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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책의 소재를 생각한다면 이 책의 전반적인 편집이나 구상을 무척이나 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캔들 플라워'라는 제목과 화사한 표지 디자인만 봤을때는 풋풋한 젊음이 느껴지는 청춘소설일거라 생각했지, '촛불 집회(책속의 표현대로 촛불 문화제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모르겠네요)'가 소재인 책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을 편견없이 선택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주인공 지오는 아버지는 한국인이고 한국어를 말 할줄알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소녀가 아니었기에, 좀 더 관찰자의 입장에서 한국을 바라볼수 있었던것 같아요. 순수하고 밝은 지오가 한국의 상황을 겪으면서 함께 아파하고 고통받는 모습은 무척이나 부끄럽고, 슬펐습니다.
그리고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불쌍한 숙자씨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헛짓에 웃음과 함께 소름이 돋았어요. 언론을 이용해 사실이 아닌것이 사실처럼 인정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심지어 가까이에서 진실을 보았던 사람조차 어떤 것이 진실인지 혼돈하는 모습에서는 과연 내가 접하고 있는 정보들이 과연 진짜일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촛불 문화제' 가 소재라는 것을 알았을때, 살짝 부담감이 느꼈어요. 한창 촛불 문화제로 대한민국과 인터넷이 뜨거울때 제가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죄책감도 느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무거운 소재임에도 그 무게감에 짖누르지 않게, 밝고 가볍게 풀어내는 작가의 글솜씨에 무척이나 감사했습니다.
다만 약간 마음에 들지 않은것이 있다면 지오가 지오의 아버지를 찾게된 순간이었던것 같아요. 비극적인 상황일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작위적인 느낌에 초반에 호감을 느꼈던 자연스러운 느낌을 거스르는 것 같았거든요. 약간의 아쉬움은 아쉬운대로 놓아두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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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로 받은 책이긴 하지만 책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벌써부터 페이지가 뜯겨나가기 시작하더라구요. 만약 제가 직접 구매했더라면 더 맘 상할뻔했습니다. 제 책에만 문제가 있는거였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