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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인대가 끊어져 다리에 보조기구를 낀 채 촛불집회에 다녀온 딸아이의 사진.

 

 

마음이나마 보태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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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6-11-27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립니다.

꺼지지 않는 촛불에 공감합니다.


nama 2016-11-27 17:22   좋아요 1 | URL
세상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어 시간 전만해도 딸아이방은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책상 위아래로 가득한 잡다한 물건하며 정리하지 않은 책더미하며, 제발 청소 좀 하라고 성화를 해도 소용없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가보다. 그간 모은 인형이랑 장난감을 놓을 자리가 없어 고민하더니 드디어 제 방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거다. 인형과 장난감이라니...스무 살이 넘었는데 새롭게 인형과 장난감에 눈을 뜨다니...이것도 '때'가 있는데 이제야 도래했나? 하여튼 청소에 돌입하니 반가운 마음에 함께 책을 정리했다. 오렌지색 재활용바구니에 담긴 책은 학교벼룩시장에 기증할 책이고 나머지 묶음은 학급문고함에 넣을 책들이다.

 

그간 많은 책을 구입하고, 정리했다. 책장도 여러 번 비워냈다. 딸아이에게 무엇을 먹일까 보다는 무엇을 읽힐까를 더 자주 더 많이 고민했었다. 필요한 책은 무조건 구해주거나 사주었다. 진학정보에는 둔한 엄마지만 책정보에는 밝으려고 애썼다.

 

이제는 해방이다. 딸이 무엇을 읽건, 책장에 무엇을 꽂건 이제부터는 제 몫이고 제 인생이다.

 

저 책들을 학급문고에 넣을 일만 남았는데...학급문고는 참 초라하다. 말이 학급문고지 책도 몇 권 안된다. 물론 요즘엔 학교도서관이 훌륭해서 책을 읽고자 한다면 적어도 '책이 없어서 못 읽는다'란 말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내 자식을 위해선 아낌없이 책을 구입했지만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그렇게 무언가를 아낌없이 바쳤는가를.....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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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작년 11월 수능이 끝나고 찍은 것이다. 딸아이가 재수하면서 공부한 책과 노트들을 몽땅 버리기 전에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을 찍어놓고는 대학에 합격하면 올려야지 내심 기다렸는데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 원하는 학교에 합격했다. 그간 온갖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들지만, 한마디로..............징하다.

 

 

 

 

 

 

 

어제가 합격발표일이었는데 발표시간이 오후 6시 정각이었다. 기다려본 사람은 알리라. 밥을 먹어도 먹는 게 아니요, 잠을 자도 자는 게 아니요, 깨어있어도 깨어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러다가 발표가 나고, 환호성이 터지고, 여기저기 문자로 소식을 전하고...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하루였다. 이어서 축하한다는 답신이 이어지고....

 

오늘도 축하의 답신은 이어졌는데 하나만 옮겨본다.

 

힘들고 지루한 시간 견뎌내고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였으니 축하합니다. 자유와 진리를 숨쉬며 선생님으로서 갖추어야할 전문지식과 소양을 쌓는 귀한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점잖다니...대학교수인 사촌오빠의 답신이다. 흠, 나도 이제부터는 품위있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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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6-01-28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심으로~~축하드립니다~!!!!!!!!!!!!!!!!!*^^*

nama 2016-01-28 17:5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꾸벅^^

라파엘 2016-01-28 1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 저도 교육학 전공인데 ㅎㅎ
따님이나 어머님이나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

nama 2016-01-28 19:23   좋아요 2 | URL
자식에게도 선생을 시켜야하나...고민이었어요.
그래도 `저녁이 있는 삶`을 택하게 하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hnine 2016-01-28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소식을 내심 기다리고 있었어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nama 2016-01-28 19:25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소식을 전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절로 기도가 나오는 날들이었지요.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01-28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어렵다는 정시에 합격하였으니 얼마나 기쁠런지요. 축하합니다!

nama 2016-01-28 19:32   좋아요 1 | URL
우리 아이는 꼼꼼한 내신형보다는 한방으로 날리는 정시형이어서 오히려 정시가 적합했어요.^^
감사합니다.

심은유 2016-01-28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입 합격의 영광과 성취감은 당사자는 물론 온 가족이 피 말리는 시간을 참고 견뎌내야만 얻을 수 있는 귀하고도 짜릿한 선물이잖아요.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한 시간들을 한뱡에 보상받으셨군요. nama 님, 수고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진하게 축하드립니다.

nama 2016-01-28 20:32   좋아요 1 | URL
진한 축하의 말씀, 감사합니다.
피 말리는 시간..이었지요.
세상이 좀 달라져야 하는데 갈수록 사는 게 버거워져서 씁쓸합니다. 내 자식이 합격해서 기쁘긴한데 이게 이렇게 긴 인내를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인지요. 이 과정이 매우 불합리하고 화가 나고 그래요. 수많은 재수, 삼수, 장수생들이 안쓰럽습니다.

붉은돼지 2016-01-28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축하드립니다^^ 얼마전에 제 조카도 수시로 합격했는데 조카와 형님형수님 좋아하는 모습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ㅎㅎ
고생 많으셨어요^^

nama 2016-01-28 23:51   좋아요 1 | URL
저도 막연히 수시로 붙어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결국 재수까지 시키게 되었어요. 딸아이의 말이 가관이에요. ˝12년 동안 대충 널널하게 보내다가 1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 1년 동안 가뜩이나 늙은 에미 애비 폭삭 더 늙어버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니데이 2016-01-29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a님, 기쁜 소식 축하드려요.^^
지금 보고 늦은 시간이지만 기쁜 마음에 축하드리고 싶어 댓글 답니다. 축하답신으로 참 좋은 메세지 받으셨네요.
좋은밤되세요.^^

nama 2016-01-29 10: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마음이 넉넉한 분들의 축하를 받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고등학교 졸업으로 드디어 딸이 교복에서 벗어났다. 더불어 나도 드디어 교복 세탁에서 벗어났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6년 동안 딸아이의 교복을 손세탁 해온 나로서는 해방감에 마음이 가벼워지다못해 설레기까지 했다. 특히 여름 생활복은 단 한 벌뿐이어서 밤 10시 넘어 집에 돌아오는 아이의 옷을 벗겨 매일 빠는 일은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다음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했으므로 더욱.

 

내가 학생이었을 때 우리 어머니는 내 교복을 아주 정성껏 빨아주셨다. 블라우스는 비누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깨끗한 물에 몇 시간씩 담가 놓으셨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세탁만큼은 반드시 손세탁을 했다. 생활복은 예외로 탈수는 세탁기를 이용했다. 건조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으므로.

 

그 교복을 오늘 마지막으로 빨았다. 그냥 버리더라도 깨끗이 빨아서 버리고 싶었다. 그간 손으로 빨았던 교복을 더럽게 마구 버리고 싶지 않았고, 딸도 교복을 버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도 이제는 꾀가 나서 마지막으로 세탁기를 이용하고 싶어졌다. 혹여 구길세라 (나는 평소 거의 다림질을 하지 않는다.) 교복만큼은 반드시 손세탁을 했는데 이제 더 이상 입을 일도 없으니 좀 구기면 어떠랴싶어 마지막으로 세탁기를 이용해보자고 생각했다. 6년만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세탁기를 이용한 교복세탁은 나름 모험적인 실험인 셈이었다.

 

결과는?

 

세탁기로 빠나 손으로 빠나 구김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 이걸 이제야 알았다니...

딸아이가 그런다.

 

"엄마, 고마워. 나는 이 다음에 세탁기로 빨아야지."

 

 

(딸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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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2-22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어쩌죠.... 가슴이 너무 아픈...... 하지만 저는 손세탁 거의 하지 않아서_ 귀찮으면 속옷마저 세탁기에 겉옷이랑 한데 돌리는 막 나가는 스타일이라...... 우와 우리 엄마랑 시엄마 같다! 하고 감탄했어요. 하지만 손세탁에 관한 가슴 아픈 역사가 있어서 진짜 가능하다면 손세탁은 하고 싶지 않아요;;

nama 2015-02-23 07:28   좋아요 1 | URL
저도 실은 검정 겉옷과 하얀 속옷을 한꺼번에 세탁기에 넣어서 빨아요. 종종 회색으로 만들어버리지요. 그러나 교복만큼은 손세탁을 고집했는데...지금은 손목 건염이 살살 시작되고 있어요. 교복 좀 빨았다고 그런 건 아닐테고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이겠지요.

라로 2015-02-2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전 따님보다 나마님이 부러워요!!!! 그렇게 헌신적인 어머니라니!!!!!! 막 눈물 흘리며 자러갑니다!!!!!!!

nama 2015-02-23 15:1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왜 이러시나요? 헌신적? 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이 댓글 보면 막 비웃을 거예요.
헌신과 미련은 다른 거랍니다.ㅋㅋ

라로 2015-02-24 03:53   좋아요 0 | URL
아니요,,나마님의 어머니요!!! 넘 헌신적!!! 부럽습니다. 지금도 나마님의 어머님은 헌신적이시겠죠!!!!!^^

nama 2015-02-24 06:26   좋아요 0 | URL
아니요...저희 어머니는 지금 요양병원에서 말년을 보내고 계시는데 자식조차 반가워하지 않으세요. 삶을 놓으신 것 같아요. 그렇게 헌신적으로 보살핀 자식들은 어머니께 그다지 헌신적이지 못하지요. 자식들이란...
 

어제 딸과 주고 받은 문자 내용이다.

 

나: 딸,학원 몇시에 가? 저녁은? 엄마친구가 그러더라,수시는 그냥 다 떨어지는 거로 생각하라고. 기죽지마, 딸.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해.

 

☞ 그런데 진짜 하고 싶은 공부는 아버지가 싫어해.

 

☞ 내가 보기에 싫어한다기 보다는 너의 강한 의지를 기대하시는 거야. 세상을 이겨내는.

 

☞ 다른 학생이 힘들면 불쌍한 거고 내가 힘들면 의지가 약한 거고.

 

☞ 오해하지마 딸 네 지친 모습에 가슴이 쓰려 아버지라고 다를까 부모인데

 

☞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고 난 실패만 반복하겠지

 

☞ 실패해도 내 사랑하는 딸이야

 

☞ 하지만 내가 못 견디면 끝인데. 끝

 

☞ 끝이 어딨어. 슬픈 말 하지 말자. 엄마가 지켜줄거야.

 

☞ 아버지가 원하는 것: 순종하되 온실 속의 화초같으면 안되고 도전하되 여자들이 대부분 가는 쪽이며 취업과 전망이 좋은 곳이어야 함  다 모순적이야

 

☞ 굉장히 문과적인데 역시 자질이 좋아 아깝다 우리딸

 

☞ 재수하면 문과로 갈까

 

☞ ㅎㅎ찬성

 

☞ 문과 가면 뭐 먹고 살지

 

☞ 밥 없으면 빵 먹지

 

☞ 허 이런 느낌이구나

 

오후5시.  딸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로 가서 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교문밖에 서 있는 엄마를 본 딸이 왜 왔느냐고 물었다.

 

"왜긴. 공중낙하할까봐 왔지."

딸이 헤헤 웃는다. 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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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lna 2014-10-3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만큼 살다보니 결판나기 전에는 복잡하고 질퍽한 문제도 결판난 후에 보면
더없이 간단하고 선명해 지는게, 나쁘지 않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딸 수시, 수능 다 실패하고 패색 짙은 바둑판에 마지막돌 던지듯이 전문대
갔었지요.
올해 졸업하고 의무기록사로 대학병원에 다니며 하는말,
˝엄마, 의사보다 더 좋아. 이대로 정직원이나 됐음 좋겠당.˝

내가 즐길수 있는 것이면서 취직도 잘되는 것이 대학의 정답이긴 한데,
차선책도 괜찮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인데 취직이 어려운 것, 또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취직이 잘되는 것... 전자가 취직이 잘 될 수도, 후자가 그분야가 좋아
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흔히 하는 말로 어떤 결과든 마음먹기에 달린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 할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나서 결과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관조하듯 편안히...
그 후는 그때 가서 생각해도 충분하니까,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라 생각
하면 그뿐, 기죽을 필요 없다고 봅니다. 아자아자!

nama 2014-10-30 23:30   좋아요 0 | URL
아래글에도 그런 말을 누군가 하고 있지요.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
되는 대로 산다기 보다는 자연스런 흐름을 따라 살자는 얘기일 테죠.
늙어가는 사람은 그게 되는데 아직 10대인 딸에게 그걸 기대한다는 게 매우 부적절하고 어렵다는 점이지요.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길을 앞에 두고 노심초사하고 불안한 날들을 보내는 게 힘들지요. 그래도 견뎌내야 하겠지요.
인생 선배님, 감사드려요.ㅎㅎ

sabina 2014-10-31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루하루는 성실,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제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은 편했는데 사회적인 잣대의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나 봅니다.
아니면 하루하루의 성실이 부족했던지...

아이에게 어른같은 감정다스림을 바랄 수는 없지요.
그래서 고3은 고3엄마가 셋트처럼 필요합니다.
헤헤 웃을 수 있도록 중간중간 따뜻한 시선을 주는 좋은 셋트엄마가 있어서
잘 이겨낼 겁니다.





nama 2014-11-01 10:08   좋아요 0 | URL
잘 이겨내기를 물론 바랍니다만, 솔직하게는 딸이 제대로 실패하기를 바랍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야 실패를 경험한 엄마로서 하는 말이지요. 실패에 대한 내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른다면 더욱 좋겠지만...실패에 대한 욕망이 이리도 크다니...부모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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