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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5월 2일 알라딘 물류센터를 개방합니다.
'2009년 파주 어린이 책잔치 기념, 알라딘 물류센터 개방전' 후기

지난 번 알라딘 물류센터 체험단에는 시간이 맞질 않아 참석을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엔 사전 신청 없이 그저 오기만 하면 된다니, 이 아니 기쁠 쏘냐! 

어린이 날 가족 행사를 빌미 삼아 정말 가보고 싶었던 알라딘 물류 센터 도착. 11시 타임은 이미 놓쳤고, 우리 가족 체험 시각은 오후 2시.  





부지가 1800 평이라고 하는데, 우와! 정말 크다! 

입구에 걸려 있던 플래 카드. 옆에 넘버 붙은 출구는 트럭으로 물류를 싣는 출구가 아닐까 싶다. 

우린 2층으로 이동. 

입구에서 행사 접수 후 사물함에 가방 보관. 서가 번호가 적힌 안내도를 보면서 한바퀴 휘둘러 봄.  넓어서인지, 아님 난방을 하지 않아서인지 조금 싸늘하기도. 일하는 분들은 바쁘게 책들을 찾아야 하니 다소 더울 수도 있겠다.

가장 관심이 간 것은 아무래도 중고샵 코너였는데, 연휴도 끼었고, 워낙 빠져나간 물량이 많은 탓에 책이 많지 않았다. 한때 9천 권씩 쟁여져(?) 있던 책이었지만 현재 시각으로 재고량은 1349권이다. (낮에는 좀 더 많았겠지만.) 그러니 차지하는 서가 수가 적을 수 밖에.  

2시 땡 치자 물류 체험 시작. 사람이 많은지라 두 파트로 나눠서 두 분이 인솔하셨다. 우리쪽 인솔자는 이 분! 



(아, 포즈랑 표정이.... 지못미...ㅜ.ㅜ) 

책들은 최대한 빠르게 출고될 수 있는 구조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초베스트랑 메이저가 앞쪽, 그 뒤로 일반과 마이너 출판사. 



마이너 쪽 출판사엔 어떤 책들이 있을까 궁금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보물이 있을 것만 같았는데, 사실 중고책 서가에서 너무 오래 있어서 그쪽은 못 들여다 봤다. 나중에 집책 과정에서 보니 '개인재무설계 컨설팅', '한국에서 유일한 기초영문법', '현대인과 스트레스' 이런 책이 그 코너에 있었다. 내가 원한 책이 아닌걸...ㅡ.ㅡ;;;;; 

포장 라인에는 길고 거대한 기계가 있었는데, 예전에 쓰던 기계고 지금은 쓰지 않는단다. (지금은 사람이 책을 골라오는 게 더 빠르다고...;;;;) 

무튼,  그리고 알라딘이 도입한, 알라딘이 자랑하는 에이스 포장 기계!  

에이스 포장 받아보신 분? 하고 묻길래 손들었더니 옆에서 언니가 쿡 찌른다. 여기서 그거 안 받아본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아니, 그래도 누군가는 대답을 하며 호응을 해줘야 설명하는 사람도 신이 나지..;;;;; 







랩핑 처리 되고 다시 진공 포장 되는 단계들이다. 상자 포장은 수작업.   



질문 있냐고 하셔서 질문! 

밤 늦은 시각에도 출고 완료가 되던데 그 시각에도 근무를 하는지???? 

물류팀의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 퇴근은 7시. 그러나 야간에 근무하는 사람이 있고, 성수기에는 그보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성수기란 언제??? 

새학기 시작?  

짐작대로, 새학기 시작할 때와 방학 시작할 때. 그러니까 3월 7월 9월 12월 정도로 보면 될 듯. 

(어린이 날은 성수기 아니냐고 묻고 싶었지만 타이밍 놓침..;;;) 

다시 또 질문 하나! 

총 소장 책은 80만 권. 하루 드나드는 책의 물량은 대략 15만 권. 우와아, 정말 거대하구나....싶은 생각.  

질문 타임 끝. 이제 집책 과정 설명 시간.

내 기억이 맞다면, 주문 50건씩 잘라서 책을 집책한다. 아래 사진에서 파란 선반이 그 50개의 번호들인데, 찾아온 책의 바코드를 인식시키면 몇 번 주문에 해당되는지 번호가 나온다. 화면에선 27번이다.



바로 이 집책 과정을 우리가 직접 해보는 코너가 있는데, 실제 주문들어온 건수를 가지고 하는 거라서 긴장감과 재미가 더 가중되었다. 세 팀으로 나눠서 시합을 했는데, 우린 장갑은 안 주더라.ㅎㅎㅎ 

무튼, 내게 떨어진 집책 표를 들고 고고!! 

그러나 아뿔싸! 길치 방향치인 내가 32번 서가가 어디 붙어있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32번은 마이너 코너다. 갖고 있는 서가 배치표로는 기프트 상품과 화장품 상품 앞쪽에 있는데 한 바퀴 휘둘러도 모르겠다. 결국 직원분의 도움으로 32번 코너 도착! 

32번 코너에서 4번째 구역의 4번째 선반에서 31번 책에서 한 권 겟!
32번 코너에서 4번째 구역의 4번째 선반에서 31번 책에서 한 권 겟!(두 책은 제목이 서로 다르다.)
32번 코너에서 5번째 구역의 3번째 선반에서 20번 책에서 한 권 겟!
32번 코너에서 7번째 구역의 4번째 선반에서 30번 책에서 한 권 겟!
32번 코너에서 8번째 구역의 3번째 선반에서 11번 책에서 한 권 겟!
32번 코너에서 8번째 구역의 3번째 선반에서 41번 책에서 한 권 겟! 

조카의 집책표에는 3권뿐이었다는데 내 표에는 6권이었다. 나로선 꽤 늦은 편이었지만 우리 팀이 1등 먹어서 상품은 공동으로 1등 상품. 음하하하핫!  



(바코드 찍어서 확인하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중.)

물류 센터 체험은 이렇게 끝이 나고, 남은 자유 시간 동안에는 자유롭게 책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실, 새 책들은 적립금이나 할인 쿠폰 등등 부가 결제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대부분 중고책 코너에서 책들을 골랐다.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 

처음엔 동화책만 골랐다. 일단 책의 판형이 크기 때문에 눈에 잘 띄고, 실제로도 내가 중고샵에서 구매하는 책들은 대개 동화책이다. 그러다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를 발견하는 순간 눈에서 광선 빔 발사! 그때부터 내 책들을 마구 찾기 시작했다. 아, 주옥 같은 책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모처럼 추리 소설도 여러 권 골랐고, 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과 이금이 작가의 벼랑, 그밖에 또 무수히 많았지만.... 한꺼번에 김이 다 새버리는 일이 벌어졌으니...... 

중고샵은 온라인에서도 좋은 책은 순식간에 빠져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골라간 책들은 바코드 찍어보면 이미 '판매완료'라고 뜨는 것이다. 모조리 다!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멋드러진 책도 나가버리고, 베트남 그림 일기장도 나가버리고, 그밖에 너무 많아서 제목도 기억못할 알흠다운 책들이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아흑, 눈 앞에 두고도 놓치는 그 마음이라니..ㅜ.ㅜ 

무튼, 그렇게 해서 내가 겨우 건진 책은 이 정도다. 




(너무 맘이 아픈 나머지 사진이 흔들렸다. 핑계는...;;;;;)  

이누가미 일족은 무려 4번째 골랐을 때에야 겨우 판매완료 되지 않은 책을 찾을 수 있었고, 단군 이야기도 두번째 만에 득템했다. 

이미 갖고 있는 잠자는 책과 빵장수 야곱을 제외하면, 대체 건진 게 몇 권이란 말인가....ㅜ.ㅜ  

직원분의 말로는 우리가 놓친 책이 모두 한 주문자의 리스트에 다 걸려 있다던데 혹 오류가 아닐까 의심도 하시더라. 

오류이건 아니건, 어쨌든 그것들은 나와 연이 닿질 않았다.



알라딘 포장 상자에 들어 있던 선물들이다. 모두 다른 책들의 사은품들인데, 그것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맨 왼쪽에 휴대용 비닐봉투, 그리고 학용품 세트, 에어 쿠션, 아랫줄에 선풍기, 미니 체스, 우비, 타이머, 액자 

2등이랑 3등 상품에는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르겠다. 설마 머그컵과 삼양 라면???? (^^;;;) 

언니네는 따로 챙겼으니, 이 녀석들은 뒀다가 친구들 아이에게 줘야겠다.  

이 중에서 가장 요긴했던 건 이 녀석! 

새로 산 의자에 받치고 앉았다. 의자가 너무 편해서 자세가 뒤로 젖혀지는 경향이 있어서 필수. 

형부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팔 받침으로 썼고, 언니는 목 받침으로... 

다용도로 좋다.ㅎㅎㅎ 



앗, 공지를 다시 읽어 보니 삼양라면과 머그 컵은 선착순 택 1이구나. 아뿔싸, 아깝다! 지난 겨울, 그 머그컵 받자고 줄창 5만원씩 꾸역꾸역 주문하던 과거가 스쳐지나간다....;;;;;;;

마지막에 직원 분이 가족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홈페이지 어디에 게시해 주시는 걸까나???

빨간 상자는 상품 들어 있던 거고, 가운데는 책 행사장 사계절 부스에서 구입한 거고, 오른쪽 맨 앞이 중고책 구매한 것 담아온 봉투다.  

지금 생각해 보니 조카네 집으로 바로 간 책들도 있구나.(마법 천자문이랑 한자 책... 또 뭐더라??? 무튼, 우리의 구매액은 총 3만원 정도.) 

저 봉투는 원래 유료로 파는 거란다.

후후, 내가 좋아하는 재생지 색깔. 튼튼해 보이진 않지만, 나름 튼튼했다. 봉투에 지니 집이 무늬로 들어 있다. 예쁘구나!

때마침 어린이 날을 기념해서 파주 출판 도시에 여러 행사가 열렸고, 알라딘도 거기에 참여하는 것으로 물류 창고를 개방했는데, 그것들이 모두 겸사겸사해서 파주로 가게끔 만드는 멋진 동기가 되었다. 이런 행사는 혼자 가기도 뭣하고(거리상 가기도 힘들고), 이래저래 가족이 함께 움직일 때 좀 더 재미난 시간이 될 수 있었던 듯하다. 아이들은 좀 피곤해 보였지만, 그래도 생소하고 신기한 경험이었을 테니 즐거웠겠지? (설마 나만 좋았던 겨????) 

원래도 알라딘은 항시 거주하는 텃밭이지만, 실제 일하는 공간에 다녀와보니 어째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혹 다음 번에는 편집팀, 고객센터 팀, 각 MD님들과 만나는 시간은 없을까용??? 그 역시 무척 재밌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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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5-03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 진짜 물류센터를 다녀오신거에요? 오오오오오오오
넘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1800평이라니 정말 크군요.
저도 요새 중고책 재고가 천 권 남짓에서 왔다갔다해서 슬퍼요. 들어오는 책마다 쭉쭉 빠지고.
(이상 중고샵 중독자의 고백...)

마노아 2009-05-03 14:05   좋아요 0 | URL
출판도시 지도 상으로는 알라딘 면적이 제일 크던데 실제로도 그런 지는 모르겠어요.
중고샵 재고는 이벤트를 한 번 해주면 확 늘어나더라구요. 그러니까 매입 이벤트요.^^ㅎㅎㅎ

하늘바람 2009-05-03 0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제가 다녀온 것 같아요. 와 선물들 탐나네요^^

마노아 2009-05-03 14:05   좋아요 0 | URL
멋지지요? 태은이가 더 자라면 이런 데 찾아다닐 곳이 아주 많을 거예요.^^

후애(厚愛) 2009-05-03 0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물류센터 정말 크네요.
아 부럽습니다...선물들까지 받으시고..^^

마노아 2009-05-03 14:06   좋아요 0 | URL
아우, 멋진 시간이었어요.^0^

hnine 2009-05-03 0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류센터 투어, 이거 참 괜찮은 행사인것 같아요.
다른 페이퍼에서 마노아님 가족 사진도 잘 봤습니다. 마노아님 눈에 총기와 즐거움이 가득~ ^^ 아주 밝은 인상이셔요.

마노아 2009-05-03 14:06   좋아요 0 | URL
요새 서점마다 이런 이벤트를 좀 하는 것 같긴 한데 다른 데는 후기도 안 봐서 잘 모르겠어요.
무튼, 알라딘스러운 이벤트였고 아주 좋았답니다.^^

순오기 2009-05-0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물류센터 체험, 좋은 기회였네요~~~~
지방에 살면 이런데 참여가 곤란한데, 덕분에 구경 잘했어요. 감사~
아니~ 왜 그렇게 머그컵에 집착~ 그렇게 예뻐요?ㅋㅋ

마노아 2009-05-03 14:07   좋아요 0 | URL
5만원씩 주고 샀던 머그컵이니까 그렇지요. ㅎㅎㅎ
막 애증을 느끼는 단계예요.ㅎㅎㅎ

2009-05-03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3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5-0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번 알라딘에서 처음 개방한 날은 놀토가 아니어서 거리상 시간상으로 불가능했었어요.
(그때 알라딘에 버럭- 하려다 참았던..;; 이왕 날 잡는것 놀토로 잡아주시지.. -_ㅠ)
어제도 어찌어찌하여 못 갔고.. 다음엔 꼭 구경했으면 좋겠어요!
하여간 멋진 경험이셨겠습니다 ^^

마노아 2009-05-03 14:07   좋아요 0 | URL
저두 그날 놀토였다면 갈 뻔했는데 못 갔어요. 이번에 갑절로 재밌게 놀고 왔으니 다행이지요.
무스탕님도 다음 기회에 꼭 참가하셔요.^^

BRINY 2009-05-0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체험하셨네요.
저게 유료로 파는 알라딘 종이봉투로군요. 한번 구입해볼까나하는 마음이 드네요.
예전에 제자들이 알라딘 물류센터 페이가 괜찮아서 방학 중에 알바해볼까하던데 했나 모르겠네요.
알라딘 직배송 중고샵이 좋긴한데, 정말 구하기 힘들죠 ㅠ.ㅠ

마노아 2009-05-03 14:59   좋아요 0 | URL
봉투 꽤 괜찮지요? 저는 물류센터에서 알바 구하면 제가 할까 생각했어요.ㅎㅎㅎ
중고샵에서 구매 성공하려면 신의 손을 자랑하는 클릭질이 필요해요..;;;;

stella.K 2009-05-03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못미 아저씨 표정 넘 웃겨요. 그래서 마구 웃어다능...ㅎㅎㅎㅎ
그런데 그 밑의 사진 보니 나름 괜찮게 생기셨는데 저땐 왜 그랬을까요?ㅋㅋ
암튼 좋은 경험이었겠군요. 선물 꽤 짭짤한데 다음엔 저도 참가해 볼까요...?^^

마노아 2009-05-03 21:47   좋아요 0 | URL
그치요? 괜찮은 마스크가 사진 때문에 저리 되었네요.
다음 기회엔 스텔라님도 참가해 보셔요. 무척 재밌었답니다.^^

울보 2009-05-0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그 옆을 지나가기만 했어요,,,ㅎㅎ

마노아 2009-05-04 07:11   좋아요 0 | URL
책 잔치 다녀오신 거예요? ^^

Meryl 2009-05-04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은 팀에 계셨군요~ 너무 피곤하고 배고파서 마지막 기념품 스킵하고 왔는뎅^^

마노아 2009-05-04 07:11   좋아요 0 | URL
아니, 그렇게 중요한 순간을 스킵하시다니오! ^^

2009-05-04 0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04 0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Journey 2009-05-04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1시에 보고 왔는데 마노아님은 2시에 보셨군요. 마노아님을 뵐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 아쉬워라~.
물류센터 투어, 정말 재미있었어요. 마지막에 컴퓨터가 꺼지는 사고로 저희 팀이 2등을 해서 쬐끔 섭섭했지만 말이에요. 2등 상품은 1등 상품보다 쫌 많이 적답니다. 물론 컵이랑 라면은 안 들어있구요. 울 아들 녀석이 "1등 상품에 컵이랑 라면이 들어있지 않을까?"라고 궁금해했는데 알려줘야겠어요. ^^

마노아 2009-05-04 07:13   좋아요 0 | URL
앗, 안타까워요. 타이밍이 살짝 어긋났네요. 이런이런, 컴퓨터 사고라니, 안습입니다.
2등 상품도 저 빨간 상자에 주는데 혹시 크기가 더 작은 건가요? 작은 상자를 보긴 했는데 긴가민가 했답니다. 이제 3등 상품이 무엇인지 궁금해질 차례예요. 용이도 저처럼 라면과 컵이 궁금했군요. 호홋, 찌찌뽕이에요.(>_<)

비로그인 2009-05-0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꼭 가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쳤네요. 재미있게 쓰신 체험기 잘 읽었습니다.^^

마노아 2009-05-08 20:58   좋아요 0 | URL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기회를 꼭 놓치지 마셔요.^^

순오기 2009-05-12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마노아님 특종 먹었어요, 축하축하~~
내가 말한 게 맞지요? ㅋㅋ 알라딘 생활 3년만에 알라딘 마인드를 좀 읽게 됐다고요~^^

마노아 2009-05-12 10:5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덕분이에요~ ^^ㅎㅎ
순오기님 저번에 토끼 이야기 조회수 추천수 엄청났는데 그때 책이 안 들어가서 안 뽑힌건가요?
전 잘가요 언덕이 조회수 추천수 높아서 기대했는데 5천원 적립금도 안 됐거든요.
그래서 대체 어떤 장단인가 아리송했어요.^^

순오기 2009-05-13 01:3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이해돼서 그간에 선정된 특종들을 훑어봤더니 답이 나오더군요.
내가 알라딘이라도 알라딘 상품과 연관돼야 후한 점수를 줄 거 같아요.ㅋㅋ
포토리뷰도 내가 주절거린게 접수돼서 심사기준이 제시됐어요.
다른 리뷰전 수상과 별도로 한다는 말도 콕 찦어서 올렸더라고요.ㅋㅋㅋ
알라딘은 순오기의 말을 잘 들어줘서 이뻐요~~

마노아 2009-05-13 09:40   좋아요 0 | URL
역시 순오기님은 분석의 대가예요.
포토 리뷰 심사 기준 올라온 것 보고 왔어요.
진작에 그랬어야 했는데 알라딘이 좀 서툴게 진행을 했어요.
이제라도 제시해 주어서 다행이에요. 이뻐요, 이뻐..^^
 
 전출처 : 마노아 > 잘가요 언덕

'잘가요 언덕' 출간 소식에 책정보를 보니 무척 관심이 가는 책이었지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행사 참가 신청하고도 책주문이 늦어 책을 미리 읽고서 참가하지 못한 게 여러모로 미안했지요. 미리 책을 만나고 갔더라면 질문도 하고 좀 더 깊고 강렬한 시간을 보내었을 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 약했던 것은 절대 아니에요. 작가 차인표를 만나고 인간 차인표를 알게 된 무척 뿌듯한 시간이었거든요. 

카페를 통으로 빌려서 잔잔한 조명과 촛불 어른거리는 자리에서 유명인 차인표를 만났지요. 배우라는 감투 없이 그저 소박한 얼굴로 들어섰는데도 빛이 나더이다! 카메라를 집에 두고 간 게 너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출판사에서 준비한 케이크에는 1이라는 숫자가 박혀 있었죠. 한 시간을 지나고 난 다음에는 그 케이크에 2.3...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동안 이 자리에 내가 계속 있을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정말, 기대를 안겨주었지 뭐예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차인표 씨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것은 훈 할머니 때문이었어요. 노트북의 폭발로 원고를 소실하는 과정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작가는 공부를 하고 습작을 하고, 또 백두산에도 다녀오지요.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오히려 '용서'와 '평안'의 단계에 자신이 제일 먼저 다가간 게 아닐까 싶어요.  

워낙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걸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데, 사실 고백하자면 참 기쁨이 없었다고 합니다. 뜻밖이었지요. 그런데 그걸 변화시켜준 계기가 있었다고 해요. 3년 전 '컨패션' 자원봉사로 인도 콜카타를 방문했을 때, 7살 짜리 빼빼 마른 가난한 아이가 그런 말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당신은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위로해 주던 그 아이.  

그 말은 차인표 씨가 아이를 위해 준비한 인사말이었는데, 그 가난하고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아이가 오히려 되돌려주더란 말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차인표 씨는 진정한 위로와 행복과 평안을 느낀 거지요. 그것이 삶이 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배우 차인표가 본업이 아니라, 컨패션을 통해서 봉사하는 인간 차인표. 그것이 자신의 본업이라고 말을 하는 이 바른 생활 사나이는 얼마나 빛이 나던지요.  

작가님은 유려한 말솜씨를 지니지 않았어요. 대중 앞에 서는 일이 익숙한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그렇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성실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답하는 모습에서는 누구라도 '진솔함과 진실함'을 읽을 수 있었을 거예요. 설령 배우 차인표를 만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을 잃은 것이 아니라 몰랐던 그 사람의 진면목을 더 알아낸 듯해서 참으로 고마웠답니다. 

나눔의 집 할머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할머니들과 같이 놀아주기'라는 대답은 무척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분들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침통한 분위기를 느끼지만, 그것이 늘 일상일 할머니들을 위해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줬으면 하는 그 바람에는 사람을 향한 깊은 이해와 연민이 깔려 있었지요. 아, 이런 마음씀씀이가 이렇게 아름답고 따스한 글을 나올 수 있게 해주었나봐요.(다녀와서 책을 바로 다 읽었답니다. ^^ ) 

작가님은 3년 전에 백두산을 다녀오면서 그 칼바람을 온몸에 맞으며 선조들을 생각했대요. 추위를 피할 수 있게 중무장한 자신도 이렇게 추위를 느끼는데 변변찮은 옷과 신발로 이 길을 올랐을 그분들 말이에요. 그 분들이 당신들의 삶을 올곧이 감내했기에, 그 후손들인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 그 말에서 깊은 울림을 전해받았어요. 바쁜 일상과 버거운 하루하루에 늘 매몰되듯 살아가던 찰나에, 내가 가닿지 못했던 어떤 경계의 깨달음과 이해를 엿본 느낌이었지요. 그것은 결국 '생명의 존엄성'이란 겁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충실히 살아내서 후손들에게 전달해준 생명의 존엄성. 그리고 그것을 무참하게 짓밟힌 사건이 바로 위안부 문제이구요.  

당시 세상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가졌던 일본이라는 나라가, 주권조차 없는 힘없고 가난한 조선 땅의 가장 약하고 어린 소녀들을 유린한 반인륜적 그 범죄 행위에 대해서,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인 자각과 인식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건 단지 한국과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와 역사의 문제라는 것도요.  

싸인 만 권 하겠다고 했다가 기함했던 작가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예약 주문을 한 게 아니어서 싸인본도 못 받았고, 만남 시간을 끝낸 뒤 급한 일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떠서 개인적으로도 사인을 못 받은 게 참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제 품에 안긴 두 권의 '잘가요 언덕'을 또 다른 누구와 나눌 것인가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희망이 없어 더더욱 쓰레기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삶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그 아이의 삶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살겠노라는 이 사람 차인표.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지금 나를 더 필요로 하는 곳에서 빛이 되겠다고 소금이 되겠다고 하는 이 사람의 열정을, 사랑을 배우지 않을 수가 없네요.  

한 사람의 존재가 무수한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삶으로, 실천으로, 그리고 이제 책으로까지 보여준 멋진 사람 차인표, 그 사람을 만난 소중한 시간을 가진 나의 행운에 감사합니다.  

ost 계속 듣고 있는데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을 느낍니다. 북콘서트도 꼭 가고 싶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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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9-04-1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맘이 따땃해집니다.
연예인들이 쓰는 책이 다 그렇지...하는 맘이 한편에 깔려 있는데
이 글에 대한 좋은 평이 많더라구요.
게다가 마노아님의 이런 리뷰는 상당히 호감이 가네요.^^
역사..이미 흘러간 전 세대의 일이지만 결코 끊을 수 없는...

마노아 2009-04-20 00:08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보고나니 다큐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를 꼭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예매하려고 들어가보니 시간대가 안 맞아서 예매는 못했는데 다시 날짜 잡아서 보려고 해요.
시간은 지체 없이 흘러가는데, 역사도 그만큼 흘러가는데, 안타깝고 안타까워요.
그나저나, 메르헨님 사진 너무 곱습니다! 어휴, 게다가 왜 그렇게 날씬하신가요. 주르륵...T^T

하늘바람 2009-04-2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효 궁금해지는 리뷰잖아요 님

마노아 2009-04-20 14:17   좋아요 0 | URL
이 책 참 좋더라구요.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 다녀온 것도 너무 좋았어요.^^
 
[이벤트] 만료 적립금 소진을 위한 이벤트 ^^;

엄마가 우편함에서 들고 오신 두툼한 봉투 안에는 멋드러진 사진이 들어 있었지요~ 



제가 고른 사진은 요녀석이었답니다.  나름 대중적인(?) 선택이었지요? 

으하핫, 혹시나 하고 옆으로 돌려서 보니까, 그것도 나름 멋이 있는 겁니다.  

그래도 사진 제목은 없어도 서명이 있는데 제대로 붙여놓고 봐야지요. ㅎㅎㅎ 



모니터 옆 벽쪽에다가 붙였어요. 전자파로부터 제 눈을 보호해줄 것 같은 강력한 기원이 담긴 듯하지 않습니까?  

황량했던 벽이 자연의 옷을 입어서 너무 근사해요. 선물 고맙습니다. (^^)(__)(^^)  

사진을 인화한 것 같은데 이게 프린트를 한 거지요? 그저 감탄할 뿐, 그저 신기할 뿐이에요.  

턴님 사진 다른 것을 제가 좀 더 인화해서 옆에 가지를 쳐야겠습니다. (>_<)

어제 키티님 벌써 도착한 것을 보고 마구 부러워 했는데 하루만에 받았네요. 정확히는 미국에서 태평양 건너 열흘 만에 도착했지요.  

아, 역시 지구는 둥글어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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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4-10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이네요.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눈이 호사를 누리네요.ㅎㅎ

마노아 2009-04-10 23:20   좋아요 0 | URL
그치요? 눈이 호강하는 사진이에요. ^^

hnine 2009-04-10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져요! 저 사진을 고르셨군요 ^^

마노아 2009-04-11 00:57   좋아요 0 | URL
근사하지요? 얼라, 그런데 아래 사진은 왜 안 뜰까요...;;;;

Kitty 2009-04-11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노아님도 받으셨군요!!!! 탁월한 선택이옵니다!!!!
진짜 신기하죠? 인쇄를 저렇게 사진처럼 할 수 있다니 저도 너무 놀랐답니다 ㅎㅎ
사진 너무 멋져요~~ 제목은 가을이지만 여름 생각나네요. 여름아 빨리빨리 오거라~~~~

마노아 2009-04-11 02:26   좋아요 0 | URL
턴님의 프린터는 신기를 지녔나봐요^^ㅋㅋㅋ
너무 싱그러워서 꼭 지구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turnleft 2009-04-11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프린터에 돈 좀 들였습니다.. ㅠ_ㅠ(흑 사진 때문에 쏟아붇는 돈이 얼마인지..)
의외로 한국까지도 금방 갔네요. 전세계 받는 속도가 거의 비슷한 듯;;
어쨌든 한국은 마노아님이 1등!! 되겠습니다~ ^^

마노아 2009-04-11 17:17   좋아요 0 | URL
렌즈 가격도 어마어마하겠지요? ^^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네요.
오호홋, 한국 1등이라고 하니 다시금 영광스럽습니다. 턴님 땡큐예요~^0^

행복희망꿈 2009-04-11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네요.이 사진이 외국에서 온거라구요?
거기다가 프린트로 만들어진 사진이라니?
아침부터 엄청 감탄만 하고가요.^^
사진이 정말 너무 멋져요. 눈이 시원해져서 좋네요.

마노아 2009-04-11 17:17   좋아요 0 | URL
근사하지요? 턴님이 미국에서 보내주셨어요.
자꾸 벽쪽으로 시선이 간답니다. 너무 싱그러워요.^^

무스탕 2009-04-1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왔어요. 어제 일이 있어서 페이퍼 못 올리고 오늘 오렸지요 ^^
저도 이 사진이에요. 정말 멋진 사진이죠? +_+

마노아 2009-04-11 17:18   좋아요 0 | URL
으하핫, 그럼 도착은 모르겠고 제가 페이퍼만 1등이군요.^^
우리 같은 사진 골랐네요. 찌찌뽕이에요~

산울림 2009-04-11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첫 방문 인사를 드립니다.
한국 사진가도 아름다운 풍경을 촬영하는 사진가가 있답니다.
블러그 혼을 담은 풍경사진에 오시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블로그 <혼을 담은 풍경사진>http://blog.daum.net/chophotoartist
행복한 휴일을 보내세요.

마노아 2009-04-11 17:1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산울림님^^
사진 블로그인가봐요. 구경갈게요.^^

다락방 2009-04-1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옷 예뻐요, 예뻐요! 마노아님, 예뻐요!! 부럽부럽 orz

마노아 2009-04-14 13:13   좋아요 0 | URL
넘넘 예쁘죠! 엽서 사이즈로 더 뽑아서 들고 다닐까봐요. 막 자랑하고 싶어요.^^ㅎㅎㅎ
 
첫번째

꼭 봄이어서는 아니지만, 요즘 저를 사로잡은 드라마가 있어요.  

4 씨즌을 보고 있는 '위기의 주부들'이랍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보려고 결심할 때는 극심한 우울함이 몰려올 때인데, 이 지나칠 만큼 웃기고 동시에 진지한 명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우울함이 싹 가시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희석되곤 하거든요. 

한 편당 대략 40분 분량인 이 드라마를 2월에 한 편 보고, 3월에 3편을 보았는데, 4월엔 벌써 8편을 보았지요.
그만큼 화나고 속상한 일이 있기도 했지만, 드라마가 워낙 재밌어서 중간에 못 끊는 것도 한 이유랍니다.  

워낙 인기작이라서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도 같지만, 또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미국의 페어뷰라고 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의 가족들이지요.
1씨즌 첫 회에서 한 여자가 자살을 합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이 작품의 화자가 되어서 시작할 때와 마무리 할 때 나래이션을 맡지요. 

시작할 때는 거의 대부분 아주 웃긴 장면에서 시작을 해요. 그렇지만 그 웃긴 장면장면 와중에 뭔가 메시지를 하나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내용이 전개되지요. 그리고 40분 지나 마무리할 때 다시 한 번 앞서 제시했던 명제들을 한 번 더 언급하면서 강조합니다.  

네 명의 주부가 주인공이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주 촘촘하고 세삼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3씨즌까지는 거대한 추리 소설 같았는데, 4씨즌 들어서는 좀 더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듯 보입니다. 

그럼에도 역시 '유머와 코믹'은 포기하지 못하는 위기의 주부들이지만요. 

우울한 나를 깔깔깔 웃게 만든 장면은 이런 것들이었어요. 



수잔은 생리 주기가 들쑥날쑥인 것이 걱정되어 병원을 찾았는데, 담당 의사가 수술 중입니다. 그래서 오래 기다린 끝에 지금 시간이 빈 의사를 찾았는데, 하필 얼마 전 10여 년 만에 다시 이사온 옛 친구의 새 남편인 겁니다. 그 사람이 하필 산부인과 의사인 거죠. 다리 올리고 누우라는 말에 일그러지는 수잔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최근 산부인과를 다녀왔던 저로서는 저 장면을 웃었던 게 좀 미안해지긴 했습니다...;;;;; 



르넷은 암에 걸렸어요. 항암 치료를 받다보니 구토가 치밀기도 했지요. 아들 아이가 연극을 하는데 관람하러 왔다가 급한 나머지 제 어머니 가방에다가 실례를 해요. 하지만 그 가방은 앞자리에 앉은 르넷을 자꾸 닥달하는 어느 학부형의 가방이었다는 거....;;;;; 



친구들에게 동정받고 싶지 않아서 가발 쓰고서 멀쩡한 척을 했지만, 끝내 한계에 다달은 르넷은 가발을 벗고서 자신에게 떨어진 어떤 부탁을 거절합니다. 그리고 하필 숨기고 있던 친구들과 눈이 마주치지요. 그때 약간의 한숨을 내뱉는 르넷의 슬픈 얼굴이에요. 

저게 과연 가발인지, 정말로 삭발을 한 건지 알 수가 없군요. 르넷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가장 현명하고, 상식적이고, 도리를 알며 유머를 잃지 않죠. 친구들 중에서 생활 형편은 가장 어려운 편이지만 다섯 아이를 열심히 키우고 있어요. 다른 많은 성격적 결함이나 도덕성이 저하되거나 민폐끼치기 일쑤인 주부들에 비해서 가장 건강한 마음과 정신으로 살아가는 여성이지요. 그녀는 끝내 암도 이겨냅니다.(제가 본 부분까지는요.) 



카를로스는 전직 모델 출신인 허영덩어리 가브리엘의 전 남편이지요. 가브리엘은 재혼을 했는데 전남편과 바람을 피웁니다.(바람은 그녀의 특기지요.) 

그리고 카를로스는 동거 중이었던 이디의 눈을 피하느라 그녀의 스포츠카에 매달려 도망치는 장면이었는데 말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엄청나게 웃었던 부분이었지요. 

아무튼, 너무너무 재밌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주는 '위기의 주부들', 

오늘 저로 하여금 문장을 옮기게 한 내용을 보았으니 바로 이 대목입니다.  

수잔의 새남편 마이클이 어깨 통증을 완화시키려고 진통제를 먹다가 그만 마약에 중독되었는데 재활원에 가지요. 그곳 병원 벽에 붙어 있는 글이에요. 

"A man is only as sick as his secrets." 

사람은 자신이 감추는 만큼 아프다. 

아, 명 문장입니다.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비밀을 갖고 있고, 그 비밀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하다가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지곤 하지요. 완벽 주부를 자처하는 브리의 새 남편( '새' 남편이 많지요? 사별, 이혼이 많아요. 그게 현실이구요.) 올슨이 그런 케이스였지요.  

그런데 그런 물음들은 드라마의 주인공들 뿐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던질 수 있지요. 

내가 나 스스로에게 속이는 질문들, 혹은 회피하는 질문들. 그것들이 나를 아프게 한다는 걸 아니까요.  



이러니, 재미와 감동과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안겨주는 이 드라마를 제가 어찌 안 좋아하겠어요.  

이 봄, 날마다 우울함을 외치고 있는 중인지라 달리 나를 사로잡는 무언가가 떠오르지 않지만, 나를 기쁘게 하는 한 가지는 이 드라마를 고를 수 있겠네요.  

저도 조만간 이벤트를 해볼까 구상 중인 와중에, 하이드님 이벤트에 출석(...;;;)합니다.  

참가에 의의를 둔다고 말하면서 좀 미안하네요.^^;;; 

무튼! 두통 몸살과 꼭 싸워 이기고 씩씩하게 돌아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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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4-03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시즌까지는 봤었는데 요즘은 통 안보게되네요.
한동안 이디까지 5명 메인으로 가다가 이디가 빠진다니 서운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브리엘이 바람피던 훈남 정원사;;;;가 젤 좋아용 ㅎㅎ

마노아 2009-04-03 11:49   좋아요 0 | URL
오, 이디가 지금은 빠졌나요? 가끔 감초 역할을 했는데 아쉽네요.
그 정원사 상당히 훈남이긴 했어요.ㅋㅋㅋ
저는 수잔의 새 남편 마이클이 제일 좋아요.^^

바람돌이 2009-04-03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꽂히면 안돼요. 폐인되기 딱 좋더라니까요. ^^;;

마노아 2009-04-03 11:49   좋아요 0 | URL
그래도 뭐 '맞고' 이런 게임보다는 낫잖아요.^^ㅎㅎㅎ

후애(厚愛) 2009-04-0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옆지기가 많이 즐겨본답니다. 직장에서 동료들이나 학생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집에 들어오면 녹화 해 놓았던 '위기의 주부들'을 보면서 많이 웃다가 심각해지고...얼굴표정이 많이 변하지요.^^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마노아 2009-04-03 11:49   좋아요 0 | URL
오, 저처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즐기시는 분이 또 있군요. 반가워요.^^
작가님이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서프라이즈~

비로그인 2009-04-0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 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삭발은(극중 주인공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 삭발) 두상이 작고 동그란 사람이 해야 역시 이쁘군요!

마노아 2009-04-03 23:36   좋아요 0 | URL
오, 맞아요. 삭발 자체는 눈살 찌푸릴 것 같지 않은데 두상이 너무 안 이쁘면 보기 안 좋을 것 같아요. 머리가 작은 사람은 헤어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아요ㅠ.ㅠ

순오기 2009-04-04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이거 기억해서 보던 드라마였어요. 몇년 전인가~ 내가 보던 유일한 드라마...공감 100%

마노아 2009-04-04 02:44   좋아요 0 | URL
와우, 순오기님도 보셨던 드라마라니, 제가 다 기쁜 거 있죠. '간택' 받은 드라마란 소리잖아요.^^ㅎㅎㅎ

하이드 2009-04-05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시즌 보고 접었었는데, 다시 보고 싶어요!

전 쥴님이 얘기해줬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아요. 에바 롱고리아랑 젤 깍쟁이같은 빨간머리 여자인가가 싸웠는데, 에바가 와인 병 들고 띵동 하며 화해를 청했다는..

잘 만든 미드는 정말 한 에피소드에 미스테리, 감동, 유머, 박진감, 등등등 많은 것을 집어 넣는것 같아요. 저도 이 봄 다시 주부같지 않은 주부들에게 버닝하게 생겼어요, 책임지삼!

마노아 2009-04-05 02:15   좋아요 0 | URL
오, 설명 들으니 그 장면이 생각이 날랑말랑 해요. 깍쟁이 빨간 머리 브리가 알코올 중독이었는데 그때 쯤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잘 만든 미드가 너무 많아서 감히 못 보겠어요. 보고 있는 이 작품이나 꾸준히 보려고 해요.
으하하핫, 어찌 책임을 질까나... 그냥 같이 버닝해요.^^
 
내가 선정한 OOO을 위한 추천도서!

돌을 막 지나서 한참 호기심이 충만한 아이들을 위한 책들이다.  

나로서는 대개 선물로 자주 했던 책들.  돌잔치에는 아직 가본 적이 없는데 돌 선물로 아가 옷을 선물할 때 꼬박 꼬박 책을 포함시키곤 했다. 그게 자연스러웠고, 그게 만족스러웠다. 

아, 그러고 보니 곧 친구 딸내미 돌이구나!

이 책들은 아마 분류로는 0~3세 영 유아 책일 것이다.  

 달님 안녕 보드북 시리즈. 하나같이 딱 그 나이 아가들에게 필요한 눈높이 책들이다.  

보드북이라서 안심이다. 사실 이 나이 또래 애들 책들은 거의 보드북이다. 

아니라면 감당이 힘들다!  

 

  

팝업북이라고 하기엔 좀 뭣하고, 입체북이라고 하면 적당하겠다. 

이 무렵 아이들에게 팝업북은 '날 잡아 잡수세요!'와 마찬가지기 때문에 비싼 책 사서 한 번에 날려버리고 눈물 삼키기 쉽다. 물론, 입체북인 이 책도 아이의 과격 성향에 따라서 입큰 개구리의 입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동 작가의 '이 괴물딱지야'는 비추. 번역이 별로인 건지 영 정이 안 간다.  

 

열 두 띠보다 '까꿍'이 핵심이다.  익살스럽게 생긴 띠 동물들 표정을 따라하며 '까꿍'을 외칠 때, 이 책은 아가뿐 아니라 어른도 좋아할 수 있는 마력을 지녔음을 알게 된다. 초초초 베스트셀러 값어치를 하고 있다. 

저 해맑은 표정을 보시라. 무슨 짓을 하건, 뭘 어떻게 되든 일단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지 않은가. 아니, 꼭 말해야 할 것 같은 주문을 외우는 것 같다. 예쁜 책이다. 

돌쟁이더러 기저귀 떼라고 할 수는 없지만 차차 준비해야 할 테니 곧 필요한 책이라고 하겠다. 응가 뿐이겠는가.  

콧구멍을 후벼서 맛있게 먹을(....;;;;) 아가를 위한 준비물도 있다. ㅎㅎㅎ  

 

사과가 쿵! 떨어지다니, 이렇게 큰일이 있나!  

개미, 너구리, 사자까지 달려와 열심히 먹는다. 

다양한 의성어를 재밌게 표현하는 그대에게 가산점! 

의성어가 나오니 이 책도 빠질 수 없다. 다양한 동물들의 움직임을 팝업북으로 만들었는데, 각각의 소리들을 실감나게 연주(?)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색감이 정말 예쁘다. 빠질 수 없는 선물! 

가면 놀이 한 번 해볼까? 

눈구멍이 뚫려 있다.(아, 무시무시한 표현!) 

가면을 쓰고 어흥~! 흉내를 내야 하는데, 가면이 아주 작아서 아이들 용이다. 아가가 좀 자라서 유아 수준이 되면 스스로 하고 놀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자매품 '가면 쓰고 춤춰요'와 '모자 쓰고 인사해요'  

 

나비잠 시리즈 책들이 참 예쁘다. 아이와 동물들의 움직임을 비교하면서 무엇이 똑같은지 문답 형식으로 나와 있다. 그러고 보니 사랑스런 내 둘째 조카도 이런 책이 필요하구나! 

요 촉각책은 돌 전에 선물해야 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다양한 촉각에 아가들이 반응한다. 주로 물고 뜯으면서... 

자매품으로 개구리, 나비, 꿀벌 시리즈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당벌레가 제일 이쁘다! 


촉감을 얘기하니 이 책도 같이 떠오른다. 개구리는 멍멍, 오리는 꽥꽥! 

좋은 점은 소리가 직접 나온다는 거. 해당 동물의 털도 만지면서 소리도 듣기. 좋구나~ 

동물이 나온 김에 동물 아기 얘기도 좋겠다.  

어미 곰과 아기 곰, 말과 망아지... 이런 시리즈다. 

그림이 부드럽고 편안하다. 

노래는 꾸준히 은은하게 들려주는 게 좋다. 일상적으로. 전래동용, 놀이동요, 영어동요, 골고루 들려주자.   

자매품, 놀이동요와 영어동요. 

 

최근에 발견한 보물책! 영어책으로 보았는데 한글판도 나왔다.  

속에 세로 줄무늬 필름이 들어 있는데 카드를 옆으로 밀면 해당 동물의 움직임이 입체적으로 보인다.  

표지의 저 말이 빠르게 혹은 느리게 실제로 움직이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다그닥 다드닥! 음향 효과 필수다!   

이 무렵의 아가들은 엄마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지만 아빠하고의 유대도 너무 중요하다. 그리고 엄마가 숨 좀 돌리려면 역시 아빠의 도움이 필수! 아빠하고 나하고~ 얼마나 즐겁게 놀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거지! 


그렇지만, 이 모든 선물보다 제일 좋은 건 사랑하는 마음!  

집집마다 이 책은 필수다. 물론 이런 책 없이도 늘 사랑해~를 입에 달고, 몸소 실천한다면 책보다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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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3-31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들의 관한 책들이 많네요. 표지들도 귀엽구요.^^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친구들 중에 좋은 소식이 있으면 선물을 하고픈데 아직은 좋은 소식이 없네요. 그래도 친구들을 위해서 도서 목록에 적어 둡니다.^^;; 감사해요!!

마노아 2009-03-31 18:45   좋아요 0 | URL
저는 친구들이 내내 깜깜 무소식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몰아서 시집을 가더니 또 몰아서 출산을 하더라구요. 유행이라도 하듯이. 깜짝 놀랐어요.^^

mooni 2009-03-3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용 책들은 표지가 진짜 알록달록 귀엽고 좋은거 같아요. 막 읽고 싶달까요. ㅎㅎ 제가 아기라면, 가면놀이를 해볼까요, 저 책을 보고 싶을거 같아요. ㅋ 저도 곧 애낳는 친구가 있는데, 여기 책목록들 잘 찜해둬야겠어요. :)

마노아 2009-03-31 18:45   좋아요 0 | URL
표지와 제목으로도 눈길을 끄는 재미가 있지요. 가면 놀이 시리즈 재밌어요~ 친구분께 멋진 선물 골라가셔요~ ^^

꿈꾸는섬 2009-03-3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이 좋아하는 책들이 여기 다 있네요.ㅎㅎ

마노아 2009-03-31 21:57   좋아요 0 | URL
아이들 마음은 다 통하게 되어 있나봐요.^^

비로그인 2009-04-01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등 축하드려요~~^^

마노아 2009-04-01 10: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