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대가 그립습니다 - 사진으로 보는 생각
정용철 글, 사진 / 좋은생각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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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좋은 생각을 보고 있고, 날마다 이메일로도 편지를 받아보고 있으며, 좋은 글을 종종 만나긴 하지만, 그런 글들을 모아모아 만든 책을 접하고 나니 어째 감동이 더 줄어들어버렸다...;;;;

일종의 매너리즘이랄까.  너무 좋은 말 멋진 말만 가득 담아 놓으니, 오히려 비교할 대상 없이 모두가 진부해 보인다.

난 한 번에 네 권 묶음으로 구입했는데 네 권 중 한권만 꽤 괜찮았고, 나머지 세권은 모두 기대 이하였다.

기대치가 높았던 탓일까. 아니면 내 감정이 너무 메말라 있는 것일까.

당연히 좋을 거라고 가슴 콩닥거리며 기다렸던 책이 예상과 너무 달라서 오히려 당황스럽기까지 하다니, 그 사실이 더 슬프다.

예전에 신상언씨가 좀 그런 편이었는데, 이런 류의 글들을 접하다 보면 좀 비슷한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안도현씨의 어른을 위한 동화 시리즈도 그랬고, 정호승 시인의 동화 시리즈도 뒤로 갈수록 감동이 덜했다.

아마 그런 사실들은 작가 자신이 더 잘 알지도...

개인차가 있는 것이니, 누군가 가슴이 촉촉한 사람은 이 책을 아름답게 멋지게 승화시켜 읽을 수도 있겠다.  나와는 달리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면, 그 누군가는 내 대신 아름답게 읽어줄 수 있을까? 고민도 해 보았는데, 어쩐지 책 선물하고 욕 먹을까 봐 주지도 못했다. (너무 과한 표현?)

아무튼 지금 내 책상에서 괜히 눈총 받고 있는데, 내게 있어 별로였다는 뜻이지 책 자체가 아주 한심하다는 의미는 아니었기에 별 셋으로 마친다.  내게 있어 평균이 별 네개인 것을 보면 좀 박한 점수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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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와 문화
하재근 지음, 최윤진 그림 / 자인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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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리뷰를 올린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 기분이었나 보다.

이 책, 정말 대박이다. 만화로 그려졌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접근할 거라고 기대하기는 했지만, 읽어보니 그 이상이었다. 

내게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해준 분도 박사님이었지만, 교양에서나 역사적 깊이에서나 어느 것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를 시간의 순서에 기대어 차분히 설명하고 있는데, 적절한 비유와 코믹한 묘사 등이 귀에 콕콕 박히고 눈에 쏙쏙 들어온다.

아직 한 번 밖에 읽지 못했는데, 다시 읽을 때는 내용을 요약하면서 읽을 생각이다. 아마 중국의 역사를 포켓용으로 알맞게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통사로 접근하다 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너무 방대한 양에 질리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맹점들을 신기하게도 잘 피해갔다.  이해하기 어려울 사상사나 성격 차이 등도 적절한 설명으로 깔끔하게 인식을 시켜주니 아주 좋은 학습서이고 교양서이며 역사서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가 피디 출신이던데, 그것도 하나의 영향이 되었을까? 잘 모르겠지만, 아마 몹시 역사 공부하기 좋아한 사람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제대로 된 책을 만들 수는 없었을 테니까.

어린이에게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설명이 제격일 것이고, 어른에게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전개와 적당한 비유 등이 매력적일 것 같다.

내가 이미 어른이 되어서 읽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독자들도 나이 구분 없이 이 책을 좋은 친구로 만날 거라고 기대한다.

그런데 진짜 놀랍다.  별 다섯 개의 그치지 않는 행진이라니... 앞으로도 쭈욱 기대해 본다.

더불어 작가의 다음 책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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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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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채집을 위해 오지로 떠난 한 남자가 민박 집에 머물다가 억류된 이야기.

이 집은 귀신이 나오는 집은 아니지만 쉴 새 없이 모래가 쏟아져 내린다.  그래서 밤이 되면 야간 작업을.... 모래를 퍼 날라야 한다...;;;;;

당연히 이 집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하지만, 절대로 떠나지 못하고, 당연히 도망가야겠다고 결심하지만 결코 떠나지 못한다.

그 집의 과부된 며느리가 붙잡고, 나중에는 마을 주민들이 한통속이 되어서 이 외부인을 감시한다.

마을이 통째로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 말도 안 되는 모래 왕국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마을 사람들은 단체로 미쳐버린 것처럼 범죄를 은닉하고 또 도와준다.

스물스물 쏟아지는 모래의 홍수는, 마치 피부 위를 바퀴벌레가 지나가는 것 같은 불쾌감과 불결함, 그리고 끔찍한 느낌을 전해준다.  뭐랄까.. 미저리 같은 기분?

그런데 작품의 전개는 또 엄청 느리고 숨이 막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지루한데, 결말이 궁금해서 멈출 수도 없다.(오, 갓...T^T)

이러니... 이 마의 소설은 독자에게 정신적인 흥분과 광분을 동시에 제공하니 참 아이러니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사내는 끝내 실종처리가 되고 사람들에게서 잊혀진다.

그리고 남자는 모래 끝 언덕 위에서 드디어 변화를 맞이한다.  그 변화의 내용이란...............

그 이상 말하면 안 되겠지? 읽고 놀라시길. 그러나 다 읽기까지 만만치 않은 고통이 따를 거라는 사실을 꼭 인지해 두고 읽기 바란다. 아니면... 정말 괴롭다. 뭐, 각오하고 읽어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일 거다..ㅡ.ㅡ;;;

정말, 마성을 지닌 책이다....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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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You 1 - 애장판
한승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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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의 그림체는 좋을 때가 있고 싫을 때가 있다.

재밌는 개그체의 그림은 유쾌하기도 하고, 정성을 들인 의상과 장신구 건물 등등은 와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너무 만화체의 그림은 때로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어서, 작품의 진지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 작품이 그랬다.

내용은 지극히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자랑하건만 그림체에서 어른스러운 느낌이 전혀 배어나오질 않는다.  적어도 이 작품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공감을 불러 일으킬 내용인데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그림체에서 오는 어떤 불만조차도 모두 잠식시키고 별 다섯을 무조건 줄 만큼 작품은 훌륭하다.  왜 훌륭하냐고 묻는다면 모두 개인차가 있는 거겠지만, 나로서는 참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그들의 사랑이, 그들의 헤어짐이, 그들의 변명이... 조건 없이, 이유 없이,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 모두 받아들여졌다.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건 감정이입의 극치였을 것이다.  내 마음이 아프고 힘들 때에,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을 보니 나만 외로운 게 아니어서, 나만 아프고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비겁한 안도의 한숨 같은 것 말이다. 

어떤 상처는, 흔적이 남아야만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떠올릴 수 있지만, 때로 어떤 상처들은 겉으로 전혀 흔적이 없어 보여도 오래오래 각인이 되어서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다시 일어서기 힘들게 한다.  사랑도 그렇다.  어떤 사랑은 그 후유증이 너무 길어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 힘들게 만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 상처를 다시 치유시키는 것은 '사랑' 그 자신이다.  사랑은 너그러워서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린다.  조급한 것은 언제나 인간의 마음일 뿐 사랑이 아니다.

읽으면서, 이런 사랑도 있구나... 하며 감탄도 했다. 내게는 마리안이 그랬다.  저렇게 다 내주고, 그렇게 버림받고도 아직도 변함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놀라움.  신파 드라마에나 나올 것 같은 설정이라고?  으음. 그건 선입견~! 읽어보면 절대 그렇게 생각지 않을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그대로 독자에게 이해되고 인정되는 경지, 그것이 한승원의 매력이고 또 그녀의 내공이 아닐까 싶다.

연재물로 보았었는데, 기어이 모두 소장하고 말았다.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오래오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라도 다시 보고 싶어서...

스무 살의 나와 서른 살의 나는 분명히 다를 테지. 서른 살이 되어서 다시 만나면 그땐 또 어떤 느낌을 받을까.

사랑할 때와 헤어졌을 때 읽는 맛은 또 다를 테지.  같은 작품을 다른 색깔로 만날 수 있게 작가의 내공도 역시 만만치 않더라...

왜 제목이 YOU인지는 보면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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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 여인들의 멋과 지혜
이성미 지음 / 대원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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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관에서 발견하였다.  제목에 끌려 바로 빌려보았는데 글자가 많은 편은 아니어서 제법 빨리 읽은 편이었다.

한 분야의 전문가, '장인'이 된다는 것은, 다른 인접한 분야에까지 그 전문지식과 기술을 넓히는 속도를 더 가속하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사를 전공한 저자가 역사 분야까지 그 폭을 넓힌 것처럼 말이다. (유홍준씨가 그랬듯이.. ^^;;)

우리 역사 속에서 익히 잘 알려진 인물들과, 혹은 덜 유명하거나 잊혀지거나 묻혀진 사람들도 모두 정성스럽게 설명을 하였는데 하나하나 그들이 멋과 지혜를 알아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아무래도 그림을 실었기 때문에 코팅 용지를 썼고 때문에 광택으로 눈이 부시다는 흠이 있긴 하지만, 또 그런 까닭에 가격도 좀 세지만,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나의 교양 수준이 조금은 더 올라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괜히 으쓱해진다.

뭐, 그렇다고 굳이 사서 보라고 권할 마음은 별로고(나처럼 도서관을 이용하는 게 적당하다 싶다^^;;;), 사고 싶다면 오주석씨의 '한국의 미 특강'이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어이, 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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