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여름
이정은 지음 / 청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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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올리다가 몽땅 날리다보니깐 왜 그리도 리뷰를 쓰기가 싫은지..읽은지 꽤 된 책인데, 지금에야 리뷰를 올리네요.

'하얀 여름'이라는 제목과 그 이미지와 맞는 책 표지 디자인이 왠지 제 마음을 끌더군요. '하얗다'라는 느낌은 순수한 느낌과 너무 하얗기 때문에 눈이 부시다는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여름'이라는 계절이 결코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인지 여러 단편중에 '하얀 여름'과 또 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알바트로의 날개'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나 책에 대한 기묘한 수집벽이 있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알바트로의 날개'는 아마도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 특히 책을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꽤 흥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이 책의 단편속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무언가 빠져있는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랍니다. 현대 도시 사람들의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그 이야기들이 왠지 남의 이야기 같지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점점 세계가 좁아지고 인간관계는 더욱 더 복잡해지는데 왜 마음은 공허해지고 혼자인듯한 느낌을 들게하는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게 하는지...  그래서인 초반의 깨끗하고 눈이 부시다는 '하얀' 이미지는 황량하고 춥다는 이미지로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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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악마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5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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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에드가와 란포'상이라는 이름을 참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그에 대해서 아는것이 없는데다가, 그의 작품은 한번도 읽은적이 없다는것을 알았어요. 그러던차에 마치 불에 타면서 나은 검은 연기속에 부리부리한 눈매의 표지 디자인이 눈에 띄어 선택했는데 저자가 '에드가와 란포'라는 것을 알고 무척 기뻤습니다.

에드거 엘런 포우를 좋아해서 이름을 '에드가와 란포'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네요.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왜 그가 포우를 좋아했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속에는 포우의 단편에 대해서도 살짝 나오더군요. 물론 모든 추리작가들을 보면 특히나 최근 작가들을 보면 예전의 추리작가들의 작품을 하나둘씩 언급하는 구석이 없지않아 있는것 같습니다.

초반부터 30대의 주인공이 백발이 되었으며, 자신의 부인이 가지고 상처에 대한 언급으로 긴장감을 주는것이 독자를 궁금증으로 몰아 넣더군요. 너무나 사랑했던 약혼녀의 기묘한 죽음과 자신을 비정상적으로 사랑하는 남자선배의 이상한 행동 그리고 또 한사람의 죽음.

밀페된 공간과 개방된 공간에서의 살인사건은 도저히 사람의 일이라고 볼수 없을정도로 치밀하고 점점 그 살인의 배후자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는것을 느끼게 됩니다.

솔직히 모로모토가 가장 범인으로써 의심스럽게 몰아가지만 일반적인 추리소설 특성상 가장 범인일것 같은자가 범인이 아니다는 설정은 이번에도 빗겨가지는 않더군요.

(스포일러 있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를 살인의 도구로 이용하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 첫번째, 두번째 살인자에 대한 추측해보았고 제 예상이 적중해서 무척 기뻤어요.

후반으로 갈수록 남녀쌍생아의 일기, 서커스의 난쟁이의 이야기, 모로토의 고백등은 점점 이야기가  더 기괴하고 섬뜻한 분위기로 가더군요. 읽으면서 읽을수록 제 주위 공기가 음침하고 축축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곱추로 태어나 세상을 저주한 모로토의 아버지는 세상을 불구자의 세상으로 만드려는 계획을 꾸밉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아이들을 사오거나 납치해 인위적으로 불구로 만드는것이지요. 그 과정들을 보면 참으로 엽겹고 두려운 느낌이 들었어요.

진짜 불구는 육체적인데서 오는것이 아니라 정신적에서 오는것 같습니다.

조금 아쉬운것이 있다면 지나친 우연과 그렇게 악랄한 악인의 허무한 최후는 마지막에 맥을 빠지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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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의 사각지대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7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김수연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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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의 증명'을 재미있게 읽어서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찾게 되었어요. 증명시리즈가 가장 주목 받는 그의 작품이라고 알고 있지만, '고층의 사각지대' 역시 그의 첫 추리소설인 만큼 게다가 평점도 꽤 좋고 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밀실살인 사건은 추리소설작가라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소재인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밀실살인사건을 그것도 이중밀실 트릭을 선보입니다.

용의자인 후유코의 완벽한 알리바이가 오히려 더 위심스러운 것은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느꼈을 거예요. 게다가 그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준 사람이 바로 형사인 히라가는 자신의 약혼자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더 사건에 뛰어들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의 약혼자에게 불리한 상황만 만들어 갈뿐입니다.

솔직히 2년동안 사귀던 여자며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자신의 손으로 잡으려하는 그의 심정에 공감이 가지 않았지만, 나중에서야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녀를 설득해 죄값을 치룬후 새출발을 하려 했었던거지요. 하지만 슬프게도 히라가의 꿈은 이뤄지지 못합니다. 그가 밀실트릭을 푸는 순간 그녀는 살인자로부터 살해 당하기 때문이지요.

이제 밀실이라는 장소에서 알리바이라는 시간으로 옮겨갑니다. 끈질긴 추격으로 용의자를 포착하지만 그에게도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습니다. 과연 알리바이는 어떻게 깨어질지...

아무래도 복잡한 스토리 전개를 따라오지 못할 독자를 염려해서인지 스토리를 이해하기 쉽게 호텔 내부, 살해된 장소, 키의 모양, 비행기 스케줄등 형사들이 얻어내는 정보를 그림을 통해 보여주더군요. 하지만 솔직히 읽는동안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는나머지 좀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어수선함에 비해 엔딩이 너무 확 풀려버려서 좀 허무했어요. '야성의 증명'에서의 슬픈허무와는 그 느낌이 달랐어요. 아마도 냉혹한 범인으로 인식된었던 자가 잡히자마자 너무나 나약한 인물로 변하는 모습에서 왠지 공감이 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끝까지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악랄하게 나왔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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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의 증명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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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듯한 그림자를 해골의 손으로 눈을 가리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어서 선택한 책이예요. 솔직히 책 표지만으로 이 책이 일본 추리소설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독일이나 유럽쪽 추리소설로 여겼는데 의외네요.

도시로부터 벗어난 자연에 둘러쌓여 물질문명에 고립된 외딴 마을은 밖의 사람들의 눈에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전한 감성적인 공간이지만, 그속에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물질문명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하고 외로운 고통스러운 공간일뿐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마을에 13명의 죽음 정확히 말하자면 12명의 주민과 1명의 등산객의 죽음은 무척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비록 13명이지만 한 부락의 주민이 전원 살해되었다는 것은 게다가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점에서 모두들 충격을 받았습니다.

유일하게 생존하게 된 요리코는 살인현장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고 맙니다. 그리고 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요리코는 보험외판원인 아지사와의 양녀가 되는데, 갑자기 등장한 아지사와의 정체가 무척 궁금해지더군요. 처음엔 13명의 살인자를 잡기위한 형사의 잠복근무인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그는 살인자라로 몰려 감시를 당하니 점점 더 미궁속으로 들어가게 되더군요.

과연 누가 범인일까? 무척 궁금했지만, 한편으로 설마 이사람이 범인?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뭐, 추리소설 특성상 범인인듯한 사람이 범인이 아닌 경우가 많잖아요. 그 허를 찌르는건 아닌지..

하나의 시를 개인의 왕국으로 만들어버린 오바가문이 있는 마을. 그에게 저항하면 죽음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얽히고 ˜鰕?부정부패 사이로 도모코와 아지사와는 오바가문을 무너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그 와중에 도모코마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범죄의 뒤에 오바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움츠려드는 시민들을 보면서 지배받는 입장에서 지배자가 바뀐다고 자신들의 삶이 바뀔거라는 생각하지 않는 현실을 봤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한 도시를 상대로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한 국가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네요. 그래서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마지막 아지사와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13명을 죽음으로 몰아내었던 사건의 진상을 보여주지만 결국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책을 읽고 있는 독자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솔직히 엔딩이 좀 허무했어요. 말이 안되서가 아니라 안타까워서 말이죠. 결국 범인이 밝혀지지않고 진실이 묻히는 것이 허무했고, 살인범으로 오해받은채 살인자가 되어버린 아지사와가 안타까워 허무했으며(게다가 요리코마저 그를 부정하고), 이 책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오바의 이야기가 그냥 한줄로 해결되는것이 허무했습니다.

그래도 그점이 범인이 밝혀지는 일반추리소설과 달리 범인이 밝혀지지 않고 해결되어지는 사실이 어쩜 더 현실감이 느껴져서 매력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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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독살사건 - 조선 왕 독살설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수수께끼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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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독살사건' 추리소설을 연상케하는 제목이네요. 솔직히 추리소설인줄 알고 선택했습니다.^^;;

이책은 조선왕조시대의 왕 독살사건을 다룬 역사소설입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고증을 바탕으로 왕의 죽음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은 한편의 추리설 같았습니다. 사실을 바탕으로 어쩌면 있었을법한 이야기를 다루어서 더 흥미진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왕하면 왠지 호사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그 반면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존재합니다. 조선왕의 1/4의 가량이 의문의 독살설에 휘말리는것을 보면 왕이라는 자리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받은 자리지요.

권력으로 인해 죽음으로 내몰려야했던 왕들.. 왕이라는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형제지간에도 나눌수 없는 권력이었습니다. 야사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실화일수도 있고 정말 그냥 한낱 루머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사와 야사가 함께 곁들여진 이야기는 여러사람의 주목을 끌만한 이야기들이지요.

왕이 되더라도 사대부의 강력한 지지없이는 자신의 정책을 펼칠수 없던 시절, 그런 상황에도 자신의 뜻을 펴려했거나 기존세력을 바꾸려 했던 왕들의 급작스런 죽음은 독살 의혹을 받을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왕을 바꾸고 싶지만 명분이 부족하거나 명분을 강행할 힘이 부족할때 은밀히 행할수 있었던 것이 바로 '독살'이기 때문입니다.

시대순으로 독살의혹을 가진 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계모 문정왕후에 의해 독살되어 진것으로 보는 인종은 어쩜 불교를 장려하려했던 문정왕후의 치하가 맘에 들지 않은 사대부의 모함일수도 있고, 자신의 자식을 왕으로 세우려했던 여인의 계획일수도 있었습니다.

또 선조는 직계가 아닌 방계로 왕의 계승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콤플랙스를 극복하지 못한 왕이었습니다. 도로묵이라는 만들어낸 선조인만큼 변덕도 심하여 결국 그 변덕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 광해군과 임해군의 비극을 불러내기도 했습니다. 어쩜 사대부들은 광해군을 몰아내기 위해 선조의 독살설을 조장했을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이 책에서 주목했던 왕이 아니지만 독살 의혹이 있는 '소현세자'에 대해 세간에 알려지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아버지(인조)로부터의 독살의혹을 받은 소현세자는 아버지의 정치적 희생이 될수 밖에 없었던 '사도세자'만큼이나 불운한 왕자였습니다. 청의 볼모로 잡혀가 국제적인 올바른 사고를 키웠지만 그의 안목은 아버지 인조와 서인정권에게는 위험한 이데올로기로 비춰졌을뿐입니다. 왕이라는 자리가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주마저 죽음으로 몰아넣을만큼 대단한 권력인지.. 슬프고도 안타까웠습니다.

최근에 영화 '한반도'를 봐서인지 고종의 독살사건은 더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흥선대원군과 명성왕후 사이에 갈팡질팡하던 유유부단하던 이미지와 달리 그 내면에 숨어있는 그의 또 다른 이면을 만날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정말 그 해설만큼이나 고종이 독살되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좋았을텐데..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고종 뿐만아니라 이 책에 나온 왕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요.

독살의혹을 받은 왕을 통해 조선시대의 정치적 변화와 시대상황을 함께 배울수 있어 좋았고, 책속의 도판역시 읽는데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역사서적하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이라는 인식을 지워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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