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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페미니즘 - 성별 계급제를 꿰뚫는 시선 열다 페미니즘 총서 1
쉴라 제프리스 지음, 김예나 옮김 / 열다북스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케이트 밀렛의 정치학』 (Sex Politics) 읽고 페미니스트가 , 책의 저자 쉴라 제프리스는 영국 출신의 페미니스트 학자이다. 정치학, 레즈비언 페미니즘 등의 주제에 관해 10여권의 책을 냈으며, 국제적인 여성운동에도 몸담아 <여성 인신매매 반대연합(CATW)> 호주 지부를 창설하기도 했다. 책은 지난 40 년에 걸쳐 그녀가 연구한 주요 주제들을 대표하는 논문을 엮어 만들어졌다.


 

섹슈얼리티 역사에 있어 역사학자들은 과거에억압되었지만 자유로워지기 위해 투쟁하는 섹슈얼리티의본질 이성애적이며, 성행위의본질 이성애적 삽입 성교 행위에 있다고 전제한다.(13) 섹슈얼리티 영역의 투쟁은 1 세계대전 이전의 참정권 운동 기간에 추진력을 더해갔는데, 당시 섹스 개혁가와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의 성적 욕구는 엄청나게 강력하여 통제가 불가능하거나 완전히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운동이 시작된 이래 줄곧 주장했던 것처럼, 남성의 성적 욕구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지 남성의 천부적인 자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33) 다수의 페미니스트들은 남성 성행동에 제한을 두고 이를 변화시키고자 했지만, 섹스 개혁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성적 쾌락에 대한 권리를 여성 해방 투쟁의 중요한 요소로 보았기에 성적 해방으로 가는 행진에 방해되는 사람들을 공격했고, 이는 여성 운동의 분열을 가져왔다.(38)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은 페미니스트들을 불감증 환자로 낙인 찍고 이들에 대항해 거대한 규모의 선동을 조직해 남성의 권위에 저항하는 여성들을 비난했다.(5)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영국에서 남성들의 아동 성학대에 대항한 페미니스트들의 거대한 운동들은 역사적으로 완전히 잊혀졌다. 



『성 정치학』 케이트 밀렛은 성적 실천이 가부장제 권력관계로부터 구축되었고, 남성 지배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밀렛은 여성의 종속이 남성 성기의 삽입 행위를 통해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섹스가자연스러운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남성 지배에서 비롯되어 형성되고 남성 지배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44) 밀렛은 성매매가여성들이 처한 조건의 전형적인 핵심이며, 여성을보지 격하시킨다 서술했다. 성매매는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노예제의 양상이라고도 주장했다.(46) 



『성 정치학』 이론서로서는 흔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불과 개월 만에 8만부가 팔리는 대중적인 성과를 거뒀다. 남성 독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매우 긍정적인 평도 있었지만, 적대적이거나 비하적인 논평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페미니스트의 반응이다. 당시 여성 해방 운동을 하던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언론과지도부개념을 신뢰하지 않았다. 어느 여성이 언론에 의해 운동의 대변인으로 여겨지는 것에 적대적이었고, 밀렛처럼 의도하지 않았으나 책의 출간으로 유명해진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밀렛이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했을 <타임지> 밀렛을 배척했고 전미여성협회의 설립자인 베티 프리단과 같은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도 등을 돌렸다.(48) 



밀렛은 인기 있는 아방가르드 남성 소설가들의 작품의 연구에서, 섹스를 재현하는 방식에서 성의 정치학, 가부장제의 작동이 가장 분명하게 표현된다고 보았다.(49) 혁명의 기저에 있는 이데올로기, 여성을 비하하면서 남성의 성적 자유와 즐거움을 구성하는 여성혐오성을 규명하고자 했다.(50) 소설의 작가들은 스스로를 섹스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해방을 이루기 위해 위선과 검열에 대항하는 기사로 포장했다. 검열 폐지는 포르노 산업의 수문을 열었다. 문학적 가치를 위해 소설들을 변호하던 출판사와 변호인단은 소송 사건의 승소로 문학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문학 작품들에 대한 억압까지 풀릴 것을 예상했으며, 이후에는문학적 가치 전무한 노골적인 포르노도 옹호했다.(51) 



밀렛은채털리 부인의 연인』, 『섹서스』등의 작품에서 여성이보지, ‘흥분한 암캐, ‘갈고리에 걸린 지렁이 묘사되는 장면에 대해 지적했다. 밀렛은 해당 원고를 자세히 분석하면서, 그것이 내포하는 잔인함을 설명하고 성폭행으로 묘사될 있는 행동이었다고 주장한다.(53) 밀렛은 이런 행동이 남성 독자들을 겨냥한 것이며 남성 권력을 행사하는 데서 오는 성적 흥분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54) 『 정치학』 읽다 보면 밀렛이 분석한 60년대 남성 소설가들의 책에서 드러난 여성혐오가 현재 급증하고 있는 포르노 산업의 주된 자산이 되었다는 있다. (57) 밀렛은 헨리 밀러, 메일러, 로렌스 혁명의 스타들이 사실 체제전복적인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라기보다는힘과 폭력이 섹스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믿음을 퍼뜨린 사람들 불과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폭로한 최초의 사람이다. (43)    



그렇다면 밀렛은 읽히지 않는가, 가르쳐지지 않는가의 의문이 남는다. 케이트 밀렛의 글은 명쾌하기 때문에 해설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밀렛의 연구는 슐라미스 파이어스톤과 저메인 그리어를 비롯한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럼에도 정치학』 사장된 이유는, 첫째 페미니스트들간의 전쟁(Sex wars)’으로 불리는 1980년대 포르노와 성적 실천에 대한 극명한 의견 대립 때문이다. ‘ 전쟁 포르노를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들과 포르노를 옹호하는 페미니스트들 간에 일어났다. 포르노를 옹호하는 페미니스트들은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섹스를 남성 지배의 표현이 아닌 성적 자유의 표현 또는 단순히 섹스 자체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을 섹스’(Pro-sex), 반대편을안티 섹스(Anti-sex) 명명했다. ‘ 섹스세력이 전쟁에서 승리했는데, 이는 아마도 그들의 견해가 남성 중심적인 학계와 주류 언론에 좀더 타협적이기 때문일 것이다(62). 



다른 이유는 페미니즘이 학계로 들어가면서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이 점차 푸코와 같은 남성 학자들 이들의 이론적 틀로 여성들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의 연구를 거부한 과정과 관련이 있다.(62) 페미니스트 학자들조차도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같은 구체적인 주제를 직접 논하는 페미니즘 이론은수준 낮은이론이며, 다른 이론에 대해 논하는 이론이나 미셸 푸코와 같은 남성 학자의 사상에 의지하는 이론은수준 높은이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64) 남성 이론가가 프랑스어로 이해하기 어려운 텍스트를 만들어냈을 , 푸코의 작업을 참조한 저작을 발표했을 , 논문이나 책은 학계에서 인정받기가 쉬웠다. 밀렛의 저작은이론으로 여겨질 만한 기준을 충족하기 않기 때문에 페미니즘 학계에서도 홀대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63) 




다른 여건이 비슷해도 남성과 여성이라는 차이가 얼마나 차이와 차별을 불러오는지 확인할 있었다. 이를 테면, 장애인 남성의 경우 일반 남성 정도의 성적 자유를 누릴 권리를 주장한다. 간호사나 돌봄인을 통한욕구 해소가 제지당했을 , 장애인이라 겪는 차별이라고 말하며, 장애인 남성에 대한 성적 자유가 제약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이 성매매 요구의 근거가 되는 희한한 광경도 목격된다. 반대로 장애인 여성의 경우 일반인 여성보다 성적으로 착취될 가능성이 3 높다. 신체적, 정신적 장애라고 하는 똑같은 처지에도, 장애인 남성과 장애인 여성은 다른 처지에 놓이는 것이 현실이다. 



성매매 합법화를 비롯해 포르노, 스트립 클럽, 섹스 전화서비스 등이 여성의 직장 지위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어떻게 사용될 있는지도 설명된다. 모든 성매매가 여성에게 해롭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생각도 심도 있게 논의된다. 제일 관심이 생겼던 부분은화장실의 정치학이다. 화장실의 성별 철폐를 주장하는 퀴어 이론가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트렌스젠더들의 인권인  싶다. 트랜스젠더 남성들은 남성들이 자신들을 폭력적으로 대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여성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완벽하게 남성인 일부 트랜스젠더 남성들이 여성 화장실을 출입할 경우, 대다수의 여성들 역시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게 것이다. 



남성성기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호르몬 치료도 받지 않은 일부 MTF들이여성으로 인정된다는 사실은 여성 공간에서 특히 문제가 된다. 이러한 여성 공간을 이용하고자 하는 피해여성들에게는여성으로 새로운 지위를 부여 받은 생물학적 남성들과 다른 남성들이 전혀 다르지 않게 보일 있기 때문이다. (181) 



이는 역사적으로 여자 화장실의 설치가 갖는 의미와 정치성에 대한 고려없이 이루어진 주장이다. 여자도 공평하게 그들만이 이용할 있는 화장실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서구에서 근대에서야 인정되었다. 예를 들면 영국은 19세기까지만 해도 일터나 공공 장소에 여자 화장실이 없었다.(199) 인도에는 여자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않는 여학생들이 많다. 델리에서 여자 아이들은 생리 기간 동안 학교를 가지 않는다.(200) 화장실에서의 납치, 강간 사건이 빈번함에 따라 공공 변소에 단체로 출입하기도 한다. 이는 인도만의 상황이 아니다. 화장실에서의 성폭행과 도촬이나 몰래 카메라의 위협 역시 남자들의 여자 화장실 출입을 막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 하나이다. 그럼에도 성별(Sex) 바꾸지 않은 트랜스젠더 남성들과 활동가들의 요구대로 중립 화장실이 만들어졌을 , 화장실에서조차 여성과 아동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충분히 합리적이고 예상 가능한 것이다. 



책을 통해서는 저자의 주장만을 들을 있고, 또한 그러할 것이다. 다만 레즈비언 페미니즘이 학계에서 제자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한 논의가 내게는 무척이나 설득력 있게 들렸다. 장애인이 되어도, 심지어 성소수자가 되어도(되었더라도) 힘든 상황에 놓이는 이들은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사람들이다. 이성애 섹슈얼리티를 버리고 레즈비언이 되기로 하는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만 했던 저자의 절박함이 그녀의 문장 곳곳에 남아 있다. 



소머 브로드리브는 현재 페미니즘 학계에서 포스트모던 남성 거장의 사상이 유행하는 현상에 대해 이렇게 비평한다. 


남성 이론을 거부하면 침묵 당할 있다는 실제적 위협에 직면한다. 남자들처럼 읽고 쓰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에게 기울이지 않는다. 당신은 규정되고 규제되는 담론의 영역 바깥에 있게 것이다. (272)








남성 지배의 섹슈얼리티는 정치학적인 캐롤 페이트먼(Carol Pateman)이 칭한 ‘남성 섹스 권리’ (Male Sex Right)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남성 지배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 신체에 성적으로 접근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특권적 기대이다. 이러한 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남성에게 접근권을 가져다 주고 장애물을 제거한다. 이는 성매매 합법화나 불법 성매매 용인을 통해 이루어지거나 포르노, 스트립 클럽, 섹스 전화서비스 같은 성매매 산업의 다른 요소를 만들어냄으로써 이루어지기도 한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아동 결혼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고 서구에서는 아동 성애화를 통하기도 한다. (71쪽)

내가 사용하는 성착취의 정의는 UN의 성착취 반대의정서(1991)에서 가져왔다(2000, p.335).

성착취는 타인의 존엄성, 평등권, 자율권, 신체적, 정신적 안녕을 침해함으로써 타인의 섹슈얼리티를 남용하여 성적인 만족 또는 경제적 이익이나 기타 이득을 취하는 행위이다. (73쪽)

장애 여성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폭력은 성폭력이다. 장애 여성은 ‘위협 당하거나 신체적으로 제압 당하거나 공격을 당하여 성행위를 강요 당할’ 확률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5쪽)

나는 성매매가 모든 여성에게 해롭다고 본다. 성산업은 생계를 이어갈 다른 방법이 있는 여성을 끌어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여성과 원주민 여성, 인신매매 여성 착취에 의존한다. 결과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와 지적 장애를 가진 여성은 성산업의 착취에 취약하게 된다. (76쪽)

장애 정치학이 성착취에 접근하는 방식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장애 남성이 성매매 여성을 이용할 권리를 주고 돌봄인과 간호사에게 성적인 서비스를 요구하는 식의 담론은 장애 여성을 성착취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하는 요구와 모순된다. 성매매와 ‘보조 섹스’는 비인격화된, 대상화하는 방식의 섹슈얼리티를 가르치며 이는 감정적, 신체적 학대를 당하는 여성을 필요로 한다. (91쪽)

기업들은 성매매 여성을 보너스로 남성 직원들에게 제공하거나 노동조합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 성매매 여성을 공급하기도 한다. (105쪽)

남성 직원들은 비즈니스 목적의 컨퍼런스와 컨벤션에 참석할 때 성산업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고 주최극에서 성적 유흥을 제공할 수도 있다. 두 가지 관행 모두 여성 직원의 평등기회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107쪽)

전통적으로 여성의 몸을 분석의 중심에 놓은 것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이었다. 따라서, 안드레아 드워킨, 캐더린 매키넌, 제니스 레이몬드, 게일 다인스, 레나테 클라인, 캐슬린 배리와 같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 섹슈얼리티 및 이성애주의의 구조, 관계, 성매매와 포르노, 미용 실천의 정치학, 자해와 다이어트 이슈에 집중했다. 이들은 여성이 세상을 경험할 때 모든 경험은 몸에서 시작하며, 몸이란 그들이 가진 유일한 영역이지만 종종 자신의 통제 하에 있지 않음을 이해했다. (122쪽)

여성의 몸에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고려한다면, 성매매가 그저 노동의 일반적인 한 형태일 뿐이며,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가 그저 노동을 위한 이주라고 주장하기는 매우 힘들다. (127쪽)

페미니즘에서 여성 전용 공간을 주장할 때, 그 전제는 ‘여성’을 가부장적 억압에 의해 형성된 정치적 범주로 정의함에 있다. ‘여성’이란 범주는 남성우월주의하에서 여성으로서 살아온 경험의 결과이다. 이는 여성의 신체로 살고 있고 여성의 신체로 살아온 경험과, 생리나 출산처럼 여성의 신체로서 실제 경험하거나 하게 될 행동 양식이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구축되는 방식을 포함한다. 이는 바디 랭귀지와 공간의 정치성이 여성의 자유를 축소시키고 제한하는 방식을 일생 동안 경험한 것을 의미한다. (148쪽)

캐버나가 인터뷰한 한 트랜스젠더 남성은 "내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갈 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일은 누군가가 나를 보고 기겁하거나 서로 어색해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지만, 내가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남자로 보이지 않으면 나는 맞거나 강간 당하거나 폭력을 당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여성이 겪는 불안감은 하등 상관 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남성 신체를 가진 트렌스젠더가 느끼는 감정이 제일 중요한 것처럼 묘사된다. (195쪽)

여자 화장실에 출입하고 싶어하는 ‘트랜스젠더’들은 보통 온건한 남자 성기를 보유하고 있는, 남성 신체를 가진 사람들이다. 다른 말로 하면 남성 성 계급의 구성원들, 즉 여성과 아동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속한 그룹의 사람들인 것이다. (203쪽)

우리가 공격해야 할 것은 혐오와 차별이지 우리의 몸/우리 자신이 아니다. (243쪽)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젠더는 바꾸고,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억압에서 발생한 것이다. 젠더를 ‘가지고 노는’ 문제는 젠더를 ‘놀이’로 두며 남성우월주의가 제자리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258쪽)

동성애자 남성은 남성우월주의 체제의 순응자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게이 남성들은 이 정치 시스템 속에서 모두가 사랑하도록 지시받는 대상인 남성을 사랑하기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반면 레즈비언들은 이 시스템 속에서 멸시당하는 사람들, 즉 여성을 사랑하기를 선택한다. 이런 차이가 가지는 중요한 함의가 레즈비언/게이학에서 좀처럼 언급되지 않는다. (265쪽)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는 스스로를 역사를 초월해 열 명 중 하나, 혹은 스무 명 중 하나의 비율로 존재하는 소수자 집단으로 보지 않으며, 자유로운 여성의 모델로 본다.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는 이성애 주류 반대편에 있는 소수자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이성애 섹슈얼리티를 해체하고자 하며, 그 전략의 하나가 레즈비어니즘을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장려하는 것이다.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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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3-2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시다니, 단발머리님 진짜 존경합니다!
저도 꼭 읽을게요!

단발머리 2018-03-28 20:17   좋아요 0 | URL
위의 글은 리뷰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밑줄 연결 요약문입니다.
존경은 하지 마시고, 그냥 사랑만 ㅎㅎㅎㅎㅎ
다락방님이 읽으신다면 진짜 리뷰가 똭!! 나올테니,
저는 이제 한가로히 콘칩을 먹으며 다락방님 리뷰를 기다릴거라는...^^
 


203쪽. 202쪽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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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읽고 페미니스트 논란 휩싸인 아이린어떤 소설? '페미니스트' 뜻은?


앞서 아이린(레드벨벳 리더)은 지난 18 리얼리티 프로그램 '레벨 프로젝트 시즌2' 1000 돌파를 기념 팬미팅 자리에서 "최근 어떤 책을 읽었냐" 질문에 "'82년생' 그거 읽었고. 제목이 생각이 나는데, 별일. 별일 아닌 . 주황색 표지인데 제목이 기억이 난다. 휴가 가서 책을 많이 읽었다" 답했다. <중부일보. 2018. 3. 20.> 




전체적으로 제목이 기억이 난건 맞는 하다. ‘82년생 그거읽었다고 말한 같은데, 몇몇 팬들이 탈덕한다고 하고, 아이린 굿즈 태우는 사진을 올리고 있다고. 이런 팬들이라면 빠른 시간 내에 안녕~~하는게 좋겠지만, 소속사의 관리를 받는 어린 나이의 걸그룹 멤버가 책 제목 하나도 마음대로 말할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책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다시 드는게, 이렇게 진부하고 평범한 제목의 권의 존재만으로도 페미니즘이라는 격동의 단어가 신속하게 호출된. 대단하다. 겸사겸사 다시 읽어보려 했더니, 읽고 나서 바로 친구에게 전해줬구나. 


사야겠다. 오늘의 선택,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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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3-20 1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딱히 페미니즘적인 책이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뭐랄까, 그냥 사실의 기술? 그렇게 막 부르르 떨만한 어떤 혁명적인 페미니즘 책이 아닌데 탈덕한다고 난리난 남자들 보며, ‘아, 책을 안읽었구나, 안읽을 것이고,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싶었어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책을 읽었다고 탈덕한다니..도대체 어떤 여성을 바라는겁니까?

굿즈도 태우고 갤러리 사진 삭제하더니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라고 실망한 팬도 있더군요. 하하하핫. 아이린은 너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3-20 10:20   좋아요 0 | URL
그냥 사실의 기술, 여성의 목소리, 여성의 시점. 이런 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다락방님 말씀대로 이 책이 그렇게 쎈 책도 아니고. 읽은 여자들이 대부분 그러잖아요.
어, 이거 내 얘기네. 우리집 얘기네. 근데 그게 그렇게 무섭나봐요.

저도 그 얘기에 제일 놀랐어요.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결혼을 팬이랑 할 수도 있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부지런해요. 얘들은......

졔졔 2018-03-2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한권 읽었다고 탈덕이라니...탈덕은 니맘이니 하면 되지만....참 할말이 없네요

단발머리 2018-03-20 15:08   좋아요 0 | URL
기사는 이런 식이 많더라구요.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
페미니스트 인증이다/아니다

그러니까 만약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다면, 전 이 책을 읽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페미니즘 관점을 잘 보여줬어요.
이런 식으로 말했다면, 이런 사이버상의 공격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설명 말이예요.
아이린이 페미니스트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할 말이 없기도 하고, 그러게요. 참.....

cyrus 2018-03-20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들이 무슨 페미니스트 감별사인 줄 아는가 봐요. 페미니즘에 발광하는 그런 사람들이 무서워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마녀인지 아닌지 자기들의 기준에 맞춰 감별하는 마녀 심판관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발머리 2018-03-22 10:04   좋아요 0 | URL
사실 특별한 건, 아이린은 페미니즘의 ㅍ도 안 꺼냈는데 말이죠...
기준이 참 각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akardo 2018-03-20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걸그룹도 나이 먹으면 남덕보다는 여덕이 중요하니 아이린은 자기 소신껏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걸그룹엔 크게 관심없어서 이번에 아이린을 처음 알았는데 오히려 어떤 사람인지 더 궁금해졌습니다.

단발머리 2018-03-22 10:09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린이 소신껏 행동하기를 바래요.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좀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아이린은 예전에 박보검이랑 가요프로 진행하면서 저도 이름을 알게 되었지요~~^^
이뻐요, 아이린^^

블랙겟타 2018-03-2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상위권에 ‘페미니즘의 뜻‘이 노출되어 있길래. 뭐지 했었는데..이런 거였군요.;;;
사실 별 거 아닌데 여러커뮤니티에서 괜히 몇몇이 딴지 걸고 그걸 받아 딱 보기에 자극적인 단어를 엮어서 어뷰징을 위해 알맹이도 없는 기사 남발하고.. 다수의 언론들의 시각도 아직 멀었네요.. 몇달 전에 읽었다면 딱히 이정도로 이슈가 됐을까요? 최근의 미투운동에 편승해서자극적인 소재로 클릭 장사하려고..씁쓸하네요. 원래 이 책이 베스트셀러기도 한데 이게 무슨 금서라도 된답니까? 하하하..나름 평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데 오히려 이 책의 가치가 올라갈 것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 2018-03-22 10:28   좋아요 0 | URL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이랄까요~ 이번에는 기사들이 그래도... 일부 과격한 팬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어떤 게 나을지 모르겠어요. 아이린이 어처구니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걸 알리는게 나을지, 아니면 그냥 두어서 이슈가 사라지도록 두는 게 나을지..
그래도 ‘82년생 김지영’ 판매가 급등했다고 해서 반갑기는 하네요.

AgalmA 2018-03-21 0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이 난리긴 난리인 듯^^ 제 블로그 리뷰에 대해 따지고 드는 어린 친구들이랑 힘들게 이야기를 했지만 무관심보단 나은 듯^^;

단발머리 2018-03-22 10:30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이 난리라기 보다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급경색하는 쪽에서 난리긴 하죠. ㅎㅎㅎ 따지는 학생이 무관심한 학생보다 나을 수 있겠죠~~~

아무개 2018-03-2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20일에 알라딘에서 최고 판매량 찍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아이린 큰일했네요.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아니라도 크게 신경쓰지 말기 바랄뿐이네요.


다락방 2018-03-21 09:33   좋아요 0 | URL
저도 그 트윗 봤어요. 씐남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3-21 10:11   좋아요 1 | URL
제가 제일 신기했던 거는..
아이린이 책제목도 정확히는 기억을 못 해서....’82년생 그거’라고 말했다는데, 세상에!! 알라딘 최고 판매량을 찍었다니요. 어설픈 기억도 큰 일 할 수 있다는 이 소소한 기쁨~~~^^
알라딘 부지런히 재고 확보 바랍니다.
씐남2!!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4-0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이 책 땡투요!!(선물용)
굳이 땡투했다고 잘난척하기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4-04 16:25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82년생 그거,는 리뷰도 많을텐데 굳이 제 꺼를 찾아서 땡투를....

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다락방님이라니~~~~~^^

다락방 2018-04-04 21:38   좋아요 0 | URL
나폴리 3권도 땡투 저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님 부자만들기 프로젝트 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4-04 21:46   좋아요 0 | URL
이렇게 티끌을 모아모아서 단발머리는 곧 큰 부자가 되고 맙니다.
다락방님 프로젝트는 성공하고
단발머리는 크게 한 턱을 쏜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혁명의 영점 - 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 아우또노미아총서 44
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황성원 옮김 / 갈무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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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실비아 페데리치는 여성주의 저술가이자 교사이며 투사이다. 1972 <국제여성주의공동체> 공동으로 설립하고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캠페인> 국제적으로 펼쳤다.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착취를 정의하는 있어서 가사노동이 핵심요소라는 사고는 책에 실린 논문 대부분을 관통하는 주제다.(24) 1972, <국제여성주의 집단> 캠페인에서는 가사노동이노동이며, 다른 형태의 생산이 일어날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 활동임을 인정하라는 압력을 국가에 행사하고자 했다. 여성들은 남편이 아닌 집합적 자본의 대표체로서 국가에게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지불을 요구했는데, 이는 국가가 가사노동을 통해 이윤을 획득하는 진정한남성Man”이기 때문이다. (27)  



<1 가사노동의 이론화와 정치화> 



사랑의 노동이라 불리는 가사노동이 다른 노동과 구별되는 것은 1) 그것이 여성에게 강요되고 있으며 2) 내면 깊이 자리한 여성 특유의 기질에서 비롯된 자연적 속성, 내적 욕구, 열망(에서 기인한 행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 있다.(38) 여성의 역할은 임금을 받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스러운노동계급 하녀가 되는 것이다.(40) 


가사노동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다. 가사노동은 임금노동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여 매일 같이 일터로 나갈 있도록 돕는 일이다.(65) 가사노동은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학교 다닐 때까지 시중을 들어 주어 미래의 노동자로 준비시키고, 하루 종일 일에 지친 남성을 육체적, 정서적으로 위로해 주어, 현재의 노동자가 내일 기꺼이 자신의 일터로 향하게 한다. 


가족이 사랑의 공동체이기보다 본질적으로 여성부불노동의 제도화이자, 무임금으로 인한 남성에 대한 종속의 제도화이며, 결과적으로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을 규율해 불평등한 권력분배의 제도화(69)라는 사실은 여성에게 무임금상태를 강요하는 배경이 된다. 또한 임금이 없는 상태에서 주어지는 가사노동을 지속적으로 사랑의 행위로 그려냄으로써핵가족 조직 통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했다. 가사노동에 대한 보상이 언제나 임금이 아니라사랑이었다는 점은 여성의 노동과 가족,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를 가장 강력하게 제도화하는 지점이다.(77)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요구가 혁명적일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요구는 가사노동이 여성 본성의 표현이라는 인식에 반대하는 것이며(43), 여성의 노동을 생물학적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77) 또한 가사노동이 노동(노동력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노동)임을 인식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채로 버려져 있던 막대한 양의 부불노동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이는 가사노동을 모두가 공유하는 문제로 인식하게 함으로 여성들이 규합하고 투쟁할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108)  




<2 세계화와 사회적 재생산>



자본주의적 축적은 무엇보다 노동자의 축적이며, 이는 주로 이민을 통해 발생한다.(130) 해외 부채 지불로 인한 자본이전을 따라에서으로 막대한 이민의 움직임이 촉발되었으며(128), 그리 많지 않은 정도의 급료에 집을 청소하고 아이를 돌보며 음식을 만들고 노인들을 보살피는 필리핀 또는 멕시코 여성들이 가사노동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해법 여성 내에하녀-주인여성관계를 만들어내고, 가사노동은 진정한 노동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돈을 적게 지불하게 한다.(131) 국제적인 어린이 밀매, 수출용으로 만들어내는 아기농장, 3세계 여성들을 대리모로 채용하는 , 우편주문 신부 밀매 등은 신국제노동분업이 여성 해방의 수단이 되기는커녕 여성착취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했음을 확인시킨다.(133) 가사노동의 조건을 개선하고 여성들간의 연대를 구축하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있는 방법은 국가가 재생산노동에 임금을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134) 


세계화가 가장 먼저 앞세우는 가장 가시적인 무기는 구조조정 프로그램, 무역자유화, 사유화, 지적재산권이다. 모든 정책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부가식민지에서선진국(대도시)’으로 영토 점령 없이 이동하는 합법적인 방법이다.(139) 세계화전쟁의 대다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토지사유화, 무역자유화, 통화거래에 대한 규제완화, 공공부문의 축소, 사회적 서비스에 대한 자금지원 철회 등을 요구 받는다. 이로 인해 국가의 힘은 약화되고, 사병의 구성에 기여하며 마약거래의 확산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식량원조는 전쟁-경제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는데, 전쟁장기화로 인한 자급농업 붕괴와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국가로통합되기 위한 조건이 되어 식량원조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시킨다. (146)   




<3 공유재의 재생산>  



구조조정과 경제의 재전환 이후 재생산노동의 재구조화가 세계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을 , [선진국] 대도시 노동력 재생산의 많은 부분, 특히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는 노동과 남성 노동자를 성적으로 재생산하는 일이 이제는 남반구 출신의 여성이민자를 통해 수행되고 있다. 이는 여성 이민자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이들의 출신공동체에 막대한 사회적 희생을 요구한다.(189) 이민자들은 장시간 노동, 무급휴가, 인종주의적인 처우와 성범죄 엄청난 학대와 협박에 취약하다.(201) 맑스는 자본 축적을 위해서나 새로운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나 재생산노동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205), 재생산과정을 거의 당연시 하다시피 했다. 맑스는 기계가 모든 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기계의 감독관으로서 기계를 돌보는 것으로 가능한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재생산노동이 모두 기계화로 환원될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207) 여성주의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노인돌봄의 대책은 노동의 사회적/성적 분업 방식의 전환이며, 무엇보다 재생산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여 재생산노동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다. (211) 재생산/돌봄노동의공유재화”, “돌봄의 공동체또한 우리의 일상생활을 재조직하고, 비착취적인 사회적 관계를 창조하는 반드시 필요하다. (213)  


세계은행은 어느 곳에서든 자급농업의 파괴와 토지상업화의 촉진을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는데(224), 여성들은 이에 계속 반항함으로써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세계프롤레타리아트가 굶어 죽지 않을 있게 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225) 여성들은 지역자급시스템을 마련하고, 상업적인 벌목을 저지하고 삼림을 지키거나 복원하기 위한 투쟁을 이끌어왔다.(231) 또한 도시텃밭운동을 통해 공동체 투쟁의 초석을 마련했다.(233) 자급형 농업은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건강과 가족들의 건강 생활에 대한 요긴한 통제수단이 되어 주었다. (234)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창조된가사노동 여성의 일로, 여성 내면에 부합하는 열망 혹은 본능의 발현으로 강요되었다. 가사노동의 원천이사랑이고, 가사노동의 보상 또한사랑이라는 기묘한 부조화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를 극대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가사노동이 노동임을 인식할 , 눈에 보이지 않는 가려지고 버려졌던 막대한 양의 다른 부불노동 또한 드러나게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남성인 국가가 가사부불노동을 재생산노동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품에 안은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소리내 책을 읽어주는게 하찮은 일이라 말하지 않는다면, 함께 하고픈 가족과 같이 있어주는 일이 쓸데없다 말하지 않는다면, 무모할지 몰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일이 무의미하다 말하지 않는다면, 해결방법은 오히려 쉽게 찾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나은 삶을 원한다. 가족과의 많은 시간을 원한다.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원한다. 이야기하고, 여행하고, 꿈꾸기를 원한다. 공부하고 말하고 토론하기를 원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의 말을 배우고, 번도 다루지 못했던 악기를 배우기 원한다. 몸을 땀으로 가득 채우도록 마음껏 달리고, 처음 들어본 요리법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기 원한다. 좋은 사람, 나은 되기를 원한다. 


많은 학자들의 예상처럼, 생각보다 가까운 시기에, 우리가 하던 많은 양의 노동을 기계들이 대신하고, 그리고 인간이 /해야할 일이 없어진다면,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기쁨을 위해 무슨 일을 있겠는가. 생산성 또는 효율성만으로 평가한다면, 지구에 인간이 자리는 어디인가. 인간으로서, 인간이 대우받는 방법은 존재하는가. 많은 노동, 높은 효율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자체로서 존중 받을 수는 없는가. 




우리가 자주 강조해 왔지만 필요한 것은 많은 노동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돈이다. 또한 단지 많은 노동으로 해방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산책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여성들의 모임에 참여할 있기 위해 어린이집이 필요하다. (110) 



Revolution at Point Zero. 책의 부제는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이다. 하지만 이것은 여성만의 투쟁이 아니다. 여성만의 고민 또한 아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것인가. 인간답게 대우받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것인가. 



어떤 경우든 성적인 관계의 정신분열적 성격 때문에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은 항상 여성이다. (54쪽)

"성적 해방"은 우리의 노동을 강화했다. 옛날 여성들은 그저 아이들만 키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여성들은 일자리를 가지면서 동시에 집안을 청소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두 배에 달하는 노동일의 마지막에는 언제든 침대에 뛰어들어 성적으로 매혹적이어야 한다는 기대까지 받고 있다. 여성에게 섹스를 할 권리는 섹스를 해야 할 의무이자 그것을 즐기기까지 해야 할 의무이다. (56쪽)

"취업"을 남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주요 조건으로 상정할 경우 집 밖에서 일하기를 원치 않는 여성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 이들은 가족들을 돌보느라 충분히 힘들게 일하고 있고, 만일 이들이 취업을 한다면 이것이 해방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돈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갖는다고 해서 결코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109쪽)

재생산노동이 노동집약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은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는 일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어린이와 노인을 돌볼 때는 가장 육체적인 일을 할 때조차 공포와 욕구를 내다보며 안정감과 위로를 제공해야 한다. 그 어떤 일도 순수하게 "물질적"이지도 "비물질적"이지도 않고, 가상의 온라인소통으로 대체하거나 기계화할 수 있도록 분해할 수도 없다. (187쪽)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우리의 재생산을 더 협력적인 방식으로 재규정하지 않고, 사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과, 정치적 행동주의를 일상생활의 재생산과 분리하기를 그만두지 않으면 대안사회와 자기재생산이 가능한 강력한 운동을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이다. (250쪽)

가사노동은 산업화가 절정에 달한 19세기 말 자본주의 시기에 남성노동자들을 유화시키는 한편, 섬유산업에서 더욱 강도 높은 노동착취를 요하는, 따라서 노동의 재생산에 대한 투자를 증대시켜야 하는 중공업으로 (맑스의 용어로 절대적 잉여에서 상대적 잉여로)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다. 가사노동의 창조는 가족임금의 제도화를 낳고 포드주의에서 절정에 달한 자본주의 전략과 동일한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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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3-19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건 또 제가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책이었는데 단발머리님 댁에 좋은 책을 소개받고 또 이렇게 좋은 리뷰도 읽게 되네요. 갈 길도 멀고 공부할 것도 아주 많아요. 그렇지만 단발머리님이 항상 이렇게 지치지 않고 책 읽고 글을 써주셔서 정말 좋아요. 힘이 됩니다!

단발머리 2018-03-19 12:02   좋아요 2 | URL
전 미네님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전 날라리 전업주부라서 부불가사노동에 대한 논의가 아주 가깝게 느껴져요.
얌전히 책만 읽는 페미라 항상 부끄럽습니다.
전면에 서 있는.... 용기 있는 다락방님에게 힘이 된다니 기쁩니다.
우리 지치지 말고, 서로에게 힘을 주면서 계속 전진해요. 영미! 영미영미영~~~~~미!
 



여전히 사랑과 우정을 갈구했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그런데 이것이 부당하지 않은가? 인류가 내게 죄를 지었는데, 나만 유일한 범죄자라는 멍에를 써야 하는가? 인류가 내게 죄를 었는데, 나만 유일한 범죄자라는 멍에를 써야 하는가? 어째서 당신은 자기 친구를 경멸하며 문간에서 몰아낸 펠릭스를 미워하지 않는가? 어째서 자기 아이를 구해준 은인을 죽이려 했던 시골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가? 아니, 사람들은 덕스럽고 없는 존재들이겠지! 불행하고 버려진 내가 추물이니, 당연히 면박당하고 발길에 차이고 짓밟혀 마땅하겠지. 심지어 지금도 이런 불의를 생각하면 피가 끓어오른다. (302)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에 대한 기이한 열정으로 괴물을 만들었다. 괴물은 자신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창조자의 의도대로 만들어졌다. 흉측한 외모 때문에 그를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여자들은 혼절하고 남자들은 물러서고 아이들은 도망치려 한다. 그의 창조자마저 그를 유기해 버렸고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 괴물은 세계에 홀로 남겨졌다. 그는 시골 오두막집 식구들의 삶을 엿보며 그들과 친구가 되기를 원했고, 인간의 미덕을 향한 열망에 사로잡혔다.(173) 그들이라면 흉측한 모습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 앞을 보지 하는 노인과의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친절한 그들의 이웃이 되는 자애를 갈망했다. 하지만, 괴물을 오두막집 식구들은 공포와 경악을 감추지 했다. 그의 외모 때문이었다. 



서로 다른 외모와 외양 자체는 해가 되지 않는다. 조선인의 눈에 비친 서양인들은파란 눈의 도깨비였고, 서양인들에게 조선인은더러운 야만인이었다. 얼굴 중앙에 높이 솟아난 , 몸을 뒤덮는 검고 두터운 털이 이상해 보인 것처럼, 찢어놓은 듯한 눈이나 밑에 장난처럼 흩날리는 줌의 턱수염 역시 이상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외양을 갖고 있다는 , 서로 다르게 생겼다는 , 서로 다르다는 , 자체로는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다음이다. 






보부아르는 근대의 인간 중심주의가 주체와 타자의 구분에 의해 작동하는 현실임을 간파했다. 인간 개념이 실제로는 백인 남성을 의미한다는 사실과 이들에 의해 세계가 구성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백인 중산층 남성이 아닌 여성과 흑인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the one)과는 다른 존재, 타자(the others)였다. (37) 








서구인이 동양인의 외양을 의아해 하는 , 동양인이 서구인의 외모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서구인이, 중에서도백인 중산층 남성 인간의 표준으로 확정되었다는 있다. 고정된 표준이 존재할 , 기준이 매우 협소할 , 기준 밖의 존재, 표준 이외의 인간은비정상으로 취급된다. 



괴물이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벗어날 있을까. 그는 인간이 또박또박 끊어지는 소리를 사용해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소통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어 인간의 언어를 배웠다.(148) 『실낙원』과플루타르코스 영웅전』 그리고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다.(171) 마음 속에 요동치는 전혀 새로운 심상과 감정에 황홀해 했다. 밤마다 펠릭스(오두막집 주인의 아들) 연장을 들고 나가 오두막집 식구들이 며칠 동안 쓰고도 남을 만큼의 땔감을 해오기도 했다.(148) 하지만 그는 축사에서 나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오랜 시간 고민한다. 




무수한 계획을 마음속에서 떠올려보았지만, 결국 눈이 노인이 혼자 집에 있을 들어가기로 했다. 예전에 나를 보았던 사람들이 경악한 주된 이유는 바로 부자연스럽게 흉측한 외모 때문이라는 파악할 정도의 눈치는 있었다. (177) 




거칠긴 해도 우악스럽지 않은 자신의 목소리를 이용해 오두막집 식구들에게 접근하려던 괴물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전의 경우와 같이, 명의 여자는 기절하고, 명은 친구를 돌보지도 못한 오두막 밖으로 뛰쳐 나가버렸다. 괴물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해를 가하는 것으로 오해한 펠릭스만이 초인적인 힘으로 그에게 맞서 괴물로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떼어내고 지팡이로 그를 심하게 내리쳤다.(181) 




안락한 가정을 동경하면서도 번도 가족에 정착하지 못했고, 보수적인 19세기 사회에서 전형적인 여성의 역할을 중시하면서도 비범한 지성과 작가로서의 야망 때문에 거기서 만족하지 못했으며, 그렇다고 전적으로 남성들의 세계에 투신할 수도 없었던 셸리에게 타자로서의 자아인식, 그리고 무소속의 불안감은 삶의 조건이었다. (옮긴이의 , 310)     




타자로서의 자아 인식, 무소속의 불안감은 작품 전체를 통해 괴물의 고백을 통해 전해진다. 그는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인간의 문화에 익숙해졌으며, 인간 누구에게든 받아들여지길 원했다.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그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했다. 그들을 도와주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바램은 수포로 돌아가고, 괴물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했던 때부터 감는 순간까지 철저히 혼자였다. 목소리로 존재할 있었던, 목소리로 받아들여졌던 괴물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타자에 대한 배척과 홀로 남겨짐에 따르는 고독이 그를 사로잡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흉측한 외모가 그의 존재를 가늠했다. 그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이 그를 규정했다. 차이가 차별을 확증하는 순간, 그는 괴물이 되었다. 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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