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철선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다니엘 J. 옮김 / 오픈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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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마지막 ‘그 사람‘이 꼭 나일 필요는 없지만, 나는 그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네. 나였으면. 근데 당신은 예쁜 여자들만 좋아하더라. 사귀던 여자들 내가 다 봐왔잖아. 나쁘다, 당신. 리처 당신, 나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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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7-01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요 왜왜 무슨일이야 왜왜 왜요 ㅠㅠㅠㅠㅠㅠㅠㅠ왜 여기서 리처가 뭘 어떻게 하는데, 누구 만나는데요, 만나서 뭐하는데요!! 아놔 ㅠㅠ 저 아직 안읽었는데 이 백자평으로 제가 미칠 것 같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24-07-01 09:37   좋아요 1 | URL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제가 접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접습니다, 왜요? 이건 모두 다 다락방님을 위한 것.
저는 리처를 좋아합니다. 얼굴 생김새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옵니다. 전체적인 느낌이나 혹은 상상하는 걸 넘어서 제 생각에는 제일 자세한 묘사가 아닌가 싶어요. 제 스탈이고요. 암튼 좋아합니다.
그러나, 전 이 책을 마치며 무척 슬펐고요. 난 잭 리처의 행복을 바라지만ㅠㅠㅠㅠㅠㅠㅠ 히이잉! (뛰쳐나간다!)
 












하나로 길게 엮인 글을 쓰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해서(콜록콜록, 여러분~ 감기 조심하세요!) 밑줄 그은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해 둔다.










『폭력의 고고학』에서 삐에르 끌라스트르는 이렇게 썼다.

이처럼 모든 문화는 인류를 두 부분으로 나눈다. 즉 인간의 대표로 긍정되는 자기들 자신과 거의 인류의 자격을 갖지 못하는 타자들이 그것이다. (64쪽)

나는 이것이 출생 후 인간(인간 아기)이 세계와 자신을 구분해서 인식하는 과정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체로 생각했던 엄마와 자신이 분리가능한 개별적 존재라는 충격적 인식이 호와 불호, 긍정과 부정으로 이어지는 판단의 기초가 된다고 본다. 긍정되는 자기들 자신과 부정되는(열등한) 타자들. 그래서 비교적 순탄한(?) 과정을 겪는 남아의 자아 정체감 형성에 비해 여아의 자아 정체감 형성 과정에 여러 난관이 산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점에 대해서는 다음에(진짜로 다음에) 이어가기로 하자.


1. 혈통과 소속

민족 담론에서 '한 핏줄' 신화는 민족 집단체 구성에 핵심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한 생김새(차은우를 봐서는 많이 비슷한 거 같지는 않음)와 비슷한 피부톤을 가지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이러한 '단일 민족' 신화가 더욱 강화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한 핏줄'이 민족주의 기획에서뿐만 아니라 서구적 유형의 정체성 구성의 한 유형이라고 보는데, 입양되고 인공수정을 거쳐 태어난 아이들의 참true 부모 찾기를 그 예로 든다. (60쪽) 자신의 생물학적 혈통을 찾으려는 요구. 자신의 근원에 대한 집착. 결국 이런 혈통에 대한 갈구는 신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이는 외양적 차이가 구별 또는 차별과 연관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2. 타자성

'타자성'이라는 구성체가 불변의 '타자'를 배제하고/하거나 착취하기 위해 사용될 때 인종차별주의가 발생한다. (94쪽)

'타자'에 대한 신화적 전형은 주로 신체와 관련되어 나타나는데, 이를테면 1920년대 반유태주의 포스터에는 '유태인의 코'라는 악의적 이미지에 더해 '유태인스러운' 팔꿈치와 무릎도 언급되었다. 그러나 피부색이 인종차별주의의 주된 기표가 되면서 '홍red', '황yellow', '백white', '흑black'이라는 신화적 인종이 성립되었다(95쪽) 한 방울 법칙에 대한 집착과 '흑'을 악, 괴물 그리고 저급한 섹슈얼리티로 연관시키는 지속적인 시도 역시 삐에르가 말한 그대로다. '인간의 대표로 긍정되는 자기들 자신과 거의 인류의 자격을 갖지 못하는 타자들'.

3. 인종차별주의와 섹슈얼리티

인종화된 타자화로 인한 편견은 '이방인=강간범' 신화로 강화되는 한편, 오리엔탈리즘에 빠진 남성들의 섹스관광 산업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신시아 인로(Enloe, 1989: 2장)는 백인 남성들의 성적 쾌락의 장소로 지목되는 아시아의 빈국에서는 이런 섹스 산업이 경제적 생계 수단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러한 지역의 위치는 태국, 남한, 필리핀과 같이 미군의 '휴식과 여가'를 위해 준비된 장소였던 경향이 있다. 가끔 이러한 관계들은 단순한 섹스 관계를 넘어서기도 한다. 동양 여성들은 곧 아름답고 온순하며, 근면하고 의존적인 '완벽한 아내'라고 구성된 탓에 우편 주문 신부mail order bride 회사들이 성행했다. (100쪽)

우편 주문 신부에 관한 각주에는 옮긴이의 이런 설명도 추가되어 있다. "현재 한국은 세계적으로 우편 주문 신부 시장이 성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본문에는 미군을 상대로 한 섹스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각주에는 우편 주문 신부 시장이 성행하는 지역으로 꼽힌다고 한다. 이 대한민국이.











다른 한편으로는, 우편 주문 신부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 <Sarah, plain and tall>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 모두 다와 결혼하지 않는 것처럼, 일면 정형화된 방식의 만남 속에서도 사랑을 찾고, 끝내 사랑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4. 다문화주의의 효과

다문화주의의 효과는 여성에게 특히 해롭다. '다른' 문화 전통들이 문화적으로 특수한 젠더 관계의 측면에서 종종 정의되고, 여성들이 스스로, 특히 노년 여성들이 여성 행위의 통제에 참여하고 협조하여 민족 경계의 재생산에 이용되기 때문이다(Yuval-Davis and Anthias, 1989). 이러한 공모 중 한 예로, 영국에서 한 판사는 베일 쓰기를 거부한 후 이란에서 도망쳐 나와야 했던 한 이란 여성이 올린 망명 요청을 거부했는데, 이유는 '이것이 그들의 문화'라는 이유 때문이었다(이 사건의 설명은 재키 바바Jacqui Bhabha 변호사에게 들었다). (111쪽)


다문화주의가 여성에게 작동되는 방식은 양가적이고 복합적이다. 중국에서 전족의 실행자가 어머니였다는 사실 혹은 여성 할례를 시행하는 사람들이 노년의 여성들이라는 사실은, 여성이 여성 행위의 통제에 참여하며 협조한 사례이다. 전통과 문화의 이름으로 이어지는 이 모든 잔인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즉시 중단되어야만 한다.

‘여성성‘womanhood은 관계성의 범주이며 그와 같이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더욱이 민족성nationhood의 구성물들이 대개 ‘남성성‘manhood과 ‘여성성" 모두의 특정 개념들과 관련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장 가운데 하나다. 이 책의 인식론적 뼈대는 지식이 상황적이며(Haraway, 1990), 한 가지 입장에서 나오는 지식은 ‘완성되지 못한다(Hill-Collins, 1990)는 인식에 기반한다. (15쪽)

이제는 너무 많이 들어서 외울것만 같은 해러웨이님의 말씀. '지식은 상황적이다' 되시겠다. 한 가지 입장에서 나오는 지식은 '완성되지 못하며', 나의 자기 인식이 부분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에야만 또 다른 지식의 추구가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마무리는 해러웨이님 말씀으로.










모든 읽기는 잘못된 읽기이자, 다시 읽기이며, 편파적인 읽기이자 강제적 읽기이며 상상된 텍스트의 읽기이기도 하다.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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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01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6-25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 공백 어떻게 없애는 건가요? @@ 나도 몰라요!

다락방 2024-06-25 12:37   좋아요 1 | URL
글쓰기 수정 하신 뒤에 맨 밑으로 가서 백스페이스 엄청 누르면 되지 않을까요?

단발머리 2024-07-01 12:27   좋아요 0 | URL
이렇게 했는데도 안 되었습니다. 제가 다른 곳에서 쓰고 복사해 와서 그런 걸까요?
빈 칸도 복사하는 마음......... 헐

다락방 2024-06-25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는 이 책 읽고 있지만 정리는 어림도 없거든요. 이해를 못하고 있어서.. 그런데 단발머리 님은 전체적으로 정리 해주셨네요. 넘나 멋져요! 💕

단발머리 2024-07-01 12:26   좋아요 0 | URL
젠더와 민족의 계절이 가고 바야흐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한혜정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눈을 뜨니 새벽 3시. 왜 이렇게 덥지?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이마에 손을 대보니 뜨겁다. 냉동고에서 아이스팩 하나를 꺼내 이마 위에 올려놓았다. 시원하니 좋았다. 하지만 손이 시렸다. 아이스팩을 내려놓으니, 이마가 문제. 시린 손으로 다시 아이스팩을 이마에 올려두었다.


이제 새벽 4시. 웬만큼 더워도, 온 세상이 열대야로 들끓어도 한 번도 깨지 않는 내가, 내 속에 가득한 열기 때문에 일어나게 된다. 앉았다가 모로 누웠다. 아이스팩을 이마에 대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새벽 4시. 주님께 드리는 새벽의 기도, 시편 42편.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갈망하나니 내가 어느 때에 나아가서 하나님의 얼굴을 뵈올까......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기도를 하는데, 그날은 새벽에 기도를 했으니, 하며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다리를 양쪽으로 쭉 뻗는다. 그래봤자 110도. 북플에 들어가서는 이런 책을 보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책 소개, 책 속 문장을 읽게 된 거다.










“다 와서 좀 헤맸어요. 찾기가 너무 힘들어서.”라고 말하는 내게 손님은 “이거 단건 배달 아닌가요? 어플로 보니까 박달동 갔다가 오신 것 같던데,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항의했다. 나는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 일 이후 나는 묶음 배달을 완전히 포기했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치킨에 대한 순정으로, 피자에 대한 사랑으로, 수제버거에 대한 로망으로 배달이 오기만을 설레어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번에 한 집만 가자. 그게 덜 위험하고, 나도 마음 편하다. 나는 고객의 ‘설렘’을 배달하는 사람이다.

- (「한 번에 한 집만」)


인문학 박사의 생활고에 대한 이야기야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입니다>에서 이미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당 강의료 3만 5천 원에, 신문과 잡지의 고료를 다 합해도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도 또 들어도 뜨헉! 이다.


위에 인용하지 않은 김밥과 떡만둣국 이야기도, 위에 인용한 '한 번에 한 집만' 이야기도, 배달이라는 업무의 특성 때문에 일어난 에피소드다. 그 특별한 일상의 기록이 이 책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이 일들을 대신 해주는, 이 고마운 사람들을 하찮게 대한다. 툭하면 협박하고, 툭하면 소리를 지른다.


이렇게 고된 노동의 대가는 열두 시간 노동에 202,290원. 시집 50권 팔아서 40,240원 수입보다는 낫겠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위험도나 안정성을 고려하면 그것도 그렇지 않다. 단지 "건강한 몸으로 길 위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작가의 말이 메아리친다.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 뭉클해지는 마음.

그 새벽에는 그랬던 거 같다. 이렇게 열이 치솟고 (감기 걸려도 열 안 나는 타입), 온 몸이 두들겨맞은듯 아프고 휘몰아치는 기침 때문에 허리까지 울리는데도 나는 출근을 해야 하나. 물어보니 답은 '해야 한다' 였다. 나는 계약직에 더해 일용직이고, 내 일을 대신해줄 사람은 없다. 몸을 일으켜 출근해서 '내 몸'을 직장에 갖다 놓아야했다. 어찌 되었든 일단 가서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다. 나도 모르게 '출근하려는 나'를 기특히 여기려는 찰나에 내가 읽은 글이 이 책 『시간강사입니다 배민합니다』였다. 다들 열심히 살았고 또 그렇게들 살고 있으며, 각자 자신의 몫을 감당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내 아픔과 고통이 덜하다는 뜻이 아니라(마이 아파요ㅠㅠ) 각자 어려움과 고통, 실망과 실패를 안고 또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 서둘러 준비를 하고 출근을 했다.


친구에게 퇴근의 맛(바람돌이님의 고견) 못지않은 출근의 힘에 대해 말했더니, 친구 왈, '뭔가 짠하지만 ㅜㅜ 세상에 단발님을 짠하게 보는 사람은 없을테니 저라도 어엿삐 ㅜㅜ 여겨.... 대신 건강주스를 마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러한 것이다. 세상에 나를 짠하게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니, 내 어려움과 고통이 작아서가 아니라, 각자 삶에 드리워진 고생과 고통과 어려움과 난관이 이처럼 다종다양한 것이니.


나는 오늘도 출근을 하였고. 내일은 토요일이다.

퇴근의 맛은 일단 이따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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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6-21 1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 책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오늘도 출근을 하였고 내일은 토요일인게 기쁜, 퇴근을 기다리는 1인이 이 페이퍼를 읽고 좋아요를 누른 뒤, 링크된 책을 담아갑니다. 꾹- 땡투도 누르고요.

단발머리 2024-06-25 11:22   좋아요 0 | URL
출근과 퇴근 사이도 명랑 발랄한 다락방님~~ 퇴근을 기다리며 이 댓글을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오전)
땡투는 감사드리고요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6-21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님아
출근 하지 마오…
아… 물에 휩쓸려 출근하시니…
아 가신 임을 어이할꼬…. 🙄
(ㅋㅋㅋㅋ 바쁜 거 끝나기 무섭게 독서실 와서 앉은 지독한 사람ㅋㅋㅋ 이 부당한 출근에 바치는 노래…)

단발머리 2024-06-25 11:22   좋아요 0 | URL
물에 휩쓸려 출근 2회 더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느라 고생많았고요. 지금부터 퇴근 준비!!

서곡 2024-06-21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음팩을 손수건에 감으시길요 ㅎㅎㅎ 남은 이 달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4-06-25 11:23   좋아요 1 | URL
그니깐요. 여기저기 널린 게 손수건인데 그 때는 생각이 안 나고 ㅋㅋㅋㅋ 아, 손 시려~~
서곡님도 건강하게 이 달 잘 보내시기 바래요. 여름 감기 무섭습니다.

수이 2024-06-21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게 날아온 이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주시옵소서!

단발머리 2024-06-25 11:23   좋아요 0 | URL
아멘, 주님! 도와주소서!!!

독서괭 2024-06-21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구구 감기인가요!! 감기 걸려도 열 안 나는데 이번엔 나는 건가요?? ㅜㅜ 어서 나으시길… 단발님, 출근자 친구로서 응원을 날립니다😘

단발머리 2024-06-25 11:25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의 에구구....가 제일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런 맛에 알라딘에 글 쓰나요? 독서괭님의 ‘에구구‘를 받아듣고 터벅터벅 버섯돌이는 감기 퇴치에 나서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 응원 감사합니다!

2024-06-24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6-25 11:25   좋아요 0 | URL
성공적인 런칭을 축하드립니다.
다른 제언 올려드려요.

출근과 퇴근 사이

어떠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플라잉더치맨 2024-06-24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쾌차하길 빕니다

단발머리 2024-06-25 11:2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많이 나았습니다^^
 
젠더와 민족 트랜스 소시올로지 11
니라 유발-데이비스 지음, 박혜란 옮김 / 그린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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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womanhood은 관계성의 범주이며 그와 같이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더욱이 민족성nationhood의 구성물들이 대개 ‘남성성‘manhood과 ‘여성성" 모두의 특정 개념들과 관련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장 가운데하나다.
이 책의 인식론적 뼈대는 지식이 상황적이며(Haraway, 1990), 한 가지 입장에서 나오는 지식은 ‘완성되지 못한다(Hill-Collins, 1990)는 인식에 기반한다. - P15

공/사의 이분법은 페미니즘을 비롯한 사회과학 문헌에서 여성을 남성의 정반대 극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분법들 가운데 단지 하나일뿐이다. 그 밖에 자연/문명의 구분도 있다. 여성과 자연의 동일시는 ‘문명‘화된 공적 정치 영역에서 여성을 배제하기 위한 명분이었을 뿐만 아니라 어느 문화에서나 남성보다 여성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덜하다는 사실을 설명하기도 했다. - P23

미셸 푸코(Foucault, 1980a)와 토머스 래커(Laqueur, 1990)가 지적했듯, 역사적으로 그리고 이에 따라 문화적으로 분명했던 것은 단지 모든 인간을 남성 혹은 여성으로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 P28

게이튼스는 이런 종류의 사고에 대해 이들이 환경론적인가 본질주의적인가로 귀결되는 단순화된 이분법적 사회이론에 근거한다고 비판하며, 적어도 몸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몸은 언제나 성이 있는 몸이기 때문에 동일한 행위라도 그것을 남성이 수행하는 여성이 수행하는가에 따라 각기 다른 개인적·사회적 중요성을 지닐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아는 언제나 상황적이다. - P30

앤더슨에 따르면, 민족은 기술 혁신이 ‘인쇄 자본주의‘를 성립했을 때에서야, 즉 독서가 ‘엘리트‘로부터 다른 계급에로 확산되고 사람들이 고전적 종교언어가 아닌 자신들의 언어로 대량 출판물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언어적·민족적 ‘상상의 공동체가 성립되었다. - P40

메릴린 스트래던은 한 아이의 잉태가 지속적인 관계의 과정이기보다는) 단 한 번의 성행위의 산물이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이는 유럽-미국 특유의 문화 지형도라고 주장한다(Strathern, 1996a; 1996b). 입양 아동들과 인공수정을 거쳐 태어난 자녀들이 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돌보고 양육했던 부모들을 인정하지 않고) ‘참‘true 부모를 찾아 나서는 것이 유행이 된 상황은 이것이 서구적 유형의 정체성 구성이라는 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P60

정말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생물학적 혈통을 찾으려는 요구, 그리고 이 요구가 자기 정체성의 구성에 대해 갖는 직접적인 함의들이 발생함과 동시에, 다른 의학 및 유전 공학의 발달을 통해 인간의리고 최근에는 동물(돼지)의 신체부위를 이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 P61

맬서스 정책의 효과는 매우 젠더적인 경우가 많다. 엄격한 자녀수 제한의 압력이 있는 곳에서, 그리고 남아가 사회 및 경제적 이유로 귀히 여김 받는 곳에서 낙태와 유아살해의 표적은 주로 여아들이었다. 중국이나 인도의 마을에는 맬서스 정책이 시행된 후 태어난 일정 연령집단이 100% 남성이라는 소문도 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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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6-20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저는 이 책 왜이렇게 어려워요? ㅠㅠ

단발머리 2024-06-20 11:23   좋아요 0 | URL
엄청 장난 아니게 어렵습니다. 힘내서 읽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ㅋㅋㅋㅌ참고로 전 재독인데도 어렵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나운 애착 비비언 고닉 선집 1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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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애착』을 읽고 쓴다.



내가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가 '저거 꾀병이다'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손쉽게 재단하는 사람을 주의 깊게 본다. 고통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깨달음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랬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 아이 키우는 사람이 이 말을 하는 경우라면 더하다. 내가 보기엔 아이들만큼 어른들도 충분히 거짓말을 하는데 그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거짓말쟁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게 잘못이다. 아이들은 금방 탄로 날 것이 분명한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은데(학원에 안 갔는데, 다녀왔다고 말하는 경우), 어른들은 더 계획적이고 치밀하다. 어른들은 보통 생략과 강조의 방법을 사용하는데(네, 그래요. 제가 그렇습니다), 일부 내용을 삭제하거나 다른 부분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중요한 사실이 보이지 않게 처리해 버린다. 아이들만큼 어른들도 거짓말을 잘하고, '저건 꾀병이야'라고 쉽게 말해버리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매품, 저 사람은 엄살이 심하다.



"저건 꾀병이야"라고 잘 말하지 않는 내가, "엄살이 심하네"라고 잘 말하지 않는 내가, 읽는다. 남편 잃은 아내의 슬픔에 대해 읽는다. 갑작스레 남편을, 내 인생의 사랑이라 확신했던 남편을 잃어버린 여인의 좌절에 대해 읽는다. 그 절박함을 읽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시련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여성의 단호함에 대해 읽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생각한다. 이건 너무 심하지 않아? 남편이 죽었다고 이렇게까지 한다고? 이거, 엄살 아니야?



슬픔을 표출하거나 감당하는 각자의 방식이 있다. 갑작스레 남편을 떠나보낸 사람들 곁에 있은 적이 있다. 잠깐 몇 시간을, 그리고 그 후의 시간을 같이한 경우도 있고, 3일 내내 같이 있었던 경우도 있다. 그중에 누구도 이렇지 않았다. 비비언 고닉의 엄마 같지 않았다.


엄마는 머리를 쥐어뜯고 살갗을 찢고 몇번씩 혼절했다. 누구도 감히 엄마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엄마는 기이한 투명 막 안에 홀로 격리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엄마 주변을 에워쌌지만 어느 누구도 그 안으로 침범할 수 없었다. 엄마는 마법에 걸렸다. 귀신에 홀려 있었다. (245/829)


귀신에 홀린 것과 같은 상태. 실패와 좌절, 압도적인 절망감 앞에 그녀는 쓰러지고 또 쓰러진다. 그 광경을 지켜본 가까운 사람이 말한다.


물론 한 번씩 지머먼 아줌마가 스토브 앞에서 수프를 저으며 참지 못하고 구시렁거리곤 했다.

"하루 종일 미친 사람처럼 울고 자빠졌네. 나라면 말야. 집에 갔는데 남편이 죽어 있으면 경사났네 하겠어".(264/829)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는 이 말이 들리지 않는다. 완벽한 좌절, 완결된 실패 앞에서 아빠 잃은 아이들은 조연이 된다. 동생 혹은 사촌형을 잃은 사람들은 엑스트라가 된다. 스포트라이트는 오직 고닉의 엄마에게만 비춰진다. '엄살이 심하군.' 이 생각이 다시 떠오르기 직전, 이런 문장이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일어나려던 엄마는 마비라도 온듯 다리가 후들거리고 꼬여 다시 주저앉았다. 눈동자가 뒤집어지고, 사지는 흐느적거리고, 발은 땅을 딛기를 거부하면서 단두대에 끌려가는 사람처럼 문으로 억지로 끌려갔다.(260/829)


그러니까, 이 '눈동자가 뒤집어지고'에서 내 마음도 같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그녀는 '... 하는 척'한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것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동자가 뒤집어지고 발을 제대로 땅에 내딛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 그런 상태인 것이다.


남편이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을 잃어서. 가족이 아니라, 온 세계를 잃어서. 그녀는 울고 있다. 울부짖고 머리를 쥐어뜯고 살갗을 찢고 파놓은 무덤 속으로 뛰어든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려서, 다시는 찾을 수가 없어서.



이 책을 읽고 말하고 싶었던 건 당연히, 당연하게도 나의 엄마 이야기였다. 내 엄마가, 나의 엄마가 비비언 고닉의 엄마와 얼마나 다른지 쓰고 싶었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 친구들의 엄마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다종다양한 엄마들의 모습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나는 툭하면, 엄마를 앞에 앉으시라 하고는 쉼 없이 이야기했다. 엄마, 엄마가 제일 착해. 엄마가 엄마들 중에서 제일 착해. 10년쯤 지났을까. 이번에는, 20대 후반에 들어선 사촌 동생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엄마(우리 이모) 같은 엄마는 없어요. 이모(우리 엄마) 같은 사람은 없어요. 엄마, 이모 같은 엄마는 없어요.


이미 나는 많이도 놀랐다. 시몬 드 보부아르 엄마에서부터 시작해 고닉의 엄마까지. 나는 우리 엄마가 내 엄마라서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엄마의 딸로 태어나서 참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나도 내 딸에게 '그래도 엄마가 착해. 엄마들 중에서 엄마가 착한 편이야.' 이런 말을 듣고 싶지만, 글쎄.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만큼 착한 엄마는 아닌 것 같고. 우리 딸도 이리 말해줄것 같지 않아 쿨하게 접는다. '우리 엄마가 제일 착해' 이 말은 아빠에게나 많이 해드려야겠다.



후반부에는 고닉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 비로소 『끝나지 않은 일』에서 고닉의 문장들이 이해됐다. 자세히 쓰고 싶은데 앞으로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의 즐거움을 앗아가지 않기 위해 여기까지만 쓴다. 참고로 이 책은 1987년에 나왔다.


고닉이 만난 남자들 가운데 니노(개새)와 비슷한 남자가 1명 나온다. 일부다처제에서 살았으면 참 좋았을 그런 남자. 니노 뒤의 괄호는 '페란테 피버'의 <나폴리 4부작>를 읽으신 분들만 동의하실 수 있을 테지만, 적어도 내게 니노는 그런 사람이라 저 표현을 포기할 수는 없다. 사실 괄호도 내가 많이 양보한 거다. 오히려 그 특정 동물에게 미안해지려고 한다.


바로 『짝 없는 여자와 도시』를 시작했다. M리의 서재에 있어서 읽기도 간편하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는 구입하려고 한다.

고닉이 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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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4-06-13 1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노는 정말이지 역대급 (개새)가 맞습니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절레절레...ㅋㅋㅋㅋㅋ 와 <사나운 애착>을 아련하게 떠올리게되는 그런 글입니다. ^^ 저는 언급하신 장면들에서 울다가 또 웃기도 했더랬죠. 정작 고닉은 옆에서 힘들었을 것 같기도해요. 그러고보니 제목 참 적절합니다.

단발머리 2024-06-14 11:20   좋아요 1 | URL
네, 미미님. 역대급 개새 니노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런 니노를 사랑하는 레누의 심정에 대해서는 나중에 같이 이야기해 봐요^^

저는, 고닉의 엄마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지더라구요. 어린 고닉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서요. 에휴...

잠자냥 2024-06-13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안 고치셨죠? ㅋㅋㅋ

단발머리 2024-06-14 11:20   좋아요 0 | URL
진지하게, 겁나 진지하게 고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치는 게 나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6-13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은 아무리 화가 나도 보통 글에 욕을 쓰지 않으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새‘라고 표현하신 걸 보니 니노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큰 지, 그 놈이 얼마나 나쁜놈인지 나폴리 시리즈 안읽은 사람들도 알 수 있을듯합니다. 니노 으.. 너무 싫어요. 으.. 싫어.

저는 고닉의 글보다 고닉을 읽고 쓴 단발머리 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고닉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닉이 단발머리 님께 읽을 거리를 주고 생각할 거리를 주고 쓸 거리를 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4-06-14 11:23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저는 글에 욕을 쓰지 않는 편인데, 정말 니노에 대해서라면 ‘개새‘도 아깝습니다. 니노 같은 인간의 승승장구에 대해 저는 관심이 많습니다. 자매품: 빌 클린턴

다락방님의 감사한 마음, 고닉님에게 꼭 전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저는 인상에서부터 고닉이 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였거든요. 그래서 이름 알아도 얼굴 보고 안 읽은 ㅋㅋㅋㅋ 이제 제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작가가 되셨습니다. 내 안에 고닉 있다! 이런 거 한 번 해야겠어요!

2024-06-14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14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