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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아름다운 101가지 사랑 이야기 ㅣ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는 FM 음악도시도 개편으로 사라지지만, 한 때 음도를 가장 기다리게 만들었던 시간이 바로 "그남자 그여자"였다. 작가가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것인지, 상상력이 탁월한 것인지...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 짤막한 글을 나누는데, 그 대화들이, 그 이야기들이 우리네 삶의 모습을 너무 잘 반영하고 있어서, 현실보다 더 리얼한 소설로 읽혀지고 들렸었다.
처음 이 책을 집었을 때는 흔한 사랑 타령이겠지, 라며 가볍게 치부하고 말았는데, 정작 책장을 펼쳐보니 그게 아니어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 그들의 심리 상태,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야 할 교과서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2편보다는 1편이 훨씬 좋았다. 현재 3편이 나왔는데, 그것도 어서 읽어야겠다. 다분히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1권에서 인상깊었던 내용은 왼손으로 편지 쓰기, 남자친구 자취방에 쪽지 숨겨두고 보물 찾기 하기. 동상이몽, 남자친구를 맘에 담고 있는 후배에게 옷 벗어준 뒤 싸웠던 이야기 등등....
그밖에도 맘에 남는 내용이 많았는데, 놀라운 것은, 이미 성년이 된 지 오래인 나와 마찬가지로 여고생들도 이 이야기를 들려주니 깊이 공감하는 것이었다. 여자 특유의 그 공감대가 놀랍고 재밌어서 한때 몹시 신이 나기도 하였다^^
작가가 스페인 여행기도 쓰고 그랬는데, 이같은 글이 나오는 바탕이 혹 여행일까? 단순한 생각도 해 보고, 그녀가 보고 듣고 겪었던 많은 추억들에 어쩐지 내가 고마워지는 느낌이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꽤 많을 테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추억을 되살릴, 그것들을 재활용할 방법을 다른 곳에서 찾는가 보다. 아픈 추억이든 기쁜 추억이든, 추억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우린 애틋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테니까. 시간이 그렇게 만들어 주니까. 그렇게 나이를 먹고 공감하고 또 이해하게 될 테니까.
책 한권으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더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