혜옹주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일까? 물론 이 책을 쓴 사람이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꼭 집고 넘어가야한다. 가해자인 그들의 입장에서라면 이렇게해서라도 그들의 죄책감을 덜어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왜 꼭 이런 부분을 따지게 되는지..어지럽다.) 

하나 더. 덕혜옹주에게는 마사에라는 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서 행방불명 되었다한다.  그녀의 장례식에는 '작은 항아리에 한 알의 진주를 넣고 그것을 상자에 담아 치렀다고 한다,' 그녀의 아버지였던 소 타케유키는 생전에는 끝내 마사에의 사망신고를 내지 못했다고도 한다. 1976년에 발표된 그의 <진주>라는 시가 심금을 울려 옮겨본다. 마침 노무현 대통령 49재라서 더욱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여름 산 푸른 잎 우거진 길을 넘어갔음에 틀림없다
  

바위가 많은 곳을 지나가면 

작은 돌들이 뒹구는 강가 

그날 그 언저리는 

비가 내렸을 것이라 한다 

조금만 더 가면 길은 끊겨버린다 

하늘로 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늘로 날아가 버린 걸까 하얀 비둘기처럼 

(일부러 버렸을까 젊은 날의 갈피를) 

 

납골당의 작은 항아리에 

면으로 휘감겨 있는 작은 진주여!                                                  

 
   
17살에 앓기 시작한 정신분열증은 77세로 세상을 마감할 때까지 덕혜옹주를 괴롭혔다한다. 그 한많고 쓸쓸한 인생을 그나마 한조각 복원하려고 애썼던 이 일본인 저자가 그래서 참 고맙고 몇 년에 걸친 열정의 작업에 새삼 감탄스러워진다. 어디까지나 고마운 것은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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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강상중
강상중 지음 / 삶과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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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재일로 태어났는가. 재일이란 어떤 사람인가. 나는 그것에 대해 내내 질문해 왔다. 그것의 답을 나는 '동북아시아에 산다'라는 것으로 활로를 찾은 것이다.(219쪽)

 
   

재일 교포 2세. 지문날인거부 제1호. 동경대 교수.....저자 강상중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동북아시아에 산다'에서 활로를 모색한 과정을 쓴 자전적 에세이이다. 다른 삶의 배경을 살고 있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그의 부모 세대인 재일 1세는 배경만 다를 뿐 한국전쟁때 월남했던 우리 부모의 삶과 많이도 닮아있다. 읽으면서 나도 우리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남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웬지 서글퍼지는 기분도 숨길 수 없었다.  

인사이더이자 아웃사이더인 재일인들의 삶. 이 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1세대가 주어진 조건에서만 머뭇거렸다면 2세대인 저자는 그것을 뛰어넘어 더 넓고 더 바람직하고 더 적극적인 삶을 모색해나갔다는 점이다. 70, 80년대의 격동기를 겪으면서 끊임없는 고민과 사색을 통해 자신의 행동양식과 가야 할 길을 철저하고도 치열하게 모색해나가는 과정은, 뭐라할까, 한 편의 드라마 같다고 하면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 되려나.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더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모습일까? 저자의 이 같은 치열한 삶을 통해 세상은 조금씩 진보하고 나아지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책 자체는 불만스럽다(내용이 아니라). 번역자의 세대가 한문 세대라 그런지 한자 처리가 매우 부자연스럽고 매끄럽지 못하다. 다른 언어에 비해 일본어 번역서가 읽기가 쉽다고 생각해왔는데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았다고나할까. 그리고 너무 자세한 주석이 때론 이해를 도와주기도 했으나 불필요한 부분도 많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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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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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되기 전에 출간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백 에세이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고백 에세이다. 인간적인 결점이나 후회 같은 것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다. 여성관을 피력한 부분을 읽다가는 배꼽을 잡고 한참동안 웃고 또 웃었다. 우리네 오빠 같은 분이었구나, 이분은...다음 순간 어느 새 눈물이 고인다.  

한 편의 성장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침 한겨레신문(2009.6.6일자)에 서경식의 칼럼이 눈에 띈다. 그대로 옮겨 적는다. 

   
  노무현씨는 호찌민만큼 청빈하진 않았고 다른 많은 정치지도자들만큼 낯 두껍지도 않았다. 그가 훌륭한 것은 자신의 실책과 약점을 인정할 줄 아는 정직성의 소유자라는 점이리라. 내가 그에게 공감하고 동정하는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청빈과 도덕성은 빈자나 약자가 부자나 강자와 싸울 때 필수불가결한 무기다.

 
   
<빈자의 무기, 그리고 노무현>이 그 칼럼의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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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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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_________선생님 

With Love, 

장영희

 

위의 빈 칸에 내 이름이 떡하니 들어간, 저자의 친필 사인이 적혀있는 이 책을 작년에 한 교과서 출판업체로부터 받았다. 교과서 선정을 앞두고 소위 로비라고 건네준 책이다. 이 책을 받고는 책상 위에 그냥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며칠간 야릇한 행복감에 젖었었다. 친필 사인의 책이라서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생각도 들지 않을 수 없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교사들에게 자신이 지은 교과서 홍보를 위해 기계적으로 사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20여 종이 넘는 교교서와 경쟁하다보니 어떤 외압(?)같은 것이 있었으리라는 짐작과 함께 사인의 고단함이 느껴졌다고나할까. 

솔직히 이 책을 끝까지 읽지는 않았다. 이 분의 글에서는 뭐랄까.....지적이긴한데 뭔가 절실한 생활이 부재한다고할까. 생활에서 오는 어떤 깊은 울림 같은 게 전해지지 않았다. 범생이에게서 엿보이는 단정함은 무미건조함의 다른 이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싶다.   

이 분이 집필한 교과서로 수업을 한 지도 벌써 4년째. 알게 모르게 들이마시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이름이 입에 붙어버린 장영희. 

돌아가신 이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음에,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분이건만, 서럽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를 대신할 수 있는 말을 찾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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