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니체가 그리는 마지막 인간은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마지막 인간이 "우리는 행복을 찾아냈다"고말하면서 눈을 깜박이는 것처럼 현대인은 행복 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한창 미래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꿈을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라. 거의예외 없이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의 낱말로 귀결된다. 행복, 행복하게 사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이기에 차라투스트라는 마지막 인간의 삶이라고 조롱한 것일까?
- P193

이런 철학은 연구실에 앉아 책 속으로 파고든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니체의 실존적 실험 철학은 오직 자신과의 대화로서만가능하다. 니체는 당시의 철학과 관계를 끊는다.
진리에의 의지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서양 철학은 근본적으로삶에 적대적인 도덕 철학이었다. 이성은 우리의 이면인 감정과 본능을 죽이고, 도덕은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봉쇄한다.
- P211

니체는 이 등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우리의 내면은 이성과 욕망으로 이분법적으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지의 상호 투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만약 이성이 추구하는 진리가 이미주어진 것이 아니라면, 진리를 추구하는 이성 역시 또 다른 의지일지도 모른다. 진리에의 의지도 결국 권력에의 의지다. 우리 내면을권력에의 의지가 활동하는 공간으로 보면 우리는 삶을 훨씬 더 역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P248

도덕적 평가 자체를 재평가하려면, 우리는 도덕의 계보를 ‘역사적으로 추적하여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니체에 따르면 도덕의 기원은 본래 ‘거리두기의 파토스Pathos der Distanz‘다. 고귀하고 강하고,
높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저급한 사람, 비속한 사람, 천민적인 사람에게 갖는 우월의 감정이 바로 도덕의 기원이다. 왜냐하면 거리두기의 파토스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가치의 이름을 정하는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P267

무엇인가를 금욕한다는 것은 목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상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금욕하도록 만든다. 우리는 언제나 무엇인가로 고통스러워 한다. 우리는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가? 우리가 고통의 의미나 목적을 알수만 있다면, 우리는 고통을 바라고 고통 자체를 찾으려 들지도 모른다. 지상에서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병든 몸을 이끌고 숲과 도시를 방랑한 니체는 어쩌면현대의 고행자인지도 모르겠다. 고통이 우리의 운명이라면,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금욕주의는 바로 우리의 삶이다.  - P274

니체가 심리학적으로 해부한 진리에의 의지는 기만하지 않으려는 의지다. 나 자신까지도 기만하고 싶지 않다는 정신을 기독교적믿음에 철저하게 적용하면, 아무런 전제가 없는 신앙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는다. 우리는 진리가 삶에 유용하다고 전제한다.
니체는 여기서 강력한 의심을 표명한다. "삶이 가상 위에 서 있는것으로 보인다면, 다시 말해 삶이 오류, 기만, 위장, 현혹, 자기기만에 기초하고 있다면"(『즐거운 학문), 우리가 자기 자신을 기만하지않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기독교적 신은 일상적 삶을 허위의 세계로 폄하하고 신에 대한 믿음을 참된 세계로 평가하지만, 기독교가하나의 허구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우리는 신과 진리의 관계를 재평가해야 한다.
- P295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그리스도교의 진짜 역사에 대해 말해보겠다. ‘그리스도교‘라는 말 자체가 벌써 오해이며, 근본적으로는 오직한 사람의 그리스도교인이 존재했었고, 그는 십자가에서 죽었다.
‘복음‘이 십자가에서 죽어버렸다. (…) 신앙‘에서, 말하자면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대한 믿음에서 그리스도교인의 표지를 찾는 일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잘못된 것이다. 오로지 그리스도교적 실천만이, 즉 십자가에서 죽었던 그가 살았던 것처럼 사는 것만이 그리스도교적이다.
『안티 크리스트,
- P300

이성의 지배, 인간의 해방, 역사의 발전과 같은 거대 서사에 대한믿음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실험적으로 시도되는 시대, 우리는 이포스트모던 시대에 살고 있다. 진리에의 의지를 하나의 우화로 폭로하고, 근대 철학의 확고부동한 토대로 여겨온 ‘나는 생각한다‘는근본 명제마저 회의하고, 인간의 본성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는 동물에 불과하다고 말한 철학자가 바로 니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니체가 온갖 포스트모더니즘을 빚어내는회전반이라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 니체를 전환점으로 하여서양 철학은 ‘탈현대로 진입한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서양 형이상학의 근원을 회상함으로써 모더니즘을 극복하고자 하는 정신적 태도이며 사상적 운동이다. 서양 허무주의가 문화의 디오니소스적 근원으로부터 소외되어 지나치게 이성을 강조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서 시작했다고 최초로 인식한 철학자는 니체다.
- P335

주체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주체를 구성하고 형성하는 것은 수많은 힘들의 권력 유희다. 그렇다면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본래의 자기가 되는가?" 니체를 광기에 이를 정도의 극단적인 사유로 몰아넣고, 우리를 니체의 마법에 걸리게 만든 핵심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이 지속되는 한 니체의 영향은 영원할 것이다.
-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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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2인 둘째 딸
엄마 오늘 모의고사 국어시험치는데 시가 너무 슬퍼서 눈물이 막 나오는거야.
그래서 좀 울었어

시험문제속 시는 아래 기형도 시인의 바람의 집-겨울판화 1



내 유년 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에 뉘고 무딘 칼 끝으로 시퍼런 무를 깎아 주시곤 하였다. 어머니 무서워요 저 울음 소리, 어머니조차 무서워요. 얘야, 그것은 네 속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자정 지나 앞마당에 은빛 금속처럼 서리가 깔릴 때까지 어머니는 마른 손으로 종잇장 같은 내 배를 자꾸만 쓸어내렸다. 처마 밑 시래기 한줌 부스러짐으로 천천히 등을 돌리던 바람의 한숨. 사위어 가는 호롱불 주위로 방안 가득 풀풀 수십 장 입김이 날리던 밤, 그 작은 소년과 어머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음...... 시가 진짜 슬프네.....


근데 딸아 사실 엄마도 쬐끔 울었다.
시 말고 네 성적 때문에.....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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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0-09-1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작은 소년과 어머니는 1등급을 받고 행복해졌단다. 라고 하면 따님이 화내시겠죠 ? ㅎㅎㅎ

바람돌이 2020-09-19 15:25   좋아요 1 | URL
하하하.... 아마 경멸의 눈초리가 날아올걸요. ㅎㅎ
 

현대의 약자들은 자기계발 서적을 통해 자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고, 여행을 통해 이국적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을 실험할 수있다고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 사회에는 수동적 허무주의를위장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수많은 문화적 마취제가 흘러넘친다.
니체가 말하는 허무주의의 위기는 인간이 심오한 자기반성을하는 순간이다. 우리가 이 위기를 지배하고, 이 위기를 통해 회복할 수 있는지의 문제를 제기하면 우리는 능동적 허무주의와 맞닥뜨린다. 능동적 허무주의는 강함의 징후일 수 있다. 정신력은 기존목표들이 그에게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될 정도로 증대될 수 있다. 허무주의 이기는 한데 강한 허무주의가 가능한 것인가?
- P138

살아가면서 져야 하는 짐은 수없이 많다. 부모에 대한 존경, 자식에 대한 책임,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성실, 짐을 져보지 않은 사람이 인생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낙타의 단계는 극복해야 할 것이기는 하지만 좀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과정이다. "너희 영웅들이여, 내가 그것을 등에 짐으로써 나의 강인함을 확인하고, 그 때문에 기뻐할 수 있는, 더없이 무거운 짐은무엇인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낙타의 단계를 극복하려면 우리는 반드시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내게 가장 무거운 짐은 무엇인가?
- P163

나에게 무거운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 물음을 던지는 순간두 번째 변화가 일어난다. 낙타는 사자가 된다. 사자는 이제 자유를 쟁취하고 그 자신이 사막의 주인이 되려고 한다. 사자가 싸우고자 하는 대상은 분명하다. 이제까지 마땅히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기존의 관습, 규범, 전통이 그것이다. 이것은 파괴되어야 한다. 전통에 대항하여 자신의 의지와 자유를 내세워야 한다.
- P163

내가 영원히 반복하길 진정으로 원하는 것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 니체는 이러한 실천만이 "우리의 삶에 영원의 형상을새기는 길이라고 말한다. 영원회귀는 틀에 박힌 것이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영원회귀는 이 순간의 삶에 영원성을 부여할 수 있을 정도로 영원히 반복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나는 나의 삶이 영원히 반복되기를 원할 정도로 정말 간절히원하는가?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은 바로 이런 실존적 물음이다.
- P170

나는 정말 나의 삶을 원하는가? 나의 삶에 최고의 감정을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이 감정을 얻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수 있는가?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은 우리에게이렇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니체의 글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글귀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몇 차례 받은 적이 있다. 그때마다 난주저 없이 이렇게 답하곤 했다.
너의 삶을 다시 살기를 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살아라!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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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알쏭달쏭 니체

나는 어떻게 본래의 내가 되는가.
Wie man wird, was man ist.
How one becomes, what one is.
이 문장이 그의 전 집필 과정을 매듭짓는 마지막 저서 『이 사람을 보라의 부제라는 것은 그가 얼마나 자신의 삶과 자기 찾기에매달렸는지를 말해준다. 글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관찰한다는 것이다.
1868년에 니체는 일기장에 ‘자기관찰‘이라는 제목으로 "너 자신을 알라. (…) 관찰은 에너지를 억제한다. 그것은 분해하고 파괴한다! 본능이 최선이다"라고 적었다. "자기관찰은 낯선 영향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다." 자신을 관찰하지 않으면 자기가 원하는 것과원하지 않는 것을 구별할 수 없다.
- P23

니체에게 사유는 실존적 힘이다. "나는 사유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니체에게 새롭게 읽힌다. 니체가 사유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결코 데카르트처럼 말로 표현할 수 있는진리만이 아니다. 니체가 사유로부터 얻고자 한 것은 하루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다. ‘실존적 힘으로서의 사유‘ 이것이 니체가 방랑을 시작한 진짜 이유다.
- P30

이때부터의 니체 철학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라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불현듯 그를 찾아오는 사건과 사상의 그림자들, 니체는 이들과 어떻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이들과 대화를 나누려면 니체는 외면적으로 고독해야 한다. 그러나 니체가 사유하기 위해 필요한 고독은 상대적이다. 사유의 열정에 불을 붙일 수 있는 대상과문제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논쟁적인 대화 상대자가필요하다.
그렇다면 니체는 왜 자신을 ‘방랑자‘로 이해하고 자신의 대화 상대자를 그림자‘로 이해한 것일까?  - P70

니체에게 자유는 사슬의 무게를 느끼지 않는 구속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한 구속에서 다른구속으로 옮겨감을 의미한다. 우리를 구속하는 것은 수없이 많다.
생각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열정‘, 다른 삶은 꿈조차 꾸지못하게 만드는 습관‘, 행동을 끊임없이 제약하는 ‘양심‘, 주어진 것에서 부단히 벗어나려는 일탈의 ‘쾌감‘ 모든 것이 구속이다. 이들은 가장 사소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들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유를 ‘열정‘, ‘습관‘, ‘양심‘, ‘쾌락‘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자유의 통로라고 할수 있는 이러한 구속을 허투루 볼 수 있단 말인가.
- P86

미술관을 나오면서 "우연이 아니면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는 니체의 말이 저절로 이해된다. 이미지가 제대로 전달되려면 이를 감출 수 있는 가면이 필요하다. 강한 이미지는 상상을 방해한다. 과도한 자극은 우리에게 기쁨보다는 오히려 고통을 야기한다. 단청을 알록달록하게 새로 칠한 사찰보다는 무채색으로 색 바랜 절간이 오히려 기도하기 좋은 것은 이 때문이다.  - P109

니체의 사상을 포착하려면 그의 역설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진정으로 도덕적이라면, 우리는 도덕을 부정해야 한다. 우리가 진정한 예술가라면, 우리는 예술의 심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 도덕과 예술이 본래 삶에 기여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삶을 위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도덕은 아니다. 도덕은 본래 삶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인생은 본래 고통이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한 기존의 전통 도덕은 이를 위로할 목적으로 도덕이라는 치료제를 제공한다. 니체 철학의 핵심은 이러한 치료제가 병을 고치기보다는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 P111

사물들에게서 찾으려는 의미가 사실은 우리 스스로가 부여한것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의미를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환상과 허구 없이는 이 세상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깊이 있는 모든 것에 가면이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이미지의 도시 베네치아를 떠나면서 이미, 앞으로 다가올 가면의 축제가 기대된다.
- P115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결코 자기 자신을 만나지 못한다. 익숙하고 쾌적한 일상을 뒤로하고길을 떠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익숙한 모든 것을 지워버려야 일상의 두꺼운 껍질 속에 숨어 있는 낯선 것을 만난다. 그렇다.
면 이제까지 가치 있고 의미 있던 모든 것이 가치와 의미를 상실해가는 과정을 의식하는 허무주의는 자기를 인식하는 데 필수적이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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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요즘은 왠만하면 책을 안산다.

아이들 교재나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는 책은 여전히 알라딘에서 사고 있지만 내 책은 가능한한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뿐인데 집에 더 이상 책을 꽂을 공간이 없다는 것이 결정적이다.

예전에 거실의 서재화를 시도했다가 몇년이나 집 전체에 책이 굴러다니며, 집 전체가 책쓰레기장화되는 경험을 한 이후로는 아주 아주 아껴서 책을 산다.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갖고싶은 책으로.....

집이 책 보관하는 창고는 아니잖아.....

 

 

 

 

 

 

 

 

 

 

 

 

그러나 가끔은(사실은 꽤 자주이고, 열심히 참는거긴 하지만...) 정말 못참고 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레 망다랭>이 출간되었다.

아 사고싶어 사고싶어 사고싶어.....

이걸 사면 또 있는 책 중에 무언가를 빼서 다른데로 보내야 하지만 그래도 사고 싶어....

 

그 순간부터 나의 두뇌는 내가 이 책을 사야만 할 무수한 이유를 만들기 시작한다.

시몬 드 보부아르잖아.

이 책 진짜 두꺼운데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기간 안에 보기 힘들거야.

아 그리고 저기 알라딘 굿즈를 봐봐.

저 필통 정말 느낌있지 않니?

저 커피잔도 준데! 세상에 금박으로 시몬 드 보부아르라고 이름을 썼어.

저기다 커피를 마시면 갑자기 엄청나게 행복한 느낌이 날거야......

나중엔 이게 책을 갖고 싶은건지, 굿즈를 갖고 싶은 건지.....

 

그래서 결국 모든 걸 해냈다

 

 

 

저 커피잔은 카푸치노 한잔에 딱 맞는 양이다.

<레 망다랭>을 읽을 때마다 나는 저 아름다운 찻잔에 카푸치노를 마실거야 

그리고 저 필통 속 색연필로 밑줄을 그어야지.....

 

지르기 전에나 고민이지.

이렇게 지르고 나면 엄청나게 행복해진다.

지름신은 행복이다. 물론 감당가능한 한에서.....

 

뱀꼬리 - 저기 내가 열심히 키우고 있는 화분은 커피콩 나무이다. 언젠가 저기에 빨간 커피 열매가 열리면 그 콩을 따서 볶아서 꼭 커피를 내려 먹고 말리라. 물론 커피콩을 집에서 볶으려면 프라이팬에 아주 낮은 온도로 1시간 30분쯤 서서 휘저어주면 적당한 볶기의 커피가 나온다. 실제로 해봤다. ㅎㅎ(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 나무에 열린 커피콩이라면 해줄 수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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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9-16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커피잔 증말 아름답죠? 전 뒤라스 이름 새겨진 파란색도 장만했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0-09-16 11:59   좋아요 0 | URL
뭐라고요? 다들 이 잔이 있단 말예요? 저만 없어요? 흐음..

바람돌이 2020-09-16 12:10   좋아요 1 | URL
파란색도 탐이 났어요. 하지만 역시 흰색이.... ㅎㅎ
근데 이런 댓글을 보면 또 파란색도 갖고싶은 맘이 막 솟는데 어떡해요. ㅠ.ㅠ
다락방님만 없는 것이 맞을 듯하군요. ㅎㅎ

수이 2020-09-16 16:29   좋아요 0 | URL
이 댓글을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잠자냥님;;;;;;

잠자냥 2020-09-16 17:03   좋아요 0 | URL
ㅎㅎㅎ 수연 님 흰색과 파란색으로 이 참에 장만하세요~ ㅋㅋㅋㅋㅋ

stella.K 2020-09-1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저도 관심이 가긴하는데 어려울 것 같아 그냥 눈도장만 찍고 있어요.
사고 싶을 땐 사야죠. 참아지는 책이 있다면 참게 되더라구요.
새 책은 계속 나오니까. 그러다 못 참겠는 건 사야죠. 잘하셨어요.^^

바람돌이 2020-09-16 12:12   좋아요 0 | URL
역시 알라디너님들은 저의 지름을 응원해주실 줄 알았어요. 사실 우리 다 같은 마음이잖아요. ㅎㅎ
지금 안 사면 저도 계속 눈도장만 찍을 것 같더라구요. ㅎㅎ
어려워도 소설인데 설마 읽을 수는 있겠죠? ㅎㅎ

다락방 2020-09-1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 사진을 보니 바람돌이님, 책 잘 사신 것 같습니다. 잘하셨어요. (진심진심)

바람돌이 2020-09-16 12:1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시선은 사진속 책일까요? 커피잔일까요? ㅎㅎ
저는 책을 받은 이후 책보다 커피잔에 더 마음이 설레고 있습니다. ^^;;

다락방 2020-09-16 12:14   좋아요 1 | URL
저는 저 모든게 함께 있는 사진이 너무 좋아요. 책과 커피와 필기구요!! >.<

바람돌이 2020-09-16 12:16   좋아요 0 | URL
음 역시 저의 편협한 시선을 넘어서시는군요. ㅎㅎ
점심시간이 다돼가네요.
오늘도 도시락이신가요? 점심 맛나게 드세요.

hnine 2020-09-16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 한장에 얘기거리가 참 많네요.
필통 색깔, 저의 베프가 아주 사랑하는 색인데, 걔는 저 색만 보면 가방이든, 커피잔이든, 옷이든, 그냥 못 지나쳐요. 그런데 이 색 이름을 정확하게 모르겠더라고요 뭐라고 불러야할지.
커피콩 나무 잎이 물결처럼 찰랑거리는 모습이 수초같은 느낌도 나는데 실제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저런 모양의 화분이 흰색은 드문데 그것도 신기하고, 거기 자리잡고 앉아 있는 부엉이도 눈이 가요.
책의제목을 번역본에도 원어 그대로 쓴 이유는 무엇일까,도 궁금하고요. mandarin 이라면 귤 같은 종류의 과일이 먼저 떠오르지만 중국어 중 한 계열 만다린도 생각나는데, 저 제목은 무슨 뜻일까도 궁금해요.
저 뒤의 그림은 한 작가의 그림인것 같은데 느낌이 좋아요. 저 자리에 잘 어울리고요.
사진만 보고는 카푸치노 크림 아니라면 아마 카페에서 찍으셨나 했을 겁니다~

바람돌이 2020-09-16 17:40   좋아요 0 | URL
꼼꼼하고 섬세한 hnine님. ^^필통색깔은 집에 있는 물감 보니까 hooker‘s green에 가깝네요. 후커는 이 색깔 만든 사람 이름이랍니다. 저도 좋아하는 색이예요.
망다랭은 만다린의 불어 표현이구요. 중국인 관료를 뜻한다는데 어떤 의민지는 책을 봐야 알것 같아요. 뭔가 의미심장할것같죠? ㅎㅎ
그림은 고토 스미오라는 일본 화가예요. 홋카이도 출신인데 일본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화가라더군요. 홋카이도에 이사람 미술관이 있는데 그림이 정말 굉장합니다. 대형풍경화를 주로 그렸는데 저는 이 작은 작품이 유난히 맘에 끌려서 엽서 사온거 붙여놓은거예요.^^

수이 2020-09-1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질러야 할 거 같아요;;;; 운명인가;;;;;;; 그래도 안 사려고 버티려고 그랬는데 아아아악_ 저 이제 진짜루 책 안 사려고 결심했는데 알라딘을 끊어야할까요. 흑흑, 그나저나 드립 커피 이제 다 마셨는데 카푸치노 사진 보니까 너무 땡기네요, 라떼 또 마셔야하나;;;

바람돌이 2020-09-16 17:42   좋아요 0 | URL
커피와 책은 항상 지름신 강림 스탠바이 상태죠. ㅎㅎ 알라딘 서재를 끊어야해요. ㅎㅎ
저는 다른건 몰라도 커피만큼은 집에서 모든 종류의 커피를 다 제조할수 있게 준비되어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