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뮤지컬을 보는데

자.막.사.고. 가 났다.

2막 내내 자막 화면이 깜박깜박 거리면서

불빛을 번쩍 내쏘는데...

무시하려고 해도 빛이 깜박이는데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니까 신경이 쓰여서 극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내가 미국 가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막도 엄연히 공연의 일부인데

공연 끝나고 사과 방송이 끝이다.

지방이라 무시하는건가.

개별 항의 하니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나...

내일 전화할테다.

인터파크, 제작사 몽땅!!!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양물감 2017-01-05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의식부족.
항의하는게 맞을듯합니다

꼬마요정 2017-01-05 18:39   좋아요 1 | URL
항의 했습니다. 그랬더니 공연이 중단 되지 않는 한 환불은 어렵다더라구요. 저 티켓팅 괜찮게 해서 앞자리에서 봤는데 좀 뒷자리로 같은 공연 표 받았습니다. 이렇게라도 보상받으니 마음이 좀 낫네요. 주말에 일정 비운다고 고생 좀 했지만요^^

2017-01-05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7-01-05 18:40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자막 사고라니요. 모니터랑 점검을 제대로 했어야죠. 배우들이랑 관객들 다 힘들게 말입니다. 항의해서 일단 다른 날 뒷자리이긴 해도 표 받았습니다~
 

바쁜 하루를 살면서, 정신 없이 일하다가... 문득.. 말 그대로 문득 고요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일을 내려놓고

 

떠오르는 생각을 느껴본다.

 

오늘은, 문득, 유치환의 시가 떠올랐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어쩌면 한 망울 연연한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중에서

 

 

 

유치환과 이영도만 놓고 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인데,

 

권재순 여사를 보면 가슴 아픈 사랑이다.

 

남편의 연시들과 다른 이를 향한 사랑을 보면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여자의 입장에서 마음을 준 것은 모든 것을 다 준 것인데...

 

 

나는 왜 여기서 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사랑이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죽음을 선택한 베르테르와

 

시를 통해 사랑이 아름답게 남아버린 유치환과

 

다른데, 그런데도, 떠오른다.

 

베르테르의 처연한 사랑이.

 

번져간다.

 

그의 눈물 가득한 마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이 아이를 샀는데...

비디오가 없다... 하하

벌써 몇 년 전인가... 95년 개봉작이니 21년 전 영화인데.

대학 가자마자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 보고 또 보고 그랬는데...

영어 제목은 닥터 맥. 그리고 자막에 뜨는 이름은 유문.

젊고 무심하고 유쾌하며 순수한 양조위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중고로 겨우 샀는데...

요즘 비디오 파나요??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보슬비 2017-01-02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희집에도 비디오 테잎은 있는데, 비디오가 없어요. ^^;;

꼬마요정 2017-01-03 00:09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하하 비디오 테이프는 정말 ‘소장용‘이 되는건가요? 보고 싶은데 진짜 비디오는 구하기 어렵네요. ㅠㅠ

루쉰P 2017-01-03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비디오테잎라니 ㅋ 잘 지내시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ㅋ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 정말 반갑습니다

꼬마요정 2017-01-03 10:20   좋아요 0 | URL
루쉰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날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저 영화 다시 보고 싶은데 어렵네요 ㅎㅎ 시대 역행도 쉬운 게 아니네요, 일반인인 저는 ㅎㅎ

cyrus 2017-01-03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헌책방에 비디오테이프를 팔긴 해요. 저희 집에 옛날에 썼던 VTR이 있는데, 지금 TV와 연결되는지 모르겠어요. VTR이 작동되면 비디오 보고 싶어요. 비디오도 수집하기 좋은 물건 중 하나거든요. 비디오 안 본지 진짜 오래됐습니다. ^^;;

꼬마요정 2017-01-03 17:05   좋아요 1 | URL
헌책방에 비디오를 팔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오늘 댁에 가시면 tv에 비디오 연결하셔서 추억에 빠지시는 거 아닌가요? 음.. 상상만으로도 아련합니다~~

cyrus 2017-01-03 17:08   좋아요 1 | URL
VTR이 창고 안에 있는데, 꺼내기가 힘들어요. 제가 완전히 독립해서 혼자 살게 되면 VTR를 작동시킬 생각입니다. ^^;;

꼬마요정 2017-01-03 17:1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또 상상해봅니다. 완전히 독립해서 나만의 공간에 앉아 추억을 눈으로 보게 되는 장면이요..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
 

1/1 이라 해서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들뜨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새해 첫 날부터 기분 좋은 일들이 가득하니 올 한 해, 힘내서 달려보고 싶어졌다.

포근한 날씨, 맛있는 음식, 함께하는 다정한 사람, 멋진 공연, 박제하고 싶을 만큼 근사한 장면들...

C‘est la vie.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1-02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정이 월요일이었으면 정말 기분 좋았을 겁니다. 역시 해가 바뀌어도 월요병은 사라지지 않는군요. ㅎㅎㅎ

꼬마요정 2017-01-02 19:32   좋아요 0 | URL
월요병은 일하는 한 계속 발병할 거 같아요 ㅎㅎ 정말 어제가 월요일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ㅎㅎ
 

오늘, 회식이 있었다.

 

많다며 많고, 적다면 적은 인원으로 고깃집에 앉아 열심히 고기를 구워 먹었다.

 

 

난 여자다.

 

내가 일하는 곳에는 남자가 월등히 많고, 밑에 직원은 여자가 월등히 많다.

 

나는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소속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그냥.

 

나의 상사는 울 회사에서 가장 경력도 길고, 인품도 나름 훌륭하고, 음.. 여튼 좋은 분이다.

 

정치성향이 완전 다른게 놀라울만큼.

 

 

오늘, 적당히 술과 고기를 먹고

 

2차로 노래방을 갔다.

 

적당히 이른 시간, 헤어지긴 좀 뭐한 시간.

 

술도 먹었겠다, 나름 노래방에서 술 깨고 가면 되겠다 싶을만큼 좋은 분위기.

 

직원들도 나름 노래방에 거부감이 없어서 다 같이 갔는데...

 

 

나는 여자다. 내가 남자였다면 어땠을까.

 

일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가끔 하는데, 오늘 느꼈다. 내가 남자라면.

 

 

나는 흥이 많은 여자다. 나는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부르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직원들과 함께 탬버린도 흔들면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놀았다.

 

나 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그렇게 놀았다.

 

다들 춤추고, 탬버린 흔들고...

 

 

갑자기, 동료이지만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분이 나의 탬버린을 잡는다.

 

"너는 이러면 안 돼. 너는 직원들과 달라. 절대 어디가서 탬버린 흔들지마!"

 

 

왜? 왜?

 

지금 다같이 회식하고 노는 거 아니었나?

 

 

물론, 그 분은 진정 나를 위해서 한 말이었다는 걸 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얌전히 탬버린을 내려놓고, 그 뒤로 술을 한모금도 먹지 않았다.

 

 

내가 남자였다면.

 

직원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남자다.

 

그들은 여전히 춤을 추고, 탬버린을 흔든다.

 

그러나 나는 그래서는 안된다. 직원들과 있을 때, 혹은 거래처랑 있을 때 그래서는 안된다.

 

나는 여자이고, 그 분의 충고가 이해가 되는 게 서글프다.

 

탬버린을 들고 흔들어도 내가 나라는 건 바뀌지 않지만, 남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애초에 탬버린을 흔드는 여자는 직원이거나, 도우미거나 그래야 하는가.

 

기분 좋게 마신 술이 순식간에 찝찝해지고, 그걸 또 이해하는 내가 서글퍼진다.

 

 

회식, 여자, 탬버린.

 

나도 노래방에서 탬버린 흔들면서 신나는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한다고!!!!!!!

 

남녀 가리지 않고 나와 같은 우리 그렇게 논다고!!!!

 

 

거기서 그 말 들었다고 그 말을 듣는 나도 어이없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12-26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6-12-27 00:18   좋아요 1 | URL
저는 이해가 된다는 게 웃기죠.. 이게 아마도 남자는 여자의 언어를 이해할 필요가 없지만, 여자는 여자의 언어 뿐 아니라 남자의 언어도 이해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듯 해요. 서글픕니다.

cyrus 2016-12-27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회식은 나이, 성별 불문하지 않고 모두 즐겨야 합니다. 그런데 꼰대들은 회식의 즐거운 분위기만 느끼고 싶어서 부하나 후배들에게 강요합니다. 마치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해서 즐겁게 해주지 못하면 잔소리하죠. 제가 그런 선배들 때문에 회식, 2차, 3차 정말 싫었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꼬마요정 2016-12-27 19:29   좋아요 1 | URL
네~ 그렇죠. 회식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지만 아직도 바뀔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아. 정말 즐거웠는데 순식간에 싸해져서 서글펐습니다. 여자는 문란함과 조신함 사이에서 줄을 잘 타야 합니다ㅜㅠ

고양이라디오 2017-01-03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나친 배려의 한 예를 보는거 같습니다. 좋은 의도였지만 아쉽게 과녁에 빗나갔네요ㅠ.

꼬마요정 2017-01-04 01:17   좋아요 0 | URL
아직도 이런 생각.. 너무 싫습니다. 남자는 별 요상하게 허리 흔들면서 춤 춰도 박수 치며 웃고 말이죠. 그냥 다 같이 놀고 헤어지면 끝인데 말입니다. 같은 여잔데 직원은 탬버린 흔들어야 하고 관리자는 그러면 안되고 그런 게 어딨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