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패리시 부인 미드나잇 스릴러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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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추리소설인 줄 알고 고른 책이었는데 다 읽고 보니 막장 치정 스릴러극이었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이라는 제목에 모든 스토리의 핵심이 녹아 있다. 앰버라는 하류층 여인이 재벌가 상류층 대프니와 같이 되고 싶어서 치밀한 계략을 짠다. 소설이 중반을 넘어가면 특별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페미니즘까지는 아니지만  걸크러시를 보여주는 그런 대중소설이다.

 

그와 있을 때는 무조건 정오에는 점심을, 일곱 시에는 저녁을 먹어야 했고 아이들은 여덟 시에 자야 했다. 정크푸드는 절대 먹을 수 없고 유기농이나 건강한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 나는 침대 옆 탁자의 책을 숨기고 그가 일주일 동안 읽으라고 골라준 책을 놓아야 했다. (중략)
침실로 가서 <율리시스>를 내던지고 잭 리처의 최신작을 꺼냈다.
4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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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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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히가시노 게이고 신간 몰아 읽기 중. 알라딘 MD님이 '백화점 엔터테인먼트'라고 이 책을 평했던데 딱 적절하다. 수의사인 어리숙한 38세 데시마에게 실종된 남동생의 부인이라 주장하는 여성이 나타나고, 그녀를 도와주면서 갖가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다양한 등장인물 속에다가 서번트 증후군 환자가 그린 신비한 프랙털 도형 그림, 의학 동물 실험, 유산 상속 문제 등을 절묘하게 섞어놓았는데, 결론은 범작이다. 제목만 멋있어.

 

"무슨 칵테일이에요?"
"진 비터야. 비터를 바른 잔에 차게 식힌 진을 넣은 거야. 한번 마셔볼래?" 잔을 하쿠로에게 내밀었다.
"독할 것 같은데요."
"알코올 도수 40도."
"앗, 나는 관두는 게 좋겠어요."
308p

"내가 술 좋아하는 것은 유마 씨도 잘 아는데 바에서 술을 안 마시면 도리어 이상하게 생각하죠. 걱정 마세요. 술이라면 나도 꽤 센 편이니까 취해서 정신 잃을 일은 없어요. 자,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자, 잠깐! 그렇다면 진 비터만은 마시지 말아요."
"진 비터라니, 그건 뭐죠? 씁쓸한 진인가? 와아, 맛있겠다!"
"이런 바보, 그건 절대 마시지 말라니까!"
"뭐라고요? 잘 안 들려요. 아무튼 다녀올게요."
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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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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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2017년 신작 <기린의 날개>는 니혼바시 다리 위 조각상을 모티프로, 그 다리 위에서 죽은 중년 가장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들과 별 교류가 없이 직장 내 인간관계가 다였던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었을까, 좋은 사람이었을까.
추리소설로 분류되나 추리적인 요소가 약해서 휴먼 드라마 정도로 봐도 무방할 듯. 반전의 결말에 이르면 왜 눈물을 흘리는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그런 신파 요소도 있다. 요즘 본 영화 '신과 함께'도 주호민 작가의 만화 원작과 180도 다르게 만들고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신파를 잔뜩 버무렸던데.
효율적이고 기계적으로 플롯을 잘 짜는 작가라고 평소 생각하는데 가끔 그런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 그건 히가시노 게이고밖에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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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콘스탄틴, 마지막 패리시부인 : 다른 사람의 부유한 인생을 훔치려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대중적 문법으로 그린 스릴러.
카렌 디온느, 마쉬왕의 딸 :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키워진 딸이 아버지를 추격하는 미국 스릴러.
나카야마 시치리, 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 : 제목이 엽기적인데 '심신상실자에게 죄를 물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소설이라고.
히가시노 게이고, 기린의 날개 : 워낙 다작인 작가라 자 챙겨읽지는 못해도 가끔 하나씩은 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신파지만 잘 읽힌다.
오스틴 라이트, 토니와 수잔 :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원작으로 부부 간의 갈등을 그린 미국 스릴러물.
아키요시 리카코, 성모 : 모성애와 아동 살해 사건을 다루었는데 반전이 대단하다는 평.
히라노 게이치로, 투명한 미궁 : 난해한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단편집은 대중적 필치로 그렸대서 궁금.
마이 셰발/페르 발뢰, 로재나 : 북유럽 경찰소설의 원점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1권. 가끔 고전추리물도 읽어줘야지.

겨울이라 그런가.
장르소설이 불현듯 몰아 읽고 싶던 어느 날, 알라딘에서 주문하고 스누피 밀크머그 2개를 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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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여 있었다 -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아, 일기에는…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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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에세이집 <그렇게 쓰여 있었다>의 표지에는 흐린 글씨로 이렇게 써있다.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아, 일기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왠지 이 책의 성격을 잘 설명해주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더 애정하긴 하지만  에세이도 나쁘지 않다, 정도의 감상.

 

어른.
‘어른이 되면 반드시 마음이 더러워진다.‘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기에 나는 절대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잘 모르겠다. 나도 결국 더러워진 걸까?
(중략)
그렇다. 언제라도 내게는 내가 있다. 더러워진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사실을 한밤중에 확인하고, 그만 자기로 한다.
1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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