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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토익 만점 수기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심재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근래 보기 드물게 재미있는 스토리이다. 만점을 주기에 충분한 이야기이다.
토익점수,,,,20대에겐 인생의 모든것일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 글을 모두 읽고 난 지금... 토익만점도 인생의 극히 미미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기자출신이다. 문장이 간결한 것이 마치 신문기사를 보는 듯 생생하다. 작가 김훈의 문체가 이와 비슷했다. 기자들의 글쓰기 트레이닝은 혹독하다고 한다. 간결하게, 생생하게, 가끔은 소설을 쓰는듯 상상력으로...ㅋㅋㅋ
가슴에 와 닿는 문장을 몇군데 찾았다.
1. ...'이곳에 체류한 지 10개월이 다 되어간다.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그동안 바나나를 오해해 왔음을. 이주일을, 아폴로13호를 오해해왔음을. 마리화나를 오해해왔음을. 영어를, 한국어를, 어학연수를 오해해왔음을.
지금도 뭔가를 오해하고 있을지 모른다. 혹시, 나는 생각했다. 990점에 대한 집착도 오해에서 기인한 건 아닐까. 잠깐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p.185
2.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스티브가 입을 뗏다.
"요코와 나만으로는 한국어가 늘지 않아."
스티브가 말했다.
"스티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요코가 다시 토굴 속으로 들어갔어."
"영어로 컨버세이션 하면 되지 않을까."
"영어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 마구 지껄이다 보면 서로 싸우게 돼."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나는 손바닥의 물기를 앞치마에 닦았다.
"미안하지만, 거기에 있으면 내 영어가 늘지 않아."
내가 말했다.
"그것 참 이상하군. 너처럼 영어를 잘하는 어학연수생을 본 적이 없어."
"아냐.부족해.많이 부족해."
"한국이란 나라가 정말 궁금하군."
스티브가 말했다. "도대체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그 나라 국민이 되는 거야?"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꾸할 말이 없었다. p.208
그냥 웃고만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위의 인용문에 있다고 생각한다. 집착이란 단어. 도대체로 시작되는 말의 뉘앙스....
눈물난다. 대한민국.....
2012. 4. 10. 내일은 총선이다. 누굴 찍어야 하나.....'어린쥐'??'오렌지'?? 씁쓸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