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에서 이곳 저곳 1촌들의 홈피를 다니다가 고등학교 때 친구의 홈피를 보니 갑자기 후회가 물밀듯이 닥쳐왔다.

그 아이는 이 곳 저 곳 안 다닌 곳이 없더군.. 부러워..

게다가 많은 외국인 친구들도 만나고, 많은 경험도 해 보고 늘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무척 부러웠다.

나보다 훨씬 문화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클 것이고, 상대적이면서도 융통성 있게 사람을 대할 것이며, 많은 경험을 토대로 하여 사고하는 것도 아주 넓겠지..

반면에 나는 그저 수동적인 자세로 여기저기서 문화나 지식을 받아먹고 있었다..

그 아이는 자기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그 기회를 활용하였지만, 나는 그런 기회를 줘도 발로 뻥 차버린 것만 같아서 많이 우울했다.

지금에 와서 후회가 되는 것은 학생시절을 보다 열정적으로 보낼 걸..하는 아쉬움과 이제는 눈 앞의 먹고사는 것에 급급하게 되어 그 기회가 온다한들 내가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그 아이의 홈피에서 여러 사진들을 보다가 문득 내가 들어갈 수 없는 세계에 발을 디딘 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아야겠다. 지금은 감정이 격해져서 나를 비참하게 몰아가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람은 다 나름대로 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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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

쓰디 쓴 커피 한 잔이 일상이 되어버린 오후

허탈한 마음으로 마셔버린 그 커피엔 너의 향기가 가득한데..

이젠 그리움이 익숙해져 버린 듯 해...

너 떠난 뒤로 난 밤이 싫어졌지

밤이 오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젖은 눈으로 까만 하늘을 바라본다

가슴 쓰린 아득함을

기억 저 편에서 숨쉬고 있는 추억으로 달래려 하지만...

아득한 기억의 끝은 언제나 너의 차가운 눈빛일 뿐...

때로는 따스한 말 한마디 바래도 보지만

귀찮은 듯 너의 표정은 날 아프게 해

우연처럼 부딪히는 너의 모습에 내 눈은 젖어들어가고

나의 절규도, 나의 눈물도

모두 밤의 향기 속으로 녹아내려..

너 하나만으로 아름다웠던 시간들..

이제는 그리움만 남았어

(그래도) 혹시나 하는 어설픈 기대를 가져보지만

헛된 바램은 더 이상의 기다림을 힘들게 해..

서툰 바램은 원망일테니-

(그러니) 그대-

이젠 안녕

원하는 마음이 간절하면 얻을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일거야

그토록 널 원했는데 넌 떠나갔으니-

                     -1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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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오를 수 없으면 문을 만들어라
찰스 레버 지음, 박혜련 옮김 / 아름다운사회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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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름대로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 느낀 실망감은 어쩔 수 없었다. 너무 큰 기대를 했었나보다.

이 책은 처음은 상당히 괜찮았다. 주제도 괜찮았고, 예시들도 적절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너무 미국적인 사고방식이 많았고, 주제에 대한 예시도 적절하지 않고, 그 예시에 대한 부연 설명조차 어긋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사랑과 정의를 강조한다. 게다가 같은 말도 반복한다. 이 책은 문을 만들기 위한 실천적이고 행동적인 지침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추상적이다.

혹시나 이 책을 구입하시고 싶으시다면 책방에서 빌려보신 후 결정하시면 좋겠다. 물론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을 보고 감동받으신 분도 많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가 느꼈을 때는 그렇다는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모두들 조금씩 미국식 사고 방식에 젖어 드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역시 책의 힘, 문화의 힘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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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필립 빌랭 지음, 이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아니 에느로의 작품 '단순한 열정'을 읽고, 바로 이 책을 읽었다.'매순간 질투의 지옥이었고, 매순간 이별의 준비였고, 미칠 듯한 탐닉의 시간이었던 사랑!' 책 뒤에 적혀 있는 이 문구처럼 이 책을 잘 설명하고 있는 문구는 없을 것이다. 냉정한 어조로 A에 대한 질투의 감정을, 아니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수없이 연습하던 이별의 순간을 차분하지만 열정적으로 적고 있다.

냉정과 열정이 공존하면서 너무도 담담하게 사실적으로 쓰고 있는 작가는 책에서 마치 아니가 잊혀진 옛 연인인양,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랑인양 모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그리고 있다.

'단순한 열정'을 읽고 즉시 이 책을 읽어서인가 마치 '단순한 열정'의 2편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만큼 필립은 아니의 문체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것 역시 그녀를 향한 그의 간절하고 미칠듯한 사랑의 고백인 것일까... 이제는 떠나가버린 연인에 대한 질투의 절정인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단순한 열정'을 읽을 때의 마음처럼 가슴이 아팠다.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술렁임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글에 배어나오는 그의 질투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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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5 - 지구를 떠받치기를 거부한 신
에인 랜드 지음, 정명진.신예리.조은묵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신문에서 이 책을 극찬하는 것을 보고 읽게 되었다. 사실 난 미국이 너무나 싫어서 이 책 읽는 것을 기꺼워했다. 적을 알아야 이긴다고 했던가.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 미국인들이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는 책.. 그래서 그네들의 사고방식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책.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였다.

꽤 두꺼웠다. 한 권당 500페이지 정도이니 읽는데도 이틀 밤을 새워야만 했다. 소설 형식을 빌어 기업가 정신을 표현했는데, 내용은 재밌었다. 미국에서는 이 책이 지적 스릴러로 분류된다는데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기차에서, 대학의 강의실에서, 더러운 술수가 난무하는 정치가들의 연회에서 그리고 침대에서까지 철학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철학은 단 하나! '인간의 이성은 위대하고 절대적이다.' 이 명제를 위하여 온갖 상황이 다 발생한다.

이 책은 미래의 뉴욕에서 출발한다. 얼치기 도덕주의자들, 인류애를 주장하는 위선자들의 집권으로 진정한 기업가들은 모두 파업을 선언하고 그들만의 아틀란티스로 숨어버린다. 그러자 그들에게 빌붙어 살아가던 다수의 어리석은 대중 및 집권자들은 멸망하고 기업가들은 세상으로 돌아와 세상을 재건한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한창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미국 정부의 제재에 못 견더 캐나다로 이전한다고 소동을 피웠을 때 이 책의 기업가 정신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정부의 제재는 자유로운 경쟁을 막고 시장경제의 침체를 가져온다. 그리고 너무나 도덕적이고 이성적인 기업가들의 이윤을 떨어트리고 판단할 줄 모르는 대중들은 그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며 그들을 옥죄어간다고 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캐나다 이전 소동이 이 책의 상황과 비슷하거나 혹은 미래에 그렇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어이가 없었다.

이 세상의 기업가들 중 이 책에 나오는 프란시스코나 대그니, 리어든처럼 도덕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만을 하는 사람은 없다. 또한 모든 정치가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노리는 무뇌충같다 하더라도 대중들은 생각할 줄 안다. 진보적인 지식인들의 활동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즉 이 책에 나오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 의심스러운 것이다. 또한 사회는 진보하는 법인데 이 책에 따르면 사회는 퇴보한다는 것인가.

옛부터 동양에서는 상업을 천시하였고, 덕분에 상인들이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러한 상황을 타개할만한 구실을 주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산업혁명기에 빨리빨리 어서어서 발전하자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미국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왜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는지, 왜 세계의 경찰 행세를 하며 온갖 나라에 간섭을 하는지, 그리고 왜 자신의 나라 안의 치안에는 부실한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의미를 주었다.

그들에게 A는 A이다. 영원히 말이다. 그들은 그들이 한 번 강대국으로서 세계를 호령했다면 영원히 그 상태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진리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제임스나 오런 보일과 같이 남을 등쳐먹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 자신은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한다면서 마음 속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들을 착취한다. 대그니와 같은 도덕률로 무장한 이성적인 인간은 그들의 이상향이다. 남의 눈을 가리기위한. 이상향으로 가는 행세를 하면서 마음껏 남의 피를 빨아먹는다.

나는 이 책에서 그것을 보았다. 이 책이 50년도에 출판되어 아직까지 읽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로맨스에 집중하기도 했는데, 이 책은 사랑마저도 이성의 영역에서 통제하려고 한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감정, 모성애라는 감정마저도 이성에 포함시킨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하는 자들의 사회가 현재의 미국과 같은 사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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