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영목, 정태원 옮겨엮음 / 도솔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40여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예요. 두꺼워서 하지만 단편인 관계로 천천히 읽다보니 꽤 오랜시간 이 책을 붙잡게 되었네요. 여러작가들의 단편집을 한자리에 읽어서 기뻤습니다. 너무 두꺼워서 손목이 아파오는 단점이 있지만, 책꽂이에 꽂혀있는 것만으로도 무척 만족스러운 책이었어요.

*직장인
평범하고 어리숙해보이는 직장인은 사실 망해가는 사람들이 보험금을 탈수 있도록 도와주는 해결사랍니다. 초반의 단조로움이 후반의 결말을 더 상승시켜준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꼼꼼한 남편을 두었지만 아내는 그를 어리숙한 남편으로 생각하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오더군요.

*4월1일
라스베거스에서 4월1일이면 발생하는 강도 사건. 무척 단순해 보이는 사건인데 경찰들은 잡지 못합니다. 검은옷이라는 점이 대단한 반전이었어요. 도박으로 탕진되는 돈을 좋은곳에 쓰고 싶어하는 강도를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끝까지 잡히지 말았으면..하는 생각이 들어요.

*동물원
*파커 엽총
무언가를 수집하는 사람들은 종종 지나친 집착으로 큰일을 내지요. 엽총 한자루로 빗어진 살인사건은 남아있는 자들을 슬프게 하네요.

*너기 바
마치 업무보고서처럼 꾸민 살인계획이 독특했습니다. 결국 자신의 업무 보고서대로 하지 않은 댓사를 치르네요.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그는 또 다른 시련을 맞게 된다는것을 알게 되었지만, 왠지 그가 그런 시련을 맞게 하는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푸른 밤하늘
슬픈 치정 살인사건이예요. 모두가 사랑에 피해자이지요. 연약한 남자로 인해 상처 받은 세여자... 그리고 그 중 한 여자는 자신의 아비가 죽인 어미의 피를 세탁하는 장면은 강한 연민이 생겼습니다.  제목만큼이나 슬픈 단편이었어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뷔크
어른들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연약한 소년이 해결한답니다. 라디오 주파수로 찾아낸 은행강도들... 다음부터는 라디오도 조심해서 들어야겠어요.^^

*노래하는 종
'아이작 아시모프'작품이라는것에 눈길을 끌었습니다. 역시나 SF작가답게 미래 세계의 살인을 다루었어요. 달에서의 살인사건은 매우 매력적이더군요. 그리고 노래하는 종에 대한 표현은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귓가에 종소리를 듣는것 같은 생생한 묘사력도 좋았구요.

*균형을 잡아라
일과 사랑을 동시에 균형있게 취하던 자의 말로... 어느정도 예상을 했었습니다. 단지 둘중 누가 범인일지 궁금했는데.. 자신의 균형을 깨지 않았더라면 목숨을 잃지 않았겠지만, 그의 목숨을 잃었다고 하더라도 하나도 애석하지 않더군요.

*불운한 남자
아내를 살해하려다 결국 자살한 남자. 불운한 남자라기보다는 바보같은 남자지요.
하지만 남편도 아내도 둘다 연민이 생기지 않는 캐릭터였습니다.

*진주목걸이
크리스마스 때마다 딸에게 선물한 진주. 그 진주목걸이가 사라집니다. 초대받는 손님 중 한분의 재치로 범인을 잡게 되어요.

*위험한 과거
범죄에 손을 씻고 과거를 잊고 지내던 사람. 그리고 그 옆에는 과거를 알수 없는 여자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남자가 있습니다. 통쾌한 엔딩으로 기분이 좋았지만, 사건을 해결한 여자의 정체가 정말 궁금하더군요.

*누가 '귀부인'을 가졌는가?
진품이 도난당했다고 생각하게 하고 가짜를 진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악당이 꽤 매력적이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진품이라는 이유로 남들과 함께 공유하기보다는 자기것으로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을 우롱하는 모습이 뤼팽을 연상케 해서그런것 같아요.

*요트클럽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더이상 이룰것이 없이 무기력한 이들이 모여 만든 요트클럽.. 하지만 진짜 그들의 정체는... 예상을 했지만 왠지 엔딩이 코믹하다는 생각과 함께 피폐해진 그들의 마음이 섬찟하네요.

*돌아오지 않는다.
백만장자인 그가 결혼한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여인의 남편이 그의 장애물이라 생각해서 청부살해를 의뢰하지만... 마지막쯤 가서야 결말이 예상되더군요. 그는 스스로 무덤으로 가게 된것이지요. 결말을 아는순간 백만장자의 가슴 찢어지는 마음을 같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한발울의 피
완벽해보인 살인은 단 한방울의 피로 모든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정말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의 책임지지 못한 행동의 결과라 할수 있지요.

*거울속의 미스터리
이 에피소드를 읽었을때 영화 도플갱어가 생각났어요. 결국 사람의 공포를 이용해 살인을 하는데...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요.

*좋은 죽음이 되시기를!
신경쇠약에 걸린 인기 작가는 협박 전화를 받고 불안해합니다. 그리고 협박전화의 범인을 아는순간 더 이상 범인이 누구인지 말할수 없게되지요. 사실 범죄를 성공되었다는 점이 슬프네요. 책을 읽는동안 제목이 정말 소름돋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망자
더러운것을 못보는 강도가 숨어지내는 곳이 너무 더러워 치우는 바람에 들통이 납니다.

*바람개비의 꿈
남들의 불륜이나 나쁜 행동을 발견해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파탄을 일으키는 여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정신과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잊었던 과거의 기억을 찾게 되지요. 자신의 행복과 정서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 남을 판단하고 심판하는 그녀의 병적인 태도는 무척 소름끼쳤습니다.

*남쪽에서 온 사나이
로알드 달의 단편으로 읽었지만 다시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재미있네요.
내기를 좋아하는 한 남자는 자신의 차와 상대방의 손가락을 걸고 내기를 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내의 등장으로 내기는 계속 지속할수 없게 되지요. 남편의 내기를 막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을 걸수밖에 없었던 아내의 심정이 마음아프게 하더군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나이
아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4명의 사내들을 찾아 친절로 복수하는 사나이의 진념이 무섭더군요. 술, 여자, 도박으로 3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는 마지막 남자에게서 어떤 친절을 베풀게 될까요. 복수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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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이 책을 접할 때는 3권으로 이루어진 추리소설이 무척 부담스럽더군요. 추리소설의 관건은 긴장감인데, 장편소설이 과연 그런 긴장감을 끝까지 줄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특히나 도입부를 읽을때 그저 전당포 주인 살해사건 정도만을 다룬 범죄를 어떻게 끝까지 끌고 나갈수 있을지 약간은 절망스러운 마음마저 들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순해 보였던 사건이 19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야 그 결말을 보게 됩니다. 책속에 흩어져 있는 퍼즐을 맞추는 재미를 느끼게 한 책이었어요. 사실 그냥 지나치는 인간들도 있지만, 대부분 거미줄처럼 인간얽혀있는 인간관계에 현기증을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빨리 변해가는 일본의 경제도 느낄수 있는데, 그속에서 내가 겪었던 현상들을 접해서인지 이야기가 더 현실감이 오는것 같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어느정도의 센스만 가지고 있다면 범인이 누구일거라는 것은 어느정도 유추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어떻게? 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알아갈수록 더더욱 사건을 미궁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유키호와 료지를 보면서 살인자의 아이와 피해자의 아이로써의 삶이 얼마나 힘든 생활인지 느끼게 됩니다. 유키호의 이중적인 행동에 대한 원인이 밝혀질 때의 경악스러운 감정과 단지 어른들의 잘못으로 그들이 더 이상 평범한 삶을 할수 없게 된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연민을 일으키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들이 공생할수 밖에 없었던 원인에 대해서 알았을 때는 무척 경악스럽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유아성도착증의 아빠와 돈때문에 자식을 파는 엄마, 자신 외에 아무것도 돌보지 않는 엄마... 그 어른들의 일그러진 욕망으로 인해 상처 받았을 유키호와 료지를 생각하면 그들의 기묘한 공생 관계를 이해할수 있게 되더군요.

이 책은 가장 상처 받았을 유키호와 료지의 행적을 쫒으면서 각자의 삶을 통해 어떻게 그들이 공존하고 있는지를 관찰자의 눈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의 직접적인 심리상태는 모른체 그저 추측할뿐이지요.

결국 료지가 죽음을 맞게 되더라도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비정하지만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신을 지켜주던 가짜 태양의 죽음을 보고 눈물 흘리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이나 애처러웠기 때문입니다.

가즈나리가 판단했던 유키호의 팜므파탈적인 모습은 단순이 그녀의 포면에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하는것 같습니다. 사실 섬뜻스러울정도로 자신의 성공적인 삶을 설계해가는 그녀의 비정한 모습을 보면 가즈나리의 판단이 옳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보이는것과 달리 천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는 왠지 맘에 들지 않았어요. 마치 그의 사고에서는 귀천의 존재가 재물에 달려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유키호와 료지가 행한 악이 전적으로 잘했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다만 그들의 불행했던 과거와 이제 더 이상 서로의 해가 되어 줄수 없는 상황에 연민이 생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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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미스터리 북스 6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오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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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미스터리북스의 표지디자인을 보면 대체적으로 스토리보다 좀 추상적으로 표현했는데, 통만큼은 스토리에 충실하게 표현했네요.^^

런던부두에서 하역된 통안에 금화와 여자의 손의 발견은 초반부터 흥미를 자극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도 직접 제가 그 현장에 뛰어든것처럼 생생해서 좋았어요. 그래서 잠시 살인사건을 잊고 파리의 아름다운 전경에 빠져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살인자의 혐의로 좁혀진 사람은 두사람으로 어느정도 범인의 윤곽을 파악할수 있습니다. 범행의 동기가 있으나 알리바이가 있는 자와 범행의 동기는 없으나 알리바이가 없는자. 과연 누가 범인일까요?

경감과 탐정의 추적과정이 무척 흥미로워서, 400여페이지나 되는 분량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직감보다는 철저하게 현장조사를 통해 범인을 밝혀가는 과정을 보면서 최근에 '9마일은 너무 멀다'에서 나오는 닉교수가 떠오르더군요.

개인적으로 앉아서 추리하는 사람보다는 '통'에서처럼 현장속에서 범죄의 증거를 찾는 쪽이 더 현장감도 있고, 역동적으로 느껴져서 좋았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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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일은 너무 멀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96
해리 케멜먼 지음, 이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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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수사가 아닌 논리를 통해 범죄를 밝혀내는 추리소설이라고 평이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는데, 솔직히 저는 그다지 재미없었습니다. ^^;;

물론 앉아서 한두가지 단서를 통해 범죄가 밝혀진다는 소재는 좋았지만, 어느정도 그 추리에 맞추려는 과장스러운 면들이 있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너무 짧은 느낌에 추리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 툭하고 끊겨버려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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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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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도 재미있었지만, 어느정도 개요가 잡혀서인지 몰라도 이번편을 읽을때는 시간가는 줄 몰르게 읽었네요.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살짝 헷갈리기도 하지만 거미줄처럼 얽혀가는 인간관계를 보면서 즐거웠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료지와 유키호인것 같은데, 정말 그들의 진짜 정체를 알기가 참 어렵네요. 그들의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단지 료지와 유키호의 성격등을 추측해보는데, 둘다 묘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동정심이 생기다가도, 한편으로는 섬뜻함이 느껴지는 구석이 있다고 할까요.

특히나 유키호에게 일어나는 주변인물들의 상황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것이 있다면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하더라도 상대를 파멸시키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무척 비열하다는 생각이 드는건, 그 상대가 유키호에 의해 농락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가장 큰 적을 친구인양 생각하게 만드는것이 그녀의 무기인것 같아요.

하지만 점점 료지와 유키호에게 죄어오는 손길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아직도 오래전의 사건을 쫒고 있는 형사나 유키호의 정체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가즈나리를 보면서 과연 료지와 유키호의 최후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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