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이크의 <감정의 혼란>리뷰를 쓰면서 남편과 나의 옛날 이야기를 살짝 들춰봤더니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남편이 군대에 가 있을 때 나는 딱 2번 면회를 갔었다.

그것도 혼자 갔으면 뜨거운 밤을 보냈을지도 모르지만,

그 때 내 나이에 혼자서 가기에는 남편은 너무나 먼곳에 있었다.

 

논산의 신병훈련소 다음에 뭔지 모르는 후반기 교육을 받는다고 한달간 배치된 곳이 경기도 어디였다.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하여튼 그 때 친구들과 5명이서 용감하게 면회를 갔었다.

새벽 첫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아침에 도착했었다.

당시에는 예매 시스템이라는게 없었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건 밤에 내려갈 기차표를 역에서 미리 예매하는 것이었다.

저녁 7시쯤 기차를 매표창구에 가서 당당하게 얘매하고 - 내가 예매했다. 이게 중요하다. - 우리는 남편, 그 때는 애인이의 군부대를 찾아갔고, 잘 놀았고, 넉넉하게 시간맞춰서 서울역으로 돌아왔다.

아니 그런데 기차를 탈려고 개찰구에 간 순간 우리는 기차 탑승을 거부당했다.

아니 왜요? 왜왜왜~~~~~

내가 예매했던 기차표는 오후 7시 기차표가 아니라 오전 7시 기차표였던 것이다.

내가 예매할 때 예매창구에서는 내가 그냥 7시라고 하니까 좀 있으면 떠날 아침 7시 기차표를 끊어 주었던 것.

그걸 확인도 안하고 룰루랄라 하루종일 놀았던 것이다.

아 진짜! 이 때는 신용카드도 없고, 계좌로 돈 보낸다는 개념도 없고, 기차는 이미 떠나서 환불 0원이고....

우리는 주머니의 개인 돈들을 탈탈 털었다.

정말 천만 다행히도 기차표를 살 돈이 되었다.(아니었으면 누구 하나 부산 집에 전화걸어서 서울역으로 돈 들고 오라고 해야할 상황...ㅠ.ㅠ)

그나마 기차표도 마지막 기차인 밤 11시 30분꺼밖에 안 남았고, 우리는 거지가 되었고....

서울역에서 거지가 된 우리는 남아있는 잔돈으로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가 서울역 근처 만화방에 들어갔다. 거기서 컵라면 2개인가로 5명이서 끼니를 때웠고, 만화 1권씩을 빌려서 3시간 동안 아끼고 아끼며 봤다.

내 일생 가장 정성스럽게 본 만화였다.

아 그러고보니 나의 친구들은 다들 나를 잠시 한심스럽게 보기는 했지만 아무도 욕을 안했고나.

평소에는 입에 욕을 달고 다니는 것들이 말이다.

고맙다 친구들아! 그래서 내가 아직도 너네들이랑 노는가보다.

 

 

대망의 2번째이자 마지막 면회는 그 1년쯤 뒤였던 것 같다.

1월 아주 추운 날이었다.

아직도 생각나는 그 동네, 강원도 화천군 사창리 이기자 부대!

1990년대 초반 부산에서 저기까지는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미지와 고난의 길이었다.

또 나의 절친 여자애와 같이 이번에는 밤기차를 타고 새벽 4시 반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면회간다고 하니까 애인이가 부산 촌놈 너는 여기 못찾아온다고, 마침 서울에서 대학다니는 친구가 같이 와준다니까 서울역에서 만나서 같이 오라고 하더라...

서울역에 도착하니 아직 잠이 안깨서 부스스한, 어제 술먹은것 같은 퉁퉁 부은 얼굴의 애인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전에 몇번 본 적은 있지만 내친구는 아니니까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근처에서 국밥을 먹었던 것 같다.

강원도 부대쪽 가는 버스는 아침 9시 넘어야 있다길래 그 때까지 갈곳이 없어서 그냥 서울역 대합실에서 죽치고 기다리다 버스 타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애인이 친구가 나한테 "바람돌이씨 광릉 수목원 안가봤죠? 거기 진짜 좋은데 거기 갔다 가면 동선도 맞고 시간도 맞을 것 같은데 어때요?"라고 하는거다.

"거기 이 아침에 열어요?"

"에이 안열었으면 담넘어 가면 되죠."

그래 그래 내가 뭘 알겠는가? 담을 넘자면 넘고, 개구멍으로 들어가자면 가야지.

또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우리 셋은 광릉 수목원으로 갔다.

어쨌든 담을 넘어 광릉 수목원안으로 들어간 것 까진 좋았는데....

추웠다.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올정도로 추웠다. 아 이렇게 죽는구나 싶게 추웠다. 애인이의 친구를 죽이고 싶도록 추웠다.

뛰어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추웠다.

어디가 좀 덜 추울까를 찾아서 우리는 그 넓은 광릉 수목원을 헤매고 다녀야 했다.

그 때 갑자기 직원 한 분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개장도 안한 시간에 입장권도 안 끊고 들어온 우리를 기가 차다는 듯이 바라보며 "아니 어떻게 들어왔어요?"라고 하는 그 분께 우리는 "살려주세요. 너무 추워요"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아 진정 그분은 우리의 구세주셨다.

우리를 별로 나무라지도 않고 온실로 안내해주셨으니....

그러면서 날 밝을 때까지 여기서 쉬다가 가요 하면서 사라지셨다.  

진짜 훌륭하신 분! 우리는 인사를 90도 폴더폰으로 하며 생명의 은인을 보내드렸다.

지금도 나는 간절하게 기원한다. 부디 복받으세요. ^^

어쨌든 애인이의 2번째 면회도 무사히 다녀왔다. 그러나 나는 그 후로 다시는 면회를 가지 않았다.

 

아 늙나보다.

자꾸 옛날 생각나면서 피식거리는 거 보면....

생각난 김에 주말에 여러분도 그냥 웃으라고 쓴 글인데 웃어주시면 다행, 아니면 어쩔 수 없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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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4-04 03: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람돌님~ 대한민국 1%시군요! 군대 간 남친 기다려서 결혼까지 할 확률!! 진정 멋지심다!!
수목원 추억은 넘 좋네요. 요즘 같음 경찰서 직행일 듯한데....ㅎㅎ

바람돌이 2021-04-04 10:10   좋아요 3 | URL
그 1% 대부분 망한 1%아닌가요? 지금도 가끔 얘기합니다. 그 때 내 고무신에 발이 끼는 바람에 못바꾸신었다구요. ㅎㅎ

han22598 2021-04-04 0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 바람돌이님이 2번이나 ㅋㅋ 면회가셔서...그 남친이 남편님이 되신거 아닐까요?? ㅎㅎ

바람돌이 2021-04-04 10:11   좋아요 2 | URL
어른들이 얘기하시죠. 지 팔자 지가 꼰다고... ㅠㅠ

han22598 2021-04-06 04: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팔자 지가 꼰다는 말...익숙하지 않는 말인데 웃기네요. 아마 어릴때 듣고 무슨 말이지 몰라서 잊어버린 것일지도 ㅎㅎㅎㅎ

유부만두 2021-04-04 06: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못살아요... 너무 웃긴데 귀엽고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1-04-04 10:11   좋아요 2 | URL
네 저도 한 때는 웃기도 귀여운 사람이었습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1-04-04 08: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호기롭게 들어갔다가, 살려주세요^^ 정말 풋풋한 에피소드네요. 그 뒤로 담장 높이지 않았을까요? 휙 넘을 수 있는 담장이라 ㅋ광릉수목원은 예약 없이 못들어가서 저도 여태 딱 한번만 가보았네요^^

바람돌이 2021-04-04 10:13   좋아요 4 | URL
기억에 그 때는 담장이 다 낮았어요. 그러니 운동신경 꽝인 저도 넘었겠죠. 그 뒤 10년쯤 지나서 봄에 입장권 끊고 당당히 들어가봤더니 좋더군요. ㅎㅎ

scott 2021-04-04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남편분은 아내에게 평생 충성해야함 ^0^

바람돌이 2021-04-04 20:55   좋아요 2 | URL
나이들면서 그 충성은 귀찮음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죠. ㅎㅎ

미미 2021-04-04 10: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것도 너무 재밌고요!! 제가 글 잘쓰는 분들께 한번씩 말씀드리는데 바람돌이님도 이 글이랑 저 글 등등 모아서 책 내셨음 좋겠어요! 커피 마시며 넋놓고 읽었음요.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4-04 20:56   좋아요 1 | URL
제 책에 사용될 나무는 무슨 죄래요? 걔도 이런 잡문에 쓰일려고 장렬하게 종이가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ㅎㅎ 슈바이츠 정도는 돼야 종이가 된 나무도 그 희생이 뿌듯하지 않을까요? ^^ 저도 지금 오늘의 마지막 커피를 마시면서 서재 들어왔음다. ^^

모나리자 2021-04-04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데요?ㅋㅋㅋ

바람돌이 2021-04-04 20:57   좋아요 2 | URL
재미있어 해주셔서 감사해요. 재밌으라고 쓴 글 맞아요. ^^

라로 2021-04-04 1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왜 남의 연애 이야기는 넘 재밌죠?? 더구나 우리 또래의 이야기,,막 상상되고요,,친구들 진짜 찐구들이네요!!! (그런 친구 없는 일인 읽으면서 하하거리고 웃다가 혼자 울고 있다. 으흑, 부럽다 부러워!!!)

바람돌이 2021-04-04 20:58   좋아요 2 | URL
아 멀리 계신 라로님 생각하니 미국 뉴욕쪽에 가있는 제 친구- 두번째 면회의 그 친구입니다.- 생각나서 잠시 슬픔요. 카톡 보내봐야겠어요. ㅠ.ㅠ 라로님 얘기도 언제봐도 좋은거 아시죠? ^^

레삭매냐 2021-04-0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신 면회에서 느닷없는
광릉 수목원 전환태세~ 대박이었습니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살려주세요
썰, 잼나게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1-04-05 00:31   좋아요 0 | URL
곰신? 고무신요? ㅎㅎ
휴일이 끝나가서 꿀꿀하실텐데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이 글의 목적은 오로지 즐거움입니다. ^^

희선 2021-04-0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그런 일이 있어서 지금 그걸 기억하기도 하네요 혼자가 아니고 친구분과 함께여서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때 친구분하고 여전히 잘 지내시는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1-04-05 08:45   좋아요 0 | URL
그때는 뭐든 친구와 함께 하는게 최고였던때니까요. 제게는 지금도 가장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syo 2021-04-05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어쩐지 철두철미하고 냉혹(?)한 이성주의자이실 것만 같은 바람돌이님도 청춘의 앞 페이지에서는 syo와 비슷한 헐렁이셨네요 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저는 마흔이 지척인 나이에도 저런 실수들을 일과처럼 반복하니까 제가 이긴 것으로.....

바람돌이 2021-04-05 11:51   좋아요 1 | URL
어 도대체 어디서 철두철미 냉혹 이성 이런게 떠올랐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데 저는 지금도 여전히 헐렁헐렁합니다. 다만 예전보다 그 헐렁함에 스트레스를 안 받을 뿐.... 그러니까 제가 이긴겁니다. ㅎㅎ
 

읽은 책이 밀리면 또 꼼수를 쓴다.

마음은 하나 하나 정성스럽게 리뷰를 쓰고 싶은데, 다른 마음 한켠에서는 리뷰고 뭐고 계속 계속 다른 책을 읽어나가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밤 11시쯤은 되어야 머리가 맑아지면서 뭔가 한줄이라도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출근을 하는 평일에는 아무래도 힘들다.

그러니 주말에 꼼수 페이퍼를 쓰자! 한꺼번에 몰아서 뭔가를 하는 내 특기를 여기서도 발휘하는거다. ㅎㅎ

 

지난 1월에 책탑을 쌓고 하나씩 하나씩 빼나가자 했는데 왜 책탑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 높아만 지는지도 의문이다.

저러다 책탑때문에 탁자가 무너지는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도.....

새파랑님이 책탑을 옆으로 쌓으면 안무너진다고 하는데 한번 그래볼까????

 

 

 

 

 

 

 

 

 

 

 

 

 

 

 

 

러시아령인 연해주는 사실상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도 소외받은 지역이다.

두만강만 넘으면 되는 그 땅은 간도 지역과 마찬가지로 일찍부터 많은 조선인들이 흉년을 피해, 세도정치기 관리의 수탈을 피해 이주하면서 한인사회를 형성하였고, 따라서 당연히 독립운동의 중요한 근거지였지만 러시아 혁명 이후 사회주의국가가 된 소련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묻혀버린 곳이다.

저자인 정철훈씨는 먼저 소설 <김 알렉산드라>를 썼고, 이후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이라는 제목의 평전을 썼다.

김금숙 작가에 의해서 그래픽 노블로도 쓰여졌는데 사실 내가 아는 이 탁월한 여성 알렉산드라 김에 대한 연구나 책은 정철훈씨의 것 밖에 없으니 이 여성을 제대로 소개하고자 하는 작가의 열정이 느껴진다. 감사한 일이다.

독립운동사의 재구성에서 애를 먹는건 항상 절대적인 자료의 부족이다.

아마도 작가는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기에는 소설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거 같고, 이후 자료를 보충하고 연구를 계속한 성과로 이 책 평전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을 출간했지 싶다.

그럼에도 책의 많은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져 있다.

그만큼 그녀의 삶을 실제 그대로 재구성하기에는 자료가 정말 없었으리라.....

 

책을 읽으면서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이라는 이 여성은 우리 역사에서 좀 더 중요하게 기억되고 연구되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연해주지역의 독립운동사를 복원한다는 의미보다는 우리 역사학이 민족주의의 단단한 틀을 이제는 좀 벗어나야하지 않나하는 의미가 더 크다.

 

알렉산드라라는 여성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독립운동가에서는 다소 벗어난다.

그녀는 이 시절에 세계 혁명을 꿈꾼 철저한 볼세키비 전사였다.

책에서 그려지는 이미지대로라면 한창 혁명의 도가니에 빠져있던 러시아에서 볼세비키 혁명을 꿈꾸고, 그것이 식민지 민족해방과도 바로 맞닿아 있음을 자각하고, 자기의 모든 삶을 투신한 전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아직 젊어 정치적 모략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고 투쟁하는 순수한 전사의 이미지라고 할까?

그녀의 활동을 보면 감탄스럽기 그지 없다.

여성이라는 한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혁명가!

유일한 여성으로 우랄지역까지 가서 우랄노동자 동맹을 이끌고, 1차세계대전 중 포로가 된 협상국 포로들에게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연설하며 그들을 혁명의 편으로 이끌어내고, 연해주 지역에서 백군에 대항해 지역의 혁명을 지키고, 조선인, 러시아인, 중국인을 가리지 않고 억압당하는 계급의 해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삶은 무슨 말로 치장한대도 그 삶의 숭고함을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연해주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복원하려면 이러한 이념적 지형을 끌어안아야 한다.

연해주 지역내에서 먼저 이주해와 러시아로 귀화한 원호인들과 뒤늦게 이주해와서 귀화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살고 있던 여호인들의 갈등. 그들이 독립운동에 끼친 영향들도 보다 냉정하게 다시 평가되어야 한다.

연해주 지역의 대표 독립운동 단체로 지금도 교과서에서 이름이 나와있는 대한국민의회는 이 책에 의하면 기득계층이었던 원호인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그들의 기득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에서는 독립이고 뭐고 오로지 계급적 이익을 위해 똘똘 뭉치는 세력으로 그려진다.

독립운동은 어쩌면 신성불가침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것을 깨고 냉정하게 들여다보지 않는한 우리 역사학계의 민족주의 과다 신봉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학자들 대부분이 자유시 참변 이전 이 지역에서 있었던 독립군에 의한 러시아 농민 수탈을 말하지 않는다.  민족주의라는 틀로 보는 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싸우는 곳은 어떤 곳이든 단순한 곳이 없다.

온갖 이해관계와 관점의 차이가 치열하게 부딪히는 곳이다.

그 복잡한 난맥상을 뚫고 그래도 연해주 지역의 독립운동과 잊혀져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은 그런 이념의 차이를 넘어 인식의 지평을 한단계 넓히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혁명가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의 복원에서 우리는 그 한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soul푸드, 영혼을 울리는 식사? 내가 먹는것이 나를 만들기도 한다는데, 우리의 음식문화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소울 푸드란건 개인적으로 볼때는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의 총체이므로 사람마다 달라지겠지만, 그것을 국민이나 민족이라는 어떤 집단으로 확장하면 어느 정도 범주화가 가능해진다.

<한국인의 맛>에서 다루고 있는 음식은 모두 9가지고 아지노모도(미원이다, 한국인의 조미료 바로 그 미원, 이건 다시 다시다로 이어진다.), 짜장면, 돈까스, 설탕, 카레, 단팥빵, 김밥, 팥빙수, 커피가 그것들이다.

이 9가지 중에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며,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에서 모두 상위 랭킹에 빛날 음식들이다.

그런데 다시 보면 뭔가 싸하다.

이 중 어느것도 근대 이전에 먹었던 것들은 없다.

모두가 근대 이후 더 본격적으로는 식민지시대 이후 정착된 것들이다.

여기서 왜 비빔밥이나 김치가 있지 않냐고 말해도 별 영향을 못미치는게 지금 우리가 먹는 빨간 고추장으로 비벼먹는 비빔밥이나 김치역시 근대 이후가 되어야 국민적인 음식이 되어진다.

고추가 우리나라 들어온게 임진왜란 전후쯤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제 그것이 그렇게 대중화되는 것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게 고종때까지도 빨간 고추로 담근 김치는 왕실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니까 말이다.

 

어쨌든 <한국인의 맛>은 재밌다.

류경호라는 가상의 기자를 내세워 근대시기 유행하게 된 새로운 음식들을 취재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음식의 역사를 풀어나가고 있다.

근대 일본의 탈아입구의 욕망이 서양인의 신체 사이즈를 열망하는 것으로, 나아가 음식문화의 변화에 영향을 끼쳐나가는 것을 보는 것도, 그것이 식민지 조선에서 좌충우돌하며 퍼져나가는 것을 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한국인의 맛>을 보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백년 식사>를 찾았다.

같이 보면 좋을 듯해 골라본다.

거의 비슷한 주제를 어떤 식으로 다르게 다룰지 기대하면서....

 

 

 

 

 

 

 

 

 

 

 

 

 

 

 

 

<니클의 소년들>을 보면서는 어쩔 수 없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 끔찍한 일들을 소설로만 볼 수 있다면 차라리 다행이겠지만, 우리에게는 너무 가까이 있었던 일과 똑같은 상황이라 감정의 과잉으로 좀 괴로웠다.

심지어 형제복지원 사건은 아직도 제대로 규명이 되지 않았고, 범죄자들의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사건이다.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국가가 제대로 닦아주지 않는한 언제까지나 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오늘자 기사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과거사위원회에 상정되었다는데 법원의 결정을 뒤엎을 수 있어야 하리라.....

국가가 행한 범죄에서 피해자에게 피해를 입증하라는 억지가 아니라 국가가 범죄를 제대로 입증해내기를....

사실상 국가는 언제나 저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

미국도 한국도, 그것을 어떻게 막는가 하는 것도 결국 시민의 깨어있는 의식과 연대로만 가능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요즘 서평집이나 독서에 관한 책들을 꽤 읽었던지라 사실 이 책은 패스할 생각이었는데 알라디너님들의 열화와 같은 폭풍 뽐뿌에 이끌려 읽은 책이다.

알라디너님들의 추천은 대부분 성공적인 독서경험을 제공하지만 가끔은 취향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르 귄 작가님의 문학 특히 SF문학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부분과 르 귄 작가님이 쓴 서문이나 서평집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내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반부였다.

특히 리얼리즘 문학에 일격을 날리는 <진지한 문학에 대하여>와  내셔널 북 파운데이션 메달 수락연설인 <자유>라는 글은 압도적인 명문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듯하다.

하지만 서평부문으로 가면 일단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책이 너무 많고, 내가 읽지 않은, 심지어 작가 이름도 처음 듣는 이들이 너무 많았으며, 서평을 읽음에도 나의 관심과는 살짜기 비켜가는 부분들이 많아 몰입이 힘들었다.

관심이 가는 책들은 이미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있는 책들이고....

차라리 르귄 작가님의 소설을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제일 큰 수확이다.

 

 

 

 

 

 

 

 

 

 

 

 

 

 

 

레베카 vs 레이첼

대프니 듀 모리에 작가의 대표작인 두 작품을 드디어 다 읽었다.

두 작품 중에서 어느쪽이 더 좋으냐에서 알라디너님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는데 나는 레이첼의 손을 들어주겠다.

<나의 사촌 레이첼>의 휘몰아치던 마지막 페이지는 전율이었고, 책의 모든 페이지를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레이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다시 되새기면서 당대 사회에서 여성을 보는 관점을 되짚어보며, 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사회적 편견이 우리의 눈을 얼마나 가리는지 지금 시대를 사는 나조차도 마찬가지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시종일관 주인공에게 일정정도의 거리를 두던 작가의 인물표현이 마지막 순간 모두 무너지는걸 보는 건 굉장했다.

 

이런 작가의 전략은 <레베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만 그 충격의 크기에서는 너무 못미친다.

일단 레베카라는 인물 자체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지나치게 단편적인 이미지이고, 그 이미지조차도 그렇게 긍정적이거나 새로운 인물상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소설의 후반부의 몰입감은 굉장하지만 기존의 서스펜스 작품들에서 이 정도의 반전이나 결말은 충분히 많았다는 것이 신선함을 떨어트린다. 물론 이 작품이 나온 시대를 고려하고 그 시대의 감성으로 읽는다면 굉장히 새로웠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21세기의 독서가인것을....

소설 전체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나로만 표현되고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또 다른 주인공의 심리변화를 쫒아가는게 사실 가장 큰 소설의 재미였다.

<레베카>의 마지막을 보고 난 이후 다시 소설의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 때 <다시 올리브>에 나오는 한 대목을 떠올리게 되는건 나만 그런걸까?

 

아들은 엄마 같은 여자와 결혼했다. 모든 남자가 결국에는 -이런 저런 형태로 그러듯이- 그렇게 하듯이.
.......... 그녀는 그 집에서 아들을 키웠다. 엄마 없는 아이를 키운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한 번도 깨닫지 못한 채, 이제그 아이는 집을 떠나 멀리멀리 가버렸다.- P150

 

남자주인공인 맥심은 어리고 순진하고 자신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고 기댈듯한 아가씨와 결혼했지만 소설의 앞으로 다시 돌아가보면 결국 그 아가씨는 새로운 레이첼로 성장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재구성되어진 레이첼이 조금만 더 레베카처럼 공감이 갔다면 아마 이 소설도 나의 최애작이 되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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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03-29 03: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어야지 하는 책을 커피 테이블에 두는데 맨날 책만 쌓이고... 더군다나 요즘은 종이책은 쌓아두는데 쓰고 전자책으로 읽다보니 더 그렇네요.

바람돌이 2021-03-29 09:52   좋아요 3 | URL
전자책도 쌓이지 않나요? 저는 시도는 해봤는데 아직은 전자책이 잘 안읽히더라구요. 아마도 전자책은 쌓이면 아예 안읽게 되지 않을까싶어요. ㅎㅎ

psyche 2021-03-29 11:23   좋아요 1 | URL
전자책도 완전 쌓이죠. 초반에는 무슨 전집 이런 거 싸게 판다고 막 사놓고 내가 무슨 책 샀는지도 몰라요. ㅜㅜ

Jeremy 2021-03-29 08: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단 ˝Rebecca˝ 에 손을 들어줍니다.
별 하나 뺀 건 어쨌든 이 소설이 Plagiarisms 에 휘말렸던 게 꼬리처럼 따라다녀서이고
문장이나 문체는 ˝My Cousin Rachel˝ 보다 더 저의 취향이라서요.
˝Jamaica Inn˝ 까지 Daphne du Maurier 책은 3권 읽었는데
한 때 Alfred Hitchcock 영화만 파고든 적이 있었으니 그녀를 외면할 순 없죠.

˝Olive, Again˝ 을 ˝My Cousin Rachel˝ 과
연결시키신 부분은 참신하게 느껴져서
저도 두 책의 구절들 찾아서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일하시면서도 책 정말 많이 읽으시고 글도 쓰시고 대단하신 것 같아요.
알라딘에서 시간 보내면 책 읽을 시간이 그냥 증발해 버리는 저는 뭘까요?

바람돌이 2021-03-29 09:57   좋아요 5 | URL
Jeremy님 댓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내가 언제 레이첼과 올리브를 연결했지? 분명 레베카인데???
다시 보니 제가 잘못썼네요. 고쳤습니다. ㅎㅎ
Jeremy님 아니었으면 실수를 계속 둘뻔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레베카가 표절시비가 있었나봐요. 저는 몰랐네요. 그것도 찾아봐야겠네요.
문장이나 문체가 훨씬 흡입력이 있는 쪽이 레베카라는건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인물의 매력, 주제를 표현해내는 참신함등에서 저는 레이첼이 더 좋더라구요. ^^

알라딘에서 시간 보내면 책 읽을 시간 증발하는거 저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아예 안들어올 때도 있어요. ^^

새파랑 2021-03-29 08: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리뷰 쓸 시간에 책을 읽으면 100페이지?는 읽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간 하지만 왠지 리뷰를 쓰고나서부터는(얼마 안되지만...) 리뷰를 쓰는 게 책 읽기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탑에 공감합니다^^ (저는 그정도의 책이 없습니다만 ㅋ)

바람돌이 님 처럼 연관된 책읽기 정말 좋은 거 같아요. 하나 배우겠습니다.

레이첼 대 레베카는 레이철이 좀 더 우세하네요. 저도 읽고 한번 참가해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3-29 10:00   좋아요 4 | URL
아 저는 리뷰는 정말 너무 힘들게 쓰서 100페이지가 뭡니까 적어도 200~300페이지는 넘게 읽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얇은 책으로는 1권 더 읽을 수도 있다는.....
저도 연관된 책을 다 읽지는 않습니다. 저렇게 찾아놓으면 또 언젠가 읽기도 하겠다는거죠. ㅠ.ㅠ

레이첼이 우세인가요? 그렇군요. 저는 의도하지 않아도 항상 소수파쪽에 가 있는 경우가 많아 슬펐는데 다수파쪽이라니 모처럼 기쁘네요. ^^

그레이스 2021-03-29 08: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르귄은 소설 읽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 공감합니다

바람돌이 2021-03-29 10:00   좋아요 4 | URL
앗 저랑 생각 같으신분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알라딘에서 워낙 요즘 핫한 르 귄 여사인지라 외로웠다고요. ㅎㅎ

레삭매냐 2021-03-29 09: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시는 어느 분은 정성껏 쌓아
올린 책탑이 무너지는 바람에 피지컬
한 부상도 입으신 적이 있다고 하네요.
이래서 책탑이 무서운가 봅니다.

책읽기와 리뷰 혹은 감상문은 짝이
아닐까요? 리뷰를 써도 나중에 기억
이 나지 않을 때가 많더라구요.
기억을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리뷰는
쓰려고 노력합니다.

바람돌이 2021-03-29 10:03   좋아요 3 | URL
정성껏 쌓아올린 책탑으로 인해 부상이라니 얼마나 아팠을까요? 책이란게 사실 무너질때는 강력한 무기가 되잖아요. 헉 그 무게!!! 조심 조심 책탑을 넓게 쌓아야겠어요. ㅎㅎ

진짜 리뷰를 써도 나중에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많아요. 안쓰면 더 심하지만.... 저는 그동안 알라딘 서재 쉬었던 동안 읽었던 책들은 진짜 기억도 안나서 이거 봤던가? 볼려고 집쩍거리기만 했던가 가물가물하는 책이 엄청납니다. ㅎㅎ

미미 2021-03-29 10: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레이첼은 정말..저 아직도 리뷰를 못쓰고 있습니다. 아마 안 쓰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 남주 때문에 너무 읽으면서 고통스러웠어요. 옆에 있었으면 분명 때려주었을것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3-29 10:39   좋아요 4 | URL
아 레이첼의 철없는 남주 맞아요. 옆에 있었으면 한대로는 안됩니다. 정신 차릴 때까지 등짝 스매싱을.... ㅎㅎ

scott 2021-03-29 1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레이첼이 레베카보다 막판 엔딩이 쵝오였는데,,,

작가 대퓨네는 20세기 브론테, 천재 인것 같아요
첫문장 부터 결말 까지 독자를 몰입 시키는 힘이!!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다큐나 영화로 나와 줬으면 ,,,,,

바람돌이 2021-03-29 15:06   좋아요 2 | URL
아 저는 영화는 못봤는데 영화도 봐야할까요?
저도 이 작가분이 굉장히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조금씩 좀 더 찾아볼려고요. ^^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에 대해서는 저도 다큐나 영화로 나와줬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2년 정도 기다리면 나오지 않을까요? 광복절 특집 다큐 같은걸로..... ^^그럴려면 이 책을 사람들이 많이 읽어줘야 하겠죠. ㅎㅎ

붕붕툐툐 2021-03-2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아 쓰셨다기에 책 몇 권이겠거니 했는데, 이 방대한 양 어쩔~ 야근 후 퇴근하는 전철 안, 긴글은 절대 안 읽겠다며 버티는 뇌 덕에 스크롤 주루륵 내리며 그 방대함에 감탄만 했습니다!!나중에 뇌 진정되면 다시 읽어볼게용~👍👍

바람돌이 2021-03-30 23:56   좋아요 0 | URL
읽은건 책 몇권이 맞구요. ㅎㅎ 앞으로 읽을 책 관련책을 모아봤습니다. 야근 후 퇴근길은 뭘 읽는게 아니라 하루동안의 일을 다 털어버리고 머리를 텅 비워야하는 시간 맞습니다. 그래야 내일을 살죠. ㅎㅎ

희선 2021-03-30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은 혁명가였군요 그때 그런 사람이 있었다니, 많은 사람이 모르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잘 모르는군요 이름 본 건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 그런 거 보기만 하고 저런 사람이 있었구나 했습니다 지금 한국 사람이 먹는 게 거의 일제강점기 때 들어오고 남은 거군요 일본 음식하고는 조금 달라졌다 해도... 그렇다고 이제와서 먹으면 안 된다고 할 수도 없겠습니다

책탑이 줄어들지 않고 여전하다니, 읽을 게 많다는 건 좋은 거지요 읽고 또 사서 그렇겠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 쓴 서평집은 한국에 나온 책이 없을 때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어슐러 르귄 소설을 읽고 싶어진 건 좋은 거네요 거의 잊어버렸지만 예전에 한권인가 본 듯합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괜찮은 거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1-03-31 00:00   좋아요 1 | URL
독립운동사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 덕을 받고 사는 후손으로서는 죄송한 일이죠. 어떤경우는 업적에 비해 과대평가 되거나 그가 끼친 해악이 묻혀버린 경우도 많고요.
천천히라도 밝혀내고 복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기 집요하게 한 혁명가의 일대기를 찾아내고 책으로 써 주는 사람이 고맙습니다.

감은빛 2021-03-30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많은 책을 이렇게 정리하시다니!
완전 부러운 능력입니다!

오늘도 알라딘에서는 읽고 싶은 책을 잔뜩 구경하고,
서재 이웃님들께 질투심을 잔뜩 품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1-03-31 00:01   좋아요 0 | URL
기본적으로 본 책을 중심으로 정리한것뿐입니다. ㅎㅎ
알라딘 서재는 항상 책수렁입니다. 빠지면 못헤어나오죠. ㅎㅎ

bookholic 2021-03-3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수치고는 ㅎㄷㄷ 너무 훌륭하십니다^^

바람돌이 2021-03-31 00:58   좋아요 1 | URL
하하 감사합니다
 

 

 

 

이 책 보고싶어서 chika님 리뷰 보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선뜻 보내주셔서 염치없지만 또 받았습니다.

오늘 이 시국에 멕시코에 파견근무 나갔다가 3년만에 돌아온 시댁 형님네 부부를 만나러 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택배가 와있네요.

책뿐만이 아니라 맛난 차랑, 특히 저 돼지 엽서요.

보는 순간 너무 귀여워서 빵 터졌습니다.

뒤에 적힌 chika님의 맘 따뜻한 글도요.

봄이라 그런지 맘이 붕붕 뜨는데 오늘은 제 마음이 더 붕붕 뜨고 있습니다.

좋은 일만 있는 하루였네요.

chika님덕분에 좋았던 하루가 완벽해졌습니다.

기대했던 책은 바로 읽어보고 싶구요.

같이 보내주신 차도 내일 맛나게 우려먹어야지요.

 

늘 받는 것만 같아 양심이 쬐끔 찔리지만 그래도 받으면 또 좋다고 입이 헤벌레해져있어요. ^^

남은 주말 푹 쉬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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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3-28 0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축하합니다 관심 가지고 보고 싶은 책이어서 기뻤겠습니다 책 즐겁게 만나세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좋은 날이기를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3-28 02:17   좋아요 3 | URL
저로서는 감사한거지요. ^^ 지금 레베카 보고 있는데 다음 책으로 바로 보려고 설레고 있습니다. ^^ 희선님도 좋은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

붕붕툐툐 2021-03-28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붕붕 뜨신대서 붕붕이 왔습니다😁 역시 선물은 받아야 제맛(으잉?)인 거 같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호기심 천국인 저는 chika님 서재에 놀러가야겠습니다~ㅎㅎ
사진의 배경인 우주 벽지(?)가 인삭적이네요~

바람돌이 2021-03-28 22:19   좋아요 1 | URL
아 붕붕에서 빵 터졌습니다. 역시 오늘 하루의 마감은 붕붕툐툐님! 즐거운 마감입니다. ^^
우주벽지에서도 빵 터졌습니다. 아 그렇게 볼 수도 있게구나 하면서요. 실제로 저 색으로 벽지를 다 칠하면 좀 난감할듯요. 우유니사막의 밤을 그린 우리집 딸래미 그림의 일부입니다. ㅎㅎ

붕붕툐툐 2021-03-28 22:36   좋아요 1 | URL
아이쿠~ 따님 그림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저 그림으로 벽지가 나오면 한 면 정도는 가능할 거 같습니다!!ㅎㅎ 굿나잇!!

바람돌이 2021-03-29 01:26   좋아요 1 | URL
색감이 너무 강렬해서 벽지로는 절대 사절입니다. ㅋㅋ

chika 2021-03-28 2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엽서 속 인물은 말하는 돼지 데이빗, 입니다.
웹툰을 책으로 냈다는데 사람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 좀 해 보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1-03-29 01:24   좋아요 1 | URL
방금 데이빗 책 소개 보고 왔어요. 재밌을듯.... 재밌는 책은 왜 이다지도 많은지 말입니다. ㅎㅎ

희선 2021-03-29 0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뒤에 있는 게 뭘까 했어요 밤하늘 별 같기는 한데... 바람돌이 님 따님이 그린 그림이군요 멋집니다 정말 그림 잘 그리는군요 우유니사막 이름만 들어봤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3-29 01:25   좋아요 2 | URL
저도 우유니 사막은 버킷리스트일뿐, 아직 못가봤습니다. ^^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딸에게 전할게요. ^^
 

집앞에 봄이 한창입니다.
3월은 항상 바쁘고 힘든 달이라 봄이 오나 하고 지나가는데 그래도 집앞 꽃들과 따뜻한 바람이 유혹하네요. 퇴근하고 하는 산책이 유달리 따뜻하고 좋네요.
오늘은 집에서 베란다에서 커피 마시며 책 보다가 서재 들어와 그동안 못읽은 글들도 읽고 리뷰도 쓰고 할랬더니 시댁에서 호출입니다. ㅎㅎ
봄비는 또 촉촉히 내리는데 베란다 문 열기는 쌀쌀하네요.
다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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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27 15: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벚꽃은 낮에 봐도 예쁘고, 밤에 봐도 예쁘고 ~멋진사진 잘봤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바람돌이 2021-03-27 17:26   좋아요 2 | URL
그래도 햇빛이 쨍 비칠때가 제일 예쁘던데 전 매일 퇴근하고 나가니까 해지기 직전에만 나가기 되네요. ㅎㅎ

미미 2021-03-27 16: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사진은 특히 구도가 멋들어지네요! 책 읽기에 더 좋은 봄~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용😉

바람돌이 2021-03-27 17:27   좋아요 3 | URL
아 저 사진은 친구가 찍은거예요. 저보다 사진 훨씬 잘 찍는... ㅎㅎ

파이버 2021-03-27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밤벚꽃 너무 예뻐요~ 제가 사는 지역에도 어서 빨리 벚꽃이 피었으면 좋겠어요~~ 남은 주말 따뜻하게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1-03-28 00:30   좋아요 1 | URL
여긴 이번 주말이 절정인데 오늘 비가 왔어요. 내일까지 온다는데 그러면 꽃잎들이 또 많이 떨어질듯요.
이제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겠지요. 다음 주 쯤이면 파이버님 사는 곳에도 피지 않을까요? 다른 동네의 봄소식도 궁금할듯하네요. ^^

막시무스 2021-03-27 1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제 이렇게 벚꽃이 밤하늘과 어우러지게 피었는지도 모르게 멋진 산책길을 만들어 주었네요!ㅎ 장범준의 벚꽃엔딩이 절로 흥얼흥얼 나옵니다!ㅎ 즐건 주말되세요!

바람돌이 2021-03-28 00:32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요새는 벚꽃만 피면 저절로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완전 자동이에요. ㅎㅎ 노래의 힘이 대단하네요. 막시무스님도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희선 2021-03-28 0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벚꽃은 낮에 봐도 좋고 밤에 봐도 좋네요 벚꽃이 활짝 피었군요 집에서 내려다 보면 바로 보여서 기분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1-03-28 02:18   좋아요 2 | URL
저희집이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가질 때네요. 괜히 마음이 술렁술렁합니다. ^^

psyche 2021-03-29 0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벚꽃이 한창이네요. 정말 봄이 왔나봐요!

바람돌이 2021-03-29 10:04   좋아요 1 | URL
넵 지금 한창입니다. 그래서 어제도 산책 나가서 피맥 하고 왔습니다. ㅎㅎ
 

드디어 봄인가봐요.

저는 목련이 피어도 매화가 피어도 그래도 아직은 겨울인듯싶은데,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피면 아 봄이구나 하네요.

 

일년 중 저희 집 베란다가 가장 아름다운 때입니다.

이제 창너머로 벚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바람은 아직 찬데도 꽃은 하루가 다르게 피네요.

 

 

 

 

 

 

더 예쁘게 찍으려면 현관문을 열고 내려가봐야 할텐데 몸의 게으름으로 눈으로만 보고 있습니다. ㅎㅎ

 

봄이구나 하니까 얼마전 북플 시요일에 올라왔던 시가 생각나요.

뭔가 가슴 한쪽을 확 땡겨서 아 좋구나 했었거든요.

혹시 못보신 분들 같이 읽어요.

오랫만에 장바구니에 시집을 넣어두고 다음 주문 때 같이 사야지 하고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유병록

 

우리

이번 봄에는 비장해지지 않기로 해요

처음도 아니잖아요

 

아무 다짐도 하지 말아요

서랍을 열면

거기 얼마나 많은 다짐이 들어 있겠어요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해요

앞날에 대해 침묵해요

작은 약속도 하지 말아요

 

겨울이 와도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돌아보지 않기로 해요

봄을 반성하지 않기로 해요

 

봄이에요

내가 그저 당신을 바라보는 봄

금방 흘러가고 말 봄

 

당신이 그저 나를 바라보는 봄

짧디짧은 봄

 

우리 그저 바라보기로 해요

 

그뿐이라면

이번 봄이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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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21-03-21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랑천 아닌가요? 언제 저렇게 꽃이 만개를 했을까요 시간이 빠르긴 빠르네요!

바람돌이 2021-03-21 13:23   좋아요 4 | URL
하하 여기 부산이에요. 서울은 벚꽃 피려면 아직 좀 더 있어야 할듯... 남쪽에 살다보니 봄꽃 소식을 먼저 올리게 됩니다.

아침에혹은저녁에☔ 2021-03-21 13:36   좋아요 3 | URL
부산이군요 서울의 중랑천과 너무 똑같네요!

바람돌이 2021-03-21 21:33   좋아요 1 | URL
전 중랑천은 안가봤지만 뭐 아파트촌 옆에 있는 하천변은 대부분 좀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여긴 부산의 온천천이에요. 어쨌든 물가죠. ^^

새파랑 2021-03-21 1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부산은 벌써 벚꽃이 만개했군요? 사진 보니 봄이 온 거 같아요^^
시도 너무 좋아요. 올해 봄은 나쁘지 않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1-03-21 20:24   좋아요 1 | URL
지난 금요일부터 피기 시작했어요. 만개하는건 이번 주 중반쯤?
그 때쯤 되면 진짜 여기 너무 예뻐요. 저절로 밥먹고 바깥 산책을 나가게 되네요. 코로나가 좀 물러가고 안정되면 좋겠는데 아직도 여전히 감염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매일 안전문자가 날아오네요. 내년 봄에는 모든 걱정을 떨치고 맘놓고 바깥으로 봄을 만끽하러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유부만두 2021-03-21 14: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꽃소식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야구 시범 경기 중계 틀어놨더니 정말 봄 같아요.
(졸음이 밀ㄹ....)

바람돌이 2021-03-21 20:25   좋아요 2 | URL
아 야구 시범 경기가 있었군요. 맞아요. 야구와 봄소식은 같이 오죠. 열렬한 롯데 팬에서 시큰둥한 팬으로 변한지 몇년 됐네요. 부산사람들의 봄은 야구와 함께 시작되는데 올해는 그것도 코로나때문에 시들해요.

scott 2021-03-21 14: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산은 벛꽃이 만발~
서울은 비온뒤 바람불고 이제 막 목련 꽃망울이 나왔는데,,
3월 내내 미세먼지로 가득차서 봄이 이토록 가까이 왔는지 몰랐는데 자연이 알려주네요.
바람돌이님 사진 진짜 잘찍으쉼 ^ㅎ^

바람돌이 2021-03-21 20:27   좋아요 1 | URL
여긴 목련은 이제 지고 있어요. 이렇게 남쪽에서부터 서서히 봄이 올라가겠죠.
사진은 요즘 폰카아 워낙 좋아서 저는 그냥 들이대는 수준이에요. ㅎㅎ

희선 2021-03-2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벚꽃이 피다니, 바람돌이 님이 사는 곳은 어딘가 했습니다 답글 쓰신 걸 보니 부산이군요 아직 다 피지는 않았지만, 며칠 뒤에는 활짝 피겠습니다 집에서 저런 걸 볼 수 있다니 좋으시겠습니다 시도 좋네요 다른 것보다 바라보자고 하니... 그게 가장 좋지 않나 싶어요


희선

바람돌이 2021-03-22 00:03   좋아요 1 | URL
제가 이렇게 벚꽃 필 때 지금 이 집을 보러 왔었어요. 저희 집 8층인데 베란다 아래로 보이는 이 풍경 보고 앞뒤 안보고 나 이집에서 살고싶어 했다죠. ㅎㅎ 저도 저 시에서 내가 그저 당신을 바라보는 봄 당신이 그저 나를 바라보는 봄이 너무 좋았어요. 남편이한테 다음 주에는 우리 둘이서 손잡고 봄나들이 가자고 했다죠. 뭐 곧 툭탁거리겠지만 말이죠. ^^

라로 2021-03-22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벚꽃이 저렇게 줄을 지어 있군요!! 벚꽃 떨어질 때 저 길을 걸어가고 싶네요!!!
사진 올리는거 많이 귀찮으셨을텐데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1-03-23 00:52   좋아요 0 | URL
제가 라로님을 대신하여 벚꽃 떨어질 때 버스커 버스커 노래를 부르면서 걸어가보겠습니다. ^^ 사진 올리는거 하나도 안 귀찮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