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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분계선 앞에서 

이런 투샷을, 이렇게 빨리 보게 될줄이야. 



설렌다. 

조금, 조금 많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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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8-04-28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순간 뭉클하더라고요. 이게 다가 아닐지라도 정말 의미 있고 감격적인 순간을 만끽하고 싶어요.

단발머리 2018-04-28 08:28   좋아요 0 | URL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 아니면 이게 뭐냐,라고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불평해도 상관없더라구요. 이제 이 커다란 역사적 흐름을 방해할 수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맞아요, 어제는 순간순간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프로이트는 분명히 말한다. 모든 억압은 성적 억압에서 비롯되며 성과 연관된다. 모든 억압은 성으로부터 시작되는가? … 프로이트가 말한 억압은 상식적이거나 보편적인 욕망의 억압이 아니라, 영유아의 성욕에서 출발해 인류를 근본적인 진화 과정으로 이끄는 억압, 리비도를 잠재의식 속에 욱여넣는 특정한 억압이다. 상식적이거나 보편적인 욕망은 근원적인 것이 아니며 스스로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욕은 다르다. 성욕은 번식의 기초이며 인간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욕구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의 가장 특수한 지점이지 보편적인 생물 종의 욕망이 아니다. (107) 





중화권의 대표적인 인문학자(출판사 소개) 양자오의 안내를 따라 프로이트를 읽는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성욕은 번식의 기초로서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 가운데 가장 근원적인 것이다. 스스로 포기할 없는 욕망이며, 인간을 가장 강력하게 규정하는 욕망이다. 



필립 로스는죽어가는 짐승』에서 말한다. 




필요한 매혹은 섹스뿐이야. 섹스를 제하고도 남자가 여자를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까? 섹스라는 용건이 없다면 어떤 사람이 어떤 다른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매혹적이라고 생각할 있을까? 그런 용건 없이 누구에게 그렇게 매혹될까? 불가능하지. (28)









프로이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는 인간이 성욕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세밀한 기제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억압을 통해 인간이 거대한 생식 기관으로 변하는 것을 막고, 가능한  생식기를 지연시킴으로써 문명과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주장한다.(103)



질문 : 만약 인간의 성욕이 어떤 방식으로든 제한 받지 않는다면 억압은 발생하지 않는가? 성적으로 완벽하게 자유로운 상황에 처한다면 성욕의 발산에 제한 받지 않는 인간은 행복하다고 느낄 것인가? 



여기 남자가 있다. 남자는 자신이 원하는 외면적 요소와 내면적 요소를 갖춘 여성들과 언제든지 접촉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여성과 원하는 만큼 섹스할 있다. 장소,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남자의 욕망을 거부하거나 반대할 사람이 없다. 남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있다. 원하는 대로 섹스할 있다. 


여기 여자가 있다. 여자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남성, 자신이 선호하는 성향의 남성들과 언제든지 접촉이 가능하다. 3 방향 현빈, 9 방향 조인성, 1 방향 김수현, 11 방향 박형식. 손짓만 하면 부를 있다. 장소,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원할 때마다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성욕이 일체의 제한을 받지 않는 상태의 남자와 여자에게는 어떠한 억압도 존재하지 않는가. 원하는 사람과 원할 때마다 원하는 만큼 섹스할 있을 , 남자는, 여자는 만족하는가.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눈에 반한 남녀는 상황에 해당되지 않는다. 서로를 알아본 사람은 전기가 통했기에, 적어도 순간만큼은 서로를 원하고,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말이다. 


요는, 인생에 가장 중차대한 용무인 섹스를 위해 돌진하는 인간의 욕망이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모두 해소되었을 , 행복하냐는 것이다. 3 방향 현빈, 9 방향 조인성, 1 방향 김수현, 11 방향 박형식. 



섹스라는 최종적 목표에 도달하고자 , 쾌락을 실현시켜 주는 대상은 앞의 어떤 사람이다. 그는 나의 쾌락을 위해 존재한다. 나는 그를 이용해 나의 쾌락을 최대화한다. , 나는 행복한가. 그가 나의 쾌락의 도구가 되어줄 나는 행복한가. 자신의 기쁨이 아닌, 나의 기쁨을 위해 자신을 내어줄 나는 행복한가. 강요된 웃음, 억지 미소로 나를 대할 , 나는 행복한가. 그가 나를 사랑하는 연기할 , 나는 행복한가.  


성적 욕망에 제한이 가해졌을 억압이 발생한다. 하지만, 끝없이 섹스라는 욕망을 발산하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한다. 가장 내밀하고 개인적인 경험인 동시에 상호활동이 요구되는 섹스라는 행동이 이루어질 , 섹스의 대상인 인간 역시 행위에 동의하는가.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결국에는 자발성, 자유의 문제다. 역시 나처럼 원하는가. 그도 지금 원하는가. 




 

나의 사랑이 타자의 사랑을 강제하지 못하는 비극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타자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점에서 사랑의 비극이 우리로자유 문제에 대해 숙고하도록 만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할 , 상대방도 나를 사랑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 이것은 그가 나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04/770)







다윈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변화시켰고, 마르크스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변화시켰으며, 프로이트는 인간과 인간 자신의 관계를 변화시켰다(30) 식의 정리는 지나친 단순화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이해하기 쉬운 떨어지는 설명인 사실이다. 『꿈의 해석』 19세기의 주류 서술의 패권을 부쉈다는 평가(262) 작가와 독자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제시했다는 설명 또한 흥미진진했다. (270) 



인간 존재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성이 억압이 아닌 해방으로서 존재하는 경우는 언제일까, 생각한다. 『꿈의 해석』에서 답을 찾을 수가 있겠다, 기대는 금방 허물어져 버리겠지만, 일단 오늘의 기대는 오늘의 기대로 족하다. 



이때야말로 syo님의 프로이트 리스트를 시작할 때인가. 도서관 홈페이지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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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4-2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대단한 거 알려드렸다고.... syo 리스트 이러니까 위대해 보인다^-^

단발머리 2018-04-23 19:27   좋아요 0 | URL
암요~~ 대단한 리스트예요~~
믿고 따라가는 syo님 리스트!!!
syo님 리스트 다른 것도 있어요. 마르크스라던가... ㅋㅋㅋㅋㅋㅋ 잘 정리해 놓아야 담에 필요할 때 똭! 찾을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syo님은 앞으로도 좋은 책을 계속 소개해주시고요~~~^^
 



















레누는 어린 시절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던 니노를, 중학교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니노를, 다른 사람의 시선에 개의치 않는 자유로운 옷차림의 니노를, 키에 마른 몸의 니노를, 헝클어진 머리카락의 니노를, 가느다란 손가락의 니노를 사랑했다. 니노를 사랑했다.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입술에 키스하고, 손깍지를 끼며 호감을 표시하는 니노 때문에 레누는 여름 내내 설레이는데, 니노는 레누가 아닌 릴라와 사랑에 빠진다. 뜨거운 여름, 한껏 불붙은 사랑은 한치 앞도 예상할 없는 최악의 위험 속으로 사람을 밀어 넣고, 릴라는 현재의 안락함을 버리고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을 선택한다. 니노를 선택한다. 



They had been living together for twenty-three days, a cloud in which the gods had hidden them so that they could enjoy each other without being disturbed. (360)



23일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23일이라면, 3 보다 이틀이 많고, 달에서는 일주일이 부족하다. 과거와 미래를 모두 뒤로 하고, 현재만을 추구하고자 선택한 금지된 사랑은 각자의 여자친구와 남편을 떠나는 것으로 결실을 맺은 했지만, 사랑은, 뜨겁고 행복한 사랑은 겨우 23일만에 그렇게 끝난다. 


릴라가 사랑한 것이 니노의 젊음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릴라는 니노와 니노의 지성을 사랑했다. 니노만큼 니노의 글을 원했고, 니노에게 열망한 것처럼 그가 읽는 책들을 열망했다. 읽고 말하고 쓰고, 다시 읽고 말하고 쓰는 삶을 원했다. 니노와 일을 함께하길 원했고, 니노를 통해 일을 계속하길 원했다. 불쌍한 릴라가 몰랐던 니노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니노가 그들의 초라한 거처를 떠나던 밤의 말다툼에서도 니노의 그런 생각이 드러난다. 니노는 릴라가 자신의 생각을 망쳤다고 생각한다. 그녀 때문에, 그녀의 조언 때문에, 다시 보라는 그녀의 제안 때문에 자신의 작업이 방해 받았다고 생각한다. 



관심은 니노가 아니다. 니노는 정말 릴라를 사랑했을까. 사랑한다 말했으면서 그녀를 떠났을까. 싸우고 떠나서는 돌아오지 않았을까. 니노는 그랬을까. 이런 질문은 질문이 아니다. 이런 니노를 레누는 사랑하는가. 니노가 이런 사람이라는 알면서도 레누는 , 그를 사랑하는가. 질문은 이것 뿐이다. 


니노의 외모에 대한 레누의 언급을 기억하면서, 이런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 





아름답다는 것은 성공하는 자식을 낳을 확률이 높다 뜻이다. 어떤 여성이 남성을 보고! 정말 잘생겼다!’라고 생각할 , 그리고 암컷 공작이 수컷 공작을 보고어머! 꼬리가 너무 멋져!’라고 생각할 , 여성과 암컷 공작은 자판기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 또는 수컷 공작의 몸에서 반사된 빛이 여성 또는 암컷 공작의 망막에 가닿을 수백만 년의 진화를 통해 연마된 초강력 알고리즘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 ‘십중팔구 수컷은 건강하고 생식력 있는 수컷이고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수컷과 짝짓기를 한다면 자식도 우수한 유전자를 지닐 것이고 건강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론은 언어나 숫자로 표현되지 않고, 강한 성적 끌림으로 표현된다. 암컷 공작들 그리고 대부분의 여성들은 펜과 종이를 놓고 이런 확률을 계산하지 않는다. 단지 느낄 뿐이다. (126) 




실비아가 낳은 니노의 아이를 품에 안았을 , 니노의 아이들을 만났을 , 레누는 니노의 아이, 니노의 자식에 대해 묘한 감정을 느낀다. 어쩌면 레누는 정말 니노의 아이를 원했는지도 모른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이성적으로 설명할 없는 바로 이유 너머로, 레누는 니노의 아이, 니노를 닮은 아이를 자신이 낳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레누는 니노의 지성을 사랑한 것인지도 모른다. 출판기념회에서 곤란에 빠진 자신을 도와준 니노를, 레누는 사랑한 것인지도 모른다. 크고, 위대한, 중요한 일들을, 그렇게 믿겨지는 일들을 말하는 니노.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니노. 레누는 니노의 그런 면에 반했는지도 모른다. 레누를 빼앗기 위해 아이들 앞에서 레누의 남편을 놀리고, 골리고, 심지어 냉담한 언사를 퍼붓는 니노를 보며, 레누는 나폴리 시골 마을에서 자신과 함께 자란 니노가 이탈리아 명문가의 아들에게서 거두는 승리를 통쾌하게 생각한다. 레누는 똑똑한 니노, 명석한 니노를 사랑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궁금한 것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음에도 니노를 계속 원하는 레누의 마음이다. 니노는 금방 식어버리는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이고,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을 선택한 여자에게 무책임한 사람이고, 사랑하는 여자와의 관계에서 잉태된 아이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하는 레누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가끔 감정은 판단을 넘어선다. 레누는 마음이 원하는 , 진심이 원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녀는 니노를 사랑한다. 


나는, 레누가 자신과 니노와의 사랑은 릴라와 니노와의 사랑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을 거라 추측한다. 니노와 릴라의 사랑이 서로의 육체적 아름다움에 이끌린 열정에 근거한 사랑이었다면, 니노와 자신의 사랑은 서로의 지적 매력에 고무된 전혀 다른 차원의 사랑이라고 믿었을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사랑은 세상의 것과는 전혀 다른 , 완전하고 진실한 사랑이라고 믿었을거라 예상한다. 



레누는 니노를 사랑하는가. 


열정적인 구애를 했던 마르첼로, 남편 스테파노, 애인 니노, 집착남 미켈레를 뒤로 하고 순박한 엔초와 정착한 릴라는 오히려 사랑에 초연한 자세를 취한다. 세상 어떤 남자도 믿지 못하게 되었고, 세상 어떤 남자와도 사랑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 


레누는 달랐다. 레누는 남자친구 안토니오, 애인 프랑코, 남편 피에트로,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남자들과 연인으로 지냈다. 하지만, 그녀는 한결같이 니노를 사랑했다. 니노를 원했고, 니노를 원했다.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릴라와 사랑에 빠진, 다른 여자를 임신시키는 니노를, 레누는 변함없이 사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를 얻었다. 





서글픈 사랑에는 업그레이드가 없었다. 사건사고가 없었다. 사랑에는 과거, 과거 진행, 대과거, 과거 완료 진행만 존재했다. 기억만으로 만들어진 사랑이었다. 만남 없는 연애였고, 연애 없는 사랑이었다. 아무 일이 없는데도사랑에 빠진나에게는사랑의 사건 존재했고, 그건 한결같이 사랑의 여정에 중요한 일정이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내가 사랑하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사랑하고 있는 자신 혹은 사랑의 감정 자체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이 현실화된 대상은 사람이었다. 나는 한결같이 그를 사랑했고 그를 원했다. 


밀어내고 도려내도 매일 새롭게 돋아나는 사랑의 때문에 나는 자주, 절망에 빠졌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매일 아침, 내게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갈 힘을 공급해 주었다. 사랑은 그렇게 안에서 싹트고 자라나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져 갔다. 사랑은 나를 압도했다. 그의 존재가 사랑의 시작이었고, 사랑을 이어갈 힘이 되었고, 그리고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무거운 그물이 되었다. 나는 그를 사랑했는데, 사랑의 이유를 나는 가지도 찾을 수가 없었다. 레누가 그러했던 것처럼. 



나는 , 너를 사랑하는가. 

나는 , 너를 

너, 니노를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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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럴 몰랐다. 책을 펴서는 애정하는 리베카 솔닛의 사진을 확인하고는 심상정 인터뷰를 먼저 읽었다. 나도 내가 그럴 몰랐다. 



저자 안희경은 불교방송국 PD 일했고, 촘스키,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글러, 스티븐 핑거, 지그문트 바우만 세계 지성들을 직접 만나하나의 생각이 생각을 바꾼다』, 『문명, 길을 묻다』, 『사피엔스의 마음』 3부작 기획 인터뷰집을 완성했다. 『어크로스 페미니즘』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라는 기획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를 오가며 쥘리에트 비노슈, 리베카 솔닛, 케이트 피킷, 에바 일루즈, 마사 누스바움, 심상정, 반다나 시바를 인터뷰 엮은 책이다. 



예를 들면, 김대중-노무현 민주 정부 10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정치 개혁에 있어서는 신한국당과 차이를 보여줬지만, 국민의 삶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다는 겁니다비정규직법도 당시에 만들어졌고, 정리해고법도, 개방도 그때 이뤄졌습니다. 정당이 독자적 지지 기반을 갖추지 못한 , 이미지 차이나 특정 분야의 정책 차이로 구분됐습니다. 그러다 그것만으로는 국민을 대변할 없는 한계에 거예요. 그래서 촛불 시민혁명이 일어났고, 촛불 시민은 적폐 청산과 더불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겁니다. (183) 







심상정의 인기는 지난 대선에서 활짝 피어났는데, 특히 근처 중학교 교실에서 그랬다. 대선 주자 TV  토론이 있은 다음날은 아이들도어젯밤 얘기 이야기 꽃을 피웠는데, 전해주는 분위기에 따르면, 중학생까지 투표할 있었더라면, 심상정은 나라 대통령이 되고도 남았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사람은심상정 이라고, ‘심상정이 제일 똑똑하다 입을 모았다. 


다만 문단의 어느 부분에서 일정 정도의 편집, 요약, 삭제가 있었는지 알지 하지만, 문단이 심상정이 말한 그대로라면 조금 실망스럽다. 접속사그래서 , 뒤문장은 논리적 연결 고리가 없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 가운데 신자유주의의 확장에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실수와 실패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촛불 혁명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촛불 혁명에까지 이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촛불 혁명이최순실의 국정 농단과 박근혜의 무능력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한다면 사안을 너무 단순화하는 위험이 있지만, 그것이 1700 촛불 시민을 광장으로 불러오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국내외 발표 이전에 연설문을 달라 부탁하는 사람을 국민은 참을 없었던 것이고, ‘최선생님은 뭐라고 하시더냐?’ 비서관에게 최순실의 의중을 묻는 대통령을 참을 없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운함과 실망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진정성만은 의심하지 않는다. 심상정은 우리 나라 여성운동, 노동운동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녀가 자신의 젊음, 자신의 삶을 바쳐가면서까지 이룩해낸 위업과 노고는 바르게 평가되어야만 한다. 인정받아야 한다. 



리베카 솔닛과의 인터뷰는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에 이루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인터뷰이인 리베카가 오히려 인터뷰어인 안희경에게 질문한다.

 






어떻게 대통령을 탄핵했나요?” 

공간에 180 명이 뜨겁게 모여 차가운 이성으로 명령했습니다.” (43) 



시기가 시기인지라 초반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내용이 많다. 리베카는 유권자신분확인법 같은 제도 때문에 힐러리의 지지층 많은 사람들이 본선거에서 투표하지 못했던 , 무효표 논란이 일었던 접전 주인 위스콘신,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에서 공정한 재개표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등을 들어 엉망인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클린턴, 버락 오바마의 정치적 선택 마저 힐러리의 정치적 행보라고 비난 당하는 상황에서 버니 샌더스의 공약과 대단히 비슷한 힐러리의 공약들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힐러리를 저지하기 위해 싸우는 일을 정신 나간 (51)이라고 집어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기가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다. 




당신의 해법을 알고 싶어요. 


계속 발언하는 겁니다. 해야죠. 우아하게, 복합적으로. 존중하면서. 진실 되게. 사람들을 교육하는 거예요. 언어의 뉘앙스와 복잡한 함의를 세심하게 바라보도록. 다음에는 트위터나 문자 메시지, 헤드라인 뉴스 따위가 말하는낱알로 흩어진 분절된 의미들 저항하는 겁니다. 뭔가를 지나치게 간단하고 드라마틱하게 말한다고 느낄 , 저는 과도한 단순화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맞설 겁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말했어요. “모든 것은 가능한 단순해야 한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단순해서는 된다.” 저도 같은 입장입니다. (59) 

 


여자라는 이유로, 약자라는 이유로,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그렇긴 하지만, 이라고 시작되는 각각의 변명에 대항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쉽게 단정짓지 않으면서도,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발언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우아하게, 복합적으로 말할 것을 고민한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진실된 자세로 말하는 것을 상상한다. 


길고 우아하게 그리고 복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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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4-1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이 있단 말입니까! 그러고보니 솔닛의 인터뷰는 기존에 읽었던 것 같아요. 아직 장바구니 비우기 전인데 저도 읽어볼래요!!

단발머리 2018-04-17 16:29   좋아요 0 | URL
저도 도서관 신착도서칸에서 발견했지 뭡니까? ㅋㅋㅋ
심상정, 리베카 솔닛 다음은 마사 누스바움입니다^^

즐거운 장바구니 정리 시간이군요~~
이 책이 운이 좋네요. 다락방님 선택을 받을 수도 있겠어요~~~

AgalmA 2018-04-18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상정 의원은 노 대통령과의 유명한 설전(한미 FTA 협상상 토론) 인상이 제게 깊이 각인되어 있어요. 과연 심 의원이 대통령이 됐으면 그보다 더 나았을까. 한나라 당을 비롯 수많은 정세 속에서 타협 안 했을 거 같은가. 아웃사이더였기에 옳은 소리 하긴 쉽죠. 그렇게 각을 세웠던 걸 아직도 자신의 옳음이자 무기란 듯이 말하고 있으니 이 사람 그때로부터 성장을 한 게 맞을까 싶네요. 네, 정치인이란 그렇게 자기 선전하는 직업이긴 하지요.

아, 리베카 솔닛 발화 정말 우아하고 좋네요!

단발머리 2018-04-19 08:33   좋아요 1 | URL
네에~~ 저도 사실 그 부분에서 참....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냥 심상정 의원에게는 조금 아쉽다는 말만 하고 싶어요.
그때부터해서 저번 대선에서도 그렇구요. Agalma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사실 저의 마음이예요.^^
어디까지나 정치는 타협이고, 마지막까지 결과를 도출해내는게 정치니까요. 세상을 너무 나이브하게 보는 건 아닌가 싶어요.

리베카 솔닛 좋은데... 좀 의외의 면도 있더라구요.
 



날이 너무 좋아 더 미안한 월요일. 


2018년 4월 16일. 






울고 있었고 무력했지 
슬픔을 보듬기엔 
내가 너무 작아서 
그런 바라보며 
내가 있던  
함께 울어주기 


그걸로 너는 충분하다고 
애써 고맙다고 
내게 말해주지만 
억지로 괜찮은  
웃음 짓는 위해 
있을까 


앞에 놓여 세상의 짐을 
대신 짊어질  
없을지는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나눌 수가 있을까 그럴 있을까 


잡은 손이 나의 어깨가 
안의 아픔을 
덜어내진 못해도 
침묵이 부끄러워 
부르는 노래로 
잠시 너를 쉬게 있다면 


너의 슬픔이 잊혀지는  
지켜만 보기에는 
내가 너무 아파서 
혼자서 씩씩한  
견디려는 위해 
있을까 


앞에 놓여진 세상의 벽이 
가늠이 안될 만큼 
아득하게 높아도 
둘이서 함께라면 
오를 수가 있을까 그럴 있을까 


내일은 조금 나을 거라고 
역시 자신 있게 
말해줄 없어도 
우리가 함께 하는 
오늘이 모이면 
언젠가는 넘어설 있을까 


앞에 놓여진 세상의 길이 
끝없이 뒤엉켜진 
미로일지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닿을 수가 있을까 그럴 있을까

언젠가


무엇이 우릴 멈추게 하고
가던 되돌아서
헤매이게 하여도
묵묵히 함께 하는
마음이 모이면
언젠가는 다다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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